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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이론의 기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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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마르쿠제의 프로이트 수용과 재해석

1. 프로이트 이론의 기본 개념

1-1. 쾌락원칙과 현실원칙

프로이트는 「정신적 기능의 두 가지 원칙」(1911)31)이라는 소 논문에서 쾌락원칙pleasure principle을 무의식의 정신과정 즉, 정 신의 일차 과정을 지배하는 규제 원칙이라고 정의한다. 간단하게 말 해 쾌락원칙이란 우리의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활동 전반이 불쾌를 피하고 쾌를 취하도록 정신과정을 지배하는 원리이다. 프로이트는 쾌락과 안정을 추구하는 욕구를 모든 생명체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반적인 심적 경향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규정하는 쾌 와 불쾌를 느끼는 기준은 단순하고 기계적이다. 그 기준은 자극에 대한 정신적 반응인 흥분의 양적 조절에 달려 있는데, 쾌는 흥분의 감소에, 불쾌는 흥분의 증가에 해당한다.32) 이러한 기계적 원리에 의거해 “정신적 사건이 취하는 경로는 쾌락원칙에 의해 자동적으로 규제”33)된다.

그러나 유기체의 활동에서 쾌락원칙에 모순되는 현상이 발견된 다. 프로이트는 쾌락원칙에 반하는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현실원칙 reality principle을 상정한다. 현실원칙은 쾌락원칙에 의거한 유기 체의 무절제한 욕망 추구가 초래하는 위험을 방지한다. 쾌락원칙의 무한정한 방임은 결과적으로 유기체의 죽음을 이끌 수도 있다. 최고 의 쾌락은 흥분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느껴지는 것인데, 이는 죽음으

31) Freud, "Formulation on the Two Principles of Mental Functioning"(1911), vol.

XII.

32) “우리는 불쾌를 피하도록 정향된 정신적 생활의 경향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항상성을 향한 일차적인 경향과 그 경향을 동일시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그런 경우 불쾌 는 흥분량의 수위를 높이는 것과 합치되는 것으로 여겨져야 한다. [...] 쾌는 흥분을 덜 어내는 느낌이 될 것이다.”(Freud, "Project for a Scientific Psychology"(1915), vol.

I, p. 312)

33) Freud, "Beyond the Pleasure Principle"(1920), vol. XVlll, p. 7 ;「정신적 기능의 두 가지 원칙」(1911),『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 윤희기, 박찬부 역, 열린책들, p. 269.

로 획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죽음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쾌락에의 욕망은 약간의 불쾌나 고통을 감내하는 것에 양보된다. 현 실원칙은 이러한 양보를 이루어내도록 개입한다. 생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쾌락을 취하도록 현실원칙이 쾌락원칙을 ‘대체’substitute 하여 정신 기능을 규제한다.34) 프로이트는 현실원칙의 기능은 단순 히 쾌락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 현실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 이라고 첨언한다.

현실원칙으로의 ‘대체’는 이 쾌락의 만족을 저 쾌락의 만족으로 옮기는 것일 뿐35) 쾌락원칙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36) “인 생의 목적을 결정하는 것은 쾌락원칙의 프로그램”37)이라는 기본 원 리는 폐기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타협으로 인한 대체는 성적 본 능이 자아 본능38)에서 떨어져 나오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자아 본능 모두를 쾌락원칙에 따라 전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34) 프로이트는 이러한 대체 과정에 관여하는 것을 현실자아라고 말한다. 현실자아는 이드 와 대비되는 일반적인 자아개념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현실자아는 생 명의 손상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 쾌락원칙을 현실원칙으로 대체시킴으로 써 죽음을 향한 충동을 제어한다.(Freud(1911), pp. 222-223)

35) 쾌락적 만족에의 욕구가 포기되지 않고 지연될 뿐이라는 사실에 의거해, ‘억압된 것의 되돌아옴’이란 가설이 성립된다. 억압된 것, 즉 지연된 욕구, 무의식은 정신활동과 생활 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때로 신경증적인 증상 등으로 나타난다. 말하자면 만족을 향한 욕구와 추동력은 사라지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이를테면 내용을 변경 혹은 수정하 거나 방향을 돌림으로써 활동력을 지속시키고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현실원칙은 궁극적으로 쾌락을 성취하겠다는 의도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쾌락에 이르는 장구한 간접적인 여정의 한 단계로서 만족의 지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의 포기, 불쾌를 잠정적으로 참아내는 일을 요구하고 실행한다.”(Freud, "Moses and Monotheism"(1939), vol. XXIII, p. 273)

36) 프로이트는 이러한 대체를 보여주는 흔한 예로 종교나 학문을 통해한 세속적 쾌락의 포 기를 든다. 세속적 쾌락은 내세의 보상이나 지적인 쾌락으로 대체된다. 그런데 여기서 프 로이트는 현실원칙으로의 대체는 자연발생적이 아니라 교육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고 지 적한다. 한편으로 예술도 대체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다고 말 한다. 예술은 독특한 방식으로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을 화해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무의식은 쾌락원칙의 지배력이 훨씬 강하게 행사되는 영역이라고 한다.

(「정신적 기능의 두가지 원칙」(1911), 위의 책, pp. 14-22)

37) Freud, "Civilization and its Discontents"(1930(1929)). vol. XXI, p. 76 ;『문명 속의 불만』, 김석희 역, 열린책들, 2007, p. 248.

38) 프로이트는 자기유지본능과 성적 본능 등을 모두 아울러 자아본능이라고 한다.

(Freud(1920), p. 50)

는 욕망 충동에 대한 반응39)이 유보된다. 이때는 쾌락의 억제에 따 른 불만을 부분적인 본능의 만족을 허용함으로써 경감시킨다. 예컨 대 여러 본능 중 일부인 성적 본능에 반응하게 하는 것이다.40) 이 렇듯 성적 본능만이 쾌락원칙에 넘겨진다.

현실원칙과 성적 본능의 분리는 쾌락을 억제하는 고통이나 불쾌 를 감내하게 만든다. 프로이트는「쾌락원칙을 넘어서」(1920)에서 현실원칙에 쾌락원칙보다 더 넓은 지배영역을 부여하며, 현실원칙이 더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정신기능의 원리임을 시사한다. 프로이트에 게 무한한 쾌락적 욕망의 대체와 유보는 생명체의 안전을 보장하고 운동을 지속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동시에 그는 성적 본능만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쾌락적 욕망으로 남겨둔다. 성 적 본능은 ‘쾌락원칙이 무한한 세력을 펼치는’ ‘무의식의 공간’인 이 드41)의 근본적인 만족과 행복을 향한 충동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프로이트의 쾌락원칙은 성적 본능에 한해서 규제권을 가 지게 된다. 반면 현실원칙은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부 여받는다.

1-2. 정신분석학적 에로스 개념

사랑과 에로스란 개념은「쾌락원칙을 넘어서」(1920),「집단심리 와 자아」(1921),「자아와 이드」(1923)에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다.

프로이트는 여기서 성적 본능, 사랑, 생명본능, 혹은 에로스라는 말

39) 프로이트는 정신과정이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을 자극-그에 대한 반응-운동 이라는 과 정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쾌락원칙에 따르는 반응이란 운동이라는 결과까지 포함한 다.(Freud,「쾌락원칙을 넘어서」(1920),『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 p. 219)

40) 여기서 프로이트는 자가성애narcissism가 대상을 향한 성애로 전환되는 과정을 말하기 도 한다. 다시 말해 자아본능에 속해있을 때 성적 본능은 자가성애적이었다는 것이 다.(Freud, 「꿈 이론과 초심리학」, 앞의 책, p. 219)

41) 쾌락원칙에 지배되는 이드에 반해 자아는 이성과 상식을 대변하며 현실원칙으로 쾌락원 칙을 대체하려고 한다.(Freud, "The Ego and the Id"(1923), vol. XIX, p. 25 ; 위의 책, p. 364) 프로이트는 이드와 성욕을 무의식에 가둠으로써 그에 대한 억압의 구조를 정립시켰다고 마르쿠제에 의해 비판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들을 혼용한다.42) 에로스는 생식세포의 결합 속성이면서,43) 분산된 물질들의 미립자들을 더 복잡한 결합체로 묶고자 하는 성질이기도 하고,44) 성적 본능, 성애, 성적인 에너지라는 의미를 지닌 리비도와 동일한 개념45)이 되기도 한다.46) 이렇게 다양한 정의 속에서 에로 스는 성적 결합 및 생명의 유지와 확장이라는 의미를 포함하면서 죽음본능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정착된다. 무엇보다 에로스 개념은 대상에 대한 리비도의 집중과 철회로 이해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에로스 즉 사랑의 목적은 육체적 감각, 성애의 만족에 있다고 보며 사랑의 핵심은 리비도라고 단순하게 설명한다.47)

42) 프로이트는 “성적 본능을 모든 것의 보존자, 즉 에로스로 인식”(Freud(1920), p. 52 ; 위의 책, p. 328) 한다거나, “우리는 두 부류의 본능을 구분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인 ‘성 적 본능’ 혹은 에로스...”라고 언급하고 있다.(Freud(1923), p. 40 ; 위의 책, p. 382) 그 리고 “생명본능 혹은 성적 본능”(Freud(1920), p. 50 ; 위의 책, p. 325)이라고 말하기 도 한다. 또한 죽음본능과 생명본능의 이원론의 확립과정에 대한 설명에서 “우리가 보통 성적 본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상을 지향하는 에로스의 일부라고 생각된다. 사변을 통 해 우리는 에로스는 생명의 시작에서부터 작동하고, 무생물적 물질이 생명을 얻음과 더 불어 존재하게 되는 ‘죽음본능’과 대치해서 ‘생명본능’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주장했 다.”고 쓰고 있다.(같은 글, p. 61 ; 같은 책, p. 339)

43) 「쾌락원칙을 넘어서」에서 에로스, 즉 생명본능의 속성은 생식세포의 결합을 통해 생 명을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또한 생식세포에게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주고, 다른 생식세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도 한다.(위의 글, p. 40 ; 위의 책, p.

312-313) 이는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제시한 에로스의 이론과 유사하다. 아리스 토파네스는 원래의 하나였던 상태로 결합되고자 하는 성향을 에로스라고 정의하는데, 프 로이트 역시 에로스가 원래의 상태로 재결합되고자 하는 경향을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 다.

44) 「자아와 이드」에서는 에로스의 목적은 “분산된 살아있는 물질을 구성하는 미립자들을 점점 더 광범위한 결합체로 묶음으로써 삶을 복잡하게 함과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Freud(1923), p. 40 ; 위의 책, p. 382)

45) 「집단심리와 자아」에서는 에로스와 리비도라는 말이 거의 구별할 수 없게 혼용되기도 한다. 프로이트는 리비도를 “사랑이라는 말 속에 포함될 수 있는 모든 것과 관련된 본능 들의 에너지”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어서 “플라톤이 말한 에로스는 그 기원과 기능 및 성애와의 관계에서 정신분석학이 말하는 사랑의 힘, 즉 리비도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 한다.(Freud, "Group Psychology and the Analysis of the Ego"(1921), vol. XVIII, p.

91 ;「집단심리와 자아」,『문명 속의 불만』, pp. 98-99) 또한 “성적 본능의 리비도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함께 거머쥐려는 에로스와 일치하는 것”이라고도 한 다.(Freud(1920), p. 50 ;『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 p. 325)

46) 프로이트는 이렇게 에로스가 사랑과 성애로 모두 번역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어, 사랑 의 본능을 성본능이라고 부른다.(Freud(1921), pp. 91-92 ;『문명 속의 불만』, p. 100) 47) 이러한 프로이트의 설명방식에 대해 “그에게 인간은 리비도라는 거의 일정한 양의 성

적 에너지에 의해 움직여지는 하나의 기계로 보여진다”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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