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의 대표적인 고지대 달동네에 서 연 30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는 창조적 재생 마을로 탈바꿈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감천 동은 마을의 역사성, 지역적 특성에 예술작품이 더 해져 도심의 보존과 재생이라는 기본 개념을 바탕 으로 주민과 예술가 및 행정이 힘을 모아 생활친화 적인 도심의 문화마을로 재탄생하고 있다.
경이로운 경관의 감천문화마을
감천동은 한국전쟁 당시 태극도 를 믿는 수천 명의 교인들에 의 해 집단촌을 이루게 되었는데 1955년 7월 중구 보수동에 위 치하고 있는 태극도 본부와 도 인들의 판잣집이 시당국의 철거 계획에 의해 현재의 감천2동으 로 집단 이주하게 되면서 마을 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태극도 교조 조정산은 감천2동 전체를
9개 구역으로 나누어, 집과 집들은 서로 통하고 경 사면을 이용하여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질서 정연한 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하에 도인촌을 건 설하도록 하였다.
감천동은 한국전쟁 당시 팔도에서 모여든 피난 민들을 위한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되어 현재 에 이르기까지 척박한 민족현대사의 한 단면과 흔 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 1960~1970년 대 초기 개발과 새로운 도시계획 및 아파트 재개발 등에 의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대부분의 도심
낙후된 산동네가 한국의 대표적 문화마을로, 부산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박현희 | 부산시 사하구청 창조도시기획단 주무관
감천마을 전경
도 시 재 생 현 장 을 가 다 3 부 산 시 사 하 구
들과 달리 감천동은 과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 여주고 있다. 마을의 형성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 는 감천문화마을은 첫째, 산자락을 따라 앞집이 뒷 집의 햇빛을 가리지 않게 계단식으로 건립되어 주 택의 미덕이 살아 있는 독특한 장소성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폭이 50cm 정도의 미로와 같은 좁은 골 목길은 특유의 가로 구조와 함께 사방으로 막힘 없 이 연결되어 옆집과 소통하는 생활공간으로서 역 사적 현장과 문화적 보존가치를 간직하고 있다. 셋 째, 파스텔 색상의 독특한 계단식 건물이 집단으로 모여서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특히 야간에는 마을 전체가 황금색의 불빛으로 반짝인 다고 해서 황금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당시의 판잣집들이 1960년대에 슬레이트 지붕의 집으로 바뀌고 이어 1980년대에는 슬라브 집으로 개량되면서 변화를 겪게 되지만, 마을의 특 유한 가로 구조와 감(甘)으로 불리던 초기의 구획 형상들이 상당 부분 그대로 남아 있어서 지금까지 도 감천문화마을만이 갖는 경이로운 경관을 잘 보 여주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도시재생사업 개요
감천동은 한때 3만여 명 가까이 거주하는 번성한 마을이었지만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1만 여 명도 안 되게 거주인구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폐·공가가 늘어나는 등 부산의 대표적인 고지대 달동네로 전락하였다. 이에 침체된 마을을 살려보 겠다는 의지로 예술가, 주민, 행정이 힘을 모았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마을미술프로젝트 공모사
업에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피추”로 당선되어 마 을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면서 문화마을 조성 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2010년 민선5기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 업을 추진하였는데 마을의 아름다운 전경과 역사 적 가치를 고려하여 기존의 도시개발 방식인 재개 발·재건축이 아닌 ‘보존과 재생’이라는 기본개념 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을 가미한 생활친화적인 마 을재생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추진 체계는 주 민공동체인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가 중심이 되 고 마을 계획가, 예술인, 교수 등 전문가의 자문과,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와 전담부서인 부산시 사하구 창조도시기획단에서 행정을 맡아 상호 유기적인 협조 아래 주민 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 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 조성사업 추진전략으로는 마을의 경관보존 방안, 마을 소득창출 방안, 최종적인 목표 설정 등 마을의 최종적인 밑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다. 또한 문화마을 조성 및 마을공동체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감천문화마을 BI를 개발하여 BI를 활용한 다양한 기념품을 제작하였다. 지역개발형 축제 콘텐츠 개 발 용역을 통해 타 지역과 차별화된 특색 있는 축 제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도시재생사업 추진경과
문화마을 조성사업의 추진경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09년부터 3회에 걸쳐 문화체육관광 부가 주최하는 미술프로젝트, 콘텐츠융합형 관광협
고 빈집을 활용한 예술공간 조성, 골목투어 코스 개 발 등으로 마을경관이 더욱 아름다워졌다. 2011년 부터는 주민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생활환경 개선사 업을 중점 추진하였는데 붕괴위험이 있는 주택과 담 장을 정비하고 공동작업장, 경로당을 조성하는 ‘샛 바람 신바람 프로젝트’, 골목길·공동화장실 등을 정비하고 쉼터, CCTV 등을 설치하는 ‘방가방가 프 로젝트’, 저소득층의 노후주택을 수리해주는 ‘Home My Home 프로젝트’ 등을 마을주민들의 일손을 빌 려 추진하면서 생활환경 개선과 함께 일자리도 제공 하고 있다. 그리고 산비탈에 지어진 집들은 집집마 다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어 공동으로 사용하였는데
수시설이 미비하여 골목길 악취가 심한 상태다. 이 를 개선하기 위해 관내업체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정 화제를 마을 전역에 투입하였으며, 하수 측구의 악 취차단 시설과 공동정화조 2개소를 설치하는 등 악 취저감 프로젝트 사업도 추진하였다.
또한 2012년부터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추 진하였는데 도로개설, 주차장 건설 등의 기반시설 확충과 커뮤니티센터, 커뮤니티광장 조성 등 공동 이용시설 건립 및 빈집을 활용한 박물관·미술관 등 지역특화시설 조성과 주민 소득창출을 위한 카 페, 맛집 등 마을기업 사업장도 함께 조성하였다.
Home My Home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된 사업 장의 일부에는 입주작가를 모집하여 작가 공방으 로 활용하고 있다. 입주작가들은 작품 활동은 물론 방문객 체험프로그램 운영, 주민 일자리 교육 등을 실시하며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소득창출 사업으로는 노인 일자 리와 연계해 주민들이 직접 도자기, 천연염색, 목공 예작품 등 마을상품을 제작하여 아트숍에서 판매 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감내
작가들과 함께하는 주민들의 미술작품 만들기 모습
골목길의 미술작품 감내카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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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감내맛집 등 마을기업은 소득창출의 기반인 동시에 방문객의 쉼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6월에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목욕탕 건물을 리모 델링하여 커뮤니티센터인 감내어울터를 개소하여 주민교육, 문화강좌, 전시회 등 주민과 방문객이 소 통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매년 정례적으로 마 을 축제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단합과 우정을 나누 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민 스스로 참여하는 감천문화마을의 도시재생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마을 발전의 중추적 역할 을 수행하는 마을공동체인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
회는 2010년 주민, 예술가, 공무원 등 12명으로 처음 구성하여 2012년에는 120명으로 회원을 확대하였 으며, 2013년 3월에는 법적단체인 비영리 사단법인 으로 등록하였다. 주민협의회는 매년 1회 이상 총회 를 개최하고 매월 1회 이상 운영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감천문화마을 조성사업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마을의 일 들을 스스로 결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민협 의회 내 ‘마을기업사업단, 홍보단, 봉사단’의 3개 사 업단을 구성하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먼저 ‘마 을기업사업단’은 ‘감내카페, 감내맛집’ 등 수익사업 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주민 7명을 채용하는 등 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수익금으로는 경로 당 운영비 지원 등 지역환원사업을 하고 있다. ‘홍보 단’은 마을기자단을 구성하여 2012년 8월부터 매월 2천 부씩 마을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초등학생에서 70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마을기 자단이 월 3~4회 모여 기사작성 및 편집회의 등을 통해 열성적으로 만든 마을신문은 주민들의 또 다른 소통공간으로, 마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담 아 마을주민 및 타지에 살고 있는 동향들에게 소식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도자기, 목공예 작업 모습
마을신문 주민기자단 간담회 마을해설사 육성교육
을 전하고 있다. ‘봉사단’은 매주 주말에 2인 1조씩 조를 짜서 마을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있으 며 외부에서 지원하러 온 자원봉사자, 청년봉사자들 을 대상으로 교육 및 지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 을기업의 수익금으로 ‘집수리사업단’을 구성하여 마 을투어 골목길 인근 주택 및 취약계층의 소규모 집 수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마을해설사를 육성하여 단체 방문객들을 안내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2012년 8월에 창단한 마을합창단은 매주 1회 전문가를 초청하여 합창교육을 받고 있으며 감천 문화마을 골목축제, 도시재생 우수사례발표회, 사 하예술제 등에 마을을 대표하여 참석하는 등 마을 홍보단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감천문 화마을이 활성화되면서 생겨난 골목상가는 상인회 를 구성해 규약을 제정하여 방문객 응대, 주변 환 경정비 등에 힘쓰며 주민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감천문화마을이 널리 알려져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어 중앙부처 고위공직자를 비롯한 수많은 저명인사가 다녀갔으며, 중국 베이징 부시장, 탄자니아와 우간다 지방정부 단체장 등 국 내외에서 벤치마킹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방 문객 10만 명이 다녀갔으나 금년에는 벌써 26만 명 이 다녀가는 등 활력 있는 마을로 변모해가고 있다.
그리고 2011년과 2012년에는 이곳 감천문화마을에 서 9개국 20명의 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유네스 코 국제워크 캠프가 개최되어 세계에 감천문화마을 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연간 5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최근에 는 새롭게 개점하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으며 마을에 상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도 늘어나고 있 다. 또한 주택가격도 종전보다 상승하는 등 경제적 인 효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 외에도 여러 편의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었고 특 히 지난해 연말에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 이 감천문화마을에서 촬영되어 가족 방문객이 증가 하고 있으며,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300여 차 례에 걸쳐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감천문화마을의 도시재생 사례가 일본, 중국에 전파되기도 하였으며 2013년 4월에는 아
봉사단 활동
도 시 재 생 현 장 을 가 다 3 부 산 시 사 하 구
시아 해비타트협회 주관으로 중국 충칭시에서 개 최된 ‘2013년 세계 인간 거주환경 및 도시발전 정 상포럼’에 초청되어 감천문화마을 사례를 발표하 였다. 감천문화마을이 중국, 일본의 관광잡지와 CNN, 프랑스 르몽드지, 알자지라방송 등 외국에 도 소개되어 외국인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로 인해 2011년에는 국토교통부 주최 도시대상, 2012년에는 유엔 해비타트 주관 아 시아 도시경관상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지역전통 문화브랜드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금년에는 도 시재생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상 수상, “재생이 곧 경쟁력, 민·관·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감천문 화마을”이란 제목으로 정부 3.0 선도과제로 선정되 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성공요인
감천문화마을의 성공요인을 스스로 평가해보면 첫 째, ‘감천문화마을만이 가지는 마을의 자원활용’을 들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 로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족 근현대사의 흔적과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역사성과, 산
자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계단식 집단 주 거형태의 독특한 장소성을 파괴하지 않고 있는 그 대로를 창조적으로 재생한 것이다. 둘째, ‘주민공동 체 활성화를 통한 주민참여 유도’다. 사업장 조성, 주민교육 강화 등 주민 스스로 주민공동체 조직을 만들고 규약을 제정하는 등 지역발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셋째, ‘마을계획가, 예술가, 대학교수 등 전문가 참여’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자문 및 아이디어를 통해 마을발전 방향을 모색하 였다. 넷째, 마을공동체 및 마을지원을 위한 조례제 정, 마을의 발전모델 제시를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업무전담 기구를 통한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라 고 할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향후 계 획으로 마을이 자생력을 가지고 자립할 수 있도록 기업형 마을기업 건립 등 수익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주차장 확충과 오수 차집 관거 연결 등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빈집을 활용한 레 지던스 사업 활성화, 감천문화마을의 콘셉트를 유 지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구단위 계획 및 경관 협정 등 마을경관 보존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최선 을 다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는 주 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 여 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 방문객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방문객에게 친절한 마을, 주민 간 커뮤니티 활 성화를 통한 주민 스스로 지속하는 마을로 감천문 화마을 조성사업은 계속될 것이다.
아시아 도시경관상 대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