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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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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3기 신도시와 GTX 계획이 없는 게 좋지 않을까. 어쩌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20억 원을 찍도록 내버려 두는 게 탈서울의 계기를 만드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수도권 은 그냥저냥 시장에 맡겨서 ‘투기의 지옥문’을 여는 것이 균 형발전의 역발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올해 4월부터 국토교통부를 출입하면서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교통 및 주택정책에 대한 기사를 쓸 때마다 내 속에서 벌어진 ‘아무말 대잔치’다. 수도권 집중을 우려하면 서도 한편으로는 수도권을 더 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쓰 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특히 더 사악(?)해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 9월 ‘밀레니얼’과 균형발전이라는 키워드를 연결한 국토연구원의 보고서 「밀레니얼 청년세대를 위한 산업입지 공급 방향」을 흥미롭게 봤다. 나 자신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유출된 청년인구’로, 내 고향 강원도 삼척은 인구소멸지수가 0.4로 소멸위험지역이다. 은퇴한 뒤 낙향해 작은 북카페나 상 담소를 열겠다는 꿈은 ‘지방 소멸’이라는 현실 앞에 늘 위태 로웠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희망’을 보여줬다. 로컬 지향성, 느슨 한 연대, 자유로운 노동, 코리빙 하우스, 코워킹 하우스 등 ‘밀 레니얼적’ 정책 아이디어들이 비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묘 하게 현실적이었다. 정책의 효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균형발 전의 열쇠를 2030세대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본 데서 온 설득력이 아니었나 싶다. 삼척이 이렇게만 되면 소멸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돈이다. 2030세대가 비수도권에서 일하고 살 수 있 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정부가 돈을 쓸까? 2021년도 국토 교통부 예산안을 보면 SOC 예산 중 교통 및 물류 분야에 17 조 9242억 원이 배정된 반면, 국토 및 지역개발에는 5분의 1 수준인 3조 5752억 원이 배정됐다. 교통체계 역시 균형발전 의 중요한 인프라이고 예산을 속속들이 파헤치면 관련 예산 규모는 늘어날 것이다. 다만 예산안 구성 항목만 놓고 보면 한국의 국토계획은 도로 깔고 철도 놓는 개발주의 시대와 크 게 다를 바가 없다.
지난 9월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이전 공공기관, 지역의 대학이 협업한 10대 과제에 대해 450억 원 을 지원한다는 보도자료를 봤다. 과제 하나당 45억 원으로 쪼 개지는 이 예산이 2030세대를 혁신도시에 잡아둘 정도로 충 분한지 기자로서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아파트 가격과 부동 산 시장 이슈를 처리하느라 이 같은 균형발전 관련 사업 관 련 보도자료를 ‘킬’(기사를 쓰지 않는 것)하는 데 죄책감을 느 끼는 게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인가, 그저 괴로울 뿐이다.
앞선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알게 된 청년정책과 균 형발전정책의 ‘컬래버레이션’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이 빨리 안정되어 아파트 가격의 뉴스 가치가 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야 중소도시 또는 거점 도시 에 ‘작은 판교’를 만드는 균형발전의 해법을 찾는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판교’를 위해
진명선 한겨레신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