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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시론
공학 분야에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DT)이란 용어가 명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부터이지만, DT의 개념은 오래전부터 여러 전문분야에 서 적용되고 있었다. DT 개념을 적용한 대표적 사례는 1970년 NASA의 아폴로 13호가 달 탐사 임무수행 시 적용한 실제 우주선과 우주선 시뮬레이터의 페어링 (pairing) 운용기술이다. 이 기술로 당시 우주선의 고장 관련 실시간 데이터를 달에 위치한 우주선으로부터 통신 수단을 통해 지상에 위치한 시뮬레이터에 입력한 후, 시뮬레이터 가상실험을 통해 우주선 고장원인 규명과 정상동작 복구방법을 찾아 낼 수 있었다. 디지털트윈 용어의 명시적 사용은 제품수명관리(Product Lifecycle Management: PLM) 연구자인 미시간대학의 마이클 그리브스(Michael Grieves) 교수 연구팀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브스 교수는 2001년 ‘Conceptual Ideal for PLM’이란 개념적 모델을 제안한 후 2011년에는 이를 획기적으로 확장한 Virtual Perfect를 발표하였고, Information Mirroring Model을 거쳐 디지털트윈으로 부 르기 시작하였다.
디지털트윈은 물리적 자산, 프로세스 및 시스템에 대한 복제본으로 정의되며, 복 제본이란 대상체계의 운용데이터, 지형 · 공간 · 형상정보 및 동작 · 운용법(규)칙을 디지털화하여 컴퓨터 속에 저장해 놓은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트윈 구축대상이 되 는 시스템(체계)의 구성요소에는 자산 · 제품(products), 사람(people) 및 운용프 로세스(processes)가 포함된다. 시스템의 예로는 제품만으로 구성된 자동차, 사람 과 운용프로세스로 구성된 도시발전위원회 그리고 자산(댐 등), 사람(국민), 운용 프로세스(국토관리규정) 모두를 포함한 국토 등이 있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시스템 (Physical Twin: PT)의 전 수명주기(life cycle, 설계, 구현, 검증, 유지 보수, 폐기) 동안 PT와 연동 운영함으로써, 앞서 소개된 아폴로 13호 사례에서 보듯이 PT 혹은 DT 단독으로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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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곤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 (tkim0303@kaist.ac.kr)
디지털트윈의 개념과
국토 디지털트윈 실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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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트윈의 구축목적은 대상이 되는 실체계와 디지털트윈을 연동 운용하여 실체계 관련 이해당 사자에게 지혜 수준의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도구 및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 관점에서 디지털트윈의 역할은 실체계에서 수집한 실제 데이터와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으로 얻어진 가상데이터의 융합을 통하여 실제 시스템 관련 문제 해결에 유용한 융합 빅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다. 융합 빅데이터는 AI와 통계, 공학분석 도구들을 이용하여 실세계의 구성 요소인 자산, 사람, 운용프로세스의 다양한 결합에 대한 분석 · 예측 및 체계 운용의 최적 대안(최적 화)을 찾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융합 빅데이터는 실세계를 가상환경에서 현실감 있게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 장치와 VR · AR · XR 관련 ICT 기술의 융합을 통해 오락, 관광, 교육훈련, 장 비 · 자산의 수명진단 등에 활용될 수도 있다.
디지털트윈의 구성요소는 실체계의 운용데이터, 공간 · 형상정보 및 실체계에 포함된 객체들의 행 위 모델 등 세 가지이며, 운용데이터는 실체계에 설치된 IoT 장비에서 획득할 수 있다. 공간 · 형상 정보는 서비스 목적에 따라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혹은 3D CAD 중 한 가지 이상을 결합하여 사용한다. 객체행위 모델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상실험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사용하지만, 서비스 목적에 따라서는 운용데이터를 학습한 데 이터 모델을 사용할 수도 있다. 구성요소 중 일부만을 사용한 디지털트윈은 나머지 구성요소를 사용 하지 않음으로 인한 한계점에 봉착하게 된다. 예를 들면, 실체계 운용데이터 복제만으로 구성된 IoT 기반 디지털트윈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는 있지만, 실체계를 시각화한 지형 · 공간상에 데이터 를 표출할 수 없으며, 실체계와는 다른 가상데이터를 입력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없다. 마찬가지 로, 지형 · 공간정보만으로 구성된 디지털트윈은 실체계에서 일어나는 지형 · 공간정보의 변화를 실시 간으로 반영할 수 없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한 실체계의 현상분석 및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
디지털트윈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데에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하여 개발할 수 있는 한 개 의 통합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트윈의 특성상 독립적인 플랫폼을 사용하여 각각 의 구성요소를 개발한 후, 이들을 연동하여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디지털 트윈의 개발목적에 맞게 운용데이터를 수집하는 IoT 플랫폼, 지형 ·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지형 · 공 간정보 플랫폼 및 모델링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이용하여 각 구성요소를 개발한다. 다음으로, 개발된 세 가지 구성요소를 실행하는 플랫폼들을 연동 운용하는 PoP(Platform of Platforms) 구조를 사용 할 수 있다. PoP 구조는 디지털트윈의 목적에 부합되는 모든 디지털트윈을 개발 · 운용할 수 있는 플 랫폼으로서, 신뢰성과 경제적(개발기간 및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구조이다. PoP 구조를 사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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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서비스 관점에서 디지털트윈의 역할은 실체계에서 수집한 실제 데이터와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으로 얻어진 가상데이터의 융합을 통하여 실제 시스템 관련 문제 해결에 유용한 융합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다.
제474호 2021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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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플랫폼들 사이의 연동을 위한 데이터 모델과 API의 국제적인 표준화가 요구된다. 데이터 모델 의 표준은 대상 시스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한 예로 스마트시티를 대상으로 표준 데이터 모델 (ISO/IEC 30182 - “Smart city concept model – Guideline for establishing a model for data interoperability”)의 1차 버전이 2017년에 발표된 바 있다.
디지털트윈의 활용 분야는 분석, 예측, 최적화 대상이 되는 모든 시스템이다. 디지털트윈은 산 업(제조, 생산, 물류, 식물공장 등), 공공분야(교통, 환경, 금융 등), 의료(진단, 인공장기, 가상수술 등), 재난안전(안전점검, 피해분석, 대피훈련 등), 국방(군사훈련, 국방분석, 무기체계 획득 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당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으며, 현재까지는 빅데이터가 디지털트윈 구축 및 진화 학습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래에는 디지털트윈이 빅데이터 생성 및 데이터 부가가치 창출 수단으로 입증됨에 따라 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게 될 것이다. 현재 디지털트윈은 안정성에 부담이 적고 가시적 성공사례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SOC(도 로, 철도, 항만, 공항, 등)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기술 성숙도가 높아지고 안정성이 보장되면 자율주행, 의료 · 인공장기, 식물공장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트윈의 개념적 수준 이해에 머무는 현재 단계에서 국토 디지털트윈을 포함한 디지털 트윈 기술개발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아래와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 요하다. 첫째로 디지털트윈 기술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트윈 맞춤형 ICT + OT(Operational Technology, 운용기술) 융합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환경 구축, 공공 디지털 트윈(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구축 및 개방, 안전 · 보안 관련 규정 제정, 표준화 및 인증체계 구 축 등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트윈 개발 · 운용 및 활용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디 지털트윈 활용기술(AI, VR · AR, CPS 등)과 연계 연구, 디지털트윈 개발 · 운용 플랫폼의 기능 · 구 조의 정의 및 구축, 그리고 디지털트윈 개방 및 응용 분야별 활용기술 로드맵 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디지털트윈 생태계 조성 및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세부사항으로는 산업 · 공 공 · 의료 · 재난 · 국방 등 범국가적 활용 촉진, 디지털트윈 기술 도전을 위한 펀드 확대, 사업화 지원 및 디지털트윈 산업 연구단지 조성 그리고 산업용 디지털트윈 구축 및 유통이 필요하다.
국토 디지털트윈은 국토가 대상인 디지털트윈으로, 국토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에게 다양한 문제 해결책과 혁신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스마트국토’의 초석이 될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산 · 학 · 연 · 관 의 힘과 지혜를 모아 국토 디지털트윈 개발을 선도하여 스마트국토를 실현함으로써 국가발전과 국민 행복 추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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