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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직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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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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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5.3. 화자와 배경

화자와 배경과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화자(그리고 아마 다른 대화참여자들)와 배경 (setting or social activity) 간의 관계는 격식과 비격식의 차이를 들 수 있다.

(70) 한국어: 격식체(해라, 하게, 하오, 하십시오)와 비격식체(해, 해요)

4. 직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직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준, 관점, 방향이 있다.

4.1. 기준

4.1.1. 기준이란?

공간 개념과 그 안에 사람이나 사물의 위치를 기술하는 데에는 기준과 관점이 중요한 역 할을 한다. 위치를 기술할 때의 기준은 항상 대상과 같이 정의된다. 기준은 위치를 정할 때 기초가 되는 것이고, 대상은 위치시켜야 할 사물이다.

(1) ㄱ. 열쇠는 가방 안에 있다.

ㄴ. 빵집은 전철역 앞에 있다.

(1)의 ‘열쇠’와 ‘빵집’은 각각 ‘가방’과 ‘전철역’이라는 기준이 필요하다. (1)에서 ‘가방’과 ‘전 철역’은 기준이며, ‘열쇠’와 ‘빵집’은 대상이다.

기준과 대상은 상호 간에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첫째, 기준은 대상보다는 위치가 좀 더 알려진 실체이다. 그 이유는 대상과 같이 위치가 불분명한 사물은 위치가 좀 더 잘 알려 진 실체를 통해야 위치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ㄱ. 막대기는 집 앞에 있다. / 담배는 소파 왼쪽에 있다. / 책은 책상 위에 있다.

ㄴ. ?집은 막대기 뒤에 있다. / ?소파는 담배 왼쪽에 있다. / *책상은 책 아래 있다.

위치가 분명한 ‘집’, ‘소파’가 기준 역할을 하고 있는 (2ㄱ)이 자연스럽다. (2ㄴ)이 이상한 것 은 위치가 불분명한 막대기, 담배가 기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ㄱ)은 책상이 책의 위치 기술에 기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책상이 책에 비해서 위치가 더 고정적인 것이므로 기 준 역할을 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2ㄴ)은 책이 책상의 위치 기술에서 기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책은 책상에 비해서 위치가 고정적이지 않으므로 기준 역할을 하는 데에 문제 가 있다.

(2)

둘째, 문장 안에서 기준을 차지하는 명사는 부사어의 자리를 차지하고, 대상을 가리키는 명사는 주어의 자리를 차지한다.

(3) ㄱ. 막대기는 집 앞에 있다.

ㄴ. 담배는 소파 왼쪽에 있다.

(3)에서 볼 수 있듯이, 기준인 ‘집’, ‘소파’는 모두 부사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대상인

‘막대기’, ‘담배’는 모두 주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준은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기준이 우선이다. 즉, 우리는 평상시에 객관적인 기준보다 주 관적인 기준에 의존한다. 방향으로 동서남북을 정해 놓았지만 실제로 일상 대화에서는 주관 적인 관점이 위치기술에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4) ㄱ. 남쪽에 사과가 있어. / 동쪽에 있는 나무 좀 봐.

ㄴ. 뒤에 사과가 있어. / 오른쪽에 있는 나무 좀 봐.

(4ㄱ)보다는 (4ㄴ)과 같이 말할 것이다.

4.1.2. 기준의 생략

우리말에서는 위치결정의 기준이 화자인 경우, 대부분 그 기준을 생략한다.

(16) ㄱ. 영희는 앞에 서 있다.

ㄴ. 그것은 200미터 떨어져 있다.

ㄷ. 이화여대는 가깝다.

(16ㄱ)에서 보듯, 우리말에서 [∅+앞]은 대부분 화자가 기준인 직시적 용법으로 쓰인다.

(16ㄴ)의 그것도 기준에 대한 별다른 표시가 없으면 화자에게서 200미터 떨어져 있는 것이 다. (16ㄷ)은 ‘여기에서’가 생략된 것을 볼 수 있다.

투사했을 때, 그 기준과 화자를 동일시할 경우 기준에 해당하는 표현을 생략할 수 있다.

(21) 갑: 나 내일 이화여대에 갔다가 그 다음에 서강대에 가야 돼.

을: 잘 됐네. 서강대는 아주 가까워.

(21)에서처럼 기준이 생략될 수 있다.

4.2. 관점

(3)

관점이란, 화자가 그 사물에 대해 부여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관점은 직시어의 쓰임에 큰 영향을 준다.

(5) ㄱ. 돌이 나무 앞에 있다.

ㄴ. 나무가 돌 앞에 있다.

(5ㄱ)은 왼쪽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발화된 것이고, (5ㄴ)은 오른쪽에서 왼쪽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발화된 것이다.

관점은 위치 기술에 필요하다. 가령, 교실에 선생님이 칠판과 교탁 사이에 서 있는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6) ㄱ. 선생님은 교탁 앞에 계신다.

ㄴ. 선생님은 교탁 뒤에 계신다.

(6ㄱ)은 화자의 관점이 교실 전체를 바라본 것이다. (6ㄴ)은 화자의 관점이 화자(학생)가 앉은 자리에서 바라본 것이다. 이렇듯 관점에 따라서 위치 기술은 다르게 나타난다.

관점은 기준과 대상의 방향에 따라서 나란히꼴 관점과 거울영상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

4.2.1. 나란히꼴관점

나란히꼴 관점은 한 줄로 도열해 있듯이 기준과 대상이 나란히 있는 관점이다. 이렇게 있 으면 기준의 방향과 대상의 내적 방향이 일치하게 된다.

이 관점은 관찰자와 시간축이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있다고 본다. 이에 따르면 사람이 나 아가는 방향으로 시간도 흐르게 되므로, 이때의 “앞”은 “뒤”보다 나중에 오게 된다. 즉, ‘앞’

이 미래가 되고, ‘뒤’가 과거가 된다.

(7) ㄱ. 앞으로 할 일. / 앞일을 몰라.

ㄴ. 뒤로 돌려 봐!

ㄷ. 지난 일은 뒤로 하고 앞으로 잘 하자.

(4)

(7)은 ‘앞’을 ‘향하고 있는 곳’으로 해석한 것이다. 즉, ‘앞’을 미래로 본 것이다. 그래서 ‘뒤’

를 과거로 본 것이다. (7ㄱ)은 ‘앞’을 미래로 본 것이다. (7ㄴ)은 카세트테이프에 관련된 대 화로서, ‘뒤’를 과거로 본 예이다. (7ㄷ)은 ‘앞’을 미래로, ‘뒤’를 과거로 보고 있다.

아래는 나란히꼴 관점에서 본 것이다.

(8) 가구 오른쪽 문: 사용자가 가구를 바라볼 때 오른쪽.

또한 우리는 사진을 볼 때, 흔히 나란히꼴 관점을 반영한다. 사진을 보며 “오른쪽에서 두 번째”라고 할 경우 이는 사진을 보는 사람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4.2.2. 거울영상관점

거울영상관점이란 거울을 보듯이 기준에서 대상을 반대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말한다.

거울 영상 관점을 시간에 적용해 보자. 거울영상 관점에 따르면 화자에게는 마주보고 있는 대상의 앞 방향이 과거가 되고, 뒤 방향이 미래가 된다. 즉, ‘앞’이 과거가 되고, ‘뒤’가 미래 가 된다. 다음의 예들이 시간의 거울영상 관점을 잘 반영한다.

(9) ㄱ. 앞에서 보았듯이 ㄴ. 뒤에서 볼 것이다.

ㄷ. 뒷일을 부탁하네.

ㄹ. 며칠 뒤에 연락하자.

ㅁ. 나는 일을 뒤로 미루었다.

이는 시제와의 연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0) ㄱ. 앞 장에서 *볼/본 ㄴ. 뒷 장에서 볼/*본

프랑스 어에서 기준이나 대상이 되는 실체 중 어느 하나가 내재적인 방향을 지니고 다른 것이 지니지 않을 경우, 당연히 거울영상 관점이 작동한다고 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화자들 도 “거울영상관점”에 따라 시간을 인식한다고 한다.

(11) 모레: the day after tomorrow

(11)에서는 미래를 ‘뒤’로 나타내고 있다.

사물의 ‘오른쪽/왼쪽’은 내적 방향을 지니고 있더라도 관찰자의 관점이 중요하게 개입한다.

관찰자의 관점이 개입하므로 ‘오른쪽/왼쪽’ 방향은 중의성을 지닐 수 있다.

(5)

(12) ㄱ. 가구 오른쪽 문: 가구 자체의 방향을 중심으로 오른쪽.

ㄴ. 프랑스 국회의 우파/좌파: 의장의 관점을 중심으로 배치.

(12)는 ‘거울 영상 관점’에 바탕한 것이다. 실제 프랑스 국회에서는 (12ㄴ)의 거울영상 관점 에 따랐다고 한다.

카세트테이프를 듣다가 방금 들은 노래를 다시 듣고 싶은 경우, 표현을 쓸 수 있다.

(13) 앞으로 돌려 봐!

(13)은 ‘앞’을 ‘차례나 열에서 앞서는 곳’으로 해석한 것이다. ‘앞’을 과거로 본 것이다.

거울 영상 관점은 문맥적 방향에 쓰인다.

(14) 인형은 공 앞에 있다.

(14)에서 기준 ‘공’은 내적인 방향을 지니지 않는다. 이 때 내적인 방향을 지닌 대상 ‘인형’

이 기준에게 거울 영상 관점을 전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공’은 ‘인형’과 가까운 쪽이 앞이 되고, 그 반대편이 뒤가 된다.

4.3. 방향

“공간”은 흔히 3차원의 영역을 말하며, 한 공간 안에서 사물의 움직임 방향은 ‘상하’, ‘좌 우’, ‘앞뒤’의 세 축으로 가능하다. 즉, 공간을 지리적으로 기술할 때 ‘수직 방향’, ‘화자의 정 면 방향’, ‘측면 방향’의 세 가지 방향이 가능하다. 우리말에서 ‘위/아래’, ‘앞/뒤’, ‘오른쪽/왼 쪽’이 각각 이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4.3.1. 내적 방향

어떤 대상이 스스로 방향을 지닐 때, “내적 방향(orientation intrinseque)"을 지닌다고 한 다. 고유의 측면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고유의 방향을 가진 차와 같은 대응물에서 분명하다. 차의 바닥은 차가 뒤집어졌을 때조차도 여전히 바닥이며 그 차의 앞면은 뒷 방향 으로 가고 있을 때조차도 앞면은 불변이다. 그래서 고유의 방향이 있으면 비직시적이고, 고 유의 방향이 없으면 직시적이다.

내적 방향은 인간이나 동물 등에게서는 대부분 ‘이동방향’과 ‘인지방향’이 일치하며, 신체부 위 중 얼굴, 가슴, 무릎 등이 방향에서 “앞”을 정해 주는 부위인 반면에 목덜미나 등은 “뒤”

를 가리키는 부위라고 한다. “이마, 턱, 발가락, 심장”등이 있는 부분은 “긍정적 방향”에 해당 하고, “목덜미, 발뒤꿈치” 등이 있는 부분은 “부정적인 방향”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상이 기준

(6)

의 긍정적인 방향에 있을 때 그것을 ‘앞에 있다.’라고 하고, 대상이 기준의 부정적인 방향에 있을 때 그것을 ‘뒤에 있다.’라고 한다. 위에서 본 “앞”의 정의 중에서 ‘⑤ 신체나 물체의 전 면을 정할 수 있는 경우.’는 내적 방향성을 가리킨다.

(15) ㄱ. 영희는 철수 앞에 있다.

ㄴ. 집 앞에 차가 있다.

(16) ㄱ. 의자가 영희 앞에 있다.

ㄴ. 영희는 의자 앞에 있다.

(15ㄱ)에서 대상 영희는 기준인 철수의 “긍정적 방향”에 있다. 이와 반대로 철수의 “부정적 방향”에 있을 경우, 영희는 철수의 “뒤”에 있는 것이다. (15ㄴ)의 ‘집’은 스스로 방향을 지니 므로 내적 방향을 지닌 것이다. ‘집’은 대문이 있는 쪽이 긍정적 방향인 앞이다. 내적 방향은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16ㄱ)은 ‘영희’가 기준이 되고, (16ㄴ)은 ‘의자’가 기준이 된다.

‘영희’와 ‘의자’ 모두 내적 방향을 지니고 있다.

자동차와 같이 움직이는 물체의 경우 방향은 그 물체의 이동 방향과 관련되어 있다.

(17) 기차 꼬리

공간의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교회, 극장, 교실 등 몇몇 공공장소는 내적 방 향성을 지니며, 각각 교단, 무대, 칠판이 관습적으로 앞쪽을 가리킨다. 그런 공간에서 ‘앞/뒤’

는 그 공간의 방향에 따른다. 일반적으로 선생님이 교실에서 교탁과 칠판 사이에 서 있는 경 우 ‘앞/뒤’는 모두 가능하나, ‘앞’을 사용하는 것은 교실의 내적 방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18) (교실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앞으로 이동!

(19) 선생님이 교탁 앞에 계신다.

(18)을 들은 학생들은 교실 칠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즉, 이때의 ‘앞’의 기준은 발화공 간, 교실의 방향성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9)는 방금 살펴본 교실의 방향성을 기 준으로 할 때 자연스러운 발화체이다.

‘오른쪽/왼쪽’은 내적 방향이 있다. 사전의 정의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 “오른편”의 정의

ㄱ. 프랑스 사전: 관찰자의 심장 부분과 반대되는 편.

ㄴ. 한국 ≪표준국어대사전≫: 북쪽을 향하였을 때의 동쪽과 같은 쪽.

(20)은 사물의 ‘오른쪽/왼쪽’에 고유의 내적 방향이 있음을 보여 준다.

고유한 측면이 있는 것의 방향을 가리킬 때 중의성이 나타난다. 대응물은 앞면, 측면 등과

(7)

같은 고유의 방향이 있는데, 이것들은 내적 방향을 가리키는 비직시적 선택과 화자의 방향을 중심으로 한 직시적 선택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21) 그 고양이는 차 뒤에 있다.

(21)의 그림 A에서는 ‘뒤’를 직시적 용법(즉, 차가 고양이와 화자 사이에 있다.)으로 해석한 것이고, 그림 B는 ‘뒤’를 내적 방향으로 비직시적 용법(즉, 고양이가 본래의 차 뒷부분에 있 다. 그림 B)으로 해석한 것이다.

4.3.2. 문맥적 방향

사물이 내적 방향을 지니지 않는 경우(예: 공, 돌 등) 화자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물을 기준으로 위치를 정하게 된다. 이를 “문맥적 방향”(orientation contextuelle)이라고 한다.

대상의 내적 방향에 따라 기준이 정해지기도 한다.

(22) 고양이가 돌 앞 면을 보고 있다.

(22)에서 대상은 고양이이고 기준은 돌이다. 이때 기준인 “돌”은 긍정적/부정적 방향을 정할 수 없으므로 내적 방향을 지니지 않는다. 이처럼 기준이 내적 방향을 지니지 않는 경우에는 대상의 내적 방향에 따라, 대상의 긍정적 방향과 마주하고 있는 쪽이 기준의 “앞”이 된다. 따 라서 기준이 내적방향을 지니지 않고 대상이 내적방향을 지니는 경우 대상이 자신의 방향성 을 투영하게 된다. 그리고 내적으로 방향을 가진 대상은 문맥적으로 기준에 반대되는 정면 방향을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선생님이 교실에서 교탁과 칠판 사이에 서 있는 경우 ‘앞/뒤’는 모두 가능하다.

(23) 선생님이 교탁 뒤에 계신다.

(23)은 학생들의 자리에서부터 교실의 앞쪽을 바라볼 때, 교탁의 정면이 학생들을 향하고 선생님은 교탁의 뒷면 건너 있는 것처럼 해석된다.

(8)

직시적/비직시적 중의성은 매우 일반적이다.

(24) 철수는 영희의 왼쪽에 있는 사람이다.

(24)에서 철수는 영희 자신의 왼쪽(비직시적)에 있거나 화자 시점에서 왼쪽(직시적)에 있을 수도 있다.

5. 이동 동사의 직시

직시 성분을 가진 이동동사를 생각해 보자. ‘오다’와 ‘가다’는 발화화맥에서 대화참여자와 관련된 동작방향에 차이가 있다.

(1) ㄱ. 그가 오고 있다.

ㄴ. 그가 가고 있다.

(1ㄱ)은 그가 입력시에 화자의 위치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반면에, (1ㄴ)은 그가 입력시에 화자 위치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다/오다”에서도 투사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일 파리로 떠나는 갑은 1주일 후 에 역시 파리로 여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을에게 이렇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서 주목할 점은 “가다/오다”가 모두 가능하긴 하지만 장소 부사인 “거기”를 “여기”로 바꿀 수 는 없다는 점이다. 즉 같은 상황에서 동사는 관점 이동이 가능하지만 지시대명사는 관점 이 동이 불가능하다.

(2) ㄱ. 너도 거기 갈 거지?

ㄴ. 너도 거기 올 거지?

(3) ㄱ. 너도 거기 올 거지?

ㄴ. *너도 여기 올 거지?

(2ㄱ)은 화자가 관점을 이동하지 않은 것이다. (2ㄴ)의 경우는 자신이 현재가 아닌 어떤 시 점으로 이동하여, 그 이동된 시점을 중심으로 상대방에게 “오다”라는 동사를 사용하였다.

영어 ‘come’에 대한 해석은 한국어 ‘오다’의 경우와 다르다. ‘come’은 청자가 목적지가 될 수 있지만, ‘오다’는 청자가 목적지가 될 수 없다.

(4) ㄱ. I'm coming ㄴ. ?나는 오고 있어.

(4)는 화자가 화자의 위치를 향해서 움직인다는 뜻이 아니라 화자가 입력시에 청자의 위치

(9)

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용법은 예의상 직시를 청자의 관점으 로 전환한 데서 생겨났다. 이것을 참작한다면, 영어의 ‘come’은 ‘화자의 위치 또는 입력시에 청자의 위치를 향하여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come’은 표준위치가 목적지이다. 그러나 ‘오다’는 화자의 위치가 목 적지이다. 대화참여자의 실제적인 위치가 아니라 표준위치(home-base)에 기반을 둔 ‘come’

의 직시적 용법도 있다. 그러므로 화자나 청자가 모두 집에 없을 때 (5)가 가능하다.

(5) I came over several times to visit you, but you were never there.

(나는 당신을 방문하기 위해서 여러 번 왔지만 당신은 그곳에 없었다.)

그래서 ‘come’을 ‘화자가 청자에 의해 입력시에 언급된 표준위치를 향한 움직임.’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는 ‘go’, ‘bring’, ‘take’와 같은 동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어, 일본어는 “강한 자기 중심적 방향체계”를 가지고 있다. 즉, 이 언어들은 발화자가 있는 장소만이 그 중심이 될 수 있다. 한국어의 경우, 화자가 이동하는 이동주일 때 그 목적 지가 청자의 장소라 하더라도 영어나 프랑스 어에서처럼 투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즉, “이리 와.”라는 말에 대해 “갈게.”라고만 대답할 수 있을 뿐 “올게.”라고 할 수 없다1). 따라서 화자 가 청자와 다른 장소에 있을 때, 다음과 같이 말한다.

(6) ㄱ. 너한테 갈게.

ㄴ. *너한테 올게.

(6ㄱ)은 가능하지만, (6ㄴ)은 불가능하다. ‘오다’는 청자를 중심으로 한 관점 이동이 불가능 하다.

행동주가 화자가 아니고 이동의 목적지가 화자가 아닌 경우, 화자는 청자에게 기준을 이동 할 수 있다.

(7) ㄱ. 영희가 너희 집에 오면 내게 전화해.

ㄴ. 영희가 너희 집에 가면 내게 전화해.

(8) ㄱ. 네가 철수를 부르면, 철수는 곧 네게로 올 거야.

ㄴ. 네가 철수를 부르면, 철수는 곧 네게로 갈 거야.

(7ㄱ)은 “오다”라는 동사를 사용하였다. (7ㄴ)에서 “가다”도 역시 가능하다. (7)에서 “오다”

대신 “가다”가 가능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화자나 청자 중 하나가 행동주도 아니고 이동의 목적도 아닐 경우, 화자는 자신이 강조하 고자 하는 장소에 따라 “오다”와 “가다”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1) 모든 서구어가 표준위치가 목적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어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화자 중심 체계를 가지고 있다.

(10)

(9) 나무에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 바람은… 찾아오고 … 달아난다.

(≪한국의 명수필 88≫, pp.163~164)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우리말에서 “오다/가다”의 중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 다.

(10) ⅰ. 화자가 이동하는 행동주일 때, 직시 중심은 반드시 화자이다. 이때 투사는 일 어나지 않는다.

ⅱ. 화자의 위치가 목적지인 경우, 직시 중심은 반드시 화자이다. 이때 투사는 일어 나지 않는다.

ⅲ. 화자가 행동주도 아니고, 목적지도 아닌 경우, 직시 중심은 청자에게 투사될 수 있다.

한국어 “오다/가다”의 기준점을 과거, 미래로 이동시킬 수 있다.

(11) ㄱ. 영희가 파리에 갔을 때 우리는 에펠탑에 함께 갔다.

ㄴ. 영희가 파리에 왔을 때 우리는 에펠탑에 함께 갔다.

ㄷ. 파리에 가면 연락해.

ㄹ. 파리에 오면 연락해.

(11)에서 화자는 파리에 있거나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화자는 자신이 파리 에 있었던 과거 시점으로 관점을 이동시키고 그것을 중심으로 “오다”라는 동사를 사용한 것 이다. 미래 시점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화자는 1주일 후 파리에 갈 예정이 고, 청자는 2주일 후 같은 장소에 갈 예정이라면, (11ㄷ)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즉 화자는 발화시점과 일치하지 않지만, 과거나 미래의 한 시점으로 자기를 중심으로 관점을 이동하여

“오다”라는 동사를 사용할 수 있다.

공간의 방향이 정해져 있을 때, 화자가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서 동사 “가다/오다”를 사용할 수 있다.

(12) ㄱ. (선생님이 교실의 앞쪽에 있을 경우) 앞으로 나와!

ㄴ. (선생님이 교실의 뒤쪽에 있을 경우) 앞으로 나가!

(12)처럼 교실과 같이 방향성이 있는 공간은 ‘앞/뒤’가 고정되어 있으며, 이 때 화자의 위치 는 동사에 의해 표시된다.

□ 참고 문헌

(11)

1. S.C.Levinson(1983), Pragmatic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이익환 외 역(1992), ≪화용론≫, 한신문화사.)

2. Jespersen. 1922. Language, its Nature, Development and Origin.

3. 이성범 외(2002), ≪화용론 연구≫, 태학사.

□ 학습 평가

1. 직시의 중심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중심인물은 화자이다.

② 중심장소는 수신시에 화자의 위치이다.

③ 담화중심은 화자가 발화를 할 때에 존재하는 점이다.

④ 사회적 중심은 청자 또는 지시물의 지위와 신분이 비교되는 화자의 사회적 지위와 신분 이다.

2. 비직시적 용법이 아닌 것은?

① “철수는 집에 들어왔고, 그는 불을 피웠다.”의 ‘그’.

② “자동차 뒤 유리창에 무언가 붙어 있었다.”의 ‘뒤’.

③ “이 도시는 정말 아름답다.”의 ‘이’.

④ “우리에게는 지금이 중요하다.”의 ‘지금’.

3. 인칭 직시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1인칭 복수 대명사 ‘우리’는 ‘청자를 포함하는 우리’와 ‘청자가 제외되는 우리’의 두 가지 가 있다.

② 모든 청자 호칭이 호출로 사용될 수는 있어도, 호출 형태 모두가 다 청자 호칭과 같이 사 용되는 것은 아니다.

③ 프랑스 어 “Vous parlez Francais?”는 중의적이다.

④ 호격은 구조나 의미적으로 술부의 논항(argument)에 포함되고, 청자를 지칭하는 명사구 이다.

4. 장소 직시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How are things there?”의 ‘there’는 어떤 장소에 있는 물건이 화자로부터 얼마나 떨어 져 있는지를 뜻하는 것이다.

② “We've there.”의 ‘there’는 조응적 용법이다.

③ 한국어의 지시사 ‘이, 그, 저’는 대화 참여자에 의한 체계이다.

④ “철수는 영희의 왼쪽에 있는 사람이다.”는 직시적/비직시적의 중의성이 있는 문장이다.

5. 담화 직시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12)

① “지난 단락”은 시간 직시어로서 담화 직시를 나타낸 예이다.

② ‘그러나, 그러므로’ 등의 접속사는 담화 직시에 포함되지 않는다.

③ 게으른 대명사는 조응적 대명사로 보이지만, 실제로 담화 직시적 지시를 한다.

④ 한국어 ‘은/는’의 역할을 영어에서는 어순을 변화하여 나타낸다.

6. 위치 결정에 따른 직시어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열쇠는 가방 안에 있다.”에서 가방이 기준 역할을 한다.

② 문장 안에서 대상을 가리키는 명사는 주어의 자리를 차지한다.

③ “나는 지금 여기에 산다.”라는 문장에는 결함이 있는 연동소가 사용되었다.

④ 한국어의 ‘아빠, 엄마’는 호칭어로 사용하면 직시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7. 관점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가구 오른쪽 문’을 ‘사용자가 가구를 바라볼 때 오른쪽’으로 보았다면 거울영상관점으로 본 것이다.

② ‘앞에서 보았듯이’는 ‘앞’을 거울영상관점으로 본 것이다.

③ ‘앞으로 할 일’은 ‘앞’을 나란히꼴 관점으로 본 것이다.

④ 인터넷에서의 “앞→”은 거울영상관점으로 본 것이다.

8. 관점 이동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저는 지금 외출 중이오니, 메모를 남겨주시면 곧 연락드리겠습니다.”의 ‘지금’은 수신시를 가리킨다.

② “이화여대는 가깝다.”에서 ‘이화여대’의 위치 결정의 기준은 화자가 입력시에 서 있는 곳 이다.

③ “너도 거기 올 거지?”는 화자가 관점을 이동하지 않은 것이다.

④ “영희가 너희 집에 오면 내게 전화해.”를 보면, ‘오다’가, 행동주가 화자가 아니고 행동의 목적지가 발화장소가 아닌 경우, 화자는 청자에게 기준을 이동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9. 기준 결정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교실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하는 말 “앞으로 이동!”에서의 ‘앞’의 기준은 교실의 내적 방향이다.

② 화자가 청자를 모델로 사진을 찍을 때 하는 말 “뒤로 더 가.”에서의 ‘뒤’의 기준은 화자이 다.

③ 글에서 “앞에서 보았듯이….”에서의 ‘앞’의 기준은 ‘앞’의 출현 자체이다.

④ “영희는 앞에 가고 있다.”에서의 ‘앞’의 기준은 화자이다.

※ 정답과 해설

(13)

1. ②

중심장소는 발화 시간 즉, 입력시에 있는 화자의 위치이다. 중심장소가 수신시에 있다면 그 것은 중심이 화자 중심이 아니라 청자 중심에 있다는 것이 된다.

2. ③

“이 도시는 정말 아름답다.”의 ‘이’는 직시적 용법 중에서 상징적 용법이다. 이 담화가 어디에 서 이루어졌는지를 알아야 ‘이’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석을 하는 데에 담화행위에 대 한 기본적인 공간ㆍ시간 등의 매개변수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상징적 용법이다.

3. ④

호격은 구조나 의미적으로 술부의 논항(argument)에 포함되지 않는 명사구이다. 그래서 호 격은 독립언에 속한다.

4. ①

“How are things there?”의 ‘there’는 어떤 장소에 있는 물건이 화자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청자가 위치하고 있는 곳에 있는 물건을 물어보는 것이다. 즉,

‘there’는 거리만으로 판단하는 장소 직시어가 아니다.

5. ②

‘그러나,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반대로, 그래도, 어쨌든, 그럼, 게다가, 사실상, 그래서, 결 국’ 등 발화와 이전 담화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많은 단어와 구들이 있다. 접속어가 하는 일은 접속어가 포함하고 있는 발화가 이전의 담화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 또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지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담화직시적이다.

6. ③

발화작용만으로 지시체를 알 수 있는 것을 ”가득 찬 연동소(embrayeurs lacunaires)"라고 부른다. ‘나, 여기, 지금’이 이에 해당한다. 즉, ‘가득 찬 연동소’는 앞에서 다룬 상징적 용법 이 실현된 표현이다. 반면에 단순히 발화작용만으로 지시체를 알 수 없는 요소들을 ‘결함이 있는 연동소’라고 부른다. 이것들은 발화상황 안에서 손가락, 시선, 턱 등으로 직접 가리키는 행동을 필요로 한다. 즉, ‘결함이 있는 연동소’는 앞에서 다룬 제스처 용법이 실현된 표현이 라고 할 수 있다.

7. ④

인터넷에서의 “앞→”은 ‘앞’이 미래를 가리킨다. 시간의 순서에 맞게 나타냈으므로 나란히꼴 관점으로 본 것이다.

(14)

8. ③

“너도 거기 올 거지?”는 화자가 관점을 ‘여기’에서 ‘거기’로 이동한 것이다. ‘오다’는 화자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뜻하므로, ‘거기에 오다’는 화자가 ‘거기’로 관점 이동한 것이라고 할 수 있 다.

9. ②

화자가 청자를 모델로 사진을 찍을 때 하는 말 “뒤로 더 가.”에서의 ‘뒤’의 기준은 청자이다.

만약 기준이 화자라면, “뒤로 더 가.”라는 말을 들은 청자는 화자 쪽으로 다가올 것이다. 왜 냐하면 화자를 기준으로 한 ‘뒤’는 청자의 앞쪽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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