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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건축 잡상 (14) 건물의 소멸: 붕괴·철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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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재기사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39, No. 4, 2021 …

447

이 양 재

건축사사무소 ELEPHANTS [email protected]

건축 잡상 (14)

건물의 소멸: 붕괴·철거에 대하여

건물의 생애에도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존재한다. 신 축(生으)로 지어진 건물은 시간이 흐를수록(老) 노화로 인 해 내구력이 약해지고(病) 변형되면서 종래에는 붕괴·철 거되어 수명을 다한다.(死) 건물이 서서히 늙어간다면 사 용자들은 이에 대비해 건물을 보강하거나 사용 빈도를 줄 임으로서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문제는 급격한 붕괴 등 으로 인해 충분한 대피 시간이 생기지 않는 경우이다. 늘 굳건히 서 있을 것 같은 건물도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으 며,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횡방향으로 뒤흔드는 지진은 항상 위협이 되어 왔던 재해이다. 나무토막으로 기둥과 보를 고 인돌처럼 쌓아놓아도 좌우로 흔들면 쉽게 넘어지곤 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간단한 방식이 대각선 방향으로 횡력 에 저항하는 가새의 설치이다.

1)

성냥개비로 구성된 삼각형

1) 브레이스(Brace, Bracing)라고도 한다.

과 사각형 프레임을 각각 세워놓고 옆에서 민다면, 삼각형 은 변형이 조금 발생하더라도 형태가 붕괴되지는 않지만, 사각형은 점차 다이아몬드 형태로 바뀌면서 종래에는 붕 괴하게 된다. 이는 삼각형이 최소의 선분만으로 이루어진 가장 안정적인 기하학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둥과 보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사각형의 프레임은 횡력 에 약하지만 이를 대각선 방향으로 갈라서 삼각형 두 개로 나누면 훨씬 안정적인 구조물이 된다. 비단 선이 아니라, 벽돌 등의 면으로 채워넣기만 해도 건물은 훨씬 튼튼해진

그림 1. 포항지진시 필로티 하부 붕괴 모습.

(출처 : https://www.chosun.com)

그림 2. 내진 보강 구조물 설치 모습.

(출처 : https://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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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CE, 제39권 제4호, 2021

다.

2)

기존 건물에 내진 보강을 할 때, 건물의 사각형 개구 부에 삼각형 형태를 만들어주는 이유이다.

일반적인 기둥+보와 같은 구조가 아닌, 기둥+슬래브인 구조를 무량판 구조

3)

라고 한다. 국내의 단일 건물 재해로 가장 큰 피해

4)

를 낳았던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다양한 원인들

5)

이 그 이유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가장

2) 재활용 종이박스의 형태를 쉽게 해체하려면 바닥면부터 제거 해야한다. 벽체들끼리 벌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브레이싱 역할을 바닥면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3) Flat slab 공법으로 불리며 일반적으로 두꺼운 슬래브로 보의 역 할을 대신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4) 1995년 6월 29일에 붕괴되었으며 사망자 502명, 부상자 937명, 실 종 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5) 초기 설계 당시 아파트 단지내 종합 상가였으나 이후 백화점으로 용도 변경되었었다. 넓은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내 일부 내 력벽을 삭제하고 에스컬레이터를 만들기 위해 각층에 구멍을 냈

큰 이유는 과다한 하중이었다. 건물을 받치는 수직 부재 에 비해 지탱해야할 무게가 너무나 무거웠던 것이다. 특히 삼풍백화점은 최종 붕괴 이전에 옥상 슬라브를 뚫고 나오

으며, 기둥 사이즈와 철근 숫자까지 줄였다. 4층 규모 건물을 5층 으로 만들기 위해 불법적인 확장을 감행했으며, 용도 변경을 통 해 기존의 롤러스케이트장을 식당가로 바꾸고, 온돌 방 등을 구 성하면서 추가적인 하중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무거운 냉각탑을 옥상에 더 얹고 심지어 위치를 바꾸기 위해 크레인이 아닌, 굴림 대를 밑에 끼워 움직임으로써 바닥 균열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결국 옥상 바닥에서부터 붕괴가 시작되었다.

그림 3. 펀칭 현상 개념도.

(출처 : https://structville.com)

그림 4. 붕괴 전날 옥상 펀칭 현상 사진.

(출처 : https://namu.wiki)

그림 5. WTC의 슬라브와 기둥 연결 모습1.

(출처 : https://www.chicagotribune.com)

그림 6. WTC의 슬라브와 기둥 연결 모습2.

(출처 : https://tsapps.nist.gov, Overview of the Structural Design of World Trade Center 1,2, and 7 Buildings, 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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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는 기둥들의 펀칭 현상

6)

등이 지속되었음에도 즉각적인 대

피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이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둥들이 옥상 바닥을 받치지 못하고 뚫고 솟구치게 되자, 슬라브는 결국 낙하하면서 하부 층을 때리게 되었고 그 하 부 층이 무너지면서 또다시 그 밑의 하부층을 무너뜨리는 연속적인 층들의 붕괴로 인해, 건물은 단 수어초만에 땅으 로 내려앉았다.

화재 역시 건물의 주요 붕괴 원인이다. 9·11테러 당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World Trade Center)의 쌍둥 이 빌딩에 대형 여객기가 각각 충돌하면서 결국 붕괴에 이 르렀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초고층 건물에 비행기가 충 돌해도 건물은 붕괴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7)

문제는 건물의 설계 시점인 1960년대 당시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보잉 767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가 충돌후 건물 내부에 항 공유를 공급함으로서 막대한 화재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1~2시간에 걸친 고온의 화재에 노출된 결과, 철골 구조의 내화 피복

8)

이 손상되었고 이로 인해 기둥과 접합된 수평

6) 종이(슬래브) 밑에 젓가락(기둥)을 놓고 종이를 누르면(하중을 가 하면) 젓가락은 종이를 뚫고 나오게 된다. 이를 펀칭(Punching Shear) 현상이라고 하며, 이를 막기 위해 슬래브와 기둥을 이어 주는 L자형 철근을 사용하거나 기둥위 주두를 넓게 만들어 슬래 브가 뚫리지 않도록 받치는 형태가 요구됨에도 본 건물에는 비용 을 이유로 이러한 해법이 부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7) 1945년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78층~80층 사이에 B-25 폭격기가 충돌한 일이 있었다. 건물외벽에는 5.5m X 6.1m의 구 멍이 생겼으나 붕괴되지 않았다.

8) 철은 단위 중량에 비해 매우 고강도이고 인장력 또한 뛰어나지만 고온에 취약하므로 내화 피복이나 콘크리트로 감쌈으로써 화재 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부재

9)

들이 먼저 탈락되기 시작했다. 이는 아래층 바닥의

9) WTC에서는 가벼운 트러스 형태의 수평 부재(Joist Truss)가 사용 되었으며 상현재의 지점을 통해 기둥과 간단하게 접합되는 방식 으로 연결되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철골빔을 기둥과 강접으로 연 결하는 방식과는 다르며 본 화재에서처럼 지속적인 고온 노출시 접합부의 전단파괴가 발생하기 용이한 공법이었다.

그림 7. 발파 방식으로 이루어진 굴뚝탑의 철거 모습.

(출처 : https://en.wikipedia.org)

그림 8. 건물 상부부터 철거하는 시스템.

(출처 : https://www.chinadaily.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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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을 가중시켰으며 내부 기둥과 외부 기둥들이 차례로 붕괴되면서 결국 충돌 지점 이상의 건물 상부가 그대로 충 돌 지점 하부로 주저앉는 전면 붕괴로 이어졌다.

이러듯 붕괴의 매커니즘은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결과 적으로 건물의 하중을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는 것에서부 터 시작된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인위적인 붕괴, 즉 철 거에 있어서도 효율적인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흔히 폭약 으로 발파하는 철거 방식은 철근 콘크리트의 기둥에서 콘 크리트 부분만 발라냄으로서 남겨진 철근 기둥이 결국 자 중을 견디지 못한채 스스로 무너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다. 그러므로 건물의 쓰러지는 방향과 주변 상황들을 고려 하여 약한 고리를 찾아내면서 적정량의 폭약을 시간순으 로 터트리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10)

그러나 이러한 자중을 이용한 철거 방식은 밀도가 높고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은 도심속에서는 적용이 쉽지 않다.

점차 늘어나는 초고층 건물들의 장기적인 철거 방식에도 적절치 않을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와 관련된 신기술 들이 등장하였다. 최상부의 옥상을 그대로 둔 채 2개층씩 을 통째로 철거하면서 건물을 상부에서부터 야금야금 파 내려가거나

11)

반대로 지상 1층에 유압잭을 설치하여 마치

10)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의 무릎관절 뒷 부분을 살짝이라도 가격하 여 꺾이면 휘청거릴 수 있다. 발파로 인한 철거 방식도 이와 유 사하다.

11) 2011년 다이세이 건설은 생태적 재생산 시스템 (Ecological Reproduction System)을 개발하여 도쿄 도심에 지어진 140미터 높이의 20년된 호텔 건물을 안전하게 해체하였다. 15개의 기둥 과 20미터 높이로 구성된 상부 철거 파트는 옥상 바닥을 받친 채

나무 밑동을 차례대로 베어내듯이 건물 전체를 주저앉히 면서 아래에서부터 위로 철거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12)

건물의 붕괴와 철거는 건물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 은 공학적 기술과 체계적인 시스템안에서 작동되어야 안 전을 담보할 수 있다. 최근에 안타까운 건축물 붕괴 사고 등으로 인해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 다 선진화된 철거 시스템이 개발되고 정착될 수 있기를 기 원한다.

하부 기둥과 벽체 슬라브 등을 해체하면서 2개층씩 파내려갔다.

또한 건축 폐기물들을 하부로 내려보내면서 위치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여 전력도 일부 생산하였다.

12) 일본 전통 놀이기구(Daruma Otoshi)에서 착안하여 아래부터 한 층씩 제거하는 방법이다. 상부 건물을 유압잭으로 받치면서 한 층씩 제거한다.

그림 9. 건물 하부에서부터 계속 잘라내는 모습.

(출처: https://99percentinvisible.org)

그림 10. 그림 10 건물 하부 기둥을 철거하는 개념도.

(출처 : https://www.jisf.or.jp, Steel Construction Today &

Tomorrow, No.44, 20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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