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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은 좋고 분열은 나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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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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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사회통합 논의가 새롭게 활발해졌다.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에 서는 사회통합도 모자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발족하였다. 최근에는 한국의 사회갈등 수 준이 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갈등관리 역량’은 최하 위권이라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결과 발표도 있었다. 그러면 통합은 무조건 좋고 분열은 무조건 나쁜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도 지적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분열과 분쟁의 종류가 다르고 사회적 영향도 다르다. 인도나 영국(북아일랜드)처럼 종교로 사회 가 분열되어 있고 종교분쟁 때문에 갈등이 고질적인 국가도 있고, 스페인(바스크지역)처 럼 민족 분쟁이 첨예하여 분리 독립 요구에 직면한 국가도 있다. 우리 사회는 노사갈등 은 있지만 종교갈등은 없다. 지역갈등은 있지만 민족갈등은 없다. 우리 사회의 지역갈등 과 계층갈등, 세대갈등의 악화 가능성을 지적할 수는 있으나 지역갈등이 지나쳐 분리 독 립을 요구하는 수준도 아니고 계층갈등과 세대갈등이 분쟁으로 치달을 수준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분열이 봉합되지 않으면 사회불안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사회갈등을 침소봉 대하여 지나치게 과민 대응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낭비라는 것이다.

엄밀하게 보자면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분열은 당연하고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raison d´être)이다. 사회가 지나치게 통합되거나 극단적으로 일치하는 것을 추진하게 되면 그것 은 전체주의이고 파시즘이고 나치즘이다. 즉 분열 그 자체를 없애고 하나의 이데올로기 로 통합하려 한다면 그것은 전체주의로의 길이다. 분열을 없애고 전체주의가 만들어낸 대통합의 결과는 1개의 이데올로기, 1개의 정당, 1개의 의견만 존재하는 사회다. 소련 전 체주의와 유고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민족들은 분열하여 각자의 국가를 세웠다. 민족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지나치게 국민통합을 추진했던 결과였다.

전체주의와 달리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들은 유권자들의 분열, 즉 균열에 기초해왔다.

이러한 사회균열(social cleavage)에 근거하여 (서구의) 정당들은 만들어졌다. 그리고 경 쟁과 타협의 정당체계를 형성해 갔다. 정치학자 립셋과 로칸(Lipset and Rokkan, 1967) 은 서구에서 국민혁명(national revolution)과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을 거쳐 20 세기에 접어들어 다양한 사회균열 구조가 점차 자본가-노동자 계급 중심으로 결빙

2013-03-05

통합은 좋고 분열은 나쁜가?

김인영

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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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zing)되었다는 결빙명제(freezing proposition)를 제시하였다. 사회균열이 정당을 만 들었고, 사회균열 구조가 정당체계(party system)를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하면 정당정치, 즉 정당민주주의는 사회와 유권자들의 분열에 기반을 두는 것이다. 분열에 근 거한 이해관계의 갈등을 적절히 조정하고 타협에 이르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이다. 그래 서 민주주의는 서로 다름에 대한 인정(agree to disagree)이다. 통합이 좋은 것만도, 분 열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문제는 갈등을 관리하는 ‘역량’과 통합에 이르는 ‘규칙’(rule)이다.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에 대한 인정 이다. 사회에서 다름에 대한 인정이다. 무조건 싫거나 이유 없이 반대해서는 공존이 이루 어질 수 없다. 한-칠레 FTA도 되고 한-EU FTA도 되지만 한-미 FTA는 절대로 안된 다거나, 무슨 이유에서든 제주에 해군기지는 안되고, 노조는 무조건 옳고 대기업은 무조 건 잘못이고 중소기업은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무조건 의식은 사회통합에 부정적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무조건 반대, 무조건 찬성은 합리적인 반대, 합리적인 찬성으로 변화되 어야 한다. ‘합리적’ 다름은 사회통합의 첫걸음이다.

둘째, 정치 엘리트들의 역할이다. 정치 엘리트들이 타협의 용기와 지혜를 가져야 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타협은 곧 변절을 의미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공고 화를 넘어 문화 속 정착을 향해 가고 있다. 이제 여야 정치권은 타협을 일상화해야 한다.

그래서 정치를 타협의 과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의 정부조 직법 협상은 타협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반면에 민주주의 하의 국민은 적어도 정치인의 타협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와 사회적 다름에 대한 관용(톨레랑스, tolérance)의 미덕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성숙한 민주주의 는 운영이 어렵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셋째는 법치(法治)다. 민주주의에서 법치는 타협되지 않는 분열을 극복하는 마지막 장 치다. 사회가 심각한 분열로 타협에 이르지 못한다면 결정은 다수결이든 비례에 의한 나 눔(합의제)이든 법(法)으로 정한 방식으로 결정에 이르러야 한다. 합리적 토론이 끝나면 법에 따라 신속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법에서 정한 방식에 의한 결정임 에도 불구하고 반대하며 계속 폭력을 사용하는 세력은 더 이상 사회통합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우리 사회가 과거에 공동체적 동질 사회였음을 기억하고 다시 그러한 대통합의 동질사 회로 가야한다는 국민통합식 주장은 강박의식이자 정치적 목적의 슬로건이다. 균열, 분 열, 갈등의 존재와 위험성을 부정해서는 안되지만 이러한 현상들에 지나치게 과민반응 할 필요도 없다. 민주주의에서 정당정치와 법치가 제대로 된다면 균열과 분열은 사회 발 전의 동인이지 나쁜 것이 아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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