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록
I. 서론
6. 질문의 권리를 학습자에게 부여하는 교수법의 전환
이 중 교수법은 통합인문 교양교육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나 기술의 모두 높더라도 통합인문 교양 과목이 성취하고자 다기한 목표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을 다루는 사람의 기술이다. 교수자와 학습자의 관계는 단순한 지식전달과 전수의 관계가 아 니라 인격적으로 상호공존하고 소통함으로써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다. 따 라서 교수자가 어떤 방식의 교수법을 사용하는가 하는 것은 학습자의 학습방식과 학습태도, 학습역량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한 역할에도 불
구하고 고등교육에서 교수법은 교육학 같은 특정 학문 영역으로 치부되거나, 개별 교수자의 개인적인 몫으로 떠넘겨져 왔기에, 대학 기관이 검토하고 변화를 모색할 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수자의 평가는 학술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추 고 있어서 그가 어떠한 인성과 교육철학으로 학습자와 관계를 맺는지 전혀 고려하 지 않는다. 또한 학습자들의 강의평가 역시 소비자 만족도와 유사한 객관식 지표 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교수자가 능동적으로 교수법을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기보다 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어적인 형태로 이끄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 다. 따라서 대학이 진정으로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 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자 원한다면 가장 시급한 것은 기존의 교수자 평가와 강 의평가 방식들을 전면적으로 수정해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 로 재편해야 한다.
이러한 대학 기관의 태도변화와 더불어 교수자 개개인의 변화 역시 중요하다.
기존의 교수법을 대하는 교수자들의 태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이해 하기 쉬운 방식으로 학습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통합인문 교양교육 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이다.
교수자의 역할은 학습자들이 무엇을 알아야하는지를 결정하는 자가 아니다. 교수 자는 학습자가 무엇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를 깨닫게 하 는 것이고, 그것을 찾아 나서도록 이끄는 것이다. 따라서 교수법의 전체적인 구성 은 배움의 몫을 학습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리고 학습자들이 갖고 있는 호기심과 질문이 충분히 심화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이 질문이 학습자 자 신과 진정으로 연결되고 현실과 구체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매개해주 어야 한다. 즉, 통합인문 교양교육의 교수법은 학습자들의 문제의식이 그 자신의 문제와 더불어 현실적 문제들과 유리되지 않도록 이어주어야 한다. 이는 다시 말 해 현실의 문제들이 언제든지 바로 교실의 수업으로 들어올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토론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통합인문 교양교육의 교수법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질문할 권리를 학습자들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근대 철학자 하이데거가 주목한 것처럼 질문은 이 미 그 안에 해답의 방향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관계와 학문의 가장 중요 한 권리이다. 통합인문과목의 교수법은 학생들이 스스로 이 질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고, 이에 대한 해결책 역시 스스로가 만들어 나갈 수 있도
록 지지해주는 것이다. 질문할 권리의 이러한 부여는 학습자가 자기개발의 역량을 스스로 키워나갈 수 있는 내적 견고성을 키워줄 수 있으며, 자아에 대한 존중감과 확신 속에서 비판적 안목을 키우고 창의적인 사고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질문할 권리는 토론 문화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자신이 알 고 있다고 믿는 바를 언어적인 방식으로 명확하게 인지하고 검토할 수 있는 능력 을 키워주며, 이와 동시에 각종 디지털 통신기술과 미디어기술로 위축되어가는 대 인관계를 능동적으로 만들어나가고 타인과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의사소 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그리고 인격적 관계를 통한 정서적 안정감 은 공감에 기초한 윤리적 감수성을 키워줄 수 있으며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실행 할 수 있는 성숙한 민주적 시민성 함양에도 기여하게 된다.
Ⅶ. 결론
지금까지 본 연구는 학습자들의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온라 인 강좌와 교실 수업의 연계방안을 살펴보았다. 세부적으로 본다면 이 연구는 온 라인 강좌와 교실 수업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이에 기초해 지금까지 개개 교 수자의 교육철학과 교수법에만 맡겨져 있던 교실 수업의 고유한 특징들과 가치들 을 규명함으로써 교육자의 역할에 대한 인식변화와 교육방법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자 하였다. 또한 거시적으로 본다면 이 연구는 한국의 중등교육이 처해있는 심각 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점차 그 위상과 역할을 잃 어가는 대학교육의 대체 불가능한 본래적 가치들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적 가치들과 연결시킴으로써 확고히 해보고자 하였다.
한국은 IMF라는 쓰라린 선택과 함께 21세기를 시작하였고, 그 흐름의 작은 지 류에서는 대학의 위기 담론이 자라나게 되었다. 최근까지도 심심치 않게 접하는 대학과 관련된 우려와 경고, 비판의 한편에는 변화하는 세계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함으로써 자멸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는 목소리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대학이 지나치게 자본과 시장에 휘둘리고 있어서 대학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상실 해 버렸다는 목소리들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엇갈린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 한가 운데에는 동일한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우리 사회가 세계화 (Globalization)라는 태풍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면서 사회체제 전반의 변화뿐만 아 니라 개개인의 삶의 양식 전반에도 막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MOOC와 같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의 열풍은 현재 대학들이 회피할 수 없는 가장 직접적인 현실이다. MOOC는 2002년 MIT가 주축이 되어 추진한 교육자료개방운동의 일환으로, 경제적 물리적 한계로 인해 교 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고등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시작되었 다. 그러나 현재 MOOC는 세계 주요 명문대학들의 교육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는 다국적 교육서비스 기업체가 되었으며, 대학들의 재정수입을 늘릴 수 있는 매력적인 생산물이 되었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의 몇몇 학자들은 대학들 의 개방교육 시도가 완전히 실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펼쳐내려던 혁신 적인 교육 실천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학자들은 고등교육 서커스의 출연자가 되 었다고 비판한다. 또한 산호세 주립대학의 철학교수회의에서는 MOOC가 학과와
공교육을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맹렬하게 저항했다고 하는데, 인문학 교수들의 이 런 저항의 반대편에는 50년 후면 전 세계에 오직 10개의 대학만 남을 것이며, 그 중 몇 개가 MOOC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들일 것이라고 공언하는 MOOC 기업가 가 존재한다.
미국의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처럼, 한국에서도 MOOC는 그것이 가져올 고등교 육의 질적인 변화나 대학 기구들에 미칠 내적 외적 영향들에 대한 고려 없이 무비 판적으로 수용되었다. 국가 주도의 K-MOOC 사업은 그 의도에 있어서 모든 사람 들에게 무료로 접근이 허용되는 양질의 고등교육이라는 점에서 개방교육의 취지를 따르고 있지만, 실제 각 대학들이 제작하는 MOOC 강좌들 중 상당수는 이러한 개 방교육의 취지와는 다르게 각 대학이 운영하는 사이버 강의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는 한국의 대 학들 역시 MOOC를 교육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기 위한 개방교육의 이념보다는 재정적 이익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수용하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그러나 이러한 MOOC에 대한 접근은 오늘날 당면한 대학의 존립 위기를 앞당기 는 것일 뿐이지 결코 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학이 단순한 지식전수의 역할만 을 자신의 몫으로 가지려 한다면, MOOC의 확산은 대학에게는 소멸로 가는 길을 열어줄 뿐이다. 학문을 탐구하고 발전시키는 몫이 여전히 남아있지 않느냐고 반문 한다면, 그 역학의 절반은 기업들이 운영하는 연구소와 나머지 절반은 세계 30위 권 정도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는 명문 대학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국문학조차 미 국 유학생을 선호하는 국내 현실에서, 자생적인 학문을 키우지 못한 국내의 현실 에서, 과연 살아남을 대학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적 안목에서 대학의 진정 한 역할을 재고해 보아야 한다.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의 직·간접적인 압력들과 지 식생산과 분배의 전면적인 변화 속에서 대학이 무엇을 자신의 자산으로 삼아야 하 는지 근본적으로 성찰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대학이라는 것이 정말로 신자유주의 가 전면화 된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대 학을 몰락의 운명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는 대학다움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면, 그것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본 연구는 온라인 강좌와 교실 수업의 연계방안을 모색하면서 초라하게나마 대 학이 제공해야 할 교육이라는 것이 단순한 지식 이상의 것임을 보여주고자 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