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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후 정책학은 합리모형(rational model), 만족모형(satisficing model ), 혼합주사모형(mixed-scanning model), 최적화모형(optimizing model) 등으로 발 전해왔으며 위와 같은 정책모형들은 전부 합리적․분석적 방법론에 기반을 두고 있 기 때문에 자연과학적 방법론의 원리를 적용한 정책연구방법에서 공통적으로 드러 나는 가치와 사실의 분리, 관찰 가능한 현상으로의 연구대상 제한, 이들 현상 간의 인과관계 설명, 인과관계에서 얻은 법칙의 범용성을 추구하는 특징을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은 개인마다의 특수하며 내면적인 가치에 영향을 받는데다 상호의존적․동태적․다면적이라는 특징을 지니기 때문에 관찰에 의해 쉽게 인지되기 어려우며, 규범적 측면을 배제한 자연과학적 방법론의 원리를 적용한 실증주의적 정책연구는 적시성과 유용성이 특히 중요시되는 정책결정 현실에 있어서 한계를 보 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책이란 서로 상반되는 가치관 및 이해관계로 얽힌 개인 또는 집단 간의 토론 과 합의에 의한 산물이며, 따라서 정책 참여자들은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인가 대하 여 가치판단을 하기 때문에, 정책연구에 있어서도 해당 정책논의가 불거지게 된 사 실관계에 대한 기술적 설명뿐만 아니라 그 정책 대안에 대한 처방적

규범적 평가 가 요구되어 진다고 볼 수 있다.

정책지식이 일반시민이나 정책결정자에게 이해되고 수용되기 위해서는 지식생 산의 접근법 자체에 정책결정의 가치배분적 성격과 결정과정의 동태적 성격이 반영 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경험적․분석적 방법론에 한정되는 실증주의적 연구는 특히 규범적

가치판단적 측면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1980년대 이후 이르러 미국의 후기실증주의 학자들 사이에서 경험적 연구와 규 범적 연구를 통합하여 정책연구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 하나의 흐 름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들은 Toulmin의 논변이론과 Habermas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철학적 기반을 두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정책논변(policy argument), 상호작용모형(transactional model), 기획 논변(planning argument) 등의 형태로 정책연구 방법론, 정책분석, 사회개혁, 기획 등의 분야에 적용되어 가면서 기존의 자연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실증주의적 입장 과 차별화되기 시작하였다.

Toulmin과 Habermas 이론은 실제 토론에서의 가치판단에 근거한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것으로, 현상에 대한 객관적 진술보다 문제의 해결에 대한 처방에 더 관 심을 갖고 있으며, 이중 Toulmin은 지식에 대한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떻게 논거를 전개해야 할 것인가의 논리와 형식을, Habermas는 합리적 합의에 어 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절차와 조건의 문제를 다루었다.

Toulmin은 Wittgenstein의 언어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은 영국 철학자로서 법정 변론에 비유되는 논변구조의 모형을 개발하였다. 이 논변에서는 자료(data)가 본증 (warrant), 보증(backing), 반증(retuttal)이라는 일련의 증거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설 득력 내지 연구자의 주관에 의한 한정적(qualifier) 주장(claim)에 이르게 되며, 논변 모형은 이러한 6가지 요소 곧 자료, 본증, 보증, 반증, 한정접속사, 주장으로 구성되 어진다.

전통적인 Aristotle의 삼단논법은 개별전제, 보편전제, 결론으로 구성된다. 삼단 논법의 전제는 ‘모든 A는 B이다’ 또는 ‘어떠한 A도 B가 아니다’에서 볼 수 있 는 것처럼 한 개념은 보편적 속성을 지니며 다른 개념과 상호배타적인 관계만 허용 하며, 결론 또한 이러한 전제의 기계적 비교에 의하여 확실하게 추론되어야 하는 것임에 비해, Toulmin은 ‘거의 모든 A는 B이다’, ‘어떠한 A도 거의 B가 아니 다’와 같은 확률적 전제를 받아들인다.

Aristotle의 삼단논법은 두 전제가 불확실성과 모순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단점 을 지니고 있는 반면, Toulmin의 논변모형은 Aristotle의 삼단논법에 해당하는 자료․

정보(개별전제), 본증(보편전제), 주장(결론)의 구조에 보증, 반증, 한정접속사를 더하 여 보다 융통성 있고 실질적인 논리구조를 개발하였다.

Toulmin의 논변이론은 실제 논의에서의 어떤 전제(자료

정보)도 불확실성을 내 포하고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결론 또한 확률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Toulmin의 논변이론은 주어진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결론을 정당화하느냐를 강조한다.

Toulmin 논변이론의 불확실성에 대한 수용성은 제한적 합리성으로 특징지어지 는 정책결정을 보다 실질적으로 연구․분석하는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정책문제의 탐구에서부터 증거제시에 의한 문제해결까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한다.

Toulmin의 논변모형의 구조와 논리를 정책분석에 적용하여 “정책논변모 형”(policy argument model)을 제시한 Dunn은 정책논변이란 단순한 정보의 생산이 나 선호하는 정책대안의 정당화 수준을 넘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 을 채택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하였다.

정책자료․정보 data, information

한정접속사 qualifier

정책주장 policy claim

본증 warrant

반증 rebuttal

보증 backing

[

그림 3] 정책논변모형의 구조

2. 6가지 구성요소

① 정책자료․정보(data, information)

정책논변모형은 정책주장의 가장 기초가 되는 정책 자료․정보에서 출발한다. 정 책주장이 어떤 정책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의 제시라면 정책 자료와 정보는 정책주장 을 유발시킨 정책문제에 대한 사실의 진술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자료(data)란 경험 적 관찰에서 수집된 가공되지 않은 상태를, 정보(information)란 자료를 통계적 기법 또는 과학적 관리기법 등에 의해 정리한 후 얻어진 유용성이나 신뢰성이 더 높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정보에는 단순한 과거나 현재의 사실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추정되는 미래의 예측적 사실도 포함되며, 단순한 객관적 현상뿐만 아니라 그러한 현상에 대한 정책 주장자의 가정 및 가치나 규범 등 종래 실증주의 입장에서는 검증불가능한 것도 포 함된다.

이는 논변이론이 사실이나 주장의 과학적 진위여부에 대한 객관적 검증 그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고 관련 당사자들의 그에 대한 합의를 강조하는데 연유한 것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료나 정보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는 정책논변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가 그와 같은 자료나 정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하고 정부에 해결책을 촉구할 때 비로소 정책논변이 시작된다.

② 정책주장(policy claim)

정책문제의 사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다음으로는 그 문제의 해결을 위 한 최선책, 즉 “so what?”을 찾게 되며, 정책주장은 논변의 최종 귀착점으로 논변 의 가장 핵심을 이루는 부분으로 정부나 시민이 어떻게 “하여야 한다(should)”와 같은 당위적(normative) 또는 처방적(prescriptive) 행동을 구성하는 문장으로 구성된 다.

다른 주장을 모두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인 하나의 증거가 나타날 수 있는 과 학이나 법정소송과 같은 분야와는 달리, 정책논변에서는 다수의 정책대안 중 가장 선호되는 대안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의된 문제에 대한 보다 적합한 해결책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대안이 논변의 대상으로 제시되고 각 대안 의 장단점이 평가된 뒤 최종 정책주장에 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정책주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의 명확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어떤 정책주장의 지지자들과 비판자들 사이에 그 정책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느냐에 대해 서는 동일한 개념을 공유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③ 본증(warrant)

정책문제에 대한 자료와 정보로부터 왜 특정 정책주장이 도출되었는지에 대 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본증(本譄)이 된다. 즉, 정책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주장이 이루어질 때 그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가장 기본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앞서 정책주장 부분에서 기술했다시피 정책논변의 경우 결정이 타협을 통해 절충적 으로 이루어지는 성격을 감안하면, 정책결정과정에는 압도적인 하나의 증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증거가 복합적으로 활용되므로, 인간행태에 대한 사회과학적 이론, 경제이론, 국가의 법령체계, 사회의 윤리규범 등도 본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책결정에서는 분명한 판단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거의 적합성과 신뢰성이 구별되기 어려우나, 증거의 논리성, 증거의 양태, 정책 주장자의 권위 등 에 의해 영향을 받는 특징을 보인다.

정책의 채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조사한 결과, 주장의 논리성, 전문용어 사용, 자료․정보의 질, 인용 이론, 정책분석가들의 경험과 전문성 및 사회적 평판 중 에서는 자료의 질이 가장 중요시된 반면, 전문용어의 사용이 신뢰성과 가장 관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Landsbergen & Bozeman, 1987:643 등)가 있다.32)

④ 보증(backing)

본증 그 자체만으로 정책주장을 완전하게 뒷받침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보증(補

32) 유민봉(1991), pp.110∼111에서 재인용

證)을 통하여 주장의 정당성을 견고히 지지하게 된다.

보증의 대표적인 예로서 경험적 증거가 있는데, Goldstein(1984)은 논변에 의한 기획을 주장하면서 보증의 예로서 경험과학에서 발견된 법칙, 인간이나 국가의 역 할 등에 관한 보편타당한 사회적 이념관, 헌법을 포함한 법률체계, 윤리이론, 기획 담당자의 권위, 과거 사례에서 축적된 지식 등을 제시하였다.

정책결정에서 다루게 되는 문제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어떤 정형화된 보증이 있다 기보다는 정책이 어느 분야와 관련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반증

(rebuttal)

반증이란 정책주장을 배척 또는 약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본증과 보증에 대항 하는 증거로

,

반증의 증거력에 따라 정책주장의 수용도가 결정될 수 있다

.

반증은 본증이나 본증의 적합성과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이나 자료들을 의미하므로

,

본증이나 보증에서 제시된 자료의 질이나 이들이 전제하고 있는 가정과 밀접하게 관련을 가지고 있게 된다

.

본증이나 보증이 경험적 자료라면 그 자료의 질이

,

경제이론이나 윤리이론이라면 그 이론이 전제하고 있는 가정의 현실적합성 정도가 반증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된다

.

정책결정 중 가장 무시되기 쉬운 반증이 실현가능성인데

,

예산이나 인력 등 정 책의 실질적 집행을 위한 자원의 확보뿐만 아니라 해당 정책이 집행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시민의 지지 또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

앞서 살펴본 본증

,

보증

,

반증

3

가지는 결과적으로 어떤 정책주장의 평가기준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

결국 정책주장은 종합적인 평가에 의해 정당성을 평가받으므로 어느 한 기준이 아닌 여러 기준에 의하여 다른 주장보다 많 은 지지를 획득할 때 정당성과 우위를 확보하게 됨을 뜻한다

.

정책과정 참여자는 지지하는 주장을 과장하고 취약한 증거를 은폐하려는 유혹 에 노출되는데

,

정책논변모형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자기비 판적 입장에서 반증의 강도에 진지해져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한정접속사

(qualifier)

정책문제에 대한 정책주장이 제기되고, 본증․보증․반증을 통해 정책주장의 정당 성이 부여되었다면, 연구자는 그 정당성에 대한 확신의 정도에 따라 한정접속사를 채택하게 된다.

문서에서 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페이지 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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