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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작가 싼마오의 문학 연구사 개괄과 싼마오 붐 현상에 대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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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작가 싼마오의 문학 연구사 개괄과 싼마오 붐 현상에 대한 분석

조영준1)·신춘란2)

Ⅰ. 들어가며

Ⅱ. 양안에서 출판된 싼마오 저서와 작품세계

Ⅲ. 싼마오 문학 연구사 개괄

Ⅳ. 싼마오 붐 현상과 그 원인 1. 싼마오 붐 현상과 관련하여 2. 싼마오 붐 현상의 원인 분석

1) 시대상-70~80년대 대만 여성문학과 싼마오 2). 강한 조국애와 민족적 정체성

Ⅴ. 나가며

◁ 목차 ▷

1)나고야대학 인문학연구과 박사과정

2)고려대학교 비교문학·비교문화협동과정 박사수료

(2)

<Abstract>

Wandering Writer San Mao’s Literary Research History Generalization and the

Study of her Boom Phenomenon

Jo, YoungjoonㆍShen, Chunlan

San Mao was a Taiwanese wandering writer. As one of the most influential people in her area, she traveled to 59 countries around the world and published a series of travel essays that expressed her colorful and vivid experiences and stories of true life. Humor and romance are in the mysterious landscapes of the exotic works of San Mao. Her free soul and subjective life are loved by the public, and she becomes idolized by many young people of the day. She is a writer who has been steadily loved as the chinese cultural icons, San Mao in Korea, is an almost unknown existence until now. In this article, we first summarize the publishing situation in San Mao’s literary World both in mainland China and Taiwan. It also outlines the research of her Literature. And we looked back on San Mao’s boom that was continuing in the Chinese territory, and analyzed the reason of it.

We hope that this will lead to a study of San Mao's literature from various perspectives, as well as in the study of comparative field of Korean artists who have similar characteristics in Korea.

<Key Words> San Mao, wandering writer, Sahara story, The crying Camel, Scarecrow diary

(3)

Ⅰ. 들어가며

중국 출생의 대만 작가 싼마오(三毛, 1943~1991)3)는 중화권에서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 온 여류작가이다.4) 중국 충칭(重慶)에서 태어난 싼마오는 부모를 따라 1949년 대만으로 이주하였고, 이후 전 세계 59개국을 돌아다니며 쌓은 풍부한 견문과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많은 작품5)을 발표하였다. 이중에서도 중기작에 해당하는 『사하라 이야기(撒哈拉的故事)』(1976)는 싼마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 작품집은 출간 직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싼마오가 작가로 자리 잡는데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 다. 『사하라 이야기』의 성공으로 용기를 얻은 싼마오는 더욱 적 극적으로 집필 활동을 이어나갔고, 본인의 생생한 타지 체험과 이 국적 정취를 담은 기행수필집을 연달아 발표하며 화교 세계에 자 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대만의 베테랑 작가 바이씨앤융(白先勇)은 싼마오를 두고, “싼

3) 싼마오의 본명은 천마오핑(陳懋平)인데 이후 천핑(陳平)으로 개명하였다. 필명 인 ‘싼마오’는 중국의 유명 만화가인 장러핑(張樂平)의 「싼마오 유랑기(三毛流 浪記)」에서 유래한다. 「싼마오 유랑기」는 1930~4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어린아이 싼마오가 거리를 떠돌며 온갖 고생을 겪는 내용의 만화로, 싼마오도 이 만화를 매우 좋아하였고, 이에 이 만화 속 주인공의 이름을 필명으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9년 싼마오가 40여 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였 을 때 가장 먼저 만난 사람도 바로 「싼마오 유랑기」의 원작자 장러핑이었다.

싼마오는 그를 “자신의 아버지”라고 불렀고, 그들의 특별한 관계는 중국 문단 에서는 미담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신의 글은 매우 평범한 것이어서 싼마오 치엔(三毛錢:0.3위안) 정도의 가치밖에 없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4) 그 한 지표로 2007년 중국 현대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00인에서 싼마 오는 루쉰(魯迅), 차오쉐친(曹雪芹), 바진(巴金), 진융(金庸), 리바이(李白)에 이 어 6위에 올랐고, 2011년 ‘신중국 60년의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 인물 평선(新 中國60年最有影響力文化人物網路評選)’ 문학 부분에서도 10위에 선발되었다.

5) 2장의 <싼마오 저서 목록>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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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는 전기(傳奇)적 색채가 넘치는 낭만적인 세계를 창조하였다”

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안에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비로운 이국적 정서가 흐른다”며

“보통 사람들이 경험할 수 없는 인생을 산 싼마오는 양안의 청춘 들에게 우상이 되었다”6)고 말한 바 있다. 『싼마오 사가 앨범(三 毛私家相冊)』의 저자 스융강(師永剛)은 “싼마오는 이 세대의 마 지막 보헤미안 여성”이라며, “싼마오는 유랑의 방식을 통해 자신 의 이름을 알렸고, 단호한 자세로 속세와 작별하였다. 그녀가 찾 아 헤매던 세상은 한 시대 청년들의 표본이며, 그녀는 한 시대 청 년들의 우상이 되었다. 후세의 사람들은 모든 가능한 방식으로 그 녀를 모방하려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영원히 모방 불가능한 것이 다. 왜냐하면 그녀는 유일한 싼마오이기 때문”이라며 중화권 사회 에서 싼마오가 차지하는 위상과 그 독자적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한, 20년간 문학 관련 출판물을 편집해 온 야셴(痖弦)은

“싼마오 만큼 영향력이 있는 작가는 20년 만에 처음 본다”며, 싼 마오 문학을 두고는, “글의 풍격은 그 사람과 같음(文如其人,人 如其文)”을 분명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문단과 출판계의 호평과 함께 싼마오의 문학은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1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출판되었다. 그녀는 중 국 대륙과 대만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화교 사회에서 여전히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하나이지만, 한국에서 싼마오 문학은 학계에서나 일반 독자들에게 여전히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럽게도 ‘막내집게’ 출판사를 통해서 『사하라 이야기』

(2008)와 『흐느끼는 낙타』(2011, 이상 조은 옮김), 그리고 ‘좋은 생각’ 출판사를 통해 『허수아비 일기』(2011, 이지영 옮김)가 번 역 출판되어 한국의 독자들도 싼마오 문학의 일부를 접할 수 있

6) 白落梅(2013). 你是錦瑟 我為流年. 中國華僑出版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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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다만 더욱 많은 작품들이 소개될 필요가 있으며, 또한 한국에서의 싼마오 문학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도 석사학위논문으로 나온 번역논문 세 편7)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 역시 아쉬운 점이다. 이에 본 연구진은 향후 한국에서의 싼마오 관련 문학·문화 연구를 본격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토대 마련을 목적으로 본고를 기획하게 되었다.

본고는 싼마오 연구의 출발점으로서 우선 2장에서는 싼마오의 작품세계와 양안에서의 출판 상황을 일괄 정리하고, 3장에서는 싼 마오 문학 연구사를 개괄해본다. 4장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문 화 아이콘으로서 중화권에서 불었던 싼마오 열풍을 다시 돌아보 며 그 원인을 분석해 본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다양한 시각 과 관점에서 싼마오 문학 관련 본격 연구 및 비슷한 성격을 보이 는 한국 작가들과의 비교연구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Ⅱ. 양안에서 출판된 싼마오 저서와 작품세계

<싼마오 저서 목록>

7) 박명애(2010). 허수아비 수기(稻草人手記). 계명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혜영(2011). 三毛作品의選譯. 울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한해주(2017). 비의 계절은 다시 오지 않아 : 雨季不再來 - 한국어번역논문.

제주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단행본 초판 (전집)

제목 출판사 출판연도

1. 『撒哈拉的故事』 台北:皇冠 1976

2. 『雨季不再来)』 台北:皇冠 1976

3. 『稻草人手记』 台北:皇冠 1977

4. 『哭泣的骆驼』 台北:皇冠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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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일람표는 싼마오의 실질적 고향인 대만에서 전집의 형태 로 출간된 싼마오 저서의 목록을 정리한 것이다.

싼마오가 사망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였던 지난 2011년 대만 타이베이 시립 도서관(台北市立圖書館)에서는 ‘작가와 독자의 모 임-싼마오 별세 20주년 기념 강좌(作家與讀者有約─三毛逝世20周 年紀念講座)’가 열렸다. 싼마오 저작들을 출판해 온 황관출판사(皇 冠出版社)는 그녀의 작품들을 다시금 정리하여 재출간하였으며,

『싼마오 전장(三毛典藏)』도 새롭게 선보였다.8)

8) 그 당시의 신문 기사에 따르면, 이 타이베이 시립도서관은 "중화권 세계에서 싼마오와 그녀의 작품들은 전무후무한 전기이다. 그녀는 독자들의 갈망을 자신 의 행동과 작품으로 실현해내어 ‘유랑문학’의 경전을 이루게 되었고, 이 ‘유랑 문학’은 일종의 문학 현상이 되어 대대로 전해지게 된다"고 평가하였다.

그녀의 작품을 출판한 황관문예중심(皇冠文藝中心)은 2011년 1월 4일부터 30일 까지 약 4주간 싼마오 추모회와 그녀의 문학과 관련된 심포지엄 ‘꿈속의 올리

5. 『温柔的夜』 台北:皇冠 1979

6. 『背影』 台北:皇冠 1981

7. 『梦里花落知多少』 台北:皇冠 1981

8. 『万水千山走遍』 台北:联合报社 1982

9. 『送你一匹马』 台北:皇冠 1983

10. 『倾城』 台北:皇冠 1985

11. 『谈心』 台北:皇冠 1985

12. 『随想』 台北:皇冠 1985

13. 『我的宝贝』 台北:皇冠 1987

14. 『闹学记』 台北:皇冠 1988

15. 『滚滚红尘』 台北:皇冠 1990

16. 『亲爱的三毛』 台北:皇冠 1991

17. 『我的快乐天堂』 台北:皇冠 1993

18. 『高原的百合花』 台北:皇冠 1993

19. 『我的灵魂骑在纸背上』 台北:皇冠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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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푸졘인민출판사(福建人民出版社)가 내놓은 『싼마오 작 품 선집(三毛作品選集)』을 시작으로 중국에서는 총 30여 종의 싼 마오 작품집이 출간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베이징출판집단회사(北 京出版集團公司)와 베이징시월문예출판사(北京十月文藝出版社)가 공동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싼마오 문학 전집을 출판하였다.9)

싼마오의 문학세계는 시기별로 전기(1965~1974년)와 중기 (1974~1979년) 그리고 후기(1979~1991년)의 세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집으로 전기에는 처녀작 「 惑」10)를 위시로 「紫衣」와 「逃學為讀書」 등이 수록된 『雨季 不再來』을 들 수 있고, 대만을 떠나 타국에서 맞이한 새로운 생 활을 토대로 글을 쓴 중기의 작품집으로는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사하라 이야기』 외에 『허수아비 일기』와 『흐 느끼는 낙타』 등이 있다. 싼마오가 다시 대만으로 돌아온 후 발 표한 후기의 대표적 저작으로는 중남미 지역 기행수필집 『萬水 千年走遍』와 『送你一匹馬』, 그리고 유작이 된 영화 대본 「滾 滾紅塵」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싼마오 자신이 직접 영어와 스페 인어 문학을 중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한 책들이 있고, 시와 시나리 오를 쓰고 작사도 하는 등 다채로운 창작 활동을 이어나갔다.

브나무-싼마오 별세 20주년 기념 특전(夢中的橄欖樹—三毛逝世20週年紀念特 展)’을 개최하였다. 또한 이 기회에 신세대 독자들에게도 싼마오 문학이 지니 는 가치를 소개하였다.

9) 전집은 총 11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진이 활용한 판본은 2014년에 나온 제21차 인쇄판이다.

10)「惑」는 싼마오의 회화를 지도하기도 했던 대만의 유명 화가 꾸푸성(顧福生) 을 통해 그와 친분이 있던 바이씨앤융이 창간한 잡지 『현대문학(現代文學)』

(1962·12)에 실리게 되었다. 이후에도 그녀는 『중앙일보(中央日報)』에 「異國 之戀」, 그리고 문예지 『황관』에 「月河」 등의 단편소설을 계속 발표해 나 간다.

(8)

Ⅲ. 싼마오 문학 연구사 개괄

중화권에 분 싼마오 열풍과 함께 관련 연구도 꾸준히 지속되었 다. 싼마오 문학 연구는 1980년대 초반 그녀의 시 「올리브나무 (橄榄树)」11)가 중국 대륙에 처음 소개되고12) 계속해서 작품집

『싼마오 작품 선집』이 유행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싼마오는 현대 화문(華文)문학의 중요 작가로서 양안 문학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여러 저명한 문학 저서에서 이를 소개하고 있다.13) 양안의 문학계에서 싼마오가 차지하는 위치를 입증하듯 수 백 권의 연구논저14)와 수 천 편의 논문·평론들이 우후죽순처 럼 쏟아졌다. 이러한 싼마오 문학에 대한 기존의 주요 연구를 살 펴보면, 싼마오 작품 속 주제 분석과 창작 기법 그리고 언어적 특 색을 그녀의 독특한 이력과 연결 짓는 연구가 다수를 이루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비교문학적 방법으로는 싼마오와 비슷한 성향을

11)싼마오는 1976~79년 사이에 대만의 유명한 시인 위광중(余光中)이 주최한 ‘현 대시와 음악의 결혼(讓現代詩與音樂結婚)’이라는 활동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이 시 「올리브나무」를 창작하였다. 후에 이는 노래로 다시 만들어지는데, 이 곡 이 영화 「歡顏」의 주제가가 되면서 당시 중국인이라면 누구나가 알만큼 크 게 히트하게 된다.

12)1981년 싼마오가 중국 대륙에 처음 알려졌을 때 “싼마오는 대만과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현대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소개되었다. (何慰慈(1981). 我所知道 的三毛. 廣州文藝3期)

13)몇 가지 예를 들면 루스칭(陸士清)의 『대만문학신론(台灣文學新論)』(復旦大 學出版社,1998)에는 「透明的黃玫瑰―論三毛的散文創作论」와 「隕落了,沙 漠之星-三毛的生與死」라는 두 편의 싼마오 소개 글이 실렸다. 구지탕(古繼堂) 의 『평설 싼마오(評說三毛)』(知識出版社, 1991)와 류덩한(劉登翰)의 『대만문 학사(台灣文學史)』(海峽文藝出版社, 1991), 그리고 장전진(張振金)도 『중국당 대산문사(中國當代散文史)』(人民文學出版社, 2003)에서 싼마오의 문학에 대하 여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14)기행문학의 이론과 특색을 서술한 「離與反的辯證(一):旅行文學與評論旅」『台 灣中外文學』(304期)와 「離與反的辯證(二):女性與旅行專輯」『台灣中外文 學』(324期)외 장아이원(張愛文)의 「獨具風韻別樣美-試論三毛作品等藝術特 色」『內蒙古電大學刊 』(4期)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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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중국 내외의 수많은 작가들-중화권에서는 루쉰, 샤오훙(蕭 紅), 왕잉치(王英琦), 스톄성(史鐵生), 장아이링(張愛玲), 톄닝(鐵 凝), 츠리(池莉)(이상 중국),천뤄시(陳若曦), 진융, 충야오(瓊瑤) (이상 대만 및 홍콩 지역) 등이, 해외에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르 클레지오, 에밀리 디킨슨 등-과의 비교연구가 이루어졌다. 또 한 싼마오 문학의 장르와 문체에 관해서도 다양한 구분과 관점이 존재한다. 싼마오는 “나의 작품은 내 생활을 기록하고 반영한 것”

이라며 “내가 쓴 글은 한 여성의 자서전”이라고 자신의 문학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작품들은 ‘자서전’ 혹은

‘사소설’로 불리기도 하며, ‘산문’, ‘기행문’, 또는 일반적인 보통의

‘소설’로 분류되기도 한다. 특히나 그녀의 중기 작품들은 시간과 인물이 연관을 갖고 줄거리가 완전하며 이야기의 앞뒤가 호응하 는 등 소설의 기본적 형식을 갖추었다는 견해15)가 적지 않다.

앞서 싼마오를 향한 문단과 학계의 찬사를 소개하였지만, 그 이 면에는 싼마오 문학에 대한 비판도 물론 일부 존재한다. 여기에는

‘여성’인 싼마오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며 이로부터 싼마오 작품들의 문학성이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16)마저도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중국 학계에서의 싼마오 문학에 대한 최 초 평가인 장모윈(張默蕓)의 『대만 여성작가 싼마오 간론(台灣女 性作家三毛簡論)』에서도 그녀의 글이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도 과하게 집착하고 있다며 이를 싼마오 문학의 한계로서 지적한 바 있다. 반면 황샤오링(黃曉玲)·쉬신졘(徐新建)은 이러한 지적은 중 국 문학 전통 속의 문체에 대한 편견일 뿐, 서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싼마오의 창작 기법은 ‘작가-서술자-주인공’을 ‘삼위일체(三位 一體)’의 관계로 구성한 일본 사소설의 형식17)이라고 논하였다.

15)王緋(1988). 三毛的私小說論(上). 文學自由談.

16)周倩倩(2012). 大陸學術界的三毛研究綜述. 南京曉莊學院學報.

17)왕페이의 「三毛的私小說論(上)」과 「三毛私小說論(下)」에서는 이러한 싼마 오 사소설의 정신과 문화적 의미,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삼위일체’의 서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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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일본에서 발원(發源)한 문학 양식인 ‘사소설’과 싼마오 문 학의 연관성을 고찰한 연구는 이후로도 이어지는데, 싼마오의 작 품 스타일을 ‘사소설’로 정의한 장잉잉(姜瑩瑩)은 사소설적인 문체 사용을 통해 싼마오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표현방식을 찾게 된 것18)으로 파악하고 있다.

1991년 싼마오가 사망한 이후 그녀의 문학에 대한 연구는 기존 의 작품 분석 위주에서 작가의 내면세계와 창작심리 분석 쪽으로 그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싼마오의 기행문학에 나타난 유랑, 죽음, (비극적) 생명의식, 인도주의, 낭만주의, 신비 주의 사상에 관한 연구논문도 더욱 많이 생겨났다.

대만 문학계의 연구논문 통계에 따르면, 연구가 가장 많이 이루 어진 작가는 바이씨앤융인데, 싼마오가 그 뒤를 잇고 있다.19)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며 중국의 여러 대학에서도 관련 연구 프로 젝트가 시행되었다.

중국 학술계에서 싼마오 문학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며, 그 기 준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대륙에 서는 일반적으로 싼마오의 작품들을 ‘통속문학’으로 규정해 왔으 며, ‘엄숙문학(嚴肅文學)’을 중시하는 중국 문학사에서는 “싼마오 문학은 주류 문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20)고 밝히기도 하였다.

반면 통속문학을 ‘정영문화(精英文化)’가 전파하는 하나의 수단으 로 받아들이자는 관점을 내세우는 학자들도 있다. 이는 싼마오 문 학이 5.4기 이후의 해방된 개성, 독립적 인격, 자유로운 정신을 이 어받은 면에서 의의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도 여 전히 ‘엄숙문학’의 우월성에 입각한 것으로, 문예비평의 관점에서

특징을 깊이 있게 분석하였다.

18)姜瑩瑩(2012). 用真實的人生書寫人生的真實-三毛其文其人. 綿陽師範學院學報1.

綿陽師範學院學位與研究生處.

19)劉俊(1999). 台灣文學研究在大陸:1979~1999-以“人大複印資料”為視角. 台灣研究 集刊4期.

20)朱國華(1997). 略倫通俗文學的批評策略. 文藝研究 6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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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마오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해야 할지는 계속 숙고해봐 야 할 과제로 보인다.

Ⅳ. 싼마오 붐 현상과 그 원인 1. 싼마오 붐 현상과 관련하여

이국에 대한 동경과 정신적 안식처를 구하던 사람들에게 싼마오 는 그들의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하였고, 70년대 중반에 대만을 시 작으로 일어난 싼마오 붐은 이내 대만을 넘어 중국 본토와 세계 화교 사회로 퍼져나간다.

자유로운 영혼과 유랑의 상징적 존재가 된 싼마오의 문학은 독 자들을 대리 만족시켜 주었으며, 그녀의 모든 것을 체험해 보고자 하는 열의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그녀가 걸었던 길, 읽었던 책, 입 었던 의상과 패션, 먹었거나 만들었던 음식들은 모두 대중의 모방 대상이 되었다. 다른 작가들이 창작한 싼마오 연관 전기 및 서적 은 10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전기의 대상이 되어 출판된 것 중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이처럼 세계 각 지의 팬들은 여전히 각자의 방식으로 싼마오를 추억하고 있다.

싼마오 관련 붐은 중국에서는 크게 세 번의 시기에 걸쳐 일어 났다. 그 첫 번째는 대만에서 최초 발표된 싼마오의 작품들이 처 음 중국에 소개된 80년대 초반의 일이고, 두 번째는 1989년 싼마 오가 40여 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후의 일이며, 마지막은 1991년 싼마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의 일이다.

싼마오 별세 20주년이었던 2011년 6월 중국 북경에서는 “영원 한 싼마오”라는 주제로 최대 규모의 토론회가 열렸다. 2016년 4월 에는, 딩하이(定海)의 ‘싼마오산문상’이 저장성(浙江省)작가협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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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문학상 중 하나로 인정받으며, ‘위다푸(郁達夫)소설상’, ‘쉬즈머 (徐志摩)시가상’과 함께 중국 『인민문학(人民文學)』 잡지의 공동 주최 협조를 받게 된다.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는 앞다퉈 싼마오와의 관련성을 부각시 키며 관련 산업의 발전을 꾀하는데, 심지어 싼마오가 직접 거주한 적이 없는 가족 및 친척의 고향에도 싼마오 기념관이나 북카페 등의 문화 시설이 많이 생겨났다. 사오페이화(邵佩華)·추링링(邱玲 玲)의 최근 논문21)은 이런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싼마오 조부 의 고향이 딩하이라는 점에서 “딩하이는 싼마오의 고향”, “싼마오 는 딩하이의 딸”이라며 문화 여행 자원 개발의 예로서 싼마오를 들고 있다.

싼마오의 식지 않는 인기와 문화적 영향력은 그녀가 세상을 떠 난 지 30년 가까이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유효해 보인다.

2. 싼마오 붐 현상의 원인 분석

1) 시대상-70~80년대 대만 여성문학과 싼마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1943년 중국 충칭에서 태어난 싼마오는 가족을 따라 1949년 대만으로 이주하게 된다. 그들이 대만으로 피 난을 떠난 시기는 중국이 전쟁의 풍파와 아픔을 겪었던 사회적 격동기였다. 이 절에서는 이후 대만에서 성장한 싼마오가 본격적 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하게 된 70년대 전후를 중심으로 대만의 현대 여성문학사와 당대의 시대상을 잠시 살펴보겠다.

대만 여성문학은 대만이 처한 특수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5.4 개성주의(個性主義) 여성문학의 전통을 계승하며 발전하였다.

21)邵佩華·邱玲玲(2018). 定海名人文化旅遊資源開發研究-以著名作家三毛為例. 浙 江國際海運職業技術學院學報 3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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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여성해방운동의 영향을 받고 신여성의 출현을 경험했 던 린하이인(林海音)은 대만 여성문학의 서막을 여는데 큰 기여를 하였는데, 그녀의 작품들에 나타난 양안을 배경으로 한 여주인공 들과 짙은 향수의식은 1950년대 여성문학의 주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1960년대에는 쑤쉐린(蘇學林)의 문학에서 볼 수 있듯이, 여 성의 혼인, 모성애, 가정, 순정 등의 전통적 여성의식이 표출되어 있으며, 1970년대에는 천뤄시22)의 문학에서 보이듯 전통과 현대 여성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들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 였다. 그리고 1980년대에 들어서는 리앙(李昂)을 필두로 전통적 억압에서 벗어난 현대적 여성의식을 돌출시킨 작품들이 창작된다.

문혁의 풍파에 시달리던 중국과는 달리 보다 창작의 자유가 보 장되었던 대만에서는 1960년대에 등장한 천뤄시, 스수칭(施叔青) 등의 학원파 여성 작가들이 이미 서구의 현대 문학 사조를 받아 들이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낡은 여성문학의 방식을 타파해 나갔 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대만의 여성문학은 전통문학의 한계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여성의 반항 정신을 드러 낸 작품들을 꾸준히 배출시키는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렇듯 대만에서 여성주의가 뿌리내리고 여성문학이 진보한 형 태로 발전해 가고는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체제하에 서 고도 경제 성장기를 거치며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자본주의의 병폐도 나타난다. 70년대 대만 여성문학에도 이러한 현상이 잘 반 영되어 있는데, 정신이(曾心儀)의 『采風的心願』에서는 주인공인 어린 대만 여가수의 비참한 운명이 그려져 있고, 『一個十九歲少

22)천뤄시는 싼마오와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작가이다. 대만대학 외국어학과 동문인 바이씨앤융이 편집을 맡은 잡지 『현대문학』에 소설이 실리며 작가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이후 『현대문학』의 편집자가 되기도 한다. 싼마오와는 꾸푸성의 소개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이들은 곧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었 다. 천뤄시의 권유로 싼마오는 중국문화대학(中國文化大學)에 진학하여 철학을 공부하게 되었으며, 또한 천뤄시는 싼마오를 모델로 한 「喬琪」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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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的故事』에서는 여성의 모든 것-심지어 청춘과 정조까지도 포 함하여-이 철저히 자본 중심 세계에서 상품화되어버린다. 리핑(李 萍)의 『三個尷尬時期』와 『朱麗特的一夜』에는 순진한 소녀가 부유한 생활을 갈망하다 끝내 타락해버리는 이야기가 나타난다.

싼마오의 『사하라 이야기』와 『허수아비 일기』 그리고 『흐 느끼는 낙타』 등 일련의 70년대 작품들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하에 등장한 것이다. 당대 많은 작가들의 작품 속 어두운 분 위기와 무거운 주제와는 달리 싼마오의 글에는 낭만과 유머가 있 으며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생활과 따스한 감성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를 누구나가 읽기 쉽게 비교적 평이한 형식과 간결하면서도 재치 있는 문체로 표현해 낸다.

과도한 경쟁과 물질·자본 중심의 근대사회에서 벗어나 풍부한 자연과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이 며 신비감마저 자아내는 이야기들과 그 다채롭고 신선한 소재들 은 이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된다. 해 외로 나가는 게 좀처럼 쉽지 않았던 시기에 생긴 낯선 이국에 대 한 호기심과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고달픈 현실로부터의 일탈이 라는 해방감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갈증을 싼마오가 간접적으로 나마 충족시켜 준 것이다.

젠더의 측변에서 봤을 때 ‘사하라 이야기’가 여성 독자에게 특 별히 매력적인 이유에 대해 판밍루(范銘如)는, “이국을 떠돌아다 니는 여행하는 여성이 다시금 정체성을 형성하고, 민족(國族) 담 론 속에서 기정(旣定)된 여성 주체성을 다시 썼기 때문”23)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의 수동적이고 정형화된 여성상에서 탈피하여 적극 적이고 진취적으로 자신만의 삶이 지니는 의미를 찾아 나서는 여 성의 새로운 자기표현과 가시적인 유토피아 공간의 제공이 여성 독자에게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강한 지지를 받게 된 요인

23)范銘如(2008). 眾里尋她 台灣女性小說總論.麥田. pp. 23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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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강한 조국애와 민족적 정체성

전쟁의 피난길에 오르며 6살의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대만 에 정착하게 된 싼마오는 생존 경쟁이 치열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사회적 환경 하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예민한 성격의 싼마오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폭력적 체벌까지 일어나는 학교생활과 교육 체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7년 이라는 긴 시간을 자폐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성장기의 트라 우마를 지닌 싼마오에게 성인이 된 후 떠난 유랑의 길은 상처받 은 영혼을 치유하고 잃어버린 자아를 회복하며 건강한 삶의 의미 와 가치를 찾아 헤맨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 만의 낙원과 영혼의 고향을 찾고자 하였다.

싼마오는 자신의 여러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된 사하라를 포함 해서 수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좌충우돌 기행을 이어나갔고, 다 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과 생생한 문화 체험을 거듭하 며 이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인간적 성숙을 더해간다. 이러한 성장 의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의 결실은 싼마오 문학 속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싼마오 문학의 미학이라면, 인간 사랑과 자연에 대한 예 찬, 도교·불교·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24)와 문화 및 전통과 진보적

24)루메이쥐안(陸美娟)은 “싼마오의 부모는 모두 기독교 신자로 그녀의 서구 인 도주의에 관한 수용은 가정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불교는 스스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인생의 좌절과 생사의 갈림길에서 불교의 정신과 가르침이 그녀의 영혼과 욕구와 더 잘 맞았다고 말하고 있다. (陸美娟(2007). 夢裡夢外 花開花 落-三毛世界評析. 湘朝.) 어린 시절 가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서양의 종교와 사상을 접함으로 이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고, 자주적으로 수용했던 동양의 종 교와 사상에 심취하며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형성해 나간 싼마오의 글에 는 한 텍스트 안에 이러한 서양과 동양의 종교·문화적 요소가 무리 없이 병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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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조화로운 공존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눈에 띄는 또 한 가지는 다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과 신비로운 이국에 대한 동 경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그 한편으로 자문화에 대한 강한 애정과 확고한 민족적 정체성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싼마오의 작품은 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많지만, 그 안에 는 고전문학, 음식, 민족 등 중국과 관련된 문화적 내용도 크고 작은 이야기 소재로 빈번히 나타난다. 『사하라 이야기』 속 「중 국반점」에서는 싼마오가 남편 호세의 친구들에게 ‘중국요리’를 해주는 모습이 그려진다. 『사하라 이야기』,『흐느끼는 낙타』,

『허수아비 수기』 등 작품집 곳곳에서 자신이 애독하던 ‘수호전’,

‘홍루몽’, ‘서유기’, ‘손자병법’ 등의 중국 고전25)에 대해서도 언급 한다. 또한 중국의 한시와 격언도 여러 군데서 인용하며 생활의 지혜로 삼거나 자신이 처한 상황과 관련지어 비유적 묘사로 활용 한다. 이러한 요소는 싼마오의 풍부한 문화적 교양을 드러내주며, 다양한 성격의 산문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양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강직한 기개”(『사하라 이야 기』, 19쪽)에 대해서도 쓰고 있는 싼마오는 사하라에서 현지인의 삶의 양태를 보고 느낀 감회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5천 년간 고난과 상처의 역사를 짊어진 중국인으로서, 이토록 삶을 사랑하 고 맘껏 누리는 또 다른 민족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느꼈다.26) (밑줄 인용자) 이처럼 타민족에 대한 존중의 의를 표하고 그들의 삶에 감명을 받으면서도,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 이는 중화권 독자들의 민족적 결속감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25)싼마오는 7년이라는 자폐 기간 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는데, 이 시기 특히 ‘수 호전’, ‘홍루몽’, ‘고문관지(古文觀止)’와 같은 중국 고전문학을 탐독한 것으로 26)싼마오(2009). 조은(옮김).보인다. 흐느끼는 낙타. 막내집게.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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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싼마오 전집 4권 『溫柔的夜』에 수록된 에세이 「親不 親,故鄉人-永遠的夏娃之六」에서 화자인 ‘싼마오’는 전 세계적으 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그들 중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자 들로 인해 중국(인)이 비난받게 된 상황을 다루고 있다. 이를 걱 정하는 그녀는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강한 어조 로 고국의 독자들에게 고한다.

아마도 국내에서라면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일 것이다. 거리에서 스쳐지나 가도 서로 그 어떤 느낌조차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의 고향을 떠 났을 때에는, 부디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공통된 이름이 있다, 중국인이 바로 그것이다.27)(밑줄 인용자)

해외에서 비춰질 중국인의 모습을 걱정하며 진심어린 충고를 건네는 이 글을 통해 중국과 대만을 떠나 머나먼 타지에서 외국 인들과 생활하고는 있지만, 그 안에서도 조국에 대한 애착과 뚜렷 한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살필 수 있다. 이것이 민 족적 동질성과 문화적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싼마오 문학이 대만 을 넘어 중국 본토와 세계 각지의 화교 사회에 무사히 안착하며 우호적으로 수용된 요인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Ⅴ. 나가며

대만 출신 유랑작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싼마오는 수많은 지역 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겪은 다채롭고 생생한 체험담과 진솔한 삶 의 이야기를 풀어낸 기행수필집을 연달아 발표하였다. 신비로운 이국의 풍경을 배경으로 유머와 낭만이 있으며, 젊은 여성의 자유

27)溫柔的夜 三毛全集 4(2014). 北京出版集團公司 北京十月文藝出版社. p. 67.

“在國內也許你是你,我是我,在路上擦肩而過彼此一點感覺也沒有,可是當我們離 開了自己的家園時,請不要忘了,我們只有一個共同的名字-中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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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영혼과 주체적 생활상이 담긴 싼마오의 작품들은 이내 대중 의 뜨거운 호응과 사랑을 받게 된다. 현대사회가 주는 속박적인 일상의 무거움에서 벗어나 강한 자의식 속에 정신적 낙원을 찾아 떠나는 도전 정신은 고도의 자본주의와 경쟁 사회에 지친 당대 젊은이들에게 적지 않은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 싼마오는 화교 세 계의 문화적 아이콘이자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지만, 한국에서 싼마오의 존재감은 학계에서 나 대중적으로나 극히 희박하다. 본고는 이러한 연구진의 개인적 인 아쉬움 속에 중화권 이웃에 대한 문화적 이해의 증진과 싼마 오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시험을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양안의 현대문학사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명 작가답게 싼마오 문학 관련 문헌은 이미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본고에서는 그중 대표적 논저를 중심으로 싼마오 연구의 주요 흐 름과 최근 동향을 살펴보았으며, 양안과 한국에서의 싼마오 문학 출판 상황을 점검해보았다.

타민족과 이문화에 대한 편견 없는 포용력 속에 다양한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싼마오 문학이 지니는 또 하나의 미학인 데, 싼마오는 그 안에서도 자문화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며 민족적 정체성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싼마오 문학이 민족 적 자부심과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만을 넘어 중국 본토와 세계 화교 사회에서도 널리 사랑받게 된 한 요인으로 보인다.

사회가 요구하는 획일적인 삶을 거부하고 개성 넘치는 자신만 의 인생을 개척해나간 싼마오의 유쾌한 좌충우돌 유랑기는 분명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신선한 청량감과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하지만, 본고가 하나의 작은 계기가 되어 앞으 로 한국의 더 많은 독자들이 싼마오의 작품을 접하고 참신한 시 각으로 새로운 연구도 계속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주요어> 싼마오, 유랑작가, 사하라 이야기, 흐느끼는 낙타, 허수아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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州大学人文社会科学研究 1. 信州大学人文社会科学研究会

Name Jo, Youngjoon

Belong Graduate School of Humanities, Nagoya U n i v e r s i t y E-mail jo.youngjoon@j.mbox.nagoya-u.ac.jp

투고일 2019/05/30 심사일 2019/06/06 게재확정일 2019/06/25

Name Shen, Chunlan

Belong Dept, comparative literature and comparative c u l t u r e . K o r e a U n i v e r s i t y E-mail youyou0419@163.com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