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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코로나는 우리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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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648

… NICE, 제38권 제6호, 2020

나 흥 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명예교수 hsna@korea.ac.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지구촌이 들끓고 있습니다. 2003년에 중국을 덮친 사스와 2015년에 중동 과 한국을 휩쓴 메르스도 코로나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 (corona, 왕관)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단백질 이 왕관의 모양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코로나바 이러스의 세포침투는 스파이크단백질이 폐와 심장 세포에 있는 ACE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시작됩니다. 어린아이들이 코로나에 잘 걸리 지 않는 이유는 세포에 ACE2 수용체가 적기 때문입니다.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는 증식한 뒤 세포를 파괴하고 주 위의 새로운 세포에 다시 침투하는 것을 반복합니다. 자기 가 살던 세포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파괴해버리는 것이 자 연을 훼손시키는 인간과 흡사해 보입니다.

치사율과 전염성은 반비례 관계입니다. 환자가 사망하 면 몸에 있던 바이러스도 함께 사라져서 더 이상 전염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예가 치사율이 40%로 높았 지만 전염력이 낮았던 메르스입니다. 신종 플루는 치사율 이 1% 이하로 낮아도 막강한 전염력을 바탕으로 우리를 괴롭혔습니다. 바이러스의 목적이 복제를 통한 전염이라 면 전염력이 강한 신종플루바이러스가 치사율이 높은 메 르스바이러스보다 성공한 셈입니다. 치사율이 낮으면 적 당히 아픈 환자가 돌아다니면서 널리 전염시켜 바이러스 의 복제를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창궐 한 COVID19는 몇 가지 면에서 학계를 긴장하게 만들었습 니다. 무증상 상태에서 전염을 시키는 것이 그중 하나입니 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염되는 것은, 다른 바이러스 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완치된 뒤 재양성 으로 발전하는 것도 골치를 아프게 하는 부분입니다. 좀더

심각한 것은 COVID19가 우리의 경험적 예측을 벗어날 정 도로 빠르게 전염되어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 다. 이로 인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 었던 의료체계의 약점이 들춰지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 하였고, 치사율이 전염력과 반비례한다는 법칙도 함께 무 너져 버렸습니다. 양이 질을 포함한 꼴이 된 것입니다. 우 리가 겨우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 기 정도이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최근 PNAS에 꿀벌들 도 바이러스 유행 시 입으로의 영양교환을 자제한다는 연 구결과가 보고되어 학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대단한 곤 충입니다.

COVID19의 중간 숙주로 박쥐와 천산갑이 대두되고 있 습니다.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전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박쥐는 사스, 메르스 등 21세기 의 주요 감염병을 일으킨 바이러스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스바이러스는 박쥐와 사향고양이를 거쳐 사람으로 전달 되며, 메르스바이러스는 박쥐와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옮 겨집니다. COVID19는 현재 정치외교적으로 의견이 분분 하지만 박쥐와 천산갑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쥐는 음습한 동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가 먹이 활동을 위해 잠시 동굴밖으로 나오곤 합니다. 동굴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있어서 박쥐가 바이러스의 감 염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2017년 Nature에 발표된 보고 에 따르면, 박쥐류는 156종의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습니 다. 박쥐가 이렇게 많은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도 무사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박쥐의 특이한 면역체계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와 싸 우기보다는 평화전략을 쓰는 것입니다. 반면에 인간은 바

코로나는 우리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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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38, No. 6, 2020 …

649 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반응과 함께 체온을 올립니다. 바

이러스가 고온에 약하다는 것을 이용하려는 것입니다. 그 러나 안타깝게도 면역반응과 고온으로 바이러스를 공격 하다 보면 우리의 세포도 함께 피해를 보게 됩니다. 과도 한 면역반응의 형태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해 장기가 치명적으로 손상을 당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박쥐와, 박쥐 몸에서 조용히 지내다 다른 동물로 옮겨가는 바이러스는 공생 전략을 채택한 셈 입니다.

박쥐가 바이러스의 저장고처럼 보여도 인류에게 직접 찾아와 바이러스를 건네지는 않습니다. COVID19는 인간 이 박쥐나 천산갑을 잡아먹는 등 그들에게 가까이 갔기 때 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쥐나 천산갑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보양문화 탓에 잡아 먹히는 것도 억울한데 전염병에 대한 누명까지 쓰니 답답할 것 같습니다. 인간이 무분별하게 개발하여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것 또한, 야생동물과 그들의 몸 안에 있는 바이러스가 우리에 게 가까이 오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에게 있었습니다. 안타깝지만 COVID19의 상당 부분은 우리 탓입니다.

<약력>

나흥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1990년 모교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 래, 기초의학인 생리학 연구와 학생 교육에 매진하고 있 다. 고려대학교 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19회 수상, 2017년 「중앙일보」가 선정한, 전국 17개 대학 32명의 대학 교수 ‘강의왕’ 중 한 명이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케이무크 (KMOOC, 일반인 대상 온라인 공개강좌)에서도 최고의 강의 평가를 받으며 2017년 교육부총리 표창장을 수상하 는 등 학생 교육뿐 아니라 과학의 대중화 작업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생리학회 이사장, 한국뇌신경과학회 회장, 한국뇌 연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신경병증성 통증 실험동물모델’에 관한 연구가 독

일 슈프링거Springer 출판사에서 발간한 ‘통증백과사전

Encyclopedia of Pain’에 실렸고, 그의 이름이 세계 3대 인

명사전 ‘마르키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되

는 등 연구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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