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양(Quantity)의 비표준대화함축
양의 비표준대화함축은 화자가 양의 격률을 의도적으로 위배하면서 생긴 대화함축을 뜻한 다. 양의 비표준대화함축은 항진명제(tautology)의 발화에서 나타난다. 단순하고 분명한 항진 명제의 발화는 원칙적으로 의사소통에서 별로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지 못한다. 양의 격률은 필요한 만큼의 정보 제공을 요구하므로 항진명제는 분명히 이 격률을 위배한다. 그러나 화자 가 실제로 상호 협력하고 있다는 가정이 유지되고자 한다면 어떤 정보 제공적 해석이 이루 어져야 한다.
(18) ㄱ. 전쟁은 전쟁이다.
ㄴ. 전쟁에서는 항상 무시무시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특별한 재난에 대해 슬퍼해도 소용없다.
ㄷ. 철수는 오든지 안 오든지 할 것이다.
ㄹ. 그가 오든 안 오든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걱정해도 소용없다.
(18ㄱ)은 논리형식 ∀x(W(x)→W(x))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참이다. (18ㄱ)은 그 의미가 (18ㄴ)의 의미일 것이다. (18ㄷ)은 논리형식 pv~p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참이다. (18ㄷ)의 의미는 (18ㄹ)의 의미일 것이다. 분명히 항진명제의 발화는 대화를 간단히 끝내거나 차단하 는 자질을 갖고 있다.
일부 대화함축은 말해진 것의 의미론적 또는 논리적 구조로부터 추론된다. 진리조건이 관 련되어 있을지라도 진리조건만으로는 대화함축 의미가 추론되지 않는다. 이것에 대한 더욱 확실한 증거는 항진명제에서 찾아진다.
(19) ㄱ. 사각형은 네 변이 있다.
ㄴ. 소년은 소년이다.
ㄷ. 그것은 소년들이 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종류의 행위이다.
(19)는 둘 다 필연적으로 참이므로, 똑같은 진리조건을 갖는다. 그러므로 만일 대화함축 의 미가 진리조건으로만 추론된다고 가정하면, 이들은 같은 대화함축 의미를 공유해야 한다. 그 러나 (19ㄱ)은 대화함축을 갖지 못하고, (19ㄴ)만이 (19ㄷ)의 대화함축을 갖는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대화함축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언어적 층위는 진리조건과 더불어 발화된 문장 의 의미 표현(또는 논리 형태)이다.
3.2.3. 관련성(Relevance)의 비표준대화함축
관련성의 비표준대화함축은 화자가 관련성의 격률을 의도적으로 위배하면서 생긴 대화함 축을 뜻한다.
(20) 갑: 나는 철수 엄마가 수다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아요?
을: ㄱ. 오늘 아주 화창한 날씨지요.
ㄴ. 조심해요. 철수 엄마가 바로 당신 뒤에 서 있습니다.
(21) 철수: 영희야, 우리 공기놀이 하자.
엄마: ㄱ. 철수야, 네 숙제는 했니?
ㄴ. 철수야, 아직 놀러 나가서는 안 된다.
(20)에서 을의 발화는 (20ㄴ)과 같은 것을 함축할지도 모른다. (21)에서 철수의 엄마는 그 녀의 아들에게 (21ㄱ)을 발화함으로써 (21ㄴ)의 대화함축을 암시할 수 있다.
3.2.4. 태도(Manner)의 비표준대화함축
태도의 비표준대화함축은 화자가 태도의 격률을 의도적으로 위배하면서 생긴 대화함축을 뜻한다. 태도의 격률을 위반하는 예는 다음과 같다. (22)는 심사위원이 김현주 양의 노래를 듣고 말한 것이다.
(22) ㄱ. 김현주 양은 리골레토 아리아의 악보에 거의 일치하는 일련의 소리를 냈습니 다.
ㄴ. 김현주 양은 리골레토 아리아를 잘 부르지 못했습니다.
‘간결하라’는 격률을 고수하는 (22ㄴ)대신, 그 격률을 위배하는 장황한 표현인 (22ㄱ)을 발 화함으로써 심사 위원은 김현주 양의 노래와 실제 리골레토 아리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 을 암시하고 있다.
4. 맥락에 따른 분류와 함축 이론의 한계
대화함축은 화맥에 따라서, ‘일반대화함축’과 ‘특정대화함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대 화함축(generalized conversational implicature)’이란, 어떤 특별한 화맥 또는 특별한 대본이 필요 없이 추론되는 대화함축을 뜻하고, ‘특정대화함축(particularized implicature)’이란, 특 별한 화맥이 반드시 필요한 대화함축을 뜻한다.
4.1. 일반대화함축
‘일반대화함축(generalized conversational implicature)’은 어떤 특별한 화맥 또는 특별한 대본이 필요 없이 추론되는 대화함축을 뜻한다.
일반대화함축에는 표현 ‘어떤 N’으로부터 언급된 ‘N’이 화자와 밀접한 관련이 없다는 가정
에서 추론될 수 있는 것이 있다.
(1) ㄱ. 나는 어떤 집으로 걸어 들어갔다.
ㄴ. 그 집은 나의 집이 아니었다.
(1ㄱ)을 언제 말하든지 간에 일반적으로 (1ㄴ)을 함축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일반대화함축에는 은유법이나 항진명제도 포함된다.
(2) ㄱ. 영국은 가라앉는 배이다.
ㄴ. 전쟁은 전쟁이다.
(2ㄱ)과 같은 은유법 또는 (2ㄴ)과 같은 항진명제는 화맥독립적으로 그 내용이 전달된다고 주장될 수 있다.
4.2. 특정대화함축
‘특정대화함축(particularized implicature)’이란, 특별한 화맥이 반드시 필요한 대화함축을 뜻한다.
관련성의 대화 격률을 준수함으로써 생기는 모든 함축은 특정대화함축이다. 왜냐하면, 발 화는 특별한 주제와 관련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3) ㄱ. 저 개가 아주 행복해 보입니다.
ㄴ. 갑: 도대체 고기가 어디 간 거요?
을: 저 개가 아주 행복해 보입니다.
ㄷ. 아마도 저 개가 고기를 먹었을 것이다.
(3ㄱ)이 (3ㄴ)처럼 설명되는 특별한 상황에서 발화되면, (3ㄷ)만을 함축하게 된다. 그러므로 (3ㄴ)의 대화함축 의미는 특정대화함축인 것이다.
4.3. 대화함축 이론의 한계
대화함축은 대화 기저의 협력 가정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의도적인 비협력이 가정되는 대화를 생각해 보자. 그러면 말해진 것과 연관된 정상적인 대화함축은 전달되지 않는다.
(4) 검사: 이와 같은 행위를 많이 했습니까?
피고: 많지 않습니다.
검사: 몇 번이요?
피고: 예, 몇 번이요.
(4)와 같은 법정 심문에서 비협력적인 맥락에 의해서 일반 양의 대화함축이 취소될 수 있다.
(4)에서 검사는 피고를 반대 심문하고 있다. 검사가 하는 일은 피고로부터 해로운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고, 피고는 그것에 저항을 하고 있다. 이것은 법정절차에서 인정된 관례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검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양의 격률은 미결정이다.
(4)에서 피고의 처음 발화는 적어도 그가 어떤 행위를 했다는 명제를 전제해야 하지만, 그 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많지 않다’는 ‘몇 번’이라는 것을 함축한다. 이 경우는 피고가 ‘많지 않다’를 ‘몇 번’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검사는 피고에게 피고가 일부의 경우에 문제의 행동을 했는지에 관해서 분명하게 질문해야 하다. 대화협력원칙으로는 비협력 적인 상황에서 ‘많지 않다’로부터 ‘몇 번’을 추론하지 못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없다.
□ 참고 문헌
1. S.C.Levinson(1983), Pragmatic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이익환 외 역(1992), ≪화용론≫, 한신문화사.)
□ 학습 평가
1. 대화함축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대화함축의 원리는 ‘전쟁은 전쟁이다.’ 같은 명백한 항진명제(tautology)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다.
② 화용론적으로 설명하자면, 연결 어미 ‘-고’는 ‘and’, ‘and then’의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③ “그 사람은 두 명의 아들이 있다.”라는 발화의 대화함축은 ‘그 사람은 오로지 두 명의 아 들만 있다.’이다.
④ 그라이스의 협력 원칙은 ‘질, 양, 관련성, 태도’의 4가지 하위 격률이 있다.
2. 대화함축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비분리성이란, 대화함축이 취소가 가능하고 언어학적 또는 비언어학적 화맥에서 삭제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② “철수는 세 마리의 소를 가지고 있다.”의 발화가 담고 있는 대화함축은 “철수는 적어도 세 마리의 소를 가지고 있다.”라는 발화에서는 취소가 된다.
③ 비고정성이란, 대화함축은 언어 표현의 고정적 의미의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④ 비한정성이란, 하나의 발화는 맥락에 따라서 대화함축이 달라질 수 있으며, 그 수와 범위 를 정확하게 한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3. 대화함축의 분류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대화함축은 대화 격률에 대하여 화자가 가지는 관계에 따라 표준대화함축과 비표준대화
함축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② “철수에게는 14명의 자녀들이 있다.”의 대화함축 ‘철수에게는 오로지 14명의 자녀들만 있 다.’는 양의 표준대화함축이다.
③ 대화함축은 일반적인 화맥이냐 특수한 화맥이냐에 따라서, ‘일반대화함축’과 ‘특정대화함 축’으로 분류할 수 있다.
④ 은유법이나 항진명제는 특정대화함축에 속한다.
※ 정답과 해설
1. ②
연결 어미 ‘-고’는 ‘and’, ‘and then’의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미론적(진리조 건적)인 설명이다. 화용론자들의 설명은, 순서가 가미된 ‘-고(and then)’가 태도의 네 번째 하위 격률 덕택에 표준대화함축으로 해결된다고 본다. 따라서 태도의 네 번째 하위 격률은 순서대로 일어날 수 있는 두 사건의 기술이 결합되는 곳에서는 ‘-고’의 의미를 화용론적으 로 해결해 준다.
2. ①
비분리성이란, 대화함축이 맥락에서 분리되지 않는 특성을 뜻한다. 대화함축이 취소가 가 능하고 언어학적 또는 비언어학적 화맥에서 삭제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은 취소가능 성이다.
3. ④
‘일반대화함축’은 어떤 특별한 화맥 또는 특별한 대본이 필요 없이 추론되는 대화함축을 뜻하며, 일반대화함축에는 은유법이나 항진명제도 포함된다. “영국은 가라앉는 배이다.”, “전 쟁은 전쟁이다.”가 갖는 대화함축을 추론하는 데에는 특별한 화맥이 필요 없다.
Ⅴ. 화행 이론
1. 화행의 개념
1.1. 화행의 정의화행(speech acts)이란, ‘언어 행위’라고 한다. 즉, 화행은 언어를 행위로 보는 것이다. 행 위는 발로 차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물건을 같이 들어주거나 하는 동작을 말한다. 이러한 실제 동작들은 공격하는 행위, 위로하는 행위, 도와주는 행위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 동작들에 이름을 붙여서 행위라고 하듯이 언어 행위에도 이러한 이름을 붙여서 진술행위, 정 표행위, 명령행위, 예고행위, 선언행위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이러한 언어 행위에 대해서 살피기로 한다.
언어에 대한 화용론적 접근이 이루어지기 이전의 많은 문법학자나 철학자들은 언어가 단 지 ‘음성과 의미’의 결합체(구조주의언어학), ‘규칙에 맞는 문장의 집합’(변형생성이론) 또는
‘참과 거짓으로 판단할 수 있는 명제적 진술(진리조건의미론)’이라고 가정했다. 이러한 이론 들은 언어가 행위라는 점을 간과해 왔다.
특히 1930년대 논리적 실증주의자들은 ‘진리 함수적’ 정의에 의존하여 언어를 이해하려 하 였다. 그들은 한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의 여부를 가릴 수 없으면 무의미한 문장이 된다고 한다. 즉,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일상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진리조건만으로 따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1) ㄱ. 오늘은 당신의 생일이다.
ㄴ. 생일 축하해.
(1ㄱ)은 청자가 태어난 날과 달력을 확인하면,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1ㄴ)의 축하와 같은 의도는, 참과 거짓으로 판단할 수 없다. 축하와 같은 의도는 명제가 아 니기 때문이다.
1.2. 오스틴(Austin)의 이론
영국의 분석철학자 오스틴은 인간의 언어를 실제 언어 사용의 상황에서 화자와 청자가 특 정한 의도를 갖고 수행하는 언어 행위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오스틴은 진 리조건을 언어 이해의 중심 개념으로 간주하려는 견해를 뒤엎고 언어행위이론을 전개하였다.
수행발화는 일을 수행하여 세계를 변화시키거나 세계의 변화를 막는 데 쓰인다.
(2) ㄱ. 본 법정의 판사는 피고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다.
ㄴ. 나는 내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모임에 참석할 것을 약속한다.
ㄷ. 내일까지 빌린 돈 5만 원을 갚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2ㄱ)은 판사가 피고에게 징역을 선고하는 데 쓰인다. (2ㄱ)의 수행 문장이 발화되고 나면, 피고의 세계는 변화한다. (2ㄴ)은 돈 갚을 약속을 수행하는 데 쓰인다. (2ㄴ)의 수행 문장이 발화되고 나면, 화자의 참석이 불투명한 상태가 사라지고, 화자와 청자는 특별한 관계를 가 진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2ㄷ)은 약속의 언어 행위를 하면서, 참이나 거짓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측(진술)도 한다.
오스틴은 말 힘에 따라 언어 행위를 세 가지로 나누었다.
(3) ㄱ. 발화행위(loucutionary act): 제한된 의미와 지시를 가진 문장의 발화
ㄴ. 발화수반행위(illocutionary act): 관습적 말 힘의 영향으로 발화된 문장이 진술, 제안, 약속의 행위를 수행하는 것.
ㄷ. 발화효과행위(perlocutionary act): 발화되는 문장이 화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 위, 발화의 상황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1.2.1. 발화행위
발화행위란, 발화 자체를 말하는 것이다. 즉, 낱말을 문법에 맞게 배열한 문장을 제대로 소리 내거나 낱말이 지닌 의미대로 문법적 문장을 발화하는 것이다.
(4) ㄱ. 나는 공을 잘 찬다.
ㄴ. 나는 공을 잘 차는 능력이 있다.
ㄷ. 축구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발화행위란, (4ㄱ)이 (4ㄴ)을 뜻할 수도 있고, (4ㄷ)을 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 고, (4ㄱ, ㄴ, ㄷ)을 바르게 소리 내는 자체를 말한다. (4ㄱ, ㄴ, ㄷ)을 다른 사람이 알아들 을 수 있도록 발화하거나, 여기에 사용된 낱말의 의미를 알고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을 발 화하는 것은 발화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어린아이나 한국어를 갓 배우기 시작한 외국인이 (4ㄱ, ㄴ, ㄷ)을 올바로 발음하지 못하거나 낱말의 의미와 문법을 몰라서 제대로 발화할 수 없다면, 발화행위를 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1.2.2. 발화수반행위
발화수반행위는 발화행위를 통해서 화자가 전달하려는 의도를 뜻한다. 이 발화수반행위를
‘화행’이라고 한다. 이 의도에는 진술, 제안, 설명, 질문, 약속, 협박, 요청 등이 있을 수 있다.
화자의 의도에 따라 발화가 갖는 진술, 제안, 설명, 질문, 약속, 협박, 요청 등과 같은 힘을
발화수반력이라고 한다. 발화수반력을 나타내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한다.
(5) ㄱ. 이 책 너한테 줄게.
ㄴ. 이 책이 필요한가?
ㄷ. 나한테 책이 두 권 있지.
(5)는 약속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발화이다. (5ㄱ)은 약속문을 통해서 드러내었고, (5ㄴ) 은 질문문을 통해서 드러내었고, (5ㄷ)은 진술문을 통해서 드러내었다.
화행을 명시적 수행문을 통해 나타낼 수 있다. 발화수반력을 가진 동사를 수행동사라고 하 는데, 수행동사가 사용된 문장을 ‘명시적 수행문’이라고 한다. 실제 언어상황에서는 명시적 수행문으로 발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6) ㄱ. 나는 책꽂이에 책이 두 권 있다고 진술한다.
ㄴ. 나는 너에게 책꽂이에 책이 몇 권 있는지를 질문한다.
ㄷ. 나는 내일 이 책을 너에게 줄 것을 약속한다.
ㄹ. 나는 너에게 책을 내일까지 책꽂이에 갖다 두지 않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위협한다.
ㅁ. 나는 너에게 책을 더럽히지 말라고 요청한다.
(6ㄱ)은 진술을, (6ㄴ)은 질문을, (6ㄷ)은 약속을, (6ㄹ)은 위협을, (6ㅁ)은 요청의 의도를 드러낸다. 이와 같이 수행동사를 발화하여 전달하려는 화자의 의도를 전달하는 것을 ‘명시적 수행문’이라고 한다.
화행을 암시적 수행문을 통해서 나타낼 수도 있다. ‘암시적 수행문’이란, 수행동사가 사용 되지 않아 특정 발화가 어떤 화행을 나타내는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장을 말한다.
실제 언어 상황에서는 명시적 수행문보다 암시적 수행문으로 말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7) ㄱ. 내 책꽂이에 책이 두 권 있어.
ㄴ. 너는 책꽂이에 책이 몇 권 있니?
ㄷ. 내일 이 책을 너에게 줄게.
ㄹ. 너 내 책 내일까지 책꽂이에 갖다 두지 않으면, 혼날 줄 알아!
ㅁ. 책을 더럽히지 마.
(7)은 암시적 수행문의 예이다.
1.2.3. 발화효과행위
발화효과행위란, 발화가 세계에 특정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즉, 발화가 발화 환
경이나 청자의 생각, 감정,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발화효과행위라고 한다. 그리고 발화효과 행위가 발화 환경이나 청자에게 실제로 미치는 영향을 발화효과라고 한다.
(8) ㄱ. 저기 경찰 온다.
ㄴ. 저쪽에서 오는 사람은 경찰이다.
ㄷ. 저쪽에서 경찰이 오니까 빨리 도망가라.
(8ㄱ)의 발화행위는, (8ㄴ)의 진술이나 (8ㄷ)의 명령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처럼 한 문장이 여러 의미(의도)로 이해되는 것은, 발화수반력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8ㄱ)의 발화 는 청자에게 진술, 명령과 같은 ‘발화수반력’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때 (8ㄴ, ㄷ)은
‘발화수반행위’가 된다. 청자가 (8ㄴ, ㄷ)의 의도로 파악하여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망을 간다면 ‘발화효과행위’가 된다.
발화수반행위는 어떤 발화를 의도적 절차에 따라 하면, 발화수반력에 의해 화자의 의도가 직접적,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발화효과행위는 화자의 의도대로 행해지는 행위가 아니며, 화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발화 환경과 청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비제한적 행위 이다.
(9) ㄱ. 저기 경찰 온다.
ㄴ. 말을 듣고 고개 끄덕이기.
ㄷ. 도움 요청하기.
ㄹ. 도망가기.
(9ㄱ)의 발화에 청자는 (9ㄴ~ㄹ)의 발화효과행위를 보일 수 있다. (9ㄴ~ㄹ)은, 화자의 의 도와 관계없이 상황에 따라 청자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9ㄴ)은 청 자가 저쪽에서 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다가 알게 되는 상황이고, (9ㄷ)은 위험에 처한 청자가 보이는 행위이며, (9ㄹ)은 경찰에게 연행될 만한 행위를 한 청자가 보이는 반응이다.
발화효과행위의 실현성은 화자의 지위에 따라 아주 다르다.
(10) ㄱ. (초등학생이 친구에게) 너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한다.
ㄴ. (초등학생이 아버지에게) 아빠, 사업하려고 하는데, 1억 원만 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