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전환기 새로운 관계와 삶의 필요성
사상 초유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대전환기라는 단어는 그 어느 때보다 도 실감 나게 다가온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일상이 되어 버린 뉴노멀(new normal) 시대 를 맞아, 이전의 생활방식으로 되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지고 있다. 팬 데믹 이전부터 심화된 기후위기와 저성장, 고령화는 이미 우리 모두에게 이전 방식의 삶 을 지속하기 힘든 환경으로 만들어 놓았다. 단순히 마스크 없는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과 관계 설정을 고민해야 하는 것 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게 된다. 채수찬 교수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 로나바이러스 위기는 전쟁에 준하는 사태다. 전쟁은 인간에게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준다. 큰 전쟁이 끝나면 새로운 철학의 흐름이 나오듯 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새로 운 철학의 흐름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채수찬 2021).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기후환경의 변화가 우리에게 새로운 관계 와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문 제 그리고 백 년 만에 한 번 겪을 만한 태풍 피해가 매년 반복되는 현실은, 우리에게 기존 의 관계와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압박이 되고 있다. 또한, 심화하는 양극화는 우 리 경제주체들 간의 관계 재설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갈등도 새로운 관계 설정 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는 사람, 사물, 공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공동발전 패러다임
이상준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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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관계와 삶의 방식이 더는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는 가운데 뉴노멀 시대에 맞게 우리의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 것인지, 개인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제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직 답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한반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과거의 남북 협력 논리가 미래의 한반도를 위해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이 현시점에서 필요하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공동발전 패러다임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한가운데에서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다. 1950년대 미 · 소 간의 냉전시기부터 한반도는 치열한 갈등의 중심이었으며, 21세기에 들어서도 미 · 중 간의 신냉전 전선에서 한반도는 벗어난 적이 없다. 심화되고 있는 미 · 중 갈등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역내 어느 국가도 모두에게 치명 적인 파국은 원치 않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1) 미 · 중 갈등이 극단적인 파국을 맞게 된 다면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미래가 어떠할지는 불 보듯 명확하기 때문이다.2) 한반도에서 북핵 문제가 파국을 맞더라도 동아시아의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공동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운명공동체라 할 수 있다.
우리 한반도를 품고 있는 동아시아가 미래세계 정치 ·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은 오래전부터 많은 학자들이 언급한 바 있다.3) 유럽에서 미주를 거쳐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세계경제 중심지의 이동이 이제 동아시아의 시대를 열고 있다는 장밋빛 수사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4) 이러한 동아시아의 기회는 많은 도전들을 잘 극복한다는 전 제하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인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동아시아는 역내 국가들 간의 커다란 사회경제적 격차라는 근본적 과제 외에도 역사 문제, 영토분쟁, 군사적 긴장이 상 존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저성장 그리고 팬데믹의 파고도 거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
1) 최근 미·중 관계와 국제질서에 대한 논의들은 대부분 미·중 전략경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다만 이 경쟁이 파국 으로 이어지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음(이남주 2021, 40).
2)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은 미·중이 실제로 충돌할 경우 한반도가 무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함(추원서 2021, 41).
3) “전 세계 인구 78억 명 중 12%만 서구권에 살고, 88%는 비서구권에 산다. PEW리서치의 조사대상국은 대부분 서구 권이다. 서구 선진국이 주도하고 나머지 국가들이 따라가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대신 중국, 인도를 포함한 아 시아 국가들이 무대 중심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포스트 COVID-19: 글로벌 미래대화 ⑨ “호랑이 로 커진 중국...고양이로 대하는 것은 비현실적” -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 특별연구원. https://www.yeosijae.org/
research/1088, 2021년 4월 5일 검색).
4) 동아시아의 부상은 ‘권력의 이동(power shift)’으로 불릴 만큼 21세기 전 세계 정치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딴싱우 2013, 51).
시아 각국은 자국의 경제발전을 동아시아 발전과 연계하려 노력하고 있다.5) 우리 한반도 도 동아시아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동발전 패러다임을 위한 몇 가지 키워드: 격차와 괴리, 혁신, 지속가능성
이 글에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공동발전 패러다임 모색을 위해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 코자 한다. 그것은 격차(隔差)와 괴리(乖離)6)의 축소, 혁신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7)이다.
한반도는 남북 간의 사회경제적 격차 및 괴리가 커다란 이슈 중 하나이고, 동아시아도 역 내 국가 간의 커다란 사회경제적 격차와 괴리가 향후 극복해 가야 할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격차와 괴리의 축소는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관계와 삶의 방식을 모색하기 위 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수단 또는 경로 가운데 하나가 혁신이다. 과거 개발 도상국들이 선진국과의 경제적 격차를 줄여가기 위한 경제발전론에서 주류를 이룬 이론 은 이른바 ‘안행형(雁行形)’ 발전론이었다.8) 선진국의 발전단계를 후발 개도국들이 따라 간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뉴노멀 시대에 이러한 이론은 힘을 잃고 있다.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저성장 트랙에 진입하고 첨단기술의 확산속도가 빨라지면서, 개발도상국들 이 선진국들의 발전과정을 답습하기보다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산업 중심의 성장 동력 창출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혁신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격차를 줄여가 기 위한 새로운 수단이 되었다.9) 중국의 시진핑은 ‘신창타이(新常態)’의 개념 가운데 하나 로 “중국의 동력은 반드시 혁신에 의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황웨 이핑 2020, 155). 물론 기술의 혁신이 계층 간, 지역 간 정보 접근성의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에 우리는 격차와 괴리의 축소,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구’
로서 혁신 기술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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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중국은 이른바 쌍순환론을 통해 국내경제와 국제교역 및 투자의 선순환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2020년 5월 쌍순환론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함. 제조·수출 중심의 중국경제구조에 내수를 포함시키겠다는 게 중국의 쌍순환론임.
6) 격차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기준점에 대해서 서로 벌어져 다른 정도’이고 괴리는 ‘서로 어그러져 있는 정도’를 의미함.
격차가 어느 한쪽을 기준으로 수직적 차이를 시사하는 것이라면, 괴리는 수평적인 차이를 시사함. 격차가 양적 측면의 과제를 강조한다면, 괴리는 질적 측면의 과제를 강조하고 있음.
7) 지속가능한 발전은 일반적으로 경제와 사회활동이 환경과 균형을 이루어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상태, 환경과 상호 보완적인 사회경제적 발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21세기 지구환경보전 을 위한 기본 원칙으로 채택하기도 함. 이 글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격차와 괴리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수단임과 동시 에 한반도와 동아시아 공동발전의 비전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음.
8) 동아시아 경제성장은 일본, 아시아 신흥공업국,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국의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동아시아 발전 의 배경이 되었던 공업화 과정을 흔히 안행형(雁行形) 발전이라고 함(홍성범, 김기국, 김석관 외 2011, 24).
9) 일본의 스가정권은 올가을을 목표로 500명 규모의 전문인력이 포진하는 디지털청(廳)을 출범시킬 계획임. 스가 총리는 민관 디지털 혁신을 정권의 승부수로 삼고 있으며, 중국 시진핑 정권은 올해부터 시작한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첨단 과 학기술과 산업육성을 모든 정책의 중심에 자리매김함. 이 같은 일본, 중국의 사례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국가 미 래를 이끌어 갈 원동력은 과학기술 혁신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줌(곽재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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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 삶의 방식과 관계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현실’임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 고도 경제성장기에는 성장의 과실이 언젠가는 저개발 지역에도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개인의 소득 불균형이나 지역적 불 균형이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기에는 투자와 일자리의 창출이 저 하될 수밖에 없고 ‘일자리 창출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이것 은 한 국가 내에서는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고, 국제적으로는 무역 분쟁으로 표출되고 있다.
팬데믹과 기후위기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은 우리의 생활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지구를 뒤흔들고 있는 팬데믹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소비행태와 이로 인한 환경파괴로부 터 초래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10)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인간과 자연의 괴리가 너 무 커져서 이것을 강제로 줄이려는 자연의 작용인지도 모른다. 격차와 괴리를 줄이기 위 해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미래의 가치로서 지속가능성을 새롭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미래 공동발전을 위해 우리는 격차와 괴리의 축소라는 이슈를 사 회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면서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을 모색해야 한 다. ‘격차와 괴리의 축소’, ‘혁신’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키워드들을 한반도와 동 아시아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떠한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것 인지가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커다란 과제이다.
공동발전 패러다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선순환발전
지속가능한 발전은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수단이자 한반도와 동아시아가 공동발전 의 선순환을 위해 함께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로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한반도와 동아 시아의 미래는 그들의 공동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계를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 이 글 에서는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을 그 대안으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한반도의 지 속가능한 발전이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혁신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수단과 경로이다. 이러한 과제를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공간적 층위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갈
10) 코로나19 위기가 파괴된 자연환경에서 시작되었으며, 따라서 위기에 처한 자연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없다면 코 로나 팬데믹과 같은 사태가 계속 반복될 것임(최병두 2020, 38).
것인지는 매우 어려운 퍼즐 맞추기가 될 것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공동 발전의 선순환’ 구도를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해서는 먼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국가 간의 제도적 격 차를 줄여가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제도적 격차는 각국의 정치, 사회, 문화적 상 황을 반영하고 있다. 사회문화적 차이보다 상대적으로 줄이기 쉬운 것이 경제 분야의 제 도적 격차라고 할 수 있다. 교역과 투자 분야의 제도에서부터 격차를 줄여가는 것이 필요 하다. 환경 측면에서 격차와 괴리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자원 · 에너지 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구도 창출을 우선적으로 모색해야 하고, 기후위기와 팬데믹이라는 지구적 재앙에 대 처하는 근본적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혁신적 기술은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혁신적 수단은 기술과 문화 분야에서 발굴할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은 ICT,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 신기술을 통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혁신 분야에서 협력의 가 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혁신적 수단’ 하면 대부분 기술을 먼저 떠올리지만, 저성장 기에 문화의 혁신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의 진보를 이끄는 문화예술은 경제의 정체 국면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문화 분야에서는 각국이 전통문화와 미래지향적 문화를 융합하여 자기만의 독특한 문화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시아의 역내 역사, 영토, 무역 갈등도 기술과 문화 분야에서의 격차와 괴리 축소를 위한 노력을 통해 치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발전 패러다임의 실천 경로를 찾기 위한 첫걸음:
한반도에서 공동발전의 선순환 시도
우리의 과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라는 공간적 영역 속에서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혁신과 지속가능성의 확보 경로를 찾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제의 해결과정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한반도와 동아시아라는 공간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공동발전의 선순환은 우선 한반도를 그 출발점으로 정할 필 요가 있다. 동아시아에서 사람과 물자의 교류 및 순환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제약은 바 로 분단된 한반도이다. 한반도의 단절과 괴리 극복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공동발전 선순환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이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격차가 큰 지역임과 동 시에 혁신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잠재력이 높은 한반도에서 선순환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험무대로서의 조건을 갖 고 있다. 남북한 간의 극심한 사회경제적 격차와 괴리, 한국의 양극화, 가장 빠른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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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곳이 한반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 문이다.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혁신적이고도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 과제를 한반 도 전체, 북한지역, 북한도시 등 공간적 위 계에 따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해 우선적 으로 추진할 과제 가운데 하나로서 한반도 차원의 통합적인 인프라 구축을 검토할 필 요가 있다. 한반도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뿌리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통합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 위에서 개성 있고 특색있는 도시와 농촌이 발전하고 지속가능한 환경과 자원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인프라의 여러 분야 가운데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교통, 에너지, 수자원을 중심으로 혁신적이 고도 통합적인 인프라 개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적 인프라는 교통 분야에 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심 개발축인 서해안축과 동해안축을 중심으로 통 합교통망을 구축하여 남북 간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통 측면 에서는 ‘(가칭) 한반도 교통프로젝트’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통일 이후 독일에서 진행된
‘통일 교통프로젝트’처럼 한반도를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교통프로젝트를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혁신적인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지능형 교통망 개념이 결합된 한반도 통합 교통망 구축의 도모는, 동아시아의 격차 축소를 위한 초국경 교통망 구축의 선도 프로젝 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북한 주요 하 천유역의 통합적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동강 등 7개 주요 하천유역(압록강, 두 만강, 청천강, 대동강, 예성강, 임진강, 북한강)에서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차원의 다 목적 댐 개발과 송전시설 현대화, 특구개발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목적 댐을 통한 전력공급과 용수 문제 해결, 하천준설을 통한 홍수대비, 하천과 연 안지역 그리고 내륙 산악지역을 연계한 관광개발 및 특구개발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때,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활 용하여 환경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을 창출해낼 수 있다면
11) 우리나라는 2018년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0 미만인 유일한 나라임. 2020년에는 전 년 대비 주민등록인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기 시작했음(한국지방행정연구원 2021).
동아시아 각국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것은 한-메콩 협력12) 측면에 서도 의미가 있다.
셋째,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혁신과 신성장동력의 창출을 북한의 도시개발 영역 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저개발국 개발과정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선진국의 개발모 델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북한 도시개발과정에서는 이러한 ‘선진도시 복사형’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 북한의 도시들은 지구상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혁 신적이고 특색 있는 도시로 개발되어야 한다. 혁신적 도시개발을 위해서는 스마트 산업 단지나 주거단지 등 첨단기술의 접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제도적 제 약이 가장 적을 가능성이 높은 북한에서 이러한 혁신적인 실험이 가능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동아시아로의 확대: 2+2 공동발전 선순환 구도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이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되는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에 관 심을 갖고 동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도가 그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 주 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한국의 기술 및 문화 분야의 강점과 매력을 적절히 활 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K-방역과 ICT 분야의 우리 첨단기술, K-pop 등 한류를 적극 활 용해서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될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출발한 공동발전의 선순환을 동아시아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의 2대 동북아 경제협력권, 북방권과 남방권의 2대 대륙, 해양협력권을 겨냥한
‘2+2 협력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본, 러시아 극동, 한반도를 아우르는 환동해 권에서 격차와 괴리의 축소를 위한 혁신적이고도 지속가능한 협력은 해양환경, 해양관광 분야에서부터 단초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국 동부연안과 한반도를 아우르는 환황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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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을 위한 시범적인 한반도 프로젝트(예시)
과제 한반도 차원 지역 차원 도시 차원
격차와 괴리의 축소 남북 통합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범경기만권, 남북강원권 협력
남북도시 간 자매결연 등 협력 지속가능한 동반발전 한반도 생태회랑 하천유역 통합개발 에코 시티
혁 신 ICT 기반의 한반도
환경 모니터링 스마트 지역재생 매력적이고
개성 있는 스마트 도시
12) 한-메콩 행동계획 ‘6대 우선협력 분야’는 인프라, ICT, 녹색성장, 수자원개발, 농업, 인적자원개발 등임(최재덕 2021,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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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과 남방권의 양대 대륙, 해양협력권은 한반도의 원심력을 바탕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북방권은 격차와 괴리의 극복을 위한 출발점을 남북 통합인프라와 중국 동 북 3성 및 러시아 극동지역 인프라 연결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세안을 중심으 로 한 남방권은 한반도에서의 지속가능한 하천유역 통합개발의 경험과 스마트도시 분 야를 중심으로 격차와 괴리 극복을 위한 출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남북 이 함께 보여주어야 한다.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내용을 토대로 선 순환 구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실천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한국이 먼저 해야 할일도 많다. 한국을 동아시아의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로 변모시키기 위한 노력이 그 가운데 하나이다. 동아시아인들이 한국에서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 가 있다.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멜팅 팟(melting pot)’이 될 수 있다는 신뢰감이 확산될 때,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의 선순환’은 성공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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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