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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지방을 살리려면 베이비부머가 변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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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HS가 만난 사람 • 40

“ 청년과 지방을 살리려면

베이비부머가 변화해야 합니다”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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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호 2021 January

정우성(이하 정) 지난해 출간하신 저서 「베이비부머가 떠 나야 모두가 산다」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마강래(이하 마) 이전에 출간했던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에서 다룬 국토균형발전을 인구의 관점에서 들여다본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국 토균형발전과 인구감소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는 바람으로 베이비부머 책을 썼습니다.

처음에 「지방도시 살생부」를 발간한 이후에는 반감 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 책에서 제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정부의 도시재생정책에 대한 처방전 으로 압축도시전략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핵심은 도시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압축하는 쪽으로 방향 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 라 거점지역을 더 성장,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주요 논 지다 보니 어려운 도시가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지방도시의 내공을 폄하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잠재력 있는 지방도시들이 많고, 지금은 잠시 주춤한 상태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런 도시들을 쇠퇴도시로 낙인을 찍어버린다면 활력을 되찾을 반전의 기회를 잃 게 됩니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이라는 메가

트렌드는 막을 수 없습니다. 트렌드에 제대로 대처하 지 못한다면 결국 도시의 죽음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 대로라면 204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30%가 도시 기능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이러한 관점 이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도시를 죽이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살아가는 방법입니 다. 그 관점에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지방도시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였습니까.

마 2016년에 국토연구원과 도시재생 r&d 연구과제 를 함께 수행하게 되면서 지방의 중소도시들을 답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연구진으로 참여했 던 대학원생들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도권과 지 방도시의 괴리가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학생들과 답 사과정에서 고민했던 이야기들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방향성을 제시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2014년에 도입된 입지적정화 계획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입지적정화계 획은 문화 · 복지 · 의료 · 상업 등을 도심에 집적시키기 위한 계획입니다. 여러 기능들을 한 군데 모아두어야 인프라의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도심 래 성장의 활력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강래 교수는 청년과 노인의 직업과 생활 터전을 분리함으로써, 두 세 대가 부딪히지 않고 공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분화를 위한 중요한 방법이 ‘베이비 부머의 귀향’이다.

인터뷰 정우성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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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주변에 주거기능을 유도합니다. 이렇게 도시를 압축화하는 것이지요.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의 자생력이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큰 시사점이 있 는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게 절실한 생 활 SOC 계획과 교통계획을 이 제도와 연관 지어 구상 해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이 저의 책 「지방도시 살생부」

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분권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마 저는 도시계획학을 전공했지만 인간의 삶을 영위 하는 공간을 다루다보니 다차원적인 연구를 해볼 필 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행정학에 관심을 두게 되면 서 자연스럽게 분권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분권이라 는 게 워낙 종류가 많습니다. 그중 지자체들이 가장 원 하는 것은 재정적인 분권입니다. 기초지자체 중 재정

자립도 1위인 서울시 강남구는 한 해 7696억 원의 예 산을 쓰는데, 그중 5222억 원이 자체수입입니다(지방 세+세외수입). 반면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전남 구 례군은 한 해 동안 필요한 돈이 2636억 원인데, 자체 수입은 225억 원에 불과합니다. 자체수입 하위 20%

지자체와 상위 20% 지자체의 격차는 16.4배에 달하 며 계속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차이가 심한 지자체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했을 때 결과는 어떨 까요. 재정분권을 통해 지방세 비율이 올라가면 가난 한 지자체의 세입도 증가하지만, 부자 지자체의 세입 은 더 많이 증가하게 됩니다.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되 는 것이지요. 대통령께서 현재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 을 8:2 구조에서 6:4로 바꿔나가겠다고 공약했던 것 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저는 권한을 나누는 것보다 격 차를 줄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분권보다는 균형발전에 우선순위를 두셔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그럼 분권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시나요.

마 아닙니다. 분권은 무조건 이루어야 할 궁극적이고 아름다운 가치인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분권은 열악한 지자체에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지방분권은 기본적으로 지자체들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시장주의적’ 성격을 지닙 니다. 그런 시장주의적 개념이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 동장에서 시작된다면 사실 약자들은 굉장히 불리한 결 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중앙이 틀어쥐고 있는 권 한을 지방에 이양시켜서 주민들이 자치의 경험을 체득 하고, 자치를 통해 소속감과 책임감, 자부심도 느끼는 과정이 분권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 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정하는, 즉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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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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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호 2021 January

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주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책을 펴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 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토의 인구분포는 어떻게 변할까요? 능력 있는 지자체로 사람과 기업이 몰릴 것 입니다. 지방은 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벗어나기 어 렵겠지요. 경제를 살려 지방을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방의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성장거 점을 만들고, 중소도시들과 함께 성장의 이익을 나누어 야 합니다. 광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남지역 인 구는 상당부분 광주로 유입되었습니다. 수도권으로 유 출된 것이 아닙니다. 수도권과 경쟁하기보다는 광주와 전남, 전북이 호남권으로 뭉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광주를 중심으로 서로 보완하고 협조하는 관계 가 되어 이익을 공유해야 합니다.

이처럼 광역단위의 요구사항들을 중앙정부 차원에 서 조율하면서 비수도권이 강화될 수 있는 전략을 수 립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청년들의 미래 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다들 청년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뾰

족한 해답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청년들의 문제가 서울 집중하고도 상관이 있을까요?

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 원이 넘었습니다.

청년들의 경우, 매년 5천만 원씩 20년을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액수입니다. 그런데 20년 후에는 아파 트값이 더 오르겠지요. 청년들은 영원히 내 집을 가 질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미래를 설계할 수가 없습니 다.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게 됩니다. 어쩌면 합리적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자세히

들은 안 나가려고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도 도시로 회귀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 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롭게 태동하는 신산업들이 도심지향성을 가지고 자꾸 생겨나고 있습니다. 청년들 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와야 하고, 서울 에서 살려면 비용이 많이 듭니다. 미래를 그리기가 어 렵습니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고민해볼 수 있는 것은 지방에도 서울과 유사한 메가시티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청년들에 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갖춘 공간을 만들어서 청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젊은 층들이 서울로 모여드는 것이 현실이고 앞으로

도 서울집중현상은 계속되지 않을까요.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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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사실 지방이 나빠서 지방을 떠나는 게 아닙니다.

서울이 너무 좋거든요. 서울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 다. 제가 느끼는 서울의 변화속도는 지금이 가장 빠른 것 같습니다. 서울은 경쟁할 수 없는 도시가 되고 있습 니다. 서울집중현상은 더 강하게 나타나게 되겠지요.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균형발전을 위 해 지방에 더 큰 투자를 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균형발전은 광역별로 좋은 일자리와 주거환경이 확보 된 거점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 국토 차원에서 인구통계를 기초로 한 균형발전정책이 필요합니다.

서울집중현상은 인구구조와도 관련성이 깊습니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를 추가하겠습니다.

책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합니다.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는 제목이네요. 베이비부머는 어느 세대를 생 각하신 겁니까.

마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에서 저는 공간집중화 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메가트렌드이며 이를 대처하

지 않으면 전 사회적으로 지불해야 할 사회경제적 비 용이 굉장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 책은 전작에서 다룬 메가트렌드에 대비하기 위 해 누가 지방을 살릴 수 있는 힘을 가졌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제가 이 책을 쓸 때 청년이 돌아와야 지 방이 산다는 칼럼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신 문에 기고를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당신이 청년이 라면 쇠퇴하는 도시에서 50년의 여생을 살아낼 자신 이 있는가에 대해 물었습니다. 상당히 비현실적이지 요. 실현가능성이 높은 제안을 하기 위해 인구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전 세계적으 로도 손꼽힐 정도로 빠른 변화속도를 보이고 있습니 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가 우리 사회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인구구조에서 가 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베이비부머를 1, 2차로 나눕니다. 1차는 1955~1963년생까지, 2차는 1964~1974년생까지입 니다. 총 1685만 명에 이르는 규모로, 우리나라 전체 인

마강래 교수 연구실에서는 사회경제적 형평성 제고와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주제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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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앞으로 20년 동안 한 해 최대 80만 명씩 노인인 구가 늘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이 부분입니다. 과연 우리 사회가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급속한 노령화에 대비하고 있느냐는 것이지 요. 그런데 실은 당사자들인 베이비부머들도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대책이 없습니다. 오히려 본인들이 앞으로 오래 산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워하 고 있는 상황이지요.

인구구조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가

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만, 지방으로 떠 나야 한다는 것은 수긍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 현재 수도권에 사는 지방 출신 베이비부머의 수는 440만 명에 이릅니다. 다른 대도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에 사는 인구도 꽤 됩니다. 이들의 30%가 고향으로 U턴한다면, 수도권에서 132만 명이 유출되 고 전남 · 경북 · 충남 · 경남 · 전북에는 각각 20~30만 명대의 인구유입이 생깁니다.

이들은 산업화 시기 이촌향도의 흐름을 따라 수도권 을 비롯한 대도시권으로 이동했습니다. 은퇴시점을 맞 아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제2의 인생을 꾸 리게 함으로써 수도권 과밀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 는 부동산가격을 안정화시켜 젊은 층의 거주 안정을 돕고, 지방도시의 쇠락을 막으며,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베이비부머들이 지방도시에서 인생 이모작, 삼모작을 할 수 있도록 경제시스템을 만들어 야 합니다. 서울처럼 융복합된, 살기 좋은 환경을 가 진 지방중소도시를 만들어서 베이비부머들이 미래를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베이비부머들은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고, 경제력 을 보유했으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귀향한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을 짓고, 지방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편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가까운 거리에 병원 도 있으면 베이비부머들이 훨씬 안정감을 가질 수 있 겠지요.

그동안 수많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이 있었고 수천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지만, 수도권에서 지방으로의 인구이동은 미미했습니다.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로 의 공공기관 이전이 가장 활발했던 2013~2016년 동 안에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순인구이동은 5만 8천 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은퇴하는 베이비부머 10%의 귀향만으로도 수십만의 인구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국토연

구원 연구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마 국토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싱크탱크로서 의미 있 는 연구들을 많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제안드 리면 사회가 워낙 급변하다보니 미래예측 연구가 필요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메가트렌드가 어떤 것이고,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토연구원의 조직이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다른 학문과의 융복합 연구가 가능 한 조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학, 행정학, 사회복지학, 정치학 등이 모두 공간과 관련되어 있는 데 이를 독려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랍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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