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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연구론총 27집>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완간의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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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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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완간의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박은정35)*

- 차례 -

Ⅰ. 머리말

Ⅱ.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완간의 의의

Ⅲ.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1. 개정·보완을 위한 역주본 검토 2. 후속 작업의 방향성 모색

Ⅳ. 문화콘텐츠화를 위한 해설 사례

Ⅴ. 맺음말

◎ 국문초록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이 마침내 완간되었다. 고소설과 관 련한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성과이다.

101편의 필사본 작품이 역주본으로 완성되어 일반 독자와 문화 종사자들이 유용하 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역주본은 단일 기관의 역주 결과물로 가장 방대한 분량이며, 유일본, 희귀본, 최초 역주본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그 가치와 의의가 더욱 크다. 다만, 100선 선정 기준이나 해당 역주본의 가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부분, 제목·해제·현대어역·원문에서 간혹 드러나는 오류 등은 향후 수정·보완이 되

* 영남대학교 교양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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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으면 한다. 역주본의 편집과 구성은 연구자용과 일반 독자용의 분책이 최근의 흐 름이기는 하나, 이는 간행 취지와 제반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완간 이후 후속 작업으로 역주본 활용을 위한 추가 집필, 학제적 연구 및 문화 생 산자와의 협업, 택민국학연구원 홈페이지 활성화, 고소설 문학관 건립 및 프로그램 개발, 정책적 지원 확대 촉구를 제안하였다.

문화콘텐츠화를 위한 해설의 예시로 1차년도 역주본 중 하나인 <송부인전>을 간 단히 소개하였다. <송부인전>은 익숙한 여성 수난담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다소 도식적이고 통속적인 전개 속에 진지한 주제 의식을 담아내고 있어 오늘날의 독자 들에게도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작품이다. 어리고 나약하던 여성의 성장 서사이면 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통해 비혈연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하 는 희망의 서사이다. 원형 스토리의 재현 또는 가공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들을 빚 어낸다면 새로운 K-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 핵심어

필사본, 역주본, 현대어역, 문화콘텐츠, 고소설 문학관, <송부인전>, 원형 스토리

Ⅰ. 머리말

한국의 신화와 저승관을 바탕으로 한 웹툰 <신과 함께>는 그 자체 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영화로 만들어져 1, 2편 모두 천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최근에는 창작가무극으로 재탄생하였으며 관련 학술 논문도 이미 수십 편이 나와 있다. 불멸의 삶을 마감하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가 주인공인 tvN 드라마 <도깨비>는 최고 시청 률 20%를 넘기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궁궐 의 암투와 좀비의 창궐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을 변형시켜 만든 이날치밴드의 노래 <범 내려온다>는 한국 홍보 영상에 삽입되어 세 계적으로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고 광고에도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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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87 이 작품들의 배경과 소재는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을 핍진 하게 묘사하고, 비현실적인 인물이 등장하지만 현실 인물의 감정을 곡 진하게 담아내고, 조선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현대의 문제를 적실하게 짚어 내었다. 판소리는 영상과 만나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창조되었 다. 이 사례들은 ‘잘 만들기만 하면’ 가장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 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 작품들이 우리 고 전문학의 세계관, 서사 모티프, 인물, 주제 등을 활용하고 변주하고 있 다는 점을 누구보다 연구자들은 잘 알고 있다. 고소설이 K-콘텐츠의 보고라는 사실을 다시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고소설이 K-콘텐츠로서 생명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현대의 연구자와 만나야 하고 현대의 독자와 소통해야 한다. 그러나 필사본으로 전해지 는 고소설은 연구자들이 읽기에도 만만치 않고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 기에는 더더욱 쉽지 않다. 연구자의 연구를 보다 용이하게, 그리고 일 반인의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고소설에 대한 역주는 과거의 작품에 숨을 불어넣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필수적인 작업이다. 이 작업 이 이루어져야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고소설과 관련한 K-콘텐츠가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는 문 화적 분위기 속에서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이 완간되어 학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택민 김광순 교수가 40 여 년 동안 수집해 온 474종의 고소설 중 문학적 수준이 높은 작품,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과 희귀본 등 100종을 엄선하여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이라 이름 하였고 이를 역주 대상으로 삼 았다.1) 사업은 김광순 교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대구시의 지원을 받 았으며 8명의 연구자가 사업에 참여하였다. 2014년 1월 시작하여 7년 간 101작품에 대한 역주 작업이 이루어졌고 2020년 12월 마무리되었 다. 그 결과물이 택민국학연구원연구총서 11권부터 66권까지 총 56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1)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간행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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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본의 <간행사>는 본 역주 사업의 취지와 과정, 전망을 개괄적 으로 소개하고 있다. 21세기를 ‘문화 시대’라 규정하고, ‘고소설이 문화 상품으로 재생산되기 위해서는 문화 생산자들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끔 고소설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 다. ‘어렵게 수집한 자료의 보관·관리뿐만 아니라 문화 산업의 중추 역 할을 할 고소설 문학관이나 박물관의 건립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하 고 있다. <간행사>를 통해 평생을 고소설 수집과 교육, 연구에 매진 한 김광순 교수의 노고와 헌신, 식지 않는 열정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그 노고와 헌신, 열정을 동력으로 삼아 추진한 역주 사업의 결과 물인 56권의 역주본을 마침내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완간 의 의의를 짚어보고 후속 작업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김광 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에 대한 평가는 이미 몇 차례 이 루어진 바 있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연차별 결과물이 간행된 데 대 해 언론이 관심을 가져 신문 기사로 소개되었다.2) 서평을 통해 역주 본의 성과에 대한 개관과 논평이 이루어지기도 했다.3) 학술대회 발표 문과 논문에서는 그간의 성과에 대한 중간평가뿐만 아니라 이후 작업 에 대한 제언과 전망도 제시되었다.4) 이처럼 선행 연구를 통해 의미

2) 「대구에 고소설 박물관 세우는 것이 꿈」, 대구일보 2017. 1. 23. 「“고소설 현 대어 번역 新문화상품”...고소설 역주사업 3차 11편 출간」, 매일신문, 2017.

1. 25.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3차 역주본 8권 출간. 문화상품 토대 마련의 길잡이」, 영남일보 2017. 1. 27. 「“古小說,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 도록” 고소설 40편, 우리말로 번역…역주본 출간하는 김광순 교수」, 조선일보

2017. 2. 8. 「김광순 택민국학연구원장 “고소설 문학관 대구에 설립해야”, 매 일신문 2020. 2. 25.

3) 김현룡,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고소설연구 제39집, 한국 고소설학회, 2015. 신태수,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제1 차 8권 완역, 그 경과와 전망-필사본 고소설 유일본과 희귀본 작품을 대상으로 -」, 동아인문학 31, 동아인문학회, 2015. 조희웅,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 소설 100선> 제1차 번역본 8권에 대하여」, 고전문학연구 제47집, 한국고전 문학회, 2015. 설중환,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2차본 발간에 즈 음하여」, 고소설연구 제41집, 한국고소설학회, 2016.

4) 권영호,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의 인문학적 활용과 문화콘텐츠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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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89 있는 논의들이 상당 부분 개진되었다. 하지만 완간은 역주 작업을 완 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어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수렴하면서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의 의의를 재조명하고, 반성적 검토를 통해 향후 작업 의 나아갈 바를 재점검해 보려고 한다.

Ⅱ.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완간의 의의

역주 사업의 성과를 한눈에 살피기 위해 완간된 역주본의 전체 목록 을 소개하기로 한다.

향」, 국학연구론총 제22집, 택민국학연구원, 2018. 신태수,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의 의의와 활용방법」, 국학연구론총 제22집, 택민국학연구원, 2018. 신해진,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작업의 의의 및 그 후속의 역주와 DB 구축을 위한 제언」, 국학연구론총 제22집, 택민국학연구원, 2018. 조희 웅, 「고소설 역주의 역사적 실상과 의의」, 국학연구론총 제22집, 택민국학연 구원, 2018.

총서 작품 역주자

11 1. 진성운전 김광순

12 2. 왕낭전 3. 황월선전 김동협 13 4. 서옥설 5. 명배신전 정병호

14 6. 남계연담 신태수

15 7. 윤선옥전 8. 춘매전 9. 취연전 권영호 16 10. 수륙문답 11. 주봉전 강영숙

17 12. 강릉추월전 백운용

18 13. 송부인전 14. 금방울전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1차본(2014)

총서 작품 역주자

19 15. 숙영낭자전 16. 홍백화전 김광순

20 17. 사대기 김동협

21 18. 임진록 19. 유생전 20. 승호상송기 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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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이태경전 22. 양추밀전 신태수

23 23. 낙성비룡 권영호

24 24. 권익중실기 25. 두껍전 강영숙

25 26. 조한림전 27. 서해무릉기 백운용 26 28. 설낭자전 29. 김인향전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2차본(2015)

총서 작품 역주자

27 30. 월봉기록 김광순

28 31. 천군기 김동협

29 32. 사씨남정기 정병호

30 33. 어룡전 34. 사명당행록 신태수 31 35. 꿩의자치가 36. 박부인전 권영호 32 37. 정진사전 38. 안락국전 강영숙

33 39. 이대봉전 백운용

34 40. 최현전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3차본(2016)

총서 작품 역주자

35 41. 춘향전 김광순

36 42. 옥황기 김동협

37 43. 구운몽(상) 정병호

38 44. 임호은전 신태수

39 45. 소학사전 46. 흥보전 권영호 40 47. 곽해룡전 48. 유씨전 강영숙 41 49. 옥단춘전 50. 장풍운전 백운용 42 51. 미인도 52. 길동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4차본(2017)

총서 작품 역주자

43 53. 심청전 54. 옥란전 55. 명비전 김광순 44 56. 어득강전 57. 숙향전 김동협

45 58. 구운몽(하) 정병호

46 59. 수매청심록 신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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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91

역주본 완간의 의의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이 사업을 통해 101편의 필사본 작품이 ‘해제-현대어본-원 문’으로 구성된 역주본으로 완성되어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도 유용하게 읽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필사본으로 전해지는 고소설은 읽기가 쉽지 않아 현대의 독자들에게 역주되지 않은 필사본은 다소 과 장하면 그림이나 암호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필사본 고소설 읽기의 어

47 60. 유충렬전 권영호

48 61. 최호양문록 62. 옹고집전 강영숙 49 63. 장국증전 64. 임시각전 백운용 50 65. 화용도 66. 화용도전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5차본(2018)

총서 작품 역주자

51 67. 정각록 68. 장선생전 김광순 52 69. 천군기2 70. 추서 김동협 53 71. 금산사기 72. 달천몽유록 73. 화사 정병호 54 74. 효자전 75. 강기닌전 신태수 55 76. 고담낭젼 77. 윤지경전 78. 자치라 권영호 56 79. 설홍전 80. 다람젼 강영숙

57 81. 창선감의록 백운용

58 82. 임진록 83. 제읍노정기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6차본(2019)

총서 작품 역주자

59 84. 순금전 85. 오일론심기 김광순 60 86. 청학동기 87. 자치가 88. 쟈치가 김동협 61 89. 운영전 90. 박응교전 정병호 62 91. 장현전 92. 마두영전 신태수 63 93. 소대성전 94. 장끼전 권영호 64 95. 정비전 96. 김신선전 97. 양반전 강영숙 65 98. 서유록 99. 장화홍련전 100. 진대방전 백운용

66 101. 김태자전 박진아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 7차본(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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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자들이 언급한 바 있다.5) 붓으로 흘려 쓴 글씨인데다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고, 오탈자나 방언도 많다. 문단 구분도 없고, 문장이 간결하게 끊어지지 않는다. 시제가 명확하지 않고 연도 착오도 많다. 동일 인물에 대해 이름, 자, 관직명 등이 혼용되기 도 한다. 국문 필사본이라도 한자어, 역사나 경전과 관련 있는 전고가 부지기수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이루어낸 역주본의 완간은 참여 연 구자들의 전문성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둘째, 101편 역주, 56권 출간은 단일 기관의 역주 결과물로 가장 방 대한 분량이다. ‘김광순 교수의 소장품은 고소설 자료 수집에 있어서 영남권을 대표할 만한데, 그 소장 자료 중 엄선하여 101편을 역주한 것이다. 이제까지 고소설 역주 총서가 나온 경우는 꽤 많이 있었지만 30여 책을 넘긴 경우는 거의 없었다.’6) ‘1993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 연구소에서 간행한 전 37책의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시가, 소설, 구비 문학, 한문학 등 한국 고전문학 모든 갈래들을 포괄하고 있어 고소설 작품은 35작품만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7) 그러니 본 역주본 완간은 규모 면에서도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역주본 중에는 유일본, 희귀본, 최초 역주본, 희귀 역주본, 인 기작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연구자들의 연구와 일반인들의 독서가 그 지평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8) <윤선옥전>, <승호상송기>,

<양추밀전>, <오일론심기>는 유일본이며 당연히 역주도 처음 이루어 졌다. 국문필사본 <윤선옥전>은 영웅소설이면서 가정 내 애정 문제나 부부 문제도 내밀하게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한문필사본 <승호상송 기>는 산승과 호랑이의 송사를 다룬 작품으로, 은덕을 저버리는 호랑 이가 토끼에 의해 징치되는 내용을 통해 호랑이와 같은 인간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다. 국한문혼용본 <양추밀전>은 낙장 상태이지만 복수

5) 신태수, 앞의 서평, 563쪽 참조. 신해진, 앞의 논문, 51쪽 참조.

6) 조희웅, 앞의 서평, 453쪽 참조.

7) 신해진, 앞의 논문, 49쪽 참조.

8) 작품 설명은 역주본 해제를 참고하였다.

(9)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93 주인공의 틈새에 여성들이 등장하여 매개자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점 에서 기존 영웅소설과 차별화되는 작품이다. 한문필사본 <오일론심 기>는 정조 때 구귀년의 작품으로, 몽유의 액자식 구성에 우의와 의인 의 기법을 답습하여 인간 세태를 풍자한 소설이다.9)

‘<수륙문답>은 <토끼전>의 이본으로, 이제까지 알려진 <토끼전>

의 수효는 매우 많으나, <슈륙문답>이란 표제명으로 되어 있는 것은 택민본이 유일하며, 따라서 역주 작업도 이번이 처음 이루어진 것이다.

<송부인전>, <유생전>, <서해무릉기>, <설낭자전>, <천군기>,

<소학사전>, <옥황기> 등은 이번 사업에서 처음으로 역주가 이루어 진 작품이고, <춘매전>, <이태경전>, <조한림전>, <임호은전> 등 은 이전까지 주석본이 별로 없었으며, <사씨남정기>의 경우는 한문 필사본의 국역본으로 특기할 만하다.’10)

넷째, 역주본이 문화 종사자들을 만나게 되면 향후 K-콘텐츠의 원 천으로 사용될 수 있다. 역주본이 있기에 문화 종사자들은 개인적인 노력을 덜 들이고도 고소설의 스토리, 인물, 모티프, 배경, 세계관 등을 보다 손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본 역주본은 유일본, 희귀본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익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스토 리를 제공할 수 있다. 역주본에 담긴 콘텐츠들은 적절한 가공을 거쳐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학습만화, 광고, 공연 등 다양한 매체 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 연구자로서 오랜 기간 자료를 수집하고, 지자체와 접촉하여 사업비를 지원받고, 연구진을 꾸리고 직접 역주 작업에 참여 하여 사업을 완성한 김광순 교수의 학문적 열정과 사업 추진력은 후학 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혼자서 한 작품에 대한 역주를 완성하는 것 도 쉽지 않은 일인데, 8명의 연구자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김없이 연차별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마침내 완간을 한 데는 사업 책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을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

9) 설중환, 앞의 서평, 408쪽 참조. 조희웅, 앞의 서평, 454~455쪽 참조.

10) 조희웅, 앞의 논문, 24쪽 참조.

(10)

다. 어떤 역주본이든 다소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후속 연구와 작 업을 생각하면 이 결과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그리고 너무 완벽을 기하다 보면 마무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김광 순 교수가 일련의 과정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동참하여 이루어낸 과정 과 결과를 생각할 때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

‘완간’의 의의는 더할 나위 없이 크다.

Ⅲ.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1. 개정·보완을 위한 역주본 검토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완성된 결과물에 대한 반성적 검 토가 필요하다. 택민국학연구원의 역주 작업이 이번이 마지막도 아닐 것이고, 개별 연구자들의 역주 작업은 지금도 묵묵히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선행 연구의 중간평가에 보태어, 완간된 역주본의 개정·보완 또는 향후 다른 역주본 출간을 위해서 점검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생 각을 덧붙이고자 한다. 필자도 역주 경험이 있어 이 작업이 얼마나 공 력이 드는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입장에서, 작은 오류를 지적하여 연구진의 성과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 아니라 역주 작업의 어려움과 방 향성에 대한 고민을 공유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1) 역주 대상 100선 선정의 기준

<간행사>를 통해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474종 중 문학적 수 준이 높은 작품,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과 희귀본 등 100종을 엄선하였다고 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실제로 그런 작품들이 많지만 선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부합 여부가 잘 드러나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11)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95 소설로 분류하기 모호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소설적 특성에 대한 구 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조희웅은 서평을 통해 <명배신전>을 소설로 분류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명배신전>은 임진란 때 에 구원병을 파병한 명나라의 은혜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청나라에 대해 척화론을 펼치다가 목숨을 바친, 삼학사를 비롯한 조선 의 신하들의 역사적 전기이다. 이 작품은 종래 소설 작품으로 다루어 지기도 한 <육신전>, <삼학사전> 같은 작품들과도 유사한 성질을 띠 지만, <육신전>이나 <삼학사전>의 경우는 어느 정도 소설적 구성을 가졌고, 또 부분적으로 허구적 색채가 보임에 반해, 이 작품에는 그런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 내용적으로 이 작품을 고소설 범주에 넣어야 할지는 의문이다.’11)라고 하였다. <명배신전> 외에 <추서>, <청학동 기> 같은 작품들도 소설이라 하기에는 성격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 추 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한 작품의 이본이 두 개 이상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이본 간 차별성이나 중요성이 좀 더 부각되거나 중요도를 고려하여 한 차례 더 선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천군기>는 3차본과 6 차본 두 번에 걸쳐 출간되었다. <장끼전>의 경우는 3차본에 <꿩의자 치가>, 6차본에 <자치라>, 7차본에 <자치가>, <쟈치가>, <장끼 전>, 무려 5종의 이본이 수록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본은 그 자체로 의미와 가치를 지니며, <자치가> 같은 경우는 가사체 이본으 로서 차별성이 있다고 하지만 나머지 이본들도 모두 그러한지는 잘 밝 혀져 있지 않다. <장끼전>은 해제에서 ‘구활자본이나 그 모본을 필사 한 이본으로 추정되는데 전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본으로서의 가치는 크지 않으나 <장끼전>의 대표적 이본으로서 우리에게 익숙한 줄거리 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라고만 설명하여 이본으로서 가치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낙장본이 적지 않고, 소설사적 가치가 분명히 서술되지 않은 작품들

11) 조희웅, 앞의 서평, 453쪽 참조.

(12)

도 상당수 있다. 낙장본이라도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본으로 차별성이 없는데 낙장본인 경우라면 그 가치가 과장되거나 왜곡되어서 도 안 된다고 본다. 7차본만 볼 때 <장현전>, <마두영전>이 낙장본 이고, <김태자전>은 상중하 중 상권만 있고 상권마저도 낙장본이다.

<장현전>은 낙장본이고 오탈자가 적지 않으나 역주자가 양승민본과 의 비교를 통해 김광순본의 특징과 의의를 비교적 충실하게 밝히고 있 지만 그런 설명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해제를 통해 역주 대상본의 이본적 가치나 소설사적 의의가 어느 정 도는 밝혀져야 하는데 일부 작품은 그렇지 못하다. <소대성전>은 ‘완 판본 계열로 필사 과정에 생긴 오탈자가 적지 않지만 <소대성전>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어, 고소설의 묘미를 즐기기에 충분한 이본’이라 고만 서술하고 있어 다른 이본과의 차별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장 화홍련전>은 김광순 소장 필사본만 3종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중에 어 느 것을, 왜 대상본으로 선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진대방전>

은 현전 고소설 가운데 15번째로 많은 이본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데, 역주 대상본은 중요 내용을 상당 부분 축약하여 핵심만 서술한 이본이 다. 축약본으로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김신 선전>, <양반전>, <서유록>, <박응교전> 등도 김광순본의 의의나 가치가 무엇인지 해제에 제대로 서술되어 있지 않다.

474종을 꼼꼼하게 검토하여 100종을 엄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 7차년까지의 목록을 정비하고 시작했다면 좀 더 충실하고 체계적인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12)

2) 역주본 체재의 통일성과 완성도

개별 작품의 독자성을 감안하더라도 전집으로 출간된 이상 어느 정

12) 동일 작품의 이본이나 비슷한 유형의 작품은 가능하면 한 권으로 묶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향후 개정판 출간이 이루어진다면 목록의 재정비도 고려해 보았 으면 한다.

(13)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97 도 체재의 통일성은 필요하다. <일러두기>를 통해 역주의 원칙을 제 시하고 있으나 실제 역주본은 통일이 되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띈다.

제목, 해제, 현대어역, 원문의 순으로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해 보려고 한다.13)

(1) 제목

<일러두기>에서 ‘번역서의 제목은 현대어로 옮겼으며, 해제와 현대 어역은 이에 준하고, 원문의 제목 표기는 원문대로 하였다.’라고 하였 다. 그러나 <소대성전>의 경우 해제와 현대어역 모두 제목을 <셩 젼이라>로 하고 있다. 1~7차년까지 전체 목록을 보아도 <고담낭젼>,

<자치라>, <다람젼>, <쟈치가> 등 현대어 표기가 아닌 경우가 있 다. 제목은 <일러두기>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수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2) 해제

해제의 구성, 분량 등을 어느 정도 통일할 필요가 있다. 해제는 대체 로 사진, 간략 소개, 서지 사항, 필사 상태, 줄거리, 가치 등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서술 순서나 분량 등이 작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통은 3~5쪽 분량의 간략 해제 형식이지만 <순금전>과 <정비전>의 해제 는 분량이 20쪽이 넘고 형식도 거의 논문에 가깝다. 작품의 성격이나 분량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간극이 다소 크게 느껴진다. 사진은 보통 두 장이 첨부되어 있는데 가능하면 해제 첫 장에는 내제가 있는 원본의 첫 장을, 뒤에는 본문 중 일부를 수록하는 것이 적절할 듯하나 이 역시 통일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앞에서 거론했다시피, 기본적으로

13) 역주본 전체를 모두 검토하지는 못하여 주로 7차본을 대상으로 논의하기로 한다. 인용하는 작품의 서지 사항은 Ⅱ장에서 제시한 목록으로 대신한다. 해제 와 현대어역, 원문의 문제에 대해 선행 연구에서 꼼꼼히 지적한 바 있어 선행 연구를 참고하여 논의를 정리하였다. 신해진은 ‘불확실한 대상층을 향한 해제, 원문 텍스트 교열의 미비, 지문과 대화문의 모호한 구분, 한글로 표기된 한자어 구의 불명료한 풀이, 정밀치 못한 각주, 필사자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 구체적 으로 언급하였다. 신해진, 앞의 논문, 51~58쪽 참조.

(14)

해제는 그 작품 일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역주 대상본에 대한 것이어 야 한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이본 비교를 전제로 대상본의 이본적 가 치와 독자성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해제에 역주 대상본이 (김광순 소장 필사본) 한국고소설전집 몇 권에 영인되어 있는지 밝혀 준다면 연구자가 원본과 대조해 보기에 용이할 것이다.14)

(3) 현대어역

본문에서는 현대어역이나 번역이 어색한 부분과 오기 수정 방식을, 각주에서는 설명이 잘못되었거나 어색한 부분, 각주 형식 통일의 문제 등을 살펴봄으로써 수정 또는 보완할 부분을 짚어보려고 한다.

① 현대어역 또는 번역의 문제

• <순금전>

㉠ (원문 120) 광쥬 의 정슌옥이란 양만이 잇서 한 을 두어시되

(현대어역 44) 광주 땅에 정순옥이란 양반집 규수가 있어 한 딸을 두었는

(수정 예시) 광주 땅에 정순옥이라는 양반이 있어 한 딸을 두었는데

㉡ (원문 121) 을 한 가지로 정고 지니 노복 등이며 유모가 칭찬불니 허더라

(현대어역 46) 사생을 한 가지로 정하고 지내니 노복 등이며 유모가 칭찬 하지 않는 사람이 없더라

(수정 예시) 사생을 한가지로 정하고 지내니 노복 등이며 유모가 칭찬이 그치지 않더라

㉢ (원문 121) 저의 남 화슌허여 학업을 심씨니 엇지 니복둉 같트리요.

14) 조희웅, 앞의 서평, 455쪽. ‘역주서에는 영인이 수록되어 있는 (김광순 소장 필사본) 한국고소설전집의 책 수를 밝혀 주었으면, 독자가 쉽게 영인 원문에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5)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99 (현대어역 46) 저의 남매는 화순和順하여 학업에 힘쓰니 어찌 이복異腹동

생 같지 않더라.

(수정 예시) 저희 남매가 화순하여 학업에 힘쓰니 어찌 이복동생 같으리오.

저희 남매가 화순하여 학업에 힘쓰니 이복동생 같지 않더라.

㉠은 현대어역대로 읽으면 정순옥이 양반집 규수가 되는데 내용상 양반이 정순옥이고 그 딸이 주인공 순금이어서 현대어역이 맞지 않다.

㉡에서 ‘불이(不已)하다’는 ‘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고소설에 상투적 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원래대로 해도 의미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가 능하면 원문을 충실하게 살려 현대어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은 현 대어역 문장이 그 자체로도 어색하다.

• <청학동기>

㉣ (원문 45) 일향인니의우환이며영화을셔로고휼며수응더라.

(현대어역 23) 한 고을 사람이 우환이며 영화를 서로 알리고 구휼하며 수응 하였다.

(수정 예시) 한결같이 이웃마을의 우환이며 영화를 서로 돌보거나 도와주며 수응하였다.

‘일향인니’를 ‘한 고을 사람’으로 풀이하였으나 ‘일향’은 ‘한 고을’이라 는 뜻으로 잘 쓰이지 않기도 하고 문맥을 고려했을 때 ‘일향一向: 언제 나 한결같이’로 풀이하고 ‘인리鄰里’는 ‘이웃마을’로 풀이하는 것이 좋 을 듯하다. ‘고휼하다’는 ‘알리고 구휼하다’로 풀이하였으나 ‘고휼顧恤하 다: 불쌍하게 생각하여 돌보거나 도와주다’로 해석이 가능하다.

• <운영전>

㉤ (원문 3) 僕姓金 年十歲 能詩文 有名學堂 而十四歲 登進士第二科 一時皆以 金進士稱之

(현대어역 29) 저의 성은 김이고, 나이는 10살로 시문에 능하여 학당에서

(16)

유명하였습니다. 진사시에 2등으로 합격하니 당시에 모두 김진사로 불렀 습니다.

(수정 예시) 저의 성은 김이고, 나이 10살에 시문에 능하여 학당에서 유명 하였습니다. 14살 때 진사 제2과에 급제하니, 당시에 모두 저를 김진사 로 불렀습니다.

나이 10살에 시문에 능하여 학당에서 이미 유명했고 14살에는 진사 제2과에 급제했다는 뜻인데 14살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어 있다.

• <정비전>

㉥ (원문 119) 손 동검을 쥐고 언언니 안시지니 거 웅 거동이 사람의 안광이 황홀지라.

(현대어역 43) 손에는 동검을 쥐고 은은히 앉았으니 그 웅장한 거동에 사람 의 안광이 황홀해지는지라.

(수정 예시) 손에 동검을 쥐고 언연偃然히 앉았으니 그 웅장한 거동에 사람 의 안광이 황홀한지라.

원문이 ‘언언니’로 되어 있는데, 손에 동검을 쥐고 거동이 웅장한 상 황에 ‘은은히’는 어울리지 않고 문맥상 ‘언연(偃然)히’로 보는 것이 맞 을 듯하다. ‘언연偃然하다’는 ‘언건(偃蹇)하다’와 동의어로 쓰이며 ‘의젓 하다. 떳떳하다. 거드름을 피우며 거만하다.’ 정도의 뜻을 지니고 있다.

<장현전>

㉦ (원문 113) 각설 잇에 … 성은 장이요 명은 지성이라 … 문호의 더옥 영 귀로 세월을 보든니 부인이 맛참 기 잇서 … 과연 심상치 아니한지 라 … 후일에 귀히 될지라 고 질거하물 마지 못하드라

(현대어역 23) 각설이라. 이때 … 성은 장이요 이름은 지성이라 … 문호에 더욱 영귀한 세월을 보냈다. 부인이 마침 태기가 있어 … 과연 심상치 아 니했다. … 후일에 귀히 될 것이로다. 서로 즐거워함이 끝이 없었다.

(17)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101

‘각설이라, 지성이라, 보냈다, 아니했다, 없었다’와 같이 종결어미가 다른데, 종결어미를 기계적으로 통일할 필요는 없지만 작품 분위기를 고려하여 어느 정도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각 설’은 ‘각설, 각설이라, 한편’ 등 역주자에 따라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데 이런 표현은 원칙을 정해 통일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고소설의 대중화를 염두에 두더라도, 고소설 본연의 색 채를 포기하고 대중에게 다가기기보다 고소설의 맛이 살아있는 세계로 대중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한다.15)

• <장현전>

㉧ (현대어역 93) “경의 충성을 경(각주 227)이 아는 바라. 경은 마음을 진정 하라.”

(각주 227) 경: ‘짐’의 오기

(현대어역 103) 하북에 다다르니 양분이(각주 245) 춘남(각주 246)을 데 리고

15) ‘먼저 고전소설이 간직한 문체를 어떤 식으로든 아이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한자어가 많은 고어투를 쉽게 읽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 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하여 고전소설을 현대소설과 똑같은 문체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전소설의 문체를 가능한 한 살리면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난삽한 어휘는 각주로 풀이를 해주거나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쉬운 현대 어휘로 바꾸는 것도 괜찮다. 그렇지만 국문고 전소설이 보여주는 종지법 등 어투를 살려줌으로써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할 수 도 있다. 또 등장인물의 말투에는 등장인물의 인격과 정서가 묻어 있는 것이기 에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이강옥, 「초등학교 고전소설 교육의 의의와 방향」,  어문학 88, 한국어문학회, 2005, 146쪽. 이러한 관점은 초등학생용 고쳐쓰기 텍스트뿐만 아니라 고전소설 역주 작업에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송성욱은 현대역 텍스트에 있어서 문체의 중요성을 고찰하면서 전고의 처리, 문장이나 문단의 구획, 문장의 서술어 처리 방식 등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를 토대로 문학작품의 현대역에서는 가독성보다 문학적 표현력이 더 중요함을 강 조하였다. 송성욱, 「<구운몽>과의 현대적 소통-현대역 텍스트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고전연구 23집, 한국고전연구학회, 2011, 402~410쪽 참조.

이 연구는 다시쓰기에 가까운 현대역 텍스트에 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역주 작 업에서도 참고가 되는 사항이다.

(18)

(각주 245) ‘양부인이’의 오기, (각주 246) ‘춘낭’의 오기

<장현전>은 각주를 통해 오기를 꼼꼼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독 자들은 각주를 일일이 찾아 읽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독성을 고려한다면 본문에 수정한 내용을 쓰고 각주를 통해 ‘원문에는 ‘경’으 로 되어 있으나 문맥을 고려하여 ‘짐’으로 수정함.’ 정도로 밝혀주는 방 식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 <쟈치가>

㉨ (현대어역 114) 호타하 보리밥을 문숙이 달게 먹고(각주 88) 중흥황제가 되었고

(각주 88) 호타하 보리밥을 문숙이 달게 먹고: 후한 광무제 문숙이 유수가 반란을 일으키자 도망할 때 호타하를 겨우 건너고 굶주릴 때 보리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 일을 가리킴. 호타하는 북경에서 약 700리 거리에 있 음.

‘호타하 보리밥을 문숙이 달게 먹고’에 대해 풀이하면서 ‘후한 광무 제 문숙이 유수가 반란을 일으키자 도망할 때’라고 하여 문숙과 유수 가 다른 인물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광무제의 본명이 유수 이고 자가 문숙이다. 이 대목은 훗날 광무제가 된 유수가 왕망의 군대 에 쫓겨 도망할 때 촌가에서 콩죽과 보리밥을 얻어먹고 얼음이 언 호 타하를 건넌 일화에 대한 것이다.

② 각주의 내용과 형식의 문제

<순금전>에서 ‘승상丞相’을 ‘예전에, 중국의 역대 왕조에서 천자를 보필하는 최고관직을 이르던 말.’로, <장현전>에서 ‘명패命牌’를 ‘조선 시대에 임금이 3품 이상의 벼슬아치를 부를 때 보내던 나무패.’로, ‘패 문牌文’을 ‘조선 시대에 임금이 승지를 시켜 신하를 부르는 일.’로 풀이

(19)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103 하고 있다. 그런데 <순금전>은 배경이 조선인데 설명은 중국과 관련 되고 <장현전>은 배경이 대명 성화연간인데 설명이 조선 시대와 관 련되어 있다. 이는 사전에 있는 설명을 그대로 인용해서 생기는 문제 이다. 텍스트의 맥락을 고려하여 각주의 풀이를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 가 있을 듯하다.

각주 형식의 통일과 범위의 문제도 고려 대상이다. 표제어는 용언의 경우 기본형으로 선정하고 풀이도 그에 맞게 하는 것이 좋다. <소대성 전>에서 표제어를 ‘추연惆然’으로 하고 풀이를 ‘처량하고 슬프다.’로 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표제어를 ‘추연惆然하다’로 하고 풀이를 ‘처량 하고 슬프다’라고 하든지, 표제어를 ‘추연’으로 두면 풀이도 ‘처량하고 슬픔’으로 하든지 일관성이 필요하다. <운영전>에서는 ‘왕일소王逸少’

를 ‘동진東晉의 명필 왕희지王羲之(307-365)의 자字. 초서, 행서, 해 서의 실용적 서체를 예술적인 경지로 완성시켰음.’이라고 풀이하고 있 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왕일소’가 ‘왕희지의 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왕일소王逸少: 동진東晉의 명필 왕희지王羲之(307-365). ‘일소逸少’

는 왕희지의 자字.’ 정도로 풀이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각주 번호도 표제어에 맞게 붙여야 한다. <장끼전>에서 ‘부소의 말 을 듣지 않고 민심 소동하다가’ 뒤에 각주 번호가 붙어 있는데 각주는

‘부소: 진시황의 첫째 아들. 용감하고 총명했으나 환관 고조의 계략으 로 자결함.’으로 되어 있다. 각주 번호를 ‘부소’ 뒤에 붙이는 것이 맞다.

한자 병기의 경우, <자치가>는 본문에는 한자 병기가 없고 각주에는 있으며, <소대성전>은 본문에 한자 병기가 선택적으로 있어서 이 역 시 일관성을 유지하면 좋겠다. <소대성전>과 <서유록>에는 현대어역 에 한시가 한자로 소개되어 있는데 이때는 한문 옆에 독음이 있으면 독자가 보기에 편할 것 같다. 그 밖에 원문을 참고해야 하는 연구자를 위해 현대어역에 원문의 쪽수를 표기해 주면 원문과 대조해 보기가 쉽 다.

마지막으로 공동 작업으로 역주가 이루어지는 경우 개별 작업과 공 동 작업을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고소설은 유형에 따라

(20)

사용되는 어휘, 관용적인 표현 등이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이번 작업 처럼 여러 작품에 대한 역주를 진행할 경우, 한 작품을 한 역주자가 맡아서 해야 한다면 작품 유형별로 역주자를 전문화하는 것도 좋은 방 법이다. 그렇지만 일차 개별 역주 이후에 공동 윤문의 과정은 반드시, 여러 번 있어야 한다.16) 물론 공동 윤문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이 과 정을 철저히 했다면 어쩌면 완간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만큼 공동 윤문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본 역주 사업은 8명의 연 구자가 참여한 공동 작업이지만 결과적으로 공동 작업의 장점이 제대 로 부각되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4) 원문

원문을 잘못 읽거나 띄어 읽기를 잘못하여 오입력을 하게 되면 현대 어역과 주석 오류로 이어지기 때문에 원문은 역주를 진행하는 과정 중 에도 거듭 확인이 필요하다. 역주를 하는 과정에서 해석이 잘 안 되면 원문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다음은 원문을 잘못 읽어 현대어역이 어 색한 사례이다.

• <정비전>

㉩ (원문 182) 졍츅연 삼월 초 구일 필셔 걸시 고 참 나 사연언  변식 볼만오니 보시난이 윗지 마시요

(현대어역 118) 정축년 삼월 초구일 필서 한, 글로써 창피하나 사연은 한

16) 역주 5차본 발간 이후 학술대회에서 공동 연구 부재에 대한 지적이 있었으나 7차년 결과물에도 잘 반영되지는 않은 듯하다. 일반적으로 ‘공동번역은 대상 텍 스트를 한 사람이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2인 이상의 번역자가 참여하여 진행하 는 번역 방식으로, 번역자 간에 상호교섭이 긴밀하게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여 기서의 ’상호교섭‘이란 번역자 간에 상호 원고 검토가 이루어짐으로써 내용과 형식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행위를 가리킨다.’ 서정화, 「한문고전 의 번역 방식에 대한 일고-공동번역을 중심으로」, 고전번역연구 6, 한국고전 번역학회, 2015, 241쪽. 그렇게 볼 때 본 사업의 역주는 역주 결과물이 역주자 개인에게 귀속되는 개인 역주의 종합으로 보아야 한다.

(21)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105 번씩 볼만하오니 보시는 이 웃지 마시오.

(원문 수정) 졍츅연 삼월 초구일 필셔 걸시 흉참 귀〃나 사연언  변 식 볼 만오니 보시난 이 윗지 마시오

(현대어역 수정 예시) 정축년 삼월 초구일 필서한 글씨 흉참 기기(기괴)하 나 사연은 한 번씩 볼 만하오니 보시는 이 웃지 마시오.

<일러두기>에서 ‘원문은 고어 형태대로 옮기되, 띄어쓰기만 하고 원문 쪽수를 숫자로 표기하였다.’라고 했으나 띄어쓰기 외에 들여쓰기, 문단 구분, 문장 부호 사용 등이 된 경우도 있고 아예 띄어쓰기도 되 지 않은 경우도 있다.17) ‘낙장 낙자는 이본을 참조해 원문을 보완하였 다.’고 했으나 7차년의 경우만 보았을 때 이런 작업이 이루어진 것은

<장현전>뿐이다.18)

3) 역주본 편집 및 구성의 문제

초기 역주는 대체로 연구자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논외로 하 고, 선행 역주본 중에서 일반인 독자를 고려한 시리즈 역주본 몇 가지 를 간략하게 비교·검토함으로써 고민의 지점과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17) <순금전>은 들여쓰기가 없고 문단 구분이 간혹 있으며 문장 부호가 있다.

<쟈치가>는 앞부분에 문장 부호가 있다가 뒤에 없고 <청학동기>에는 띄어쓰 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8) ‘(원문 113) 위염이 조정이 엄숙하니 [천자] 입조제신으로 더부러 / (원문 115) 경여 밧비 천(전)지도지여 나간이’ <장현전>은 원문 첫 장에 ‘탈 자와 오자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 탈자 부분은 [ ]로 표시하고, 오자 부분은 ( )로 표시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편집 및 구성 작품

설명 가공 정도 한자

병기 각주 대상

임진록

원문

교주본 해제 •원문+문단/대화/띄

어쓰기 없음

•표제어에 한자 병기

•각주 있음

연구자

(22)

㉮ 소재영·장경남 역주, 임진록,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93.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한국고전문학전집 시리즈 중 하나이다. 원문 교주본과 현대역을 좌우로 편집하였다. 원문에 문단 과 대화 구분, 띄어쓰기를 하고 한자 병기는 하지 않았다. 각주도 원문 에 있고 표제어에 한자를 병기하고 있다. 현대역은 각주가 전혀 없고 고어의 종결어미를 그대로 유지하고 일부 한자어에만 한자 병기를 하고 있어서 고소설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가독성이 좋다.

㉯ 이윤석·이다원 교주, 현씨양웅쌍린기, 경인문화사, 2006.

연세대학교에서 간행한 ‘세책 고소설’ 시리즈의 하나이다. 앞부분에 현대어 교주본을, 뒷부분에 활자화된 원문을 수록하였다. 현대어 교주 본은 원문의 느낌을 살리는 범위 내에서 현대어로 바꾸고, 거의 대부분 한자어에 한자 병기를 하였다. 한글 고어에 대한 각주를 충실히 달았고 오자, 탈자, 궐문 등의 오류도 각주를 통해 밝혔다. 뒷부분에 수록된 원 문에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다.

현대역 •종결어미 유지

•문단/대화/띄어쓰기 일부 •각주 없음 일반인 현씨

양웅 쌍린기

현대어

교주본 해제 •문단/대화/띄어쓰기 대부분 •표제어 있음

•각주 있음 연구자

원문 •가공 없음 없음 •각주 없음 연구자

유씨 삼대록

현대어 번역문 해제

•종결어미 현대화

•문단/대화/띄어쓰기 최소 •표제어 있음

•각주 최소화 일반인

원문 •띄어쓰기 없음 •각주 없음 연구자

낙성 비룡

교주·

영인본

•문단 구분 없음

•대화/띄어쓰기 대부분 •표제어 없음

•각주 대부분 연구자 현대어본 해설 •종결어미 현대화

•문단/대화/띄어쓰기 없음 •각주 없음 일반인

숙향전

현대역본 해설 •종결어미 현대화

•문단/대화/띄어쓰기 최소

•각주 거의 없음

•일부 본문 어휘에 설명 병기

일반인

원문

교주본 해설 •문단/대화/띄어쓰기 대부분 •표제어 있음

•각주 있음 연구자 김광순

역주본

현대어역 해제 •문단/대화/띄어쓰기 일부 •표제어 있음

•각주 있음 일반인

원문 •띄어쓰기 없음 •각주 없음 연구자

(23)

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107

㉰ 한길연 역주, 유씨삼대록, 소명출판, 2010.

이화한국문화연구총서 중 삼대록계 국문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 역 주 결과물 중 하나이다. 앞부분에는 현대어 번역문을, 뒷부분에는 활자 화된 원문을 수록하였다. 현대어 번역문은 긴 원문을 임의로 끊어 문장 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종결어미나 표현도 상당 부분 현대화하였다. 원 문에 대한 변형 또는 가공이 많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각주에서 원문의 표현을 밝히고 있다. 각주에서 등장인물 및 줄거리 정리 소개, 현대어 에 원문 페이지 표기, 가계도 첨부 등은 이 책의 차별적 지점이다.

㉱ 임치균·박순임·허원기·이지영 교주, 교주·영인본 낙셩비룡·문장풍뉴 삼록·징셰비록, 한국학중앙연구원, 2010. / 임치균·이지영·이래 호·배영환 옮김, 현대어본 낙성비룡·문장풍류삼대록·징세비태록, 한국학중앙연구원, 2010.

한국학중앙연구원 출간 ‘조선 왕실의 소설’ 시리즈 중 하나이다. 교 주·영인본과 현대어본을 분책하여 출간하였다. 교주·영인본은 앞에 교주 본을, 뒤에 영인본을 수록하였다. 교주본은 원문을 그대로 입력한 후 띄어쓰기를 하고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였다. 문단 구분은 없으나 대 화는 구분하였다. 난해한 전고나 어휘는 표제어 없이 각주를 달았다.

현대어본은 가급적 현대어법에 맞게 번역하였고 각주가 전혀 없다.

㉲ 이상구 주석, 원본 숙향전·숙영낭자전, 문학동네, 2010. / 이상구 옮김, 숙향전·숙영낭자전, 문학동네, 2010.

문학동네에서 간행하는 한국고전문학전집 원본·현대역 시리즈의 하나이다. 원본과 현대역본을 분책하여 출간하였다. 원본은 원문에 문 단과 대화 구분, 띄어쓰기, 한자어 병기를 하고, 각주의 표제어는 현대 어 표기로 하고 한자어는 한자를 병기했다.19) ‘한자어+주격조사’로 이 루어진 표현의 경우에 ‘죄(才操ㅣ), 션녜(仙女ㅣ), 월궁항애(月宮姮娥

19) 동일하게 원문에 각주를 붙인 ‘조선 왕실의 소설’ 시리즈에서는 표제어 없이 각주 풀이를 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원문은 ‘화셜(話說), 니부샹셔(吏部尙 書)’와 같이 고어로 표기하고 각주의 표제어는 ‘화설, 이부상서’와 같이 현대어 로 표기하고 있다. 표제어 없이 각주 번호에 풀이만 되어 있는 경우에는 본문과 주석을 번갈아가며 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리고 표제어를 제시하고 풀이 를 하면, 각주를 미주로 전환한 후 전산 작업을 하기에 용이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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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와 같이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한글 표기와 병기된 한자가 다른 것 에 대한 고민의 결과인 듯하다.20) 판독 불가능, 문맥상의 오류, 오자와 탈자 등의 경우 다른 이본을 참조하여 교감하고 주석에서 그 사실을 밝 혔다. 현대역은 대체로 현대 어투로 번역하였고, 풀이가 필요한 어휘는 본문에서 한자와 간략 설명을 병기하거나 각주를 달았다. 원본과 현대 역본 모두 장 구분을 하고 소제목을 붙였다.

㉮는 연구자와 일반인 독자를 동시에 고려한 역주본으로 좌우 편집 이어서 한눈에 대조하면서 보기에 편리하다. ㉯의 현대어 교주본은 한 자 병기와 각주가 많아 연구자에게 유용한 대신 일반 독자에게는 가독 성이 다소 떨어진다. ㉰의 현대역 번역본은 일반 독자가 감상하기에 좋은 텍스트인 반면, 줄거리나 내용 외에 문체, 어휘, 표현 등을 모두 연구 대상으로 삼는 연구자들은 원문을 참고해야 한다. ㉱는 교주·영인 본과 현대어본을 분책하여 연구자와 일반인 독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 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 역시 현대어역과 원문 교주본을 분책하였는 데, 이 시리즈의 경우 분량이 적은 작품은 한 권에 현대어역과 원문 교주본을 전후로 수록한 경우도 있어 분책이 원칙은 아닌 듯하다.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은 한 권의 책으로 구 성되어 있으며, 앞부분에 일반인 독자를 위한 현대어역을, 뒷부분에 연 구자를 위한 원문을 제공하고 있다. 역주본을 어떻게 편집하고 구성할 것인가는 대상 독자의 문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비용이나 분 량, 편리성의 문제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고소설의 대중화, 문화콘텐츠화 등을 염두에 두고 연구자용과 일반 독자용을 분책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기는 하나, 선행 역주 결과물들을 살펴보면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는 간행 취 지와 여건에 맞게 최선의 방법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2. 후속 작업의 방향성 모색

20) ‘조선 왕실의 소설’ 시리즈에서는 ‘현(賢士), 부뷔(夫婦), 황얘(皇爺)’와 같 이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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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및 후속 작업을 위한 제언 ‧ 박은정 109

<김광순 필사본 고소설 100선> 역주본은 고소설이 문화 상품으로 재생산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현대어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원래 취 지대로 완간된 역주본이 문화 생산자들에게 좋은 재료로 유용하게 활 용되려면 어떤 후속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 생각 해 본다.

1) 역주본 활용을 위한 추가 집필

우선 역주본 전체 작품을 총괄하고 안내하는 해설서 성격의 책이 추 가로 집필되었으면 한다. 역주 대상 작품이 101편이나 되는데 연차별 목록만으로는 작품의 내용이나 특징을 알 수 없다. 이미 집필된 해제 를 그대로 묶어서 출간하기보다는 조금의 수고가 들더라도 해설서의 성격에 맞게 형식과 구성을 어느 정도 통일하고 내용도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 줄거리, 인물 소개 외에 키워드, 현대적 재해석, 공간·복식·의 례·음식 등 흥미로운 소재 설명, 기존 문화콘텐츠 사례 및 향후 개발 방안 등도 보완되었으면 한다.21) 해설서가 있으면 모든 작품의 해제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나의 흥미와 필요에 부합하는 작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일본, 희귀본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을 대상으로 한 교양 서 성격의 책도 집필되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홍길동전>, <춘향전> 그리고 교과서에서 배운 몇몇 작품들 외 에도 흥미로운 고소설 작품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새로운 작품인 만큼 교양서에는 좀 더 구체적인 줄 거리, 인상적인 장면, 등장인물 소개 및 관계도, 다양한 주제 분석 및 재해석, 기타 소재 정리, 문화콘텐츠화 방안, 키워드 등이 포함되었으 면 한다. 이때는 학술적인 문체를 걷어내고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고려

21) 신태수는 역주본에 <문화콘텐츠 요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태 수, 앞의 논문, 124~125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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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쓰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역주본에 등장하는 인물을 총 정리하여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 설 100선>에 대한 <인물 사전>을 편찬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등장인물은 주요 인물과 보조 인물을 모두 소개하고, 각 인물의 특징, 현재적 의미, 캐릭터화 방안, 대중문화 속 유사한 캐릭터 등을 서술한 다.22) 요즘 대중문화에서는 보조 인물이 그 어느 때보다 각광받고 있 다. 고소설의 보조 인물 중에도 오늘날 ‘신 스틸러’라 할 만한 인물들 이 상당히 많다. 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 문화콘텐츠 에서 캐릭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고소설 속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

2) 학제적 연구 및 문화 생산자와의 협업

역주가 보다 정확하게 이루어지려면 국어학, 한문학, 역사학, 서지학 등 인접 학문 전공자들과의 학제적 연구가 필수적이다.23) 고소설에 사 용된 어휘 중에는 한글로 표기된 한자어, 전고가 있는 어휘, 역사적 인 물과 지명, 한글 고어, 방언 등 그 자체로 해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매 우 많기 때문이다. 한글 고어에 대한 주석의 경우, 한자어에 비해 소홀 히 하거나 손쉽게 현대어로 바꾸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학적 고증 을 통해 연구자용 역주본에는 한글 고어에 대한 주석이 좀 더 보강될 필요가 있고, 일반인용 현대어역에도 고어를 적절하게 살릴 방안을 고 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소설은 한글 고어가 잘 보존된 귀중한 자 료이다. 언젠가부터 다시 살려 쓰게 된 ‘모꼬지’ 같은 어휘는 고소설에

22) 캐릭터와 관련된 교양서적으로 우리 고전 캐릭터의 모든 것 시리즈를 참고 할 수 있다. 서대석 엮음, 우리 고전 캐릭터의 모든 것 1-4, 휴머니스트, 2008. 1권: 고전 캐릭터, 그 수천수만의 얼굴, 2권: 우리가 몰랐던 고전 캐릭터 의 참모습, 3권: 고전 캐릭터가 펼쳐 보이는 사랑과 인생, 4권: 대중문화와 눈부 시게 만난 고전 캐릭터.

23) 임치균은 교주본 낙셩비룡·문장풍뉴삼록·징셰비록 서문에서 국어학, 한 문학 전공자와 학제적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임치균·박순임·허원기·이지 영, 앞의 책, 5쪽 참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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