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대 사회가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에너지 고갈이나 환경오염,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예산 투자, 환경 호르몬 등 이전 시대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다양한 사회⋅윤리적인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때때로 삶 속에서 이러한 문제를 접하게 되며,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가치를 판단하거나 의사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과학교육 분야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과학관련 사회쟁점(Socioscientific Issues, 이하 SSI)라 칭하고, SSI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Sadler & Zeidler, 2005a; Zeidler et al., 2005).
SSI 교육은 과학지식이나(Chang, Wu, & Hsu, 2013; Klosterman
& Sadler, 2010) 과학 및 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의 함양(Khishfe
& Lederman, 2006; Lee & Lee, 2015; Walker & Zeidler, 2007) 등 인지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학생의 의사결정 및 논증 능력(Albe, 2008;
Dawson & Venville, 2010; Zohar & Nemet, 2002)과 의사소통능력 (Chung et al., 2016), 시민으로서의 인성과 가치관(Kim, Ko, & Lee, 2016; Lee et al., 2012, 2013) 등 현대 시민에게 요구되는 역량 함양에 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SSI의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수학습 방법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Lee, Choi, & Ko, 2014).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접하기 쉬워짐에 따라 스마트 기기를 적극적으로 SSI 수업 에 활용하는 사례가 소개되었다. 예를 들어, Greenhow, Gibbins, and Menzer(2015)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활용한 SSI 수업이 학생들의 SSI 토론에의 참여도를 높이고, 지식의 습득이나 사회적인 협력을 증진하는 데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Morin, Simonneaux, Simonneaux, and Tytler(2013)도 이와 유사하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SSI 토론 수업을 진행한 결과, 복잡한 SSI 맥락 에 대한 이해와 SSI 추론 능력이 향상됨을 관찰하였다. Lee, Choi, and Ko(2015)의 연구 또한 학생들이 자료를 검색하고 동료와 논의하 는 과정에서 아이패드와 같은 스마트 기기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 는 것이 SSI의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부분의 SSI 수업에서 스마트 기기를 자료수집이나 의견교환 등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가 많았다. 예를 들어, 초등 과학 영재 학생들의 SSI 의사결정 활동을 탐색했던 Kim and Lim(2014)의 연구에서는 SSI 수업에 사이버 환경 이 도입되기는 하였으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SSI 관련 자료를 제시하 고 학생들이 토론에 참여하는 수준에서 웹 환경이 활용되었다.
디지털스토리텔링 활동 기반 과학관련 사회쟁점 수업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인식 탐색
박세희, 고연주, 이현주
* 이화여자대학교Students’ Perception on the Effects of the SSI Instruction Using Digital Storytelling Approaches
Sehee Park, Yeonjoo Ko, Hyunju Lee
* Ewha Womans UniversityA R T I C L E I N F O A B S T R A C T
Article history:
Received 18 January 2017 Received in revised form 7 February 2017
23 February 2017
Accepted 24 February 2017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educational effects of the SSI program using Digital Storytelling (DST) approaches. Since DST provides students opportunities to express their own opinions in the form of stories and to share learning outcomes through the web, we developed and implemented SSI program by adopting the concept of DST in order to produce synergistic effects on student learning. Twenty-four 9th graders who enthusiastically engaged in the DST-based SSI program participated in this study. The students responded to focus group interviews after the instruction, and all interviews were transcribed for analysis. The results indicated that the students became aware of socio-ethical perspectives of each SSI topic while searching and collecting data by themselves. They also felt the necessity to consider multiple perspectives around the issues by having discussions with group members. Second, pre-producing DST allowed students to negotiate to settle on a group discussion, and to use emotional contents that can lead viewers to have sympathy. In addition, while producing DST, students considered various factors such as design, soundtrack, visual effects, and screen composition in order to express their opinions and convey their messages more effectively. In the stage of sharing DST outcomes and receiving feedback, they realized new perspectives that they did not perceive in the previous production process, and to move them into an action for resolving the problems caused by SSI. This study showed the potentials of DST-based SSI instruction as a good strategy to support students’ SSI engagement.
Keywords:
Socioscientific issues, Digital-Storytelling, Science learning, STS
* 교신저자 : 이현주 ([email protected])
** 본 논문은 박세희의 2017년도 석사 학위논문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재구성하였음 http://dx.doi.org/10.14697/jkase.2017.37.1.0181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Journal homepage: www.koreascience.org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환경을 SSI 수업에 적용한 형태 중 하나로, 디지털스토리텔링(Digital-Storytelling, 이하 DST) 활동에 기초한 SSI 수업을 개발 및 적용하고 그 교육적 효과를 탐색해보고자 한다. 먼저 스토리텔링은 주어진 하나의 주제를 에피소드로 엮어 이야기를 만드 는 활동으로, 인류의 오래된 의사소통 방법 중 하나이다. 흔히 ‘이야기 하기’ 활동으로 일컬어지는 스토리텔링은 기술과 구술 등 그 표현 방법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취하며, 교육 분야에서는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고 학습내용을 내면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방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Choi, 2014).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보 편화되고 멀티미디어 형태의 정보 공유가 일반화됨에 따라 디지털 기기를 표현 수단으로 활용하는 디지털스토리텔링(DST)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Jakes, 2005; Ohler, 2007). DST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이야기를 제작하고 그 내용을 전달하는 모든 표현 활동으로, 컴퓨터 및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모든 서사행위, 웹을 통한 상호 작용, 멀티미디어 스토리 등을 의미한다(Robin, 2008; Sadik, 2008).
Lee(2011)는 DST를 매우 광범위한 미적 활동으로 정의하면서, 파워 포인트를 활용한 슬라이드 쇼, 여러 사진의 조합, 디지털 비디오 포맷 의 동영상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제작한 다양한 종류의 스토리 텔링을 모두 포함한다고 보았다. 일부 학자들은 DST를 적용한 교육 이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 불리는 세대의 창의력, 의 사소통능력, 공감능력, 시각적⋅미디어 문해력 등을 증진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교육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Chung, 2006; Davis, 2004; Meadows, 2003; Sadik, 2008).
이와 같은 DST 활동의 도입은 SSI 수업의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DST는 기존의 일반적인 스토리텔 링과는 달리, 이야기에 이미지나 그래픽, 음악, 사운드 등을 추가하여 더욱 흥미롭고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 SSI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과 수집한 정보에 기초하여 주어진 SSI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디지털스토리로 외현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지식을 효 과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Barrett, 2007; Ohler, 2007; Park, 2016;
Robin, 2008). DST 기반 교육이 교과지식의 습득을 넘어 다양한 정보 를 조합하고 해체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게 함으로써 지식을 재구성하는 교육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Lee, 2011). 셋째, SSI 수업은 개인의 단순한 의사결정만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 신념, 경험 등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이야기(생각, 의견, 느 낌 등을 포함한 총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중시한다(Sadler, Barab, & Scott, 2007). 따라서 DST는 기존에 많이 활용되었던 토의⋅
토론에 비해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추구해나가 는지 등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Clandinin
& Connelly, 2000). 넷째, 일반적인 SSI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SSI가 지니는 복잡성(complexity)으로 인해 한정된 토의⋅토론 시간 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가치판단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Chang & Lee, 2010; Ratcliffe, 1997). 그러나 DST 활동에서는 또래 들과 의견을 나누며 스토리를 구성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어 려움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토론에서 언어적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경우에도 언어 외의 다른 시각적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 습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Hong, 2014). 다섯째, 여러 선행연구에서 드러난 SSI 추론 과정을 살펴보면,
학생들은 합리적으로만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과 공감 등을 강조한 감성적 접근 양상을 자연스럽게 나타낸다(Sadler &
Zeidler, 2005b). 디지털 미디어는 학생들의 합리적 사고와 감성을 통합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DST가 SSI 수업에 접목된다면 공유의 과정이 활성화될 수 있다. DST 활동은 다양한 사람들과 특정 주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Nam & Ka, 2014), 양 방향으로의 의사소통을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제공받는 과정 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Hong, 2014; Lee, 2013). 또한 DST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디지털스토리 제작자)와 청자(디지털스토리 수요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반적인 스토리텔링보다 활발하게 이루 어진다는 특징이 있다(Ohler, 2007; Robin, 2008). 학생들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DST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동료와의 지속적인 의사소통 을 통해 스토리의 방향을 결정하며, 교사와 학습자 간 피드백을 얻어 스토리를 수정해나갈 수 있다. 나아가 DS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Nam & Ka, 2014).
예를 들어, 제작한 디지털 스토리를 SNS를 활용해 공유할 수 있으며, 제작자와 수요자의 명확한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이야기의 창작과정 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Robin(2008)은 DST를 적용한 교육 이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확장된 커뮤니티 속에서 의사소통하고 지식 을 구성해나가는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DST 활동에 기반한 SSI 수업을 구성하여 운영 한 후, DST-SSI 수업의 각 단계에서 학생들이 인식한 교육적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DST의 어떠한 측면이 SSI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디지털스토리텔링 활동을 활용한 SSI(DST-SSI) 수업의 각 단계 에서 학생들이 인식한 교육적 효과는 어떠한가?”
Ⅱ. 연구 방법
1. 디지털스토리텔링 활동 기반 SSI(DST-SSI) 수업의 개발 및 적용
본 연구에서의 DST-SSI 수업은 제1저자가 정규 과학수업시간에 일반적인 과학 수업과 병행하여 한 학기동안 진행하였다. 교과서에 제시된 단원을 순차적으로 학습하되, 각 단원의 기본 개념을 배운 후 이와 관련되는 SSI 주제를 탐색하고 DST 활동을 수행하는 방식으 로 수업이 이루어졌다. 본 연구자들은 매주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수업주제의 선정부터 계획, 개발, 적용까지 일련의 과정을 지속적으 로 논의하였으며, 교육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SSI 주제를 선정한 후 그에 적합한 DST 활동을 구성하였다. 이때 DST 활동은 2005년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Center for Digital Storytelling, CDS)에서 제안한 DST의 7가지 필수 요소를 포함하도록 구성하였다. DST의 7가지 필수 요소는 스토리의 주요 내용이자 화자의 주요 시각인 관점 (point of view), 관중의 관심을 끌고 디지털 스토리를 통해 해결되는 질문인 드라마틱한 질문(a dramatic question), 관객을 감정적으로 몰 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감성적인 내용(emotional content), 청자의 이해 도를 높여주는 작가의 목소리(the gift of your voice), 스토리의 흐름 을 지원하는 음악이나 소리인 사운드트랙(the power of soundtrack),
적당한 양의 자료로 효과적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경제성(economy), 이야기의 빠르고 느림을 조절하는 속도조절(pacing)을 포함한다 (Robin, 2008). DST 활동은 각 단원 당 5-6차시로 구성하여 총 23차시 에 걸쳐 진행하였으며, 단원에 해당하는 각각의 SSI, DST 활동 및 요소는 Figure 1과 같다.
I. 전기와 자기 단원에서는 전기 에너지 절약을 주제로, 본인이 사 용하는 전력량을 계산해보고 모둠별로 전기 에너지 절약을 위한 캠페 인을 계획한 후 이를 홍보하는 디지털 팸플릿을 제작하는 수업을 진 행하였다. 팸플릿에는 전기 에너지를 절약해야하는 이유뿐만 아니라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는지, 해당 캠페인에 참여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전기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지 등을 제 시하여 모둠별 전기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하나의 스토리처럼 제시하 도록 하였다. II. 화학반응에서의 규칙성 단원에서는 학생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화학 약품에 의한 환경오염 사고를 탐색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조사하여 이 내용을 토대로 인 터넷 뉴스 기사 형식의 논설문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VII. 외권과 우 주 개발 단원에서는 우주 개발에의 예산 투자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모둠별 의견을 결정한 뒤 그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을 선정하여 해당 인물의 신상 정보와 배경 이야기, 우주 개발 예산 투자 에 대한 의견 등을 포함한 가상 프로필을 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IV. 생식과 발생 단원에서는 환경 호르몬과 생식 기관이라는 주제를 통해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탐색한 뒤 이와 관련하여 자유로운 형식 의 동영상을 제작하도록 하였다. 모둠별로 교육, 광고, 홍보 등의 다양 한 목적을 가진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제시된 4가지 SSI 수업은 DST 활동을 적용한 선행연구에서 제시 한 교수⋅학습 모형에 따라 구성되었다. Figure 2는 여러 학자들이 교육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안한 DST 기반 교수⋅학습 모형의 예시이다. 일반적으로 DST 활동은 스토리를 계획하고, 계획한 스토 리를 토대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디지털스토리를 제작하며, 제작 한 디지털스토리를 학급과 웹에서 공유하는 단계로 구성된다. 연구자 에 따라 스토리를 구상하고 대본과 스토리보드를 생성하는 단계를 각각 구분하여 제시하거나(Jakes, 2005) 또는 합하여 스토리 계획단계 로 제시하는 등(Ohler, 2007) DST 수업모형에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제작한 디지털 스토리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단계는 모든 모형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Ohler(2007)의 시연 및 배포 단계, Jakes(2005)의 공유 단계, Hong(2014)의 DST 후속 활동 단계, Nam and Ka(2014)의 활동결과 공유 및 계획 단계가 바로 웹상에서의 공유 와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이는 만드는 이와 보는 이의 상호 작용을 강조하는 DST의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DST 교육에서 가장 강조되는 단계라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Figure 2의 교수⋅학습 모형 중 각 단계에서 학생들 이 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학교 현장 적용에 적합하게 구성된 Ohler(2007)의 디지털스토리텔링 수업모형의 흐름을 참고하여 구성하였다. 이때 Ohler의 수업모형이 디지털스토리 개발을 위한 수업 임을 고려하여, 실제 학교 현장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SSI 주제에 대한 탐색과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탐색’과 ‘토의’단계를 추가하여 수업을 개발 및 진행하였 다. 따라서 DST-SSI 수업은 Figure 3과 같이 다섯 단계로 진행되었다.
Figure 1. Implementation of DST-SSI instruction
Figure 2. Instructional models for DST
첫 단계는 SSI 주제와 관련 과학 내용을 학습하고 다양한 자료를 이해하는 탐색 단계로, 교사는 SSI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제공 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스스로 본인에게 필요 한 자료를 검색하고 수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였다. 또한 이 단계 에서 각각의 주제와 관련된 과학적 내용을 소개하고 이를 실제 SSI 문제 상황에 적용해보는 활동이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활 동(예: 에너지 히어로)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둘째, 앞서 탐색한 자료 를 바탕으로 모둠별 토의를 진행하였다. 토의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SSI 주제에 대한 개별 의견을 정한 후, 모둠별 토의를 진행하면서 하나의 의견으로 합의를 이루도록 하였다. 셋째, 사전 제작 단계에서 는 본격적인 DST 제작에 앞서 모둠별로 결정한 의견을 스토리화하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스토리보드를 제작하는 활동 이 이루어졌다. 이 단계에서 구상한 사전 디지털 스토리를 발표하고 교사와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은 이후에 본격적인 디지털스토리 제작 단계 활동이 진행되었다. 디지털스토리텔링 산출물의 형태는 캠페인 홍보 팸플릿, 논설문, 가상 프로필, 동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제작 과정에서 교사가 모둠별 피드백을 제 공함으로써 DST 제작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 막으로, DST-SSI 수업의 특징적인 단계인 웹상 공유 및 피드백 단계 에서는 학생들이 과학 수업 카페에 모둠별로 제작한 디지털 스토리를 업로드하고, 다른 학급 및 다른 모둠이 제작한 디지털 스토리를 관람 하고 댓글을 게시하도록 함으로써 DST 제작자와 소비자 간 상호작용 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본인의 SNS 계정을 활용하여 DST 활동결과를 게시하였으며, 이를 해당 학급과 학교를 넘어 여러 대중에게 산출물을 공개하였다. 주제에 따라서는 실제 실 천으로 옮기는 활동을 이어나가기도 하였다.
2.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에서 구성한 DST-SSI 수업에는 중학교 3학년 학생 122명 이 참여하였다. 연구 참여자가 속한 학교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 한 학교로, 학생들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어 평소 인터넷 검색이나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이 이전 학기에 타교과에서 수행평가로 UCC를 제작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디지털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수업의 진행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해당 학교의 학생들은 도내 다른 중학교 에 비해 결손 가정이나 조손 가정에 속한 학생 비율이 비교적 높고 학업 성취도가 낮은 편이며, 사교육 의존도가 낮아 학교 교육 이외의 교육 활동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편이다. 이에 새로운 방식의 교수⋅
학습 방법의 적용이 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며, 교육 의 효과 또한 비교적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각 학급의 인원은 남녀 혼합 21-23명으로 구성되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 중 24명이 DST-SSI 수업의 각 단계별 교육적 효과 탐색을 위해 실시한 포커스 그룹면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포커스 그룹면담은 참여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의견이나 경험을 교사
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부담감을 줄이고, 자신 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 다(Vaughn, Schumm, & Sinagub, 1996). 면담은 한 그룹 당 4명씩 6그룹으로 진행하였으며, 각 면담은 50-90분 가량 소요되었다. 면담 내용은 주로 DST 기법을 활용한 수업에서의 경험과 이들이 인식한 효과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수업의 각 단계에서 어떤 점에 중점을 맞추었는가?”, “DST 활동을 하면서 과학과 관련된 사회쟁점 들과 관련하여 어떠한 점을 알게 되었는가?”, “디지털스토리를 구성 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고,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 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가?” 등의 질문이 포함되었다.
모든 면담 내용은 녹음 후 전사하였으며, 학생들의 응답을 반복적 으로 읽으면서 코드를 부여하기 시작하였다. 코딩은 크게 두 축을 기준으로 설정한 뒤 진행되었다. 한 축은 SSI 수업의 효과로서, 관련 선행 연구로부터 일부 연역적 코드를 도출하여 사용하였다. 예를 들 어, ‘사회⋅윤리적 측면의 인식’, ‘과학 관련 지식 습득’, ‘다양한 입장 에 대한 이해’, ‘의사결정능력’, ‘책임감 및 실천의지’, ‘개방성과 수용 성’ 등이 해당된다. 다른 한 축은 DST 적용의 효과로서 ‘생각의 표현 및 정교화’, ‘상호작용과 공유’, ‘창작의 과정’, ‘정보수집, 활용, 재조 직’, ‘흥미와 몰입’ 등의 연역적 코드를 사용하였다. 이 두 축을 매트릭 스 형태의 코딩 체계로 구성한 뒤(가로: SSI 수업의 효과, 세로: DST 적용의 효과), 학생들과의 면담 내용을 두 차원으로 코딩하였다. 이 과정에서 귀납적 코드들도 생성되었다. 코딩된 내용 중 가장 빈번하 게 드러나는 것을 연구 결과에 제시한 주제와 같이 발전시키는 과정 을 거쳤다. 이때 자료 분석과정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과학교육 연구자 3인이 분석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였으며, 면담과 수업전 사본, 교사의 수업일지 등을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결과분석의 타당도 를 높이고자 하였다(Lincoln & Guba, 1985).
Ⅲ. 연구 결과
본 연구에서의 DST-SSI 수업은 주제에 대해 학습하고 스스로 자료 를 수집하는 탐색 및 토의 단계, 모둠별로 결정한 의견을 디지털 스토 리로 제작하기 위해 구상하는 사전 제작(콘티 제작) 단계, 본격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디지털스토리를 제작하는 디지털스토리 제 작 단계, SNS와 과학카페에 제작한 디지털스토리를 업로드하여 공유 하고 상호 피드백하는 웹상 공유 및 피드백 단계로 진행되었다. 학생 들이 인식한 DST-SSI 수업의 교육적 효과를 수업 단계에 따라 제시하 면 다음과 같다.
1. 탐색 및 토의 단계
탐색 및 토의 단계는 DST를 제작하기 전 활동으로, SSI 주제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고 자신의 입장과 가치관을 탐색해보는 과정과 이를 바탕으로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Lee et Figure 3. Five steps of the DST-SSI instcruction
al.(2014)은 SSI에 대해 의사결정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에게 SSI를 둘 러싼 입장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마련해보는 독립적인 시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협력적 토의의 과정, 즉 집단지성을 활성화 하는 중요한 단계라 보았다. 학생들은 이러한 탐색 및 토의 단계를 거치면서 SSI가 사회⋅윤리적 측면을 내포하고 있음을 인지하기 시 작하였으며, 주제와 관련된 정보를 탐색하면서 각각의 쟁점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수용하였다.
가. 독립성 확보로 문제의 속성 인식 및 의견 생성
선행 연구에 따르면, SSI 주제가 지닌 사회⋅윤리적 측면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능력, 즉 도덕적 민감성은 SSI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Sadler & Donnelly, 2006). 학생들이 SSI가 사회⋅윤리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은 도덕 적 가치 판단을 내리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 들은 매체를 활용하여 독립적으로 자료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문제와 관련하여 깨닫지 못했던 사회⋅윤리적 측면을 인식하게 되었 으며, 이러한 문제가 자신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경향신문인가 거기서 봤는데요, 거기에 막 장난감에 환경호르몬이 검출 됐다고 했잖아요. 거기서 약간 충격적이었어요. 내 자식도 유치원을 가 게 되면 저렇게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는 데 오랫동안 접할 수 있는 거잖 아요. 그랬다가 내 자식 잘못되면 어디서 책임져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건 정말 어린이집이나 이런 데에서는 이렇게 강하게 규제를 해야 되지 않나, 더 열심히 조사를 하고 연구를 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학생A09)
제가 옥시로 (인터넷 기사 쓰기 활동을) 했거든요? 근데 옥시가 2001년 부터 (문제가) 됐대요. 그러니까 2001년이면 ... 이러다가 그래서 엄마 랑 얘기를 했는데 엄마가 저희도 이걸 썼대요. 그러니까 저 죽을 뻔한 거 아니에요. 그런 것도 충격적이었고. 그러다보니까 더 관심이 생겨서 학교든 어디든 더 이렇게 막 찾으려고 하고. (학생A04)
DST-SSI 수업을 실시하기 전, 학생들은 환경호르몬이나 화학물질 의 위험성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들 물질이 인류에게 미치 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했다. 학생들은 영상제작 을 위해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이) 몸에 나쁘다, 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생식기관에 직접적으로 부딪힐 줄(영향을 미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학생E11)”과 같이 위험성의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였다. 특히 학생 A09의 경우에는 신문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누구 보다 안전이 우선시되어야하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에 환경호 르몬이 검출되었다는 데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고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력히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학생A09의 응답은 환경호르몬과 관련된 쟁점이 사회⋅윤 리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결정하는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준 다. 학생A04 또한 이와 유사하게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뉴스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자신과 가족이 사용하였던 제품에도 화학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 움을 금치 못했다. 본 단계에서처럼 교사가 제공해주는 자료를 학생 들이 수동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자료를 찾도록 하는 과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윤리적 문제점 들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문제의 속성과 심각성을 더욱 인지하도록 돕고 자연스럽게 SSI에 대한 자신의 생각 을 형성해보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나. 다양한 입장의 확인 및 수용
학생들은 독립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모둠별 토의를 진행 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우주개발에 대한 예산 투자 관련 수업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5명의 가상 인물을 제시하고 이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우주 개발에 대한 예산 투자와 관련된 문제를 둘러싼 이들의 다양한 입장 을 살펴본 뒤, 스스로의 입장이 어떠한지 칠판에 적힌 반대(-10)에서 찬성(+10)까지의 수직선에 본인 입장의 위치를 표현해보았다. 동료들 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던 학생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는 상황에 다소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래 학생A09와 학생A13의 응답이 이를 보여준다.
그냥 딱 봤을 때 (친구들의 의견이) 무조건 반대쪽에 많이 몰리겠다 했는데 (수업 중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그 (포스트잇을) 칠판 에 붙이는 거 있잖아요. 거기에 찬성 쪽 (의견)이 의외로 많아가지고.
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구나.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하고 생각했어요.) (학생A09)
우주개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알게 됐어요. 어느 사이트 같은 데 들어 가 보면 약간 (한 쪽으로) 치우친 의견들이 많아요, 우주개발에 대해서.
그런데 그런 의견들을 봐 오다가 저번에 수업시간에 다양한 의견들을 봐 보니까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학생A13)
학생A09는 자신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였기에 다른 친구들도 유사 한 의견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포스트잇의 분포가 자신의 예상 과 다르게 드러난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여러 사람들의 생 각과 의견이 자신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학생A13 또한 4명의 모둠원이 다섯 명의 가상인물에 부여한 점수가 모두 제 각각임을 확인하면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 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학생A09와 A13을 비롯한 다수의 학생들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대부분은 그 다양성을 인식하고 의견을 조율하기보다는 확인하는 것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모둠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을 모두 존중한다는 명목 하에, 다섯 명 각각의 입장에 최대한 균등하게 점수를 제공하거 나 모둠원이 제시한 의견을 모두 서술하는 방식으로 모둠의 의견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미루어볼 때, SSI와 관련된 입장이 매우 다양할 수 있음을 충분하게 받아들여 의견을 결정하기 보다는 아직 까지는 단순히 그 다양성을 인지하는 단계에 그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다. 능동적인 정보 탐색으로 인한 만족감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의 다양함으로 인해 교과서 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깊이 있고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하나의 주제를 검색하면 그와 관련 된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할 수 있고 다양한 자료 중에서 도 관심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 으로 심도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는 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을 검색하면은 그 단어의 뜻만 나오는 게 아니라 관련된 자료들이 나오잖아요. 이제 그런 것들, 자신이 몰랐던 지식을 습득을 하는 거니까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처음에 인터넷 기사 쓸 때 메탄 이 가연성인지 뭔지 몰랐어요. 메탄만 쳤는데 가연성이 뭔지 나오고 밑에는 화학식이랑 또 어디 있는지 무엇인지 그런 게 써져 있었어요.
(중략) 네이버에 메탄이라고 치고 여러 가지 정보가 나오고 뉴스했던 것도 나오고. 메탄가스에 사람들이 죽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메탄가스에 대한 많은 그런 게 나오니까는. (학생C15)
아, 내가 그냥 알게 됐구나, 이렇게 넘기는 게 아니라, 더 찾아보면서 그 자료를. 아 여기에는 왜 이런 게 들어갔고, 환경호르몬이라고 치면 왜 이런 게 영수증에 들어가서 비스페놀A가 왜 꼭 영수증에 들어가야 하는구나. 이런 거? 좀 더 자세하게 (깊이 있게) 알게 된 것 같아요.
(중략) 교과서에만 있는 걸 가지고 한 게 아니라 그 외에 걸 가지고 하니까 밖에서 자료도 (추가로 더) 찾아보고 그러잖아요. (학생F09)
학생C15의 경우, 주로 웹 검색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면서 하나의 과학 용어(메탄)를 검색하더라도 이와 관련된 다른 용어(가연성)에 대한 내용도 인지하게 되고, 이와 관련된 사회 문제까지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F09의 경우에도 처음 에는 영수증에 함유되어 있는 비스페놀A가 위험하다는 사실만을 검 색했지만, 추후에는 해당 물질의 성질과 화학작용까지 살펴봄으로써 특정 물질이 영수증 종이에 함유되어야 하는 까닭에 대해서도 함께 찾아보았다고 응답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은 “그래도 이런 거는 어디 단체(공식사이트)에서 해주는(제시되어 있는) 게 가장 정확 하지 않나?”(학생A09), “그냥 다 비교해보고 뭔가 다르면 좀 더 찾아 보고. 그리고 옛날 기사도 찾고”(학생A04)와 같이 여러 가지 정보를 서로 비교해보거나 정보의 신뢰도를 평가해보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하였다.
2. 사전 제작 단계
DST-SSI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앞서 토의한 내용을 디지털스토 리로 변환하여 제작하기 위해 그 내용과 방법을 구상하고 의논하는 사전 제작 단계를 거쳤다. 학생들은 이 단계에서 디지털기기를 사용 하지는 않았으나, 수집한 자료와 모둠별 토의 내용을 토대로 자신들 만의 스토리와 장면을 종이에 스토리보드의 형식으로 연출해보았으 며 장면에 포함될 대사와 글, 자막 등을 작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 들은 다양한 관점을 조율하고 콘텐츠의 감성적 측면을 고려하는 등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 이야기 구성 과정에서의 다양한 관점 조율 및 명료화
탐색 및 토의 단계에서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던 학생들은 디지털스토리를 제작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 의를 시작하면서 그 다양성을 조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 다. 학생들은 스토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디지털스토리 전체에 제시 되는 하나의 관점을 정하기 위해 모둠원과 오랜 시간 고민하였음을 밝혔다.
일단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그래프를 보면서 (배경이야기를) 짜야 되 니까 뭔가 (그래프의 내용에서) 벗어나면 힘들고 또 그 어떨 땐 오각형 (다이어그램)이 한 쪽으로 쏠리면 이야기 만들기 편할 거 같은데 좀 어중간한 애들은 배경(이야기 제작)이 어려울 거 같아서 힘들었어요.
(학생B21)
얘(가상인물)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떤 입장을 갖게 되었 는지 다른 사람도 봤을 때 납득할만하게 (배경이야기를) 지어야 할 것 같아서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저희 조는 그래서 (배경이야기를) 쓰기 어려웠어요. 저희 조는 C랑 이쪽(반대 의견)에 많이 몰렸거든요. 전체적 으로 (우주개발보다는) 다른 데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 하는 애들이 대부 분이고 (중략) 반대 의견에다가 나머지 (찬성하는) 의견 있으면 조금조 금 (첨가)해서 (배경이야기를 썼어요). (학생A09)
학생B21은 우주개발에 대한 예산 투자 문제에서 모둠원이 중요시 여기는 입장이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여러 입장에 고른 점수를 주는 바람에 모둠의 최종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가상인물로 찬반이 명확한 인물을 설정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가상인물이 왜 이러한 의견을 지니게 되었는지 배경이야기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고 응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생A09와 같이 디지털스토리를 제작하 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 하나의 관점을 정해 개연성 있게 이야기를 제작하는 것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학생B02의 경우 환경호르몬을 이용한 살인사건을 표현하는 데 애니메이션 ‘코난’을 패러디함으로써 이야기 흐름을 전개함으로써 환경호르몬의 위험성과 함유된 제품의 사용을 줄이자는 일관적인 메 시지를 제공하고자 노력했음을 드러냈다.
연구자: 너희 영상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은 뭐였니?
학생B02: 살인사건으로 (상황을 설정)해서. 환경호르몬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어요). ... (환경호르몬의) 위험성.
그래서 사람이 죽게 했고 컵라면을 계속 나오게 했어요. (영상 마지막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설명을 하는 장면에 대해) 내 용 보충(을 위해 연출했어요). 컵라면을 먹지 말자. 환경호르 몬은 위험하다(를 말하고 싶었어요).
학생B02의 모둠은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영상제작 의 주요 목표로 선정하고, 심각성을 보다 극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인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설정을 했으며,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인물이 컵라면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상의 시작 부분에서 제시한 드라마틱한 질문을 고조시키고자 했다. 또한 영상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환경호르몬의 종류와 함유되어 있 는 제품(컵라면)을 소개하고 “컵라면! 안돼요!”라고 외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각인시키는 동시 에 이야기 전개흐름에 따라 영상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
각 모둠의 학생들은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내용을 진행할지, 어떤 소품을 어느 상황에 사용하며, 어떤 대사를 발언하고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더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 을지 상당시간 고민했다. 따라서 이야기 내용과 행동, 대사, 소품 등은 모두 구성원 간의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토의의 결과였다. 이와 같은 스토리 전개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욱 명료 화하고 가장 전달하고자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경험을 한 것으로 보였다. 우주 개발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는 가상인물의 가상 프로필을 제작할 때에도 학습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개 연성 있는 스토리를 제작하려는 학생들의 노력을 볼 수 있었다. 학생 들은 단순히 흥미삼아 가상프로필을 제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로 모 은 모둠의 의견을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직업, 나이, 환경의 인물 을 만들어냈다.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상인물의 프로필과 배경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 였으며, 이러한 점은 아래와 같은 학생들과의 면담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배경이야기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술술 잘 풀어놔야 좀 더 이렇게 (모 둠의 의견과 배경이야기의) 내용이 맞아야지 예산투자에 대한 입장도 아, 그렇게 생각을 하는구나, 딱 알 수 있는데. 배경이야기는 너무 흐지부 지하고 입장만 주구장창 늘어놓으면 왜 얘(가상인물의 입장)가 이런데?
이렇게 (생각하게) 되니까. 배경이야기가 탄탄해야지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어요). (학생A04)
학생들은 가상인물이 처한 상황, 배경이야기가 모둠의 입장을 효과 적으로 대변할 수 있도록 모둠 구성원들과 오랜 시간 토의하였으며 다양한 인물 설정으로 의견을 녹여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제작한 가상인물들은 대부분 단순히 하나의 입장만을 고수하거나 표면적인 경험만을 지닌 인물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이와 같은 스토리 구성 과정에서 하나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고 여러 관점에서 생 각하는 인물의 스토리를 제작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나. 콘텐츠의 감성적 측면에 대한 고민을 통한 주제에의 몰입
DST-SSI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단지 정보만 전달하는 디지털스 토리가 아닌 감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상당 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학생들은 본인이 제작한 디지털스토리를 접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전기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계획하고 그 내용을 홍보하는 팸플릿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전기에너지 절약 방법을 간단 한 정보의 형태로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깊게 공감할 수 있고 관심과 참여의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캠페인을 계획하기 위해 고민하였다.
막 불어나잖아요, 많이 많이. 왜냐하면 국어 시간에 본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그것처럼. 그거랑 비슷한 원리인데. 한 명이 세 명을 지목하면, 세 명이 아홉 명 지목하고. 막 이렇게 엄청 늘어나잖아요.
그래서 만약 이게(캠페인이) 퍼지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겠구나.
(학생A13)
(에너지)절약 방법은 보통 다 알고 있잖아요. 불을 끈다, 이런 거 다 알고 있고. 지구 온난화 때문에 투발루 잠기는 것도 사회 시간에 배워서 익히 알고 있는 건데, 절약해서 몇 그루의 나무를 줄일 수 있는지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애들이 만약 (팸플릿을) 본다면 이거(전기에너지를 나무 그루 수, 전기요금 등으로 환산한 값)는 볼 거 같다는(생각을 했어요.) (학생A09)
학생A13이 속한 모둠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 1명이 다른 3명을 지목하여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하고, 그 3명은 또 다른 3명을 지목하여 에너지 절약 릴레이를 벌인다는 ‘Light Challenge’ 캠페인을 벌였다. 이는 SNS를 통해 아이스버킷 챌린지라는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기부 캠페인이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공인을 비롯한 일반 대중이 적극적 으로 참여했던 것에 착안한 것이었다. 한편 학생A09와 모둠원들은 캠페인 참여를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량을 계산하여 팸플릿 에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뒤, 이 수치를 전기 요금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필요한 소나무의 그루 수 등으 로 환산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 다. 학생A09는 손쉽게 접하기 어려운 실제 수치 등의 자료를 제시함 으로써 전기 에너지 절약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안내 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참여의지를 높이려는 전략을 활용했다고 응답했다. 아래 학생E11의 응답도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가 쉽게 일상생활에서 쓰는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 면 그것으로도 전기절약이 된다, 에너지 절약이 된다. 이런 것을 많이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 어플리케이션이 재미도 있거든요. (스마트폰) 안에서 나무가 자라는 느낌도 있으니까. 꼭 에너지 절약이 딱딱한 느낌 만은 아니고 부드러운 느낌도 있고 생각보다 에너지 절약 재미있다.
이런 느낌을 좀 더 심어주고 싶었어요. (학생E11)
한편 학생E11이 속한 모둠에서는 많은 사람이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Forest’를 활용 할 것을 제안하는 캠페인과 팸플릿을 제작했다. 학생E11은 해당 어플 리케이션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줄이고 아마존에 나무를 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과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음을 밝히면서, 에너지를 절약하 는 것이 마냥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감성적인 콘텐츠를 이용하여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학생 들의 노력은 환경호르몬에 관련된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보다 빈번하게 관찰되었다.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을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 서 표현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선정하거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살펴볼 수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실제 있을 법한 인물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펼쳐나가는 이야기는 다른 학생들이 해당 등장인물에 쉽게 공감하고 이야기 또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학생D06은 영상 시청자의 환경호르몬에 대한 경각심을 보다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 친구 사이의 우정이라는 흔히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를 주제로
선정하는 동시에, 모둠원이 직접 연기하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른 이야기에 빗대서 (환경호르몬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니까 재미있 지 않을까요? 정보를 이러이러한 게 위험하고, 이런 데 들어 있고. 이렇 게 막 얘기하는 것보다 연기랑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하는 게 더 재밌을 거 같았어요. (중략) 정보를 정확하게 많이 넣는다고 해도 많이 머릿속에 남지 않잖아요. 그러면 지루한 것 보다는 재미있게. (중략) 학생D14가 뉴스를 회상하는 장면 있잖아요. 그 때에 영화의 작품성을 위해 넣은 우정 스토리를 이어가면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위험성 같은 거나 뭐가 위험한지를 넣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학생D06)
학생들은 스토리가 감성과 연결될 때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것이 그들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참여 학생 스스로도 디지털스토리를 구상하고 대사와 장면 구성 등 상세한 부분을 준비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스토리를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계속적 으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해당 과학관련 사회문제가 자신의 삶과 밀접 한 연관이 있음을 느끼는 등 주제가 갖고 있는 특성에 대해 심도 있게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3. 디지털스토리 제작 단계
사전 제작 단계를 마친 뒤 학생들은 교사와 다른 모둠 학생이 제공 한 피드백을 고려하여 본격적으로 디지털스토리를 제작했다. 디지털 스토리를 제작하는 동안 학생들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음향효과, 화면 구성, 스토리의 흐름 등을 상당 시간 고민했으며 그 결과를 디지털스토리에 담아냈다. 학생들은 이 단계에 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 활용 기법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었다.
가.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생각의 조직과 시각화
일반적인 SSI 토의⋅토론 학습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게 제 시하는 데 주로 초점을 맞추기 쉽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개방 성이 강조되기는 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에 대해 얼마나 민감 하게 반응하고 공감할 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스토리 활동에서는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생각을 조직하고 시각화 하는 과정이 더욱 강조된다. 때문에 학생들 은 음향효과뿐만 아니라 화면이나 장면의 구성과 디자인 측면을 고려 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상을 제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면만 포함하기 위한 선정 작업을 지속 적으로 거쳤으며, 자막이나 그림을 삽입하고 다양한 편집 기술을 활 용함으로써 시청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학생A09와 학생A04는 영상을 제작하는 데 있어 디자인적인 측면에 상당한 노력 을 기울였음을 드러냈다.
사람들이 글은 잘 안 읽잖아요. 읽기 귀찮아하고. 그래서 딱 표지를 보자 마자 이게 뭐에 관한 얘기다, 하고 확실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디자인(을 가장 중요시했어요). 이걸(작성한 에너지절약 팸플릿을) 보면 배터리가 줄어들고 있잖아요. 이걸 보면 아, 이제 뭔가를 사용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이런 게 느껴져요(느끼도록 하고 싶었어요). (학생A09)
저희도 디자인(을 중요시했어요). 딱 봤을 때 어떤 공익광고든지 글만 주구장창 있으면 읽기가 싫어져요. 그러니까 글이 아무리 많아도 딱 포인트가 되는 그림이나 한자든 이런 용어 알아보기 쉽게 한 눈에 딱 보이게. 확 들어오게 임팩트가 있어야지(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요).
(중략) 가운데 그림을 중점으로 해가지고. 형광등 해서(형광등 그림을 넣어서), 딸깍 끄면 도시의 불이 꺼지고. 한 사람이 끄는 일이 이렇게...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중략) 이 전구 그림. 저희가 불을 끄는 거(캠페인)잖아요. 그러니까 전구 안에 새싹이 있는 게, 딱 봐도 전기랑 환경이 연관이 되어서 (이 그림을 사용했어요).
또 이게 아이스크림인데, 지구가 녹고 있는 거(를 표현했어요).
(학생A04)
학생들은 전기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홍보하는 팸플릿이라는 특성 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 화하기 위해 글씨체와 색상, 그림 등을 신중하게 선택했다. 학생A09 는 팸플릿의 첫 표지에 세계지도를 담고 있는 휴대폰 배터리 모양의 윤곽을 그리고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표현했으며, 표지 중심 에는 ‘지구를 아껴주세요. 휴식이 필요합니다. 현재 지구배터리의 잔 여량은 15%이하입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표지만으로도 주요 내 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A04가 속한 모둠이 제작한 팸플 릿 역시 도시 전체를 받치고 있는 형광등을 끄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표지에 삽입함으로써 형광등 끄기 캠페인이라는 점과 도시의 모두가 함께 참여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마지막 페이지에는 지구 모양 의 아이스크림이 녹고 있는 그림을 삽입하여 위기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장면 연출은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 이었다.
학생E11의 경우 모둠원과 함께 환경호르몬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지식채널e 형식의 영상을 제작하였는데, 콜라 캔, 지우개, 종이컵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환경호르몬 함유 제품을 사용하는 인물 의 모습과 함께 다양한 자막을 연출하였다. 그 중에서 학생E11은 등 장인물이 콜라 캔에 든 음료를 마시는 장면에 ‘독극물’이라는 자막을 삽입한 점이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이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이지 만, 콜라 캔에 함유되어 있는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효율적으로 표 현하여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학생E11은 특히 콜라 캔 속 음료가 몸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장면과 함께 자막을 제시함으로써 그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학생A09 또한 제작한 영상에 서 자막을 삽입한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뉴 스와 같은 디자인의 자막을 삽입함으로써 그럴듯하고 진짜 뉴스처럼 보이는 효과를 내기를 원했으며,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내용이 실제 있었던 사건이며 신빙성 있는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었 다. 뿐만 아니라 “사진을 더 많이 넣든가. 그래야 애들이 많이 보잖아 요. 선생님은 어른이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저희는 애들 이 좀 (집중력이) 낮잖아요, 애들이라서. 그리고 소리도 좀 더 필요하 고.”(학생B21)와 같이 영상 시청자의 연령을 고려하여 사진과 음향 자료를 보다 삽입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은 영상에 자막이나 다양한 그림, 음악 등 영상을 통한 효과적 인 표현방법을 구상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보다 명시적으로 표현하 고 강조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었다.
Figure 4의 왼쪽 사진은 학생들이 만든 영상 중 하나로, 환경호르몬 의 위험성에 대해 지식채널e 형식으로 소개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학생들은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의 소개로 영상을 시작하였으며, 플라 스틱에 포함되어있는 환경호르몬의 종류와 위험성을 소개하였다. 이 장면에는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을 연구 결과와 함께 소개함으로써 시청자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는 사진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 들이 위험 물질인 환경호르몬을 배출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연출 하였다. 이러한 장면들은 플라스틱의 올바른 사용 방법과 그렇지 않 았을 때 돌아오는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했던 학생들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른쪽 사진은 환경호르몬에 대해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제작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학생들은 반 복적으로 ‘장바구니가 좋을까, 비닐봉지가 좋을까?’, ‘머그컵이 좋을 까, 종이컵이 좋을까?’ 등과 같이 상황에 따라 다회용품과 일회용품의 사용을 비교하는 장면을 연출하였다. 해당 모둠의 학생들은 어떤 생 활 습관이 환경호르몬을 피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언급하였 으며, 해당 주제를 계속되는 비교를 통해 소개하였다.
학생들은 평소 익숙하고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를 수업에 사용한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인터 넷 기사 쓰기와 같이 긴 글을 작성하거나 글의 구조와 내용을 수정할 때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이 손과 펜으로 작성하는 것에 비 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Lee(2013)가 DST 를 적용했을 때의 장점으로 실수가 있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할 때 새롭게 그리거나 만들 위험 부담 없이 머릿속의 생각을 즉시 시각 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와 상통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평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문서 작성이나 동영상 제작 작업 등에 익숙하 지 않았고, 때문에 이러한 기능이 필요한 DST 기반 수업에 대해 어려 움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 음향 효과 등을 활용한 입장의 정교화
학생들이 제작한 대부분의 영상에는 등장인물, 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향 효과가 포함되어 있었다. 배경음악을 삽입하여 영상에 생동감을 주기도 했으며 여러 가지 상황에 어울리는 효과음을 넣어 원하는 장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학생B07과 학생B21은 플라스틱을 주제로 한 영상을 제작하면서 두 종류의 배경음악을 사용했다. 처음 플라스틱의 등장 배경과 장점을 소개할 때에는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음악을 삽입했으며, 환경호르몬과 관련한 플라스틱의 단점을 소개할 때에는 무겁고 느린 음악을 이용했다. 이러한 배경음악의 선택은 내
용과 어우러지는 효과를 고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뭔가 기억에 남으 라고 소리를 넣은 것 같아요. (학생B21)”과 같은 면담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학생들은 강조를 원하는 장면에는 코끼리 소리, 기관차 소리 등의 효과음을 삽입하여 시청자들이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각각의 장면마다 어떠한 음향을 삽입할 것인지, 어떠한 장 면을 강조하여 시청자의 뇌리에 남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강조하는 방법을 습득한 것으 로 보인다.
여기선(이 장면에서는) 좀 안 좋은(플라스틱의 단점에 대한) 얘기니까 좀 느린 소리를 넣고. 배경음악만 넣으면 심심하니까 효과음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플라스틱에 이런 게 원래 들어가 있다가 바뀌었다 는 거를 강조해주고 싶었어요. 상아가 들어가거나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이런 거. 강조를 하려고. 이제 나쁜 것으로 들어가게 되니까. (학생B07)
원래 (배경음악) 없었는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잔잔해서 (분위기를) 심각하게 만들려고 했어요. 막 원래 코난에서 쓰는 배경음악이잖아요.
코난에서 취조할 때 쓰는 배경음악을 저희 거에 취조할 때 쓰면 애들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겠구나 싶었어요. (학생B02)
학생B07과 학생B02와 그 모둠원들은 영상의 배경음악을 선정하 는 데 상당히 공을 들였다. 특히 학생B02 모둠은 유명 애니메이션인
‘명탐정 코난’에서 탐정 주인공이 용의자들을 취조하는 장면이나 용 의자가 도망치는 장면 등에 사용되는 익숙한 배경음악을 본인 영상의 유사한 상황에 삽입함으로써 장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상에 보다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웹상 공유 및 피드백 단계
DST 제작 활동을 마친 후, 학생들은 모둠별로 제작한 디지털스토 리를 해당 중학교 과학 카페에 업로드하고 자신의 SNS에 게시함으로 써 다른 사람과 제작한 영상을 공유하였다. 이러한 웹을 통한 공유와 피드백은 일반적인 스토리텔링 활동을 적용한 수업과 비교하여 DST 의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의 피드 백을 통해 이전에 깨닫지 못한 점을 알게 되었다거나 자신의 디지털 스토리에 칭찬 댓글이 달렸을 때 자신감이 생겼다고 응답하기도 했으 며,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제작한 디지털스토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안함으로써 학습 내용을 실천으로까지 이 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Figure 4. Examples of students’ video-clips
가. 새로운 시각에 대한 수용
웹에서 디지털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 대부분은 DST를 제작하는 도중에는 깨닫지 못했던 점을 DST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의 시각을 통해 알게 되었음을 밝혔다. 학생B21은 “내 눈에 안 보이는 게 남의 눈에는 보이는구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와 같이 응답하면서 자신이 속한 모둠에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내용을 되짚어보았다. 아래 학생A09와 학생 C01의 응답 또한 자신의 영상을 살펴본 친구들의 새로운 시각에 대한 반응을 잘 보여준다.
이런 걸 할 때 댓글로 피드백 받았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다음에 똑같은, 아니 비슷한 과제가 나오면 이 부분은 어떻게 고치고. 그런 거에 대해서 약간의 기술(을 배웠어요). (학생A09)
좋았던 거랑 아쉬웠던 점(에 대해 댓글 달기 활동에서) 저희 모둠 댓글 달린 것 보고 그... 바탕은 노란데 글씨는 하얀 색으로 해서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댓글 달렸을 때 검정색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고, 잘했던 것 칭찬받았을 때는 다음에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어요. (학생C01)
학생들은 과학 카페 및 SNS에 게시된 다른 모둠의 디지털 스토리 를 시청한 뒤 각각의 디지털 스토리의 잘 된 점과 아쉬운 점을 댓글로 작성하였다. 학생 A09와 학생C01의 경우에는 친구들이 작성한 댓글 을 보면서 자신이 제작한 디지털 스토리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다음 에 유사한 활동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보완해야할 지에 대해서도 생 각해보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친구들의 댓글이 디지 털 스토리의 내용과 구성보다는, 디자인이나 음악 선정 등 표면적인 부분에 치중되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또한 일부 학생 들은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 자신이 제작한 디지털 스토리를 게시하는 데 다소 부담감을 드러내기 도 했다. SNS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사람들 에게 학습 내용을 표현할 수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사적으로 사용하 는 SNS를 학습과 관련지어 활용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실천에 대한 의지와 공유의 필요성 인식
다수의 학생들은 4개의 SSI 관련 주제를 다뤘던 수업 이후에 전기 에너지 절약이나 환경 호르몬 함유 제품 사용 자제 등 학습한 내용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으며, 실제로 실천하 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의 행동에 변화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특 히 학생들은 평소에 주의 깊게 여기지 않았던 환경호르몬을 가장 많 이 언급하면서, “그 때(수업) 이후로 라면 딱 한 번 먹었어요. 원래 막 한 달에 40개씩 먹고 그랬는데. (학생B02)”, “평소에 컵라면을 자 주 먹었었는데 거기에 그런 환경호르몬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번 에 알게 됐고. 먹어도 컵라면 (용기) 말고 다른 데다 덜어서 먹거나.
아니면 안 먹거나(해요). (학생F06)”과 같이 생활습관에 있어 나름대 로의 변화의 보였음을 드러냈다. 아래 학생들의 응답 역시 이를 잘 보여준다.
환경호르몬 그거 (수업) 했을 때 컵라면이랑 종이컵이랑 뭔가 그런 거 아무 생각 없이 쓰는데 환경호르몬 알게 된 이후에 막 암도 걸리고 내분 비계 교란 이런 거 생기잖아요. 그래서 엄마가 뭐 쓰려고 하면은 제가 막 막고... 플라스틱 용기 안 쓰자고 엄마한테 말하고 그랬어요.
(학생C01)
저는 영상 만들기 활동하기 전에는 그냥 환경호르몬 같은 거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냥 환경호르몬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어 요. 그래서 이번에 활동하고 이제 영상 만드니까 다음부터 약간 이거 하면서 걱정이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보면서 막 저기에 환경호르몬이 들어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중략) 대부분 일회용품. 이제 거의 안 쓰고, 그거 뭐지? 이제 비닐봉지도 거의 안 쓰고요. 어... 종이컵 이나 뭐 그런 것도 안 쓰고 캔도 잘 안 쓰고. (학생C15)
애들끼리 놀다가... 누구네 집에 있다가 그냥 뭐 예를 들어가지고, 친구 네 집에 코드가 꽂아져있으면 장난으로 야 너 이렇게 코드하면(꽂아두 면) 안 돼, 이런 식으로(이야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코드 빼주고. 그리고 (형광등 불빛이) 너무 환하면 야 이러면 우리 또 안 돼 안 돼, 이러면서 불 다 꺼버리고. 아무리 장난이어도 애들끼리 좀 그런 게 있었어요.
(학생A04)
학생들은 비록 작은 부분이지만 생활 속에서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제 행동에 옮겨보고자 노력했다. 학생C01과 학생 C15의 응답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환경호르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음을 알고, 소비습관을 개선하는 등 실천에의 의지 를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 보면 이런 거(환경호르 몬 함유 제품을) 막 쓴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걸(환경호르몬이 어 디에 있는지를) 알려줘야지 인식이 바뀌고 그러니까. (학생C15)”와 같이 본인의 관심에 그치지 않고 부모님과 친구들, 다른 사람에게 환경호르몬의 위험성과 환경호르몬이 포함되어 있는 제품을 알림으 로써 타인에의 실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Ⅳ.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스토리텔링 활동이 SSI 교수학습과 연계되 었을 때 그 교육적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 가정하고, 디지털스토리텔 링 활동 기반 SSI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적 용해 보았다. 또한 학생들이 DST를 적용한 SSI 수업의 각 단계에서 인식한 교육적 효과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학생들은 DST-SSI 수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먼저, 각 각의 SSI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탐색 및 토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그동안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윤리적 측면에 대해 인식하고 주제를 둘러싼 입장이 매우 다양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만족감을 드러 내기도 했다. 둘째, DST 사전 제작 과정에서는 모둠의 의견을 효과적 으로 반영하는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다양한 관점을 조율하였으며, 실생활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주제로 하거나 시청자 에게 익숙한 기존의 영상기법을 활용하는 등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감성적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기도 하였다.
셋째, 실제 DST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 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