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는 앞서 살펴본 산재보험과 건강보험 간의 사각지대를 둘러싼 공공갈 등을 제2장에서 설명했던 귀인이론에 따라 갈등과정의 단계별로 객관주의와 주관 주의, 구조와 행위라는 단위에 따라 분석을 시도하되, 갈등과정의 3단계 중 제1단 계는 산재보험과 건강보험 간의 사각지대를 둘러싼 공공갈등이 수면에 부각되기 이전 배경에 해당하여 제2절의 연구에서 제외하였으므로 본 갈등분석 대상에서도 제외하고, 제2단계부터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① 사각지대를 둘러싼 공공갈등 제2단계 : 공공갈등의 확대
구조 / 제도
주관
주관적 구조 객관적 구조
객관
권익위 제도개선 선택(확대) 주관적 행위
사업주 고충민원 제기(발단) 객관적 행동
행위 / 행동
제2단계는 2005년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산재 치료종결 후 진료비에 대한 부당이득 환수정책을 실시하게 됨에 따라 산재․건강보험 간의 사각지대가 공공갈등 의 영역으로 부상하고,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보건복지부)이 서로 대 립하여 갈등의 주체가 되는 시기이다.
구체적으로 2001년 1월 업무상 재해를 당한 근로자가 산재 치료종결 후 개인 적으로 진료받은 내역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부당이득 금493,920원을 환수고지를 받은 사업주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하자, 국민권익위원회 가 이 사건을 일회적인 고충해결 사건이 아닌 제도개선 사항으로 선택하고 2006년 1월 보도 자료를 배부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환기되는 상황으로 발전되었다.
위 사업주는 본인이 산재보험료 전액과 재해 근로자의 건강보험료 50%를 납부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부당이득금 환수고지를 받자, 자신의 재정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하였고, 이것은 행위 단위에서 이루어진 합리적인 선택, 즉 “객관적 행동”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고충민원과 관련된 부당이득 환수고지액이 단지 금493,920원의 소액 에 불과하지만, 이를 제도개선 사항으로 선택한 국민권익위원회의 행동은 사회보험 의 역할에 대한 이념적 선택에 따른, “주관적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사각지대는 건강보험에서 흡수해야 한다는 1차 의견개진 이후 법제처의 법령해석이 국민권익위원회 입장과 상이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건강보험에서 흡수해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계속 유지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사업주의 재정적 이익 보호를 위한 고충민원 제기라는 “객관 적 행동”이 공공갈등의 발단 역할을 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개 사회보험의 비 용·편익의 형평성보다는 사회보험 간의 연대를 더 중요한 가치로 선택한 “주관 적 행위”가 공공갈등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 되며,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4-1] 귀인이론 분석(1)
② 사각지대를 둘러싼 공공갈등 제3단계 : 공공갈등 구조 변경
제3단계는 2009년 12월 민관합동규제개혁위원회에서 양측 공단이 합의로 해결 하라는 권고한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양측 공단이 협상과 합의로 해결하라는 입장으로 선회하게 되면서 이루어진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구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시절인 2007년 12월 24일 사각지대의 건강보험 흡수를 골자로 하는 2차 제도개선 의견표명을 하였으나 2008년 2월 29일 국가청렴위원회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과 통합되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족되는 변화를 겪은 뒤였다.
이를 기점으로 제2단계의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의 대립구조 가 제3단계에서는 근로복지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간의 대립구조로 변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단절된 사회보험 체계, 즉 국민건강보험과 산재보 험의 운영주체와 근거 법률이 상이하다는 제도상의 문제, 즉 “객관적 구조”에 기 인한 문제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면적으로 두 사회보험자 간의 상이한 이념 문제, 곧 “주관적 구조”에 의한 문제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서 “주관적 구조”의 문제란 개 보험의 도입과 발전과정에서 이루어진 부산물인데 사회보험에 대한 양측 공단의 이념을 말한다.
이 부분은 제4장의 갈등내용 분석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어질 것이나 핵심을 먼저 이야기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회보험의 비용·편익의 형평성을 더 우선 시 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사회보험의 사회적 책임을 더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반 보험의 원리인 비용·편익의 형평성을 더 우선시하 는 이유는, 2000년 직장·지역 의보조합 통합 이후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 및 급 여수준 확대 요구로 인해 지속적으로 수세적 입장에 처해왔고, 건강보험 가입자들 의 경우 보험료 50%를 직접 부담하고 있어 권리의식이 투철하다는 점 등으로 생각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근로복지공단의 경우는 과거 3년간의 보험수지율로 차기년도 보 험요율을 결정하도록 되어있는 제도적 특성 및 보험료 납부는 사업주가, 보험급여 수급은 근로자가 하는 이중구조로 인해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 근로 자 보호를 목적을 우선으로 하고 있는 급여 시스템73) 과 조직문화74) 등에서 찾아
73) 사업주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업장이라도 의무가입 사업장에 해당한다면 산재보험료를 소급 부과하 면서 근로자에게는 100% 보험급여를 지급하게 되어있고,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라도 산재 치료기간에는 추 방할 수 없으며, 산재 상병 치유와 병행되어야 한다면 기존 개인질환에 대한 치료도 인정하고 있는 점, 건강 보험보다 높은 급여 수준 등을 들 수 있다.
74)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뿐만 아니라, 「근로자기본복지법」에 의한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 복지사업(장기저리 대부, 휴양시설 운영), 「임금채권보장법」에 의한 임금체불 근로자에 대한 체당금 지급 등 근로자 보호를 목
볼 수 있다.
문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보험에 대 한 이념과 각자 상대방이 운영하고 있는 보험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이념, 즉 국민 건강보험공단이 산재보험을 바라보는 시각, 근로복지공단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바 라보는 시각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두 사회보험자가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보험에 대한 인식은 해당 기관의 역사 적 배경과 사회적 요구, 내부문화의 영향 등에 의해 주관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면서 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반면75), 양측 공단의 상대방 보험에 대한 인식에는 산재 보험과 건강보험 근거 법령의 몇몇 조문에서 착안된 것으로 짐작되는 추상적인 특 징을 지니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산재보험법 제80조 및 근로기준법 제78조에 의한 사업주 면책조항에 대한 해석을 내세우면서 산재 치료종결 후 진료비에 대한 사업주 책임 이 계속 유지되므로 부당이득 환수처분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취하는 반면, 근로복 지공단은 건강보험법 제1조(목적) 조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사업주와 근로자를 포함하는 “국민”,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을 근거로 사회보험의 연대 성을 강조하고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의 일반법, 특별법 관계를 주장하며 건강보험에 서 산재 치료종결 후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는 양 측 공단이 가지고 있는 사회보험에 대한 이념이 투영되어 있는 반면, 두 사회보험 자들은 이러한 상대방의 시각이 자(自)보험에 대한 지식부족76)에 기인한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법 제1조(목적)
이 법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산재보험법 제80조(다른 보상이나 배상과의 관계)제1항
수급권자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보험가입자는 동일한 사유 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 책임이 면제된다.
근로기준법 제78조(요양보상)제1항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한다.
적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75) 사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갈등과정에서 두 사회보험자가 자(自)보험에 대한 사회적 포지션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76) 근로복지공단은 법제처의 법령해석이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이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근로복지공단에서 보험 의 원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조 / 제도
주관
사회보험에 대한 인식 주관적 구조
개별적 사회보험 제도 객관적 구조
객관
권익위 제도개선 선택(확대) 주관적 행위
사업주 고충민원 제기(발단) 객관적 행동
행위 / 행동 구조 / 제도
주관
사회보험에 대한 인식 주관적 구조
개별적 사회보험 제도 객관적 구조
주관적 행위 객관적 행동 객관
행위 / 행동
즉, 갈등과정의 제3단계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의 대립으로 갈등 관계가 전환되면서 객관적 구조와 주관적 구조의 차원에서 공공갈등이 고착된 것 으로 정리되며, 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4-2] 귀인이론 분석(2)
이상에서 다루었던 분석을 종합하면, 사업주의 “객관적 행동”(고충민원 제기) 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주관적 행위”(제도개선 사항으로 확대)에 의해 산재․건강보 험 사각지대 문제가 공공갈등의 영역으로 부상되었고, 산재·건강보험 간 사각지대 를 둘러싼 사회보험자들의 갈등관계는 사회보험의 운영주체 및 근거 법률 분리라 는 “객관적 구조”와 사회보험에 대한 인식의 차이라는 “주관적 구조”를 다층 적으로 투영하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림 4-3] 귀인이론 분석(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