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4, No. 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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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에서는 연일 어느 대학의 누가, 어느 연구소에서, 어 떤 기업에서 무슨 연구결과를 냈는지, 어떤 세계적인 신제품 이 나왔는지 보도하고 있다. 이 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도 이제는 상당부분 세계 정상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화학이나 BT분야의 경우 우리의 우 수한 연구결과가 실용화되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정부 주도하의 연구개발 사업도 연구개 발은 성공하였지만 실용화, 산업화로 연결되지 못하 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국가의 경제 발전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 고에서는 그 원인과 대 책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심도 있는 경제성 검토가 중요하다. 실용화 를 전제로 연구를 하는 경우 경제성에 대한 검증을 충 분히 하지 않고 연구를 수행하는 경우, 연구가 성공하 였어도 시장이 작고 경제성이 낮아 실용화로 연결이 될 수 없다. 기업에서는 연구를 수행하기 전에 몇 년 에 걸쳐 시장성 및 기술동향을 포함하는 연구 타당성 및 경제성을 꼼꼼히 다각도로 분석한다. 그리고 연구 는 단기간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획의 필 요성을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에는 덜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중요하게 생각하여도 분석할 만한 정보 가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연구가 다 경 제성을 분석한 후에 연구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은 아 니다. 어떤 연구는 경제적 타당성이 없어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행해야 할 것이며, 또 기초 연구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을 위하여 경제성은 잊어버리고 수행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실용화를 염두에 둔
연구기획이라면 충분히 그리고 꼼꼼히 경제성을 검토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지원해 주어야 할 것 이다. 그 중의 하나는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에 기업의 연구기획사업에 경험 있는 전문가들이 직접, 간접으 로 참여하여 경제적 타당성 정도를 판단할 수 있게 도 와주는 것이다.
둘째, 외국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우수한 연 구 결과가 창출되더라도 실용화가 잘 안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 기업이 실용화 경험이 별로 없기 때 문에 그 위험성을 감수할 기업체가 없는 것이다.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실용화가 되는 것은 아니 다. 종합적인 인프라,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가능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요인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기 업의 risk를 낮추어 주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star project의 경우 정부가 성공불융자제도(연 구비를 빌린 뒤 새로운 제품 개발에 실패할 경우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 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하다 고 느낀다. 또 다른 해결책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싱가포르를 생각해보자. 조그만 섬나라, 인구도 많 지 않고, 자원도 없다. 싱가포르는 중계무역, 금융, 관 광이 주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산기지 산업 이 있다. 석유화학 공장도 있으며, 제약공장도 많이 있 다. 이것은 외국의 다국적 기업을 유치한 결과이다. 다 국적 기업이 싱가포르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기업여 건을 조성한 결과이다. 최근에는 ‘Biopolis’라는 BT관 련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하여 첨단 BT산업에 집중 투 자하고 있다. BT관련 세계적인 다국적 회사를 유치하
연구의 실용화를 위하여
유 영 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yjyo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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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제24권 제2호, 2006회원칼럼
여 21세기 싱가포르를 발전시킬 신산업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갖고 있는 한계점–실용화 경험부 족, 마케팅 경험부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연구 개발 기획 및 사업에 외국 기업을 참여시키는 것 이다. 기획도 세계적 business 시각에서 꼼꼼하게 할 수 있을 것이며, 좋은 연구 개발 성과를 실용화 하는 데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기업 혼자서 세 계 시장을 독식하려는 것보다는 세계 유수 기업과 같 이 세계로 진출하려는 전략이 실용적일 것이다. 혹자 는, 국가에서 연구비를 지원하여 결과적으로 외국기 업을 살찌우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다. 연구를 잘하고, 그 연구 결과를 세계무대에서 실용화 시키는 것이, 쓸만한 성과가 없는 것보다는 백배 천배 나을 것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국내기업도 외국기업 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반도체처럼 우리가 실력을 갖추면 국제협력이 선택사항이겠지만,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닌 분야는 필수적으로 국제 협력을 해 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연구를 잘 수행하고, 연구 결 과 실용화를 통하여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국제 협력이다.
셋째, 시장확대 정책이 중요하다. 국내기업의 실용 화 경험 부족을 탓하기에, 현실적으로 우리의 시장 규 모가 매우 작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외국의 대기업 은 연구개발 결과를 실용화하는 경우 우리보다 시장규 모가 훨씬 크고, 또 세계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마케팅 하기 때문에 훨씬 용이하게 실용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외국에서 개발한 제품을 수입하여 사용하다가 시장규모가 커지면 수입대체 국산화를 시
도하였고, 그 다음 단계로는 내수를 기반으로 수출을 시작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수출시장을 더 확대하는 산업발전특성을 갖고 있다. 언제까지 외국의 것을 받 아서 시작하는 2등 국가가 될 것인가? 우리도 우리 것 을 실용화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할 수 없는 것인가? 이럴 때 국가의 내수시장 확대 정책이 대안 에 될 수 있다. 실용화 초기에, 국내 시장규모도 작을 때 정책적으로 내수시장이 확대 될 수 있는 정책적 배 려가 가능하다면 우리의 화학 산업, BT산업도 세계무 대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생분 해성고분자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아 실용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라도 생분해성고분자의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제시한다 면 우리나라의 환경보전이 더 좋아질 것이며, 우리나 라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하나는 줄어드는 것이기 에 이를 바탕으로 국내의 관련 산업의 발전이 가속화 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국제적인 경쟁을 위한 pilot business를 한 다음, 세계 시장으로 진입한다면, 지금 선진국들이 누리는 여러 가지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국가의 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3가지 주요 사항에 대하여 논하였으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세계최고수준의 연 구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그 결과를 세계 학회와 학술 지에 발표하다보면 국내외의 유수기업이 찾아오고 그 것은 실용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현재 산업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쓸모 있는 연구 결과의 창출 이것이 실용화의 지 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