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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어와 ‘u bank k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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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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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신어와 ‘u bank kdb’

(산업은행 사진)

사이버의 물결이 가히 혁명적이다. 생활양식에서 우리들의 의식에 이르기까 지 사이버의 흐름은 거침이 없다. 인문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미디어는 메 시지이다”라는 맥루한의 경구가 우리들의 코앞에 다가와 있다.

1)

미디어가 우 리들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미디어’ 그리고 ‘정보’라 는 말은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인구에 회자되어온 용어이지만, 특히 1990년 대 중반에 이르러서,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 인터넷 이용의 급속한 증가, 이에 따른 통신 수단의 다양화 등에 힘입어 그 사용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 고 있다. ‘귀여니’라는 생소한 이름의 소녀 작가가 쓴 “그놈은 멋있었다”라는 통신소설도 생겨났으니까 말이다. 원래 온라인 소설들은 예전부터 있어왔지 만 이 소설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소설로 넘어올 때 거치던 수정과 변신작 업을 생략했다. 통신에서 쓰이는 다양한 감정부호들이나, ‘안냐세여(안녕하세 요)’, ‘걍(그냥)’ 따위의 표현들이 오프라인에 그대로 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귀여니는 수많은 인터넷 소설가 가운데 통신언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소설 쓰기를 시도한 첫 사례로 꼽힌다. 그녀의 말에 잠시 귀 기울여 보자.

“너 나랑 진짜 결혼할라고? -,-”

“나도 역겹지만-_-^ 니가 내 입술 덮친거 본 애들 네 명이나 있잖아!”

“헉, 뽀뽀가 대수냐. 나 사귀는 사람 있어.”

“금 왜 샤겨!”

“뽀뽀했으니까!-_-^...”

“우오오오옥!”

아마도 인터넷에서의 소설쓰기 방식은 오프라인 소설과는 다른가 보다. 다시 말해서, 묘사보다는 대화위주이고, 쉬워야 한다. 인터넷 글쓰기는 글 사이에 공백이 많은 것도 특징인데, 이는 독자들이 깨알같이 많이 쓴 것을 싫어하기

1) 껍데기가 내용을 지배한다는 혁신적인 맥루한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쉬운 예를 표현 된다: “철도는 달리는 일, 수송하는 일, 혹은 바퀴, 선로를 인간사회에 도입해 온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종류의 도시와 일과 레 저를 낳게 하여 종래의 인간의 기능을 촉진하고 또 규모를 확대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철도가 지나가는 곳이 열대 지방이건 한대지방이건 마찬가지이며, 또한 철도라는 매체가 운반하는 물건이나 내용이 무엇이든 상관없 다.” 맥루한 (1997: 8). 이것은 휴대전화가 공중전화의 박스에 먼지가 쌓이게 하고, 기다림 보다는 즉각적인 소통을 선호하는 인간형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는 주장과 다름 아니다. 이제 우리들은 전달하는 메시지가 중요해서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가 있음으로 인해서 아침마다 이성의 친구에게 안부전화나 문자 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내용을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2)

때문이다. 광고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사이버 언어의 가장 큰 특징으로서는 신조어의 범람이다. 그러나 현대에서 완벽한 신조어, 즉 언어창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는 언어경제성 때문이다. 우리들은 굳 이 완전히 새로운 낱말들을 만들어 암기하기 어렵게 우리 스스로에게 부담 을 주지 않고, 기존에 있는 낱말을 조합하고 변형시켜서 약간 새로운 낱말을 만들어낸다. 다시 말해서, ‘새 단어들은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대답은, ‘거의 항상 기존의 단어들로부터 만들어진다’이다. 그래서 ‘지름신’ 또한 완전한 신 조어는 아닌 셈이다. 이러한 신조어가 지닌 상호텍스트적(기존의 낱말을 이 용함으로) 느낌은 ‘넥슨의 상상력’을 보면 훨씬 분명해진다. 한자와 한글을 겹쳐서 새로운 낱말을 만들려고 노력했으니 말이다.

지름신사진, 넥슨의 상상력 사진

물론 다른 나라말에서 훔치기도 한다. 언어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이러한 조어라는 전략에 의해서 증대된다. 우리는 어떤 새롭고 신기한 물건 이나 현상을 보더라도 기존의 낱말들을 이용해서 그것을 명명할 수 있다. 그 래서 아무리 괴상한 통신어, 외계어라도 차근차근 살피면 분석가능하다. 왜 냐하면 이들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형성규칙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당신은 단어를 설명하는 재주가 뛰어난 것 같군요” 엘리스가 말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 ‘Jabberwocky’라는 시의 의미를 설명해 주실 수 있겠어 요?”

“한 번 들어보자” 훔티덤티가 말했다. “나는 이제까지 만들어진 모든 시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많은 시들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이 말이 용기를 주었고, 앨리스는 시의 첫 소절을 다시 낭송하였다.

“Twas brillig, and the slithy toves.

Did gyre and gimble in the wabe;

All mimsy were the borogoves, And the mome raths outgrabe.“

“그만 됐어, 충분해” 흄티덤티가 해석하였다.

“어려운 단어가 많이 있군. ‘brillig’는 오후 4시를 의미한다. 네가 저녁을 위해 음 식을 굽는broil 시간이다.” “그럴듯하군요” 앨리스가 말했다. “그러면 ‘slithy’는 무 슨 뜻이죠?” “그래 ‘slithy’는 유연하고 lithe 약하다는 slimsy 뜻이다. ‘lithe’는 활 발하다는 active 뜻을 포함한다. 보다시피 이것은 합성어이다. 하나의 단어에 두 단어의 의미가 묶여있다. “이제 알겠군요” 엘리스가 생각에 잠겨 대꾸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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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toves’는 무엇이지요?” “아 ‘toves’는 오소리 같은 동물인데 도마뱀처럼 생겼 고 나사모양을 하고 있다” “그것들은 아주 이상하게 생긴 것이겠네요” “정말 그 렇다” 훔티덤티가 말해다. “그것들은 해시계 밑에 둥지를 만들고 치즈를 먹고 산 다” “그러면 ‘gyre’와 ‘gimble’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gyre’는 회전의 gyroscope처럼 빙빙 도는 것을 말한다. ‘gymble’은 나사송곳gimlet으로 구멍을 뚫 는 것처럼 구멍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wabe’는 해시계 근처의 잔디밭 일 것 같은데, 그렇죠?” 앨리스는 자신의 머리가 이렇게 좋은가 스스로 놀라며 말했다. “물론 그렇다. 그것이 그 앞에 before, 그리고 그 뒤에 behind 걸쳐 멀리 펼쳐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그리고 그 양옆으로 멀리 펼쳐져 있겠죠”

엘리스가 덧붙여 말했다. “정말 그렇다. 자, 이제 ‘mimsy’는 약하고 flimsy 불쌍하 다는 miserable 뜻이다(또 하나의 합성어이다). 그리고 ‘borogove’는 마치 자루걸 레처럼 그 깃털이 사방으로 뻗쳐 있는 작고 초라한 모양의 새이다” “그러면

‘mome raths’는요?” 앨리스가 말했다. “너무 귀찮게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자, ‘rath’는 일종의 초록색 돼지이다. 그러나 ‘mome’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잘모 르겠다. 아마도 ‘from home’이 축약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집을 읽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면 ‘outgrabe’는 무슨 뜻이지요?” “글세, ‘outgrbe’는 고함치 는 것과 휘파람 부는 것의 중간인데, 그 중간에 재채기가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 나 아마도 너는 저기 숲에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고, 한번 들으면 무엇 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이 어려운 말들을 너에게 반복해서 들려 주었니?” “책에서 읽었어요” 앨리스가 말했다.2)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 언어에서 교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다음과 같은 광 고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인터넷언어교정필요사진

통신어가 초래한 이러한 신조어 현상은 서양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영국의 ‘런던 타임즈’에 난 기사를 다시 실었다: 영국 의 한 소녀가 여름방학이 끝난 후 학교에 작문숙제를 냈다. “My smmr hols wr CWOT. B4, we used 2 go 2 NY 2C my bro. ILNY, it‘s a gr8 plc.” 이 러한 소녀의 작문을 선생님은 해독할 수가 없었지만, 소녀는 이것을 평범한 영어로 번역했다. “My summer holidays were a complete waste of time.

Before, we used to go to New York to see my brother. I love New York.

It’s a great place.”

3)

이것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내 여름방학은 완전한 시 간낭비였다. ... 예전에, 우리는 오빠를 만나러 뉴욕에 가곤 했다. 나는 뉴욕 을 좋아한다. 뉴욕은 대단한 곳이다.” BBC는 영국의 초등학생이 쓴 에세이

2) 밀러 (1998: 147)에서 재인용.

3) 슈피겔 온라인 (2003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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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나오는 b4(before), gr8(great)와 같은 숫자를 포함한 낱말의 축약사례와 함께, 대학생들이 ‘햄릿’의 그 유명한 경구인 “To be or not to be; that's the question”을 “2b or not 2be that's”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 며 (Wating for Godot)”를 “w8ing 4 go.”로 줄여 쓰고 있다고 전하며, 옥스 퍼드대출판부는 B4(Before), HAND(Have a Nice Day), TX(Thanks)를 영어 로 받아들였고, 기쁘다는 뜻의 :-), 우울하다는 뜻의 :-(, 놀랍다는 뜻의 :-O 등의 감정부호도 사전에 올렸다고 전한다. 또한 미국에서도 “나 어제 스쿠글 에서 스크린서킹(screensucking, 스크린 빨아들이기)했어(구글로 동창생 근황 검색하다가 시간 낭비했어)”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다음의 블랭 (blang: web language)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전한다. 왜냐하면 다음 낱말 들이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는 블랭의 사례들이기 때문이다.

스쿠글(Schoogle): School(학교)+Google(구글). 구글검색으로 동창찾기

사이버모먼트(Cybermoment): 한쪽이 메신저를 끈 것도 모르고 다른 쪽이 계속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유너메일러(Unamailer): 단답식으로 e메일 답장을 보내는 사람

셀로페인(Cellopain): Cellula(휴대전화)+Pain(골칫거리).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휴대 전화 통화하는 사람

텔앰니지아(Telamnesia): Tel(전화)+Amnesia(기억상실증). 휴대전화 단축번호에 저장된 사람에게만 전화하는 증상

캐피털리아(Capitalia): 영어 대문자로만 메시지를 보내는 증상

EMV(E-Mail Voice): 혼자 e메일을 읽을 때 낮게 모노톤으로 내는 목소리 침핑(Chimping): 침팬지처럼 등을 구부리고 남모르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보내 기.

이러한 신조어들은 변방의 세계에서 힘을 축적하여, 이제 주류들의 세계 즉 제도권의 세계로 진입을 시도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마우스 포테이토 구 글링하기”라는 신문기사의 제목을 보고도 꿈쩍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정말 이지, ‘마우스 포테이토 Mouse Potato’가 무슨 뜻인지 모르면 ‘구글링 Googling’하라. 그래도 모르겠으면, 최근의 신조어 100여개가 실려 있는 2006 년판 ‘메리엄 웹스터 대학생 사전’에서 찾아보라. 우리는 ‘구글링’과 함께 다 음과 같은 여러 가지 새로운 낱말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

Labelmate [라벨메이트] 같은 회사에서 음반을 낸 동료 가수 또는 음악가.

Mouse Potato [마우스 포테이토]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 Ringtone [링톤] 휴대전화 벨소리

Aquascape [아쿠아스케이프] 분수, 연못 등이 있는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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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Messaging [텍스트 메시징] 휴대전화로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것 Gigong [기공] 중국의 전통 호흡 및 명상법

Agritourism [아그리투어리즘] 농촌을 둘러보면 농사도 짓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 Big Box [빅 박스] 큰 상자 모양으로 설계된 체인 상점

Supersize [수퍼사이즈] 초대형

Sandwich Generation [샌드위치 제너레이션] 자식 교육과 노부모 부양까지 책임 지게 된 중년세대

Drama Queen [드라마 퀸]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과장되게 행동하는 여성 Manga [망가] 일본만화

Soul Patch [솔 패치] 입술 밑에 기르는 수염

Spy ware [스파이 웨어] 컴퓨터에 숨어 개인 정보를 빼내는 소프트웨어 Bird Flu [버드플루] 조류독감

Biodiesel [바이오 디젤] 식물성 원료

Saladent [셀러던트] 직장생활 틈틈이 공부병행

이제 서양의 젊은 세대들은 “Mcjob을 하는 한 전직 dot-commer가 head-banger를 들으며 longneck과 Franken food를 사기 위해 마지막 남은 dead president를 세어보고 있다”라는 문장을 “전망이 없는 저임금 노동을 하는 한 전직 인터넷 종사자가 하드록을 들으며 병맥주와 유전자변형식품을 사기 위해 마지막 남은 지폐를 세어보고 있다”라는 문장을 천연덕스럽게 구 사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소규모 그룹에서 사용되던 낱말이 사전에 등제되 려면 수십 년 동안 심한 경쟁을 뚫은 것에 비하면 요즈음은 불과 수년의 시 간밖에 필요하지 않다. 어쩌면 네티즌이 우리사회의 임계질량을 넘어서면서 주류의 글쓰기까지 바꾸어 놓을 태세다.

4)

그러나 낮선 통신어의 사용은 기억의 창고에 저장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은 다음에 의해서 증거 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신조어나 외계어 등을 광고에 서 사용하는 것이 모험을 동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단어우선효과”

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 전에 미국 심리학의 선구자 인 캐텔J. M. Catell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발견을 하였다. 글자들은 그것 들이 단어를 구성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잘 지각된다. 그는 마구잡 이 순서의 글자들을 짧은 단어들과 비교하여 글자들을 올바로 지각하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을 측정하였다. 4-5개의 무작위 글자들이 지각될 만큼 의 짧은 시간에, 전체적으로는 5개 이상의 글자를 구성하는 2-3개의 짧은 단 어를 읽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9개 글자들 ‘PONHGTAEW’는 단어의 연속

4) 핵분열 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한의 질량을 임계질량이라고 한다. 아무리 강력한 물질이라 해 도, 최소한의 물리적 양이 되어야 자신을 포함한 주변 환경을 바꿀 수 있다. 임계질량을 넘어서면 핵반응 과 정을 스스로 진행된다. 사회적 현상도 예외가 아니다.

(6)

으로 제시된 ‘POG HAT NEW’보다 훨씬 지각하기 힘들다. 즉 단어들은 글 자의 연속체가 아닌 개별적 단위로 지각된다. 이러한 현상을 적절하게 설명 할 수 있는 것은 훗날의 확률이론에서 나왔다. 확률적 관점에서 씌어진 단어 는 매우 잉여적이다. 다시 말해서 9개의 글자들이 무작위로 나타날 때의 선 택적 정보량은 그것들이 일상적인 단어를 이룰 때에 비해 훨씬 많다. 두 가 지 경우 모두 동일한 속도로 선택적인 시각 정보가 처리된다고 가정한다면, 단어를 이루는 글자들이 (정보량이 적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빨리 지각된다. 캐텔의 피험자들은 글자들이 단어 속에 있을 때 그것들을 추측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설명 방법의 실 험적으로 증명한 것은 20년이 지난 후 심리학자 레이처G. M. Reicher였다.

그는 추측의 효과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피험자는 순간적으로 제시되는 문자 열을 보고 그 열의 마지막 글자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 예를 들어, ‘HEAR’라 는 문자열이 순간적으로 제시되고, 피험자는 그 마지막 글자가 D였는지 혹 은 R이었는지 질문을 받는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영어의 단어를 구성하므로 추측만으로 대답할 수 없다. 비교를 위해서 다른 피험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 자열을 순간적으로 보게 된다. ‘AEHR’. 그리고 역시 마지막 글자가 D였는지 R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된다. 분명히 추측이 있을 수 없다. 두 경우 모두 영어의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캐텔의 실험에서 나타난 현상이 추측에 의한 것이라면, 맥락의 도움을 줄 수 없는 이 실험에서 그 현상이 사 라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 현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마지막 글자를 올 바로 보고하는 비율이 단어의 경우 현저하게 높다. 사실상 마지막 글자가 단 어 속에 있을 때가 홀로 있을 때보다 인식률이 높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심 리언어학자들은 ‘단어우선효과(word-superiority effect)’라고 부른다.

5)

중외제약 화콜사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외제약 화콜에서 이러한 통신언어를 사용했다는 것은 광고효과를 내기위한 ‘이목집중의 원칙’이나 ‘독창성의 원칙’을 우선했기 때문 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위와 같은 경우에는 ‘이목집중의 원칙’이나 ‘독창성의 원칙’이 ‘단어우선효과’현상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광고전문가 들이 이러한 원칙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오래전에 간파하고 AIDA원칙 (attention 주의, interest 흥미, desire 욕구, action 구매)을 상정했는데, 여기 서도 이목집중의 원칙이 가장 앞에 위치하고 있지 않은가?

5) 밀러 (1998: 156이하)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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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카피의 AIDMA원칙: 광고카피의 원칙

1) 주목(Attention)

광고의 시각적 요소들과 관련하여 헤드라인이 담당하는 일은 주의를 끄는 일이 다. 헤드라인에 제시된 강력한 메시지(주로 소비자의 편익)는 구매자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상품과 카피의 연관성이 적고 단순한 주의를 끌려는 속임수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2) 흥미(Interest)

광고 카피라이터는 광고주의 관점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품이 주는 편익보다 명료화, 정교화 시키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3) 욕망(Desire)

일단 소비자가 광고에 흥미를 갖게 되면, 그 카피는 상품이나 서비스, 혹은 아이 디어에 대한 욕구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어떠한 편 익을 얻게 되며 광고에서의 주장들이 왜 타당한가를 제시해야 한다.

4) 기억(Memory)

회사명, 상품명을 식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보통 회사명이나 상품명은 헤드라인 의 시야에서 3인치 이내에 넣는다. 그리고 상품을 연상시킬 수 있게 해야 한다.

5) 행위(Action)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여 실제로 상품을 구입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고 통신어의 또 다른 긍정적인 면은 입말 글말의 탈경계화와 관련지을 때 생겨날 수 있다. 왜냐하면 통신언어는 기본적으로 입말과 글말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말, 글말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 을 번역학자 이윤기는 이미 알고 있다.

무슨 무슨 상 시상식장이나 기념식장 갈 때마다 경험한다. 이런 예식에서 축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적다. 축사는 지위 높은 사람에게 차례가 가는 것이 보통인 데 그런 자리에 독창적인 인간이 않을 확률은 매우 낮다. 높은 사람들에게 미안 하지만 이건 ‘피터의 법칙’이라는 것이지 내말이 아니다. 그래서 독창적인 축사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나마나, 들으나마나다. 문제는 시상식일 경 우, 수상자의 수상소감이다. 담담하게 소감을 말하면 좋을 텐데 대개는 저고리 안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 꺼내어 읽는다. 자신의 발언이 공식화하는 것을 의식하거 나, 어디엔가 게재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 터이다. 말하는 것과 글을 읽는 것이 달라서 그럴 테지만 글말로 된 수상소감은 아무 울림도 지어내지 못한 다. 어째서? 관념어로 꽉 짜인, 줄줄이 복문장(複文章)이다. 듣기에 너무 어려운 그 소감은 ‘읽는 말’ ‘눈의 말’ 글말이다. 하객이 기다리는 것은 ‘듣는 말’ ‘귀의 말’ 입말이다. 그러니까 수상자는 귀의 말인 입말을 기다리던 청중에게 눈의 말인 글말을 들려주고는 총총히 연단을 떠나버리는 것이다. 말하는 사람, 글 쓰는 사람 이 갖춰야 할 중요한 기본기가 무엇인가? 그 중 하나가 바로 발화(發話) 상황에

(8)

대한 정교한 대응감각인데 그게 없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가 진 나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쓰면 초단은 될 거예요”라고 대답한 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되지 않아 초보자의 입단은 번번이 좌절되고 만다. 왜 못 할까? 유식해 보이고 싶어서 폼나는 어휘를 고르다가,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말 장난하다가 글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의 끈을 놓쳐 버리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오르는 글들이 우리말을 파괴한다고 걱정들이 태산이다. 그런 측면이 없지 않지만 나는 긍정적인 측면을 주목한다. 많은 사람들이 엄숙주의의 굴레를 벗고 청산유수로 글을 토해낸다. 정말 잘 읽힌다. 화가가 쓴 글, 가수가 쓴 글이 인문학자가 쓴 글보다 훨씬 부드럽고 정교한 경우를 자주본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가? 나는 문어가 구어화하고 있는 것을 주목한다. 많은 사람들은 e-메일을 쓴다는 기분으로 쓰지 않고 말한다는 기분으로 쓴다. 그래서 쓴다는 강박관념, 곧 생각의 흘게가 풀리면서 말이 술술 나오는 것 같다.

우리 말은, 우리 문학은 그쪽으로 가파르게 기울고 있는 것 같다. 김화영 교수가 쓴,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의 짧은 글들을 기억하시는지. 이 근엄한 문학평론 가가 쓴, 내가 소설에다 실험하고 싶어 하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을 기억하시는지.

“야, 요거 참 삼삼한 시네. 그런데 왜 삼삼하냐고 누가 물으면 뺨 맞은 듯 깜빡, 몰라져 버리네.” “여기까지는 어떻게 시인의 흉내를 내겠는데...야, 단수 한번 높 구나.” “그러니까 무슨 분위기 좋은 찾집 같은 데 남녀가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 단 말이지...농담 따먹기만 하고 있단 말이지...그만 앞에 놓인 찾잔을 엎질렀단 말 이지...그런데 정적 쏟아진 것은 이쪽 마음이다 이거지....”6)

자, 이제 당신은 신세대를 이해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이제 신세대들의 “님의 침묵”의 통신어버전을 보면서 웃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들은 원문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변형시켜 이해하고 있기 때 문이다.

님의 침묵 님아 잠수?

한용운 용우니

님은 갔습니다. 님아 가써염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헐 ~~~♡하는 니마가 가써염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퍼시시한 산빛 쌩까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행해 난 당근 지름길루 걸어서

떨치고 갔습니다. 씨버버리고 가써염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빤짝 꽃가치 때꽁하고 빛나던 옛 맹세넌 차디찬 티끌이 되어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미풍에 20000 해써염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날카론 첫 뻐뻐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내 팔자 도움말 캡숑 바꺼놓코 6) 이윤기 (2002).

(9)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뒤달리기로 뗘 뗘 뗘 버려써여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지는 여 냄새 쌈박한 니마의 말빨에 뻑가구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꽃가튼 니마의 얼굴땜시 -///- (손모양) 이랬져

(중략) (잠쉬)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우리는 벙개때 찌져지는걸 시러하는거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처럼 찌져질 때 다시 벙개칠걸

믿습니다 미더염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흐미~~ 니마는 빠이해찌만 지는 니마를

아니하였습니다. 열라잡거이써여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내 소리 카바 못하넌 러부송은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니마의 잠수에 다굴 포즈로 도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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