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마을과 토속경관(土俗景觀)의 보전전략
신상섭|우석대학교 조경도시디자인학과 교수
머리말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의식이 하나 되고 삶이 용해∙여과된 형태로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의 전통마을은 주변을 둘러싼 자연환경과 문 화경관 범위를 포괄하는 역사공간이자 토속문화경 관으로 표출된다. 자연 지세에 순응하고 자연을 이 해하려는 관념하에 좋은 자리를 찾고 특유의 자연 정취를 이용하여 자연과 인공이 융
합되고 동화되는 유기적인 공간체계 를 보여주던 전통마을은 토속경관에 대한 적절한 전승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개발욕구와 인식부족, 이농 현상에 따른 공동화 등 여러 요인으 로 지속성과 건전성이라는 절대 가 치가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풍토환경에 부합되어 정체 성 있는 토속문화경관으로 표출되는 전통마을 정 주지의 보전가치를 조명코자 한다. 또한 역사경관 의 위상 제고를 통한 보전, 즉 역사와 문화가 교집 합을 이루며 면면히 이어져온 전통마을의 경관보 존 및 전승에 대한 대안 마련이 요청되는 바, 문화 재로 지정된 전통 민속마을(중요민속자료와 사적 지)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 1> 향토성을 잘 나타내는 문화경관으로 평가되는 아산 외암마을
전통마을의 문화경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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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경관과 전통마을의 보전 가치
전통마을은 인간과 자연의 역사가 공간상에 투영 된 역사경관으로 이해된다고 할 때 자연경관(自然 景觀)과 문화경관(文化景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통마을의 문화경관은 3가지 측면에서 보전가 치를 부여할 수 있는데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지리 생태적 경관, 사회적 교환기능을 담당하는 사회적 경관, 공동체의 이념통합 구실을 하는 상징적 경관 등이다. 마을 입지에 따라 마을 뒷산이나 시내, 서 낭당이나 수구막이 등은 마을의 1차영역을 형성하 는 중요 경관지표가 되며, 농경지와 앞산, 묘지 등 은 지리생태학적 측면에서 2차영역이 된다. 이러한 마을 내외의 산림, 수계, 농경지, 동산과 숲 등이 보 전대상이 된다.
또한 전통마을의 문화경관은 정주지의 실림집, 마을길과 물길, 마을숲, 마을마당과 쉼터, 우물과 빨래터, 농경지 등 사회적 경관이나, 성황당, 당산 숲과 당목, 장승과 솟대와 같은 민간신앙시설로서 의 상징경관, 종가와 사당, 재실, 서당과 서원, 정자 등 혈연 공동체의 이념적 통합이 감지되는 유교적 경관, 마을 주변을 둘러싼 사신사와 명당수, 비보림 등 풍수적 경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유교 적 경관은 사회적 경관지표로, 민간신앙요소는 상 징적 경관지표로, 풍수적 경관은 지리적 경관지표 를 겸하는 양가성(�價性)을 갖는 바 전통마을 문 화경관의 가치를 경관문화재로 승화시키는 당위성 을 갖게 된다.
특히, OECD는 농촌자원을 자연적 자원(환경, 자연자원), 문화적 자원(고유한 역사, 경관자원),
사회적 자원(시설, 경제활동, 공동체 활동 자원)으 로 분류하고 있는데, 농촌 어메니티(amenity, 쾌적 성)는 야생지, 경작지 경관, 역사적 기념물, 문화적 전통을 포함해 자연적인 것이든 인위적인 것이든 농촌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을 가리킨다. 개인과 지 역사회 공동체는 그러한 장소와 전통, 즉 어메니티 로 부터 혜택을 받게 되는 바, 농촌 어메니티는 토 속적인 향토경관보존을 위한 중요 정책자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전통마을 그리고 역사경관 보존제도
우리나라 헌법은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제9조) 및 국토자원의 보호이용(제120조 2항)을 규정하고 이 를 위한 제한과 의무를 법률로 정하도록(제222조) 하고 있으며, 문화재보존 및 관리와 관련해 문화재 보호법이 1962년 제정되어 특별법 성격으로 운용 되고 있다. 문화재보호법 제1조에 문화재보호는
‘조상들이 남긴 민족문화유산을 잘 보존하여 후손 들에게 전승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여 문화와 역 사에 대한 가치관 정립과 국민의 문화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나아가 민족의 우수성을 홍보하여 문화 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 다.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하여 문화재로 지정된 전 통마을 권역에서의 역사경관보존 정책에는 설계 심사, 토지이용에 근거한 미관규제, 보조금 등이 제 도적인 틀 속에서 운용되고 있으나 역사적 건조물 중심의 점적, 소극적, 하향식 보존 관리체계라는 문 제점을 지니고 있다.
영국의 경우 역사경관보존은 1882년‘고대기념
물보호법’도입 후 1907년 민간차원의 National Trust발족, 1963년‘경관보호법’등 민과 관의 역 사경관보존 협력체계가 정착되면서 미국뿐만 아니 라 영연방국가들의 문화재보존 및 보호정책의 골 격을 이루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은 1896년 영국의 National Trust를 모델로‘Trustees of Scenic and Historic Places and Objects’가 결성되 어 독립전쟁 유적지를 중심으로 민간 주도의 보존 운동이 전개되었다. 1935년에는‘Historical Site Act’, 1966년‘National Historic Preservation Act’
가 제정되어 역사경관보존의 근거를 마련하였고,
연방정부의 역사보전심의회, 주정부의 역사유적보 전위원회, 자치단체의 역사위원회 행정조직과 제 도를 통하여 역사문화유적지 주변에서의 프로젝트 중지 및 설계 심사, 토지이용에 근거한 미관규제, 보조금 제도 등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보존관리에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1964년 가마꾸라의 National Trust 주도 로 역사공간에 대한 경관보존운동이 주목을 받은 이후 1966년 역사적 풍토(역사상 의의가 있는 건조 물, 유적 등이 주위환경과 일체를 이루어 전통문화 를 공간적으로 형성하는 토지) 보존에 관한 특별법
자연적
자원 자연자원
4. 비옥한 토양, 5. 미기후(눈, 안개 등), 6. 지형(특이지형, 등산로 등), 7. 동물(천연기념물, 보호 및 희귀동물 등), 8. 수자원(하천, 저수지, 지하수 등), 9. 식생(보호수, 노거수, 마을숲, 보호수림 등), 10. 습지 혹은 생물서식지(biotope)
문화적 자원
역사자원
11. 문화재, 사적 등 지정 전통건조물, 12. 비지정 전통건조물(정자, 사당, 제각, 향교 등), 13. 신앙공간(성황당, 돌무덤, 당나무 등), 14. 전통주택(기와, 너와, 돌기와, 초가 등), 15. 전통적인 마을안길(돌담, 흙담 등), 16. 마을상징물(마을 안내석, 솟대, 장승 등), 17. 유명 인물(역사적 인물, 始祖등), 18. 풍수지리나 전설(마을유래, 설화 등)
경관자원 19. 농업경관(다락논, 마을평야, 밭, 과수원 등), 20. 하천경관(갈대, 하천의 흐름, 하천변 수림 등), 21. 산림경관(산세, 배후 구릉지 등), 22. 주거지 경관(건축미, 주거지 스카이라인 등)
사회적 자원
시설자원
23. 공동생활시설(마을회관, 노인정, 마을마당, 어린이놀이터 등), 24. 기반시설(방범등, 상수도, 하수도, 공동주차장 등),
25. 공공편익시설(구판장, 슈퍼마켓, 보건소, 학교 등), 26. 환경관리시설(오폐수 정화시설, 소각장, 공동퇴비장 등), 27. 정보기반시설(인터넷, 컴퓨터네트워크, 마을홈페이지 등), 28. 농업시설(공동창고, 공동작업장, 집하장, 관정, 농로, 농∙배수로 등) 경제
활동자원
29. 도농교류활동(관광농원, 휴양단지, 민박 등), 30. 특산물생산(유기작물, 수공예품, 도자기 등), 31. 특용작물생산(특용작물, 임업작물 등)
공동체 활동자원
32. 생활공동체활동(관혼상제부조, 경로잔치, 친목계 등),
33. 농업공동체활동(품앗이, 작목반, 판매∙유통조직 등), 34. 씨족행사(성묘, 제사 등), 35. 문화활동(공연, 축제, 전시회 등), 36. 마을놀이(명절놀이, 생산놀이, 주민단체관광 등), 37. 마을관리 및 홍보활동(마을정비, 마을청소, 쓰레기 분리수거, 마을홍보∙안내활동) 자료: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전통마을의 문화경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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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제정하여 역사경관 권역의 보존 및 정비를 도모 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가나자와 시의 전통 환경보존 및 아름다운 경관형성에 관한 조례 (1989), 오다루 시의 역사적 건조물 및 경관지구 보전조례(1983)는 광역 경관계획 범주로 다루어져 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1990년대 이후 마을보존 조례와 주민헌장 제정 등이 파급되어 관리 주체가 마을주민이 되고 지방자치단체와 국가가 이를 지 원하는 상향식 보존관리 체제를 상당부문 구축하 고 있다.
오늘날 농촌 마을의 환경과 경관 유지를 위한 국 제적인 논의(OECD, EU 등)의 핵심은 문화경관과 전통경관에 대한 존중 그리고 보전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촌경관계획의 수립은 전무한 실정인 바, 토속적인 문화경관을 의미하는 농촌경관이 무 분별한 개발행위에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며 양호 한 경관자원을 찾는 기초연구가 필요하다(변병설, 2001). 그러나 농림부의 농산어촌 향토경관 보존관 련 경관보전직불제(경관작물 재배 시 보조금 지급,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개발촉
진에 관한 특별법’제30조) 그리고 건설교통부의
‘경관법안’등은 경관계획의 수립, 경관사업의 시 행, 경관협정의 체결과 지원을 통해 보전가치가 높 은 경관은 보호하고 훼손된 지역은 양호한 경관으 로 새롭게 조성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점 에서 의의를 지닌다 하겠다.
전통마을 경관보존 관리실태
① 개체 유형문화재 중심의 보존관리
우리나라는 1995년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고, 불국 사와 석굴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 기로 역사적 환경과 경관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지 평을 열어가고 있지만 관리개념이 체계적으로 정 립되지 못한 양상을 발견하게 된다. 전통마을 또한 이러한 상황이 동일하게 반복되어 전통과 현대가 혼재하거나 마을 안팎의 공간 이미지가 상이하게 표출되는데, 사적지나 문화재보호구역 등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나 공간적 의미가 제한적으 로 포함된 개체문화재 중심의 점적 보존과 같은 소
<사진 2> 우리나라의 대표적 유교 문화경관인 경주 양동마을(중요 민속자료 제189호, 1984년)
<사진 3> 양동마을의 향단(보물 제412호)
극적 관리개념에서 기인된다 하겠다.
전통마을은 단위 살림집 같은 개체문화재 의미 로는 역사성 짙은 토속경관으로 승화되지 않는다.
마을과 주변 환경권역을 포함하는 경관문화재지구 (景觀文化財地區)와 같은 용도지역 설정기법이 필 요하다.
② 공간구조의 왜곡과 위락유원지화
오늘날 문화재로 지정한 민속마을, 즉 취락 문화유 산은 고유의 사회적, 지리적, 상징적 가치를 뛰어넘 어 관광자원으로의 가치가 점증하는 상황인데, 무 분별한 토지이용과 상업시설의 난립 등으로 문화 체험은 실종되고 위락유원지로 일탈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특히 스카이라인은 파괴되고 경관은 왜 곡되며 공간구조 및 동선체계가 변형되거나 멸실 되고, 음식점, 매점, 주점, 노래방 등 영업장의 과도
한 개설, 마을숲의 훼손과 유원지화 등 토속문화 체 험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이후 면사무소와 학교 등 대규모시 설의 도입으로 토지이용 및 동선체계에 왜곡현상 이 나타났고, 생활문화의 변천과 차량 중심의 동선 체계, 1960년대에 시행된 새마을사업 등 공간 구조 적 측면에서 문제점이 다양하게 노출되었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전통마을이 테마가 있는 문화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행락유원지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회의 경우 1919년 풍남공립보통학교 개교와 함께 토지이용 및 동선체계의 변형이 이루어졌으 며, 낙안읍성 또한 주민들이 이주촌으로 옮겨간 상 황하에서 상흔이 넘쳐나는 유원지 면모를 보여준 다. 마을입구에는 대규모 주차장을 조성하였고 마 을회관과 유물관을 신축하거나 건물구조를 개조하
환경부
자연생태우수마을사업 물 환경관리 기본계획 국토환경관리종합계획
자연환경, 전통문화 등이 잘 보전된 마을 지원 수변생태벨트(River line Eco-belt)조성 등 생태경관보존 관리지역 설정 등
문화관광부 문화∙역사마을 가꾸기 문화자원, 역사자원을 갖고 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마을주민의 의지가 있는 마을 지원
문화재청 마을숲 문화재 지정사업 마을숲을 문화재로 지정∙보호
산림청 전통 마을숲 복원사업 마을숲 복원 지원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어촌 100선 해안방풍림이 있는 마을이 주요 대상
건설교통부
친환경 하천정비기본계획 수립지침
경관법안
생태∙경관∙역사∙문화자원이 우수한 하천은
‘보전지구’로 지정하여 특별관리 경관계획 수립, 사업 시행, 경관협정 체결
농촌진흥청 농촌 전통테마 마을사업 생활환경개선, 전통문화보전
지방자치단체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농어촌관련사업 주거환경개선, 농촌관광 자료: 최재웅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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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상업장을 방만하게 개설하여 어지러운 가로 경 관을 보여주고, 마을숲의 훼손 등 토속경관 왜곡 사 례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주민의 이해부족 등으로 변질된 건물 구조 와 시설입지 그리고 공간체계의 모호성, 현대적 문 명 이기가 과도하게 개입된 마을길경관, 슬럼화와 공동화, 전통과 현대화가 어지럽게 병존하는 양상 등 최근 약 1백여 년의 세월동안 토속성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
한편, 생활과 직접 관련되는 토지이용 및 살림집 의 수리와 복원문제, 새로운 주민관련 시설의 도입 등이 취약요인으로 작용되며, 문화탐방과 관련된 관광 시설의 도입, 주민과 공공, 주민과 이주민, 주
민과 탐방객 등의 행태에서 문제점이 표출되는 등 취약한 갈등요소들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와 기능 이 매우 미약한 상황이다(강동진, 2001).
③ 하향식 보존관리 체계와 주민들의 자긍심 결여 전통마을의 보존관리는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하여 원형보존과 주변경관과의 조화라는 기본방향에 국 가가 지원하고 주도하는 하향식, 점적∙물리적 개 체문화재 중심의 보존관리체계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문화재보호법 제14조(관리방법의 지시), 제25조(행정명령), 제40조(관리상황의 보고) 등 주 민의 생활행위 제한과 재산권 침해요인, 민원 제기 의 소지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한편, 문화재 소 유자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보수∙정비와 주의 의무를 부여(법 제15조 및 제18조)하고 있으나, 문 화재의 보수∙정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책정하고 하향식으로 집행하는 운용체계를 갖는다.
주민들의 생활과 생산 활동, 교육∙문화적 욕구 등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보존관리 가이드라
<그림> 토지이용과 동선체계를 왜곡시킨 하회마을의 풍남공립보통 학교(1991년 폐교되어 현재 공터로 남아있다) 위치
<사진 4> 음식점과 판매점 등 상업시설이 난무하여 토속경관 체험 이 반감되는 순천 낙안읍성 낙풍루(동문) 전경
간의 불신과 갈등이 팽배되어 있는 상태다. 그러므 로 마을 외형에 변형이 되지 않고 주민들의 자긍심 회복과 심리적인 당위성을 찾는 범위에서 법∙제 도상의 규제 내용들이 조정되어야 한다(강동진, 2001).
④ 전통성 몰이해와 전문 기술행정조직의 부재 옹기종기 어우러진 살림집, 마을길과 물길, 농경지, 정자와 재실, 당목(堂木)과 마을숲(洞藪, grove), 뒷동산과 연못, 수경시설과 후원의 멸실, 재식법에 어긋난 외래수종과 서양 초화류의 무분별한 도입, 마을 주변산야의 외래수종 등 토속경관이 방치되 고 오용된 전통성 몰이해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 아볼 수 있다.
정확한 고증이나 연구 없이 졸속으로 복원되거 나 소재사용의 오류 등 전통성과 시대성을 고려하 지 않는 경우도 다른 몰이해 사례가 되고 있다. 생 활편익시설 또한 전통성을 고려한 의장기법이나 색상과 소재가 적정하게 도입되어야 하나 도심지 에서 보는 목재, 철재, 인조목 등으로 제작되어 무 분별하게 설치되고 콘크리트 구조물, 석축, 다리, 전신주 등 경관 저해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민간신앙 제례처와 석조물의 멸실, 일본풍의 축석 과 형상석 사용, 계류, 연못, 해자, 빨래터, 샘 등 멸 실 현상과 오용 사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화재를 보존 관리하는 국가 조직으로는 문화 관광부 산하에 문화재관리청이 있으며, 도∙시∙
지속적으로 보존관리 대책 및 복원사업, 고증 연구 와 예산집행이 수행되고 있지만, 전통마을과 같은 여타 문화재는 우선순위에서 배제되고 전문성이 부족한 행정가들의 한시적 보직 근무, 경관분야 전 문가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통마을 토속경관의 보전관리 대안론
① 생명력 있는 경관문화재로의 인식전환
유네스코는 1954년 문화재 보호를 위한 조약에서 문화재를‘역사적 또는 예술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 물 환경군(環境群)’이라 하여 개체문화재의 의미 를 면적 보존 대상으로 확대시켰고, 1972년 세계유 산 협약안의 상정을 계기로 자연 및 문화유산 가운 데 역사경관의 보존관리 체계는 광역보존 방향으 로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전통마을은 개체문화재 의미로는 역사경관 체험의 장으로 승화되지 않으므로 주변 권역을 포함하는 경관문화재 권역의 설정과 경관영향평가와 같은 경관관리 법안의 입안이 시급히 요청된다.
한편, 경승이 빼어나다고 일컬어지며 오랜 체험 과 인구에 회자되어 누적된 풍경미와 경관구조를 음미해 볼 수 있었던 곡과 경(曲과景: 낙안 8경, 하회 16경 등) 등 모범성과 전형을 보여주는 역사 문화경관이 훼손되거나 교란되고 멸실 되었는 바, 이에 대한 경관평가, 경관복원 등 문화경관 전승 방 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전통마을의 문화경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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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지속가능한 토지이용과 용도지역 설정
오늘날 농촌과 전통마을 주민들의 정주 환경은 전 통 가치를 토대로 통제하고 규제하기에는 불가능 한 시대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므로 가능한 토지이 용 규제 범위 내에서 새로운 마을틀짜기가 요청되 고 있다. 토지와 시설에 대한 절대 보존관리정책으 로부터 별도의 신 생활권 설정과 같은 삶터를 보완 하여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여과기능, 즉 현대생 활을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용도지역 설정이 요구 된다. 이것은 마을 성장기에 분가와 재산상속을 통 해 전개되어온 마을권역의 확산 개념으로 받아들 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 생활문화를 수용하면서 취락 문화 경관으로 상속시키기 위해서는 전통마을 토지이용 에 따른 보존∙보전권, 복구∙정비권, 경관관리권 등 세분화된 용도지역 설정을 통해 절대적 보존, 소 극적 보존, 제한적 개발과 같은 토지이용 관리지침 마련이 필요하다.
③ 주민합의와 민간운동의 확산
공동체 문화와 삶이 어우러진 전통마을 권역의 경 관관리는 시민사회와 주민들의 경관보전 의지와 역량에 따라 토속경관 품격이 달라진다 하겠다.
National Trust운동 사례를 준용하여 토속경관신탁, 주민들의 참여가 자긍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관 협력체제 구축 등 옛정경찾기와 토속경관 되살리 기 운동 확산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마을의 지속성과 활력제고를 위해 관광 자 원화 및 탐방객 유치활동 차원에서 시도된 하회(국 제탈춤페스티벌과 물돌이축제)와 낙안읍성(민속문
화축제와 향토음식축제) 등의 몇몇 축제행사 프로 그램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대표적 사 례들인데, 마을 조직이나 주민들의 합의가 도출되 고 자긍심으로 이어지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건 전성이 지속적으로 확보될 수 있는 전략 도출이 요 구된다.
④ 향토문화경관 되살리기 전략
풍수적 의미의 사신사(四神砂: 청룡, 백호, 주작, 현무로 상징되는四方의 산세)를 갖춘 전통마을 경 관권역을 향토성 짙은 경관으로 부각시키는 전략 이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살림집 같은 정주지와 배 후지, 경작지 그리고 동선체계와 물길, 전통적 의 장, 색, 재료 등 정교한 설계기준을 마련하여 연속 적 문화 체험이 가능한 경관구조 회복 전략이 필요 하다.
예를 들어 전통마을 어귀에 무질서하게 상존하 는 상업시설을 전통 주막거리로 재현시키거나 살 림집들을 정비하여 옛 문화체험이 가능한 민박집 이나 강학처 등으로 소극적 보존을 시도하는 전략
<사진 5> 토속적인 풍경미와 경관구조를 음미해 볼 수 있는 안동 하회마을 전경
을에는 대추나무, 감나무, 석류, 국화와 매화, 오죽 (烏竹)은 물론 배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일명 이화 촌(�花村)으로 불림)에 근거한 경관회복 방안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⑤ 경관영향평가와 제도적 관리체계 강화
오늘날 EU 등 선진 제국은 농촌경관을 보존, 보호 하기 위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주목되는 내용은 전통경관 및 건물 보 존과 환경보존을 위한 투자 지원에 관한 사항이다.
최근 일본 농림수산성은 우리의 마을숲과 비슷한 개념인 옥부림(屋附林)에 대해서 지원한 보조금이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은 우 리의 마을숲 등 취락 문화경관권역에 적용할 수 있 는 실증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에서 시행되고 있는 농림부의 농촌마을 경관보전 직불제 정책은 그 대상이 작물재배에 의한 경관조 성 및 유지에 한정되어 있으나 지원대상을 고려할 때 보전되어야 할 고유의 향토경관 , 문화자원, 생 활경관 등 농촌경관 구성요소 전반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확대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최재 웅 외 1, 2006).
문화재보존 권역의 경관관리는 설득력 있는 기 준이 마련되지 못한 채 비전문가 또는 퇴직 예정자 들의 한시적 보직 운용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또한 문화재 지정과 보수 및 정비에는 문화재 전문위원회 등의 자문, 심의를 거치고 있지만 고건
따라서 기초 지방자치단체 까지 조경 및 경관 전 문가의 배치, 개발행위 중지 및 설계심사의 강화, 사유지 재산권의 실체적 보상과 세제혜택 확충, 슬 럼화되고 훼손∙왜곡된 토속경관의 복원과 미관규 제, 경관보전조례와 경관영향평가법 제정, 토속경 관보전 직불제 확대, 민관 전통마을 경관보전협정 마련 등 실생활이 가능하고 주민 자긍심을 고취시
<사진 6> 민초들의 생활상이 소박하게 투영된 낙안읍성 살림집
<사진 7> 향토적 토속경관상이 율동적으로 감지되는 낙안읍성(사적 제302호)의 마을길과 살림집, 돌각담 전경
전통마을의 문화경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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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맺음말
유네스코는 1954년 문화재 보호를 위한 조약에서 문화재를‘역사적 또는 예술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 물 환경군(環境群)’이라 하여 개체문화재의 의미 를 면적보존대상으로 확대시켰으며, 1972년 세계 문화유산 협약(안)의 상정을 계기로 자연 및 문화 유산과 관련한 역사경관의 보존관리 체계는 광역 보존 방향으로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
최근 우리 농촌마을은 문화적, 경관 가치적 생명 력을 상실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문화재로 지 정된 전통마을 또한 소득증대사업과 연계시키려는 개선사례에서 무분별한 토지이용과 위락유원지화 되는 경향, 향토성 짙은 문화경관의 훼손 등 많은 문제점이 표출되는 바, 이들 전통마을 권역에 대한 합리적인 토지이용규제와 경관자산을 건전하게 보 전하기 위한 대안 강구가 요청된다.
오랜 체험과 인구에 회자되어 토속적인 풍경미 를 관조할 수 있었던 전통마을은 살림집 같은 개체 건물 보존 의미로는 문화가 어우러진 역사경관으로 승화되지 않는다. 전통마을 토속경관에 대한 진단 과 평가를 통하여 경관문화재로의 인식전환, 현대 생활을 수용할 수 있는 용도지역 설정(보존∙보전 권, 복구∙정비권, 경관관리권 등), 토지이용과 동 선체계 그리고 경관보전계획을 포함하는 기본계획 (master plan)이 설득력 있게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전통마을 정주지 권역의 밀착된 경관관리 (경관보전조례 제정, 경관영향평가 및 경관보전 직
불제 시행과 모니터링, 경관협정 등), 유∙무형의 문화경관 보존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규제 위주의 하향식 보존관리 체계를 개편한 주민참여 제도의 확충, 재정적 뒷받침 문제가 연계된 풍경미 되살리 기 및 토속경관신탁운동의 전개, 민관학(民官學) 협력체제 구축 및 전문기술 행정조직의 확대, 마을 공동체의 자긍심 고취 프로그램 도출 등 역사문화 경관에 대한 전승 방안이 체계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