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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협력과제

문서에서 북한 민생 실태 및 협력 방안 (페이지 167-183)

북한 민생 실태에 대해서는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조사만 이루어 졌으므로 아직까지 잘 모르는 부분이 많고, 따라서 포괄적이고 구체 적인 협력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협력 필요성이 크므로 실태 조사가 충분히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며 먼저 시범사 업부터 시작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사업 내용을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제한된 정보에 기초 할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민생협력 과제를 영양(식량), 농업, 보건의 료 등 3개 부문에 한정하여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가. 영양(식량) 지원

북한의 민생에서 일차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먹는 문제’이다. Ⅲ 장에서 살펴본 대로 북한의 식량사정은 과거보다 많이 나아진 것으 로 보이지만 지금도 영양부족이 만연해 있으며 취약 계층과 취약 지 역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WFP와 유니세프 등 UN 산하기구들은 지

166 북한 민생 실태 및 협력 방안

금도 북한에서 영양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전 개하고 있으나 자금 부족 때문에 사업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 고 있다.

대북지원을 본격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경우 식량 또는 영양 지원은 우선적 추진과제 중 하나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의 대북지원에서도 식량 지원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었 는데, 앞으로는 북한의 식량사정 개선을 고려하여, 그리고 영양부족 문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업 내용을 대폭 변경할 필 요가 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관점을 반영하여 ‘식량 지원(food aid)’

대신에 ‘영양 지원(nutritional support or nutrition intervention)’

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사업 내용도 새롭게 바꿔 나 가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주식용 식량(밀, 옥수수, 쌀 등)을 공급 하는 것이 주된 지원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영양균형 문제를 세심하 게 고려하고 지원 대상을 특정하며 비용 효율성을 훨씬 많이 고려하 는 지원 방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 다보면, <표 Ⅴ-1>에서 보듯이, 비타민 A, 철분, 아연 같은 미량 영 양소 보충을 중시하고, 영유아와 가임기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며, 모유 수유 등 바람직한 식이관행을 장려하고, 주식용 식량에 영양소 를 첨가한 영양식 지원을 실시하는 방법이 권고되고 있다.

UN 산하기구가 북한에서 실시하고 있는 영양 지원 사업도 이미 이러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WFP는 북한 내에서 영양식(영양강화 식품), 즉 영양소가 첨가된 시리얼과 비스킷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여러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공장에 필요한 원료 식량(각 종 곡물 및 기타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143) 여기서 생산된 영양식

143) WFP, Nutrition Support for Children and Women in DPRK: Standard Project

Ⅴ. 북한 민생 조사 및 협력 과제 167

지원 대상 지원 내용

임산부 및 아기 엄마

- 출산 전 미량 영양소 보충 ★

- 영양 카운슬링(식이 교육 및 모유 수유 장려) ★ - 임산부를 위한 균형적인 에너지-단백질 보충 - 말라리아 빈발 지역에서 임산부 말라리아 예방 처치 ★

영유아

- 비타민 A 보충 ★ - 질병예방을 위한 아연 보충 - 보충적 식품의 공적 공급 - 심한 급성 영양부족 치료 ★ - 보충적 식이 교육

- 모유 수유 장려 ★

가임기 여성 및 일반 주민

- 15세~19세 여학생을 위한 철분 및 엽산 보충 ★ - 비임산부 여성을 위한 철분 및 엽산 보충 - 주식 영양강화 (밀과 옥수수) ★

- 주식 영양강화 (쌀)

<표 Ⅴ-1> 세계 영양 목표 달성을 위한 지원 과제

자료: Meera Shekar, Jakub Kakietek, Julia Dayton Eberwein, and Dylan Walters, An Investment Framework for Nutrition: Reaching the Global Targets for Stunting, Anemia, Breastfeeding, and Wasting (Washington, D.C.: World Bank, 2017), pp. 147~149의 Table 7.4 and 7.6을 참고하여 필자 정리.

주: ★는 우선적 추진 과제.

은 탁아소, 유치원, 고아원, 병원 등의 영유아와 임신부 및 수유중인 아기엄마 등에게 공급되고 있다. 유니세프는 북한의 보건시설에서 영유아, 임산부 및 수유 중인 아기엄마를 대상으로 급성 영양부족 사례를 조사·선별해 처치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에게 미량 영양소를 함유한 영양제를 공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144)

Report 2016 (Rome: World Food Programme, 2016), pp. 1~24; WFP, Nutrition Support for Children and Women and Strengthening Community Capacity to Reduce Disaster Risks: Standard Project Report 2017 (Rome: World Food Programme, 2017), pp. 1~23; UN DPRK Humanitarian Country Team, “2018 DPR Korea: Needs and Priorities,” (United Nations, March 2018), p. 27,

<https://kp.one.un.org/content/dam/unct/dprk/docs/unct_kp_NP2018.pdf>

(Accessed September 29, 2018).

144) 유니세프의 북한 웹사이트 영양 페이지 <https://www.unicef.org/dprk/nutrition>

참조 (검색일: 2018.10.23.). 유니세프의 최근 대북지원 활동에 대한 전반적 보고로는

168 북한 민생 실태 및 협력 방안

그러나 WFP, 유니세프 등 UN 산하기구의 북한 영양 지원은 자금 부족 때문에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원이 필요한 대상 중에서 일부에게만 전달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고 협력 사업이 본격 전개될 경우 영양 지원을 중요한 남북협력 사업 중 하나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지원 채널과 지원 내용은 크게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당국 간 정치적 협상을 통해 대규모

식량 지원이 이루어졌지만, 앞으로는 국제사회의 규범에 따라 영양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또 이미 UN 산하기구의 지원 사업 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별도의 당국 간 협력을 추진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본래 목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부족한 자금을 우리 정부가 UN 산하기구에 지원해주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UN 산하기구는 국제규범에 따른 모니터링과 평 가 체계도 갖추고 있으므로 과거의 당국 간 식량 지원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투명성 부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 농업협력

북한의 ‘먹는 문제’, 즉 영양부족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외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점에서 북한의 농업(넓은 의미로는 축산, 임업, 어업까지 포함) 생산 증대 및 생산성 향상을 돕기 위한 사업은 중요한 민생협력 과제가 된다.

북한 당국도 항상 농업을 경제정책상 가장 역점을 두는 부문으로 취

UNICEF, “UNICEF Annual Report 2017: Kore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2018), pp. 1~39, <http:// www.unicef.org/about/annualreport/> (Accessed September 29, 2018).

Ⅴ. 북한 민생 조사 및 협력 과제 169 급하고 있다.

과거의 남북 농업협력은 주로 국내 민간단체와 지자체에 의해 이 루어졌으며, 사업 내용은 <표 Ⅴ-2>에서 보듯이 비료 및 농자재 지 원, 농업기반 조성 지원, 협동농장 경영 지원, 기술지원 및 컨설팅, 농촌환경 개선 등 5개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농업협력은 전체 대북지원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했을 뿐이며, 2010년 5·24 조치 이후 에는 거의 중단되었다. 정부도 농업협력을 모색했지만 비료 지원을 제외하면 개성, 금강산 지역 협동농장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에 그쳤 다. WFP, FAO 등 국제기구와 국제 NGO도 대북 농업지원 사업을 벌여 왔으며, 대북제재가 강화된 후에도 <표 Ⅴ-3>에서 보듯이 사 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규모 시범사업에 머물고 있다. 결국 이제까지 북한 농업을 돕기 위한 외부의 지원은 양적으 로나 질적으로나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

지원 분야 지원 주체

비료 및 농자재 지원

비료 지원 정부

비료, 종자, 농자재 지원 민간단체 및 지자체

농업기반 조성지원

식품공장 건립 민간단체 및 지자체

농기계 수리공장 지원 민간단체 및 지자체 육묘장 건립 지원 민간단체 및 지자체 온실 건립 지원 민간단체 및 지자체

축산업 지원 민간단체 및 지자체

협동농장 경영지원

평양 교외 지역 협동농장 민간단체 및 지자체 개성 및 금강산 인근 협동농장 정부

기술지원 및 컨설팅 민간단체 및 지자체

농촌환경 개선 민간단체 및 지자체

<표 Ⅴ-2> 과거 남북 농업협력 사업 개요

자료: 최정남 외, 󰡔통일농업 성장보고서(1991-2009): 남북농업 교류협력 평가와 발전방향󰡕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pp. 54~72를 참고하여 필자 요약 (김석진·홍제환,

󰡔북한 민생경제 진흥을 위한 개발협력 방안󰡕, p. 31의 표 Ⅱ-6을 축약하여 재인용).

170 북한 민생 실태 및 협력 방안

지원기관 활동 내용

FAO 60개 협동농장 대상 농자재(종자, 비료, 농기구 등) 지원 WFP 농촌 자연재해 대비 사업(제방 재건, 경사지 조림, 저수지

조성, 관개수로 조성) 및 사업 참여 주민들에게 식량 공급 Premiere Urgence

Internationale 영유아 영양 공급 위한 동물성 식품 생산 진흥 사업 Concern Worldwide 40개 협동농장 대상 기술 지원 및 역량 강화 사업

Deutsche Welthungerhilfe

채소, 콩 및 기타 종자 생산과 경사지 관리 지원, 자연재해 대비 사업

Triangle Generation

Humanitaire 종합 양어 시스템, 온실 건설, 관개 시스템, 창고 등 지원 FIDA International/

FAHRP 씨감자 생산, 감자 저장, 온실 건설 등 지원

<표 Ⅴ-3> 최근 국제사회의 북한 농업협력 현황

자료: UN DPRK Humanitarian Country Team, “2018 DPR Korea: Needs and Priorities,” (United Nations, March 2018), p. 26, <https://kp.one.un.org/content/dam/unct/dprk/docs/unct_

kp_NP2018.pdf> (Accessed September 29, 2018).

앞으로 대북제재가 해제되어 본격적 사업 전개가 가능해지면, 과 거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크게 확대된 농업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프로그램에는 대규모 재원과 인력 이 필요하므로 정부가 주도하는 당국 간 협력 사업의 비중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당국은 <표 Ⅴ-4>에서 보듯이 2005년과 2007년에 당국 간 농업협력 방향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를 했으나 2008년 이후 남북관계 악화로 사업을 실행하지는 못 하였다. 합의 내용을 보면 과거 민간단체나 지자체, 국제사회의 사 업에 비해 더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더 수준 높은 사업을 전개 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문서에서 북한 민생 실태 및 협력 방안 (페이지 167-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