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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화 정책의 확산과 지식경제론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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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장화 정책의 확산과 지식경제론의 역할

이 절에서는 최근 북한의 시장화 정책 확산과 개혁·개방 이데올로 기로서의 지식경제론의 역할을 짚어본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식경 제관리방법과 그 핵심인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론에 의해 시장화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정리해본다. 이어서 이 개념들이 전통적인 계획 담론과 어떻게 충돌되는지 살펴보고, 이를 지식경제론이 어떻 게 완충해나가는지 고찰해본다.

가. 우리식경제관리방법과 시장화 정책의 확산

(1) 우리식경제관리방법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보고한 ‘우 리식경제관리방법’은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관리시스템 변화의 청사진이다. 우리식경제관리방법에 대해서는 전체가 알려지 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밝힌 ‘5·30 담화’ 등을 통해 대강은 알려져 있다. 「통일뉴스」 등이 입수한 5·30 담화 문건에 따 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성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서는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는 우리식경제관리방법 을 확립하여야 한다”고 주문한다.143)

이 문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사회주의원칙’을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를 옹호·고수하고 집단주의원칙을 철저히 구

현”한다고 정의한 부분이다.144)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143)“김정은 ‘5·30 담화’와 내각 상무조,” 󰡔통일뉴스󰡕, 2015.1.6., <http://www.

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421> (검색일: 2018.9.3.).

144) 당경호,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밝혀주신 우리식의 경제관리방법의 본질적 특 징,” 󰡔경제연구󰡕, 2호 (2014), p. 6.

10·3 담화에서 밝힌 ‘사회주의 원칙’을 좀 더 명확히 한 것이다. 김정 일 국방위원장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의 모태가 된 10·3 담 화에서 “사회주의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가장 큰 실리를 얻을 수 있는 경제관리방법”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145) 하지만 어떤 것이 사회주의원칙인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5·30 담화는 10·3 담화에서 ‘사회주의원칙’이라고만 했던 부분을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와 집단주의원칙’으로 좀 더 명확 하게 정의했다. 이런 명확한 정의는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의 적용 폭 을 크게 넓혀줄 수 있다. 왜냐하면 이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 적 소유와 집단주의원칙’의 반대 의미를 지닌 ‘사유화와 개인주의’만 경계한다면 기존과 다른 대담한 혁신안도 허용될 가능성을 내포하 고 있기 때문이다.146)

5·30 문건은 또 기업체의 운영 방안을 지칭하는 ‘사회주의기업책

임관리제’와 관련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강조147)하고 있다. 담화는

145) 유영구, “‘김정은 노선’의 등장, 북한 전역의 학습돌풍과 실천 개시,” 󰡔통일뉴스󰡕, 2012.4.22.,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8237>

(검색일: 2018.9.5.). 김 위원장은 이후 여러 차례 ‘우리식경제관리방법’에 대해 밝 히면서 ‘사회주의적 소유의 확고한 고수’를 강조한다.

“주체사상을 구현한 우리 식의 경제관리방법은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를 확고히 고수하면서 국가의 통일적 지도 밑에 모든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독자적으 로,창발적으로 해나감으로써 생산자대중이 생산과 관리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사회주의기업관리방법으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경호, “경 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밝혀주신 우리식의 경제관리방법의 본질적 특징,” p. 6.

146)姜日天, “金正恩第1書記が明らかにした朝鮮式経済管理方法の本質的特徴解説,” 󰡔朝

鮮経済資料󰡕, 3号 (2014), p. 16.

姜日天은 이와 함께 우리식경제관리방법를 호명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용어에 대해 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경제관리방법을 개선 완성한다”라고 표현했던 데 반해 김정은 위원장은 그것을 “연구 완성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姜日天은 김정은 위원장의 용어에 대해 “경제관리 및 경영문 제를 연구하는 전문팀을 설치하여 외국의 사례나 경험 등을 연구하는 자세와 일치 하는 표현”이라고 분석한다. 姜日天, 위의 글, p. 1.

姜日天의 분석처럼, ‘연구 완성’이라는 표현은 ‘개선 완성’이라는 표현과 비교할 때 변화의 범위가 훨씬 클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원칙에서 “기업체들에게서는 제품개발권과 품질관리권, 인재 관리권을 행사하여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 기술, 새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제품의 질을 개선”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148) 이 는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이 확립될 경우, 기업경영에서도 큰 변화가 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성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

초로 ‘우리식경제관리방법’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시점은 ‘2011년

말’이라고 설명한다.149) 이후 2012년부터 경제부문 간부들과 학자

들을 동원하여 입안을 위한 시험을 진행했으며, 2013년 4월부터 주 로 독립채산제기업소들을 대상으로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이 (시범) 실시되었다고 한다.150)

적 소유에 기초하여 실제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기업활동을 창발적으로 하여 당과 국가 앞에 지닌 임무를 수행하며 근로자들이 생산과 관리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게 하는 기업관리방법,” “김정은 ‘5·30 담화’와 내각 상무조,” 󰡔통일뉴스󰡕, 2015.1.6.,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421>

(검색일: 2018.9.3.).

148)姜日天은 이는 지금까지의 현행 북한 ‘기업소법’(2010년 11월 채택)의 제 규정과 부 합되지 않는 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姜日天은 따라서 앞으로 우리식경제관리 방법이 확립될 경우, 북한 기업소법의 대폭적인 수정이나 신법의 제정이 있을 것으 로 예견한다. 姜日天. “朝鮮式経済管理方法の確立に関する方針を読む,” 󰡔朝鮮経済 資料󰡕, 1号 (2015), p. 18.

이와 관련해 박찬홍은 북한 기업소법에 대해 “기업소의 조직, 관리기구, 경영활동과 사업에 대한 지도통제를 규정하고 있어, 사회주의 계획경제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의 기업소는 남한의 사적영역의 기업과는 달리 국유기업 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박찬홍, “북한의 법제 동향과 기업법제의 개편방향,”

󰡔통일정책연구󰡕, 제23권 2호 (2014), p. 71.

이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우리식경제관리방법 전면시행론’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 는 증거이기도 하다. 개발구 제정 등에서 보듯이, 김정은 시대에서는 법 제정 등 제반 조건을 갖춘 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식경제관리방법도 전면 시 행에 앞서 먼저 관련 법 개정 및 제정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법 개정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이 아직은 시범 실시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49)“2011년말 김정일 장군님의 서거 후에 김정은 원수님께서 제시하신 정책과제의 하 나가 새시대의 요구에 맞는 경제관리방법의 확립이였다,” “병진로선에 기초한 경제 건설,” 󰡔조선신보󰡕, 2015.1.26., <http://chosonsinbo.com/2015/01/sk126-2/>

(검색일: 2018.9.3.).

하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시범 실시 사항들도 7·1 조치를 뛰어 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2013년에 시행된 조치들로 △ 임금 상한 철폐 △무역권한 부여 △합영·합작 권한 부여 등을 거론 했다. 우선 임금 상한과 관련해 이전에는 “생활비 기준액은 국가가 정한 생활비의 2배 이상 지급할 수 없도록 돼 있었”지만, 그런 제한 이 없어졌다는 것이다.151) 또 무역권한과 관련해 기업소들은 국가 등록을 전제로, “자신의 수출 생산 기지를 정비하고 무역을 행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152)

이렇게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은 기존 북한경제 개념과 상충할 수 있는 개념들이 다수 존재한다.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을 설명하는 문 장 가운데 가령, ‘통일적 지도 밑에 모든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독

150)朴在勲, “共和国の経済学者が見る経済の現況-社会科学院経済研究所 李基成教授

へのインタビ役ー,” 󰡔朝鮮経済資料󰡕, 1号 (2014), p. 9. 박재훈 재일 조선대학교 준 교수는 리기성 교수와 2013년 9월 12일 평양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朝鮮経済 資料󰡕 2014年 1号에 게재했다.

151) 리기성 교수는 “지방의 공장들에서도 생산자들에게 종전의 수십배에 달하는 생활비 를 보장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특히 신의주 소재 락원기계처럼 수출되는 제품을 가진 단위들에서는 인상의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병진로선에 기초한 경제건설,”

󰡔조선신보󰡕, 2015.1.26., <http://chosonsinbo.com/2015/01/sk126-2/> (검색일:

2018.9.3).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은 락원기계연합기업소가 제작한 굴착기(포크레인) 1대가 2014년 1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수출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락원기계연 합기업소에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수출가격은 대당 5만 달러로 다른 나라 제품보다 훨씬 눅은 가격이며 인도네시아 고객도 눅은 가격 때문에 우리 기계를 구입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 자체제작 굴착기 첫 수출,” 󰡔자유아시아방 송󰡕, 2014.2.18., <https://www.rfa.org/korean/in_focus/food_international_

org/export-02182014093545.html> (검색일: 2018.9.5.).

152) 그러나 무역권이 모든 기업에게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무역과 관련한 능력이 인정돼야 무역권이 부여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기성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 창화력발전소가 무역 권한을 받은 사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표적인 실례를 들면 북창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연기 찌꺼기를 가공해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중국이 이것을 대대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런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국가는 북창화력발전소에 무역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朴在勲, “共和国の経 済学者が見る経済の現況-社会科学院経済研究所 李基成教授へのインタビ役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