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 인문과학연구 제42집 10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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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44 인문과학연구 제42집. 1. 현재와 미래의 고전문학 연구 방법의 정동적 실천 방향을 생각하며 본 글은 목적성을 띠고 작성되는 글이다. 지난 2019년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된 “연결신체 이론과 젠더・어펙트 연구 (Connective Theory, Gender and Affect Studies)” 사업의 제1단계 1차 연도 연. 구 주제인 “젠더 연구 현황과 연결신체 이론의 필요성”의 한 부문으로서, ‘연결’과 ‘의존’의 관점에서 현재와 미래의 고전문학 특히 고전소설 연구 와 그 방법에 대한 사유와 전망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정동, 연결성, 연결신체 “연결신체 이론과 젠더・어펙트 연구”는 정동 연구와 젠더 연구의 방 법을 결합하여 ‘연결신체 이론’을 구축하는 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 하지 만 젠더 연구는 그렇다 하더라도 정동 연구는 고전문학 연구 분야에서 익숙한 용어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라틴어 affectus, 영어와 불어의 affect 에 상응하는 말로 이해되는 ‘정동’은 연구 목적에 따라 ‘변용’, ‘정서’. ‘감화’, ‘정감’, ‘감응’ 등 여러 용어로 번역되어 왔다. 당 연구 사업에서 는 대체로 ‘affect-어펙트-정동’을 동일한 맥락에서 사용하기로 하였는 데, 특히 본글에서의 정동은 ‘어떤 흐름이나 현상과 맞닥뜨리면서 나타 나는 문제 인식이나 행동 방향’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전문학 연구 방법’의 ‘정동적 실천 방향’에 대한 논의는, 기존의 고전 문학 연구 방법과 새로운 연구 방법 사이에서 고전문학 연구는 그리고 연구자는 어떻게 대응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이자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정동은 고정되거나 고착된 현상이라기보다 또다른 흐름과 행위를 유 발하는 에너지로 작동한다고 설명될 수 있다.1) 다만 어떤 흐름이나 현상.
(3)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45. 의 이전과 이후를 양분하거나 이분법적 당위성을 강조한다기보다 이전과 이후를 연결하고 현재를 조망하면서 또다른 흐름과 현상을 유도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정동은 그래서 ‘연결성’을 전제로 성립된다고 볼 수 있다. 정동적 힘은 상호 연결된 주체의 힘에 주목하면서 직면한 문제에 반응하고 발현되기 때문이다. 독자적 생존이 불가능한 현대사회 에서 ‘연결’과 ‘의존’은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2) 인간 존재의 근원적 속성의 일환임을3) 환기하며 모든 사회 현상을 비롯한 문화, 정치, 학문 분야에서 정동적 태도를 지향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결과 의존의 관계망에 자리한 각각의 객체가 모여 또다른 힘으로 작동할 때, 이 힘들의 주체를 ‘연결신체’로 일컬을 수 있다. 연결신체란 “정신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실체적 본질’을 지닌 신체가 아닌, 변용 능 1) 이러한 설명도 사실 정동의 일부분을 드러낼 뿐이다. 실제 ‘정동’은 고정된 개념으로 정리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 이유는, 그것은 그것대로 고정되지 않은 무엇이기 때문 이다. 정동을 이해하기 위해 정동을 어떠한 기호로 표상했을 때, 그 본질은 기호 안 에 얽매이거나 잃어버리게 되는 속성을 지닌다. 정동은 내재되어 있지만 표면화되지 않은 기운 그 무엇인데, 그것은 어떠한 자극의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며 에너지를 발 산한다. 다만 어떤 자극과 별개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정동을 자극하는 무엇을 자 극하며 상호 움직임 속에서 또다른 국면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정동이다. 때문에 정 동은 보이지 않은 것을 보게 하며 드러나지 않은 것을 상상하게 한다. 그 상상력은 관계를 재조명하게 하고 또다른 세계를 그려가게 한다. 그러한 이유로 정동은 변화 하는 세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상임과 동시에 그 세계 변화의 중심에 선 주체이기도 하다.(‘정동’에 대한 초기 개념 이해는 멜리사 그레그・그레고리 시그워스 편저(최성희・김지영・박혜정 옮김), 정동 이론 , 갈무리, 2016을 참고할 수 있다.) 2) 촘촘하게 분화된 현대사회에서 온전한 주체로서 존재하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결합과 조합, 융합은 필수적이다. 결합과 조합, 융합은 서로 다른 주체 사이의 ‘연결’이며 ‘의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의존’은 ‘결핍’이나 ‘미성숙’에 상 응하는 부정적 행동 양식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본래 ‘연결 된 존재’, ‘의존적 존재’인데, 사회는 ‘독립적 인간’과 ‘자주적 인간’을 강조하며 인간 의 의식과 행동을 억압해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의존은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라 근원적 정체성으로서 대상에 대한 능동적 접근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3) 인간 존재 또한 마찬가지다. 인간의 근원적 인식 세계를 보여주는 신화를 살펴보면 인간의 출현과 존재성은 다른 존재와의 끊임없는 ‘관계 맺음[연결, 의존]’에서 비롯 되고 형성되며 구체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화의 세계에서는 인간 외의 다른 존재란 주로 인간 외의 신적 존재나 자연물을 의미하곤 하지만 본글에서는 비인간 의 범주에 기계나 로봇까지도 포함한다..
(4) 246 인문과학연구 제42집. 력을 의미하며, 다른 신체들과 결합하는 힘들의 관계에서 행위할 수 있 는 능력의 정도, 신체(즉 변용 능력)에 귀속되는 힘들의 집합체”를 가리 키게 된다.4) 결국 현대사회의 행위 주체는 서로 연결되고 관계 맺으며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의 고전문학 연구의 정동적 실천 방향’에 대한 고민 역시 학문 연구에 있어 일정한 혹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연구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도태되지 않고 전진할 수 있는 원동력과 추진력을 발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종이 문서에 활자화된 텍스트를 대상으로, 연구자의 직관과 통찰을 기본 도구 삼아 이룩되어 온 고전소설 연구가 과학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또다른 국 면을 맞이하였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고전소설 텍스트와 연구 자[인간] 그리고 기계[컴퓨터]가 어떠한 관계 맺음[연결]으로 어떻게 변 화되어 가야 하는지를 짚어보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음을 인지할 때이다.. 2) 디지털 인문학으로서 고전소설 연구 사실 고전문학 연구 방법의 새로운 방향 모색은 1990년대 후반 2000 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 기 후반 컴퓨터의 상용화,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혁명은 ‘인문학의 위 기’라는 담론을 불러일으켰고 이러한 위기의식은 고전문학계에도 영향을 미쳐 고전문학 자체는 물론 고전문학 연구자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도록 이끌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해답을 명확히 찾지 못하는 가 운데, 기술의 변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던 인문학은 학문의 효용성까지 의심받는 시기에까지 이르고 말았다.5) 그리고 2010년대 고전문학 연구 4) 김은주, 「여성주의와 긍정의 윤리학: 들뢰즈의 행동학을 기반으로」, 이화여대 박사논 문, 2013, 25-40쪽 참조..
(5)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47. 자에게는 또다른 방법으로 지식을 구조화하는 ‘디지털 인문학’을 보다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앞서 언급했듯 본글은 목적성을 띤다고 했고, 2020년 현재 고전문학 연구가 어떠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담는다고 하 였다. 하지만 디지털과 인문학, 그리고 고전문학 연구 사이에서 이룩된 선행 연구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난감함에 부딪히고 말았다. 단번 에 디지털 인문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디지 털 인문학이라는 개념은 물론 디지털 방식의 연구 방법론에 등장하는 ‘시맨틱 웹(Semantic web)’이나 온톨로지(Ontology)와 같이 웹문서를 구현하 게 하는 기본 용어, 목적에 적합한 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한 ‘매트릭스 (Matrix)’ 기호들과 계산 방식들 모두가 생소하기만 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현재 고전 문헌의 텍스트 분석에 활용되고 있는 분석 툴(Tool)의 체재와 원리를 파악하여 미래의 고전소설 텍스트 분석을 위한 대안을 제 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필자가 직면한 이러한 난감함들이 고전문학(특히 고전소설) 텍스트를 분석하는 기존의 연구 방식 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의 지난함과 거리를 반증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이에 본글은 다음 두 가지를 중심으로 현재와 미래의 고전소설 연구. 5) 이용욱, 「인문공학론(3)」, 한국언어문학 102, 한국언어문학회, 2017, 257-260쪽. 이 용욱은 인문학 위기의 사회적 배경과 본질을 규명하고, ‘대중인문학’이나 ‘디지털인 문학’이 오히려 인문학에서 인간을 지워버리는 오류를 범하였음을 입증하면서 그 대 안으로 ‘인문공학’이라는 용어를 제안하기도 하였다.(「정보지식화사회와 인문공학」, 한국언어문학 91, 한국언어문학회, 2014.) 2000년대 초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한 국문학계의 대응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학 자료의 전산화, 데이터베이스 아카이빙, 빅 데이터의 분석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하이퍼텍스트 창작, 게임서사 분석과 관련한 스토리텔링이나 디지털 콘텐츠 개발 등에 보다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고 볼 수 있다.(이재연, 송인재, 문수현 외 3인, 「한국 문학에서 본 디지털 인문학연 구」, 세계 디지털 인문학의 현황과 전망 , 커뮤니케이션북스, 2019. 1-54쪽 참조. 한국문학의 디지털 인문학적 접근 방법에 관한 연구사는 이책을 참고할 수 있다. 다 만 현대문학 분야에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이제는 문학 텍스트의 응용과 활용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국문학 연구와 디지털 방식이 접목될 수 있는가 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이다..
(6) 248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의 가능성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첫째, 이미 시도된 바 있는 디지털 방 식이 적용된 고전소설 텍스트 분석 결과를 전통적 연구 방법의 결과와 비교 검토해봄으로써, 그 가능성과 한계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둘째, 이 제 인간-사람의 사고체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문학 연구와 기계[컴퓨 터]를 도구로 하는 디지털 방식의 문학 연구가 별개로 존재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수용하면서도, 인문학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정동적 사유와 실천의 과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현상과 흐름에 극단적 으로 몰입하거나 그것을 배척하게 되면 주체가 되어야 하는 ‘나’는 현상 과 흐름에 묻혀 사라지거나 현상과 흐름에서 멀어져 오히려 소외되고 낙오될 수 있다. 적어도 시대적 흐름과 현상을 받아들이되 그 흐름과 현 상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 곧 인문학 연구자의 정동적 실천 방향일 것이다. 본글은 여기에 초점이 있다.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식, 즉 지식 구조화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 지식은 인간 사유 활동의 결과이지만 그것이 구 체적 실체로 드러나는 구조화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서는 소통하거나 공 유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구조화 방식이 현대에는 (과학)기술과 연동되고 있다는 데에서6) 인문학자는 난관에 부딪힌다. 인문학자의 대부 분은 기술 운용, 예를 들어 컴퓨터, 인공지능, 디지털 정보 처리 등에 능 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빅 데이터,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의 개념이 문학 연구 방식의 변화를 촉구하는 이때, 고전소설 문 학 연구와 연구자는 어떤 자세로 이에 대응해야 할까. 컴퓨터를 기본 도구로 하는 디지털 방식의 인문학 연구 방법론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인문학’. 한국에서 ‘인문학 분야의 전산 전문가’로서 이 분야 연구를 선도해온 김현은,7) 디지털 인문학이 ‘인문학적 자료의 6) 이용욱, 앞의 글, 259쪽 참조. 7) 김현・안승준・류인태, 「데이터 기반 인문학 연구 방법의 모색; 문중 고문서 아카이브 와 디지털 인문학의 만남」, 횡단인문학 창간호, 숙명여대 인문과학연구소, 2018.2, 19쪽..
(7)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49. 전산화’와는 구별됨을 분명히 하였다. ‘종이’에 ‘문자’로 전승되는 인문학 적 기초 자료를 디지털 매체에 저장하여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검색을 용이하게 하는 것, 연구 결과로 생산된 새로운 글을 디지털 문서로 간행 하여 그 보급을 용이하게 하는 과정이 ‘인문학적 자료의 전산화’라면 전 산화된 인문학적 자료를 ‘해석’, ‘분석’하고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새로 운 사실을 발견하거나 지식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곧 ‘디지털 인문학’이라고 전제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8)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컴퓨터는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위한 도구로 쓰였다. 노력 과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더 많은 일에 컴퓨터 를 도입해 온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 우리가 예전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부산물이 남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산 시스템에 남은 프로세스의 흔적, 바로 ‘데이 터(Data)’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컴퓨터가 프로세스 효율화의 도구였다고 한다면, 4차 산업혁 명 시대의 컴퓨터는 데이터의 해석과 활용의 도구이다. 데이터의 해석을 집적하여 자동적으로 유효한 수준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한 것을 ‘인공지능’이라 하고, 그 지능을 가지고 인간을 보조할 수 있게 한 기계 장치를 ‘로봇’이라 한다. 인간들의 삶이 컴퓨터에 의존함으로써 얻게 된 방대한 데이터, 빅 데이터(Big Data) 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인간들의 다양한 삶의 자취’이다. 빅 데이터의 구성 요소는 ‘개체’와 그 개체들 사이의 ‘관계’이다. 예전에는 인간들이 삶 속에서 만들어내는 수많은 관계(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물 사이의 관계, 또 인간 주변에서 만들어지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 등)을 일일이 포착하기 어려웠지만 그 삶의 많은 부분이 컴퓨터에 의존함으로써 그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데이터가 만들어 지게 되었고, 그것이 의미 있는 ‘빅 데이터’로 간주되게 된 것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의 소통이 증대되고, 이로 인해 과거에는 다른 영역인 줄 알았던 분야의 일들이 하나로 묶여서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 그곳에서 인문학이 새롭게 관심을 갖고 추구해야 할 일과 그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의 오남용을 경계하고 반성하는 사고는 ‘데이터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우리의 보다 긴급한 과제는 8) 김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문학」, 전통문화 42, 전통문화연구회, 2017.5; 김현・ 안승준・류인태, 앞의 글, 17-20쪽..
(8) 250 인문과학연구 제42집 가치 있는 인문학적 지식이 디지털로 소통하는 이 사회에서 의미 있게 쓰일 수 있 는 길을 찾는 일이다.” “단순히 인문학 자료를 디지털화하거나 연구 결과물을 디지털의 형태로 간행하기 보다는, 정보 기술의 환경에서 보다 창조적인 인문학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디지 털 인문학’이라고 한다.” “최근 수년 사이 ‘디지털 인문학 연구’로 보고된 여러 형태의 인문 분야 연구에서 가장 기초적인 공통점을 찾는다면 그것은 종래에 인간의 언어로만 기술되었던 인 문 지식의 요소들을 기계가독적(machine readable) 데이터로 전환하여, 컴퓨터가 그 정보의 해석을 도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용문은 3차 산업혁명 시대로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진행되고 있 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를 기본 도구로 지식을 형성하고 습득하고 구조화하며 공유하는 방법을 핵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인용문 이 의미 있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의 효용성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인 문학의 본질과 정체성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 기술 환경에서 보다 창조적인 인문학 활동’과 ‘인문 지식의 요소들을 기계가독적 데이 터로 전환하여 컴퓨터가 그 정보의 해석을 도울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 컴퓨터나 인공지능・로봇의 등장으로 기계가 인 간을 대체하게 되면서 결국 인간은 소외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아니라 기계기술과 인간이 상호 협력하며 존재하되 인간 중심의 학문으 로서 인문학의 정체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 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유와 인식이 본글의 핵심이 된다. 최근 디지털 인문학의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 고전 문헌 자료의 데이 터를 디지털 공학의 수식을 적용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연 구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는데,9) 이들 연구가 고전소설 연구의 새로운 가 9) 김동건・정화영, 「융복합 접근을 통한 고전문학 클라우드 디지털 아카이브」, 한국항 행학회 논문지 16-1, 한국항행학회, 2012.2, 116-121쪽; 박옥남, 「고전문학 대중화 를 위한 온톨로지 설계에 관한 연구」, 한국비블리아학회지 26-3, 한국비블리아학 회, 2015.9, 267-290쪽; 박순, 「누정기(樓亭記)의 디지털 정보화 설계」, 열상고전연 구 50, 열상고전연구회, 2016, 141-172쪽; 류인태, 「디지털 환경에서의 인문 지식.
(9)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51. 능성을 보여주고 있기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글에서는 고전소설 <소현성록>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한데 모아 살펴봄으로써 ‘고전소설 연구’와 ‘디지털 기술’의 관계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 앞으로 고전소 설 연구의 향방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소현성록>은 17세기 이후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한글고전소설이다. <소현성록>과 <소씨삼대록>의 연작 형태로 이루어진 대장편소설로서, 소현성 중심의 본전 서사와 그 자녀들 중심의 별전 서 사로 구분된다. 대장편소설에 속하는 단일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연 구 성과가 축적될 만큼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다양한 등장인 물을 형상화하면서 대화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감정이나 심리 상태, 외모 등에 대한 묘사를 섬세하게 서술하고 있어10) 다양한 관점에서 접 근이 용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11) 연구에 관한 小考-修信使 자료 DB 편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열상고전연구 50, 열상고전연구회, 2016, 101-139쪽, 「디지털 인문학과 한문학 연구-고문헌 자료 대상 국내 디지털 인문학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한문학논집 49, 근역한문학회, 2018, 43-76쪽; 이재옥, 「과거 합격자 시맨틱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디지털 인문학 연구」, 동양고전연구 70, 동양고전연구학회, 2018, 303-345쪽; 이정훈, 「고전 번역 텍스트 의 데이터 분석기술 적용과 한계-삼국유사 오카피 적용 구술녹취록 분석을 중심으 로」, 문화와 융합 40-6(56), 2018, 문화융학학회, 155-184쪽; 김현・안승준・류인태, 「데이터 기분 인문학 연구 방법의 모색-문중 고문서 아카이브와 디지털 인문학의 만남」, 횡단인문학 창간호, 숙명여대 인문과학연구소, 2018.2, 17-61쪽; 강우규・김 바로, 「디지털 맵핑(Mapping)을 통한 <구운몽> 연구 및 교육적 활용」, 열상고전연 구 69, 열상고전연구학회, 2019.10, 217-247쪽. 10) 조혜란, 「<소현성록> 연작 서술과 서사적 지향에 대한 연구」, 한국고전연구 13, 한국고전연구학회, 2006, 91-129쪽. 11) 최근 5년 동안 <소현성록> 등장인물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선희, 「요구되는, 욕망하는 여성상-<소현성록>의 석부인」, 한국고전연구 47, 한국고전 연구학회, 2019; 고은임, 「한글장편소설의 동성애적 감성 형상화 장면-<소현성록>, <하진양문록>, <명행정의록>을 중심으로」, 민족문학사연구 66, 민족문학사학회・ 민족문학사연구소, 2018; 강상순, 「고소설에서 재자의 형상과 그 변화 양상-17세기 소설사를 중심으로」,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35,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17; 고전 소설에 나타난 군자형 인물에 대한 고찰, 한국고전연구 33, 한국고전연구학회, 2016; 강우규, 「삼대록계 국문장편소설에 나타난 공주혼의 유형적・시대적 특성과 의미」,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32,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16; 최윤희, 「<소현성 록>에 나타난 외모묘사의 양상과 특징」, 고전과 해석 21, 고전문학한문학연구학.
(10) 252 인문과학연구 제42집. 2. 컴퓨터, 빅 데이터를 활용한 고전소설 <소현성록> 연구 사례 검토 컴퓨터, 디지털, 인공지능 등등의 공학적 기술과 수식을 활용한 고전 소설 분석 사례가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눈에 띄는 연구 로 먼저 최운호, 김동건의 성과가12) 있다. 이들 연구는 주로 판소리 작 품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판소리 특정 대목에 사용된 어휘들을 기본 데이터로 추출하여 공학적 수식을 통해 판본별 유사도 정도를 정량적 수치로 환원하여 제시한 후, 판소리 작품의 계통을 정리하고 있다. 형 태소 분절 값을 기본 데이터로 삼아 공학적 수식을 통해 결과를 도출 해낸 이본 연구의 또다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고전문학 자 료가 수많은 이본으로 존재하는 현황을 감안할 때, 이러한 연구 방법은 직관에 의한 연구자들의 분류 방법을 보완할 수 있는 보다 객관적인 모형을 제시”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이본 연구와 큰 틀에서는 유사성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이본 연구에서는 밝혀내지 못했던 이본 간 의 미세한 차이를 상대적 거리 관계로 시각화함으로써 이본 간의 관계 회, 2016; 임치균, 「<소현성록>의 여성 인물 연구-색과 덕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국학연구총론 18, 택민국학연구원, 2016; 강우규, 「<소현성록>에 나타난 여성 가 장의 리더십과 그 의미」, 한국고전연구 35, 한국고전연구학회, 2016; 이지하 「<소 현성록>의 이중성에 내재된 욕망의 실체」, 반교어문연구 40, 반교어문학회, 2015; 정선희, 「17세기 소설 <소현성록> 연작의 여성인물 포폄 양상과 고부상」, 문학치 료연구 36, 한국문학치료학회, 2015; 홍정원, 「<소현성록>과 <현몽쌍룡기>에 나타 난 여성 인물 형상화의 계승」, 문학교육학 46, 한국문학교육학회, 2015; 최기숙, 「고소설의 감성 문법과 감정 기호-<소현성록>의 감정 수사를 중심으로」, 고소설 연구 39, 한국고소설학회, 2015. 12) 최운호・김동건, 「군집분석 기법을 이용한 텍스트 계통분석-수궁가 ‘고고천변’ 대목 을 대상으로」, 인문논총 62,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2009, 203-229쪽, 「십장가 대 목의 어휘 사용 유사도와 계층적 군집 분석 방법을 이용한 판본 계통 분류 연구」, 한국정보기술학회논문지 10-5, 한국정보기술학회, 2012, 133-138쪽, 「춘향가 서 두 단락의 어휘 사용 유사도를 이용한 판본 계통 분류 연구」, 한국정보기술학회논 문지 10-4, 한국정보기술학회, 2012, 111-117쪽, 「컴퓨터를 이용한 고전문학 디지 털콘텐츠의 유사도에 따른 이본 계통 분류 연구」, 한국정보기술학회지 12-7, 한 국정보기술학회, 2014, 101-110쪽, 「컴퓨터 문헌 분석 기법을 활용한 <토끼전> 이 본 연구」, 우리문학연구 58, 우리문학회, 2018, 123-154쪽..
(11)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53. 양상이 보다 정밀하게 밝혀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13) 의의를 강조한다. 그리고 본 글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강우규・김바로의 연구가14) 있다. 인문학적 연구가 디지털 세계와 연결됨으로써 어떠한 확장적 의미를 획 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면밀히 검토해볼 필 요가 있다. 2장에서는 고전소설 <소현성록> 연작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4편의 논의를15) 주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① 소현성록 연작의 문체론적 고찰-컴퓨터를 활용한 계층분석을 바탕으로(2018a) ② 계량적 문체 분석을 통한 <소현성록> 연작의 변이양상 고찰-이대 15권본과 규 장각 21권본을 중심으로(2019) ③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현성록> 연작의 감정 연구(2018b) ④ <소현성록> 연작에 나타난 감정의 출현 빈도와 의미-컴퓨터를 활용한 통계학적 분석을 바탕으로(2018c). 언급된 논의는 모두 고전소설 <소현성록>을 대상으로 디지털 구조화 방식을 시도한 연구이다. <소현성록>은 소씨 가문 3대에 걸친 등장인물 들의 서사로 이루어진 ‘삼대록계 대장편소설’이다. 그만큼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한 각각의 서사 분절이 용이한 형태라 13) 최운호・김동건, 앞의 글(2012), 137-138쪽, 앞의 글(2018), 125쪽. 14) 강우규・김바로, 「소현성록 연작의 문체론적 고찰-컴퓨터를 활용한 계층분석을 바탕 으로」, 인문과학연구 59,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18a, 29-46쪽; 「계량적 문 체 분석을 통한 <소현성록> 연작의 변이양상 고찰-이대 15권본과 규장각 21권본을 중심으로」, 국제어문 80, 국제어문학회, 2019.3, 115-135쪽;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현성록> 연작의 감정 연구」, 문화와 융합 40-4, 한국문화융합학회, 2018b, 149-174쪽; 「<소현성록> 연작에 나타난 감정의 출현 빈도와 의미-컴퓨터를 활용한 통계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온지논총 56, 온지학회, 2018c, 101-128쪽; 「디지털 맵핑(Mapping)을 통한 <구운몽> 연구 및 교육적 활용」, 열상고전연구 69, 열상고 전연구학회, 2019.10, 217-247쪽. 15)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가 고전문학 분야에서 틈틈이 이루어지고 있으 나 본 논의에서는 특히 고전소설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문학적 분석을 시도한 연구 를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12) 254 인문과학연구 제42집. 는 점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을 만한 기본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분량이 많기 때문에 초기 기본값으로 설정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될 수 있고 가문소설인 만큼 인물 간 관계망이 복잡하여 의미 있 는 시각화 자료의 추출 또한 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본전과 별전이 명 확하게 구별되고 주요 인물의 단위담을 기준으로도 구분이 가능하기에 서사의 부분적 특성과 전체적 흐름을 살피기에도 용이했다고 본다. 뿐 만 아니라 <소현성록> 연작 전체가 현대 국어 문장으로 번역되어 있는 텍스트가 존재하고 있다는16) 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건이 되었을 것이다. 언급된 4편의 논의 중 ①은 계량화된 문체 정보를 바탕으로 <소현성 록> 연작의 권별 상관성 및 군집성을 파악하는 세 가지 방식의 계층분 석을 시도하고, 본전 및 별전의 저자 판별을 위한 근거를 제시한 연구이 다. ②는 <소현성록> 연작 이본 중 이대15권본과 규장각21권본에서 추 출한 어절 매트릭스의 값을 토대로 이본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변이 양상을 고찰한 연구이다. ①과 ②는 <소현성록>의 서지적 이본 연구에 해당한다 볼 수 있다. 반면 ③과 ④는 논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인물의 감 정 어휘를 기본값으로 그 통계치를 추출하여 작품의 감정 특성을 설명 하고 인물마다 감정의 빈도를 추출하여 그 의미를 파악한 논의로 <소현 성록>의 서사 내적 연구에 가깝다. 특히 4개의 논의는 도출된 결과를 그래프와 지도로 시각화하여 제시함 으로써 그동안 문자로만 기술되던 연구 방식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본글에서는 각각의 논문에 제시된 표와 그림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 실례 를 살펴봄으로써 고전소설 연구 방법의 또다른 가능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16) 조혜란・정선희・허순우・최수현 역주, 소현성록 1-4, 소명출판, 2012. 이대15권본을 대상으로 현대 국어 문장으로 번역하였고 주해를 달았다. 현재 KRpia에서 원문을 서비스하고 있다..
(13)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55. 1) 인물 단위담별 혹은 권별 문체의 유사도 측정과 연작 저자의 상 이성 논의에 대한 근거 제시 <소현성록>의 연작 문제는 이본 연구가 축적되면서 꾸준히 거론된다. <소현성록>은 현재까지 20여 종의 이본이 언급되었으며17) 이중 완질로 존재하는 이본은 5종(이대본 15권 15책/서울대본 26권 26책/(서울대)규장 각본 21권 21책/박순호본 16권 16책/국립중앙도서관본 4권 4책)으로 알 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소현성록’이라는 제명으로 명명되고 있지만 실제 로는 <소현성록>(본전)과 <소씨삼대록>(별전)의 연작 형태로 존재하는데, 국립중앙도서관본만 본전의 서사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상태이다. <소현성록> 초기 연구에서는 여러 종의 이본이 존재하지만 전체 서사 가 대체로 대동소이하다는 데에 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본전과 별전 서사의 구성과 문체의 특질, 인물 설정의 비균질성이 부각되어 본전과 별전의 저자 문제, 연작 방법 이 중요한 논쟁으로 떠올랐다. 이에 <소현성록>, <소씨삼대록>은 현재까 지 연작의 저자가 동일인이면서18) 본전과 별전을 별개로 창작했거나 분 리해서 전승되었다는 견해, 서로 다른 저자의 작품이 연작의 형태로 전 승되었다는 견해,19) 동일 저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하나의 작품이 본전과 별전이 분리되었을 견해 등으로 나뉘어 합일을 이루지 못한 상 태이다. 이 모두 고전소설 연구자의 면밀한 비교 분석과 직관적 통찰이 이루어낸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컴퓨터의 계층분 17) 서정민, 「<소현성록> 이본간의 변별적 특징과 그 산출 시기」, 인문학연구 101, 충 남대 인문과학연구소, 2015. 18) 최길용, 「연작형고소설연구 , 전북대 박사논문, 1989; 박영희, 「<소현성록> 연작 연 구 , 이화여대 박사논문, 1993; 임치균, 조선조 대장편소설 연구 , 태학사, 1996. 19) 정병설, 「장편 대하소설과 가족사 서술의 연관 및 그 의미」, 고전문학연구 12, 한국고전문학회, 1997; 정길수, 한국 고전장편소설의 형성 과정 , 돌베개, 2005; 조혜란, 앞의 글(2006); 정선희, 「<소현성록> 연작의 남성 인물 고찰」, 한국고전연 구 12, 한국고전연구학회, 2005..
(14) 256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석 방법을 적용하여 <소현성록> 연작의 문체를 변별해내고 저자의 동일 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정량적 근거를 제시한 논문이 ①「소현성록 연작 의 문체론적 고찰-컴퓨터를 활용한 계층분석을 바탕으로」이다. <소현성 록> 현대어 번역문을 놓고 총 549,099글자를 어절로 분절하였다. 권별 ID 값과 챕터 텍스트가 입력되는 text 값으로 데이터를 설정하고 이 데 이터를 바탕으로 어절 매트릭스(matrix)를 구축한 후 이를 기반으로 상관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계층분석 후 상관관계의 시각화 를 수행하였다고20)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로 제시된 시각화 자료 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소현성록 권별 상관 분석 시각화. 20)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a)..
(15)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57. [그림 2] 소현성록 권별 군집 분석 시각화(평균). [그림 1]을21) 살펴보면 가로축과 세로축에 <소현성록> 권수가 명기되 어 있다. 그리고 가로축과 세로축의 동일한 권수가 만나는 지점은 ‘1’이 표시되어 문체적 특징이 온전히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일한 방법 으로 보면 가로축 1권과 세로축 2권 사이에는 0.77의 문체적 상관성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현성록> 15권 중 유독 14권만 다른 권들과의 상관성이 0.5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4권의 문체적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림 2]는22) 더욱 직관적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14, 15권이 동떨 어져 있고 1~13권까지 하나의 그룹으로 묶여 있다. 그 다음 단계로 내려 오면 14, 15권 외에 5~13권까지 하나의 그룹, 1~4권까지 또 하나의 그룹 을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동일한 그룹으로 묶일수록 문체의 상관 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내려오면 6~8권과 10~13 권 사이에서 가장 높은 긴밀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 로 보면 14, 15권의 상관성이 낮고, 심지어 14권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 음을 볼 수 있다. 14권의 문체적 상이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원인은, ➀의 논자가 제시한 [그림 3]을 보면 21)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a), 37쪽. 22) 같은 글, 38쪽..
(16) 258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쉽게 찾을 수 있다.23). [그림 3] 계층분석과 단위담 구분의 관계. 1~4권은 <본전>으로서 소승상과 소현성의 단위담으로 이루어져 있으 며, 소운성의 단위담은 6-8권을 중심으로 하면서 5권과 9권에도 일부 소운성의 단위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문체적 긴밀성을 띨 수 있었 던 것이다. 12, 13권이 5~9권과 소원한 이유도 단위담의 인물이 달라졌 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14, 15권은 소수주의 단위 담과 후일담, 몽유록이 묶여 있는 까닭임을 알 수 있다. 1-4권 부분의 본전과 5-13권 부분의 구별되고 유독 14권이 문체적인 상이성이 드러남 으로써 저자의 동일성 여부나 연작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➀의 논자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단위담 에 따라 문체가 달라진다는 것은 <소현성록> 연작이 단위담별로 집단 창작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할24) 뿐만 아니라 둘째, 이대15권본의 형성 시 23)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a), 39쪽..
(17)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59. 기에 대한 논의와25) 본전 <소현성록>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작가에 의 해 별전 <소씨삼대록>이 창작되어 연작으로 형성되었다는 견해에 새로 운 근거가 될 수 있다고26) 하였다. 과학적 툴을 이용한 문학 작품 분석이 서지 연구나 이본 연구 방면에 서는 이본 사이의 영향 관계 및 선후 관계를 해명하고 계통을 설정해 나가는 데에 유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단위담별 문체의 상이성이 계량화된 숫자로 제시되고 직관적 이미지로 구현됨으로 써 <소현성록> 연작의 저자 문제를 보다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 는 장점을 발휘한다.. 2) 광범위한 범위와 항목에서 이본 계열의 비교 고찰 가능성의 근거 제시 ①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소현성록> 이본의 두 계열 이대15권본 과 규장각21권본의 어절을 추출하여 상관 분석・계층 분석을 시도한 결 과로써 두 이본간 상관 관계를 파악한 논의가 ➁「계량적 문체 분석을 통한 <소현성록> 연작의 변이양상 고찰-이대 15권본과 규장각 21권본을 중심으로」이다.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방법은 ➀과 유사한데 어절 매트릭스 구축 기준을 권수가 아닌 단위담을 중심으로 설정한 점이 다 르다. 이는 <소현성록>의 문체가 단위담에 따라 변별된다는 ➀의 결과 에 따른 변화라고 생각되는데, 논자가 설정한 어절 매트릭스 구축 단위. 24) 변진한, 「고전소설의 탈유기성에 대한 연구-<소현성록.을 중심으로」, 명지대학교 대 학원 석사논문, 2003. 25) 일반적으로 <소현성록> 이대15권본은 先本이자 善本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서정민 (2015)은 그 시기에 있어서 현재의 17세기 중후반보다는 조금 더 후대에 창작되었을 것이며 규장각21권본(18세기 중후반)과 그 시기적 거리가 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 를 제시한 바 있다. 26)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a), 41-43쪽..
(18) 260 인문과학연구 제42집. 담은 ‘본전별서, 소현성, 소운경, 소운희, 소운성, 소운숙, 소운명, 기타, 소수빙, 소수주, 후일담, 몽유록’이다. 이렇게 12개 단위담에서 43,767개 의 어절을 추출한 후, 두 이본간 단위담의 상관관계를 수치화한 것이 다 음의 [그림 4]이다.. [그림 4] 이대본+규장각 단위담별 상관관계. [그림 4]는27) 중간에 굵게 표시한 선(본글의 필자)을 중심으로 이대15 권본과 규장각21권본의 단위담별 문체 상관 관계를 구별하여 살필 수 있다. 먼저 이대15권본의 수치를 보면 온전히 일치하는 경우를 ‘1’이라 고 했을 때, ‘이대 : 소운성’과 ‘이대 : 소운명’은 0.84, ‘이대 : 소현성’과 ‘이대 : 소운성, 이대 : 소운명’이 각각 0.79, 0.78로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 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대 : 본전별서’는 ‘이대 : 후일담’과의 상관성이 0.15가 최대 수치일 만큼 이대15권본이든 규장각21권본이든 어떤 단위담 과도 문체적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규장각21권본의 경우에는 27)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9), 122쪽..
(19)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61. ‘규장각 : 소운성’과 ‘규장각 : 소운명’이 0.82, ‘규장각 : 소현성’과 ‘규장국 : 소운명’이 0.78로 높은 상관성을 보이고 있고, ‘규장각 : 소수주’와 ‘규장 각 : 몽유록’은 어떤 단위담과도 낮은 상관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계량적 수치는 두 이본의 담위담 전체의 문체가 어느 정도의 친밀성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이대15권본의 본전별서는 이 대본에만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각 단위담과의 문체적 상관성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음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이본임에도 불구하 고 ‘이대 : 몽유록’과 ‘규장각 : 몽유록’은 비교적 높은 수치가 나온 것으 로 보아 이본의 상이성이 문체의 상이성을 반드시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 수 있다.28) ➁의 논자는 이러한 계량적 수치는 이본 간 변별성을 파악하기 위함 이고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 상관성이 높은 단위담별로 묶어 이를 시각화하여 [그림 5],29) [그림 6]30)으로 제시하였다.. [그림 5] 이대15권본 단위담별 계층분석(평균). 28)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9), 122-123쪽. 29) 같은 글, 124쪽. 30) 같은 글, 125쪽..
(20) 262 인문과학연구 제42집. [그림 6] 규장각21권본 단위담별 계층분석(평균). [그림 5]와 [그림 6]은 12개의 단위담 사이의 문체 속성이 긴밀할수록 가깝게 위치하는 그림이다. 그래프만 놓고 보았을 때, 단위담 소운성과 소운명의 문체의 긴밀성은 이대15권본이나 규장각21권본에서 차이가 없 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가깝게 위치한 단위담은 이대15권본에서는 소 수빙이 규장각21권본에서는 소현성이다. 그 다음부터는 이대15권본에서 는 소현성 이후에 후일담-소운경의 순서로 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규 장각21권본에서는 후일담-소운경-소수빙의 순서로 소수빙 단위담이 훨 씬 밀려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➁의 논자는 규장각21권본 에는 소수빙의 서사가 일부만이 필사되어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지만 서사 분량은 계량적 문체 지표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규장 각21권본 필사자가 여러 이본을 대본으로 삼아 필사하는 과정에서 유교 적 이념을 고양하려는 필사자의 의도를 강하게 반영하였기 때문이라 고31) 설명하였다. 특히 단위담 소운경의 경우 필사자들에 의해 변주가 된 지점으로 자주 거론되는데, 본전과 달리 연작 과정에서 소현성의 첫 째 부인인 화씨와 장자 운경을 긍정적으로 형상화하려는 의도가32) 엿 31) 이주영, 「<소현성록> 인물 형상의 변화와 의미-규장각 소장 21권본을 중심으로」, 국 어교육 98, 한국어교육학회, 1998..
(21)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63. 보인다는 견해와 맞닿아 있음도 부연하였다. 이로써 ➁의 연구는 <소현성록> 연작의 경우 복수의 저자를 상정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논의를 재확인하는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대15권본이든 규장각21권본이든 단위담 소현성과 단위담 소운 성・소운명이 일정 정도 상이한 문체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본전 소 현성 이야기와 별전 소운성・소운명 이야기의 저자가 다르기 때문이고, 소현성을 비롯한 소운성・소운명의 이야기로 가문의식이라는 하나의 주제 로 엮으면서 소운희, 소운숙, 기타 인물들, 본전별서, 몽유록 등도 또다 른 작가에 의해 창작된 이야기들을 재구했거나 여러 이본을 저본으로 삼아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논의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된 것이 다. 소수주 단위담이 다른 단위담과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하는33) 이유 또한 복수 저자의 가능성, 연작 재구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반증으로 해 석하고 있다.34) 이러한 계량적 문체 분석과 해석은 그동안의 <소현성록> 이본 연구를 보완하는 근거인 동시에, 이미 축적된 <소현성록> 연구 성과가 정량적 수치를 설명하고 해석하는 바탕이 되고 있음을 알게 한다. 뿐만 아니라 [그림 7]처럼35) 이전에 ‘대체적’으로 설명되던 논의에 ‘미세한’ 혹은 ‘확 연한’ 차이를 제시하기도 한다.. 32) 노정은, 「<소현성록>의 인물 형상화 변이 양상: 이대본과 서울대21권본을 중심으로」, 고려대 석사논문, 2004. 33) 소수주 단위담은 오히려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황후별전>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 다고 하는 논의가 있을 만큼 서사적 맥락과도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논의와(서 정민, 앞의 글, 503쪽) 관련 있음을 언급하였다. 34)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9), 125-127쪽. 35) 같은 글, 129쪽..
(22) 264 인문과학연구 제42집. [그림 7] 이본간 단위담별 계승분석 시각화. [그림 7]은 이대15권본과 규장각21권본 단위담의 문체 상관성을 시각 화한 것인데, 그림을 살펴보면 이대15권본과 규장각21권본의 문체적 상 관성은 별개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 이대15권본 과 규장각21권본은 내용상의 편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문 체적으로는 변별성을 보이며 서로 다른 그룹을 형성하고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오히려 각각의 이본에서 서로 다른 그룹을 형성하던 소운회, 본.
(23)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65. 전별서, 몽유록 단위담이 두 이본 사이에서는 유사성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별전 단위담에서 서사적 이질감을 드러내었던 소수주의 이야기까 지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별개의 서사로 존재하던 소수주의 이야기가 <소현성록> 연작에 삽입되었다는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두 이본 사이의 선후 관계 또한 재고의 여 지가 있음을 말해주는 결과라 할 것이다. 이는 기존의 분석 방식으로는 획득하기 어려운 결과였기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 특정한 어휘를 적용하여 특정 상황의 표출 빈도 분석 가능성 제시 <소현성록> 연작을 전통적인 서사구조 분석을 바탕으로 분절하되, 감 정 어휘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그 의미를 추출하는 데 목적을 둔 연구 가 ➂「<소현성록> 연작에 나타난 감정의 출현 빈도와 의미-컴퓨터를 활 용한 통계학적 분석을 바탕으로」이다. ①과 ②의 논의가 문체를 중심으 로 한 이본 연구에 해당한다면 ③과 ④의 논의는 어휘의 의미를 활용한 서사 분석 연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소현성록>의 서술 중 감정의 묘사가 세심하다거나36) 통제 되지 않는 감정, 조절되지 않는 정념의 폭발이37) 갈등 장면을 야기시킨 다는 선행 연구, <소현성록>은 인물의 감정이 구체적이고 강도가 높다는 특징과 함께 희비라는 상반된 감정을 비교적 균일하게 배열하여 정서적 균형미를 창출하고 있다는 논의가38) 전제되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동 안의 선행 연구가 통계적 수치 결과의 문학적 해석을 용이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방법적으로는 전체적인 서사구조 분석을 기반으로 하여 텍스트를 분 36) 조혜란, 앞의 글(2004). 37) 최기숙, 앞의 글(2015). 38) 정혜경, 「조선후기 장편소설의 감정의 미학」, 고려대 박사논문, 2013..
(24) 266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절하였는데, 1차적으로는 소현성, 소운성, 소운명을 중심으로 소승상 본 전별서, 소운경, 소수빙, 소수주, 후일담, 몽유록 단위담과 혼인 등 간략 한 명시만 제시된 인물들의 서사로 텍스트를 분절하고39) 2차적으로는 세 인물 소현성・소운성・소운명의 단위담을 혼사장애구조(출생-성장-혼 인-후일담)에 따라 서사를 분절하였다.40) 그리고 단계마다 감정 문장을 추출한 후 그 빈도를 분석하였다. 추출 대상이 된 감정은 분노(anger), 기대(anticipation), 혐오(disgust), 두 려움(fear), 즐거움(enjoy), 슬픔(sadness), 놀람(surprise), 신뢰(trist) 8가지인데, 고전소설 원문의 어휘에서 직접적인 감정 추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41) <소현성록> 현대어 번역본의42) 문장을 영어 문장으로 변환한 후 이를 토대로 R의 syuzhet 감정 사전을 활용하여43) 점수를 추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한 결과가 [그림 8]이다.44) 단위담마다 8개의 감정이 어느 정 39) 삼대록계 국문장편소설은 여러 세대에 복수의 주인공 단위담이 결합하여 하나의 작 품을 구성하는 양식적 특징을 지니는데(장시광, 「운명과 초월의 서사」, 고소설연구 31, 한국고소설학회, 2011) <소현성록>은 특히 제1세대 소현성과 제2세대 소운성과 소운명의 단위담이 반복적으로 전개되면서 사이사이 요괴퇴치담과 이외 가문구성원 들의 간략한 개별서사 등이 삽입되는 방식으로 구성되고(강우규, 「삼대록계 국문장 편소설연구」, 중앙대 박사논문, 2013) 있다. 40) 강우규와 김바로는 박영희가 <소현성록> 연작 구성을 ‘소현성의 태몽과 출생-소현 성의 과거 급제-화부인과 혼인-석부인과 혼사장애와 결연담-여부인과의 사혼과 10 자 5녀의 혼인담:소씨삼대록-소현성의 죽음-소씨가의 번영과 4대의 이야기-후일담’ 으로 파악한 연구(앞의 논문(1993)), 임치균이 <소현성록>을 중심으로 한 혼사장애담 과 부녀자들의 쟁총, 소운명을 중심으로 한 혼사장애담과 쟁총이 유사 갈등구조가 병렬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연구를(앞의 책(1996)) 들어 서사를 분절하였다. 41) <소현성록>과 같이 ‘한글’로 표기되었지만 현대 국어와는 다른 ‘옛한글’로 표기된 작품은 현대 국어 문장으로 ‘변역’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어휘 분석 툴의 개발이 미흡하기 때문에 추출된 어휘를 영어로 번역하여 적용하게 된다. 42) 조혜란, 정선희 등 역주, 소현성록 1-4, 소명출판, 2012. 43) syuzhet 기반 감정 사전은 NRC 단어-감정 조합 사전인데, 이 사전은 단어별 긍정과 부정의 점수와 플러치크의 감정 팽이(Plutchik’s Wheel of Emotion)를 활용하여 분노, 기대, 혐오, 두려움, 즐거움, 슬픔, 놀람, 신뢰에 대한 점수를 제공한다. (강우규・김바 로, 앞의 글(2018b), 109쪽) 44) 강우규・김바로, 같은 글, 118쪽..
(25)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67. 도 표출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림 8] <소현성록> 연작 전체의 감정 출현빈도(합계). [그림 8]에서 보았을 때, 배치된 단위담의 순서는 왼쪽부터 ‘간략한 인 물들의 서사(0)-소승상 본전별서(1)-소현성(2)–소운경(3)–소운성(4)-소운 명(5)-소수빙(6)-소수주(7)-후일담(8)-몽유록(9)’이며 그중 소현성과 소운 성, 소운명의 서사는 다시 ‘출생-성장-혼인-후일담’을 중심으로 세분한 (4개 혹은 5개) 것을 볼 수 있다. 그래프에서 가장 안정적인 감정을 보 이는 단위담이 소승상 본전별서 부분이며, 소현성 단위담의 출생 부분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그래프가 나타나고 있다. 감정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 타나는 부분이 소운성 단위담 중 ‘명현공주와의 혼인’ 이고, 소운명 단위 담 중 ‘이부인과의 혼인’, 소수빙 단위담 부분의 감정도 비교적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위담별로 감정 표출의 정도는 상이하지만 8가지 감 정은 비교적 균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정혜경이 언급한 <소 현성록>은 희비라는 상반된 감정이 비교적 균일한 단위로 배열되어 정.
(26) 268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서적 균형미를 창출해낸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를45) 뒷받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정의 측면에서 서사적 균형미를 갖춘 작품이라는 견해 도46)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그림 9] 전후편에 나타난 감정의 표출빈도(평균). [그림 9]는47) <소현성록> 전후편 전체에 표출되는 감정 빈도를 나타 낸 그래프이다. 전편에 비해 후편의 감정 표출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 는데, 이를 두고 ➂의 논자는 전편의 경우, 감정을 절제하는 금욕적인 성격을 지닌 소현성의 서사가 중심인 반면, 후편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 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소운성과 소운명의 서사가 중심이 되면서 감정 어휘의 정량적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다만 슬픔의 감정이 전후편 균일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슬픔의 감정은 <소 현성록>의 전후편을 대비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48) 하였다.. 45) 정혜경, 앞의 논문, 2013쪽. 46)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b), 119쪽. 47) 같은 글, 119쪽. 48) 같은 글, 120쪽..
(27)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69. [그림 10] 인물별 단위담에 나타난 감정의 표출 빈도(평균). [그림 10]은49) 소현성, 소운성, 소운명의 인물별 단위담 감정 표출 빈 도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때 기대와 기쁨, 신뢰의 감정이 다른 감정에 비해 높은 표출 빈도를 나타내는 이유를, <소현성록>이 가문을 창달하는 인물과 창달된 가문 안에서 부귀를 누리는 인물들의 서사를 다루는 가 문소설이므로 가문의식과 관련성이 높은 감정이 강하게 표출된다고 분석 하였다. 또한 기대, 기쁨, 신뢰보다는 약하지만 다른 감정에 비해 높은 빈도를 드러내는 슬픔의 감정은 소현성, 소운성, 소운명과 관계 맺고 있 는 여성들과 주변 인물들의 감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설명하였다. 각 단위담에서 표출된 감정 문장이 개인의 감정이 아닌, 모든 인물의 표 출하는 감정의 총화이기 때문이라는50) 것이다. 이렇듯 서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의 빈도를 정량적 수치로 추출 하여 경향성을 이끌어내고 의미 있는 해석을 부가할 수 있는 이유는 <소현성록> 작품에 대한 이해와 선행 연구가 축적・심화되어 있었기 때 문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축적된 연구 성과를 경험 했기 때문에 계량화된 수치와 그래프의 경향성만으로 고전소설의 서사적 맥락과 의미를 보여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더 49)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b), 120쪽. 50) 같은 글, 121-123쪽..
(28) 270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욱 분명해졌다. 또한 감정이란 언어 이전의 몸짓, 표정, 분위기 등 비언 어적 표징 또한 감정 표출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이러한 비언어적 어 휘51)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에 더욱 부연 설명이 필요할 수밖에 없 는 한계가 존재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의 문학 연구와 현대 공학적 기술 방식의 융합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4) 특정 주제에 대한 네트워크 전자지도 추출 및 작품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는 시야 확보의 가능성 제시 서사분절 단위로 감정의 출현 빈도를 추출한 ➂의 논의에서 감정의 발화 주체와 수용 주체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는 한계를 지닌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감정 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킨 연구가 ➃「인공지능을 활 용한 <소현성록> 연작의 감정 연구」이다. 여기에는 감정의 발화자와 피 발화자 항목이 추가 구성된 네트워크 데이터가 적용되어 분석된다. (이 때 활용된 분석 도구는 Gephi라고 한다.52)) 대장편소설인 경우, 등장인물을 모두 섭렵하여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연구자는 연구 목적에 따라 중심인물, 보조인물, 주변인물 등으 로 분류하고 특별한 조건과 목적에 따라 제한적으로 인물 연구가 이루 어지기 마련이다. 인물 간 관계 역시 한 편의 논의에서 선정한 인물의 관계망에 한하여 논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 음을 보여주고 있는 연구가 ➃이다.. 51) 최기숙, 앞의 글, 103-139쪽. 52) 자바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오픈 소스 네트워크 분석 및 시각화 소프트웨어 페키지이다..
(29)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71. [그림 11] 연작 전체에 나타난 대화 네트워크. [그림 11]만53) 보더라도 <소현성록> 연작 전체에 나타나는 인물 간 대화 네트워크가 한눈에 들어온다.(흑백으로 인쇄되는 경우 판별할 수 없지 만 서로 다른 색깔로 표시되는 10개의 개별 네트워크가 생성된 것을 알 수 있 다.)54) 대화(발화)의 빈도가 높은 경우 굵고 진한 색으로 나타난다. 그림. 을 살펴보면 <소현성록> 연작은 소경(소현성 38.66%)과 소운성(24.91%) 을 중심으로 인종황제(와 소수주 8.55%), 소운명(8.55%), 김현(과 소수빙 6.32%), 소운경(5.2%)의 서사들이 조직된 서사임과 동시에, 소경(소현성) 의 관계망이 매우 넓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위 담 자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운경과 위씨, 김현과 소수빙, 인종황제 와 소수주가 비중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53)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c), 155쪽. 54) 그림에서 인물간 네트워크가 각기 다른 색으로 시각화되는데(오른쪽 위 상자), 이는 Moularity 분석 방식이다. 이는 네트워크를 모듈(그룹, 클러스터 혹은 커뮤니티)로 나 누는 한 가지 방법으로 보다 근접해있다고 판단되는 개체들을 서로 같은 모듈로 묶 어준다.(같은 글, 155쪽).
(30) 272 인문과학연구 제42집. 그런데 이러한 대화 네크워크 지표는 인물의 서사 분량과 비례하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 ➃의 논자는 이에 대해 소경과 소운성 다음으로 서사적 분량이 많은 소운명이 대화 네트워크에서는 8.55%의 낮은 클러 스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소운경-위씨・김현-소수빙・인종황제 -소수주 등 단위담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의 서사를 차지하고 있 던 인물들이 오히려 대화 네트워크에서 부각되는 까닭은 그들이 뚜렷한 인물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 서사 구성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의미 있는 이유는 수십수백 명 에 달하는 등장인물이 활약하는 대장편소설에서 각 인물의 특성과 서사 적 역할을 파악하는 데 보다 세밀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기존의 연구 방식으로는 얻기 힘든 데이터이고 분석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인물 단위담별 대화 네트워크 자료를 보면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림 12] 운성 단위담의 대화 네트워크. [그림 12]는55) 운성 단위담의 대화 네트워크이다. 이 그림에서 비교적.
(31)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73. 큰 원으로 나타나는 인물이 운성, 소경, 명현공주, 형씨이다. 특히 흥미 로운 부분은 명현공주가 운성의 부인인데도 불구하고 네트워크상에서는 소경(소현성) 중심의 대화 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 해 논자는 명현공주가 양부인이나 석씨, 소경을 상대로 불손한 행동을 빈번히 행사하게 되면서 그 관계망이 밀접해진 것으로 설명한다. 명현공 주의 행실이 강상의 윤리를 어지럽히는 것이고 가부장권에 대한 도전이 기 때문에 소경이 직접 질책하게 되다 보니 명현공주가 소경과 동일한 네트워크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가부장권의 확립을 중시 하는 사대부가와 가부장권을 무력화하는 공주혼이라는 사회적 제도의 갈 등을 형상화했다는 의미와 함께 황제도 인정하고 수호해야 할 법제화된 윤리규범과 가부장권의 가치에 대해 표창하는56) 작품이라는 의의를 획 득할 수 있음을 밝혔다. 직관적 통찰과 공학적 데이터가 동일한 맥락의 의미를 추출해 내고 상호보완적으로 증명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볼 수 있다.. [그림 13] 운명 단위담에 나타난 대화 네트워크. 55)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c), 158쪽. 56) 박영희, 앞의 글, 21-22쪽..
(32) 274 인문과학연구 제42집. [그림 13]은57) 소운명 단위담의 대화 네트워크이다. 소운명 중심의 네 트워크임에도 불구하고 소경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35.38%를, 소운 명은 소운성과 함께 33.8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경 의 부인인 화씨도 21.54%의 비중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 하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을 ➃의 논자는 두 가지로 해석하였는데, 그중 하 나를 소운성의 역할이 아버지 소경을 보좌하는 소(小)가장의 역할을 수 행하게 되었다는 데에서 찾았다. 기존 연구에서 <소현성록> 연작을 소운 성의 성장소설로 파악하거나58) 소운성을 장자인 소운경을 대신하여 가 권을 승계하는 영웅호걸형 가장의 시원으로 파악한 논의에59) 힘입은 해 석임을 언급하였다. 다른 하나는, 소운명의 단위담에서 소운명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대화 네트워크에서의 비중도 낮아진 데에 기인한다고 하였는 데, 이렇듯 소운명의 역할이 축소된 데에는 그가 가문의 유지와 번영이 라는 가문의식과 거리가 먼, 다분히 개인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이기 때 문으로 파악하였다. 결국 <소현성록> 연작의 인물 간 대화 네트워크는 복수의 주인공을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인물들이 복잡다망한 관계망을 형성하되, 소경(소현성)을 중심으로 한 대화 네트워크가 작품 전반적으로 유지되면서 운성과 운명의 대화 네트워크가 비중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는 특징을 추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60) 다만 이러한 서사적 해석은 공학적 도구를 이용한 계량화・정량화된 수치나 시각화된 자료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존의 연구 방식에 의한 통 찰적 관점과 직접적인 서사 분석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의미 도출이라는 57)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c), 159쪽. 58) 박은정, 「‘소운성’을 통해 본 <소현성록>의 성장소설적 성격」, 어문학 108, 한국어 문학회, 2010, 53-86쪽. 59) 정선희, 「특집 : 고전소설의 주인공 ; 영웅호걸형 가장의 시원-<소현성록>의 소운성」, 고소설연구 32, 한국고소설학회, 2011, 153-185쪽. 60) 강우규・김바로, 위의 글, 161쪽..
(33)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75.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림 14] 인물별 발화 문장에 나타난 감정의 표출빈도(합계). [그림 14]를61) 보면 <소현성록> 작품 전체를 통틀어 발화 문장에 나 타난 감정의 표출 빈도를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양부인을 비롯한 석파, 석씨, 형씨, 화씨 등 여성의 감정 표출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사적 비중이 적은 소운현이 소운명보다 높은 빈도를 나 타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➃의 논자는 보조적 인물이라 할지라도 사 건을 진척시키거나 갈등의 주체로 활약하게 될 때에는 상대적으로 감정 표출이 많아진다고 설명하였다.62) 다만 대체적으로 발화가 잦으면 감정 표출 빈도의 합계 수치는 높아 지는 것이기 때문에 평균치를 재추출했을 때에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 온다고도 하였다. [그림 15]에서63) 보듯 인물별 발화 문장에 나타난 감정의 표출 빈도의 평균치에는 [그림 14]의 합계치에서 높은 순위를 보였던 소경, 소운성, 61)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c), 162쪽. 62) 같은 글, 163쪽. 63) 같은 글, 164-165쪽..
(34) 276 인문과학연구 제42집. 양부인은 아래로 내려가고 대신 화씨와 석씨가 가장 빈번히 감정을 표 출하고 있다.. [그림 15] 인물별 발화 문장에 나타난 감정의 표출빈도(평균).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에 ➃의 논자는 세 가지로 해석하였다. 첫째, 평균적으로 감정 표출 빈도가 가장 높은 화씨는 발화 빈도는 많지 않지 만 각각의 발화에서 강한 감정 표출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서, 화씨가 작품 속에서 가장 감정적인 인물임을 밝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하였 다.64) 둘째, 보조인물로 다루어지던 운현의 감정 표출 빈도가 높게 나타 나는 이유로 등장하는 분량에 비해 많은 발화량과 풍부한 감정 표현을 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소현성록> 연작이 보조인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건을 진행하거나 갈등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 다. 셋째, 이상적인 사대부 남성과 여성으로 파악되던 소경(소현성)과 석 씨의 감정 표출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풍류자재로 파악되던 운명의 64) 정선희, 「가부장제하 여성으로서의 삶과 좌절되는 행복-<소현성록>의 화부인을 중 심으로」, 동방학 20, 한서대학교 동양고전연구소, 2011, 57-84쪽..
(35)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김나영 277. 감정 표출 빈도가 낮게 나타나는 현상은 기존의 연구 결과와 상반된 수 치인데 이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해당 인물의 발화나 행동보다는 주변인 물과 서술자의 평가에 의해 규정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하였다.65) 이 외에도 단위담별로 각 인물들이 중심인물일 때와, 주변인물일 때의 감정 표출 빈도를 비교하거나 단위담별로 서술자에 의한 감정 표출 빈도에 대한 수치와 그래프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감정 어휘의 기계적 처리는, 방대한 개별 인물들의 대화와 행 동에 대한 감정을 분석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하고, 분석 처리된 결과를 인문학적 통찰을 통하여 해석하기 때문에 기존의 인문학적 견해들의 성과들을 입증할 수 있을 뿐만 아니 라 기존의 성과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과 해석의 근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감정 표출이 발화 문장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 표출되는 감정 빈도의 결과와 원인 등이 비교적 단순하게 해석되고 있 다는 점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서사 내적 의미 규명은 작 품 연구자마다 서로 다른 견해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에 계량화된 수치 나 시각적 자료가 분석 내용과 반드시 1:1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낯설고 희미해서 알 수 없는 것도 반복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알아 내기 위해 찾아보다 보면 낯설었던 것도 익숙해지고 희미해 보였던 것 도 차츰 선명해질 뿐 아니라 알아야 할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본글은 이러한 과정을 기대하며 작성되었다. 컴퓨터와 디지털 툴을 활용 한 문학 연구 방법이 고전소설에 어떻게 적용되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 될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파악하지 못 한 부분이 대부분이지만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선결되어야 하는지 윤곽 정도는 잡을 수 있었다. 65) 강우규・김바로, 앞의 글(2018c), 164-165쪽..
(36) 278 인문과학연구 제42집. 3. 인문학과 디지털의 만남, 고전소설 연구와 연구자의 과제 빅 데이터 시대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 고전소설 연구와 연구자가 나아갈 바를 가늠해보기 위해, 최근 가장 혁신적인 방법으로 고전소설 <소현성록>을 분석한 연구 사례 4편을 검토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고전 소설 연구과 디지털 기술이 만났을 때 이전에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연 구 성과의 가능성을 추출할 수 있었다. 하나, 인물 단위담별 혹은 권별 문체의 유사도 측정과 연작 저자의 상이성 논의에 대한 근거 제시 둘, 광범위한 범위와 항목에서 이본 계열의 비교 고찰 가능성의 근거 제시 셋, 특정한 어휘를 적용하여 특정 상황의 표출 빈도 분석 가능성 제시 넷, 특정 주제에 대한 네트워크 전자지도 및 작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야 확 보의 가능성 제시. 이들 모두는 그동안 텍스트 분석으로 얻은 관념적・추상적 이론이나 결과가 계량화된 수치로 환원되면서 직관적 판단이 가능한 자료를 확보 할 수 있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컴퓨터가 손쉽게 계산해내고 이를 조합 하여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는 다양한 관점으로 텍스트에 접 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추출된 결과와 자료 는 시각화된 이미지로 제시되기 때문에 분석 결과의 설명과 공유가 훨 씬 수월해지고, 확보된 데이터는 인터넷 상에 공개・공유되어66) 또다른 연구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후속 논의를 기대할 수 있다. 다 66) 기존의 연구 방식에 의하면, 고전소설 텍스트 분석에 활용했던 자료와 데이터들은 개인이 소장하게 된다. 물리적 실체로서 도서나 문서로 보관되기도 하고 개인 연구 자에 의해 hwp, pdf, jpg(png) 파일 전환하여 보관되기도 한다. 개인 연구자가 워드로 입력한 자료 또한 마찬가지여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완성된 데이터가 다양한 방식 으로 활용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인문학에서 말하는 데이터 아카이빙은 전산화된 데이터가 공개, 공유됨으로써 연구자가 텍스트 확보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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