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소공원의 창조적 재생과 일상*
- 부산 전포돌산공원을 중심으로 -
공윤경**⋅양흥숙***
The Creative Regeneration and Daily Life on Urban Park*
- The Case of JeonpoDolsan Park in Busan -
Kong, Yoon Kyung**⋅Yang, Heung Sook***
요약:본 연구에서는 전포돌산공원을 대상으로, 공동체를 위한 공공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 저소득층 거주지 역의 공원 재생과정에서 나타나는 주민들의 갈등과 참여 그리고 공원에서 행해지는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살펴보았 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새롭게 재생된 도시 소공원이 주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들에게 공원의 역할과 의미는 무엇인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돌산공원은 일반적인 도시 소공원의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불량경관의 개선, 토론⋅집회를 위한 장소 제공, 문화 및 참여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개방적인 마을분위기 형성, 공동체를 위한 공공공간 조성, 단절된 이웃마을과의 소통과 통합 등 저소득층 거주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원의 창조적 재생은 저소득층 거주지역에 대한 관의 일방적 재개발정책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소속감과 장소 애착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고 공공(도덕)의식을 확산하며 희망공 간으로의 인식 전환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주요어:도시 소공원, 창조성, 재생, 일상, 도시 저소득층, 장소 애착
Abstract:The aim of this research is to investigate the various activities of residents conducted at the regenerated Park as well as conflicts and participations of residents that appeared in the regenerative process of the Park in urban low-income group settlement where public spaces for the community are absolutely insufficient, focusing on the Jeonpo-Dolsan Park. Moreover, this research examines the influences of the newly regenerated Park on the daily lives of residents and the meanings and roles of the Park to the residents. The Park not only provided the functions of a general parks but also served the role as the space for the culture, participation, discussion and assembly. Also dirty and uncleaned landscapes was improved because of the regeneration of Park. It was confirmed that the Park contributed to elevating the life quality of residents in urban low-income group settlement by forming an open-minded village, constructing public space for the community and communicating with discontinued neighboring villages. The Park' regeneration was produced not by executing the unilateral redevelopment policy of the administration for the urban low-income group settlement but by inducing the participation of the village residents. Owing to this, the creative regeneration of the Park aroused a motive for place attachment and sense of belonging, expanded public morals and prepared the opportunity to change as a hopeful space in awareness.
Key Words:urban park, creativity, regeneration, daily life, urban low-income group, place attachment
1. 들어가며
1)
오늘날 많은 도시들은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 와 무질서한 도시화로 인해 파생되었던 사회적, 환경적, 문화적 부작용을 수습하고 도시를 재생하 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초기의 재개발은 물리 적 환경개선에 치중하였지만 이제는 인간 삶의 질
향상, 주민참여, 지속가능한 성장,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성 등을 강조하며 새로운 도시재생 패러 다임을 만들고 있다. 도시재생은 기존의 인적, 물 적 자원을 어떻게 이용하여 도시의 창조적 잠재성 을 실현시키고 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것인가에 주 목하게 된 것이다.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와 사사키 마사유키(佐々木雅幸)는 특히 인적 자원에
*** 이 논문은 2007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 인문학진흥방안 인문한국지원사업비)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NRF-2007-361-AL0001).
***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HK Research Professor, Korean Studies Institute, Pusan National University)([email protected])
***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전임연구원(HK Researcher, Korean Studies Institute, Pusan National University)([email protected])
주목하였다. 그곳에 사는 사람 자신이 최대의 지 역자원이며 그 사람들의 창조성을 어떻게 이끌어 내어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점을 강조하였다(이석 현, 2010, 35-40). 그리고 미야모토 겐이치(宮本憲 一)는 사사키에 앞서 지역 개발에서 지역 내의 주체, 즉 주민의 참가와 자치를 중요시하였다(지경배, 2003, 300).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시의 다양한 자원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가 치를 부여하는 재생이 도시, 지역, 마을에까지 영 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분야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 이슈가 되면서 녹지(green space, greenway 등), 생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재생의 기획 아래 주민 참여를 유도 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마을을 공동체의 한 단위로 한 ‘마을 만들기’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마을에 대한 관심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 부산의 경우 특히 ‘산동네’라고 불리는 근현대 의 질곡을 간직한 도시 저소득층 주거지, 소외공 간 등에 주목하고 있다. 공동묘지에 형성된 부산 남구 문현동 돌산마을1)에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이며 본 연구에서 고찰할 전포돌산 공원(이하 ‘돌산공원’이라 함) 역시 돌산마을 재생 과 관련이 깊다.
돌산공원은 돌산마을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도 시 소공원으로, 부산진구 전포3동과 남구 문현1동 에 걸쳐 있다. 이 공원은 쓰레기가 쌓여 있어 버 려지다시피 했으며 우범지역으로 여겨져 가기 꺼 려했던 곳이었으나 최근 재생되어 마을 주민들뿐 만 아니라 인근의 주민들도 이용하는 장소로 바뀌 었다.
본 연구에서는 돌산공원을 대상으로 공동체를 위한 공공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 저소득 층 거주지역의 공원 재생과정에서 나타나는 주민 들의 갈등과 참여 그리고 공원에서 행해지는 주민 들의 다양한 활동을 살펴본다. 또한 대부분의 도 시 저소득층 주거지나 소외공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돌산마을 역시 노인 중심의 마을 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이곳에 공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생김으로써 노인들의 여가나 문화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조사한다. 이를 통하여 재생 된 도시 소공원이 주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공원의 역할과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 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관의 역할과 주민들의 참 여 등이 공원의 창조적 재생, 다각적인 공원의 활 용, 도시 소외계층의 삶의 질 향상에 희망적인 사 례를 보여주는 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현지조사, 참여관찰 그 리고 주민들과의 면담방법을 활용한다. 현지조사 와 참여관찰을 통하여 공원 주변의 환경, 공원 내 부 시설물 현황, 이용자 유형, 이용시간, 시간대별 이용실태 및 이용지역 등을 고찰하며 메모, 사진 촬영 등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면담 항목은 공원 의 이용목적, 이용빈도, 만족도, 개선점 등을 중심 으로 하고, 아울러 대상자의 성명, 나이, 거주지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조사한다.2) 면담은 공원 에서 장시간 체류하면서 녹음, 메모 등으로 진행 한다.
2.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고찰
1) 이론적 배경
(1) 도시재생과 창조적 재생
1950년대부터 서구에서 진행되었던 도시 재구 축(urban reconstruction), 도시 재활성화(urban revitalization), 도시 전면재개발(urban renewal), 도시 재개발(urban redevelopment) 등의 도시재생 은 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물리적 구조물의 개 선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 는 외면당하고 인간 사이의 관계는 점점 단절되어 갔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성 장(sustainable growth)과 창조도시(creative city) 등이 제시된 것이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창조도시 는 그 생성배경과 목표에서 공통점이 있다(안상경, 2010, 263-264). 물리적 환경 개선만으로 도시의 쇠퇴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인간과 다양한 요소들 사이의 관계 복원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 한다는 것이다.
창조는 주어진 조건과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량을 발휘함으로서 얻을 수 있으며 또한 지역에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약점을 강점으로 바 꾸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강형기, 2010, 47-48).
따라서 공간적인 측면에서 창조적 재생은 지역의
오래된 경관, 쓸모없이 버려진 장소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없애 새로운 건조환경(built environment) 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하여 이를 새 롭게 활용하는 것이다.
해외사례를 보면, 영국 런던에서는 도시재생이 라는 용어보다 ‘어번 르네상스(urban renaissance)’
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어번 르네상스에서 중요하 게 여기는 사항 가운데 ‘커뮤니티의 형성’과 ‘사람 중심의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강형기, 2010, 33- 34).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도시창생사업을 주택, 사무실, 도로에서가 아니라 ‘공공스페이스의 정비’
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커뮤니케이션과 집회장소를 만들고 전통적인 이벤트를 부활시켜 시민의 공생 의식을 육성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영국 런던의 어번 르네상스에서 강조하는 커뮤 니티 형성, 사람중심의 계획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도시창생사업에서 우선시하였던 공공공간의 정비 등은 본 연구의 사례지역인 돌산공원의 창조적 재 생과 닮아 있다. 돌산공원의 재생은 버려졌던 공 간을 새롭게 창조하여 주민들에게 쉼터와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주민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 으로 되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공공 공간의 재생을 통하여 산업화, 근대화, 도시화 그 리고 경제성 위주의 물리적 도시정비사업으로 인 해 파괴된 공동체와 인간성 상실을 회복하고 이웃 과 더불어 살아가며 먼저 이웃을 배려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을 일깨워 주는 것이 필요하다.
(2) 도시 소공원
과거에는 물질적 풍요가 삶의 목표로 인식되었 지만 이제는 인간다운 삶,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추구하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는 자기계발과 즐거움을 위한 여가활동 의 확대로 나타나고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향유 할 수 있는 도시내 여가공간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되고 있다. 이처럼 도시민들의 욕구와 여가공 간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원에 관한 중요성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 다. 공원은 단순히 수목이 우거진 도시 속 녹지공 간이 아니라 도시의 생태적 역량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자원이자 그 도시의 문화를 표현하는 여가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공원은 도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는 오픈 스페이스로서 중요한 역할 을 담당한다.3) 도시공원은 생태 및 환경의 보전 그리고 방호, 방재의 기능을 넘어 도시민의 정서 순화와 심리적인 안정감에 기여하며 시민에게 개 방되는 생활공간이며 이용자 중심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로서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고 커뮤니티를 조직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며 지역주민이 한데 어울려 휴식 이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결합의 장을 형성한다. 나아가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시설을 이용하고 하 나의 공간에서 만나게 함으로써 지역귀속의식 함 양으로 승화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 내 상징적인 장소, 상호교류의 장소가 되며 특히 고령자들의 여가활동을 배려한 도시공원 정비는 중요한 과제 라고 할 수 있다.
도시공원은 시민의 생활공간을 구성하는 일부로 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하 지만 1990년대 대부분의 도시공원이 도시 외곽에 대규모로 조성되면서 주거지역에서 접근하기 어렵 거나 주거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미비한 시설로 이용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었 다. 따라서 먼 곳에 대단위 공원을 개발하기보다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즐기며 시민들에게 휴식 처가 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만남, 대화의 장소로서의 소공원이 주거지 인근에 필요하게 된 것이다.4)
부산의 공원계획은 1944년 조선총독부 고시로 32개소의 공원을 결정한 것이 시초였으며 당시 고 시된 부산시가지 계획공원은 대신공원, 송도공원, 연지공원, 자성대공원, 용두산공원, 영주공원 등이 었다.5) 그 이전에는 3개의 자연공원(대정, 고관, 목도공원)과 1개의 공설운동장(대신정 부산운동장) 을 비롯하여 사설공원(향추공원), 유적지(범일정, 좌천정 부산성지), 신사(용두산 신사)가 1개소 있 었다. 그리고 용두산공원의 충무공동상 건립처럼 초기 공원개발은 순수한 의미의 공원 조성보다는 특정 인물을 기념하거나 기념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허기도⋅조재윤, 1987, 7).
그러나 해방과 전쟁으로 부산에 급격하게 많은 인구가 유입되어 기존 공원⋅녹지시설들이 주거지 등으로 잠식되었고 따라서 도심부 또는 평지에 공
공녹지, 공원적지를 확보하지 못하였으며 보존에 도 소홀하게 되었다. 기 고시된 공원도 유명무실 하여 공원의 형태조차 분별할 수 없게 된 것도 있 었다.6) 그리고 1970년대 이후 경제성장 우선의 국 가정책, 급속한 도시 인구의 증가와 도시 규모의 팽창에 따라 공원, 녹지공간은 더욱 줄어들고 특 히 도시 내의 소공원은 중요하지 않게 취급되었 다. 그래서 일상생활권에서 이용가능한 공원녹지 가 부족하여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대공원, 자 연공원, 유원지 등을 이용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생활수준의 향상 및 여가시간의 증대로 공원에 대한 기대 수준은 양적, 질적으로 증가되고 있으나 부산의 경우 도시 내 가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도시 내 거점공원을 확보하 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7) 그래서 군사시설, 교육 시설, 산업시설 등의 이전 적지를 활용하거나 도 시정비사업에서 의무적으로 공원 및 녹지를 확보 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열악 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생태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도심에서 버려진 땅, 자투리땅에 쌈지 공원이나 소공원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하고 있으며 옥상녹화, 벽면녹화 등의 방법도 동 원되고 있다.
2) 선행연구 고찰
도시공원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보면, 1970∼
1980년대에서는 도시공원의 개념과 역할, 분포와 현황 등 기초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1980 년대를 거치면서 공원의 이용행태와 이용활성화에 관한 연구, 공원의 시⋅공간적 특성에 관한 연구 그리고 여가공간으로 공원을 이용하는 고령자에 관한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 시재생과 공원이 연계된 해외 사례 소개와 함께 이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 공원의 개념 또는 이용활성화 등에 관한 연구 먼저 공원의 개념과 현황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 면, 최만봉(1978)은 전주 덕진공원을 대상으로 이 상적인 공원조성과 도시환경미화 방안을 찾고자 하였으며 이범재(1983)는 서울 마로니에공원의 현 황과 이용실태를 파악하여 도시 소공원의 형성에
필요한 공간적 요소를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일병⋅김홍운(1985)은 서울 도시공원 소요량과 현황을 파악하고 개발에 있어서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검토하였으며 허기도⋅조재윤(1987)은 부 산의 공원 현황을 조사하면서 공원개발의 문제점 과 대책을 논하였다. 이와 같이 도시공원에 대한 초기 연구들은 공원의 현황을 살펴봄으로서 공원 의 기능, 의미, 조성 및 개발방안 모색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인천 자유공원, 서울 근린공원과 어린이 공원, 서울대공원, 신도시 도시공원, 광역권 근린 공원, 서울숲 등을 대상으로 이용객들의 여가활동 과 이용행태를 조사하여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을 찾고자 하는 연구들이 수행되었다(김복만, 1980;
김배원, 1995; 전영철, 1997; 신희수, 1998; 반영 운 등, 2008; 김효경⋅정성원, 2010).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연구들은 저소득층지역이 아닌 일반 지 역에 조성된 비교적 큰 규모의 공원 그리고 주변 지역민을 위하기보다는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를 위한 공원을 사례로 분석하였다.
이와 달리 이은기(2005)는 서울 고지대의 경사 지, 저층 주택가에 있는 쌈지공원 7곳을 선정하여 분석하였는데 여기서 쌈지공원은 입지적으로는 본 연구의 대상 공원과 비슷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나 작은 규모(1,000㎡ 이하), 빈약한 내부시설 때문에 주로 운동이나 만남을 위한 장소로 이용될 뿐 집 회, 모임 등 지역민을 위한 공공공간으로서의 기 능은 수행하지 못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주희 (2007)의 연구에서 사례로 선정된 서울의 소공원 6곳(1,500㎡ 이하)은 번화한 역세권 또는 지하철 역에 인접한 곳이며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불특정 다수 이용자들을 위한 공원이었다. 이처럼 앞의 연구들은 쌈지공원, 소공원 등 소규모 공원을 대 상으로 분석하였지만 인근 지역과 공원의 연계정 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원의 역할, 조성시 주민 들의 참여여부 등의 측면으로는 거의 접근하지 않 았다.
(2) 공원의 시⋅공간적 특성에 관한 연구 앞의 연구들과 다르게 시간적, 공간적인 접근을 통하여 공원을 분석한 연구들이 있다. 김동찬(1992) 은 대구 중앙공원, 달성공원, 범어공원을 사례로,
공원 이용자들의 공간이용패턴을 파악하고 패턴별 로 공원이용 만족도를 조사하여 이용자 중심의 공 원 설계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문창현(2001)은 서 울 올림픽공원, 어린이대공원, 남산공원 등 7곳의 도시공원을 대상으로 공원의 구조와 공간적 특성 에 주목하여 이용행태, 선호패턴, 만족도 결정요인 을 분석하였다.
정지영(2005)과 이수연(2010)은 각각 부산 용두 산공원, 서울 남산공원을 사례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공원의 물리적 공간변화 과정과 현상적인 변 화를 고찰하여 공원의 장소성을 찾고 나아가 공원 계획에 지역성을 반영하기 위한 자료로 삼고자 하 였다. 서정영(2009)은 경기도 8곳의 도시공원에 대해 광장, 도로, 시설, 녹지 등 공원의 공간구성 과 시설 현황, 이용자 행태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공간구성에서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들은 오랜 역사를 가진 큰 규모의 도시 공원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시⋅공간적 측면에 주 목하여 공간구조, 구성, 경관을 살펴보고 불특정 다수 이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 한 공원 계획, 설계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대부분의 연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소규 모의 짧은 역사를 가진 도시 소외계층 주거지에 재생된 소공원에 초점을 두고, 공원의 공간구조 파악과 함께 각 공간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이용자 들의 이용실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공원의 장소성과 공원, 마을에 대한 애착 심이 새롭게 생성되고 또 변화되는 계기가 만들어 지리라고 본다.
(3) 고령인구와 공원에 관한 연구
21세기 들어 급격하게 고령화되는 사회적 추이 와 실버계층의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 속에서 도시 공원들은 점차 노인공원화 되어가고 노인들은 공 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8) 이에 노인들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공원에 주목하여 많은 연 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김경철⋅김교준(1996), 임주연(2002), 주요탁(2010) 은 각각 서울 파고다공원, 종묘공원, 탑골공원을 대상으로 노인계층의 공원이용 상황을 파악하고 공원 이용이 그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여
가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하였 다. 장수용(2005)은 서울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독립공원 등 13곳의 공원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공 원 이용행태를 분석하여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 의 바람직한 여가문화를 모색하고, 이상적인 고령 사회 실현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양재준(2007)은 부산 용두산공원을 대상으로 1996년, 2006년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고령자들 의 공원 이용행태, 장소적인 의미의 변화를 살펴 보았다. 송혜자⋅남기민(2008)은 충북 청주 중앙 공원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이용실태와 만족도 결 정요인을 살펴보고 공원이 노인 여가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시설로 활용되는 계기를 마 련하고자 하였다. 오명연(2009)은 부산 중앙공원 (민주공원)을 사례로 노인들의 공원 이용실태를 파악하여 노인들의 사회심리적 특성과 사회참여 정도를 조사하고 사회참여 활성화 방안을 찾으려 고 하였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고령화 사회로의 변모는 기 존 사회구조와 가치관을 변화시키면서 다양한 사 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여가공간뿐만 아니라 여가 프로 그램, 사회참여 등에 관한 연구가 보다 활발하게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독거노인이 많은 저 소득층 주거지에 위치한 공원에 대해서는 적극적 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4) 도시재생과 연계된 공원에 관한 연구 특히 최근에는 도시재생, 도심활성화와 공원이 연계된 해외 사례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행해지 고 있는 정책이나 사례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에 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임양빈(2005)은 미국의 새로운 도시개발정책과 주요 도시들의 도심재생정책을 조사하여 도심활성 화 전략 측면에서 시사점을 도출하려고 하였으며 이금진(2008)은 도시재생사업인 영국 버밍엄 브린 들리플레이스 수변복합개발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 응성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이혜은⋅최재헌(2009) 은 파리, 뉴욕, 시드니, 광주를 대상으로 폐기된 육상교통노선을 녹지공간으로 재생, 재창조하는 사 례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찾으려 하였다.
그리고 김윤재(2007)는 안산의 가로공원을 사례
a. 무덤 b. 벽화이야기 안내판
c. 마을 전경*
* 출처: 부산진구,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 사업보고서 (2011.1.)
그림 1. 돌산마을 로 친환경 도심재생을 위한 가로공원 조성방안을
제시하려 하였고 안미선(2008)은 서울 선유도공원, 하늘공원, 서울숲을 대상으로 환경교육, 생태체험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조사하고 생태관광지로서의 활용방안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전경 숙(2009)은 광주 폐선부지 푸른길공원 조성사업 에 대해 시민 참여, 문화와 역사의 측면에서 접 근하여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의미를 찾고자 하 였다.
이 연구들은 도시재생에 관한 해외 사례를 분석 함으로서 그 적용가능성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 하거나 또는 기존의 노후하거나 버려진 기반시설 을 공원, 녹지공간으로 재생하는 국내 사례를 대 상으로 이들의 재생 및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하 지만 대부분의 연구들이 큰 규모의 도시재생사업 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최근 국외에서도 공원(녹지공간)과 지속 가능성, 공원의 재생에 관한 연구가 한창이다.
Conway(2000)는 도시공원의 사회적 역할의 측면 에서 공원과 사람의 관계를 살펴 바람직한 공원의 재생방안을 모색하였으며, Gobster(2001)는 미국 시카고 도시 대공원의 재생과정을 조사하면서 4가 지 ‘자연(nature)’의 관점에서 공원의 문화적 지속 가능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De Sousa(2003)는 캐나다 토론토 브라운필드 부지의 녹지공간화를 위한 재개발사업이 함의하고 있는 정책적 시사점 에 대해 논하였다. Chiesura(2004)는 도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도시공원 의 역할에 대해 조사하였으며 Schilling and Logan (2008)은 쇠퇴하는 도시환경을 재생하기 위하여 비었거나 버려진 공간을 녹지기반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공원 이용실태와 활성화방안, 시⋅공 간적 접근, 고령자의 공원 이용, 공원의 재생 등에 관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도시 저소득층 주거지의 재 생된 소공원에 주목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 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함께 참여하는 공원 재생과 정을 통하여, 도시 소외계층 주거지에 소공원이 재생됨으로 노인들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에게 공원 재생사업이 미치는 영향과 그들에게 공원의 역할과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를 밝혀보려고 하는 것이다.
3. 전포돌산공원의 창조적 재생
1) 문현1동 돌산마을
돌산공원에 대한 논의에 앞서 먼저 돌산마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돌산마을은 과거 농막마을 이라고 불리던 곳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농막(農 幕)마을은 막노동을 하던 노동자, 농부들이 움막을 짓고 살았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는 30~40호 정 도가 살았다.9) 이때 돌산마을 자리에는 1898년경 문현동 산15번지 일대에 형성되었던 공동묘지가 확장되어 이미 묘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당시 이 일대의 거주지 환경을 짐작하게 한다.
한국전쟁 직후 피난민들은 아래쪽 공동묘지에 자리를 잡고 봉분 옆에 혹은 무덤을 걷어내고 합 판, 슬레이트집을 지어 살았으나 부산시는 이들을 해운대구 반송동으로 강제 이주시켰다.10) 이후 다 시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하여 1970년대 후반∼1980년 초반 마을의 형상을 갖추게 되었다.
부산 산동네 가운데 아미동 산19번지가 일제강점 기 때 조성된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만들어졌고
a. 돌산공원 위치
b. 공원 주변시설
그림 2. 돌산공원 위치 및 주변시설 우암동 뒷산이 공동묘지인 것을 감안하면 산업화,
도시화에 밀려난 도시빈민들이 이곳 돌산마을을 찾은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마 을 안에는 80여 기의 무덤이 남아있다(그림 1-a).
이런 독특한 마을 특성으로 인해 영화 ‘마더(2009)’
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1983∼1988년 사이 돌산마을에 철거 조치가 시 행되었는데 1985년이 가장 심했던 시기였다. 묘지 를 무단 점유한 것에 대해 무덤 연고자의 고발이 연이었고, 보상금을 노린 동네 주민들에 의한 고 발도 있었다. 게다가 국유지를 무단 점거하였으므 로 당시 도시정책 하에서는 묵인될 수 없는 상황 이었다. 철거작업으로 인해 수없이 부서지고 또 짓고 하는 생활을 반복하며 살아왔으며 심한 경우 는 31번까지 철거당한 집도 있었다.11) 공동묘지 주변에 조성된 다른 마을과 비교해도 가혹한 조치 였다.12)
철거가 다소 잠잠해진 1986년부터 많은 사람들 이 들어와 당시 마을에는 100여 세대가 살았으며 1988년경 마을의 위쪽까지 무허가주택이 들어서 지금의 마을 모습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마을 입 구의 도로인 돌산길은 2~3명이 다닐 수 있을 정 도의 좁은 길이었으나 1993년경 차량의 통행이 가능하게 넓혀졌다가 2000년 지금의 모습으로 정 비되었다.13) 현재 마을에는 300여 세대, 900여명 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마을이 18, 19통으로 구 분되어 있던 시절에 18통에는 88경로당(산23-3), 19통에는 89경로당(산23-1)이 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14) 18, 19통이 통합되어 현재 마을은 15통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벽화사업 이 ‘2008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주거환경분 야)’을 수상함으로써 돌산마을은 세상의 이목을 받 게 되었다(그림 1-b). 마을 벽화를 바라보는 외부 의 시선이 여전히 낭만적이긴 하지만, 소외된 공 간을 알리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돌산공 원의 조성은 돌산마을 주민들에게는 세상 밖으로 노출되는 두 번째 사업에 해당된다. 마을은 공동 묘지→산동네→벽화마을+공원마을로 변모를 거듭 하고 있다.15) 마을이 노출되면서 그들이 감추고 싶었던 마을의 속내가 드러나기도 하였지만 이를 기회로 마을의 숙원사업이 해소되기도 하였다.
2010년 부산시의 지원으로 경로당 겸 마을회관이 새로 지어졌기 때문이다.16)
2) 돌산공원의 역사와 재생
부산진구 전포동과 남구 문현동의 경계에 있는 돌산공원은 문현1동 돌산마을의 뒷산에 위치한 2,839㎡의 소공원이다(그림 2).17) 1999년에 이미 지금보다 작은 규모의 공원이 조성되었지만 관리 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국토해양부의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돌 산공원 가꾸기 사업’은 2009년 6월부터 진행되어 2011년 4월 완료되었다.
공원 가꾸기 사업은 부산시가 예산을 집행하는 관주도 사업으로서, 2009년 1월부터 준비하여 2월 전포3동 주민센터에서 사업계획안을 발표하였고 3 월 선정되어 예산이 집행되었다.18) 공원부지가 부 산진구뿐 아니라 남구에까지 걸쳐있기 때문에 사
a. 공원 표지석
b. 야외공연장
c. 공원 배치도*
* 출처: 부산진구,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 사업보고서 (2011.1.)
그림 3. 돌산공원 내부시설 업은 부산시, 부산진구, 남구, 관련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초기에 는 주민 참여보다는 한정된 예산으로 기존의 공원 을 부분적으로 정비하는 것으로 접근하였다. 우선 순위에 맞춰 공공근로사업을 시행하고 일부는 부 분 발주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돌산공원은 새롭게 조성된 것이 아니다. 1999년 부산진구 주도의 공원이 있었던 곳이다.
그 당시 공원은 부산진구에 해당하는 공원부지에 만 공공근로사업으로 조성되었고 주민들의 의견수 렴이나 참여 없이 일방적인 관 주도(부산진구)로 집행되었다. 이때 공원부지에는 무덤, 쓰레기, 창 고가 있었으며 불법으로 경작하는 밭들이 있었는 데 부산진구쪽 공원부지만 정리하여 정자, 벤치 등을 설치하였던 것이다.19) 남구 쪽으로는 울타리 를 쳐서 출입로도 없었으며 울타리 옆에는 주변의 생활쓰레기뿐 아니라 석면 등 외부에서 불법으로 투기한 산업폐기물까지 쌓이게 되었다.
그래서 2009년 9월 공원 가꾸기 사업은 산적해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돌산공원 가꾸기 사업에서 주민들의 참여가 가장 큰 자산이었다. 당초 산적해 있던 공 원 내의 쓰레기를 공무원, 공공근로자, 전포3동 주 민 그리고 돌산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함께 치우 는 작업을 하였다. 쓰레기를 치운 빈 공간은 황토 를 옮겨와 다시 메웠다. 수십 년 동안 막혀있던 공간이 시원하게 뚫렸기 때문에 주민들은 반가워 했다. 이때부터 공원 조성에 집중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부산진구, 남구, 부산시, 전문가(건축, 조경, 공공미술 등) 등 추진위원회 구성원들의 이 해관계가 달라 의견 조율이 어려웠으나 사업이 어 느 정도 진행된 시점, 즉 돌산숲(초록언덕), 야외 공연장을 조성하며 팀워크도 생기게 되었다. 또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추가 예산을 받게 되면서, 이전에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주민설명회가 2010 년 5월부터 매주 주민들과 공무원, 전문가들이 함 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공원은 남쪽의 돌산마을과 불과 3m 정도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고 동쪽, 북쪽의 전포동과 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1999년 당시에는 공원 출입구가 전포동에서 들어오는 1개소뿐이었 으나 이제는 네 개의 입구가 생겼다. 마을 주민이
공원에 나오려고만 한다면 매일 매시간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공원이다. 따라서 전포3동, 문현1, 2동 주민들은 누구나 도보로 공원을 이용 할 수 있다. 시설⋅관리, 경관적인 측면에서 돌산 공원을 보면, 정자, 벤치, 운동기구, 산책로(dragon circle)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휴식, 담소, 운동,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관리 가 잘 되어 이용하기 편리하며 시야가 트여 도심 으로의 조망이 양호하다.
공원 내에는 놀이기구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는 데 특이한 점은 기구에 붙어 있는 이름표와 색깔 이다. 공원이 부산진구와 남구에 걸쳐 있어 부산 진구 운동기구와 남구 운동기구가 다르게 표시되 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미술작품이 공 원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2011년 3월 신라대학교 예술대 학생들이 장수풍뎅이, 고래, 소 등의 모습 을 형상화한 조소작품 10여 점을 기증한 덕분이 다. 그리고 공원 안쪽에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memory wall, 6m×3m)과 200석 규 모의 객석을 갖춘 야외무대도 설치되어 있다. 공 연장 구조물 정면에는 돌산마을을 형상화한 부조 작품이 걸려있는데 작품 속 주택의 벽면에는 실제
벽화와 똑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그림 3-b). 공 원 안에 마을모습을 재현하여 마을주민이 공원을 보다 심적으로 가깝게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성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 한 번도 야외공연장이 문화공간으로 활용된 적은 없다. 그리고 신라대학교 학생들이 어린이집 아이들, 마을 경로당 노인들과 함께 공동작품을 만들어 놀이기구와 시계탑을 꾸몄으며 나무 위에 달려있는 새집 또한 돌산마을 노인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그리고 돌산공원은 황령산 등산로와 연결되어 있어 황령산으로 오고 가는 등산객들이 공원에 들 러 쉬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한다. 돌산마을과 공원이 정비되지 않았던 때에는 황령산 야간산행 코스에 마을이나 공원은 제외된 채 마을 외곽의 아파트 앞길에서 돌산고개를 오르는 길만 소개되 어 있었다.20) 하지만 벽화마을 조성 후 돌산공원 은 돌산마을(벽화마을)과 함께 2009년 황령산 달 빛걷기 코스(사단법인 걷고 싶은 부산 주관)에 문 현동 금융단지-부성정보고-돌산공원⋅벽화마을- 바람고개로 포함되어 있다.21) 특히 돌산마을과 돌 산공원을 함께 소개하여 등산객들이 공원과 마을 사이의 돌산길을 지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부산 진구에서는 동네걷기 10개 코스를 선정하여 ‘그린 웨이 & 블루웨이’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도 공원이 소개되어 있다.22)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돌산길을 오고가는 등산객들이 늘어나자 길 주변에 몇 개의 상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3) 주민들의 참여와 갈등
이 절에서는 사업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주민들 의 참여와 공원부지 활용, 재개발사업, 화장실 조 성 등에 의한 갈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사업 초기에는 공원부지에 주차장, 족구연습장 등이 만 들어지기를 원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특히 전포동 일부 주민들이 지금의 야외공연장에 족구연습장이 조성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공원은 주민 전체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특정인들을 위한 장소를 만 들 수 없으며 또 족구연습장으로는 협소하고 확장 할 경우 이곳이 재해위험지역이기 때문에 그 의견 은 반영되지 않았다.23)
공원 사업부지에 남구 문현1동 도시정비구역 일부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공원이 조성되면 정비구역 면적이 줄어 정비사업을 실시 할 때 용적률 산정에 불리하다고 생각하여 공원 조성을 반대하였다. 또한 공원부지에 있던 무허가 창고의 주인들이 창고를 철거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공원과 돌산길 사이 경사면 처리에 대해서 도 추진위원회와 주민들 간에 마찰이 발생하였다. 사면에 흙막이 방지용 합판이 세워진 상태였는데 추진위원회에서는 안전문제로 돌을 쌓아 사면을 정리하길 원했고 주민들은 재개발이 되면 그 돌을 다시 철거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하였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관련 공 무원과 통장 등의 노력이 선행되었다. 그리고 갈 등 해결과정을 통하여 이 사업에 반대하였던 주민 들도 점차 사업의 목적과 취지를 이해하게 되었으 며 행정적 강제 집행보다는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정비사업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추진위원회에서는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 하기 위하여 ‘돌산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라는 띠를 만들어 돌산마을과 전포동 경로당에 배포하였다. 매주 화요일에는 어깨에 띠를 두르고 공원에 오도록 하였는데 이날은 ‘빨간 밥차’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날이므로 주변 또는 인근에서 많 은 사람들이 공원에 왔기 때문이다.24) 띠를 두르 고 공원에 출입하게 하고 또는 쓰레기를 줍도록 하면서 홍보효과를 노린 것이다.
주민 참여와 추진위원회의 노력으로 공원은 어 느 정도 정비되었으나 2010년 6월까지도 공중화 장실에 대한 계획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2010 년 7월 1일 부산시장이 돌산마을과 공원을 방문하 였는데 이때 돌산공원에서 열린 마을 주민들과 시 장과의 간담회에서 ‘마을의 유일한 휴식처인 공원 에 공중화장실이 없다’는 돌산마을 15통 통장의 요청에 따라 본격적으로 화장실 계획이 추진되었 다.25) 그런데 공중화장실 조성에는 두 가지 갈등 이 있었다. 하나는 전포동 마을 주민과의 갈등이 며 다른 하나는 인근 어린이집과의 갈등이었다.
전포동과 돌산마을은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동네 지만 생활수준과 주거환경은 많이 다르다. 전포동 은 거의 모든 주택에 수세식 화장실이 있지만 돌 산마을에는 오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대부분이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었다.26) 그것조차 집 집마다 없기 때문에 몇 세대가 하나의 화장실을 함께 이용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주민들이 매일 가는 공원에 화장실이 없어 불편함이 제기되고 있 었으며 그래서 돌산마을 주민들에게 공원의 수세 식 화장실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돌산마을과 비 교하여 경제적으로 좋은 조건에서 살고 있는 전포 동 주민들은 공원에 화장실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공중화장실이 만들어지는 것을 반대하 였다. 공원에 화장실이 조성되면 전포동 주민들 자신보다는 돌산마을 주민들이 주로 이용할 것이 기 때문이다. 도시 소공원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상반된 인식과 욕망이 강하게 투영된 일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원에 화장실을 설치하기로 하였는데 실제 공원 상황을 보니 공원 내에 우수 관로는 있으나 오수관로가 없었다. 그래서 전포동 으로의 오수 구배를 고려하여 화장실 부지를 지금 의 공원 앞 주차장 자리로 정하고 정화조를 설치 하였다. 그러나 주차장 바로 인근에 위치한 어린 이집의 원장과 학부모들이 화장실과 어린이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주차장 자리에 설치하는 것을 반 대하고 화장실을 공원 내로 옮겨가길 원했다. 결 국 몇 개월 동안의 갈등과 조정기간을 거쳐 화장 실을 공원 안으로 옮기는 의견이 수렴되었다. 그 래서 원래 계획보다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화장실 은 공원 내로 옮겨졌으며 화장실과 정화조가 떨어 져 있기 때문에 펌프를 사용하여 오수를 처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공중화장실이 공원 내에 조성된 것이기 때문에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오히려 더 잘된 일이 되었다.
화장실 조성 후 관리, 관할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는데 부산진구와 남구가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하였다. 부산진구와 남구에서 지원한 공공근로자, 자활근로자들이 배치되어 화장실을 청소하고 공원 을 관리하고 있다.27) 남구에서는 주로 화장실 소 모품을 제공하고 청소하는 것으로, 부산진구에서 수도세, 수리⋅수선 등 세금과 기술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공원 주변의 가 로등 역시 남구, 부산진구가 관할지역으로 나눠 관 리하고 있으며 전기세 또한 각자 따로 내고 있다.
공원의 모습이 점차 갖춰지자 주민들은 적극적 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공원계획에 관여하였다. 주
민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노인, 약자를 위해 배려하도록 추진위원회에 요구한 것이다. 휠 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위하여 휠체어가 다 닐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공사현장에 없는 연장과 장비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집에서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이런 분위 기 속에서 공원계획의 원칙을 고수하기보다는 주 민편의를 위한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공원이 새롭게 재생되자 이용을 잘하지 않던 전 포동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많이 이용하고 있 다. 특히 공원과 바로 인접한 어린이집 아이들도 활용하는 놀이터가 되었다. 돌산마을의 벽화를 보 기위해 찾아왔던 외부인들과 황령산을 오가는 등 산객들은 초기에는 공원을 스쳐 지나갔으나 최근 에는 공원에 들어와 쉬기도 한다. 하지만 재생된 공원을 바라보는 주민들과 추진위원회의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추진위원회는 공원이 널리 알려 지면 마을 재개발이 빨리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반면에 주민들은 공원이 너무 좋아져 오히려 재개발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4. 공원을 통해 본 주민들의 일상과 공원의 의미
1) 공원에서의 주민들의 일상
도시 속의 공원은 도시민들에게 자연을 제공하 고 휴식과 담소의 장소인 동시에 소음, 열, 배기가 스, 악취 등을 걸러주는 여과 장치의 역할을 한다 (김배원, 1995, 22). 대부분 공원에 대한 연구도 이러한 공원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일 반적인 도시민을 대상으로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한 여유공간, 필요공간으로 연구되고 있 다. 돌산공원 역시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쉼터, 소통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을 같이 한다.
다만 다른 점을 짚어보자면, 무덤 옆에 집을 짓 고 사는 마을, 변변한 마당조차 없는 집이 대부분 인 마을에 만들어진 돌산공원은 도시민을 위한 일 반적인 공원과는 달리 소외지역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때문 에 공원조성사업 초기부터 마을 간, 주민 간에 이
a. 지역 배치 b. 쉼터지역
c. 산책지역 d. 운동지역
그림 4. 쉼터, 산책, 운동지역
견들이 있었고 그래서 공원을 이용하는 실태도 다 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노 인들, 퇴근 후 쉴 곳이 필요한 50~60대 주민들, 운동을 위하여 공원을 활용하는 주민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좁은 집을 벗어난 아주머니들은 거의 매일 공원에 나온다. 매일 반복되는 공원 나서기 로 인해 돌산마을 주민들은 전포동 주민과도, 그 외 인근지역 사람들과도 어울리게 되었다. 그리고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방해받고 싶지 않는 편 안함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돌산공원이 마을의 휴식처라고 강조한 문현1동 15통 통장의 말과 다름이 없다. 공공공간, 여가공간이 없던 마 을에 공원이 새롭게 재생됨으로써 마을에 커다란 공간적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돌산마을 주민뿐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 고 있는 것이다.
공원의 공간구조를 정자, 벤치를 중심으로 하는 쉼터지역, 운동기구가 있는 운동지역, 산책로가 조 성된 산책지역으로 구분하여 공원 이용실태를 살 펴보았다(그림 4).28) 새벽 5시경부터 운동과 산책 을 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공원에 모여든다. 이들은 주로 산책로를 걷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운동을 하며 운동지역, 산책지역에 분포 한다. 오전 10시경부터는 오락(바둑, 장기)을 하거 나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이 생겨나는데 주로 노인 들(남)이며 공원입구 근처의 쉼터지역을 이용한다.
휴일 쉼터지역은 북적거릴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모여 있기도 한다. 노인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집 으로 잠시 돌아갔다가 다시 공원을 찾는다.
오후가 되면 양산을 쓰고 공원을 산책하는 20
∼30대, 야간 또는 오전근무를 마치고 나오거나 아이와 함께 놀기 위해 나온 50∼60대 주민들도 공원을 이용한다. 여전히 정자에는 노인들(남)이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오전과 달리 할머니들 도 많이 보이며 이때는 쉼터, 산책, 운동지역 모든 지역에 주민들이 분포하고 있다. 오후 5시 30분 이후 다시 공원은 이용객이 줄어 한가해진다. 저 녁식사 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7시 이후가 되면 다시 공원에는 운동과 산책, 휴 식을 위해 모여든 주민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이 공원에 머무는 시간은 1 시간 이내가 대부분이나 노인들이 공원에 머무는 시간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긴 편 이다.
공원 이용객은 의외로 다양하다. 돌산마을뿐만 아니라 인근의 전포3동, 문현2동, 부전동 주민들, 황령산 등산객까지 계절, 시간대와 상관없이 거의 매일 공원을 찾고 있다. 또한 돌산마을의 벽화를 보기 위해 찾아온 탐방객들 또한 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기도 한다. 연령대도 할머니와 놀러 나온 아기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 하다.
(조사자) 공원이 생기고 난 후 뭐가 제일 좋으 세요?
(문○○) 깨끗하고. 주변이 깨끗하니까. 청소해 주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화장실도 첫째 좋 고. 억수로 깨끗하다 아닙니꺼. (중략) 우리 아들은 그렇게 하더라. 우리 화장실 쓰지 말 고 공원화장실 좋다고 올라가자 하더라. 하하.
(조사자) 공원에서 주로 뭐하세요? 애를 보십니까?
(문○○) 집이 쫏개 쪼매하니까. 마당있는 집이 없으니까. 요런 아 키우는 집이 있습니꺼?
요런 (작은) 집에 삽니꺼 솔직히 말해서.
(조사자) 가족들하고는 (공원에) 안 나오십니까?
(문○○) 아까 나왔는데예, 야 우에(이 아이 위 에) 10달 먼저 난 애가 있거든예. 연년생으 로. 그 아는 들어가고. 내만 남아 있지 않습 니꺼. (평소에는) 가족하고 같이 나오는데.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