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을 의 재 발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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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사람을 잇는 마을미디어
김희영 |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마을공동체미디어지원실장
변화를 위한 도전
1966년 ‘변화를 위한 도전(Challenge for Change)’ 이라는 프로젝트가 캐나다에서 진행된 적이 있 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캐나다 영화진흥위원회 (NFB)는 지역주민들에게 카메라와 교육을 제공 하여 주민들이 직접 지역공동체의 문제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하였고, 주민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공개적으로 상영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카 메라를 통해 지역을 관찰하며 지역의 문제를 스스 로 기록하고 나누었으며,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문 제의 해결을 위한 토론과 실천을 이어갔다. 1975 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소 외된 사람들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 접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지역 케이블 방송국을 통 해 방송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되면서 ‘퍼블릭액
세스1)’의 유래가 되었다. 캐나다의 도전은 이후 미 국, 남미,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국가 나 시장의 소유가 아닌 민중들이 소유하는 방송·
미디어의 영역을 만들었다.
2000년 우리나라에서도 「통합방송법」 개정으 로 시청자의 방송 주권과 참여를 명시한 ‘퍼블릭 액세스’ 개념이 제도화되었고 ‘KBS 열린채널’ 등 시민제작 영상의 지상파 편성을 시작했다. 본격 퍼블릭액세스 채널인 ‘시민방송 RTV’의 개국으 로 일반 시민은 물론, 이주민, 장애인, 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표출하는 장이 마련 되기도 했다. 2002년 시민들의 미디어 참여와 제 작을 지원하는 영상미디어센터가 설립되고,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지역 을 기반으로 한 주민들의 미디어활동 지원’을 위 한 공동체미디어 교육과 활동이 점차 확대되었
1) 매스미디어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매스미디어에 필요한 지면이나 시간을 요구하여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함.
다. 2004년에 시작된 공동체라디오2)는 시범사업 을 통해 전국 곳곳에서 지역주민의 목소리와 지역 의 이슈를 담아내는 방송을 시작하면서 공동체미 디어의 장을 열었다. 이러한 공동체라디오의 본격
적인 운영과 지역미디어센터의 확대 설립은 ‘시 청자의 미디어 접근과 참여’에서 ‘지역주민과 공 동체의 미디어 참여와 소유’라는 개념으로 확장 되었다.3)
2) 특정 지역을 권역으로 하여 FM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으로서, 2004년 전국 8개 사업자가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2009년 관악, 마포, 성남, 금강, 대구, 영주, 광주 등 7개 지역이 정식사업자로 전환됨. 현재 국내의 공동체라디오는 1W의 송신출력을 가지고 반경 5km 이내 지역에 라디오를 송출하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방송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음.
3) 현재 전국적으로 7곳의 공동체라디오가, 30여 곳의 지역미디어센터가 운영 중이며, 이들의 활동은 지역주민 개개인의 미디어를 통한 표현과 소 통은 물론, 지역의 여러 현안을 미디어를 통해 이슈화하고 함께 운동하며 지역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일구어가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오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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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본격 등장한 서울의 마을미디어는 이러한 시민의 미디어 접근과 참여를 위한 다양 한 실천들과 그 결을 같이 한다. 수용자 운동과 퍼블릭액세스, 공동체라디오와 미디어센터, 다양 한 지역언론 등 여러 부문의 운동과 결합하며 소 외계층을 포함한 시민의 미디어 참여를 강조하기 도 하고, 사회와 미디어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 기도 하며, 미디어를 통한 공동체의 소통을 강화 해왔다. 마을미디어는 빠른 근대화 이후 획일적인 도시화 과정 속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잃어버리 고 있는 서울에서 ‘사람 사는 재미가 있고 서로 돕 고 사는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을공동체 만들기’(서 울특별시 2012)라는 정책적 흐름 속에서 기존의 미디어운동과 풀뿌리 지역운동이 만나 보다 구체 적인 고민과 실천을 실험하고 있는 하나의 흐름이 라고 볼 수 있다.
마을미디어의 등장과 성장
마을미디어의 구성과 성장은 이웃의 관계망 형성 과 그 속의 소통을 대표하는 매개라 할 수 있다. 서 울시의 주요한 마을정책에서 전제된 ‘마을’의 개 념을 살펴보면 ‘생활의 필요를 하소연하고, 함께 궁리하며, 그러다가 협동하면서 맺어지는 이웃들 의 관계망’이며, ‘생활의 필요를 가지고 몇몇 주민 이 모여 작당하듯 일을 꾸미면서 시작되고, 이런 주민모임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마을이 형성’된다 고 보았다(유창복 2014: 16). 즉, 마을이 형성되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 구성 원 간의 일상적이고 적극적인 관계망이자 그 사 이의 소통이라는 것이다. 여기서의 소통은 공동체
구성원 간의 소식과 의견 교환 차원에서부터 공동 체 내부의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해결해가는 차원까지 포함한다.
마을에서 생각을 같이 하는 주민이 모여 다양 한 경로를 통해 미디어를 접하고, 이러한 미디어 경험이 공동체의 주요 활동 주제나 목적과 만나면 서 마을미디어를 구성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거 친다. 미디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주민들이 경 험을 통해 활동의 목표와 형태를 만들면 마을미디 어는 교육과 활동, 제작과 모임 등을 정기화시키 며 일정한 운영방향과 원칙 등을 만들어간다. 이 렇게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마을미디어는 이후 마을미디어에 필요한 교육과 활동 그리고 공동체 의 운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마을미디어의 경 험과 역량을 쌓아간다.
성북구의 경우, ‘함께 사는 성북구’를 꿈꾸며 지 역활동을 함께하던 주민들이 2012년 ‘우리 마을 미디어 문화교실’이라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15주의 교육과정 동안 주민들은 함 께 모여 웃고 떠들면서 마을을 둘러보고 마을과 자기 삶의 이야기를 소재로 영상을 만들었다. 두 차례의 교육 이후 주민들은 후속활동을 지속하자 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이듬해 ‘성북 마을방송 와 보숑TV’를 개국한다. 무료 플랫폼인 유튜브를 이 용해 채널을 개설하고, 2주에 한 번씩 ‘성북 마을 뉴스’와 40대 아빠들의 광범위한 토크 프로그램인
‘아빠들의 수다’ 제작도 시작했다. 정기적인 제작 을 위해 일상적인 회의구조도 갖추고, 역할배분도 하며, 정기적인 워크숍도 운영했다. 물론, 함께 모 여 ‘웃고 떠들고 먹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2014 년 현재 와보숑TV는 ‘모든 주민은 앵커다’라는 슬
친지, 지인, 이웃과 함께 보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은 적극성을 끌어내는 주요한 동인”이 라고 말하는 와보숑TV, 우리는 마을미디어가 지 역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와보숑TV는 공간과 장비, 제작비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본업을 가진 각자가 방송국을 지 속하면서 다양한 과제 앞에 놓여 있다. 현재는 방 송을 함께할 주민들의 발굴을 위한 기수별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송국 운영을 위 해 협동조합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
“도시로서 역사가 오래된 성북구는 노후한 동 네와 뉴타운이 공존한다. 타 지역보다 노인층의 비율이 높고, 학부모 인구층이 두텁다. 재개발 정 책으로 인한 마을 안 갈등이 내재하며 경제적 차 이가 크게 나는 동네가 존재한다. 이러한 성북구 의 특성은 주민의 생활과 가치관의 차이를 드러내 며 이웃 간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마을공동체 만 들기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을미디어 는 이러한 마을의 문제를 드러내고 갈등을 조절하 며 해결책을 찾는 주민들의 노력을 영상에 담고, 그것을 소통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 요한 것은 이러한 영상의 생산과 소비에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자신들이 생각하는 마을공
창신동 라디오 덤의 경우도 유사한 과정을 통 해 등장하고 성장해왔다. 한때 작가를 꿈꾸었던 30년 베테랑 봉제사, 어쩌다 마주친 영상제작에 빠져 직업까지 바꿔버린 주민, 수다라면 자신이 최고라 자부하는 주민들이 창신동에서 함께 어울 리면서 필요한 재미난 일을 찾았다. 창신동 라디 오 덤은 2012년 ‘우리 마을 미디어 문화교실’을 함 께 만들었던 4명의 동네 언니들로부터 시작되었 다. 두 차례의 교육을 통해 라디오프로그램을 제 작하며 잊고 살았던 자신들만의 ‘끼’를 마음껏 발 산했던 주민들은 교육 이후 정기적인 라디오프로 그램 제작해보자며 이듬해 창신동 라디오 덤을 개 국하여 자신의 개성을 살린 라디오프로그램을 만 들었다. 동네 교회에서 내어준 작은 공간을 방송 국으로 삼고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 방송을 만들었 다. 완성된 방송은 무료 플랫폼인 IBLUG와 팥빵 등을 통해 방송했고, CD나 테이프로 만들어 지역 의 봉제공장과 미용실 등에 돌렸다. 덤의 운영자 는 이 과정을 “나 자신과 세상에 내가 살아있음을, 내가 내 삶의 주인공임을 선언”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이러한 자기표현 과정에서 자연스 레 마을과 만나고 사람과 만난다고 한다.
현재 창신동 라디오 덤은 지역사회 문화예술단 체와 함께 공간지원사업을 통해 조촐한 방송공간 을 마련했다. 작은 스튜디오 하나가 전부이지만,
4) 와보숑에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성북구에 거주하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마을 뉴스의 앵커가 될 수 있음. 또한, ‘아빠들의 수다’에 이어 동네 언니들의 수다방송인 ‘언니들의 호박씨’, 마을 공동체 활동을 중심으로 그 안의 사람들을 담는 ‘마을 포커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주민을 찾아가는 ‘마을 영상 잡지 빌리진’, 마을 주민들의 일상과 공통의 주제로 인생 경험과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등 관련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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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매우 소중 한 공간이다. 창신동 라디오 덤 역시 지속적인 운 영에 있어 여러 과제를 가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주민라디오 제작교육과 방송, 마을 네트워크 등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각자 자기표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놀 랍게도! 마을과 만나게 되었다. 분명 나로부터 출 발했고 내가 하고 싶은 방송을 했는데 마을을 만 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듣는다고 생각하니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방송에 게스트를 초대하고 인터뷰를 나가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변이 보이 기 시작한 것이다. 초기 멤버 중 남아 있는 2명은 개국 후 1년 만인 2014년 1월에 주민자치위원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표현을 넘어선 동네 소식 방송, 동네 현안을 다루는 간담회, 주민 인터 뷰, 주민들의 자기표현 활동을 위한 음반제작 등 을 주요하게 다루기 시작했다.”(조은형 2014: 28) 마을미디어의 성장과정은 결국 미디어를 통해
마을에 살고 있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주민들 을 만나면서 삶이 확장되어 가는 과정이다. 또한, 마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나 이슈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함께 논의하고 해결 해가며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난 10여 년간의 미디어 실천과 3년간의 마을미 디어 실험은 지역과 마을,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 며 만드는 새로운 미디어생태계의 가능성을 제시 한다. 새로운 미디어생태계는 생활세계를 기반으 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으로의 변화를, 주 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삶의 환경-교육, 복지, 문화 등의 정책과 제도-을 스스로 가꾸는 주민자 치의 실현으로, 주류미디어의 상업적·정치적 콘 텐츠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민중 미디어의 발현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을미디어를 통해 새롭게 발견하는
‘사람’과 ‘마을’
라디오, TV, 영화, 신문, 잡지, 사진 등 다양한 매 체로 제작되는 마을미디어 콘텐츠들은 해당 마을
<그림 2> 마을미디어 활동: 성북 마을방송 와보숑TV(좌)와 창신동 라디오 덤(우)
체적인 마을미디어 공동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제작 또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5) 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마을미디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각 기 다른 성장과정과 경험, 지역 안에서의 관계망 과 역할 등에 따라 마을미디어들이 생산해내는 콘 텐츠들도 굉장히 다양하다.
많은 수의 마을미디어들이 주민을 만나고 마을 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마을과 주민들의 소 식을 전하거나 지역의 주요한 이슈를 다루는 ‘지 역밀착형’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있다.6) 특히, 우 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역사와 전설을 발굴하여 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시작된 동작FM의 ‘낭만 과 전설의 동작구’는 2013년 1월을 시작으로 현 재까지 총 72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지역 중심의 역사해설에 나서고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역사해 설가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주민이 함께 제작 중 인 방송은 최근 지역사회와 연계한 ‘동네 역사탐 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민단체, 지역학교, 도 서관 등과의 강연을 연계하고 있다. 또한, 방송의 성과를 모아 책으로 발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고 한다.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는 단순한 역사 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를 살펴보며 우리의 삶의 과제
리의 삶과 보다 더 밀착된 생생한 역사를 스스로 기록한다는 의미가 있다. 마을미디어가 남기는 오 늘 서울의 삶의 현장들은 훗날 2014년을 추적하 는 자료가 될 테니까 말이다.
마을미디어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접속한다. 마 을미디어를 만드는 주민도, 마을미디어를 듣는 주 민도 모두 각기 다른 삶의 배경과 환경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마을에 살지만, 각자의 공동체는 조 금씩 다르다. 마을미디어에서는 주민들이 자기공 동체의 이슈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커뮤니티형’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파킨슨 환우들이 직접 만 드는 가재울라듸오의 ‘파킨슨 사랑방’, 노들장애 인야학 활동가들이 직접 장애현실을 비롯한 다양 한 삶의 이야기를 그리는 ‘당장아’, 종로구 숭인동 한글학교 어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며 글로 표현하 고 싶었던 내용을 방송하는 창신동 라디오의 ‘엉 거주의 글밥 먹는 날’, 세계 유일의 봉제사 방송인
‘쌩쌩~ 그러나 조금은 쉬기도 하는 시간’, 와보숑 TV의 동네 언니들의 깨방정 리얼버라이어티 ‘언 니들의 호박씨’ 등이 그러한 프로그램이다. 커뮤 니티형은 마을의 다양한 구성원이 자신을 드러내 고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놓음으로써 ‘마 을’이라는 공간이 여러 세대와 계층이 함께 어울
5) 정기적이진 않지만 마을미디어 활동을 지속하고 있거나 2014년 ‘서울시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을 통해 새롭게 마을미디어로 진입한 곳까지 포 함하면 60여 곳이 넘음. 물론, 이들 마을미디어 중에는 관악FM, 마포FM, 은평시민신문 등처럼 10년 이상 공동체미디어·지역언론의 역할을 해온 곳이 있는가 하면, 와보숑TV, 창신동 라디오 덤과 같이 2012년 마을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마을미디어를 함께 만들어온 그룹도 있음.
6) 와보숑TV의 ‘성북 마을 뉴스’나 창신동 라디오 덤의 ‘창신동 소통통’‘예술은 아무나 한다’, , 동작FM의 ‘동작사랑방 수다만만세’‘낭만과 전설의 동작, 구’, 가재울라듸오의 ‘ZOOM IN 서대문’, 도봉N의 ‘톡톡 도마토리’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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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사는 공간임을 확인하게 해준다.
많은 수의 주민들이 제작하고 있는 ‘문화예술 형’ 콘텐츠는 마을의 구성원인 주민이 자신의 관 심사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다.7)‘문화예술형’ 콘텐츠는 마을미디어가 반드시
’마을’의 이야기만 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준다. 마 을미디어는 ’마을’에 존재하지만 마을에 살고 있 는 사람들이 마을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 이다. 따라서 마을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기 관 심사를 마음껏 풀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마을 미디어의 중요한 역할이자, 사람을 중심으로 마을 을 해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앞서 창신동 라디 오의 사례처럼 주민들은 자기 관심사의 표현과 소 통을 통해 점차 마을 속에서의 관계망을 넓혀갈 수 있게 된다.
인쇄매체로 제작되는 신문, 잡지 등은 앞서 살 펴본 콘텐츠 유형들을 비교적 종합적으로 담고 있 다. 올해로 10년을 맞이하는 은평시민신문의 경 우, 주류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지역현안을 다루
며 지역의 언론으로서 기능해왔지만, 신문 안에서 는 지역의 현안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소소한 이야 기, 단체들의 행사소식과 고민거리 등을 함께 다 루고 있다. 지역신문은 많지만, 정작 정말 지역을 이야기하는 신문은 없는 현실에서 마을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마을신문을 만들고 싶었다는 ‘마을 신문 도봉N’ 역시, 도봉구의 정책과 제도를 비롯 해 다양한 지역 이슈를 다루면서 동시에 도봉구 의 평범한 사람들과 삶의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특히, 마을신문답게 일일이 동네를 다니며 신문 을 배달하는데, 활동가는 물론이고 지역주민들이 각자의 동네 배달을 나누어 맡는다. 성북동을 각 자의 시선으로 다양하게 그리는 잡지 ‘성북동 이 야기’는 주민들이 모여 마을에 대한 다양한 시선 이 담긴 글과 그림, 사진 등을 모아서 엮어내고 있 다. 특히, 성북동 이야기를 만드는 주민들은 일정 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함께 모여 즐기고 나누 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지역을 기록하고 나누는 행위를 ‘일’이 아닌 ‘놀이’로서 함께 하고 싶어 한
<그림 3> 마을미디어 활동: 동작FM(좌)과 강북구 공동체라디오 강프리카(우)
7) 메탈음악 마니아인 동작FM 사무실 윗층의 공인중개사가 진행하는 동작FM의 ‘노량진 봉숙씨의 메탈헤븐’, 도봉구에 거주하는 20대 축구 마니아 세 친구가 함께 만드는 도봉N의 ‘K리그 퐈이야’,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전하는 강북FM의 ‘Heartist’ 등이 있음.
잡지 4인분 말고 1인분은 지역의 많은 1인 생활 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1인 생활자, 비혼여성들의 관심사는 물론, 이들이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다.
정기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외에 미디어를 매개로 주민들을 매개하는 곳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마을주민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함께 보며 이 야기를 나누는 ‘이야기하는 마을 극장’, 영화에 관 심 있는 주민들이 모여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도 봉구의 ‘미디어 전문가가 되다’ 등의 활동이 그러 하다. 특히, ‘이야기하는 마을 극장’의 경우, 마을 주민들이 자주 모이는 카페공간을 매달 한 번씩
‘극장’으로 만들며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를 통해 마을공동체에 함께하고 있지 않은 다양한 주민들 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만들고 있다. 대 다수의 마을미디어들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면 서 마을과 접속하고 사람들을 만난다면, 이곳은 콘텐츠를 함께 ‘나누며’ 마을과 접속하고 사람들 을 만난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러 왔다가 마을의 다양한 활동을 알게 되어 참여하기도 하고, 마을 주민들과 사는 이야기, 마을의 문제 등에 대해 이 야기를 나누면서 마을에서의 관계를 만들어 간다.
느리지만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지난 2012년 마을미디어의 시작과 함께 활동을 지속해온 마을미디어들은 최근 ‘지속가능성’에 대 한 고민이 깊다. 서울시에서도 지난 3월의 ‘청책
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서도 마을계획 2.0을 발 표하면서 마을미디어를 주요한 마을 기반으로 설 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마을미디어 현장에서는 활동을 지속하기에 너무나도 취약한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을미디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공간과 장비, 그리고 사람이 필요하다. 특히, 마을 미디어에 보다 많은 주민들이 함께하고 정기적인 콘텐츠 제작 또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 는 상근 활동가는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현 재 대다수의 마을미디어에서는 주민들이 자원활 동의 개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을미디어에 투여 되는 공력은 많지만, 이를 통해 생계를 꾸려갈 수 없어 활동에 온전히 집중하기도 어렵다. 그러다보 니 마을미디어를 운영하던 핵심 활동가가 개인적 인 사정으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 마을미디어 활동도 함께 축소되는 한계도 지닌다. 공간과 장 비 역시 미디어센터 등을 통해 대여해 사용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제작과 참여를 위해서는 상시적 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을미디어의 독자적 공간 과 장비가 필요하다. 최근 동작, 창신, 가재울 등 서울시의 공간지원을 통해 소규모 스튜디오 공간 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여러 지역으로 확대가 필 요한 상황이다.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마을미디어 콘텐 츠의 채널 확보도 매우 주요한 과제다. 현재 주파 수를 가진 라디오는 관악, 마포 두 곳뿐이다. TV 의 경우는 채널을 가진 곳이 없다. 일찌감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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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미디어를 제도화하고 지원해온 캐나다, 미국, 유럽 등의 경우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공동체라디 오, 공동체TV가 존재하며 이들의 운영을 국가에 서 지원한다. 최근 남미의 경우 방송의 소유구조 를 국가와 시장과 공공이 각각 33%씩 고루 분배 하는 정책이 도입되기도 하였다. 그만큼 공동체 미디어, 마을미디어가 미디어생태계를 다양하게 하고 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시민소유의 방송 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즉, 마을미디어의 지속가능성은 마을미디어 자체 의 안정적 구조와 함께 보다 많은 시민들과 나눌 수 있는 통로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마을미디어들은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 크’를 재구성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마을미디어를 알리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스 스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마을미디어의 중 장기 종합계획 수립과 건강한 민관 거버넌스의 확 립을 통해 마을미디어의 전망을 그려보고자 한다.
더불어, 각각의 특성을 살린 마을미디어의 자립모 델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다 양한 마을공동체들과 소통하며 교육-문화-마을 경제 등과 연계한 수익창출 방안과 협력방안 등 을 고민하고 있다.
마을미디어는 마을을 만드는 수단이 아닌 마을 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마을이 하루아침에 만들 어지지 않듯, 마을미디어 역시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마을과 사람을 이으며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러기 위해서는 마을미디어 스스로의 고민과 마을 미디어를 함께하는 주민들의 고민, 마을미디어의 지속가능한 환경조성을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함께
되어야 한다. 마을미디어는 마을공동체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마을의 공론장으로서 주민 스스로 마 을을 고민하게 하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권력과 자 본이 소유하는 주류 미디어 중심의 한국적 미디어 구조에 작은 변화를 일으켜 미디어생태계를 다채 롭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보다 민주적인 마을의 소통구조, 사회의 소통구조를 만드는 데 마을미디 어가 작지만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천 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마을미디어가 먼 미래를 꿈 꿔야 하는 이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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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2012.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기본계획.
유창복. 2014. 마을공동체와 마을미디어 정책. 마을미디어 청책토론회 자료 집. 서울: 미디액트.
조은형. 2014. 딱 한걸음 더. 미디액트 12주년 기념포럼 ‘마을미디어 팔도유 람 - 마을미디어 현황과 과제’ 자료집. 서울: 미디액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