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론적 배경
2.1. 텍스트 접속 표지의 개념과 유형
2.1.2. 텍스트 접속 표지의 기능 및 유형
2.1.2.1. 텍스트 접속 표지의 기능
텍스트 접속 표지는 텍스트에서 필수적인 언어 요소임에도 학문 목적 한국어 학습자 들은 텍스트 접속 표지의 기능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구체적으로 한국어 학습자들은 실제 글쓰기 과정에서 텍스트 접속 표지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개별 표지의 개념과 기능을 숙지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선택 과정 에서 오류가 일어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개별 텍스트 접속 표지의 기능에 대해 집중 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앞 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텍스트 접속 표지는 기존에 담화 표지의 일종 또는 접 속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텍스트 접속 표지의 기능은 주로 접속 부사의 의미 기능 에 대하여 분석한 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 우선 접속 부사의 전반적인 기능은 서반석 (2018)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반석(2018)에서는 접속 부사의 기능을 ‘접속’, ‘수식’의 두 가지 기능으로 나 누었으며, 이 가운데 접속의 기능은 접속 부사뿐 아니라 접속 조사, 접속 어미 또한 지닌다고 하였다. 특히 접속 부사는 접속 조사나 접속 어미보다 연결 대상이 훨씬 다 양하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 다음은 접속 부사의 접속 기능을 보여주는 예이다.
(1) 접속 부사의 접속 기능
ㄱ. 직녀는 밥을 먹었다. + 견우는 빵을 먹었다. (서반석, 2018: 16) a. 직녀는 밥을 먹었고, 견우는 빵을 먹었다.
b. 직녀는 밥을 먹었다. 그리고 견우는 빵을 먹었다.
ㄴ. 철수는 사과를 먹었다.+ 철수는 바나나를 먹었다.
a. 철수는 사과와 바나나를 먹었다.
b. 철수는 사과 그리고 바나나를 먹었다.
(1ㄱ, ㄴ)는 완전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두 문장으로, 이들 문장은 연결 방식에 서로 차이가 있다. (1ㄱa)에서는 선행문의 서술어 종결 어미가 연결어미‘-고’로써,
(1ㄴa)에서는 같은 명사 부류의 목적어 ‘사과’와 ‘바나나’ 사이에 접속 조사
‘와’로써 접속이 이루어졌다. 한편 (1ㄱb, ㄴb)은 접속 부사 ‘그리고’를 사용하여 선행문과 후행문을 연결한 예이지만, (1ㄱb)의 경우 선행문의 주어와 서술어가 후행문 과 같기 때문에 선행문의 서술어와 후행문의 주어가 생략된 상태에서 ‘그리고’가 삽 입되었다는 점에서 (1ㄴb)와 구별된다.
한편 서반석(2018)에서 제시한 접속 부사의 기능 가운데 수식 기능은 접속 기능을 넘어 선행하는 내용과 후행하는 내용이 접속 부사를 통해 연결됨으로써 새로운 문맥적 정보가 추가되는 것을 뜻한다.14) 이에 대한 예는 다음과 같다.
(2) 접속 부사의 수식 기능(서반석, 2018: 20)
ㄱ. 나는 제안을 내놓았고 그래서 가결이 되었다.
ㄴ. 나는 제안을 내놓았고 가결이 되었다.
(2ㄱ, ㄴ)은 절 접속을 보여주는 예문이다. (2ㄱ)에서는 ‘내가 제안을 내놓았기 때 문에 가결이 되었다’라 해석할 수 있는 한편, (2ㄴ)에서는 ‘내가 내놓은 제안은 가 결되었지만, 그것은 제안과 상관없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곧 접속 부 사‘그래서’를 통해 후행문과 선행문이 인과적으로 연결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상과 같은 특징에도 불구하고 접속 부사의 수식 기능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재영 외(2008), 전영교(2018)에서는 문법론에서 접속 부사의 수식 기능이 교육 측면에서도 학습자를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내용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였으며, 이 가운데 전영교(2018)에서는 접속 부사가 수식의 기능을 갖는지에 대 한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접속 기능을 접속 부사가 지닌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며, 수식 기능은 접속 기능과 함께 나 타나는 부차적인 기능으로 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접속 부사의 기능 가운 데 접속 기능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개별 접속 부사의 접속 기능을 분석한 연구는 김미선(2001), 장기열(2003) 등이 있다.
김미선(2001)은‘그러나’류 접속 부사의 기능을 분석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나’류 접속 부사의 기능을 문맥 연결, 수식과 간투어(間投語)로서의 기능으로
14) 해당 연구에서는 접속 부사의 수식 기능은 후행문의 외연적 성질과 내포적 의미와 연관이 있다 고 보았다.
분류하였다. 이에 따르면 ‘그러나’류 접속 부사는 구, 절, 문장 간 접속뿐 아니라 문단 간 접속도 가능하며, 부사로서의 ‘수식·한정’특성에 따라 문장 내 서술어를 한정하거나 후행하는 표현을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
장기열(2003)에서는 접속 부사를 선행하는 문장 또는 문단을 요약함으로써 후행하는 내용과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 이 연구에서는 접속 부사를 ‘그-’형15)과
‘또한, 또는, 혹은, 한편’ 등의 일반 부사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분류하고,
‘그-’형 접속 부사의 의미 기능을 분석하였다. 아래에 제시한 표는 이 연구에서 의 미 관계에 따른‘그-’형 접속 부사의 기능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15) 해당 연구에서 제시한 ‘그-’형 접속 부사는‘그리고, 그러자, 그러며, 그러면서, 그러고서, 그러니, 그러니까, 그래서, 그러면, 그러거든, 그래야, 그러다가, 그러나, 그렇지만, 그래도, 그 러되, 그러려고, 그러고자, 그러도록’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면’이‘그래야’, ‘그래 도’,‘그러도록’을 포괄하고‘조건’의 의미 기능을 지닌 기본 접속 부사라고 하였다. 또한
‘목적’,‘의도’,‘예정’,‘소망’ 따위는 ‘그래서’가 기본 접속 부사이기 때문에 ‘그러려 고’,‘그러고자’가 모두 ‘그래서’의 의미 기능에 포함된다고 하였다.
의미
형태 계기 동시 이유 전제 조건 대립 나열 설명 전환 강조 목적 기대 부정
그리고 ¡ ¡ ¡ ¡ ¡ ¡ ¡ ¡ ¡ û û û
그러자 û ¡ ¡ û ¡ ¡ û ¡ ¡ û û û
그러면서 ¡ ¡ û û ¡ ¡ û ¡ ¡ û û û
그리고서 ¡ û û û û û û û û û û û
그러며 û ¡ û û û û ¡ û û û û û
그러니 ¡ û ¡ û û û û û û û û û
그러니까 ¡ û ¡ û û û û û û û û û
그래서 ¡ û ¡ ¡ û û û û û û ¡ û
그러면 û û û ¡ ¡ û û û û û û û
그러거든 û û û ¡ û û û û û û û û
그러다가 û û û û ¡ û û û ¡ ¡ û û
<표 5> ‘그-’형 접속 부사의 기능(장기열 2003: 192)
<표 5>에 따르면 ‘그리고’는 다른 접속 부사에 비하여 문맥에 따라 다양한 의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장기열(2003: 193)에서‘그리고’
는 모든 접속 부사가 관련하는 표면의 통사 구조 및 의미 기능을 포괄하는 접속 부사 의 상위개념 형태소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그리고’의 의미 기능에 대하여 고찰하 기로 한다.
장기열(2003) 외에도‘그리고’의 의미 기능을 주제로 논의한 연구는 김미선(1998), 차윤정(2002), 주향아(2019) 등이 있다. 김미선(1998)에서는 ‘그리고’의 의미를
‘기본 의미’와 ‘문맥 의미’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 기본 의미는 ‘나 열’ ‘계기’, ‘동시’, 문맥 의미는 ‘대립’, ‘양보’ ‘전환’으로 나누었다.
차윤정(2002)에서는 ‘공간 나열’과 ‘계기 나열’의 기능이 있음을 설명한 한편, 주 향아(2019)에서는 ‘나열’, ‘계기’, ‘동시’ ‘인과’, ‘부연’의 다섯 가지 기 능을 지닌다고 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6>과 같이 ‘그리고’의 의미 기능은 연구자마다 차이를 보이나, ‘나열’,
‘계기’, ‘동시’ 기능만큼은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텍스트 접속 표지가 지닌 의미 기능의 일단을 살펴보기 위하여 ‘그리
그러나 û û û û û ¡ ¡ û ¡ ¡ û ¡
그렇지만 û û û û û ¡ ¡ û û û û ¡
관련 연구
양 보
전 환
나 열
계 기
동 시
선 택
이 유
대 립
설 명
강 조
결 과
부 연 김미선
(1998) ¡ ¡ ¡ ¡ ¡ ¡
차윤정
(2002) ¡ ¡
장기열
(2008) ¡ ¡ ¡ ¡ ¡ ¡ ¡ ¡
주향아
(2019) ¡ ¡ ¡ ¡ ¡
<표 6> ‘그리고’의 의미 기능 분류
고’가 지닌 ‘나열’, ‘계기’, ‘동시’의 기능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나열 기능에 해당하는 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 ㄱ. 오늘의 TV와 라디오 그리고 신문은 주체성을 잃고 대중문화의 상업성만을 행해 채찍질을 한다. (주향아 2019:470)
(4) ㄴ. 광고는 해프닝적이라는 면에서는 현대의 그리고 미래의 인간들 성격에 부합된다.
(주향아 2019:470)
(4) ㄷ. 이것은 책이다. 그리고 저것은 핸드폰이다.
(4) ㄹ. 이 영상을 보고 평소 동양 예술에 관심이 없었던 나도 동양의 아름다움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조민환 강사는 <클라우드 게이트>를 소개하고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서예에 관해 소개하였는데, 중국은 기교적인 측면을 강조한
‘서법’, 한국은 예술적인 측면을 강조한 ‘서예’, 그리고 일본은 수양을 강 조한‘서도’라고 말씀하였다. 현재는 이러한 한 장 중심의 서예에서 탈피한 쉬 빙(徐冰)의 신 영문 서예가 등장하였다고 한다.
나열은 선행문과 후행문 병렬적으로 두 개 이상의 문장을 독립적으로 대등하게 연결 하기 때문에 통사적으로 대등 관계를 유지한다(김미선 1998:39). (3ㄱ)는 명사 간, (3 ㄴ)에서는 명사구 간, (3ㄷ)에서는 문장 간 접속을 보여주고 있으며, (3ㄹ)에서는 구 와 문장 접속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3)에 제시된 ‘그리고’의 용례는 단 어에서 구, 절, 문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텍스트 단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 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16).
다음으로 ‘그리고’의 ‘계기’와 ‘동시’의 기능은 어떠한가를 설명하고자 한다.
‘계기’와 ‘동시’는 선·후행문에 제시된 사건이나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는가, 순 차적으로 일어나는가에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 계기의 기능은 선행 행위가 끝난 다음 에 바로 다른 행위가 이어지거나 시간적 차이를 두고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17). ‘계 기’는 ‘나열’의 대등 관계에 비해 소속 접속 관계로 문장을 연결한다는 특징이 있
16) 주향아(2019)에서는 절이나 문장 접속의 ‘나열’과 문단 간 연결에서의 ‘나열’은 층위가 다 르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절이나 문장 접속의‘나열’은 단순히 사태 간 나열이고 문단 간 실현 되는 ‘나열’은 결속 단위가 텍스트로 확장됨으로써 실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절 문장 간에 실 현된‘나열’과 문단 간에 실현된 ‘나열’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17) 계기 기능의 ‘그리고’는‘그러고 나서(그렇게 하고 나서)’로 대치가 가능하며, 이때 ‘그리 고’의 계기 기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