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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ques in Kleinian Psycho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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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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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ques in Kleinian Psychoanalysis

Ieehyok Woo

South Buckinghamshire 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Service (CAMHS), Oxford Health Trust, Great Britain, Buckinghamshire, UK

Klein식 정신분석 기법의 실제

우 이 혁

영국 South Buckinghamshire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서비스

When Melanie Klein’s ideas about psychoanalysis were first introduced, they immediately stirred a large controversy over their effectiveness and appropriateness. It is also well known that Melanie Klein’s views led to the intense debate between the so- called contemporary “Freudians” and “Kleinians,” the two prominent schools in the British Psychoanalytic Society, particularly in the 1940s and in the next couple of decades. Despite the attention it received, Kleinian analysis has never been clearly de- fined, nor has it been distinctly differentiated from other analytic schools. It is believed, however, that Kleinian analysts employ different techniques, some of which are regarded by analysts adhering to other schools as “harmful” to patients or their analytic progress. These controversial points are related to Kleinian analysts’ timing of so-called “transference interpretation,” their em- phasis on the “here and now” situation, and the reduced value they place on reconstruction during the course of analytic work.

In my view, it is mainly Kleinian analysis’s conceptual or theoretical differences-from the traditional analytics-that have con- tributed to the development of its characteristic techniques. Melanie Klein is known to have developed her technique for analyt- ic work with children while maintaining traditional analytic values. She discovered “primitive defences” during the preverbal period, which Freud had never observed directly. The direct experiences with children and new findings enabled her to chal- lenge Sigmund Freud’s theory and his technique and were eventually developed into new ideas. In my view, however, Kleinian analysts would still argue that their techniques are not a deliberate diversion from traditional analytics but are designed simply

to meet traditional analytic goals.

Psychoanalysis 2012;23:87-94

KEY WORDS: Kleinian analytic technique · Primitive defences · Reconstruction.

Received: August 28, 2012 Revised: September 24, 2012 Accepted: October 1, 2012 Address for correspondence: Ieehyok Woo, MD

South Buckinghamshire 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Service (CAMHS), Oxford Health Trust, Great Britain, Buckinghamshire, UK Tel: +44-01296-564130, Fax: +44-01296-564170, E-mail: wooieehyok@hanmail.net

먼저 시작에 앞서서 ‘Kleinian’이란 말의 정의부터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이 Kleinian을 다른 정신분석 학파와 구 별하는 것인지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영국 정 신분석학회의 한 축을 형성하는 Kleinian은 그 반대편에 있 는 Contemporary Freudian과는 마음이 어떻게 발달하고 형 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개념이 많이 다르고 그러한 차이가 여 러 가지 정신분석 기법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제 그 차이점을 말씀 드리기에 앞서서 여러분들이 유념하 셔야 할 점은 Sandler와 Sandler(1984)가 이야기했듯이 영국 내의 다른 학파는 오랜 세월 동안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분석을 발전시켜 왔고, 그 결과 사실 차이점보다는 비슷 한 점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Kleinian 분석 기법에 초점을 맞추어 알아 보겠습니다.

제가 한국의 선생님들과 지도감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 은 먼저 분석의 세팅에 대한 관점이 다르지 않나 하는 것입니 다. 유명한 Kleinian 분석가인 Segal(1962)은 분석의 치료적 인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insight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모 든 분석가가 환자의 통찰을 지향하여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는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러한 통찰을 이루도록 도와 줄 수 있을까?’라는 점은 분석 학파마 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Freud는 ‘환자의 억압된 무의식 적 갈등을 의식화 해주는 것이 정신분석이라고 했고, 그 과정 에서 생기는 저항을 해석을 통해 점차 줄여서 무의식을 의식 화 시키는 것이 정신분석의 치료 효과에 기여한다’라고 했습 니다.

이런 무의식 속에 있는 ‘과거의 외상’을 캐내거나 ‘왜곡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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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인 내용물’을 분석에서 밝혀낸다는 것이 construc- tion 아니, reconstruction(Freud 1937)입니다. Freud가 환자 의 id에 의해서 왜곡된 과거를 재구성 하는 것이 환자가 가지 고 있는 불필요한 신경증적인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어떤 분석가들은 전이 상황이 아닌 다 른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관계, 즉 ‘그때 거기(there and then)’에 대해서 해석을 해서 이러한 과정을 돕습니다. 하지 만 Kleinian 분석가들은 이러한 무의식적인 갈등을 의식화 하는 과정이 오로지 전이 관계를 통해서 일어나고 경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즉 Sandler와 Sandler(1984)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우리가 past unconscious에 접근 할 수는 없지만 present unconscious에 접근 할 수는 있고 이러한 접근은 오 로지 here and now에서 생기는 분석가와의 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치료 과정에 서 전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석치료 세팅은 무척 중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여기서 치료자의 중립성을 다시 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환자가 분석가와의 전이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내재화된 대상 관계(internalised object relationship) 를 재경험하게 되고 이것이 전이 해석을 통해 환자가 자신의 불안과 방어를 깨달아 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와의 전이 관계를 왜곡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개입을 자제 합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논쟁의 관점이 제시됩니다. 바로 환자의 Ego가 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Ego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치료 자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 지지가 때로는

‘치료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환자에게 인생에 대한 교육을 하 거나 환자의 ‘Id’를 충족하는 데 사용되는 예를 종종 볼 수 있 습니다. 이것은 Kleinian의 관점에서 보면 치료상황에서 가 장 중요한 전이 관계를 혼탁(contaminated)하게 하고 치료자 의 해석을 통해서 환자 자신의 불안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잃어버리는 것이므로 분석에 반하는 치료자의 acting out으 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Joseph(1975) 같은 분석가는 ‘acting in on the part of analysts’라는 용어를 사용 했지요. 그렇다면 왜 분석가의 이런 지지가 환자에게 별로 도 움을 주지 못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Strachey(1934)가 이야기한 Mu- tative Interpretation 개념이 도움이 됩니다. Mutative란 말은 환자의 내면을 변화시킨다는 얘기입니다. 즉 환자가 돌아서 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런 해석이 아니라 무엇인가 환 자의 본질적인 관계에서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해석을 Mutative Interpretation이라고 부릅니다.

Strachey(1934)는 치료과정에서 특히 superego의 역할에 대해서 역설했습니다. 이분은 심리 발달에서 interjection과 projec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특히 superego가 interna-

lised object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즉, 환자는 분석가를 자신 의 harsh imago를 투사시킨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러 한 harsh imago는 사실 환자의 oral aggression이 투사되어 생긴 왜곡된 경험이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서 이러한 왜곡이 풀리지 않고 계속되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전 이 부분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다고 봅니다. 즉 오래된 논쟁점 중에 하 나인 nature이냐 nurture이냐 하는 것입니다. 즉 소위 말하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이러한 harsh superego가 없고 어 린 시절 무섭고 엄격한 부모를 만난 사람이 harsh superego 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치료 경험을 보면 이 런 환경적 영향과 무관하게 strong superego가 문제가 되는 환자들도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있을 수 도 없을 수도 있는 ‘부모에게서 받은 외상’을 찾기보다는 환자 자신의 ‘공격성’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Klein(1933) 은 이러한 공격성이 death instinct로써 기인한다고 보았고 Bion(1959)은 이러한 공격성을 외부 대상(주로 엄마)이 con- tainment를 통해 순화해서 되돌려(reprojection) 줌으로서 유 아의 심리 발달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요. 제가 치료를 했던 많은 아동들은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 에서 자란 적이 많았고 그나마 그 어머니들이 우울증이 있는 분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아동들이 치료실로 올 때 공격적 인 행동 문제를 가지고 오는데 바로 그러한 경우에 아주 har- sh superego가 임상적인 문제를 많이 일으킵니다. 여기서 그 들의 superego는 그들이 엄격한 부모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 니라 바로 Strachey(1934)가 이야기했던 oral aggression이 전 혀 순화되지 않고 더욱더 증폭된 형태로서 남아 있고 이것이 환자의 internalised object가 되어서 치료자를 만났을 때 그 내적 대상이 투사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Klein은 Freud와는 다르게 인간은 태어나면서 elementary ego가 있어서 대상과 관계를 맺는다고 했습니다(Klein 1946).

즉 Freud(1926)는 대상이 마음속에 생기는 순간이 반복적으 로 본능을 만족시켜주는 대상을 경험하고 나서라고 했지만 Klein(1946)은 바로 출생한 유아라도 삶과 죽음의 본능을 가 지고 있고 그것이 출생 직후부터 엄마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 치고 그 내면 세계를 만드는 뼈대를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이 런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 introjection과 projection입니 다. 즉 아기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것 은 실제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대상입니다. 즉 자신이 울고 있을 때 와서 들어주는 엄마의 손은 좋은 대상이지만 자 신을 놓아버리는 손은 나쁜 대상으로 경험하고 이러한 분리 (splitting)가 삶과 죽음의 본능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필연적 인 불안을 견디게 합니다(Klein 1946). 이런 시각에서 보면 아 기가 엄마와의 여러 경험을 통해서 마음속에 쌓이기 시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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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내면화된 대상(introjected objects)들이 결과적으로 super- ego를 형성합니다. 적대적인 감정이 투사되어 자신을 괴롭히 는 엄마로 경험되는 것은 모질고 잔인한 superego를 만들고 또 자신의 사랑스런 감정이 투사된 엄마와의 경험은 idealised mother 즉 idealised ego를 형성합니다(Malcolm 1988).

제가 치료했던 Tommy는 엄마 아빠가 심각한 마약 중독자 라서 태어나자마자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 다. 이를테면 아침에 방문해 보면 전혀 우유를 먹은 흔적이 없고 입에 초콜릿 자국만 남아 있습니다. 부모가 마치 애가 울면 귀찮다는 듯이 단것을 먹여서 입만 막은 것 같은 추측을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지요. 또한 부모가 마약에 취해 있을 때 는 아주 폭력적이 되는데 스스로 직접 맞았다고 보여지는 증 거는 없지만 어머니가 자주 폭력으로 경찰에 보고된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Tommy가 치료를 시작한 나이가 3살 때입니 다. 이 Tommy의 첫 세션을 보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su- perego가 치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Tommy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나를 따라 방으로 들어왔 다. 혼자서 처음으로 내방에 들어오면서도 아무 스스럼없어 하는 Tommy에게 나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내방에 들어오 자마자 방을 한번 휙 둘러보더니 내 앞에 서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마치 Tommy가 얼어붙은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른이라면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물어볼 수 있었겠지만 Tommy는 아마 대답을 못할 거라는 생각에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Tommy는 내 앞에 서 있게 하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이 일어났다. Tommy가 빨리 자기 상자로 가 서 내가 준비한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Tommy는 울먹거리며 할머니가 어디에 있냐며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Tommy는 간신히 할머니가 보고싶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첫 사오 분 동안 Tommy는 내가 격려를 해도 자기 상자의 뚜껑을 열어본다거나 그 뚜껑 을 덮고 있는 담요를 걷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Tommy에게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불안한 것 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내 말에 대 답조차 하지 않았다. Tommy는 그저 두 눈을 부릅뜬 채로 서 있기만 했다. Tommy가 다시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때 나는 내가 당장 Tommy를 할머니에게로 데려가지 않으면 Tommy가 완전히 끝장날 것 같은 걱정을 했다.

할머니가 우리와 같이 방으로 들어온 이후로는 Tommy는 그저 할머니 옆에 서서 그 등뒤로 숨고 나를 전혀 쳐다보지 않았다. Tommy는 집에 가고 싶다고 되풀이해서 이야기했다.

나는 Tommy가 여기서는 불안하고 집에서는 안전하게 느끼 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또 나하고 있기에는 불안하고 할머니하고 있으면 안전하게 느끼는 것을 이야기 해 주었다.

분명 이 지점에서 Tommy는 할머니는 안정한 대상이고 치 료자는 위험한 대상 즉 persecutory object로 받아들이고 있 습니다. 이것이 splitting이라는 방어기제입니다. 아주 박탈이 심했던 과거를 경험한 Tommy는 할머니는 idealised object 로 경험하고 있고, 할머니하고만 있으면 세상은 너무나 안전 한 곳이라는 즉 초콜릿을 먹여주었던 어머니의 손과 동일화 (identification)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자신이 배가 고파서 울 고 있어도 아무런 음식도 주지 않고 잠만 자고 있었던 어머니 에게 투사된 자신의 공격성이 이제는 치료자에게 투사되어 치료실 안에서 극심한 피해 불안(persecutory anxiety)을 겪 게 됩니다. 이러한 상반된 경험이 합일되지 않고 분리된 채로 남아 있어 Tommy의 대상 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두 번째 시간에 Tommy는 플라스틱으로 된 아주 입이 큰 악어 장난감을 발견했다. Tommy는 처음에는 꼬리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보다가 다시 손으로 몸통을 더듬고 점차 턱 으로 올라갔다. 흥미롭게도 마치 기대하고 있었다는 듯 그 큰 턱을 열려고 했다. Tommy는 자기가 그 턱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로 입 안에 무엇이 있는지 무척 궁금해했 다. 그러고는 자세히 안을 들여다보면서 탐색을 했다. Tom- my가 몇 번 그 턱을 열었다 닫았다 하더니 마루에 있는 공을 집어 들더니 입안에 쑤셔 넣기 시작했고 그 악어가 공을 물도 록 했다. 또 플라스틱 주전자를 가지고 오더니 그것도 물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Tommy는 자기 손가락을 그 악어 입에 집 어넣더니 실제로 그 악어가 아주 세게 물도록 연출했다. 나는 Tommy에게 그 악어가 무엇이든지 물고 그리고 아마 그 공 이나 손가락들이 아주 아파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왜 그렇게 그 악어가 계속 물어뜯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렇지만 Tommy는 전혀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무는 연출 을 했다. Tommy는 자기가 놀던 점토를 발견하고는 그 악어 가 그 점토를 물도록 했다. 그렇지만 그 점토가 너무 커서 물 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억지로 입안에 쑤셔넣더니 그것을 찌 그러뜨렸다. Tommy는 자기의 이런 놀이에 완전히 몰두해 있었다. 그러한 장면을 보는 나는 Tommy의 강력한 파워에 완전히 압도되어 있었고 마음 한구석이 섬뜩함을 느꼈다.

이와 같이 치료 시간 중에 보인 Tommy의 입에 대한 집착 은 얼마나 Tommy의 superego가 Tommy의 oral ag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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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의해서 혹독하고 잔인한 대상으로 왜곡되어 있는가를 보 여 줍니다. 즉 Tommy는 치료사를 그 악어처럼 자신을 물어 뜯고 삼켜 버릴 수 있는 대상으로 경험되기 때문에 놀이 시간 중에 놀 수가 없고 그러한 persecutory anxiety를 방어하기 위해서 자신의 불안을 치료사에게 투사하여 오히려 치료사 가 그 세션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pro- jective identification입니다.

처음에 환자가 분석을 시작할 때 분석가와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 어떠한 이야기라도 비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이 환자에게 새로운 superego로 경험되는데 이것을 Strachey (1934)는 ‘Auxiliary Superego’라고 불렀습니다. 즉, 환자가 분 석가에게 오게 된 동기 의식과 현실에서의 괴로움 등이 분석 관계에서의 치료 전반기에 auxiliary superego의 발전을 가능 하게 하여 환자의 ego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항상 주변 현실 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original superego와는 구별되 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왜 이 구별이 중요하냐 하면 비록 분석가가 auxiliary superego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환자의 superego는 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고 ‘무엇이라도 말해도 된다’라고 분석가가 이야기 하는 것이 그렇게 하지 못하면 환 자를 쫓아버릴 것이라고 들리게 합니다. 그러면 분석가가 어 떤 수단을 써서 이러한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자유 연 상을 가능하게 할까요? 바로 그것이 해석(interpretation)입 니다.

Strachey(1934)는 분석가의 해석이 환자 자신의 id가 투사 된 왜곡된 원초적 대상(archaic phantasy object)과 실제의 대 상(real external object)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muta- tive interpretation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를 Strachey는 분 석가의 해석이 환자가 되풀이 하는 신경증 악순환(neurotic viscious cycle)을 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때 환자는 실제의 대상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공격성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그 대상에 대한 공격성이 감소되는데 이 것은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Bion(1962)의 containment, 즉

‘reverie’ 역할과 일맥 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해석이 실제 분석 상황에서 강력한 무기인데 Klein (1952)은 이러한 mutative interpretation이 되기 위해서는 here and now를 해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역설했습 니다. 마치 사전 속에 있는 지식을 끄집어 내는 듯한 해석은 환자의 즉각적인 본능적 충동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mutative interpretation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John’은 13세 남자 아이인데 가끔씩 자기도 모르게 벽에 머리를 충동적으로 박는 증상으로 찾아 온 환자입니다. 처음 몇 세션은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치료사만 멀뚱멀뚱 바라 보다가 처음으로 오늘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느 날처럼 들어와서 앉는데 무척 지친 기색이다. 하품을 하면서 ‘죄송해요’라고 이야기한다. 많이 피곤해 보인다고 하 니 지난주에 강아지를 데리고 왔는데 오늘 엄마가 자기 방으 로 데리고 와서 내 얼굴을 핥고 해서 할 수 없이 일어났단다.

그렇지만 분석가가 “강아지가 생겨서 몹시 기뻐하는 것 같 다.”라고 하니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강아지 가 생겨서 좋기는 한데 자기나 가족들이 밖으로 나갈 때는 강 아지가 창문가로 와서 자기들을 바라보고 또 한밤중에 가족 들이 집에 들어올 때는 조용히 들어와야지 만약 강아지가 깨 면 자신들한테 너무 매달려서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John에게 어쩌면 그 강아지처럼 John이 오늘 다시 내 치료실 로 와서 기쁘지만 자신이 이런 감정을 나타내면 저도 John이 나 John의 가족처럼 힘들어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니까 John이 자신도 자기 강아지와 성 격이 비슷한데 쉽게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는 자신이 어렸을 때 쇼핑몰에서 자주 부모를 잃어 버려서 몹 시 무서워했던 적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John이 처음에 치료자와의 관계를 어려워했던 이유는 치 료자가 자신을 버리지는 않을까(이것은 John에게는 trans- generational theme입니다)라는 불안이었는데 물론 그것은 자신의 좋은 대상에 대한 선망 그리고 그것 때문에 생긴 공격 성과 관계가 있습니다. 분석가는 John의 어린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일부러 탐색하지는 않고, John이 바 로 그 순간 가지고 있는 불안에 대해서 해석해 줍니다. 이러 한 자신의 즉각적인 감정과 연결된 해석은 환자의 불안을 감 소시켜 주며 환자가 스스로 과거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이것이 reconstruction, 아니 linking with the past입 니다. 즉 분석가가 환자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 주면 환자 가 과거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환 자가 스스로 연상을 해서 연결을 시키면 감정적으로 재경험 을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에 대한 연결 을 언제, 그리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는 분석가마다 차 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Freud는 자신의 저서 ‘Construction in analysis’(1937)에서 환자가 분석을 통해서 자신의 잊었던 과거를 찾아 오는 것을 construction이라고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Freud는 억 압을 통해서 잊고 있던 과거를 다시 기억하게 되는 것을 중요 한 분석 작업으로 보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Klein 은 분석의 지평을 preverbal period로 넓히는 중요한 공적을 남겼습니다. 즉, Klein이 이야기 했던 projection, introjection, splitting, projective identification 등의 방어들은 이미 언어가 발전되기 훨씬 이전부터 활성화되어 있고 이러한 불안과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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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들로 생긴 여러 경험들은 언어로써의 기억이 아니라 감정 적 기억(memories in feeling)(Klein 1957)으로 개인의 내면 에 머무르게 됩니다. 즉 분석 상황에서 환자는 언어로써 기억 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분석가와의 전이 상황에서 projective identification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재경험하며 분 석가는 환자의 이런 초기 기억들을 언어로 환자에게 다시 전 달해 줍니다. 결국 Kleinian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환자들이 preverbal한 상황에서의 방어들이 환자의 증상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 시기의 어려움들을 조명하기 위해서는 분석가와 의 전이 관계를 통한 here and now 해석만이 mutative inter- pretation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고전적 관 점에서의 전이는 환자의 과거가 repetition compulsion을 통 해서 분석가에게 ‘trasnsfer’되는 것으로 보았다면, Klein은 전 이를 환자의 내적 대상관계가 환자의 즉각적 충동과 불안 때 문에 외재화(externalization) 된 것으로 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확실히 Kleinian들은 분석 작업에서 과거의 기억을 찾 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덜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거를 캐 내는 것은 과연 분석 작업에서 불필요한 것일까요? 이 질문 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과거가 과연 어떠한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 니다.

얼마 전 찾아온 20대 남자 환자인 James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서 학대를 받았고 그것 때문에 자신이 대 인 공포가 생겼는데 아무래도 자신이 이제는 avoidant per- sonality disorder가 맞는 것 같다고 합니다. 어떤 학대를 받았 냐고 물어보니 아버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기가 기분이 나쁘면 환자에게 고함을 지르고 경제적인 점에서도 집에 별 로 기여하는 바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James는 저에 게 자신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서 따지듯이 물었고 제가 과 연 자신의 이전 치료사와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지 물었습니 다. 그런 채근을 하는 환자의 얼굴에는 저를 경멸하는 듯한 미소가 가득 담겨 있었고 저는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꼼짝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James에게 어렸을 때의 기 억을 더 이야기 해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치료적일 것 인가는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환자는 이미 자신의 감정적 인 기억을 현재의 치료 상황에서 재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 다. 그래서 저에게는 James가 몇 살 때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가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분석가인 저도 아버지처럼 혹 독하고 잔인한 대상처럼 경험되어 그러한 경험을 저에게 projective identification을 통해서 전달하고 있는 것을 언어 화 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James가 이야기한 아버지와의 과거는 현 재를 방어하기 위한 과거이지 Freud가 의미하는 reconstruc-

tion을 위한 과거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현재가 의미 를 갖기 위해서는 과거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환자가 이야기 하는 과거가 진정한 reconstruction의 의미를 가지는 과거인 지 아니면 현재나 과거를 방어하기 위한 과거인지는 치료자 가 잘 구별해야 합니다. 또한 이 장면에서 환자에게 ‘아버지 에게 화가 많이 났었군요’ 내지는 ‘아버지가 정말로 못된 사 람 같다’ 등의 코멘트는 환자의 감정에 동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환자의 투사를 강화하는 작용을 하고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환자에게 엄격한 초자아에 대한 불안이 더 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이관계에서 projective identification의 개념을 가지 고 전이를 분석한다는 것은 새로운 Kleinian들의 시도였습 니다. 사실 Klein(1946)이 처음 projective identification을 이 용해서 해석을 할 때는 환자의 환상, 불안, 감정에 대해서 그 냥 알려주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어떤 환자가 악을 쓰고 있 는 아이가 분석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는 꿈을 가지고 왔을 때 Klein이라면 아마도 ‘당신은 당신 자신의 유아적인 욕구로 울부짖고 싶은 감정을 받아 들이기가 어려워서 나에게로 이 감정을 없애 버리려고 한다. 그래서 나의 얼굴이 그 아이의 얼굴에 나타난 것이다.’라고 해석을 했을 거라는 겁니다 (Spillius 1988). 만약 분석가가 Klein과의 지도감독에서 자기 가 환자에게 울부짖고 싶은 감정이 들었다면 Klein은 그 분 석가에게 자기 분석이 좀 더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을 것 입니다. Bion(1959)의 위대한 업적은 이러한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없애 버리려고만 한 것이 아니라 분석가에게 이러한 감정을 불러 일으켜서 자신이 어떤 감정을 겪고 있는지를 소 통하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Joseph(1985)은 다들 아시다시피 total situation을 주장한 분석가인데 이분은 전이 가 단지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고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서도 생기는 만큼 분석가의 역전이를 항상 관찰해야 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서 이 분에게는 환자가 말하는 것과 분석가의 역전이에서 어떤 모순이 생길 때 그것을 출발점으 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황순원씨(가명)는 30대 후반을 지나 40대로 들어가는 한국 아줌마이다. 영국 런던에 남편이 발령을 받아서 오기 전까지 는 한국에서 불문학과를 나와서 불어교사 그리고 학원교사 를 한 경험이 있는 생활력이 강한 여성이었으며 슬하에는 중 학교에 들어가는 아들과 다소 터울이 있는 이제 4살이 넘은 아들이 있다. 평범한 서울 사람처럼 남편과 함께 악착같이 살며 강남에 아파트 한 채 힘겹게 장만한 뒤 열심히 살고 있 으나 자신의 정신과적 문제 때문에 거의 10년 가까이 약물치 료와 정신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 상황으로는 이전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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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우울증으로 입원한 전력이 있는 어머니와 자신의 말로는 거의 환자 수준이라는 아버지와 두 살 위인 오빠가 있으며 그 나마 오빠와의 관계도 서먹서먹한 정도이다. 남편과는 대학 졸업 후 연애 결혼을 했는데 시집과는 그다지 사이가 나쁜 편 은 아니며 오히려 어떨 때는 친정보다도 더 챙겨주는 때가 많 다고 표현하고 있다. 환자가 호소한 주된 문제는 우울한 기분 과 더불어 과거처럼 다시 우울증에 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 려움이었다. 불안해지는 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나 나중에 드러나게 되지만 환자의 우울증에 대한 불안 은 자신이 주위에서 버려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기 인하는 것으로 생각할 여지가 많은 것 같았다.

하루는 환자는 앉자마자 약에 대해서 얘기하였다. “요즘 약을 반으로 줄여서 며칠 지냈는데 나중에는 많이 불안해지 더라. 그래서 두 가지 중 김○○ 선생님이 덜 중요하다는 것 은 그냥 반으로 먹고 나머지는 그냥 다시 예전대로 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꿈도 많이 꾸고 여하튼 그랬다. 근데 선생님까 지 꿈에 나타나더라. 하루는 꿈속에서 여기로 선생님을 만나 러 오는데 여기가 세 줄, 네 줄로 사람들이 너무 붐비더라. 걱 정을 하고 들어오니 선생님한테는 미안한 소리지만 모두 다 른 선생님을 만나러 왔고 선생님을 보러 온 것은 아니더라.

그런데 어쨌든 선생님은 자리에 없고 다음 주에 오신다고 해 서 보지는 못했다. 그 다음에 다른 꿈도 꿨는데, 어휴...” 환자 는 꿈 이야기를 하다 말고 중단했다. 더 이상 물어보지는 않 고 그 꿈에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를 물어보았다. 환자는

“어휴, 약 때문에 여러 생각이 많이 드는 모양이다라고 생각 했죠. 선생님이 약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해주시니까 그게 사실 졸로프트라고 하는 건데 50% 먹으니까 불안하고 75%

먹으니까 괜찮더라구요. 그게 뭐 꼭 약 때문에 그런 것 같지 는 않은데.”(솔직히 환자가 다시 약에 대해서 이야기 하니까 아주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왜 환자가 약에 대해서 이렇게 집착을 하게 되었는지? 그 와중에 나의 생각은 이러한 현상 이 환자가 무조건 매주 와야 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것이라는 것에 미치게 되었다).

치료자: 자기한테 일어나는 변화가 약 때문에 그런지 아니면 치료 하고 관련이 있는지 긴가 민가 하시는 것 같다.

환 자: 그렇죠

치료자: 또한 정신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과연 약물치료를 받는 것보다도 효과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으신 것 같다.

환 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00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물 어보기는 하는데 전화통화하기가 쉽지 않아요. 옛날에는 밤 1시에 전화도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까지는 안해요.

치료자: 제가 가만히 있는 것이 기회를 준다거나 열심히 듣고 있

다고 생각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 혹시 어머니께서 우울하셨다고 하 셨으니까 아마 어렸을 때 본인이 생각했을 때는 자신이 암만 이야기 해도 공허한 메아리가 된 경우가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환 자: 어머니가 아예 아주 어렸을 적부터 그러신 것은 아니었어 요. 사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엄마가 아주 헌신적으로 모든 것을 다해주셨죠. 그러다가 6학년 때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제가 6학 년 때는 전교 회장을 했는데 엄마의 치맛바람도 어지간했죠. 온갖 레슨을 다 받았어요. 오빠는 농땡이를 많이 부렸지만

치료자: 제가 그런 엄마에 비해서 아주 적게 주는 것처럼 생각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제가 조금만 준다고 생 각하는 것이 덜 불안하게 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치료자도 예전 의 엄마처럼 많이 준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그 모든 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혹시 그러한 점이 본인의 꿈을 이야기하기 싫어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군요.

환 자: 제가 싫었던 것은 아니고.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요.

흠 그게 뭐냐하면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거든요. 엄청나게 많은 여자에 둘러싸여가지고 있는데 저를 보게 되었어요. 근데 냉정하게 고개를 돌리지 뭐예요. 그러곤 가버렸어요.

치료자: 순원씨가 한 꿈 이야기가 참 신기하네요. 스스로는 의미 가 없다고 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오늘 저희들이 이야기하고 있 는 주제와 아주 연관이 많은 것 같아요. 오늘 처음에 오셔가지고 꿈 을 이야기 하시고 바로 약에 대해서 얘기하셨잖아요? 제가 생각했 을 때는 순원씨가 저랑 하는 치료를 정말로 가치 있게 여기면 여길 수록 제가 순원씨를 포기하고 떠날까봐 자꾸 두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신 저보다 자신이 핸드백에 넣어서 가 지고 다닐 수 있고 또한 용량도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는 약물에 아주 관심이 많아지신 것 같아요. 근데 그 두 가지 꿈에서 순원씨는 자신이 원하고 있는 대상이 자신을 떠나거나 관심을 보여주지 않을 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잖아요. 아니면 김선생님을 마음속에서 떠나 보내는 게 쉽지 않으신가 봐요. 아마도 25%는 보낼 수 있는데 75%는 가지고 계셔야 될지도...

환 자: (웃으며)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여기 올 때 몇 시간 전에 제가 약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선생님이 제 가 선생님을 거절하는 것처럼 느끼실지도 모르겠다고 불안했거든요.

그리고 (침묵) 참! 선생님이 저를 버리기야 하겠어요. 이제는 안 오 는 시간도 돈을 내야 하고 그나마 빠질 수도 없게 되었는데…

나중에 분석이 진행되면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환자는 어머니가 아주 초기에도 산후 우울증으로 자신을 잘 돌보지 못했으며 거의 아버지가 어머니 역할을 도맡아 하다시피 했 었다. 하지만 환자의 기억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너무 못살게 굴었으며 그 결과로 어머니가 우울증이 생겼다고 믿고 있었 다. 하지만 치료상황에서 되풀이 해서 드러나는 것은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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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 대한 의존 욕구(다른 말로 하면 대상에 대한 탐욕)와 그것이 얼마나 파괴적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엄청난 적개심과 상실된 엄마와의 관 계에 대한 애도반응이 처리되지 않아서 스스로 어머니와 동 일시 되는 상황에 대해 엄청난 불안이 있지만 거기에 대한 기억은 당연히 환자의 억압 속에 갇혀 있었다. 왜곡되고 눌 러진 기억들이 분석을 통해서 reconstruction 되기 위해서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과거 속의 과거에 관심을 가져서 되는 것 이 아니라 바로 과거 속에서 살고 있는 현재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바로 ‘here and now’식 해석이다(Strachey 1937).

이 작업을 통해서 비로소 환자의 과거가 현재와 연결되며 과 거로서의 의미를 가지면서 현재와 분리되는 것이다. 즉, 환자 의 repetition compulsion(Freud 1914)을 멈추게 된다는 뜻이 다. 또한 순원씨가 자신이 해를 준 대상에 대한 죄책감을 뒤 로 하고 복구(reparation)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얼마나 어머 니에게 힘든 존재였으며 자신의 의존 욕구와 선망의식을 통 해서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의 불 안을 직면하고 정말로 어떤 것이 진실이었는지 밝혀 내는 작업이 진정한 애도반응을 가능하게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reconstruction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 자신의 신경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과거와의 대화가 필 요하다는 말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전이 관계에서 가장 환자의 불안이 정점에 달해 있 는 상태에서 그것을 해석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는 견해가 있었다. 바로 소위 deep interpretation에 대한 논란이다. 하 지만 Freud도 가장 의식에 가까이 있는 무의식의 내용부터 해석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Freud 1914)? 문제는 의식 에 가까이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이야기 하느냐 하는 것인데, 어쩌면 이것이 Sandler와 Sandler(1984)가 이야기한 present unconscious와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deep interpretation은 환자의 일생에서 너무 이 른 시기에 발생한 일들이라 환자의 실제 경험과 많이 떨어져 있거나 환자가 억압을 아주 많이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해석 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런 깊은 해석을 하지 않으면 분 석 자체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 장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Hinshelwood 1988).

하지만 Klein의 Richard 사례나 여러 아동 분석 사례를 보 면 얼마나 아동들이 불안해 있을 때 이런 deep interpretaion 들이 아동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놀이를 촉진하는 지에 대해 서 자세하게 기술해 놓았습니다(Klein 1961). Richard가 분 석을 시작했을 때 열 살 된 남자 아이였습니다. 여덟 살이 된 1939년에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불안이 너무 심해져서 학교

를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애들을 너무 무서워해서 밖으 로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이 사례 기술에서 Klein은 자신이 해석을 할 때는 언제나 미소를 짓거나 비유를 사용하거나 인 용을 하는 것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해석을 할 때는 어린이 나 어른환자 할 것 없이 절대로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가 사용했던 말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환 자의 저항을 줄일 수 있고 또한 환자의 마음으로 완전히 들 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분석을 할 때는 Richard에게 생소 한 말들인 ‘genital’, ‘potent’, ‘sexual relation’, ‘sexual inter- course’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분석이 시작되자마자 아주 인상적인 것은 Klein이 얼마나 analytic situation을 급속하게 만드냐는 것입니다. 면담실이 사회의 다른 만남과는 다른 특별한 장소라는 사실은 Klein이 성이나 죽음에 대한 말 등 범상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함으로 써 확인됩니다. 또한 Klein은 Richard의 깊은 내면으로 바로 들어가서 불안을 움직입니다. 이것이 여기서는 Klein이 아빠 의 편인지 아니면 엄마의 편인지 또한 다음날 세션에 나오는 부모에 대한 적개심을 과연 선생님에게 이야기 해도 되는지 등등을 바로 해석함으로써 Richard가 하는 대로(투사하는 대로) 가만히 놔 두는 것이 아니라 그런 투사를 하게 되는 불 안에 대한 해석을 함으로써 오히려 불안을 감소시키는 역할 을 합니다. 한 가지 첨언할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는 환자 의 part object(breast, nipple, penis) 용어를 바로 쓰기보다는 그것과 연관된 기능을 나타내는 용어(seeing, hearing, think- ing, evacuating)를 쓰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Klein 이 틀렸다기보다는 익숙하지 못한 분석가가 이러한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분석가와 환자와의 사이가 굉장히 딱딱하게 변하고 오히려 정서적인 접촉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 작했기 때문입니다.

정신병 환자에 대한 기법도 어린 아동에 대한 원칙에 변화 가 없었듯이 분석의 테크닉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처 음 정신분열증 환자를 분석한 Rosenfeld(1947)나 Segal (1956)은 철저히 분석 세팅을 지켰으며(몇몇 환자의 경우는 카우치를 거부했습니다) 전이를 해석하여 분석을 진행했습 니다. 이런 배경에는 Klein(1946)이 발견한 Schizoid posi- tion과 그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원시적 방어기제에 대한 이해 가 증진되고 나서 몇몇 분석가들이 적극적으로 시도하려고 한 이유도 있습니다. Projective identification의 과정을 좀더 적극적으로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 소개하고 conntainment을 이용하여 엄청난 양의 투사로 인한 projec- tion으로 산산이 분열된 대상들을 통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Bion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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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ment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Busan Psychotherapy Study Group, 31 August, 2012, Busan.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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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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