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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에서의 전염확산 현상
노재동․육순형
저 자 약력
노재동 교수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이학 박사(1997)로서, 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USA), 서울대학교 CTP, 인하대학교, Univer- sity of Saarland (Germany)에서 Post-doc.(1997-2003), 충남대학교 물리학과 교수(2003-2006)를 거쳐 2006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학 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mail protected])
육순형 교수는 University of Notre Dame 박사(2005)로서 Interna- tional University Bremen Post-doc.(2004-2005)을 거쳐 2005년부터 현재까지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참고 문 헌
[1] R.M. Anderson and R.M. May, Infectious Diseases in Humans:
Dynamics and Control (Oxford University Press, Oxford, 1992).
[2]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Computer_worm.
[3] H.W. Hethcote, SIAM Rev. 42, 599 (2000).
서 론
흑사병(black death)은 14세기에 창궐하여 전 세계적으로 7 천5백만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천연두(smallpox)는 16세기에 스페인의 군대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에 전해져 아즈텍 제국과 잉카 제국을 멸망에 이르게 하였으며, 20세기에만도 전 세계적 으로 3∼5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비록 흑사병과 천연두는 역 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에이즈(AIDS), 사스(SARS)와 같은 새로 운 전염병이 등장하며 인류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1]
인터넷과 더불어 발전한 정보사회의 안정성도 컴퓨터 바이러 스(virus) 혹은 웜(worm)에 의한 전염확산으로 크게 위협받고 있다. 2001년 7월 19일 발생한 Code Red worm virus는 발생 후 14시간 만에 359,000대의 컴퓨터를 감염시켰고 이에 따른 피해 규모는 총 26억$로 추산된다. 2003년 1월 25일에 발생한 SQL slammer worm은 발생 10분 만에 75000대 이상의 컴퓨 터를 감염시켰고 대한민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수 시간 동안 불 통시키는 등의 큰 피해를 냈다.[2]
교통수단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전염확산 속도를 가속화 하고 전염확산을 국소적인 사건(local event)이 아닌 세계적인 규모의 사건(global event)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전 염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바이러스, 세균 등등)에 대한 미시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전염이 시․공간에서 확산되는 동력학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키워주고 있다. 전염확산은 고유의 네트워크 구조를 갖고 분포하는 개체(개인 혹은 컴퓨터)들 사이에 병원체 및 면역체가 복잡한 상호작용하는 복잡계 현상의 하나이다. 최 근에 통계물리학적 방법론에 기반을 둔 수리 과학적 모형을 이 용한 전염확산의 동력학 및 면역 전략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 행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복잡계에서 일어나는 전염확산에 대 한 물리학적 연구 방법과 그 성과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염확산에 대한 수리 과학적인 모형
전염병학에서는 개체의 속성을 passive immunity를 갖고 있 는 M class, 현재는 감염되어 있지 않지만 면역이 없어 감염의 가능성이 있는 S (susceptible) class, 잠복기에 있는 E (exposed) class, 감염되어 있고 다른 개체를 감염시킬 수 있는 I (infected) class, 면역된 건강한 상태에 있는 R (recovered) class의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3] 이중 M, E class는 흔히 생략되기도 한다.
전염확산에 대한 수리 과학적인 모형은 전염의 진행에 따라 각 개체가 위의 다섯 가지 상태를 어떻게 순환하는가에 따라 분류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전염확산의 모형은 SIR 모형과 SIS 모형이다. SIR 모형에서 각 개체는 S → I → R의 순서로 진화한다. 감염된 개 체(I)는 의 감염률로 이웃한 건강한 개체(S)를 감염키거나, 의 회복율로 면역력을 가진 건강한 상태(R)가 된다. R 상태의 개체 는 더 이상 감염되지도 않고 다른 개체를 전염시킬 수도 없다.
따라서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에는 감염된 개체는 사라지고 모 든 개체의 상태가 S 또는 R만 가질 수 있다. SIR 모형은 질병의 outbreak를 기술하는데 적합한 모형이다. 반면에 SIS 모형은 평형상태(stationary state)를 이루는 전염확산 과정을 기술하 는데 적합한 모형이다. SIS 모형에서 각 개체는 S → I → S의 단 계를 순환한다. 감염된 개체는 의 감염률로 이웃한 건강한 개 체(S)를 감염시키거나, ′의 회복률로 감염에서 회복된다. SIR 모형과 다른 점은 감염된 개체가 회복되었을 때 면역력을 갖는 R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감염이 가능한 S 상태가 되어 전염확산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전염확산 모형의 동력학적 특성은 R, S, I 상태에 있는 개체의 비율을 나타내는 를 통해 기술할 수 있다. 각 개 체에 이웃한 개체의 평균적인 수(contact number)를 로 나타 내고, 개체군이 잘 혼합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각 개체군의 비율 은 다음의 rate equation을 따른다.
참고 문 헌
[4] T.E. Harris, Ann. Prob. 2, 969 (1974).
[5] J. Marro and R. Dickman, Nonequilibrium phase transitions in lattice models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1999).
′
′
이러한 접근은 전염확산 동력학에 대한 일종의 평균장 근사 (mean field approximation)에 해당한다. 따라서 전염확산 과 정에 존재하는 stochastic noise, 상호작용하는 개체의 contact network의 구조, 개체의 공간적 분포에서 오는 상관관계, fluctuation 등의 효과를 기술하지 못한다. 이를 위해선 좀 더 정교한 모형의 도입이 필요하다.
Contact Process
Harris는 격자구조를 이루는 개체군에서 일어나는 전염확산 과정을 기술하기 위하여 SIS 모형의 일종인 contact process (CP)를 제안하였다.[4] 이 모형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i) 각 개 체는 격자 위의 고정된 위치에 놓여있으며 감염된 상태(I) 혹은 건강한 상태(S)의 두 가지 상태를 갖는다. (ii) 감염된 개체는 rate 로 회복하거나 rate 로 주위의 건강한 개체를 감염시킨 다. CP는 전염확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력학적 상전이 연구를 위한 기본모형(minimal model)이다.
CP 모형은 회복율과 감염율의 비율 에 따라 동력학 적 상전이를 보인다. ≪ 인 경우, 감염된 개체가 주위를 전염 시키기 전에 회복될 것이므로 계는 모든 개체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상(phase)에 있게 된다. 반면에 ≫ 이면 계는 전염 상태가 유지되는 상에 있게 된다. 두 상 사이의 상전이가 일어나 는 임계점 근처의 평형상태(stationary state)에서 감염된 개 체의 밀도 , characteristic time scale , characteristic length scale 는 아래와 같이 임계지수 를 갖는 멱급수 법칙을 따른다.
∼
∼
∼
CP뿐만 아니라 많은 유사한 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염확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력학적 상전이가 하나의 보편성류를 이룬 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모형의 microscopic detail에 관계없이 임계지수의 값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P와 함께 같은 보편 성류에 속하는 대표적인 예가 “directed percolation(DP)”이다.
D차원 공간에서의 CP는 (D+1)차원 공간에서의 DP와 같은 보편 성류에 속한다. 이러한 이유로 CP가 보이는 동력학적 상전이를 DP 보편성류라고 부른다.[5]
비평형 상전이의 기본모형인 CP는 평형 상전이(equilib- rium phase transition) 연구의 기본모형인 Ising 모형과 동력
학적 축척(dynamical scaling) 연구의 기본모형인 simple ex- clusion process와 함께 통계물리학의 대표적인 모형계의 하나 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CP가 매우 간단한 모형임에도 불구하고 일차원에서조차 모형의 정확한 해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는 것이다. 이차원 Ising 모형의 해와 일차원 simple exclusion process의 정확한 해가 알려진 것과 비교해보면 이는 매우 흥미 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DP계의 정확한 해는 비평형 통계물 리의 도전과제이다.
복잡 네트워크에서의 전염확산 현상
최근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복잡 네트워크 이론은 전염확산 현상에 대한 연구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 한 전염확산 현상은 인터넷을 통한 컴퓨터 바이러스의 전파, AIDS 등과 같은 질병의 확산,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정보 전달 또는 소문의 전파 등을 포함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컴퓨터 사이에서 전파되고, AIDS 등과 같은 성병은 sexual contact web이라 불리는 개인 사이의 사회학적 네트워 크를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복잡계에서 일어나는 전염확산 현 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염이 전파되는 동력학적 과정뿐만 아 니라 전염확산을 매개하는 복잡 네트워크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네트워크’는 vertex와 edge로 구성된 도형으로서, edge를 통 해 연결된 vertex의 연결 구조를 나타낸다. 네트워크는 많은 수 의 구성 원소가 복잡한 패턴으로 상호작용을 교환하는 복잡계에 대한 유용한 수학적인 모형이다. 복잡계에 대한 네트워크 모형 은 각각의 구성 원소를 하나의 vertex에 대응시키고, 상호작용 을 교환하는 vertex를 edge로 연결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네트 워크 이론은 물리학․생물학․사회학․전산학 등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복잡계에 대한 통합적 연구의 토대를 제공한다.
복잡 네트워크는 규칙적인 배열을 갖는 격자구조와는 달리 불 균일한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불균일성은 결합수(degree) 분포
에서 잘 드러난다. Vertex의 결합수 는 그 vertex에 연결 된 다른 vertex의 수를 뜻하며, 결합수 분포 는 네트워크의 vertex 중에서 결합수가 인 것의 비율을 나타낸다. 많은 경우 에 복잡 네트워크의 결합수 분포는 다음과 같은 power-law 분 포를 따른다.
∼
이런 네트워크를 ‘척도 없는 네트워크(scale-free network)’라고
참고 문 헌
[6] R. Albert and A.-L. Barabási, Rev. Mod. Phys. 74, 47 (2002).
[7] F. Ball, D. Mollison, and G. Scalia-Tomba, Annal. Appl. Probab.
7, 46 (1997).
[8] M.E.J. Newman, Phys. Rev. E 66, 016128 (2002).
[9] R. Pastor-Satorras and A. Vespignani, Evolution and Structure of the Internet: A Statistical Approach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2004).
[10] M. Kuperman and G. Abramson, Phys. Rev. Lett. 86, 2909 (2001).
[11] R. Pastor-Satorras and A. Vespignani, Phys. Rev. Lett. 86, 3200 (2001); Phys. Rev. E 63, 066117 (2001).
부르고, 를 ‘결합수 지수(degree exponent)’라 칭한다. Scale- free network에는 결합수가 매우 큰 vertex인 hub가 존재하여 네트워크의 성질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6]
인터넷과 sexual contact web은 scale-free network의 범주 에 든다. 이와 같은 scale-free 네트워크를 포함하는 다양한 종 류의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질병 확산에 대한 연구는 SIR 모형 을 기본으로 수행되어져 왔다.[7] 흥미로운 사실은 전염확산에 대 한 SIR 모형은 통계물리학의 고전적 주제인 bond percolation 문제와 동등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관을 이용해서, 복잡 네트 워크에서 일어나는 percolation 상전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8]
SIR모형에서는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에 모든 개체의 상태가 S 또는 R만 가질 수 있고 감염된 개체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예를 들어 컴퓨터 바이러스와 같은 실제의 질병들은 상당히 오 랫동안 지속됨이 밝혀졌다.[9]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Kuperman과 Abramson[10]은 R 상태의 개체들이 다시 S 상태 로 갈 수 있는 모형(SIRS 모형)을 연구하였다. SIRS 모형을 더 욱 간소화시켜서 Pastor-Satorras와 Vespignani는 복잡계에서 의 전염확산에 대한 모형으로서 scale-free network에 기반을 둔 SIS 모형을 연구하였다.[11] 이 모형에서 개체들은 scale-free 네 트워크 연결 구조를 이루고 있고, 감염된 개체는 rate 1로 회복 되거나 rate 로 주위의 건강한 개체를 감염시킨다. 결합수가 인 vertex의 개체 중에서 감염된 개체의 밀도를 라 하면, 계의 동력학은 평균장 이론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된다.
우변의 첫 번째 항은 감염된 개체의 회복으로 인한 감염 밀도 의 감소를 나타내며, 두 번째 항은 전염에 의한 감염 밀도의 증 가를 기술한다. 첫 번째 항과 달리 두 번째 항에 가 있는 이 유는 각 vertex가 주위의 연결된 모든 vertex로부터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는 임의로 선택된 edge의 한쪽 끝에 있는 vertex가 감염되어 있을 확률로써, 각 vertex의 평균 결합수
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평형상태(stationary state)에서는 이므로, 평형상태 에서의 감염 밀도는 다음과 같다.
두 식을 연립하여 풀면 전염확산이 일어나는 임계 감염 rate
가 다음과 같이 주어짐을 알 수 있다.
이때
이다.
이 결과는 scale-free network에서 일어나는 전염확산 현상의 중요한 특징을 보여준다. 결합수 지수 가 3보다 큰 경우
∼
∞ 의 값은 유한하고, 임계 감염 rate 의 값은 0이 아닌 유한한 값을 갖는다. 반면에 결합수 지수 가 3보다 작거나 같은 경우에는 ∼
∞ 의 값이 발산하고, 임계 감염 rate는 이다. 따라서 결합수 지수가 3 이하인 네 트워크에서는 전염 rate가 아무리 작은 질병이라도 전체 네트워크 에 전파된다. Scale-free 결합수 분포를 갖는 복잡 네트워크 대부 분의 결합수 지수가 임을 상기해 볼 때, 이는 대부분의 복잡계가 전염확산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복잡계의 면역 전략
Scale-free network 구조를 갖는 복잡계를 전염확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효율적인 면역 전략(immunization strategy)은 어 떤 것일까?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네트워크의 전체 vertex 중에서 비율 만큼의 vertex를 임의로 골라서 면역시키 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random or uniform immunization strategy’라고 부른다. 면역을 얻은 vertex는 전염의 전파에 아 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random immunization strategy를 따르는 네트워크에서의 전염확산 과정은, 면역이 없 는 vertex만으로 이루어진 sub-network에서의 전염확산 과정 과 같게 된다. 면역의 효과는 감염률을 ( )배 만큼 낮추어주 는 역할을 하게 되어서, SIS 모형의 경우 면역이 있을 때의 임계 감염률 ′과 면역이 없는 때의 임계 감염률 사이에는
′ 의 관계식이 성립한다. 면역의 효과로 임계 감 염률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결합수 지수가 ≤ 인 scale-free network에서는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 결합수 지 수가 3 이하인 네트워크의 임계 감염률은 이기 때문에, 의 값이 1이 아닌 이상 임계 감염률은 항상 ′ 이 되고, 따
참고 문 헌
[12] R. Pastor-Satorras and A. Vespignani, Phys. Rev. E 65, 036104 (2002).
[13] Z. Deszõ and A.-B. Barabási, Phys. Rev. E 65, 055103(R) (2002).
[14] R. Cohen, S. Havlin, and D. ben-Avraham, Phys. Rev. Lett.
91, 247901 (2003).
[15] M.E.J. Newman, Phys. Rev. Lett. 95, 108701 (2005).
[16] 참조: http://www.sans.org/resources/malwarefaq/code-red.php.
라서 전염의 확산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Scale-free network이 전염확산에 대해 취약한 이유는 결합 수가 큰 vertex인 hub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Hub은 많은 vertex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며 한 번 감염되 면 자신과 연결된 모든 vertex로 전염을 전파하여 전염확산에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결합수가 큰 vertex에 치중하는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가 random immunization strategy에 비해 더 효율적일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 한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는 네트워크의 스미기 (percolation) 상전이 현상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 현할 수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네트워크의 vertex를 각각의 결합 수에 따라 서로 다른 확률로 면역시키는 것이다.[12] SIS 모형에 서 결합수가 인 vertex 가운데 면역된 vertex의 비율을 로 나타내자. 결합수가 큰 vertex의 면역 확률이 더 높아지도록
로 선택할 경우, 네트워크의 결합수 분포에 관계 없이 임계 감염률이 유한한 값인 이 되어 전염확산을 막 을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효과는 결합수가 일정한 값 이상인 모든 vertex를 면역시킴으로써도 얻을 수 있다.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를 구현하는 또 다른 방법 은 각 vertex의 회복률을 결합수에 의존하여 높여주는 것이다.
Dezsõ와 Barabási는 결합수가 인 vertex의 회복률이 인 SIS 모형을 고려하여, 이 모형의 임계 감염률이 이 됨을 보였다.[13] 지수 의 값이 0보다 크면, 즉 vertex의 결합 수가 클수록 회복률이 증가하면, 결합수 지수가 ≤ 인 scale-free network에서도 임계 감염률이 0이 아님을 알 수 있다.
Vertex의 결합수를 이용한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 는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흥미로운 아이디어이지만,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의 측면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super- spreader의 역할을 하는 결합수가 큰 hub들을 모두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네트워크의 전체 구조에 대한 완벽한 정보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듯이, 전염을 매개하는 네트워크의 전체 구조가 완벽하게 알려지지 않고 각 vertex 주위의 국소적인 구조만 알려져 있는 경우에는 targeted immunization strategy를 적용할 수 없다.
Cohen, Havlin, 그리고 ben-Avraham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 복하고 네트워크 구조에 대한 국소적인 정보만을 이용하면서도 전염확산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면역 전략을 고안하였 다.[14] 이 전략을 ‘random acquaintance strategy’라고 부른다.
네트워크에서 비율 의 vertex를 임의로 선택하여 면역시키는 random immunization strategy와 달리, random acquaintance strategy는 임의로 vertex를 선택한 후 그것 대신 그것과 연결된
vertex 중 하나를 임의로 선택해 면역시키는 방법이다. Random acquaintance strategy에 의해 어떤 vertex가 선택될 확률은 그 vertex에 이웃해 있는 vertex의 수, 즉 결합수에 비례하게 된다. 따라서 이렇게 선택된 vertex는 임의로 선택된 vertex의 결합수보다 평균적으로 더 크다. 이러한 까닭으로 random acquaintance strategy에서는 네트워크의 국소적인 정보만을 사 용하면서도 결합수가 큰 vertex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방 법을 결합수 지수가 ≤ 인 scale-free network에 적용하면 약 20%의 vertex를 면역시켜도 전염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전염확산 모형과 면역 전략에서는 한 가지 종 류의 감염원만을 생각하였고 각 개체는 전염확산 과정에서 수동 적인 역할만을 수행하였다. 때때로 한 병원체는 다른 병원체와 동일한 개체군을 두고 경쟁한다. 예를 들어 결핵(tuberculosis) 에 걸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한센병(Hansen’s disease)에 대한 면역을 얻게 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전염병학 (epidemiology)에서 ‘cross immunity’라고 부른다. Cross immunity 관계에 있는 두 병원체 중 하나의 병원체에 의한 전 염 확산이 다른 병원체의 전염확산에 미치는 영향은 흥미로운 연구 주제이다. Newman은 복잡 네트워크 위에서 percolation theory에 기초한 cross immunity에 대한 모형을 제시하였다.[15]
2001년에 Code Red라고 불리는 worm virus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여 막대한 피해를 불러일으켰다.
Code Red는 Microsoft사의 Windows 운영체제의 결함을 보안 업데이트를 통해 고치지 않은 컴퓨터를 감염시키는 worm virus 이다. 이때 Code Red의 확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Code Green이라 불리는 새로운 worm virus가 제작되어 인터넷을 통 해 확산되었다. Code Green은 능동적으로 인터넷 상에 보안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컴퓨터로 확산되어 강제적으로 보안 업데 이트를 수행하도록 제작된 worm virus이다. Code Green은 시 스템에 아무런 해는 끼치지 않으면서 해를 끼치는 worm을 제거 하고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worm-killing worm’ 혹은 ‘good will worm’의 일종이다. 하지 만 Code Green은 시스템에 직접적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인터 넷의 트래픽을 늘리는 등의 부작용으로 Code Red에 못지않은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Code Red와 Code Green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능동적으로 확산하는 면역체는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면역 전략이 될 수 있다.
참고 문 헌
[17] Y.-Y. Ahn, H. Jeong, N. Masuda, and J.D. Noh, Phys. Rev.
E 74, 066113 (2006).
[18] D. J. Watts, Proc. Natl. Acad. Sci. 99, 5766 (2002).
[19] D. S. Callaway, M. E. J. Newman, S. H. Strogatz, and D. J.
Watts, Phys. Rev. Lett. 85, 5468 (2002).
이에 착안하여 Ahn, Jeong, Masuda, 그리고 Noh는 복잡 네트워 크에서 경쟁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A, B 두 가지 종류의 입자의 전 염확산 문제를 연구하였다.[17] A는 worm처럼 해를 끼치는 병원체 의 역할을 하고 B는 worm- killer worm처럼 병원체를 치료하는 면역체의 역할을 한다. 이 면역 전략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면역 체 B가 병원체 A에 감염된 모든 개체를 치유하여 병원체 A를 모두 없앤 후, 네트워크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면역체 B 스스로도 남김없이 사라져야 한다. 즉 평형상태(stationary state) 에서 병원체와 면역체의 밀도가 동시에 0이 되는 상(phase)이 가 장 이상적인 상이다. 우리는 scale-free network 위에서 이 모형 을 연구하여, 결합수 지수가 인 경우에는 이상적인 면역을 달성할 수 있지만 결합수 지수가 ≤ 인 경우에는 이상적인 면 역을 달성할 수 없음을 보였다. 즉 Code Green과 같은 시도는 인 터넷에서는 성공적인 면역 전략이 될 수 없다.
유행 퍼짐에 관한 모형
마지막으로 소문 또는 유행이 퍼져 나가는 과정을 생각해 보 자. 소문이나 유행의 퍼짐은 질병이 퍼져 나가는 과정과는 약간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질병이 전파되어 나가는 경우에는 앞 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각 개체가 susceptible한 상태 여부가 질병이 전염될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반면에 소문이나 유행이 퍼져나가는 경우에는 각 개인이 얼마나 쉽게 소문 또는 유행을 받아들일지를 고려해야 한다. 동시에 각 개인을 설득시 킬 사람이 그 사람 주위에 얼마나 있는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 러한 두 특성을 도입하여 소문 또는 유행의 퍼짐을 모사하기 위 한 모형이 Watts에 의해 연구가 되었다.[18]
Watts에 의해 제시된 모형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앞서 논의된 질병의 전염확산 모형들과 마찬가지로 각 개인은 복잡계 네트워 크의 vertex로 나타내어지고 두 사람 사이에 친분 관계가 있으면 edge를 연결한다. 어떤 사람 가 얼마나 쉽게 유행을 받아들일지 를 결정하기 위하여 임의의 주어진 분포 로부터 임의로 뽑 아진 ∊ 를 할당한다. 만약 연결된 최근접 이웃들 중 유행을 따르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보다 크게 되면 는 유행을 따라가는 상태 (1)가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따라가지 않는 상태 (0)로 남게 된다. 이 모형의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실제 많은 사회계 내지는 경제계에서 볼 수 있는 다단계 거동(cascading behavior)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즉, 일단 충분히 많은 사람들 이 유행을 받아들이게 되면 대부분의 나머지 사람들은 일종의 사
태(avalanche) 작용을 통하여 유행을 따라가게 된다. 이러한 다 단계 거동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으로는 충분히 작은 를 가지는 사람들의 밀도가 충분히 커야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보다 자세한 계산에 따르면 다단계 거동이 일어나기 위한 작 은 를 가지는 사람들의 밀도는 네트워크의 평균 degree 〈〉
에 따라 두 값을 가진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이러한 성질은 네 트워크의 스미기(percolation) 상전이 현상과 깊은 연관이 있 다.[19] 즉, 〈〉 인 경우 네트워크가 giant component를 가 지지 않기 때문에 다단계 거동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 다. 반면, 〈〉 인 경우에는 의 분포에 따라 유행이 번져나 가지 못할 수도 있다. 〈〉 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교적 큰 값의 결합수 를 가지게 된다. 만약 번째 사람의 이 웃들 중 하나가 유행을 따라 가는 경우 유행을 쫒아가는 이웃의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고작 정도의 효과가 되는데, 이 효과 는 가 커질수록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작은 값을 가지는 사 람들의 수가 많지 않은 경우 유행의 번짐이 멈추게 된다.
이상의 결과를 실제 우리가 속해있는 친구 네트워크(friend- ship network)와 비교를 해보게 되면, 실제 세상에서의 〈〉는 당연히 1보다 큰 값을 가진다. 따라서 유행 또는 소문이 다단계 거동 또는 사태 현상을 보이며 퍼져 나가기 위해서는 소위 이야 기하는 “귀 얇은 사람”의 밀도가 충분히 많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행퍼짐에 대한 흥미 있는 응용으로는 Amway와 같은 다단계 판매 방식을 취하는 판매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결 론
본 글에서는 복잡계 물리학의 한 주제인 전염확산 현상과 관련 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간단히 논의하였다. 앞선 논의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복잡계 현상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 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해주고 있다.
본 글에서 논의되어진 전염확산 현상에 대한 연구는 CP 모형에 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론적으로도 많은 흥미 있는 도전 과제 들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응용에 있어서의 중요성 역 시 간과하기 어렵다. 특히, SIS 모형 등을 통한 복잡계 네트워크 에서의 전염병의 확산 현상에 대한 연구들은 인터넷의 바이러스 확산 또는 AIDS와 같은 직접적 접촉에 의하여 확산될 수 있는 전 염병 등을 막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고, 이를 통하여 보다 효과적인 방제 대책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인 기대 효과도 크다 할 수 있다. 또한 사회 과학적 측면에서 전염확산에 대한 연 구는 소문 또는 유행의 퍼짐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는 많은 사회/경제계에서 볼 수 있는 전역적 다단계 현상을 이해하 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전염확산 현상에 대한 연구는 물리학, 면역학, 사회학, 경제 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론적인 흥미뿐만이 아니라 그 응용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