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주택정책의 회고와 전망
A Comprehensive Overview of Housing Policies 김정호․김근용
1998. 10․303면․정책연구(개원20주년기념 국토총서 4)
제1장 주택의 본질과 관련이론 1. 주택의 본질과 주거문제 2. 주택관련 주요이론
제2장 주택정책의 시대적 흐름과 내용 1. 주택정책의 목표
2. 주택정책의 시대적 흐름 3. 주택정책의 수단
제3장 주택정책의 평가 1. 평가기준
2. 주택정책의 전반적 효과 3. 시대별 주택관련 계획의 평가 4. 주택정책수단의 평가
5. 주택사업의 효과
제4장 외국의 주택정책 1. 미국의 주택정책 2. 일본의 주택정책 3. 유럽의 주택정책
제5장 향후 주택정책 방향 1. 정책환경의 변화 전망 2. 주택정책의 방향 3. 주택정책수단의 개선 4. 주택산업 육성방안 5. 요약 및 정책건의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지난 30여년간 정부가 취해온 주택정책은 집을 많이 짓는 데 우선적인 목표를 두었 다. 주택대량생산은 200만호 계획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88∼92년기간중 무려 285만호 의 주택이 건설되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자재파동 등 각종파동을 몰고와 국민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으며, 특히 “거품”을 유발하게 되었다. 93년후에도, 문민정부가 투기의존적인 주택대량생산정책을 계속해 왔다. IMF를 맞이하면서 주택시장은 갑작스 런 bust현상을 경험했고, 때문에 주택산업은 붕괴위기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 연구는 이 시점에서 과거의 주택정책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을 지적, 앞으로 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도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목 적을 요약하자면 1) 국내외 학계에서 개발된 주택에 관한 각종 이론들을 간략히 정리 하고, 2) 주택정책의 시대적인 흐름과 내용을 파악하며, 3) 그간의 주택정책을 정책목 표, 정책수단,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평가하고, 4) 선진외국의 주택정책을 고찰하 여 시사점을 도출하여, 5)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것 등이다.
2. 주택의 본질과 관련 이론
여기에 소개되는 이론은 지난 70∼8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주택소비행태 이론과 생산․공급이론이다. 전자에는 입지선택이론, 주거이동행태이론, 확율선택이론, 특성감안가격이론, 사용자비용이론 등이, 후자에는 공급함수이론, 생산/비용함수이론 등이 포함된다. 거시이론으로는 주택의 생산성이론과 주택투자이론 등이 소개되었다.
이 이론의 대부분은 국내 학계에서도 검증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론 자체는 물 론 국내외에서 이뤄진 실증분석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 도시가구는 주택을 거주보다는 투자/자산증식목적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사 용자비용에 대해 매우 탄력적으로 반응하며, 소득과 가격에 대해서는 비탄력적이다.
20여년간 분양가격을 규제해 오다보니 주택생산행태가 왜곡되어 있다. 요소가격탄력 성, 대체탄력성, 교차탄력성 등이 모두 매우 낮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3. 주택정책의 시대적 흐름과 내용
주택관련계획들을 살펴보면 일관성있게 강조되어온 것이 주택대량공급이었다. 대 부분의 제도와 조직, 기구는 대량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것이다. 60년대 말에는 대한주택공사, 주택은행 등이 출범했고 주택자금융자법, 공영주택법 등은 주택
을 많이 짓기위해 마련된 법령이다. 70년대에 들어서는 주택건설 10개년 계획이 수 립되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주택건설촉진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경기의존적 주 택생산확대정책은 8.8조치라는 강력한 투기억제대책을 견제받게 된다.
80년대의 주택정책은 투기와의 싸움이었다. 약 2.5년 주기로 과열과 미분양 사태가 반복되었다. 80년대말 주택 200만호 계획이 수립되면서 대량생산정책은 절정에 이르 게 된다. 정부는 신도시개발 등을 통해 택지를 공급하는 한편, 각종 청약제도를 통해 수요자를 주택시장으로 끌어들였으며, 적은 자본으로도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많은 주택업자들이 난립하게 되었다. 정부정책이 가격상승기대심리를 유발했으며, 기대심리 는 주택생산․공급을 지속시켜왔던 것이다.
90년대 들어 대량생산정책은 더욱 강화되었으며, 91년부터 주택가격이 안정되기 시 작하였다. 97년말 IMF가 시작되면서 30여년간 주택시장에 누적되어온 거품이 일시에 붕괴되었다. 98년 들어 주택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주택가격은 적게는 15%, 크게는 35%이상 하락하였다. 98년 한해동안에 건설된 주택은 평년에 반도 안되는 30만호를 밑도는 수준이다.
4. 주택관련 제도의 개관
주택관련제도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1) 대량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법령 : 주택건설촉진법, 택지개발촉진법, 임대주택건설 촉진법, 주거환경정비와 개선을 위한 임대조치법 등이 그것이다. 주촉법 개정을 통해 재건축사업이 가능했고, 재개발법을 완화해 도심 고층아파트건설을 허용하였다.
2) 주택금융과 주택관련 세제 : 이는 주택의 생산, 소비, 유통에 직․간접적으로 많 은 영향을 주어왔다. 실제로 금융, 세제는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이다. 주택금융은 크 게 민간금융과 공공금융으로 구분되고, 전자는 주로 한국주택은행을 중심으로, 후자는 국민주택기금을 중심으로 운용되어 왔다. 200만호 계획이 추진되면서 민영자금, 국민 주택기금 모두 3∼4배로 크게 늘었다. 한편 주택관련세제로는 취득과세, 보유과세 그 리고 거래과세 등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이러한 세금이 궁극적으로는 최종소비자에 게 대부분 전가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금융, 세제 등의 정책수단은 주택의 수요, 공 급, 가격 그리고 경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쳐왔다.
3) 택지개발제도 : 현재 택지개발방식은 7개의 관련법을 근거로 해서 12가지로 존재 한다. 이 연구에서는 각종 개발방법의 장․단점은 물론, 추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특히, 구획정리사업과 공영개발사업에 대해서 심층 분석하였다.
뿐만 아니라 주택의 공급, 관리, 재개발, 분양가격규제 그리고 임대주택제도에 대해 서도 고찰하였다. 특히 분양가격상한제의 문제점과 이것이 주택시장에 미친 폐해에 대해 지적하였다. 아울러 주택선분양제도와 채권입찰제의 도입배경과 그 효과에 대해 서도 알아보았다. 공동주택관리제도와 임대주택공급제도에 대해서도 소개하였다.
5. 주택정책의 평가 1) 평가기준
주택정책을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평가하였다. 우선 정책수단의 시의성과 적합성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으며, 주요정책과 정책수단을 효율성, 효과성 그리고 형평성 측면에 서 평가하였다. 주택투자와 건설실적, 그리고 기존주택의 보전, 이용, 관리 등을 대상 으로 하여 각종 계획(경제개발계획, 특수계획 등)에서 제시된 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 는지를 분석하였다.
2) 주택정책의 전반적 효과
70, 80년대 전반에 걸쳐 對 GNP 주택투자율은 평균 4.5∼5%수준에 불과했다. 건설 실적도 79년을 제외하면 평균 20∼25만호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만호 계획이 본격 추진되면서 對 GNP 주택투자율은 최고 8.3%까지 상승했고, 건설호수도 거의 70만호 에 육박하였다. 주택보급율은 90년 전국 평균 72.4%에서 95년에는 86.1%로 향상됐다.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이유는 강력한 정부지원 때문이었다. 신도시개발, 공영개발을 통 해 상대적으로 값싼 땅을 많이 확보했고, 주택자금도 과거에 비해 3∼4배 늘렸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자재파동 등 각종 파동을 초래했고, 주택경기과열을 빚어 국 민경제에 큰 부담을 주었다. 특히 이 기간중에 생성된 거품은 우리경제의 체질을 약 화시켰고 국제신인도를 잃게하는 데 일조를 했다. 200만호 계획 이후에도 대량생산 정책은 계속되었다. 신경제계획(93∼93) 기간중에는 무려 312만호를 지었다. 이는 주 택경기과열 현상을 가져왔고 거품문제를 심화시켰다.
3) 주택정책수단의 평가
(1)주택금융 : 민간주택금융과 공공주택금융(국민주택기금) 모두 자금확보와 자금배 분상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2)주택관련세제 : 세제중에서는 취․등록세와 양도소득세제가 대폭적인 개선이 필
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tax incidence와 과세의 형평성문제로 귀착된다.
(3)택지개발방법 : 민간개발업자에게도 택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 람직스러운 것으로 평가되었다.
(4)분양가격규제 : 분양가격규제는 주택산업을 낙후시켰고 사양심을 조장했으며, 특 히 주택의 질을 악화시킨 주요인으로 평가되었다.
(5) 공동주택관리제도 : 지나치게 이익단체 중심으로 운영되어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어왔으며, 소비자 피해가 늘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6) 주택재개발․재건축 : 재개발․재건축은 무분별하게 추진되다보니 기존주택의 효율적 관리를 저해하고 주택재고의 조기노후화를 가져왔음이 지적되었다.
(7) 주거환경개선사업 : 법의 본래 취지에 역행하여 추진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재건축은 서민주택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주거환경을 오히려 악화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8) 주택선분양제도 : 주택사업자의 자금부족문제해결에 기여한 바 크지만, 이로 인 해 소비자 피해가 적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물론 분양보증, 하자보증 등 각종 보증 제도가 있으나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는 미약했다. 채권입찰제는 투기억제대책의 일환 으로 실시되어 왔으나 사양심을 조장하고 가격을 부추기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제도는 청약배수제도와 병행실시되므로서 청약경쟁을 더 욱 과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부분의 주택정책수단은 주택대량생산․공급목표를 달성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 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장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했다. 특히, 주택이 투 기의 대상, 자산증식수단으로 이용됨으로 인해 이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받았다. 또 다른 문제로는 획일적인 고층아파트의 대량생산이다. 녹지공간의 부족과 커뮤니티의 부재로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해졌던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또한 우리 주택산업의 경 쟁력을 저하시켰고 주거문화의 정체성을 상실케 했다. 물론 시장소외계층의 주거수준 향상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을 건설했고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의 복지향상효과는 일부에게만 나타났을 뿐이다.
6. 외국의 주택정책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등 일부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외국의 주택정책을 살 펴보았다. 외국 주택정책의 고찰을 통해 얻은 교훈이라면 크게 세가지이다.
1) 주택정책이 내․외적 정책환경변화에 매우 신축적으로 대응한다는 점 (제도, 기 구, 조직이 수시로 바뀜)이다.
2) 어느 정책이나 전면 실시하기이전에 특정지역이나 계층을 대상으로 실험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실험결과를 평가해 그 결과가 긍정적이면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 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영미의 주택정책은 연구개발과정을 통해 입안되고 추진된다.
다시말해 연구를 통해 정책이 검증되는 것이다.
3) 주택정책이 도시계획, 도시정책은 물론 건축정책, 건설정책, 특히 문화정책과 연 계되어 추진된다는 사실이다. 선진주거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매우 크다.
7. 향후 정책방향
지난 30여년간의 주택정책은 양적인 목표를 달성했고, 특히 평균적인 주거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양적목표를 달성할 수 있 었던 것은 정부지원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200만호 대량생산정 책을 기점으로 주택정책이 변했어야 옳았다. 주택정책에서 주거정책으로, 신축주택건 설정책에서 기존주택의 효율적 이용관리정책으로, 단위주택정책에서 커뮤니티정책으 로, 그리고 특히 주택제품생산정책에서 주택상품개발정책으로 전환했어야 했다.
IMF는 주택정책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제 주택정책 「패러라다임」이 획 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외적으로는 개방화, 국제화, 지방화, 자유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고, 내적으로는 주택시장이 변모하고 있다. 소비자의 주거형태가 변하고 있으며, 주 거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수요의 충족은 시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주택관련규제는 모두 철폐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장메케니즘을 강조하다 보 면 소외계층이 있게 마련이다. 경제적,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 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들의 주거문제는 복지문제나 고용불안문제와 상호 연계되어 있으되므 보다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끝으로 이 연구는 주택정책의 선진화를 촉구하고 있다. 중요한 정책은 정책분석검 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험과정을 거쳐 실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검증 과정에서 검토될 「잇슈」로는 1)정책결정과정이 과연 민주적이냐? 2)기술적, 재정적 으로 집행가능한가 3)그러한 정책이 어떤 계층에게, 얼마만한 편익, 또는 불편익을 가져다주는가? 4)수혜 계층의 수용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즉 정책의 효과성 은 물론 효율성, 형평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한 후 신중한 결정을 내리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