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갈등적인 입법행태를 보인 법안들은 윌슨(2001)의 정책유형을 기준 으로 볼 때 이익집단 정치와 고객정치에 속하는 정책이 대부분이었지만, 갈등투표의 축과 윌슨의 정책유형이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본회의 표결에 대한 통계분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윌 슨의 정책유형화에 부합되는 법안을 선정하여 법안의 정책유형과 의원의 입법행태 사이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연구자는 사례분석을 위해서 대 중정치의 사례로는 「암관리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을, 기업가 정치 의 사례로는 「수질오염 방지법」을, 이익집단 정치의 사례로는 「세무 사법」과 「유아교육법」을, 고객정치의 사례로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 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과 「경제특구법」을 채택하였다. 윌슨의 정책 유형화에서 정책편익이 전 국민에게로 분산되는 다수주의 정치와 기업가 정치유형에 속하는 법안의 경우 만장일치라는 완전 합의적 입법투표행태 를 보였으며, 정책편익이 특정집단에 집중되는, 이익집단 정책과 고객정 책에 속하는 경우 국회의원들의 갈등적인 투표행태가 관찰되었다.
한정훈(2013)은 보건복지분야 정책을 중심으로 한국 국회 내 입법갈등 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연구자는 이를 위하여 제18대 국 회의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가 심의하고 본회의 표결을 거친 88개의 법안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법안들의 분포가 어느 한 정 책유형에 편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건복지관련 분야법안이 분 배, 규제, 재분배적 성격을 지닌 정책을 고르게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방법론적으로 분석대상 법안을 정책유형별로 범주화 하기 위하여 로위가 제시한 ‘강제성의 대상’과 ‘강제성의 직접성 여부’라 는 두 가지 기준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두 기준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로위의 정책유형분류 방식이 모호하여 구 체적인 법안분류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다수의 비판에 대처하기 위한 것
이다. 정책유형과 정당경쟁도가 법안별 입법갈등의 차별성에 미치는 영 향력을 검증한 결과, 한국 국회 내 입법갈등은 정책유형보다는 정당 간 경쟁이 주요 원인임으로 나타났다.
제3 절 선행연구의 검토 및 평가
국회의원의 입법행태 및 정책유형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유사한 법안들을 다루는 국회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연구들이 많았다(가 상준 2009; 권은실 2012; 서인석 외 2010; 정지은 2009; 정찬호 2011; 한 정훈 2013). 또한, 상임위원회의 입법과정을 연구한 선행연구들은 특정 상임위원회의 입법과정 및 절차를 분석하였으며, 몇몇 연구들에서 성격 이 다른 두 개의 상임위원회를 선택하여 비교분석하였다. 상임위원회와 관계된 연구는 주로 보건복지 분야, 통상 분야, 법사위원회에 한정되었 다. 국회의원의 입법투표결정에 관해서 살펴본 연구들은 우리나라의 정 당의 특성을 분석함에 있어서 소속정당이 개별 국회의원의 입법투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지만, ‘연임’여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 진 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입법결정을 할 때 ‘재선’여부를 강력하게 고려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여러 연구에 따른다면(심지연 2003; Mayhew 1974),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행태를 분석함에 있어서 우 리의 특수성인 정당의 공천문화와 결부된 연임여부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인으로 생각된다.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공천방식이 활용되고 있 지만, 예비선거제도가 없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당기율에 기초한 공천 여부가 재선을 위한 개별 의원들에게 중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학술논문검색결과, 행정학의 분야에서 국회를 연구한 경우는 정
책의제설정과 관련된 연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킹던(1977)의 주장과 같이, 국회의원들의 입법투표결정을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는 입법가, 관 료, 판사를 비롯한 행정부의 여러 의사결정자들의 선호결정요인을 분석 하고 예측하는데 설명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전자투표도입이후 이에 대한 일련의 과정 및 결과가 공개되는 국회의 의사결정과정과는 달리 행 정부 및 이외의 집단들의 의사결정에 관한 정보는 일반에 잘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회의원의 본회의 표결에 대한 연구들은 상대적으로 적었으 며, 본 연구를 수행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19대 전반기 국회 본회의 표결 에 관한 학술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찬성률을 기준으로 갈등법안을 분류하고 이에 대한 국회의원의 집합적인 투표결정을 살펴볼 본 연구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제 3 장 연구 설계 및 분석방법 제1 절 연구문제의 선정
본 연구는 국회의원의 본회의 전자표결에서 나타난 입법투표결과를 분 석하고, 국회의원의 입법투표결정에 주된 영향을 미친 요인을 분석하고 자 한다. 또한, 한국정치문화의 특수성으로 평가되는 강한 정당기율의 요 인들이 여전히 국회의원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요인인지를 살펴보도록 한 다. 나아가, 이것이 법안 및 정책의 특성들과 어떠한 관계성을 갖는지 살 펴보기 위해 본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겠다.
즉, 국회의원 개인이 국회에의 가장 마지막 의사결정단계인 본회의 전
자표결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자 하 는 것이다. 또한, 소속정당기율이 비교적 강하다고 간주되었던 우리나라 의 정치현실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 정당과 관련된 제도적 속성인지 지역적 차별성인지를 밝힌다. 이 과 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사결정양상이 법안과 정책의 차별성에 따라 달리 나타났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회의원의 입법결정행위와 법안 및 정책의 특성간의 관계성을 살피고 자하는 시도는 국회의원 개개인,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회가 의사결정에 있어서 정책 내용을 고려한 입법결정을 하였는지의 여부를 살펴봄으로써 국민으로 하여금 국회를 평가해볼 수 있는 척도를 제시해주는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의 의사결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국민과 국회 의원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주인-대리인’의 문제에 대한 시사성을 제시 할 수 있다고 본다. 흔히 알려진 주인-대리인 이론25)에 따르면, 주인과 대리인은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가지며, 대리인은 의사결정상황에서 주인 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결정을 한다. 주인과 대리인간의 소유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주인은 자신의 재량권을 부여한 대리인을 감시할 수 없게 된다.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현재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회의원과 국민’간의 관계 역시 주인-대리인이론으 로 설명될 수 있으며, 결국, 국회의원은 국민으로부터 재량권을 부여받은 대리인으로 정의될 수 있다. 대표성논의의 측면에서, 박찬표(2004)26)역시 국회본회의표결연구를 통해서 국회의원이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 지에
25) 네이버 행정학사전 대리인 이론 [代理人理論, principal-agent theory]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76235&cid=42155&categoryId=42155>
참조.
26) 박찬표, 『한국 의회정치와 제도개혁: 제9장 국회표결제도와 표결연합의 정치역학』 (한 울아카데미, 2004), pp. 242-244.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때문에, 국회의원의 의사결정이 국민의 대표성을 만족시키는지 아니면, 국회의원의 의사결정이 정당의 이익만을 관철하는 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연구자는 갈등법안의 영역에 있어서 법안의 내용을 구분하여 분 석을 시도하고자하였다. 그 결과, 사적영역의 배분문제를 다루는 배분 및 분배적 성격을 지니는 법안, 사적영역에서의 규제문제를 다루는 규제적 성격을 지니는 법안, 그리고, 로위의 구성정책과 유사한 공적영역에 관한 법안으로 나뉘었다. 특히, 배분 및 분배문제를 다루는 법안의 경우, 정치 에 대한 다양한 정의 중 이스턴27)(1952)의 견해인 가치의 권위적 배분 (누가 무엇을 갖는가?)에 착안하여, 배분의 행위에 대한 갈등이 우리나 라의 본회의 입법결정에도 다수 나타났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정치와 행정의 차별성역시 드러날 수 있겠다.
이러한 시사점을 기반으로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갈등법안에 대한 지 역구 국회의원의 입법투표결정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설명될 수 있으며, 갈등법안의 범주에서 분류된 법안의 내용 및 특성에 따라 차별성을 띤 투표결정양상이 초래되었을 것이다.”로 삼는다.
제2 절 연구가설의 선정
연구문제에 답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가설은 아래에 제시된 것과 같 다.
27) David Easton, The political System (New York: Alfred A. Knopf, 1952), p.
129-137.
가설 1.
정당과 관련된 요인은 갈등법안에 대한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법투표결정 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당정치는 강한 정당기율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인 갈 등양상을 지닌 쟁점법안의 경우 당론이 국회의원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정정길 2012 등). 또한, Burke(1770)28)에 따르면, 정당은 비슷한 주의 주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 여서 국가적 차원의 이익을 논의하는 집단으로 여겨진다. 동일한 정당에 소속된 의원들은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다른 정당에 소속 된 의원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당문화가 보다 강한 기율에 기반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볼 때, 동일한 정당에 소속된 의원 들은 동료 간의 유사한 선호를 공유하고 있게 되는 것이다. 이갑윤과 이 현우(2011)에 따르면, 17대 국회에서 몇몇 법안의 경우 동일한 정당 내 에서도 의원 간의 분명한 선호차이가 나타났지만, 일반적으로 입법투표 결과 국회의원의 정당 내 동질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택(2012) 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정책에 대한 입장을 통해 본 정당별 이념성향 은 더욱더 차별성을 띠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19대전반기 본회의 입법투표 결과에서 찬성률이 낮아 갈등법안의 집합으로 분류된 법안의 경우, 정당간의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도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웠 던 법안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갈등법안 에 대한 국회의원의 입법투표결정은 정당과 관련된 요인들에 영향을 받 았을 것이다.
28) 이극찬, 『정치학』 (법문사, 2006), pp. 356. 과 Political party에 관한 위키백과 설명
<http://en.wikipedia.org/wiki/Political_party>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