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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성장 요인과 산업정책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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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의 경제성장 요인과 산업정책의 역할

- 동아시아 성장모델과 관련하여 -

1998.10.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2)

발간 사

한국경제는 그동안 여러 가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높은 성 장을 해온 국가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 시아국가의 성장을 신화(The East Asian Miracle)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 러나 최근 크루그만을 비롯한 일부 학자들은 아시아의 경제성장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이 효율성의 증대를 통한 성장이 아니라 주로 투입요소의 증대에 의한 양적 성장이었다는 점에서 성장의 한계 가 도래할 것임을 경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1997년말 우리나라 경제는 불행하게도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로 전 락하고 말았다. 한국경제의 이러한 추락의 배경에 어떤 구조적인 요인은 없 는가? 본보고서는 이에 대한 몇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본 보고서는 지난 30년간 한국경제의 성장을 주도한 제조업의 성장원천을 실증분석하고 정부의 산업개입이 적극화된 시기인 1970-80년대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부역할을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30년간의 한국 제조업의 성장은 자본 등 투입요소의 양적 성장에 의존한 것이었다. 또한 정부의 산업개입은 1970년대 와 1980년대 초에 최고조에 달하였으나 불행하게도 이 시기에 적극화된 정부 의 산업개입은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다.

본 연구는 지난 1995년에 발간된 『국제화시대의 산업정책』을 실증적으 로 분석하는 의도를 갖는 것이다. 본 연구를 진행한 본원의 이병기 박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원내세미나에 참석하여 귀중한 말씀을 주신 산업연구 실의 이재우박사, 황인학박사 그리고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원내세미나에 서 유익한 논평을 주신 김세진박사, 박승록박사께 감사를 드리며 본 보고서 를 읽고 유익한 서면논평을 주신 경기대 경제학과 김기흥 교수님과 익명의 서면논평자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자료의 수집에 많은 도움을 준 숙명여 대 대학원을 졸업한 유향선씨와 김지영씨에게도 감사의 말씀드린다. 그러나 본 연구의 내용은 필자 자신의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반 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둔다.

1998년 10월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좌 승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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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발간사

제1장 서론

제2장 동아시아국가의 경제성장과 정부역할

1. 경제성장과 그 요인

1)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요인 2) 요소투입

3) 생산성향상

2. 산업정책과 정부역할

1) 논쟁의 배경 : 시장 vs. 정부 2) 신고전파 견해

3) 수정주의 견해 4) 시장친화주의 견해

3. 한국에서의 성장과 정부역할 논의

제3장 한국의 산업정책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1. 70∼80년대의 산업정책 1) 적극적인 산업정책 2) 산업정책의 수단 2. 산업정책과 생산성 변화 1) 정책평가와 생산성

2) 총요소생산성 및 요소생산성 변화 3. 산업정책의 생산성 효과분석

1) 분석모형과 자료

2) 실증분석결과와 함축성

제4장 요약 및 결론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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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서론

최근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위기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동아시아 경제붕괴론 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아시아 경제는 기적(East Asian Miracle)이라 할만큼 높은 성장을 달성한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동아시아경제 의 위기의 원인과 성장요인에 대한 열띤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성장의 요인을 알면 위기의 원인도 알 수 있다. 경제성장이 기술진보에 의한 것인지 단순히 투 입요소의 양적 증가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최근의 논쟁은 1994년 Krugman이 맨 처음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이 단순히 투입요소의 양적인 증가에 의해 이루어진 것 임을 강조한 이후로 가열되고 있다. 이같은 현재의 경제위기가 어떤 경제적인 근 거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데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 하다. 두 번째로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어떠하였으며 정부의 적극 적인 산업개입(government intervention)이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는가 아니 면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는가는 향후의 산업정책수립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정립 뿐만 아니라 아시아 성장모델을 적용하려는 잠재적인 수요자에게는 중요한 연구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경제성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은 한국에서 동전의 앞면 과 뒷면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논쟁에 있어서 정부 의 역할이 매우 컸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 반대의 견해를 주장 하기도 한다.

경제성장이 정부의 시장의 작동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의한 것인지 정부의 자원배분에 대한 시장개입 때문인지를 아무 실증적인 분석없이 밝히기는 매 우 어렵다. 시장의 작동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정부의 자원배분에 대한 시장 개입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각종 비공식적․공식적인 제도가 경제성장에 긍 정적인 영향을 미친 크기가 정부의 시장개입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의 크기 보다 큰 경우에 빠른 경제성장이 가능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높은 경제성장은 정부의 산업정책에 의한 특정산업육성에 힙입은 바 크다는 주장 이 실증적인 검증없이 논의되어 왔다.

정부의 산업정책(indu strial policy)은 조세, 금융, 관세상 특정산업에 유리 하게 자원을 배분하는 정책조치들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정책은 궁 극적으로 개별산업의 요소투입구조의 변화를 초래하여 개별산업의 생산성을 변화시킨다. 1970년대 한국의 중화학 공업정책은 정부의 산업정책의 좋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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례라 할 수 있다. 본연구는 정부의 산업개입이 가져오는 성과변화를 분석함 으로써 정부의 산업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본연구는 우선 정 부의 산업개입 수단을 진입제한, 정책금융, 조세감면, 무역보호 등으로 구분 하여 분석하고 정부가 개별산업에 개입하는 정책들이 생산성변화에 어떤 영 향을 주었는가를 실증분석하고 이의 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

본연구는 두 가지 목적을 갖는다. 첫째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과연 Krugman(1994)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투입요소, 특히 자본투입의 증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가 하는 가설을 검증하는 것인다. 두 번째는 성장과정에서 정부의 산업정책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한 실증적 분석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산업정책이 강력한 시기였던 1970년대와 1980년대를 중심으 로 생산성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이 가설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의 서론에 이어 제2장에서는 경제성장 의 생산성 vs. 투입요소논쟁의 기본적인 논거를 정리하고 각 논자들의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경제성장과정에서의 정부개입의 정당성에 대한 고전파의 견해, 수정주의의 견해, 시장친화적인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제3장에서는 1970-80년대의 한국의 산업정책의 수단과 산업정책에 있어서 정부역할을 한국제 조업의 자료를 가지고 검토한다. 특히 산업정책의 수단, 특히 진입제한, 정책금융, 조세유인, 산업보호의 역할과 효과를 자세히 분석한다. 또한 이들 정책개입 수단 이 총요소생산성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한국의 개별산업에 대한 패널자료를 이용 하여 분석한다. 제4장에서는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결론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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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과 정부역할

1. 경제성장의 요인

1)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 요인

동아시아 경제, 특히 네 마리의 호랑이(the Four Tigers)가 지난 수십년간 놀 랄만하게 성장하였다는데 많은 경제학자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 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의 급속한 성장요 인에 대해서는 다음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생산요소의 축적에 기 초한 성장 또는 총요소생산성 또는 솔로우의 잔차(Solow residual)의 증가로 측정 된 기술과 효율성의 개선에 기초한 성장으로 보는 견해이다. 전자의 예로는 Krugman(1994, 1995), Romer(1986) 및 Lucas(1988) 등이 속하는 반면에 후자는 Young(1992, 1994), Kim and Lau(1994) 등이 이에 속한다. 두 번째로는 한편으로 는 보호주의 정책과 다른 한편으로는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의 성공으로 보는 것이 다. Pack and Westphal(1986), Krueger(1990), World Bank(1993), Rodirik(1994) 등이 이러한 연구에 속한다. 세 번째로는 기술의 효율성의 증가가 기술이 더 발 달된 선진국으로부터 단순한 기술모방에 따른 것이라는 견해로 수렴가설 (convergence hypothesis)로 알려져 있다. 이에는 Barro(1991), Mankiw and Weil(1992) 등이 있다.1) 동아시아 경제가 과거에 왜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였는가 에 대한 논쟁은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 모델의 정립과 동아시아의 성장을 모 방하려는 다른 후진국들의 개발모델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연구에서는 동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을 투입요소와 생산성 성장의 관점에서 다룬다. 이러한 논쟁의 중심논제는 성장회계방식(growth accounting)의 이론적인 개념에 근거하 고 있다.2)

성장회계방식은 재화와 용역의 생산에 기여하는 세 요소, 즉 자본, 노동, 기술 을 다룬다. 자본과 노동은 집합적으로 생산요소로서 자본재와 노동력의 관점에서 다룬다. 기술은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노동과 자본에 의해 사용된 모든 방법이며 이는 작업이 보다 빠르고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되도록 하는 실제적인 기술의 발

1) 동아시아 지역의 급속한 성장요인과 R&D투자문제에 대해서는 김기흥(1998)을 참조

2)Solow(195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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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또는 기술의 획득에 의존한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어느 정도 이 세 요소가 존 재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논쟁의 주제가 되는 것은 생산요소의 기여 분에 대한 기술변화의 기여분의 비중이다. 어떤 사람들은 노동과 자본의 사용증 가가 모든 경제성장을 설명한다고 믿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경제성장은 보다 효율적인 기술의 사용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장회계방식에서 전체경제의 생산에 대한 이 세 가지 요소의 기여분을 간단 한 방정식을 사용하여 수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예컨대 GDP는 자본(K), 노동 (L), 일반적인 효율파라미터(A)의 함수라고 가정하자. GDP = A* F(K, L)이다.

따라서 A = GDP/F(K, L)이다. Radelet, Sachs and Lee(1997)가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효율파라미터(efficiency parameter ; A)는 정책(예컨대 개방무역은 노 동분화를 증가시켜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경제구조(예컨대 지역), 기술수준의 함 수이다. 간단히 표시하면 A = A(정책, 구조, 기술). 이 경우에 기술은 생산기법의 개선뿐만 아니라 질의 개선을 가져오는 생산물의 도입을 나타낸다. 파라미터A는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이다.

동아시아경제의 생산성논쟁은 A, K, L가 전체GDP에 대한 상대적인 기여도에 초점이 모아진다. 위식을 이용하여 노동참가증가율, 사용자본의 증가율, 기술의 성장률의 산출증가에 대한 기여분을 쉽게 수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특정 경 제에 이 방정식을 적용함으로써 산출증가의 어느 정도 비율이 노동참가의 증가에 서 나왔는지, 어느 정도가 자본의 효율적인 이용에서 나왔는지, 어느 정도가 기술 진보의 결과인지를 알 수 있다.

이 방정식은 장기적으로 보아 지속적이고 빠른 기술진보가 일인당 산출의 지 속적인 증가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가능한 방법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왜 그런가? 노동참가율은 어느 기간동안 증가하여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분 명한 것은 무한대로 증가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자본투입의 증대는 궁극적으로 자본에 대한 수확체감을 가져올 수 있으며 자본이 일정율로 성장하는 경우에도 산출성장의 하락을 가져온다. 그러므로 항구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는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선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유형의 성장을 내포적인 성 장(intensive growth)이라 한다. 내포적인 성장과는 반대로 노동이나 자본의 투입 물 증가를 통한 산출성장(extensive growth)은 제한된 기간에 한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이다.

Solow(1957)는 위에서 설명한 성장회계방식을 이용하여 경제의 성장요인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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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하였다. 그는 경제성장에 자본의 축적과 노동참가율의 증가는 미미한 영향을 미쳤던 반면에 기술진보는 일인당 산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Solow이후의 연구는 이러한 결론의 정당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아 시아 경제성장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고도 경제성장에서의 기술의 중요성을 강 조하고 동아시아경제의 빠른 기술캐취업(technological catch-up)의 역할에 초점 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동아시아 경제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빠르 고 보다 효율적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학습때문에 성공하였다.

한편 경제성장에 있어서 초기조건(initial condition)을 강조하는 부류가 생겨나 고 있다. Rodrik(1993)은 가난하지만 1960년경에 훌륭한 초등교육제도를 갖고 있 거나 소득이나 토지의 배분의 불평등성이 낮은 국가는 그 이후의 기간중 다른 국 가에 비해 빠른 경제성장을 보인다는 것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이 연구는 그들의 초기 소득이 주어진 경우, 동아시아 8개국의 교육과 인구통계(출산률이나 사망률)에 대한 실제값과 기대했던 예측값을 비교하고 있으며 소득수준이 비슷한 다른 개발도상국의 특성과 1960년경 소득과 토지의 소유의 불평등성을 비교하고 있다. 그 결과 초기조건(토지와 소득의 평등, 학교등록률, 높은 평균수명, 낮은 출 산률등)의 관점에서 8개 동아시아국가는 소득수준이 동등한 다른 국가보다 확실 히 잘 산다는 강한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초기조건이 1960년 이후 아시아에서 관찰된 높은 성장률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 요소투입

동아시아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투입요소의 양적인 증가 가 동아시아의 경제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 비주류(Contrarian)의 견해이 다.3) 동아시아 경제성장의 원동력과 관련하여 Krugman(1994)은 아시아의 성장의 원천이 요소투입의 증가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성장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그 에 따르면 투입물의 단위당 산출의 증가보다는 투입물의 확대에 근거한 경제성장 은 불가피하게 수확체감(diminishing returns)의 한계에 부딪친다는 것이다. 일국 의 일인당 소득의 지속적인 성장은 투입물 단위당 산출의 증가가 있는 경우에만

3) Young(1994), Sarel(199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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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입물이 사용되는 효율성의 향상없이 기계나 인프라 스트럭쳐에 대한 투자확대와 같은 투입물의 단순한 증가는 수확체감에 빠지게 된 다. 즉 투입주도의 성장은 불가피하게 한계에 부딪친다는 것이다. 소련경제가 특 별한 힘을 갖고 있었다면 그것은 자원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었지 자원을 효율 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Krugman은 동아시아 경제와 소련경제는 놀랄만한 유사성 을 갖는다. 1990년경 소련의 붕괴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소련의 붕괴는 외연적인 성장가설(extensive growth hypothesis)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 처럼 보였다. 다시말해 수년간에 걸친 외연적인 성장이후 소련은 대량의 자본과 노동 축적에 경제성장을 의존하고 혁신적인 기술진보를 받아들이는데 늦었기 때문에 성장회계방식에서 예측한 대로 피할 수 없는 수확체감효과로 빠져들었다는 주장 이다. 소련경제의 이러한 발전은 과거 몇 수십년동안 기술보다는 노동과 자본에 일차적으로 투자해 온 동아시아 경제를 포함하는 다른 경제에 관심을 불러일으키 기에 충분하다. 동아시아의 신흥공업화는 1950년대의 소련과 마찬가지로 자원의 놀랄만한 이동을 통해 대부분 급속한 성장을 하였다. 싱가폴의 경우, 경제성장은 전적으로 투입의 증가로 설명되고 효율성의 증가는 거의 없었다.

Krugman(1994)은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1950년대의 소련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신흥공업국은 놀랄만한 자원이동을 통해 대부분 빠른 경제 성장을 달성하였다. 이 국가의 성장에서 투입요소의 역할을 계상하고 나면 설명 하기 위해 남겨진 것을 거의 발견하지 못한다. 고도성장기의 소련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성장은 효율성의 이득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노동과 자본과 같은 투입 의 비정상적인 증가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싱가폴의 성장은 소련의 성장과 경제적인 쌍둥이(economic twin)이며 경제성장은 순수히 자원의 이동을 통해 달성된 것이다. Krugman은 아시아 NICs의 성장이 자본 및 노동의 양적인 성장에 의해 설명이 되므로 수정주의가 강조하는 정부에 의한 발 전 전략의 의미는 극히 적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전통적인 자유방임적인 경제정책의 오류를 나타내는 것이고 정교한 산업정책이나 선택적인 보호주의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이다. 아시아의 성장이 전략적인 무역정책이나 산업정책의 이득을 반영하는 것이 라면 그러한 이득은 경제의 효율성의 빠른 향상으로 확실히 나타나야 하지만 그 러한 예외적인 효율성의 향상의 징후는 없다고 Krugamn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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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Krugman의 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또 다른 연구로는 Young(1992,1995) 과 Kim and Lau(1994)를 들 수 있다. 우선 Young(1992)은 성장회계방식을 이용 하여 홍콩과 싱가폴경제의 총요소생산성을 추정하였다. 그 결과 양국의 총요소생 산성 증가율은 홍콩보다 싱가폴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에 따르면 싱가폴 의 낮은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미성숙산업(premature industry)에 대해 이루어진 그 나라의 산업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싱가폴 정부는 경제활동에 광범위한 국가개입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개입주의 정책을 추구하였던 반면에 홍 콩은 소극적인 개입주의 정책을 취하였다. 싱가폴 정부는 차별적인 대부제공, 낮 은 비용으로 건물이나 토지대여, 노동교육비용의 책임 등을 통해 외국자본에 대 한 수익을 보조하려고 경제의 모든 면에서의 정부개입을 이용하였다. 이것이 생 산성을 떨어 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Young(1995)는 아시아 네 나라의 총요소 생산성을 성장회계방식을 이용하여 추정하여 비교하고 있다. [표1]에서 보여 주는 바와 같이 홍콩, 싱가폴, 한국, 대만의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은 비교적 낮게 추 정된다.

[표1] 동아시아 국가의 총요소생산성 비교

(단위 : %)

홍콩 (1966-1991)

싱가폴 (1966-1990)

한국 (1966-1990)

대만 (1966-1990) 산출 TFP 산출 TFP 산출 TFP 산출 TFP 경제전체1)

제조업2) 기타산업 서비스업 민간부문

7.3 - - - -

2.3 - - - -

8.7 8.5 - - -

-0.2 -1.0 - - -

10.4 14.1 11.5 8.8 -

1.7 3.0 1.9 1.7 -

9.4 10.8 8.8 9.1 7.7

2.1 1.7 1.4 2.6 2.3

주 : 1) 한국, 대만의 경우 농업제외 2) 싱가폴의 경우 1970-90년 자료 : Young(1995)

또한 Kim and Lau(1994)는 이 국가들과 독일, 프랑스, 일본, 영국, 미국등의 국가들의 경제성장요인을 비교하고 있다. [표2]는 이 분석결과를 요약하여 보여주 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선진국은 기술이 경제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 던 반면에 동아시아 국가들은 자본이 중요한 요소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동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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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국가의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천은 그들의 경제성장의 48-72%를 설명하는 자본 축적이다. 이것은 5개 선진국그룹(프랑스,서독,일본,영국,미국)과 대비되는데 이들 국가에서는 기술진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경제성장의 46-71%를 설명한 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동아시아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첫째로 동아시아 경제성장은 결코 경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경제성장 은 단지 대량의 노동참여와 자본축적의 결과이다. 둘째로는 30년간에 걸친 이러 한 성장경로를 따른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은 계속될 수 없다. 세번째로 이 러한 국가의 사회는 이러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소비와 여가를 희 생해야 했다. 따라서 이 국가들의 성장이 다른 국가에서 모방된다고 하는 경우에 도 이들 국가들처럼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표2] 선진국과 동아시아국가의 총요소생산성 추정결과 비교

(단위: %)

성장요인의 기여도

자본 노동 기술진보

홍 콩 싱가폴 한 국 대 만 프랑스 서 독 일 본 영 국 미 국

48 55 67 72 33 36 49 35 24

17 23 19 13 -1 -7 6 4 28

35 23 14 15 69 71 46 61 49

주 * : 프랑스, 서독, 일본, 미국, 영국 자료: Kim and Lau(1994).

3) 생산성향상

Krugman이 제기한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일차적으로는 Young(1992)의 논문 에서 보고된 경험분석결과에 근거한다. 이 논문에서 Young은 일부 아시아 국가 들은 요소축적율로 측정한 외연적인 구성요소와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로 측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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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적인 구성요소로 구분하였다. 그의 결론은 아시아 국가에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그 국가들의 산출성장률만큼 대단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 나 이들 국가들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선진국가들보다 낮게 추정되며 싱가폴 의 경우 거의 0에 가깝다고 추정하였다. Young의 추정결과와 그에 따른 Krugman의 소련유추는 이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가져오는 계기를 제공 하였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Kim and Lau(1994)를 비롯하여 Bosworth, Collins and Chen(1995)등은 Young의 결과를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의 연구결과는 아시 아국가의 총요소생산성 성장이 Young의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는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Sarel(1997)은 주류측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Sarel은 1975-90년기간중의 홍콩, 한국, 싱가폴, 대만, 일본, 미국의 산출성장율, 자본축적, 노동참가율, 총요소 생산성을 비교하고 있다. 이 국가들중 동아시아 국가의 산출성장률은 매우 높았 으며 노동참가율도 일반적으로 높았는데 특히 싱가폴의 경우 특히 높았다. 자본 축적률도 매우 높았는데 특히 한국의 자본축적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매우 높았는데 홍콩과 대만이 매우 높고 한국도 높지만 싱가폴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아시아국가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미국과 일본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홍콩, 대만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미국과 일본의 총요 소생산성 증가율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정결과는 앞에서 논의한 비주류(non-Contrarian)의 결론과는 상당히 배치되는 것이다. 네 마리의 호랑이가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자본을 축적하고 노동참가를 증가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요소의 증가가 그들의 예외적인 경제 성장률을 설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즉 혁신적인 기술의 기여라 할 수 있는 총요소생산성의 성장률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한국, 대 만의 경우에 그들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산출성장율 만큼이나 높다. 싱가폴의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다소 낮지만 여전히 세계평균보다 높다. 일인당 산출성장율 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이 네 국가의 생산성 성장률은 일본과 미국의 생산성 성 장과 유사하였다.

사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각 연구의 특정한 가정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에 서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예민성의 주요한 이유는 연구기간중의 동아시아 국가의 자본스톡 증가율을 추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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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네 마리의 호랑이의 경우, 1960년대 이전에 대한 훌륭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그 시기의 자본스톡을 추정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 얼마나 많은 자본이 1960년대 에 이용되었는가를 추정하기 위해 자본스톡의 감가상각율과 1960년대초 높은 성 장기간동안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모호한 가정을 해야 한 다. 또다른 문제는 국민계정상의 자본소득분배율과 노동소득분배율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성장회계방식을 채택하는 연구에서 대두되는 문제들이라 할 수 있다.

노동과 자본의 상대적인 기여를 나타내는 요소소득분배율, 감가상각률, 외삽 (extrapolation)을 위한 관련기간, 선정된 추정기간, 자본축적의 시작연도등은 성장 회계방식의 결과를 변화시키는 주요한 요소이다. 대부분의 파라미터는 성장회계 분석결과에 어떤 의미있는 방식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요소 소득분배율과 특정한 추정기간의 선정은 모두 중요하다. 요소소득분배율과 추정 기간의 동시적인 약간의 변화로도 위에서와 배치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네 마리의 호랑이의 생산성증가가 낮다는 Young(1994)의 결론은 상대적으로 높은 요소소득분배율과 특정한 추정기간을 사용하여 얻어진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선 택은 기본적인 계산의 그것과 약간 다르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결과보다 상당히 낮은 생산성 증가 추정치를 가져온다. 이런 점에서 요소축적의 성장과 보다 효율 적인 기술사용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상대적 정도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 고 있다.

2. 산업정책과 정부역할

1) 논쟁의 배경: 시장 vs 정부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어느 선에서 그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쟁의 대 상이 되어왔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미시이론에 의하면 규모의 경제, 외 부성등이 존재할 경우이다. 이 이외에는 정부의 시장개입 보다는 시장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그 정도는 다르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을 통해 고도의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는 논의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그 대표적인 경우로 알 려져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은 전형적으로 시장의 실패가 존재하는 경우에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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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다. 시장실패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경제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 직하지 않다는 시장만능론과 시장실패에 대응하여 보완적 조치를 강구할 수 밖에 없다는 시장한계론이 대립하고 있다.

시장만능론은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달성하는 시장의 능력에 대한 완전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경제운영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은 거시경제의 안정, 훌륭한 교육제도,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통한 바람직한 경제환경의 조성에 한정되 어야 한다. 시장한계론과 시장만능론의 중간적인 위치에 있는 시장친화론적인 견 해(market-friendly view)는 산업중립적인 정책은 필요하고 또 실현가능하기 때문 에 최소한의 정부의 시장개입을 수용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후생을 항상 극대화하 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장한계론자들은 전략산업의 지원을 위한 개별산업정책을 지지하며 자국으로의 수입은 제한하고 또 타국에게는 수입증대와 수출억제를 요 구하는등 적극적이고 선택적인 산업정책의 입장을 취한다.

한국의 수출지향적 산업화 경험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에서 분석이 이루어진 바 있지만 기존의 연구결과는 정부가 수출산업을 육성하려는 산업정책과 보호정 책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한국의 무역정책은 자유방임과 거리가 먼 것이라는 것이 다. 공업화기간에 정부개입에 대한 많은 의문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빠 른 경제성장에 있어서 정부정책이 이룩한 역할과 범위에 대한 통일된 견해는 아 직 없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정부의 시장개입은 산업에 제공된 인센티브 가 중립적이었으며 따라서 활발한 자유무역을 초래하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최근 에 세계은행은 한국정부의 시장개입은 가격왜곡을 초래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우 리나라 산업의 성장은 산업에 대해 중립적인 유인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세계은행의 보고서 『동아시아의 기적(The East Asian Miracle: EAM)』에서 동아시아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시장친화적인 정책조치와 관련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동아시아의 기적』은 이러한 논쟁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되었다. 1993년 발표된 이책에서는 소위 고도성장을 달성한 아시아 국 가는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고도성장을 달성하였다(East Asian success sometimes occurred in spite of rather than because of market interventions, 세 계은행, p.86)고 지적하였다. 신고전학파의 논리를 따른 이 보고서가 발표되자 이 를 비판하고 반비판하는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과연 동아시아 국가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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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가? 수정주의자들과 시장주의자들, 그리고 이들의 중 간에 머무르고 있는 시장친화주의적 견해등 다양한 논리적인 귀결을 가져오고 있 다. 동아시아 국가는 매우 빠른 경제성장을 실현하여 왔으며 이러한 빠른 경제성 장이 어떤 요인에 의해 이루어 졌는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다.

Wolf(1988), Amsden(1989), World Bank(1993) 등은 이러한 논의를 대체적으로 정부와 시장의 관점에서 논의하여 왔다.4)

앞에서 논의한 바 있는 경제성장에 있어서 요소축적 vs 총요소생산성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기여를 하였는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논쟁적인 주제이다. 동아시아 경제성장의 미스터리를 푸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일이다. 공공정책이나 정부의 개입이 경제성장을 자극한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상당히 분분하다는 것은 결코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의견을 개진하는 시각은 대체적으로 3 부류로 나 뉘어 진다. 정부가 경제성장에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를 신고전파적 견해 (Neo-classical view), 수정주의 견해(Revisionist view), 시장친화적인 견해 (Market-friendly view)로 구분하여 논의를 전개한다.

2) 신고전파 견해

신고전파의 견해는 경제성장에 대한 신고전파적 접근으로 알려진 것으로 고전 적인 자유주의(classical liberalism)를 신봉한다. 이 견해에 따르면 어떤 시기의 경제의 성장 가능성은 실물적 자원의 이용가능성과 혁신적 기술에 의해 결정되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은 자유방임 경제체제에서의 치열한 경쟁의 자연스러운 결 과인 기술진보율에 의해 결정된다. 이 견해는 시장을 효율적인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은 공공재의 공급과 기초를 올바르게 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시장에 대한 더 이상의 개입은 억제되어야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학파는 경 제에서의 정부의 역할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무정부적인 것을 지 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미시경제적 차원에서나 거시경제적인 차원에서 해야 할 기능이 있다. 미시경제측면에서 정부는 재산권, 법, 질서 및 적정한 공공재의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높은 조세율, 가격통제, 다른 상대가격의

4) 한국에서의 논의는 정세열․좌승희(1995), 이병기(1995), 김수용(1995)등에 의해 부분적으로 이

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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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을 피하는 것이다.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정부는 안정적이고 낮은 인플레 이션율을 유지하고 과도한 재정적자를 피하며 금융 및 은행체계의 안정성을 촉진 하고 개방시장을 제공하고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환율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고전파의 견해는 동아시아의 성장이 이러한 주의 깊은 정책의 자연적인 결과 로 간주하고 있다. 즉, 신고전파는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은 시장이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정비한데 머물렀기 때문이며 신고전파적인 시각에서 볼 때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에 있어서 시장은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

예컨대 Wolf(1988)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홍콩,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한 국, 대만 등 몇 안되는 비교적 성공한 개발도상국은 의사결정시에 정부의 역할을 제약하는 의사결정과 정책으로 크게 이득을 보았으며 대신에 시장이 그 불완전성 과 결점에도 불구하고 자원배분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아 시아의 고도성장국들(High-performing Asian economies ; HPAEs)의 경험에 대 한 신고전파의 견해는 산업화 성공에 대해 일관성있는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신 고전파의 견해에 의하면 아시아 고도성장국의 정부는 비교적 안정된 거시경제환 경을 제공하였다. 다시 말해서 한국과 대만정부는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 지하며 비교적 안정된 거시경제환경을 제공하고 실질환율이 거의 상승되지 않았 고 수입대체 공업화도 짧은 기간으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대가격보다 는 생산성을 향상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홍콩,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신 고전파의 해석상에 있어서 미묘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외무역제도와 국내요 소시장에서 정책왜곡을 제약한 것이 아시아의 고도성장국들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고전파의 시각에서 볼 때 동아시아 국가의 수출성공 은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것에 대한 보상이 거의 같다는데 기인한다.

부문간 유인의 차이가 제한되었기 때문에 정태적인 비교우위에 따라 투입물이 산 업부문간 이동하였으며 국제경쟁은 기술향상 유인으로 작용하였다. 수출업자는 교역투입재를 국제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며 수출업자들은 국제가격체계내에 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요인은 수출성장을 통한 경제성장을 가져왔 다.

산업정책에 대해서 신고전파는 매우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 모 든 형태의 정부개입이 제조업 수출의 성공에 기여한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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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조하고 있다. Amsden(1989), Wade(1990)등 일부 학자들이 수출을 통한 중 공업의 육성이 급속한 성장에 중요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비교를 통해 살펴보면 이러한 견해를 지지하는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동아시아의 가 장 성공적인 세 국가, 즉 한국, 대만, 일본은 수입대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과도 하게 개입하였다. 최근의 한국경제에 대한 보고서와 한국의 산업정책 효과를 연 구한 Stern, Kim, Perkins, and Yoo(1995)의 연구는 개입주의의 전체적인 효과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Radlet, Sachs and Lee(1997)는 “아시아 성장의 특별이론은 불필요하다”고 주 장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때문에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 보다도 빠르게 성장하였다. 즉 이들 국가는 캐치업할 수 있는 충분한 잠 재력을 갖고 있었다. 제2차세계 대전이후의 인구변화는 보다 급속한 성장에 유리 하게 작용하였다. 경제정책과 전략이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 가장 중요 한 것은 고도성장을 한 동아시아 국가는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수출의 촉진을 통 해 세계경제에 합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이들 국가는 정책 결합, 즉 비교적 자유스러운 무역, 거시경제의 안정과 일련의 혁신적인 제도, 즉 수출자유지역, 관세감면조치, 외국인직접투자를 위한 유인체계를 통해 수출을 촉 진한 것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였다.

3) 수정주의 견해

수정주의는 시장의 효율성에 대해 신고전파와 견해를 달리한다. 특히 가난한 국가에서 시장은 불완전하게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가난한 국가에서 생산은 외부 성을 가져오고 신용은 제한되어 있으며 시장은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이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난투장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수정주의자들은 좋은 수익률을 보장하 는 유용한 사업에 자원을 배분하고 기술을 획득함으로써 질서정연한 경제발전을 돕고 시장의 과도성을 조절하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수정주의적 견해에 의하면 경제성장의 원천에 대한 신고전파의 해석은 적어도 그것이 일본, 한국, 대만에 적용할 때 사실적 타당성(factual validity)이 부족하다 는 비판을 받는다.5) 수정주의자들에 의한 이러한 새로운 견해는 세 나라 경제에

5) Amseden(1989), Wade(1990), Pack and Westphal(1986)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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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정부는 개별산업의 성장을 광범위하고 선택적으로 촉진하였다는 것을 보여주 고 있다. 이들은 산업의 보호수준과 산업간 보호의 편차가 신고전파적인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인식하였던 것 이상으로 컸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 세 나 라 경제에서 정부는 강력하게 시장에 개입하였다.

예컨대 한국은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금융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중화학공업 을 육성하였다6). 일본은 2차세계 대전이후 15년간 몇몇 문제산업을 육성하였다.

일본은 이를 위해 선진기술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보호관세와 금융유인을 도입하 고 비효율적인 기업의 퇴출을 촉진하기 위해 합리화 카르텔을 결성하였다. 대만 은 중소수출산업을 위한 투입물확보를 위해 대규모제조기업에 있어서 공공투자를 이용하였다.

자본시장은 이 세 나라 경제에서 자유로운 부문이 아니었다. 정부개입이 감소 하는 동안에도 이 부문에 대한 정부개입은 지속되었다. 사실 일본, 한국 그리고 대만은 저축의 배분을 위해 전적으로 시장에 의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국가 도 이자율을 억제하고 투자유도를 위해 신용을 통제하였다.

수정주의 견해는 시장실패를 일반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정부 의 역할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일본, 한국, 대만의 경험은 정부가

“시장을 지배”를 하고 “가격을 부정한 것”으로 간주하고 추격(catch-up)을 가속화 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즉, 비교우위가 작동하는 상황하에서는 성장하지 못 했을 산업부문의 형성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유인들을 왜곡함으로 써 성장을 촉진할 수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였다. Amsden(1989)은 경제성장은 대규모투자로 향하도록 하는 가격왜곡을 만드는 정부개입에 의존하여 이루어졌 다. 후진성(backwardness)의 최대자산인 저임금등으로 비교우위가 있는 유리한 조건 하에서도 정부개입은 필요하다고 보았다.

Wade(1995)는 선택적 산업정책의 유효성을 부정한 『동아시아의 기적』을 상 세히 비판하고 있다. 첫째로『동아시아의 기적』이 산업구조의 변화를 측정하는 데 사용한 자료는 인도, 브라질,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같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과 비교된 동아시아의 나라들의 산업구조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되었다. 두번째로 동아시아의 기적은 선택적인 산업 정책없이 현재 가지고 있는 산업구조의 달성이 가능하였다고 하지만 그것은 의문

6) Pack and Westphal(1986), Westphal, Rhee and Pursell(1988)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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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세번째로 총요소생산성을 이용한 분석이 정책지원을 받은 산업과 받지 않 은 산업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지원받은 산업을 국가별로 비교한 것이다. 네번째 로 총요소생산성은 산출물의 증가와 투입물 증가의 잔차로 얻어지는데 그 결과는 어떠한 생산함수를 가정하는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다섯번째로 동아시아의 기적에 사용된 두 자리의 산업분류는 넓은 범위의 산 업분류가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실시된 산업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다. 여섯 번째로 동아시아의 기적에서는 산업정책의 유효성을 부정한 반면에 수출진흥정책 및 금융정책의 유효성은 인정하고 있는데 산업정책과 수출진흥정 책, 산업정책과 금융정책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지 않았다. 일곱번째로 총요소생산 성이 추정된 시기가 1965∼1985년 기간인데 산업정책이 실시된 시기는 1970년대 중반이며 1985년 당시에는 아직 1980년대초의 불황에서의 회복단계였기 때문에 산업정책의 성과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1975년과 1990년간의 총요소생산성 변화를 추정해야 한다. 여덟번째로 산업정책이 사용되지 않았던 대표적인 산업이 직물산 업을 꼽고 있는데 사실 직물산업도 많은 정부지원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비교대 상기간의 직물산업은 장기적인 하강국면에 있었다는 점에서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아홉번째로 동아시아의 기적에서 실패한 대표 적인 예로 한국의 중화학공업정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동아시아의 기적에서는 정 책실시에 따른 비용만을 지적하고 이익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 다.

Kwon(1994)은 시장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동아시아 기적』의 한국 부분에 대해 일관성있는 비판을 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동아사아 경 제의 성공이 정부와 무관함을 밝히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 보고서와는 달리 중점육성대상 산업의 생산성이 보다 높으며 강한 정부가 산업화 와 근대화의 주요한 추진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동일한 산업정책수단을 사용한 국가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성공과 실패 의 경험은 정책조치가 산업정책의 실패와 성공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라 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건전한 조치가 선정되는 경우에서도 산업정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으며 산업정책의 유효성은 인간자본, 시장조직의 특성, 정치제도의 구조등과 같은 다른 요인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Okimoto(1989)가 지적한 바와 같 이 일본의 경우에 산업정책의 상대적인 효율성은 고도기술산업을 육성하는데 있 어서 일본의 정치경제시스템에 의존하였다. 산업정책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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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 정보수집과 분석의 확대, 밀접한 정부-기업의 관계의 전통등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4) 시장친화주의 견해

시장친화적 견해(market-friendly view)는 신고전파의 견해와 수정주의자의 견 해의 중간에 놓여 있는 견해로서 이들은 고도성장이 유효하고 주의깊게 획정된 정부의 개입주의(carefully delimited government activism)의 결과로 본다. 시장 친화적 전략에서 정부는 시장원리가 작용하는 영역, 즉 생산부문에서는 그 역할 을 축소할 필요가 있으나 시장원리에 의존할 수 없는 영역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시장친화적 전략에서 정부의 적정한 역할은 인간자본에 대한 적정투자, 기업을 위한 경쟁적 환경의 설정, 국제무역에의 개방 그리고 거시경제의 안정적인 운용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역할을 넘는 정부의 역할은 선이기보다 악이다. 『세계개발보고 서(1991)』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경험을 볼 때, 일반적으로 정부는 시장메커니 즘이외의 방법으로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경제적 성과를 개선하는데 있어서 성공 적하지 못하였다고 결론짓고 있다. 국제무역, 금융시장,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자 원배분을 유도하려는 시도는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자원을 생산성이 낮 고 국제적으로 비경쟁적인 부문으로 유도하여 전반적으로 지대추구(rent-seeking) 를 가져온다. 시장실패가 고도성장의 주요한 장애요인이지만 정부실패도 마찬가 지로 고도성장의 장애요인이다. 정부실패도 시장실패와 마찬가지로 고비용을 가 져올 수 있다.

『세계개발보고서』의 주요한 기여는 지속적 성장이 거시경제 안정, 인간자본 형성, 국제무역으로의 개방, 민간투자와 경쟁을 촉발시키는 환경 등 경제정책의 4 가지 중요한 측면의 정합적인 상호작용(positive interaction)에서 나온다는 것이 다.7)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은 정책피드백의 강화에 기인 한다. 시장친화적 접근법은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적 성공의 중요한 측면을 포착 하고 있다. 동아시아 경제는 거시경제적으로 볼 때 안정적이며 인간자본의 수준 이 높고 철저하게 세계경제에 통합되어 있고 기업간 경쟁수준이 매우 높다. 더

7) 동아시아 경제성장의 주요요인으로 지적되는 정책피드백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World

Bank(1993)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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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 동아시아 경제의 성공은 시장개입 때문에 이루어 진 것이라기보다는 시장개 입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것이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산업정책을 “생산성을 바탕으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정부의 노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산업정책으로 인해 산업구조가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그와 같은 변화로 인해 생산성 향상과 산업구조 의 변화가 이루어졌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정부의 개입이 그 나라의 산업구조를 변화시켰는가를 검증하고 있는데 그 방법은 요소집 약도와 상대요소가격으로 그 나라의 산업구조변화를 예측하고 그 예측치와 실제 의 산업구조를 비교하여 정부정책으로 인해 산업구조가 시장기능으로 달성할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하였는지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만약에 실제의 산업구조가 시장기능으로 달성 가능하였다면 산업정책 목표중 의 하나는 실패하였다고 판단된다. 또한 『동아시아의 기적』은 산업정책의 유효 성을 검증하기 위해 산업부문의 생산성 증가율을 사용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한국의 부문별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이 국제적인 수준에 비해 높은 성 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한국정부가 지원했던 철강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총요소생 산성 증가율을 보였으며 한국정부가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은 섬유 및 의류산업 이 높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정책은 특정산업부문의 선택적인 신용, 보호, 진입의 관점에서 일 본의 정책과 유사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인지된 기업가와 기술의 부족을 바로 잡기위해 아주 가끔 개별기업을 육성였으며 수출성과를 사용하여 어느 기업이 지 속적인 지원을 받을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였다. ……한국에서 선택적인 육성산업 은 중화학공업부문이다. 즉, 철강, 금속제품, 기계, 전자, 산업화합물이다. 이것의 동기는 전략적, 즉 방어능력의 증강과 경제적인 동기, 즉 노동집약적인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잃을 것에 대비하여 자본․기술집약적인 부문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 다. 중화학공업정책의 추진의 비용은 아직까지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비 용은 매우 컸다.(세계은행, 1993, p.308).”

“한국의 정부개입정책, 즉 가장 잘 알려진 중화학공업정책은 가끔 산업정책의 성공과 실패의 관점에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개입정책을 평가하는 또 다른 접 근법은 개입과 관련된 재정적, 금융상의 비용을 추정하는 것이다. 정부개입은 특 히 1973-79년의 중화학공업기간에 정책금융과 조세감면을 통해 전략산업에 보조 금의 형태로 직접비용을 발생시켰다. 또한 정부개입은 축적된 미실현 대출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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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른 포트폴리오상의 어려움의 형태로 간접비용을 발생시켰다.(세계은행, p.309)”

3. 한국의 경제성장 요인과 정부역할 논의

한국은 지난 30년동안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경제성장요인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축적되어 있지만 이들의 추정방법, 가정, 분석기간 및 이용한 통계자료의 상이성등 때문에 어떤 통일된 견해는 아직 없는 것이 사실이 다. [표3]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이들 연구결과는 우선 부가가치 접근법을 사용하였는가 아니면 산출접근법을 사용하였는가에 따라 산출성장에 대한 투입요소와 생산성의 기여분이 크게 차이 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산출접근법에 의한 결과가 부가가치 접근법에 의한 것 보다 낮게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Norsworthy and Malmquist(1983)가 이미 지 적한 바와 같이 부가가치 접근법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측정을 성장회계방식 에 의하거나 생산함수 추정방식에 의하는 경우에도 산출의 개념을 부가가치 기준 으로 보는 방법은 본원적인 요소투입과 분리하여 고려될 수 없는 중간재투입을 전혀 고려치 않음으로써 그 측정결과의 상향편기를 가져오며 따라서 신뢰도가 훨 씬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8) 두 번째로 추정기간에 따라 총요소생산성의 차이가 매우 큰 기복을 나타내고 있는 점이다. 추정기간을 달리함에 따라 총요소생산성 과 투입요소의 성장기여도는 달라진다. 세 번째로 사용자료에 따라 추정결과가 차이가 난다. 생산성분석에 이용될 수 있는 통계로는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

자료와 『국민계정』이 있다. 이들 통계자료는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어 일의 적으로 평가할 수 없으나 이들 통계의 이용여부에 따라 성장요인의 중요도가 약 간식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장이 생산성의 증가에 의한 성장과정이었다기 보다는 투입요소의 양 적인 증가에 의한 성장이었음을 보여준다.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는 산출접 근법의 경우 5.1%-10.9%범위에 있으며 부가가치 접근법의 경우 4.4%-36.0%의 범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8) 우리나라의 경우도 김광석․박승록(1993)도 이와 같은 결론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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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3] 한국경제의 성장요인 분석결과(제조업)

연구자 분석

기간 분석모형 분석결과

산출증가 생산성증가 생산성기여도 자료 김적교․손찬현(1979) ‘66-75 VA 24.8 1.1 4.4 MM 김광석․홍성덕(1992) ‘67-88 O 18.03 1.94 10.76 NA 김광석․박승록(1988) '66-83

‘66-83

O VA

19.1 19.5

2.1 7.0

10.9

36.0 NA 이성순(1989) '66-85 O 18.5 0.9 5.1 MM 표학길․공병호외(1993) '70-90 VA 12.77 1.07 8.37 NA 이병기(1992) '74-89 O 13.2 0.8 6.3 MM 문희화․조병탁외(1991) ‘71-89 VA 13.24 3.66 27.7 NA 곽승영(1997) ‘71-93 VA 13.9 3.2 22.7 NA

주 : VA : 부가가치 모형, O : 산출모형,

NA : 『국민계정』, MM: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

경제성장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존의 연구의 평가는 어떠하였는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연구도 있지만 이와는 반대 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정부의 산업개입에 부 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측은 정부의 산업개입으로 산업의 과잉투자를 초래하고 또 시장기능의 왜곡을 초래하여 자본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의 저하를 가져왔다는 견 해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이 생산성의 향상이나 경쟁력 향상에 부정적 이었다는 실증결과를 보여주는 논문들로는 유정호(1991), 이성순(1988)등을 들 수 있다. 우선 유정호(1991)는 정부에 의한 시장의 자원배분기능 간섭의 대표적인 예 라 할 수 있는 1970년대의 중화학공업정책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정책혜택을 받 았던 중화학공업군에서는 1970년대 중반에 자본집약도가 빠르게 증가한 반면에 경공업군에서는 하락하거나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중화학공업군의 자본효율성은 1970년대말 까지 경공업군에 비해 훨씬 낮았는데 이는 중화학공업군에 대한 과잉 투자때문이라고 보았으며 중화학공업정책이 제조업성장을 지체시키는 효과가 있 었음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한국의 성장경험을 정부가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간섭 내지 대행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가설과는 다른 견해를 보이는 연구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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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성순(1988)은 특정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개입이 시장기능에 의한 자 원배분보다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초래하여 산업전반의 생산성을 저하시킬 것이 라는 점에 착안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놀랍게도 정부의 강력한 개입에 의한 특 정산업육성정책이 실시되었던 1973-78년간에는 시장기능이 크게 왜곡, 약화되었 으며 그 후 기간(1978-83)에는 시장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총요소생산성 증 가에 미친 기여도가 크게 증가하였다. 특정산업육성정책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 해온 과정에서 시장기능이 약화되었음은 물론 생산성증가의 감소추세는 경제전체 에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경제활동의 산업간 이동은 경제성과의 일부에 불과하고 시장기구의 기능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일부의 학자들은 정부의 산업개입이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또 다른 방 법을 사용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재민(1996)은 총요소생산성의 변화를 살펴봄으로 써 한국정부의 산업개입을 간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민은 통상의 총요소생 산성 분석방법과 기술진보에 의한 총요소생산성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교정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것 보다 낮았다. 이 측면은 초기에 기술진보율이 총요소생산성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았다는 것을 함축한다고 보았다. 총요소생산성증가는 1972-1980년기간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자본집약적인 산업은 기술진보를 통한 생산증가 가 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1972- 1980년 기간에 생산성의 증가를 보였다고 할지라도 1980-1990년기간에 ‘진실한’ 생산성의 증가의 저하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자본집약적인 산업과 노동집약적인 산업간의 생산성의 차이는 보다 분명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비교우 위가 적어도 1970년대초 정부에 의해 이루어진 자본집약적인 부문에 의해 지배되 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그는 『세계은행』이 선택적인 정부개 입의 가치와 중요성을 상당히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정부의 산업개 입이 매우 오도된 결과를 가져온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지만 논리적으로 사 실관계로 보아 한국이 그러한 선택적인 개입에 많은 혜택을 보았을 가능성을 간 과할 수 없다고 결론맺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생산요소로서 생산함수에 포함되는 변수를 중심으로 한 분석 에 그쳤으나 사공․존스(1981)는 경제개발과정에서의 기업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발전에 있어서 기업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비록 이들만이 아니지만 이들의 연구는 한국 경제발전에 있어서 기업가의 역할이 매우 지대하였다는 점을

(25)

강조하고 있는 논문이다. 생산요소를 결합하는 능력이 기업가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3장 한국의 산업정책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1. 70∼80년대의 산업정책

1) 적극적인 산업정책

우리나라는 산업육성을 위해 다양한 산업정책을 실시하였다. 시대별로 그 특징 을 달리하는9) 이러한 산업정책은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하여 이루어졌다. 정부 의 산업개입정책중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는 산업정책(industrial policy)은 정부 가 산업의 생산활동에 개입하여 자원배분에 영향을 주는 모든 정책조치를 포함하 는 것으로 산업조직정책과 산업구조정책으로 대별된다. Krugman and Obstfeld(1991)는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자원의 배분을 이동시키려는 정부 정책으로 정의한 바 있으며 小宮隆太郞 외(1984)는 산업정책이란 산업간의 자원 배분이나 각 산업의 경제활동수준을 그러한 정책이 수행되지 않았을 경우와 다르 게 변화시키기 위하여 행하는 정부정책을 뜻한다. 결국 산업정책은 어떤 산업에 있어서는 생산, 투자, 연구개발, 근대화, 산업재편성을 촉진하고 다른 산업에 있어 서는 이를 규제하는 정책이라고 보았으며 또한 伊藤元重 外(1988)는 경쟁적 시장 기구가 갖는 결함, 즉 시장의 실패때문에 자유경쟁에 의해서는 자원배분 혹은 소 득분배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산업 혹은 부문간의 자원배분 또는 개별산업의 산 업조직에 개입함으로써 국민경제의 후생수준을 높이기 위해 실시되는 정책이라고 하였다.

산업정책은 시장실패가 존재하는 경우 부문 또는 산업간 자원배분이나 산업내 자원배분에 대한 개입을 통해 경제의 성장이나 국제경쟁력향상을 도모하려는 정 책적 조치의 총체를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정책은 산업간 자원배분과 관련 된 산업구조정책과 산업내 자원배분과 관련된 산업조직정책을 모두 포괄하는 것 으로 이해할 수 있다.

9) 이병기(1995)는 1950년대를 수입대체기, 1960년대를 수출촉진기, 1970년대를 중화학공업기,

1980년대를 구조조정기, 1990년대를 국제화기로 구분한 바 있다.

(26)

한국에서 대표적인 산업정책의 하나는 1970년초부터 시작된 중화학공업정책 (heavy and chemical indusrties drive; HCI drive)이라 할 수 있다. 중화학공업화 가 실시된 시기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정부는 1979년 4월 경제 안정 화 종합시책을 발표함으로써 중화학공업정책을 중지하였다. 중화학공업업정책의 실시시점은 다소 불명확하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중화학공업육성에 중 점을 두는 중화학공업정책을 선언”하였지만 그 이전부터 개별육성법이 제정되어 가동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정산업에 대한 세제상의 유인제도가 강화된 기 간은 1973-1981년기간이었다. 정책금융의 추이를 보면 1975-83년이 중화학공업정 책의 실시기간이라 할 수 있는데 정책금융의 실질금리를 고려하면 1970년대초에 도 이미 산업간 차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1970년대초부터 1980 년초까지의 약 10년이 중화학공업정책이 적극적으로 실시된 기간이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10)

1950년대는 본격적인 산업정책이 실시되기 이전의 단계로 특별한 산업정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전후 파괴된 산업시설 재건, 수출 및 수입대체와 관련된 일부 산업정책이 실시되었다. 1960년대에는 국내산업을 보호․육성하려는 개별육 성법의 제정과 수출 및 외자도입을 촉진하는 정책이 이루어졌다. 이 시기에 수출 증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시장원리의 기본적 인 작동을 유지하면서 정부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표4]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1960년대에는 항공기, 전자, 섬유, 기계, 조선등 개별산업육성법이 제정되었 다.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관련 입법이 주로 이루어졌는데 이에는 1970년의 석 유화학, 철강, 비철금속제련, 항공, 섬유등 개별산업육성법이 제정되었다.

1970년대는 정부의 강력한 주도하에 중화학공업의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의 정비와 함께 공업용지의 확보 및 공장배치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졌다.

1970년대초부터 약 10년간 지속된 중화학공업정책은 세제․금융․무역정책상 파 격적인 유인을 동원하여 정부에 의해 선택된 주요산업을 육성했던 시기로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개입이 적극화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중화학공업부문의 양적인 성 장은 크게 달성되었으나 시장가격기구의 기본원리가 훼손됨으로써 경제효율이 구 조적으로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10) 유정호(1991)을 참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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