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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 가는 또 다른 길’. 2014년 후난위성TV에서 방영한 ‘상애십년’이라는 중국 청춘드라마의 영문 부제다. 드라마는 부를 쫓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을 담아냈다. 배경인 90년대 선전은 주인공의 미래 를 개척하는 최전선으로 그려진다. 실제 선전은 젊은 도시다. 평균연령이 33세에 불과하다. 대부분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서 온 이방인의 도시다. 현재 선전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천국으로 가는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본래 선전은 ‘지옥의 땅’이었다. 오랜 기근으로 먹을 게 없어 가난에 지친 젊은이들이 선전을 통해 홍 콩으로 떠났다. 강을 건너 밀입국을 시도한 사람이 연간 12만 명에 달했다. 기록된 숫자일 뿐 실제는 더 많았다. 강을 건너며 많은 사람이 익사하거나 군인의 총에 맞아 죽었고, 시체를 수습하는 사람만 200명 에 달했다. 당시 선전을 노래한 민요는 “다들 홍콩으로 도망가 열 채 중 아홉 채는 집이 비었고, 노인과 아이만 남았다.”라고 전한다.
과거에 비춰 현재를 보면 선전의 미래는 밝다. 1979년 3만 명에 불과했던 인구는 현재 2천만 명을 넘 어 600배 이상 증가했고, 경제규모는 326억 원에서 405조 원으로 1만 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에는 홍콩 의 경제규모를 처음으로 앞질러, 아시아의 5대 도시로 발돋움했다. 개혁개방 4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중 국 젊은이들이 등을 돌리던 ‘지옥의 땅’에서, 전세계 청년들이 ‘선전드림’을 꿈꾸며 몰려드는 ‘기회의 땅’
으로, 천지개벽을 이뤘다.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헥스’(HAX)는, 2012년 선전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세계적인 창업 지 원기관이 잘 나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본사를 이전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다음은 ‘개혁개방 1 번지’에서 ‘세계의 산자이(짝퉁) 공장’으로, ‘창업의 천국’에서 ‘혁신의 성지’로, 이제는 나아가 ‘4차 산업혁 명의 허브’를 꿈꾸는 선전의 혁신 DNA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혁신 DNA에 대하여
김형철│국토연구원 연구원([email protected])
꽃보다 사람, 첫째·둘째·셋째도 ‘인재’
선전시에는 특별한 공원이 있다. 선전에서도 가장 부촌인 난산구에 위치한 ‘선전인재공원’이다. ‘선전의 기적’을 일군 56인의 인물을 기리기 위해 그들의 얼굴과 이름을 나무기둥에 새겨놓았다. 선전 개발의 주 역인 ‘자오상그룹’의 위안겅 회장부터, 한국인으로서 로봇기업을 창업한 ‘중커더루이’의 한창수 교수까 지, 혁신에 기여한 사람이면 국적에 관계없이 기둥을 세웠다. 인재를 소중히 생각하는 선전의 문화를 단 적으로 보여준다.
선전은 인재를 ‘혁신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인재유치에 사활을 걸고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대학과 연구소를 유치하여 주요 혁신원으로 키우고 있다. 인재유치를 위해 생활 보조금 · 주택구매 · 거주자격 등에 다양한 혜택을 준다. 생활보조금은 초기 정착금이다. 선전으로 이주 하는 청년에게 학력에 따라 대졸자 1만 5천, 석사 2만 5천, 박사 3만 위안을 조건 없이 지급한다. 2011년 부터는 ‘공작계획’을 수립해 해외 인재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선전시는 인재유치를 위해 주택 정책도 활용한다. 저소득층에게 공급하는 임대주택과는 별도로 청년에게 공급하는 ‘인재주택’을 공급한다. 심사 를 통해 값싼 임대료로 최대 10년까지 임대해주는데, 현재 40만 호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인재유치를 위 해 거주자격도 완화해준다. 중국은 아직 호적을 통해 거주자격을 부여하는데, 선전시는 대졸자에게 자 격을 부여해왔지만 최근 이를 확대해 직장인, 해외유학생, 박사 후 연구원과 그 가족들도 호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선전시는 인재양성과 연구역량 증진을 위해 대학교와 연구기관 유치에 힘써왔다. 2002년 베이징 대 · 칭화대 · 하얼빈공대와 공동으로 ‘선전대학타운’을 설립해 중국 최상위 대학들의 분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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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학타운 내에 국가핵심연구시 설 1개소, 국가공학연구센터 2개소, 교 육부의 엔지니어링 연구센터 1개소, 광 동성의 주요 실험실 1개소, 시립연구소 10개소를 유치해 연구개발에 큰 시너 지 효과를 내고 있다. 선전대학타운은 선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자원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선전의 평균연령은 33세, 이방인 의 비율은 90% 이상으로 젊고 개방 적인 도시다.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 어 청년인재 유치에 공을 들인 결과 다. 2017년 한 해에만 선전시로 유입 된 인재가 23만 명에 달한다. 이 중
10만 명은 대학졸업 예정자로, 평균연령은 27세에 불과하다. 젊고 유능한 인재가 몰리면서 선전은 ‘창 업의 천국’으로 거듭났다. 하루 평균 1500건의 창업이 이뤄지고, 50건의 특허가 쏟아진다. 중국 전문 가들은 선전시의 인재양성 정책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의 성지’로 거듭난 원동력으로 평가한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OK
2016년 8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일부개정안인 ‘액셀러레이터법’이 시행됐다. 액셀러레이터는 가속 장치에서 따온 말이다. 우리말로는 ‘창업기획자’라 부른다. 경험이 부족한 초기창업자가 실패하지 않고 성공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가속페달을 밟아주는 역할을 한다. 창업기획부터 디자인 · 제품제작 · 판 로개척 · 마케팅까지 초기창업자의 성장과정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을 지원한다. 액셀러레이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됐다. 2005년 설립한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헥스’는 2012년 선전시의 화창베이로 본사를 이전했다. 파격적인 결정 이었다. 그러나 헥스 최고경영자는 선전시의 창업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임을 치켜세우고 그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선전의 하드웨어 생태계 근원은 1982년 조성되기 시작한 ‘화창베이’다. 용산 전자상가와 같은 중대형 건물이 40개 이상 집적돼 있다. 300여 m 길이의 메인거리 ‘상예제’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완제품을 판매 하는 전자상가 건물이, 오른쪽에는 각종 전자부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입지해 있다. 초창기에는 ‘세계 의 공장’이라 불리며, ‘산자이 공장’이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부품을 조달하는 혁신의 근
<그림 2> 선전시 창업지도
자료: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 (2019년 8월 14일 검색).
선전시가 ‘창업의 천국’으로 성장한 데에는 무엇보다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컸다. ‘대중창업 만민혁 신’의 슬로건 아래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과 맞춰 2015년부터 창업 지원기관의 창업 붐이 일어났다.
현재 선전에는 총 500개가 넘는 창업 지원기관이 있다. 2천만 명의 인구수를 감안해도 많은 숫자다. ‘액 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선전의 토종 액셀러레이터는 대공방 · 잉단 · 중창공간 등이다. 이 중 대공방은 한국 매체에 도 많이 소개된 하드웨어 전문 창업 지원기관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주는 공간’이란 목표 로 2013년 설립됐다. 국가에서 공인한 30개 기관 중 하나로서, 중소 · 벤처 기업 장외거래시장에 상장된 민간기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정부지원이 없었지만, 2016년부터 매년 100만에서 200만 위안까지 지원 받고 있다.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심천시와 보안구청도 지원하고 있다. 선전시에만 여섯 개의 공방을 두 고 있으며, 기술팀과 디자인팀으로 분리돼 있다. 하드웨어 부문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대공방에 소속 된 기술팀은 20명 정도다. 여섯 개 공방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는 200명이 넘는데, 대공방 소속은 아니 고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디자인이 필요할 때, 외주를 주는 형태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산업디자 인을 전공했고, 일부 디자이너 중에는 이탈리아 출신도 있다.
대공방은 창업공간 · 연구개발시스템 · 공급체인을 공유해 수익을 창출하고, 상품화가 성공했을 때 이 익을 공유한다. 수익모델은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로 서비스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워크스페이스 임대료, 연구개발서비스 비용, 크라우드 펀딩 수수료, 자금융자 수수료로 수익을 내거나, 둘째, 수수료 를 받지 않고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공방이 프로젝트에 현금을 직접투자하면서 지분을 확보하기도 한다. 초기 창업자와 처음 계약할 때에 수수료를 받을지,지분을 투자할지에 대해 심 사하고 결정한다.
<그림 3> 대공방의 ‘젊은’ 직원들 <그림 4> 대공방의 시제품 제작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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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의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대공방(大公坊)의 딩춘파 대표는 선전시가 ‘혁신의 성지’로 거 듭난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생태계’ 덕분이라고 봤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세계 어느 곳 보다 빠르게,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선전에서 제품을 만드는 비용이 1이라면, 서 울은 3~5, 실리콘밸리는 5~8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선전은 이미 동양의 실리콘밸리다. 액셀러레이터란 개념을 태동시킨 미국을 넘어서고 있다. ‘2018 국 제전자제품박람회’ 참여기업 중, 중국기업은 1400개에 육박했으며, 500개 이상이 선전에서 왔다. 유니 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수는 글로벌 스타트업의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 기준으로 미국을 넘어섰다. 실리콘밸리를 제압하는 분위기다. 세계시장을 선도 하는 DJI · 텐센트 · 화웨이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선전에서 태어났으며, 제2의 텐센트를 꿈꾸는 수많은 초 기창업자가 지금도 선전에서 열을 올리고 있다.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클러스터, 이제는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
선전은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도시로 홍콩과 맞닿아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이 경제특 구를 지정해 계획도시로 개발했다. 선전은 개혁개방의 실험장이었다. 자본주의 시장을 경험하고 있던 홍콩을 모델 삼아 대외개방의 창을 세계를 향해 처음 열었다.
당시 선전을 방문한 덩샤오핑은 동남쪽 홍콩을 바라보며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니 눈에 봄이 가 득하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미래를 향한 덩샤오핑의 포석이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덩샤오핑의 예 상은 적중했다. 주강삼각지대(홍콩 · 마카오 · 선전)의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광둥성의 값싼 노동력과 홍콩 · 마카오의 자본이 만나 사흘에 빌딩 한 층을 올리는 ‘선전속도’라는 말까지 만들며, 빠 르게 성장한다.
선전경제특구의 대성공을 마주한 지금, 중국 정부는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특구 속의 특 구 ‘치엔하이’ 개발과 연안경제권 ‘웨강아오 대만구’ 계획이다.
치엔하이는 선전시 서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홍콩 · 선전의 국제공항과 가까운 지역이다. 중국내륙 의 자본시장 개방을 위한 전진기지인 ‘국제금융허브’로 육성하고 있다.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조세혜 택을 부여해 금융업 · 물류업 · 첨단서비스업 부문 10만여 기업이 치엔하이에 등록하는 기록을 세워 성 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개혁과 개방으로 성공한 특구 안에 더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특구 속의 특 구’를 만들고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광둥성 · 홍콩 · 마카오를 단일 경제권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이다. 총면적은 5만 6500㎢, 인구 7천여만 명, 경제규모는 1600조 원에 달한다.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연결하는 해상대 교와 광저우-선전-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완공해 전 지역이 1일 생활권이 됐다. 광둥성 아홉 개 도시를 연결하는 경전철도 공사 중에 있다. 미국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는 대만구의 연안경제권
으로 전망했다.
선전은 제조업과 수출산업을 기반으 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수행하며, 제 조 인프라와 노하우를 축적했다. 화웨 이 · 텐센트 · BYD · DJI 등의 혁신기업 이 등장했고, 인재와 자본이 몰려들어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또 다른 혁신을 만들고 있다. 최적의 입지에 수많은 인 재를 끌어들이고, 수많은 창업 지원기 관을 통해 무궁무진한 특허를 양산하고 있다. 부품 확보부터 제품생산, 해외수 출까지 견고한 가치사슬을 구축했다.
이러한 ‘선전식 제조업 클러스터’는 대만구 프로젝트의 완성과 함께 ‘첨단 제조업 생태계’로 꽃을 피울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지역으로서, 동남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향하는 요충지에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성공 여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료: https://www.bbc.com/news/business-47287387 (2019년 8월 21일 검색).
Hong Kong - Zhuhai - Macau bridge Shenzhen - Zhongshan brige (under construction) Humen Perl River bridge High speed rail link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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