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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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교수
2017년 학술원상 수상자로 POSTECH
이현우 교수가 선정되었다. 이현우 교수는 스
핀토크 및 이와 관련된 자성학의 근본적인 문
제에 대한 매우 중요한 이론적 탐구 결과를
최근 10여 년간 일련의 논문들로 발표하여
왔다.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반한 직관
적이면서도 정확한 설명으로 학생들뿐 아니
라 자성학 분야 연구원이나 교수들에게도 훌
륭한 선생님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현우 교수
는 1990년 KAIST에서 이학사, 1996년
MIT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고 현재
POSTECH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2017년 학술원상 수상업적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전류를 통해 자성체의 자화 상태를
변화시키는 스핀토크 현상에 대해 2006년
경부터 연구를 해 왔는데 스핀-궤도 결합이
스핀토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
을 담은 이론 논문을 2012년, 2013년, 2014
년에 걸쳐서 여러 편 발표했습니다. 다행히
이 논문들이 학계에서 중요 논문으로 받아들
여지면서 2017년 학술원상을 수상하게 되
었습니다.
스핀토크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 중반
부터 시작해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스핀-궤도 결합의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핀토크에 대한 기
존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실험
결과가 2010년에 발표되면서 스핀-궤도 결
합 효과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2012
년에 저를 포함한 다른 두 그룹에서 스핀-궤
도 결합이 스핀토크 특성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계산 결과를 각각 독립적으로 발표했
습니다. 이를 계기로, 스핀토크에 대한 기존
한계들을 스핀-궤도 결합을 통해서 뛰어넘
을 수 있다는 것이 후속 연구를 통해 확인되
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spin-orbitronics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로
자리잡았습니다.
◀ 교수님 연구분야의 가장 중요한 쟁점과
향후 연구 전망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핀-궤도 결합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스핀-궤도 결합이 크다고 알려진 5d 전이금
속을 이용한 스핀토크 측정 실험이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고 이로 인해 스핀토크의 특성
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
으로는 이상한 실험 결과들이 다시 누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핀-궤도 결합이 약한
물질인데 스핀-궤도 결합에 의한 스핀토크
는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실험 결과
로 얻어진 부호가 스핀-궤도 결합 효과에 대
한 현재 지식과 반대인 경우들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스핀-궤도 결합 효과
에 대해 2010년대 초반에 이루어진 이론적
이해를 뛰어넘는 좀 더 깊은 물리 현상에
대한 힌트가 근래 실험 결과들에 담겨 있고
이 부분을 밝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쟁점
이 될 걸로 예상합니다.
◀ 대한민국에서 자성학 연구를 하시며 겪으
셨던 어려움이 있으신지요? 연구하시는 분
야가 교수님께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대한민국에서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기보
다는 제가 자성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자성
학 연구를 시작해서 처음에 어려웠습니다.
제 박사논문이 자성과 전혀 관계 없는 내용
이었는데 박사 학위 후 10년 쯤 지나서 어떤
계기로 자성학 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고
처음에 당연히 고생을 했습니다. 다행히 제
주변에 제가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분들이
있어서 그 분들을 통해 자성에 대해 배워서
어려운 단계를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
고 그 후에는 이 연구주제에 대해 아주 만족
하면서 일을 하고 있고 아마도 제 연구경력
에서 가장 큰 연구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 물리학 발전을 위한 정부의 중
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수 특출한 학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지
만 물리학 전체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고려
가 좀 더 있었으면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풀뿌리” 연구비가 지금보다 좀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한국물리학회 회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인
상에 남거나 보람있었던 일을 꼽으신다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돌아와서
1997년에 처음 물리학회를 참석했는데 발
표 논문도 많지 않고 발표를 듣는 청중도
얼마 되지 않아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에 비해 요즘 물리학회는 양적, 질적으로 모
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앞
으로 이런 발전이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학회가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활동이나 정책에 대해 조언을 주신다면?
포스터 세션을 좀 더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합니다. 대학
원생들에게는 어찌보면 구두 발표보다 포스
터 발표가,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얘기해 보
고 피드백을 받기에 더 좋은 발표 형식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 후속세대들의 포
스터를 찾아 피드백을 주는 것을 장려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
신 말씀은?
본인이 연구할 주제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
지만 본인 또래의 학생들과 많이 discussion
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대학원을 졸
업하고 나면 시험 볼 일은 거의 없고 그 다음
부터 실력 평가는 논문 쓰는 능력, 발표하는
능력, 대화하는 능력으로 정해집니다. 또래
들과 얘기를 많이 해보면서 자기 생각을 남에
게 전달하는 경험을 많이 해보면 이 경험이
나중에 도움이 될테니 많이 얘기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홍보잡지 실무이사 김동현
(donghyun@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