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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mparative Study on the Traditional Housings in Korea, China and Japan in Respect of Spatial Structure and Space 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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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전통주거의 공간구조 및 공간이용 특성에 관한 비교연구

- 충효당, 4진 사합원, 니노마루고덴 사례를 중심으로 -

A Comparative Study on the Traditional Housings in Korea, China and Japan in Respect of Spatial Structure and Space Use

김민석*

Kim, Min-Seok

Abstract

Until now, several comparative approaches were developed within the studies of Korean, Chinese, and Japanese traditional housings. In those studies, however, each space in the traditional houses was only treated in individual and fragmentary manners, and they lacked the interpretation of the topological attribute of each space within a holistic structure organized by unit spaces, and of the cultural-behavioral meaning of them within a holistic space-use pattern of the housing. The topological attribute and behavioral meaning can be analyzed and interpreted with the quantitative spatial analysis method such as Space Syntax. This study aims to analyze the traditional housings in Korea, China and Japan in the holistic aspect of spatial structure using Space Syntax, and to compare the analysis results with relating the structural attributes to the space-use pattern. In this study, the ‘Banga’ in Chosun era, the 'Siheyuan' in Ming-Ching era, and the ‘Shoinzukuri’ in Edo era were selected as the analysis subjects. The integration indices were calculated from the convex maps representing the subjects, and the common and different attributes of the three subjects were defined through comparative analyses.

Keywords : Traditional Housing, Spatial Structure, Space Use, Space Syntax, 3 Countries In East-Asia 주 요 어 : 전통주거, 공간구조, 공간이용, 공간구문론, 동아시아 3국

I. 서 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20세기 말 세계 질서가 동일 문화·문명권으로 새로이 재편된 이후로, 세계 각 지역의 동일 문화권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적 연구들이 인문·사회의 각계에서 활발 히 연구되어 왔다. 우리의 경우에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교류 연구 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는데, 이는 3국이 지역적 인접성과 활발한 상호교류라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상당한 문 화적 동질성을 보임으로써 하나의 문화권으로 간주할 수 있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건축계에서도 또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의 건축문화 상호 비 교연구 역시 각국에서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국내 건축 및 주거 분야에서 한·중·일 전통주거에 대한 비교연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김미나 와 조성기(2002)는 주거공간의 기능적, 심리적 경계를 중 심으로 한·중·일 3국 주거공간의 경계구조적 특성을 파악한 바 있고, 이원식(2002)은 한·중·일 전통주거의 공간이용 특성을 8가지 생활행위별로 비교 연구하였으며,

윤일이(2005)는 유교 이념이 3국에 끼친 주거문화적 영향 을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공간을 중심으로 고찰하였고, 박형진·박세정·김문덕(2005)은 ‘중간영역’ 개념을 중심 으로 한·일 양국의 공간적 특성과 사회문화적 역할을 분 석하여 양국의 전통 주거공간의 정체성을 파악한 바 있다.

위의 기존 연구들은 3국의 전통 주거공간에 내포되어 있 는 각국의 문화·행태적 유사성과 차별성을 각각의 공간적 관점(경계구조, 중간영역 등) 또는 사회적 관점(가족제도, 유 교이념, 생활행위 등)에서 상호간 비교 분석하고 있다는 점 에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위 연구들에서는 전통주거의 각 공간들을 개별적·단편적으로 파악하고 있을 뿐, 공간들이 조직적으로 형성된 총체적 구조 내에서의 각 공간들의 위 상학적 속성, 그리고 전반적 주거이용행태 상에서 각 공간 들의 행태적 의미 등에 대한 해석이 결여되어 있다. 공간 구조의 전반적 차원에서 개별 공간이 가지는 위상학적·

행태적 속성은 공간구문론과 같은 정량적 공간분석기법을 통하여 분석·해석 가능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중·

일 3국의 전통주거를 공간구조 전반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그 결과로부터 각국 전통주거의 공간구조적 특성을 공간 이용 특성과 연계하여 비교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하여 한·중·일 3국의 전통주거에 관한 보다 풍부한 연구 및 논의가 촉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회원(주저자, 교신저자),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부실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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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한·중·일 3국의 전통주거를 공간구조와 공간이용의 측면에서 비교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연구 목적의 이면에는 각 나라의 전형적인 주거 문화를 읽고자 하는 의도가 내재하여 있으므로, 각 나라 의 주거문화적 전형을 드러내는 전통주거를 본 연구의 세 부범위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3국에 서 각자의 문화상이 확립되던 시기인 17~18세기, 즉 한 국의 조선(朝鮮)시대, 중국의 명·청(明·淸)시대, 일본의 에도(江戶)시대를 연구의 시대적 범위로 삼도록 한다. 이 에 더불어 당시의 문화상이 주로 상류계층의 주도하에 형 성·확립되었음을 감안하여, 각 국의 상류계층 주거를 연 구의 세부 범위로 삼도록 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주 요 대상으로 한국의 조선시대 반가(班家), 중국의 명·청 시대 사합원(四合院), 일본의 에도시대 쇼인즈쿠리(書院造) 를 삼도록 한다. 이와 같은 연구 범위가 기존 선행 연구 중 이원식(2002)의 연구나 윤일이(2005)의 연구에서도 동 일하게 설정된 바 있다는 점은 본 연구의 범위 설정 상 설득력을 더해준다. 각 대상에 대한 구체 사례로 각각 충 효당(忠孝堂), 북경의 4진(四進) 규모 사합원, 그리고 니조 조(二條城) 니노마루고덴(二の丸御殿)을 선정하도록 한다.

건축 공간의 분석에 있어서, 단위 공간간의 관계성에 기 반하여 공간구조 전반의 배치적(configurational) 속성을 분 석하는 데 유용한 분석 기법으로 공간구문론(Space Syntax) 을 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하여 특정 건축 공간에 있어서 각 단위공간의 사회적 중심성을 위상학적 측면에서 정량 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공간구문론 기법의 적용에 있어서 분석 대상 주거 공간들의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방법론적 장치들을 설정하고, 이를 통하여 분석 대상 주거 공간들을 분석하고 각각 비교한 후, 그 문화적·행태적 의미를 해석하고자 한다.

II. 관련 이론 및 선행연구 고찰

1. 한·중·일의 전통주거 1) 조선시대 반가(班家)

반가란 조선시대 지배층이었던 양반 사대부들이 조영하 고 생활한 주거로, 주남철(1980)은 반가를 상류주거로 분 류하고 있다. 이들 양반 사대부들은 고려말부터 정치권 정상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주로 전·현직 관리를 중심으로 한 유교적 지식계급을 형성했 다. 이들은 성리학으로 무장하고 조선의 사상·정치·경 제·문화를 이끈 시대의 주역들이었다.1)

조선시대 반가는 풍수지리(風水地理)와 유불선(儒彿仙) 의 사고가 그 조영 철학으로 작용하여, 대부분 배산임수 (背山臨水)의 대지와 ㅁ자형 주택을 선호하였다.2)주택의

영역은 보통 사당채·안채·사랑채·행랑채의 네 부분으 로 이루어진다. 이것은 유교원리인 성속(聖俗)의 구별에 따라 사당채와 살림채, 상하(上下)에 따라 본채와 행랑채, 남녀(男女)에 따라 안채와 사랑채로 분리되었다. 특히 효 (孝)의 중시로 조상숭배공간인 사당이 높은 위계를 가졌 고, 남녀유별(男女有別)에 의한 안채와 사랑채 구분이 명 확했으며, 가장의 성격에 따른 사랑채 공간의 다변화 등 이 나타났다. 안채는 웃어른(家父長)의 부인, 즉 안주인의 공간으로 가족중심 공간의 역할을 하였고, 사랑채는 웃어 른의 주 생활공간이며 동시에 접객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2) 명·청시대 사합원(四合院)

한족(漢族) 주거의 기본인 북방의 사합원은 독립된 횡 장방형의 4동이 중정에 있는 원자(院子)를 둘러싸는 것을 부르는 것이다. 사합원 형식의 주거는 2000년 이상의 역 사를 가지고 중국전역에 분포하며, 각 지방의 자연환경·

풍속·관습에 대응해서 다양한 변형이 발생했다. 중국인 의 주거관이 반영된 사합원은 중정 중심의 내향적 구성, 좌우대칭의 축적 구성과 위계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3)

사합원은 종법예교(宗法禮敎)의 지배 하에서 남북 종축 선을 따라 대칭으로 배치된다. 동남의 모서리에 위치한 대문을 지나 영벽(影壁) 전원(前院)의 남쪽 건물에는 통상 객방(客房), 서숙(書塾) 창고, 하인방 등이 있다. 종축상의 수화문(垂華門)을 지나면 원자에 이르고, 원자의 북쪽에 있는 정방(正房)은 웃어른 내외의 거주지이며, 동서의 상 방(廂房)은 아들 가족의 거처이다. 때때로 정방의 좌우에 는 이방(耳房)과 소과방(小跨房)이 부가되고 후면에 후조 방(後兪房)을 두었다. 주택의 사방에는 벽과 담을 둘러 폐 쇄적인 반면, 원자 주위에는 회랑을 두르고 중정에는 꽃 나무를 심거나 분재를 진열하여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 다. 사합원은 원자 중심의 구성단위인 進의 수에 따라 다 양한 규모를 보이고, 규칙적인 공간구성으로 禮와 道를 근본으로 했던 선비들과 관리들이 선호했다.4)

3) 에도시대 쇼인즈쿠리(書院造)

에도시대의 일본에는 영주와 가신이 거주하는 조(城)와 조카마치(城下町)의 건축이 활발하였는데, 이때 지어진 영 주의 거관(居館)은 모두 쇼인즈쿠리로 만들어졌다. 쇼인즈 쿠리는 이전의 슈덴즈쿠리(主殿造) 주거양식에서 무사들의 접객형식이 확대 고정되면서 슈덴(主殿)이 접객 전용건물 로 사용되기 시작한 주거양식이다.5)

이처럼 쇼인즈쿠리는 접객·대면을 위한 비일상적인 외 부용 접객공간과 가장의 생활공간, 주부의 생활공간이라 는 세 부분의 거주부와 부엌을 기본구성으로 하고 있다.6) 즉, 주택의 1/3을 차지하는 객실이 내실과 명확히 분리된

1) 한국건축역사학회 편(2003). 한국 건축사 연구 1. 발언.

2) 윤장섭(2002). 한국건축사. 동명사.

3) 曹 (2002). 中日居住文化. 동제대학출판사. - 윤일이(2005)에서 재인용4) 손세관(2001). 넓게 본 중국의 주택(上). 열화당.

5) 西和夫·穗積和夫 저. 이무희·진경돈 역(1995). 일본건축사. 세 진사. - 윤일이(2005)에서 재인용

6) 太田博太郞 저. 박언곤 역(1994). 일본건축사. 발언. - 윤일이(2005) 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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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객 위주의 주택구성이라고 하겠다. 접객공간은 히로마 (廣間), 오나리고덴(御成御殿), 자시츠(茶室)와 쇼인(書院), 노부다이(能舞臺)와 가쿠야(樂屋) 등으로 구성되고, 가장의 생활 공간은 고신조(御寢所), 쇼인(書院), 다이멘조(對面所) 등으로 구성되며, 주부의 생활공간은 오카미가다(御上方), 다이도코로(台所) 등으로 구성된다.

쇼인즈쿠리의 평면구성은 간 분할이 복잡한 안행형(雁 行形)을 이룬다. 거실은 부지의 남측에 배치된 정원에 접 하고, 고정벽은 최소화되고 내부칸막이는 가동되는 장지 문(障紙門)으로 여름에 적합하다. 따라서 주택내부를 고정 된 기능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장지문을 개 방시키면 거간과 객간이, 거간과 식당이 하나의 실이 되 었고, 또한 실내공간이 정원과도 일체화된다.

2. 공간구문론(Space Syntax)

공간구문론은 런던대(UCL) 바틀렛 건축학부의 힐리어 (Hiller, B.) 교수 등에 의해 개발된 정량적 공간분석기법 으로, 사회현상을 유도하는 건축적 요소로서 공간의 상대 적 배치(configuration), 즉 단위공간 간의 상호관계성에 주목하여 공간배치구조상의 위상학적 중심성, 접근성, 동 선효율성 등의 속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다시 말해서, 공간구문론은 그래프 이론(graph theory)에 근거하여 건축 공간에 내재되어 있는 사회적 특성을 공간구조 전반적 차 원에서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방식으로 파악하는 방법론이 다. 공간구문론을 활용하여 해당 건축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교류의 양상을 설명할 수 있다.

공간구문론 기법을 통한 분석에 있어서, 분석대상 공간 구조에 적합한 그래프 재현(representation) 방식을 활용하 는 것이 중요하다. 공간구조의 그래프 재현 방식으로 축 선도(axial map), 볼록공간도(convex map), 격자배열도(grid map) 등이 활용되고 있는데, 축선도는 주로 가로공간과 같은 대규모 외부공간에, 볼록공간도는 주로 주거공간이 나 단일 건축물 공간과 같은 중·소규모 건축공간에, 그 리고 격자배열도는 개방형 평면의 건축공간 및 소규모 도 시공간에 활용된다.

공간구문론에서 활용되는 지표로 연결도(connectivity), 통제도(control), 통합도(integration) 등이 있는데, 이 중 통 합도가 가장 활용도가 높다. 통합도는 임의의 한 단위 공 간에서 다른 단위 공간까지 연결 관계의 상대적 깊이 (depth)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합도가 높을수록 다른 단위 공간으로의 접근이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통합 도는 단위 공간의 위상학적 중앙성(centrality) 및 접근성 (accessibility)으로 해석될 수 있다. 통합도가 높은 단위 공간은 접근성이 뛰어나 이용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고, 통합도가 낮은 단위 공간은 접근성이 떨어져 이 용빈도가 낮고 격리도(segregation)가 높아 프라이버시 확 보가 용이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주거공간의 분석에 공간구문론을 활용한 선행 연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핸슨(1998)은 공간구문론을

활용하여 영국 반스버리(Bansbury) 지방 주거와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y) 지방 주거의 공간배치를 유형화하여 해석한 바 있다. 또한 오르훈 등(1995) 역시 핸슨과 동일 한 방법론을 활용하여 터키 전통주거의 유형학적으로 분 류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지역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공 간구문론을 한국 전통주거에 적용한 사례들 역시 찾아볼 수 있는데, 장동국(1999)은 공간구문론의 다양한 지표들 을 활용하여 조선시대의 반가들에 대한 당시 거주인의 생 활상을 비교·분석하였고, 이상은(2002)은 조선시대 안동 문화권의 상류주택을 대상으로 주생활과 공간구조와의 관 계를 분석하였다. 이들 선행 연구들에서는 모두 주거공간 의 재현 방식으로 볼록공간도를 활용했다는 공통점을 보 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볼록공간도가 주거공간의 분석 에 적합한 방식임을 반증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거 공간에 공간구문론을 적용함에 있어서 그 재현 방식으로 볼록공간도 방식을 활용하도록 한다.

III. 분석방법 수립

1. 분석대상선정

조선시대 반가, 명·청시대 사합원, 에도시대 쇼인즈쿠 리의 비교분석을 위한 각 대표사례의 선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본 연구의 주요 초점이 주거공간 배치구조에 있으므로, 공간배치적 특성에 입각하여 각 국의 대표사례 를 선정하도록 한다. 또한 현재에도 관련 자료는 물론 그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보다 면밀한 고찰이 가능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도록 한다.

사합원의 경우 공간배치 형태가 지역별·규모별로 차 이를 보이고는 있으나 규칙성 역시 지니고 있어서 일반 형을 선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명·청 시대 수도인 북경에서 나타났던 일반적 사합원 형태 중 하나인 4진(四進) 규모 사합원을 선정하도록 한다. 쇼인즈 쿠리의 경우 역시 그 공간배치가 정형화되어 있어서 무 리없이 대표형을 선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에도시 대 쇼인즈쿠리 대표사례인 니조조(二條城) 니노마루고덴(二 の丸御殿)을 선정하도록 한다.

그림 1. 아파트 평면과 볼록공간도(출처: 이상은,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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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가의 경우 ㅡ자형, ㄴ자형, ㄷ자형, ㅁ자형 등과 같이 지역별·계층별 공간배치 형태가 무척 다양하여, 사 합원이나 쇼인즈쿠리와는 달리 공간배치 상의 규칙성이나 전형성을 논하기가 까다롭다. 따라서 반가의 대표사례 선 정을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본 연구의 시대적 범위인 17~18세기는 정확하게는 조선 중기에 해 당하는데, 조선 중기 양반 계층의 전형적인 주거형태는 ㅁ자형 주거였다.7) 또한 ㅁ자형 주거는 소위 안동문화권 (安東文化圈)이라 칭해지는 영남권(嶺南圈)에서 특히 확산 되어 나타났던 주거형태이다.8)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안동 하회마을 소재의 대표적인 ㅁ자형 주거인 충효당(忠孝堂) 을 반가의 사례로 선정하도록 한다.

1) 충효당(忠孝堂)

충효당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소재의 조선시대 대표적 반가로서, 풍산 유씨(豊山 柳氏) 계파중 서애 유 성룡(西厓 柳成龍)의 종택(宗宅)이다. 그 배치를 살펴보면, 서쪽을 앞면으로 긴 행랑채를 두고 안쪽으로 ㅁ자 모양 의 안채와 一자형의 사랑채가 연이어 있다. 사랑채는 웃 어른(남자주인)이 생활하면서 손님들을 접대하는 공간으로 왼쪽에서부터 사랑방, 대청마루, 방, 마루로 이루어져 있 다. 안채는 안주인이 생활하면서 집안 살림을 돌보던 공 간으로 동북쪽에 부엌을 두고 ㄱ자로 꺾여서 안방, 대청, 건넌방이 있다. 또한 건넌방 앞에는 마루와 2칸의 온돌 방, 부엌이 있으며 사랑채와 연결되어 있다.

2) 4진(四進) 규모 북경 사합원

북경에서 가장 일반화한 사합원은 2進에서 4進 정도의 구성을 갖는 중규모의 것이다. 그림4는 중규모 사합원의 전형으로서, 네 개의 進으로 구성되었다 하여 4진(四進)규 모 사합원이라 일컬어진다. 내부에 위치하고 있는 2개의 원자 중 북쪽에 위치한 원자가 주거의 실질적 중심공간 이 되는데, 정방은 웃어른 내외의 거처로, 양측 상방은 아 들 가족들의 거처로 이용되었다. 또한 남측의 원자와 그 주변 건물들은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었다. 후원은 미혼의 딸이나 여자하인들의 공간으로, 전원은 남자하인 들의 공간으로 이용되었다.

3) 니조조(二條城) 니노마루고덴(二の丸御殿)

1602년에 도쿠가와 이에아스(德川家康)의 거관(居館)으 로 건설된 니조조(二條城) 내에, 현존하는 대표적인 쇼인 즈쿠리 전통주거인 니노마루고덴(二の丸御殿)이 있다. 여 기에는 도사무라이(遠侍), 시키다이(式台), 다이히로마(大廣 間), 소테쓰노마(蘚鐵の間), 구로쇼인(黑書院; 小廣間이라고 도 함), 시로쇼인(白書院; 御座の間이라고도 함) 등의 건 물들이 안행형(雁行形)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남측에는 연못이 있는 정원이 전개되어 있으며, 도사무라이 북측에

는 부엌군(群)인 다이도코로(台所)가 자리하고 있다. 다이 히로마는 공적인 대면(對面)과 행사를 위한 건물이고, 구 로쇼인은 쇼군(將軍)의 친근한 사람들과 대면하는 건물이 며, 시로쇼인은 쇼군이 주거처로 사용한 건물이다.

2. 공간구문론 적용방식

공간구문론을 활용한 한·중·일 3국 전통주거의 비교 분석을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분석대상 전통주거들에 대 하여 각각 볼록공간도를 작성한 후 그로부터 통합도를 각 각 산출한다. 그런 다음, 산출된 통합도 지표들을 비교하 여 3국 전통주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한다. 이를 위 하여 3국 전통주거 분석에 적합한 볼록공간도 작성방법과 분석 세부방법을 수립하도록 한다.

1) 볼록공간도 작성방법

공간구문론에서 정의하는 볼록공간도 작성의 원칙은 ‘가 장 적은 수의, 가장 비만한 볼록공간들(fattest, fewest convex spaces)로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칙은 간 결한 반면 작성자의 임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볼록공간도 작성의 객관성과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리고 3국 전통주거에 대한 분석 적합성을 높이 기 위해 추가적인 볼록공간도 작성방식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볼록공간도 작성 원칙을 상정하도록 한다.

첫째로, 외부공간 또한 내부공간과 같이 볼록공간도의 작성 대상에 포함시킨다. 김봉렬(1999)에 의하면, 한국건 축은 단일건축물의 형태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 과 외부 공간이 얽혀서 형성되는 집합적 형태로 인식된 다. 또한 이상은(2002)에 의하면, 한국 전통건축에서 외부 공간과 내부공간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내부에 서의 생활·이용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부공 간을 외부공간과 따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는 사합원이 나 쇼인즈쿠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사항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내부공간과 마찬가지로 외부공간 또한 작 성 대상에 포함시켜서 외부공간의 볼록공간(convex space) 의 작성 원칙을 수립하도록 한다. 또한 초수유랑(抄手游 廊)과 같이 지붕으로 덮힌 회랑의 경우는 복도 공간의 개 념으로 보아 그 주변의 외부공간과 따로 구분하여 각각 의 볼록공간으로 작성하도록 한다.

둘째로, 볼록공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벽체뿐만 아니 라 기단 높이 차, 장지문 등을 포함시키도록 한다. 이상 은(2002)은 조선시대 반가의 내부공간을 볼록공간으로 구 분하는 데 있어서 대청과 툇마루에 대한 경계의 구분 기 준으로 기둥의 유무와 벽체의 불연속을 들고 있다. 사합 원의 내부공간의 경우는 상방, 정방, 후조방, 이방과 같은 실들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하므로 볼록공간으로 구분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반면 쇼인즈쿠리의 경우 침 실이나 거실 공간과 복도 공간인 로카(廊下)간의 구분이 장지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공간의 구분이 불확실하다.

이러한 경우에 가능한 볼록공간 구분의 원칙으로, 기능에 7) 주남철(1980). 한국주택건축. 일지사. 최일(1989). 朝鮮 中期以後

南部地方 中上流住居에 관한 硏究.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 그 러나 이와 관련하여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밝혀둔다.

8) 안동문화권에 주로 분포하는 ㅁ자형 주거를 ‘뜰집’이라는 용어로 구분하여 칭하기도 한다(김화봉,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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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한 볼록공간 구분 방법과 장지문 위치에 따른 볼록공 간 구분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후자의 방법이 전자에 비해 결과적으로 더 작고 많은 수의 볼록공간들을 형성 하게 되나, 전자의 방법은 그 공간 구분 기준이 명확치 않고 결과적으로 구분되는 공간의 형상이 볼록공간이 되 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후자의 방 법을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수납공간인 벽장은 사람이 기거하며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므로 기본적으로 볼록공간 작성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쇼인즈쿠리의 난도(納戶) 는 그 기능이 쇼군(將軍)의 경호를 위한 무사의 은신 공 간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므로 단순한 수납공간으로 보기 어렵다. 이에 쇼인즈쿠리의 난도(納戶)는 볼록공간 작성 대상에 포함시킨다.

2) 분석 세부방법

한·중·일 3국의 전통주거를 비교분석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관건은 3국 전통주거의 규모가 저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분석대상으로 선정한 충효당, 4진 규모 사합원, 니노마루고덴의 3개 전통주거는 규모 면 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공간구문론은 몇가지 장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먼저 공간구문론의 위상학적 특성을 들 수 있다. 공간구문론이 지니고 있는 그래프 이론의 적용 방식에서 단위공간을 나타내는 각 노드가 공간의 물리적 규모 정보를 전혀 담지 않기 때문에, 공간구문론은 분석 대상 건축공간의 규모에 따른 어떠한 제약에 대해서도 원 칙적으로 자유롭다. 그러나 물리적 규모가 클수록 일반적 으로 노드의 개수가 많아진다는 점은 공간구문론이 규모 에 대한 제약에 완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말해준다.

다음으로 통합도 산출방식 상의 장치를 들 수 있다. 즉, 산출된 통합도 수치가 노드 개수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 도록 그 산출 과정에 보정절차가 추가되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산출된 통합도 지표마져도 노드 개수에 의한 영

향에서 완벽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노드 개수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즉 규 모의 차이에 의해 비교분석의 신뢰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으로 표준화된(standardized) 통합도 지표를 활 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서로다른 규모의 주거공간들 에 대한 비교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표준화의 방식은 표 준정규분포화값, 즉 Z값 산출방식으로 하도록 한다.9)

Z= (m: 통합도 평균, σ: 통합도 표준편차)

IV. 공간분석 결과

1. 각 분석대상의 분석결과 1) 충효당(忠孝堂)

<그림 3>은 충효당을 이전 장의 원칙에 따라 볼록공간 도로 재현하고 분석한 결과 각각의 단위공간에 대한 통 합도 지표값의 분포를 나타낸 것이고, <표 2>는 충효당 의 주요단위공간에 대한 통합도 Z값을 정리한 것이다. 결 과를 살펴보면, 행랑마당과 안마당의 통합도 지표값이 상 대적으로 높은 값을 나타내고 있고, 사랑방들과 안방, 건 넌방과 같은 취침 공간의 통합도 지표값은 상대적으로 낮 은 값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당의 공간이 매우 낮은 통합 도 지표값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안채 북쪽에 위치한 부 엌과 안마당과 사랑마당 사이에 위치한 부엌 공간의 통 합도 지표값이 여타 내부공간들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 이고, 안채의 대청마루와 사랑채의 대청마루 공간 역시 비교적 높은 통합도 지표값을 보인다.

위 결과로부터 충효당 내 각 단위공간들의 사회적·행 태적 위계를 추정할 수 있다. 이용빈도가 높은 것으로 추 정되는 공간은 행랑마당과 안마당으로, 이곳에서 거주자 들의 활동 및 상호 교류가 가장 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공간만을 고려하면, 부엌과 사랑채 및 안채 대청마루 가 이용빈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사랑방, 안 방, 건넌방 등 주요 거처 공간은 상당한 격리도를 보여 프라이버시 확보가 용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사당 공간은 격리도가 매우 높아 사람들의 왕래가 매우 드물 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4진(四進) 규모 북경 사합원

<그림 5>는 4진 규모의 북경 사합원을 분석한 결과 통 합도 지표값의 분포를 나타낸 것이고, <표 3>은 사합원 의 주요단위공간에 대한 통합도 Z값을 정리한 것이다. 이 를 살펴보면, 북측 원자 공간과 그에 남쪽으로 인접한 회 랑, 그리고 청방 공간의 통합도 지표값이 매우 높은 값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각각 북쪽과 남쪽의 가로에 인접한 도 좌방과 후조방 공간들의 통합도 지표값이 매우 낮은 값

X m– ---σ

9) 본 연구의 분석대상들로부터 통합도 지표를 산출한 결과, 모든 대 상들에서 통합도 분포가 정규분포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 서 이와 같은 표준화 방식이 충분히 타당성을 가진다.

표 1. 볼록공간도 작성방법 작성 원칙

1. 가장 적은 수의 가장 비만한 볼록공간

2. 방과 대청 앞의 연속된 툇마루의 경우, 대청과 툇마루 사이에 기 둥이 있는 경우에는 구분해준다. 좁고 긴 툇마루의 경우, 그 한 쪽 벽면이 불연속적일 경우에는 평면이 연속적일지라도 벽면에 따라 구분해준다.

3. 수납공간인 벽장의 경우는 제외한다. 단, 쇼인즈쿠리의 난도(納 戶)의 경우는 그 기능상 단순한 수납공간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 에 작성 대상에 포함시킨다.

4. 쇼인즈쿠리의 경우, 장지문의 위치에 따라 볼록공간을 구분한다.

1. 가장 적은 수의 가장 비만한 볼록공간

2. 기단의 높이차가 60cm이상일 경우는 계단이 없이는 통행하기 불 가능하다고 보아 구분한다.

3. 구분된 볼록공간의 최소폭이 1 m 이하일 경우는 어떤 활동이 일 어나기 힘든 공간으로 보아 제외한다. 단, 높이차가 60 cm 이상 이 되는 기단 중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 할을 할 때에는 그 폭이 1 m 이하일 지라도 하나의 공간으로 구 4. 회랑과 같이 지붕으로 덮힌 외부 통로의 경우 주변의 외부공간분한다.

과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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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이 어두울수록 높은 통합도의 단위공간을 나타내고, 색상이 밝을수록 낮은 통합도의 단위공간을 나타냄.

그림 2. 충효당 배치도(출처: 윤장섭, 2002) 그림 3. 충효당 분석결과 통합도 분포*

그림 4. 사합원 배치도(출처: 손세관, 2001) 그림 5. 사합원 분석결과 통합도 분포*

그림 6. 니노마루고덴 배치도(출처: 윤장섭, 2000) 그림 7. 니노마루고덴 분석결과 통합도 분포*

표 2. 충효당 주요단위공간 통합도 Z값

실명 통합도 Z값 행랑마당(北) 2.292632 행랑마당(南) 2.243693 안마당 1.875652 안채 대청 0.368119 사랑채 대청 0.555226 부엌(北) 1.281775 부엌(南) 1.175727 안방 -0.783886 건넌방 -0.858943 큰사랑방 -0.705797 사당 -1.678584 전체 평균 1.080153 표준편차 0.231942

표 3. 사합원 주요단위공간 통합도 Z값

실명 통합도 Z값 원자(北) 1.846651 원자(南) 1.138206 후조방, 부엌 -1.559421 도좌방 -1.272250 와실(정방동측) -0.450366 상방(북서측) -0.222007 상방(남동측) -0.291894 정방 0.133061 청방 1.977306 회랑(청방남측) 1.690722 회랑(청방북측) 2.183934 전체 평균 0.735605 표준편차 0.168743

표 4. 니노마루고덴 주요부분 통합도평균 Z값

부분

遠侍 間 -0.384285 式台 間 0.586468 大廣間 間 0.365297 黑書院 間 -0.737477 白書院 間 -1.374077 台所 -1.103266 遠侍 廊下 0.446420 式台 廊下 0.501924 大廣間 廊下 1.141026 黑書院 廊下 0.210946 白書院 廊下 -0.988363 전체 평균 0.859193 표준편차 0.129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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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이고 있다. 정방 양측의 와실이나 4개 상방 등의 취 침 공간은 통합도 지표값이 다소 낮게 나타나고 있다.

위 결과로부터 사합원 내 각 단위공간들의 사회적·행 태적 위계를 추정하면, 북측 원자와 그에 남쪽으로 인접 한 회랑, 청방 등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 및 사회적 교류 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남측의 도좌방, 북측 의 후조방 및 부엌 공간은 격리도가 매우 높아 접근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방 양측의 와실, 상방과 같은 주요 거처 공간의 경우 상당한 격리도를 보여 프라 이버시 확보가 용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 니조조(二條城) 니노마루고덴(二の丸御殿)

<그림 7>은 니조조 니노마루고덴을 분석한 결과 통합 도 지표값의 분포를 나타낸 것이고, <표 4>는 니노마루 고덴의 각 건물에 대하여 칸(間)과 로카 별 통합도평균의 Z값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살펴보면, 구로쇼인 건물과 다 이도코로 건물 사이의 외부공간들의 통합도 지표값이 상 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구로쇼인 내의 생활 공간이나 시로쇼인 내의 개인 공간들의 통합도 지표값이 매우 낮 게 나타난다. 실내공간만을 놓고 보면 도사무라이, 시키다 이, 다이히로바 등의 건물 북쪽에 위치한 로카 공간들의 통합도 지표값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다이도코로 건물 내 공간들의 통합도 지표값은 상당히 낮게 나타난다.

위 결과로부터 니노마루고덴 내 각 단위공간들의 사회 적·행태적 위계를 추정하면, 구로쇼인과 다이도코로 사 이를 잇는 외부공간들에서 잦은 왕래가 있었을 것으로, 구로쇼인 및 시로쇼인의 쇼군 거처 공간이 상당한 격리 도를 보여 프라이버시 확보가 용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다이도코로 건물은 다른 건물들로부터의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 상의 중요도가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 분석결과 간 비교 1) 공간구조 전반

3국의 사례 모두 주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주거 대지 의 안쪽에 위치한 내부 정원의 통합도가 주로 높게 나타 나고 있다. 반가에서의 안마당, 사합원에서의 북쪽 원자, 그리고 니노마루고덴에서의 뒤쪽 정원 공간들이 그것인 데, 이들 공간들은 거주자들의 생활행위 면에서 볼 때 가 장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곳으로, 주된 가사노동이 이 곳에서 벌어지고 안주인을 중심으로 하인들의 주된 이동 과 활동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한편 거주자들의 주된 이 동 및 활동 공간, 즉 충효당의 행랑마당, 사합원의 청방 뒤쪽 회랑, 니노마루고덴의 각 건물 북측 로카 등의 공간 이 비교적 높은 통합도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공간 들은 공통적으로 거주자 중 웃어른의 주거처 공간과 불 과 1~2 정도의 깊이로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데, 이로써 하인들(웃어른의 손아랫사람들까지 포함)은 웃어른의 부름 에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다른 한편 웃어른은 자신의 거처에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창문 을 여는 행위만으로도) 하인들을 손쉽게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었다. 이는 웃어른과 하인들의 상하적·종속적 관계 성이 공간구조 전반에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웃어른의 주거처는 위의 주요 활동공간에 매우 근접해 있 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통합도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체 주거공간 또는 거주자 모두에 대한 통제 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자신의 거처에 대한 프라이버시 역 시 확보하고자 하는 웃어른의 요구가 역시 공간구조에 반 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공통점 외에도 3국은 공간구조 전반에서 차 별성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핵심은 여성의 공간에 있다.

충효당의 경우 남성인 웃어른과 여성인 안주인의 공간적 구분이 명확하고, 안주인의 통제 공간인 안마당과 부엌 등이 웃어른의 통제 공간인 행랑마당과 유사한 수준으로 높은 통합도를 보이고 있다. 사합원의 경우에는 안주인의 공간과 웃어른의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고, 웃 어른 내외의 통제 공간인 정방 및 북측 원자 주변 공간 이 비교적 높은 통합도를 보이고 있다. 니노마루고덴의 경우 웃어른의 공간과 안주인의 공간이 구분되어 있으나 안주인의 공간은 웃어른의 공간에 비해 낮은 통합도를 보 이고 있다. 이는 3국 주거생활에서 여성의 공간이 가지는 위계의 차이를 말해준다. 즉, 한국의 경우 여성이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는 ‘안주인’으로서의 위상을 공간적으로 확 보하였던 반면, 중국의 경우 여성만의 독립적 통제 공간 이 명확하지 않았고, 일본의 경우 여성의 통제 공간은 남 성에 비해 그 위상이 낮았음을 의미한다.

2) 공간이용 측면

이원식(2002)은 주거 내 생활행위를 취침, 식사, 취사, 목욕, 배설, 접객, 수장, 의례의 8가지로 구분하여 3국의 주거문화를 비교분석한 바 있다. 이 중 식사 행위는 3국 모두 취침 행위와 동일한 공간에서 벌어지므로 공간적 측 면에서는 취침·식사 공간으로 통합하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목욕 행위는 한국과 중국의 경우 각자의 주거처에 서 해결하여 따로 공간할애를 하지 않았으므로 공간적 측 면에서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 배설 행위의 경우 3국 모 두 집터 내 후미진 곳 또는 바깥의 인접한 곳에 화장실 을 위치시켰다는 점에서, 공간적으로 격리도가 높은 지점 이라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이에 본 소절에서는 취침·

식사, 취사, 접객, 수장, 의례의 5개 생활행위별로 공간이 용 특성을 비교하도록 한다.

취침·식사의 공간인 침실은 3국 모두 비교적 낮은 통 합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주 자가 침실 공간을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공간으로 유지하 고자 하는 의지가 공간구조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취사의 공간인 부엌에 대한 상대적 위계는 3국이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 충효당의 경우 안채 북쪽에 위치한 부엌과 안마당과 사랑마당 사이에 위치한 부엌이 상대적 으로 높은 통합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사합원의 경우에 는 후조방에 위치한 부엌이 매우 낮은 통합도를 보이고 있고, 니노마루고덴의 경우에도 안쪽 정원에 위치한 다이

(8)

도코로 건물 내 공간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통합도를 보 이고 있다. 이는 취사 행위에 관한 3국의 차별성이 공간 구조에 반영된 결과이다. 즉, 반가의 경우 부엌 공간은 거 주자들의 취사를 책임지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그 접근성 이 충분히 요구되었던 반면에, 사합원이나 쇼인즈쿠리의 경우 정해진 부엌 공간 이외의 다양한 공간에서 간단한 취사 행위가 벌어지기도 했기 때문에 반가의 경우만큼의 접근성이 요구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접객 공간의 경우 3국이 다소 유사한 접근성의 양상을 보인다. 충효당의 경우 주출입구와 근접한 사랑채가 접객 공간으로 기능하였고, 사합원의 경우 청방을 비롯한 남측 원자 주변이 접객 공간으로 기능하거나 또는 정방에서 접 객 행위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한편 니노마루고덴의 경우 는 다이히로마와 같은 접객 공간이 여타 생활공간과 명 확히 구분되어 주출입구와 웃어른의 주거처 사이에 마련 되었다. 이처럼 접객 공간은 3국 모두에서 웃어른의 주거 처 또는 그 근처에 자리하며 비교적 높은 통합도 수준을 보인다. 다만 접객 공간이 가지는 독립성 면에서 볼 때 일본의 쇼인즈쿠리가 가장 두드러지고, 이는 쇼인즈쿠리 가 접객 행위를 매우 중시한 주거였음을 나타낸다.

각 사례에서 수장 공간, 즉 충효당의 광, 사합원의 도 방, 쇼인즈쿠리의 구라 등이 모두 비교적 낮은 통합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장 공간이 물건의 보관 기능에 충실 할 뿐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어도 무방하다는 식의 공 통적 관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의례 공간을 살펴보면, 충효당의 경우 사당 공간이 매 우 낮은 통합도를 보이는 반면, 사합원의 경우 정방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의례 공간인 조당(祖堂)의 통합도는 평 균치 수준을 보이고 있고, 니노마루고덴의 경우 의례 공 간을 겸하는 다이멘쇼 등이 약간 높은 정도의 통합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3국의 의례 행위에 대한 관념의 차이 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조선시대 양반은 제사 권을 매우 중시 여겨 사당채의 위치가 반가 조영 단계에 서 가장 먼저 고려되었을 정도로 사당 공간에 대한 경외 심이 강했다. 이처럼 반가에서는 사당채가 신성시·경외 시됨에 따라 뒷마당의 큰 영역에 위치시키거나 더 높은 기단을 쌓는 방식 등으로 실제 생활공간과 격리시킨 것 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합원의 경우 정방의 한가 운데 위치한 조당은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자리하였다는 상징적 신성화 개념이 강했고, 반가의 경우에서처럼 일상 생활로부터의 공간적 격리의 양태는 보여지지 않았다. 또 한 쇼인즈쿠리의 경우 당시의 무사 계급은 접객을 일종 의 의례 행위로 받아들였고 주거의 특정 공간을 의례전 용으로 할애하는 형태가 거의 드물었기 때문에, 의례 공 간의 공간구조 상 특이성을 찾아볼 수 없다.

V.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반가, 명·청시대 사합원, 에

도시대 쇼인즈쿠리를 중심으로 한·중·일 3국의 전통주 거를 공간구조와 공간이용의 측면에서 비교분석하였다. 공 간구조의 측면에서는 공간구문론을 활용하여 공간구조 전 반에서의 개별 공간의 속성을 살펴보았고, 공간이용의 측 면에서는 주요한 전통주거 생활행위별 공간이용 특성 및 공간구조와의 관계성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공간구조 전반 측면에서 3국의 주거사례는 웃어른의 통제 용이성과 프라이버시 확보의 구조를 공통 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반면, 여성의 통제 공간 확보와 그 위상 측면에서는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공간이용 측면에서 3국의 주거사례가 취침·식사 행위의 프라이버 시 확보와 수장 행위의 격리성에서는 공통성을 보이는 반 면, 취사 행위에 대해서는 반가가 비교적 높은 중요도를 부여하였고, 접객 행위에 대해서는 쇼인즈쿠리가 상대적 으로 높은 중요도를 부여하였으며, 의례 행위에 대해서는 반가가 일상생활로부터의 강한 격리 양상을 나타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주거생활 면에서의 3국의 공통점 및 차이점이 주거공간의 구조 전반에 반영되었고 그것은 온 전히 공간구문론 분석결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 었다. 또한 기존의 한·중·일 전통주거 비교연구가 지 녔던 논의의 단편성이 극복될 수 있었고, 한편으로 공간 구문론의 분석기법이 전통주거의 공간구조적 특성으로부 터 주거문화적 특성을 이해·해석하는데 충분히 유효한 방법론임이 입증되었다. 본 연구를 계기로 공간구문론 분 석기법이 주거공간 및 주거문화 연구에 더욱 폭넓게 활 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주거사례들이 3국을 대표하는 전통주거로 보았으나, 이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 지가 있음 또한 분명하다. 또한 방법론 상의 보완에도 불 구하고 이들 사례들이 규모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점은 분 명 본 연구의 객관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보다 일반적 인 논의를 위한 단초로서 본 연구의 유의미성에 의의를 두고, 추후 연구에서는 논의의 객관화·일반화를 위하여 보다 많은 주거사례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시각적 속성과 같이 공간구문론이 담지 못하는 측면을 통한 분석이 전통주거의 연구에 도입되는 것 또한 추후 연구에서 보완되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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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일(2011. 1. 27) 수정일(1차: 2011. 3. 15) 게재확정일(2011. 3. 2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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