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표지‘그래서, 따라서, 그러므로’ 등의 사용도 C 집단의 학술 보고서 텍스트에 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 학습자와 한국어 학습자의 학술 보고서를 대상으로 텍스트 접속 표 지의 사용 양상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K 집단과 C 집단에서는 접속 표 지가 유형상 별 차이가 없었으나, 사용량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C 집단이 개별 한국어 텍스트 접속 표지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에 따라 낮은 활용 능력을 보 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두 집단 모두 의미 기능은 유사하나,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는 접속 표지를 구 별 없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한국어 학습자들의 경우 의미 기 능이 유사한 접속 표지의 변별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텍스트 접속 표지의 사용에서 오류가 많이 나타난다고 하였다는 한송화(2016)의 견해와 일치한다.
따라서 한국어 학습자들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의미 기능 분별이 어려운 텍스트 접속 표지를 사용한 문장을 분석하여 학술 보고서에는 어떠한 텍스트 접속 표지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가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들은‘그리고, 또한, 또’를 초급 단계에서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대학 이나 대학원에서 학습하고 있는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연구 대상은 한국어 지식이 있는 학습자들이기 때문에 모두 고급 학습자로 설정하고
‘그리고, 또한, 또’등 첨가 표지에 대해서는 깊게 다루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첨가 표지뿐만 아니라 결과 표지인‘그래서, 따라서’, 대립 표지인
‘그러나, 하지만’은 한국어 학습자와 한국인 모어 학습자가 학술 보고서에서 상대적 으로 많이 쓰는 텍스트 접속 표지이다. 여기서‘그래서’와 ‘따라서’, ‘그러나’와
‘하지만’은 유사한 의미 기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 학습자들은 이러한 접속 표지를 사용할 때 적절하게 사용되었는가에 대하여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2.1. ‘그러나’의 오류 양상
그동안 텍스트 접속 표지의 주요 연구 대상인‘그러나’의 의미 기능에 관한 연구가 꾸준하게 이루어져 왔다. 김미선(2001), 장기열(2003), 신지연(2005), 함계임(2007), 하지걸(2011)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는 ‘그러하다’의 어간 ‘그러하-’와 대립 의 연결어미 ‘-(으)나’가 결합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1999)에 따르면 ‘그 러나’는“앞의 내용과 뒤 내용이 상반될 때는 쓰는 접속 부사”이다. 각 연구에서 제 시한‘그러나’의 의미 기능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7>에서는 연구자마다 ‘그러나’의 의미 기능을 각각 다르게 정의하고 있음을
선행 연구 의미 기능
김미선(2001) 기대 부정, 양보, 대조, 전환, 예외, 정정, 제약 장기열(2003) 전환, 대립, 기대 부정, 강조, 나열
신지연(2005) 대조
함계임(2007) 기대 부정, 양보, 전환, 예외, 제약
하지걸(2011) 대조, 의외, 양보, 첨가, 정정, 연관, 전환, 제약
<표 17> ‘그러나’의 의미 기능
알 수 있다. 신지연(2005)를 제외한 나머지 연구에 따르면 ‘그러나’의 의미 기능은 다양하다고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립 관계에서의 대표적인 접속 표지라는 점에 서 ‘대립’ 또는 ‘대조’26)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학문 목적 한국어 학 습자는‘그러나’의 대조 의미 기능을 우선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신지연(2005)에서는 ‘그러나’가 지니는 대조 의미를 다섯 가지로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2) 신지연(2005: 40∼44)
ㄱ. 철수는 공부를 잘한다. 그러나 영수는 공부를 못한다.
ㄴ. 철수는 공부를 잘한다. 그러나 영수는 운동을 잘한다.
ㄷ. 철수는 공부를 잘한다. 그러나 몸이 약하다.
ㄹ. 철수는 공부를 잘한다. 그러나 잘난 체하지 않는다.
ㅁ. 철수는 공부를 잘한다. 그러나 늘 1등만 하는 것은 아니다.
(12)에 제시된 예문에 따르면 ‘그러나’는 문맥에서 선·후행문 사이에서 대조의 의미 기능을 수행하지만, 그 양상은 두 문장의 문맥에 따라 다르다. (12ㄱ)은 가장 기 본적인 예로, 이 예문에서는 선행문과 후행문의 주어가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 부를 잘한다’와 ‘공부를 못한다.’가 의미적으로 대립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두 문장은 대조의 의미로 연결된다. (12ㄴ)은 의미적인 대립 양상을 보이지는 않으나, 문 장 구조 측면에서 두 문장은 대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립 구문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신지연 2005: 27). (12ㄷ)에서는 동일한 주어의 양면적인 특성을 두 문장에서 각 각 제시하고 있다. 즉 ‘공부를 잘한다’라는 긍정적인 면과 ‘몸이 약하다’라는 부 정적인 면으로 대조된다.
(12ㄹ)은 대조 의미 기능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12ㄱ∼ㄷ)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예이다. 이 예문은 ‘공부를 잘하면 잘난 체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전제를 지닌다는
26) 김미선(2001: 95)에 따르면 ‘대립’은 후행문이 앞의 내용과는 반대되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 며, ‘대립’은 선행문과 후행문의 의미 내용이 서로 반대되거나 모슨되어 대비되는 것을 이른 다. 이에 따라 신지연(2005: 40∼42)에서는 선·후행문의 비교에서 두 문장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보는 것이며, 대립은 그 차이를 극단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대조되 는 것들이 모두 대립을 이루지는 않지만, 대립되는 것들은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하여 대조가 사용폭이 넓다고 하였으며, 대립의 경우 대조의 차이가 커질 때 대립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차별성의 관점에서는 대조보다 더 크다고 하였다.
점에서 후행문과 대조되며, ‘그러나’는 이 둘을 간접적으로 연결한다. (12ㅁ)은 대 조라기보다는 양보27)의 의미를 나타낸다. 이 예문에서는 철수가 공부를 잘한다는 선 행문의 내용을 긍정하기는 하나, 후행문에서는 이를 부정함으로써 양보적 대립 관계가 성립한다.
한편 대립 표지로서 ‘그러나’의 의미 기능은 어떠한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여기 에서는 C 집단에서 작성한 학술 보고서 텍스트 가운데‘그러나’가 사용된 부분을 중 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된 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3) [① 1999년 소비류 전자상거래 시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전자상거래는 시장 도입기에 들어서는 등 활황세를 보였다.] [② 1999년 이후 중국에서 전자상거래는 개명 단계 를 실천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③ 1999년 소비류 전자상거래 행사에서 온라인 쇼핑은 총 거래액이 5500만 원에 달했다.] [④ 2000년 1분기까지 소비류(B2B, C2C)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1100여 개에 달했다.] [⑤ 1999년 말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기업 간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대거 생겨나고 많은 기업이 온라인 구매 등에서 발전을 꾀하고 있다.] [⑥ *그러나 1998년 구미 국 가 기업 간 30억 달러, 2000년 미국 5000억 달러의 전자상거래 거래액에 비하면 우 리가 아직 탐색과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만큼 미래 성장 잠재력은
크다.] (C 집단, 3학년, 설명·논증 보고서)
(13)는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현황을 설명한 학술 보고서의 일부분이다. 이 예문 에서 대립 표지‘그러나’는 (13⑤)와 (13⑥) 사이에 사용되었다. 이들 문장은 직접 대립 관계를 이루지 않는다. 오히려 (13⑥)의 내용과 (13③)의‘거래액 5500만’이 대 립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13⑤)와 (13⑥) 사이에 ‘그러나’를 사용하는 것은 적 절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선행 문장과 후행 문장이 의미상 아무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그러나’를 사용할 경우, 그 기능을 상실할 뿐 아니라 문장의 해석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러한 문제는 글 전체적으로 필자의 서술 의도가 명확해지지 못한 다는 점에서 텍스트 접속 표지의 적확한 사용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위의 사례와 같이 적절하지 못한 문장 배열로 ‘그러나’가 잘못 사용되기도 하는
27) ‘양보’란 앞에 서술한 내용에 대해 일부분만 인정해 주고 후행문에서 그와 반대의 사실을 말 하는 것이다(김미선 1993:96).
한편, 선행문과 후행문이 대립 관계가 아님에도 ‘그러나’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또 한 한국어 학습자가 텍스트 접속 표지를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4) ㄱ. [이제는 스마트 폰 보급률이 이미 높아지고 있으며, 사용자의 기기 변경 의지가 높지 않아서 휴대 전화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파괴적인 기술 은 5G라는 단점을 낳았다.] [4G는 삶을 변화시키고 5G는 삶을 변화시킬 뿐만 아 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다.] (C 집단, 3학년, 설명·논증 보고서) (21) ㄴ. [웨이보를 살펴보니 웨이보의 인간관계는 겉으로는 약한 관계지만 실제로는 그
관계가 잠재력이 큰 것으로 드러나고 그 두드러진 표현은 팬덤이다.] [예를 들 어 우리는 하나의 아이돌을 좋아한다.] [우리는 팬덤에서 소통할 수 있다.]
[정체성이 비슷하고 소속감이 있고 일정한 유사한 가치관을 형성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웨이보 팔로워들에게 새로운 특징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 사군이 시 공간의 제한을 깨고 사군 구성원들의 유동성과 인터랙티브성이 증대되고 있
다.] (C 집단, 3학년, 설명·논증 보고서)
(21) ㄷ. [중국은 자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용해 실질적인 경제제재 를 기한 것이다.] *그러나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은 이 때문에 속수 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C 집단, 4학년, 요약 보고서)
(14)에 제시된 사례는 모두 선행문과 후행문이 대립 관계를 이루지 않음에도 ‘그러 나’가 사용되었다. (14ㄱ)에서는 선행문의 후행절28)과 후행문의 내용이 서로 대립되 지 않는다. 즉 휴대 전화 판매량의 감소와 5G 기술의 폐해는 의미상 연관성이 없기 때 문에 ‘그러나’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14ㄴ)은 중국의 SNS 웨이보(weibo) 내 커뮤니케이션 패턴에 대해 설명한 보고서에 서 발췌한 사례이다. 이 예문에서는 대립 표지‘그러나’로 연결된 선행 내용과 후행 내용이 대조되는 것을 판단하기 어렵다. 선행 내용은 ‘사람들은 팬덤 안에서 소통함 으로써 일정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구성원 간에 정체성과 소속감을 공유한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후행 내용은 ‘웨이보 팔로워들은 시공간적 제약에 구애받지
28) (21ㄱ)의 선행문에서 선행절과 후행절의 내용이 서로 반대됨에도 나열의 연결어미 ‘-으며’를 사용하고 있어 문맥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