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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분석방법에서 진화적 관점의 유용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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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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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02년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KRF-2002- 074-BM1001).

이 논문은 한국의 ‘새정치경제학연구팀’과 일본의 ‘일본진화경제학회(JAFEE)'가 2003 년 7월에 나고야대학에서 공동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進化經濟學と新政治經濟學”

란 주제로 발표된 것이며, 이를 수정․보완한 것임을 밝혀둔다.

** 경성대학교 디지털비즈니스학부 부교수

주소:ꂕ608-736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110-1 전화:(051) 620-4411, email : kimjhan@ks.ac.kr 응용경제 제7권 제1호

2005년 6월, 한국응용경제학회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에서 진화적 관점의 유용성 모색*

김 종 한**

논문 초록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성은 전체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 설명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새정치경제학에 대한 진화적 관점의 유용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새정치경제학’의 미시적 기초로서의 가능성, ② 방법 론적 특성의 취사선택의 용이성, ③ 재생산 메커니즘 및 체제분석의 다양성 등 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진화경제학은 새정치경제학의 비타민인가 바이러스인가? 그것은 진화경제학의 평가적 이론화에 의한 현실 설명력 증대와 정치경제학의 추상방법에 의한 사회관계(계급관계) 분석이 상호 얼마나 긴장관 계를 유지하는가에 달려있다. 최근 진화경제학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진화경제학 과 ‘새정치경제학’의 연계가능성은 계급관계가 체화된 것으로서 제도를 분석하고 있는 급진파 제도주의가 주목된다. 그리고 진화경제학의 연구영역 가운데 경로 의존의 미시적 기초와 체제이행에 대한 진화적 관점에서의 분석 등은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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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JEL 분류번호 : B4

핵심 주제어 : 새정치경제학, 진화경제학, 진화적 관점, 유용성

Ⅰ. 머리말

디지털 경제, 지식기반경제, 글로벌 신자유주의 경제시대를 맞이하여 자본주의 경제의 복잡성과 다양성과 우연성이 증대하고 있다. 이처럼 급속한 자본주의 변 화에 대해 이른바 주류경제학인 신고전파경제학과 비주류경제학인 맑스주의 정 치경제학은 모두 복잡하고 다양하며 우연적인 경제현상의 설명력에 한계를 노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유물변증법과 유물사관에 기초한 맑스주의 경제학의 자본론 분석방법은 순수 한 경쟁자본주의의 구조(골격)와 운동법칙의 거시적 경향을 이해하는데 탁월한 설명력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맑스주의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쟁과 위 기의 경향성에 대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위기 극복에 대한 조절 메커니즘의 분 석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맑스주의 경제학의 이러한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 로 등장한 것이 조절이론이다. 맑스의 직관과 포스트 케인지언의 거시경제 순환 메커니즘 분석, 그리고 제도학파의 제도분석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범위이론으로 서의 조절(레귤라시옹)이론은 자본주의 경제의 조절 메커니즘 분석을 통해 맑스 주의 정치경제학의 현실 설명력의 공백을 메우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조절이론 역시 미시적 차원에서 공식적 비공식적 제도의 탄생, 변화, 소 멸의 과정분석과 거시적 차원에서 자본주의 이행의 문제에 대한 분석에는 상대 적으로 취약하다.1)

현대자본주의 분석은 단순히 자본주의 구조와 운동법칙을 규명하려고 하거나 조절 메커니즘의 분석만으로는 충분한 설명력과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인체

1) 최근 조절이론은 분석의 미시적 기초를 확립하고자 꽁방시옹(convention)이론이나 진화 경제학 등과 다양한 접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다 상세한 논의는 김영용(2002, 2003a, 2003b), Boyer and Saillard (eds)(2002), Storper and Salais(1997), Coriat and Dosi(1998)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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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비유한다면 맑스주의 경제학은 골격과 근육과 피의 생성, 발전, 소멸에 대한 거시적분석이고, 조절이론은 성인의 육체에 위험한 질병의 발생과 치료과정에 대한 분석이다. 정치경제학이 현대 자본주의에 대해 보다 생생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자체의 체질변화에 대한 미시적 차원의 분 석과 함께 체제이행에 대한 거시적 차원의 구체분석 및 미시-거시 연계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에 대한 성찰에 기초 하여 분석방법의 내포적 심화와 외연적 확장에 대한 모색이 요구된다. 이 글에 서는 이러한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의 내포적 심화와 외연적 확장을 통해 새로운 정치경제학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일련의 시도를 가리켜 ‘새정치경제학’(New political economy)이라 부르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의 외연적 확장의 일환으로서 진화경제 학의 분석방법이 새로운 정치경제학 패러다임 구축(元田厚生, 1998)에 어떠한 유용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탐색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먼저 Ⅱ절에서는 사상 적으로 진화적 관점과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진화적 관 점에서 본 ‘새정치경제학’의 의미를 적출한다. 그리고 Ⅲ절에서는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성을 검토함으로써 진화적 관점이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어떠한 유용성을 가지는지를 탐색한다. 나아가 최근의 연구성과를 토대 로 진화경제학과 ‘새정치경제학’의 연계 가능성과 필요성을 모색해 본다. Ⅳ절에 서는 이상의 논의를 요약한다.

Ⅱ. ‘새정치경제학’의 진화적 관점

1. 진화적 관점과 맑스주의 정치경제학

먼저 논의의 전개를 위해 진화와 관련된 약간의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中 原英臣, 佐川峻, 1991). 생물학에서 진화란 간단히 말해서 유전자들이 자신들을 보유하고 있는 개체들의 번식을 도와 자신들의 복사체를 보다 많이 퍼뜨리려는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다윈(Charles Darwin)이『種의 基 源』(On the Orign of Species)에서 주장하는 진화론의 핵심은 인위선택 (artificial selection)이 아닌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evolution by na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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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ion)이다.

이에 반해 사회과학에서 진화란 어떤 것이 시간을 거치면서 다른 것으로 변하 는 것(Faber and Proops, 1991: 59), 또는 한 체계가 내생적으로 생성된 변화 에 의해 시간이 흐르면서 변형되는 것(Witt, 1991: 87)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 윈의 자연선택론이 사회적 진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쟁 의 여지가 있다. 윌슨(Wilson, 1975)과 같은 사회생물학자의 경우 인문학과 사 회과학을 생물학의 특수분야들로 파악하고 있음에 반해, 호지슨(Hodgson, 1993a)은 사회적 다윈주의의 위험을 지적한다. 진화론적 사고가 ‘적자생존’의 생각에 기반하여, 선별의 결과가 항상 효율적이고 최적이라는 팽글로시안적 견 해는 현대 진화론에서 근거를 상실한다.2) 현대 진화론은 경쟁적 결과들의 최적 성, 진화적 ‘진보’의 법칙, 자유방임의 우월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생물학적이든 경제학적이든지 최근의 진화이론에 의하면, 진화적 과정이 반드시 최적의 결과 들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즉, 진화는 반드시 완전함을 향하지 않는다. 특이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오류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모방될 수 있다. 진화 의 과정이 다양성을 필요로 하지만, 선별해야하는 다양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 은 선별이 최적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윈 역시 ‘진화에는 정해진 방향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진화란 필연적으로 보 다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관념을 부정했다’ 굴드(Gould, 1997). 또한 진화적 관점에서는 ‘진보’(progress)와 진화는 개념상의 엄격한 구분을 요한다.

따라서 진보라는 말속에는 목적(goal)의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진화는 목적성이 없다. 진화의 역사에서 객관적인 진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이다(최재천, 2003). 결국 진화적 관점의 핵심은 대상 (유기체)의 복잡성․다양성․우연성에 기초하여 변화의 방향이나 목적이 결정되 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진화적 관점(사상)과 비교하여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관

2) ‘경제학에서도 진화에 대한 팽글로시안적 사고의 예들을 볼 수 있다. 프리드만은 자연선택 의 논리를 이용하여 최적화 가설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즉, 진화적 과정이 주체들과 기업 들의 행동의 최적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가정된다. 이러한 주장은 윈터에 의해 비판받았다.

윌리엄슨(1985) 역시 위계적인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더 효율적이고 가장 생존에 적합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진화는 상대적으로 우수하거나 최적에 가까 운 조직 형태들을 선택하게끔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자연선택의 개념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기반하고 있다.’ 백명호(199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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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사상)은 어떠한가. 여기서 맑스가 진화론자인가 아닌가를 논할 여유는 없 다.3) 그리고 맑스가『자본론』에서 다윈, 진화, 생존투쟁 등의 단어를 얼마나 그 리고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가를 따지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철학적 기초인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유물론이 위에서 살펴본 진화적 관점과 어떠한 소통이 가능한가이다. 이른바 변증법적 유물론에 서 제물질의 상호연관성과 관련하여 논의하는 ‘원인과 결과’, ‘시간과 공간’, ‘필 연과 우연’, ‘가능성과 현실성’의 문제는 진화적 관점과 대립되지 않는다. 또한 양질전화의 법칙,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의 법칙, 부정의 부정법칙 역시 진화적 관점과 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점진적 변화가 반드시 진화를 의 미하는 것이 아니듯이, 혁명 역시 진화적 관점과 대립적이지 않다.4)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이 진화적 관점에서 제기되는 피상적인 문제는 맑스가 사 적유물론에 기초하여 서술한 내용들 가운데 필연성과 목적성이 강조된 언급과 무관하지 않다. 이를테면, ‘역사의 합법칙성으로서 자본주의 붕괴의 필연성’, ‘경 제의 최종심급에서의 결정’, ‘원시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제→공산제로의 단선적 발전’, ‘프롤레타리아트의 당파성’, 계급투쟁 등을 들 수 있다. 맑스의 이 러한 언급이 진화적 관점과 근본적으로 대립을 이루는 문제인지는 좀더 심도 깊은 분석과 논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여기서는 다만 이러한 맑스의 언급 과 관련하여 두 가지 사항만을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자본주의의 필연성과 목적성을 강조한 그의 언급은 소비에트 혁명이후 맑스주의자들에게 지나치게 교조적으로 강조됨으로써 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이 진화 적 관점과는 멀어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사적유물론에서 맑스는

‘우연성’과 ‘역사에서 개인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들을 역사적 필 연성의 보조항이며 그 특수한 발현형태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5)

3) 혹자는 맑스를 가리켜 ‘목표가 있는 진화(론자)’(유동운, 2000), ‘혁명적 진화(론자)’

(Hodgson, 1993a), ‘진화적 이론가이자 제도주의적 이론가’(Nelson, 2002) 등으로 묘사 하기도 한다.

4) ‘혁명적인가 아니면 진화적인가는 시간을 얼마로 잡고 분석하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원시 사회에서 몇 사람의 무리가 발견한 활이나 제정한 규범은 혁명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같 은 무리들이 모인 대규모 사회에 존재하는 하나의 문화는 반복된 발명과 느린 확산과정 을 거치면서 독특한 문화로 진화한 산물이다’(유동운, 2000 : 55).

5) 맑스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만일 ‘우연’이 어떤 역할도 행하지 않는다면 세계사는 매 우 신비로운 성질을 지니는 것으로 될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들 ‘우연’은 그 자체가 발전의 일반적 과정에 있어서의 다른 ‘우연’에 의해 상쇄된다. 그러나 발전이 촉진되느냐 지연되느냐 하는 것은 이러한 ‘우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녹두신서 편(1985: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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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철학적 기초인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유물론은 진화적 관점과 상호소통의 여지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맑스의 자본 주의 붕괴의 필연성 및 목적성과 관련된 언급이 이후의 맑스주의자들에게 지나 치게 강조됨으로 말미암아 근본주의(fundamentalism)에 안주하여 급변하는 자 본주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렸다. 그 결과 맑스주의 정치경 제학은 자본주의 현실 변화에 대한 설명력을 사실상 잃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닐 것이다.

2. ‘새정치경제학6)’의 진화론적 의미

맑스주의 정치경제학 학문체계의 현실 설명력 상실은 그 학문의 이론체계의 위기 즉 패러다임의 위기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것은 생물에 비유하면 멸종의 위기와 같다. 이미 1980년대 말에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로 현존 사회주의가 종 말을 고하였고, 그것을 대신하여 자본주의의 새로운 변종인 글로벌화와 정보기 술혁명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 단계 자본주의의 부단한 진화, 즉 자본주의 변이와 유전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교조적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정치경제학 패러다임의 구축이 긴요하다.

그렇다면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은 진화적 관점에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가능한가? 진화생물학적 이론으로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기존의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철학적 기초와 분석방법을 뛰어넘 는 강력한 돌연변이(mutation)에 의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이다. 그러나 현 실적으로 맑스를 넘어서는 대이론의 탄생을 기대할 확률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생물학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다른 하나의 방법은 학문체계간 의 이종접합에 의한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tion)이 있다.

김형기(2001)는 한국에서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의 필요성을 주 창하면서, 새로운 정치경제학 패러다임의 구축을 위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방향으로의 혁신이 필요하다(김형기, 2003: 6-7)고 주장한다.

첫째, 인간과 자연, 그리고 경제(economy)와 생태(ecology)가 통일된 하나의

6) 김형기(2001)는 급변하는 21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현실설명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는 기존의 정치경제학의 분석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패러다임 구축이 필요하 다는 점에서 ‘새정치경제학(New Political Econoy)’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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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라는 관점을 확립해야 한다. 둘째, 정치경제학의 분석단위를 ‘세계자본주 의’(global capitalism)로 설정해야 한다. 셋째, 세계자본주의 내의 국민적 자본 주의들의 공간적 다양성과 시간적 가변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국민국가의 제도분석과 경제주체의 행동분석을 위한 이론적 틀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생 산영역 뿐만 아니라 재생산 영역, 실물부분 뿐만 아니라 화폐부문을 통합하는 이론적 틀을 갖추어야 한다. 다섯째,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적 대안으로서 기존 의 사회주의가 아닌 새로운 경제체제의 상과 그것의 실현을 위한 실천 프로그 램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론을 갖추어야 한다.

이상의 내용을 담지할 수 있는 ‘새정치경제학’의 정립을 위해서는, 케인즈 경 제학과 신고전파 경제학 뿐만 아니라 조절이론, 제도경제학, 진화경제학 등이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합리적 핵심을 흡수하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견지 하는 것이 요구된다(김형기, 2003: 7). 이처럼 ‘새정치경제학’은 새로운 패러다 임의 구축방법으로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유전자(염색체)와 여타 경제학 유전 자(염색체)간의 이종접합에 의한 유전자 재조합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새정치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방법에는 이미 진화적 관점이 내포되어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즉, ‘새정치경제학’의 기본적인 관점 은 기존의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방법론적 틀만 고집하는 닫힌계(closed system)가 아니라 여타의 모든 경제학의 방법론과 인접과학의 방법론과의 접 합을 모색하는 열린계(opened system)의 관점이다. ‘새정치경제학’이 접두어로 서 ‘새’의 의미를 ‘Neo'가 아니라 ’New'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까닭 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새정치경제학’은 진화적 관점을 포함하는 열린계의 정치 경제학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Ⅲ. 진화경제학적 방법과 유용성

진화에 대한 개념이 다양한 것만큼이나 진화경제학자를 구분하는 기준도 논자 에 따라 상이하다. 예를 들어 위트(Witt, 1991)는 진화경제학의 4명의 선조로 서 슘페터, 베블렌, 맑스와 하이에크를 꼽고 있음에 반해, 호지슨(Hodgson, 1999)의 분류기준7)에 따르면 맑스나 슘페터는 진화경제학자에 속하지 않는다.

또한 경제학에서 진화경제학은 특정의 한 학파에 의해 담당되고 있는 것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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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진화경제학은 동종의 문제의식을 추구하는 복수의 학파를 총칭하는 것(井 上義朗, 1999)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진화론적 경제학의 주요 흐름을 살펴보면, ① 기술진화의 연 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신슘페터주의, ② 자생적 질서의 출현을 설명하는 하 이에크로 대표되는 오스트리아학파의 문화진화론, ③ 베블렌, 커먼스 등의 구제 도학파의 전체론적 접근을 수용하여 제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는 구제도주의 적 전통, ④ 게임이론에 기반하여 자기조직화의 개념(塩澤由典, 1997: 283)의 도입을 통해 진화적 안전전략을 연구하는 진화적 게임이론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이한 분석대상과 각각의 전통으로 인해 이들 사이에도 상당한 이질성이 존재 하지만, 진화론적 은유의 적용이라는 동질적 측면으로 인해 상호간의 교류와 논 의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나 일본에서의 진화경제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에 비해 한국에서의 진화경제학 연구는 상대적으로 일천하다.8) 이하에서는 현대 진화경제학을 체계 화시킨 넬슨과 윈터(Nelson and Winter) 및 호지슨의 논의를 중심으로 진화 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징을 살펴본다.

1.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성과 과제9)

진화경제학이 다루는 주제는 기술뿐만 아니라 조직, 기업, 국가, 법령 등과 같 은 공식적인 제도는 물론, 규범, 전통, 문화 등과 같은 비공식적인 제도가 어떻 게 탄생하고 변하면서 소멸하는가를 설명하려는데 있다. 이를 위해 진화경제학 은 다음과 같은 방법론적 특성을 가진다.

7) 호지슨(1999)에 따르면 혁신성 유무, 환원주의 유무, 생물학적 유추 유무에 따라 여덟 가 지의 접근방법이 나오는데, 이 가운데 경제과정의 혁신성을 인정하는 반환원주의자들 만 을 진화경제학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맑스는 경제과정에서 발명 이나 혁신을 인정했지만, 이를 최종 도착지로 옮기는 과정으로 이해했고, 슘페터는 환원주 의 방법으로 경제를 분석하였기 때문에 진화경제학자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8) 한국에서 진화경제를 연구하는 단체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대학원생들을 중심으 로 구성된 ‘기술과 진화의 경제학 연구회’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포럼형식으로 세계주요기 업들의 생산방식의 진화를 연구하는 ‘Lean Enterprise 연구회’가 있다. 진화경제와 관련 된 최근의 연구성과로는 유동운(2000, 2002), 홍기현․이근(1998), 백명호(1997), 홍민기 (1997), 송원근(1996) 등을 들 수 있다.

9)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성에 관한 이하의 논의는 백명호(1997), 유동운(2000), 넬슨과 윈터(1982)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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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진화경제학자들이 제시하는 주된 방법론적 근거는 생물학적 유추 (analogy)에 있다. 진화경제학은 복잡계 패러다임으로부터의 복잡계와 비가역성 의 개념과 생물학에서의 진화론이 채택하고 있는 다양성과 선택 메커니즘을 이 용하여 기술과 제도 등의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방법을 취한다. 넬슨과 윈터는 경제유기체의 일상적 체질(routines)을 생물 유기체의 유전자에 비유하고, 진화 생물학의 돌연변이(mutation)를 기업의 탐색활동(search activity)에 비유하였 으며, 나아가 생물학에서 생존경쟁(struggles for existence)을 경제학에서 시 장경쟁(market competition)에 비유하였다(Nelson and winter, 1982).

둘째, 경제현상을 질적 변화, 즉 혁신성에 중심을 두고 파악한다. 따라서 진화 경제학은 새로운 주체의 형성, 새로운 상품의 등장, 새로운 생산과정의 도입, 새 로운 제도의 출현을 경제분석의 기초로 제시한다. 또한 기술지식의 형성 등 주 체의 형성과정에 주체들간의 상호작용과 규칙, 규범, 제도 등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주체들의 의사결정이 보통 규칙, 규범, 제도들에 묶여있다.

셋째, 진화경제학적 방법론은 주체들의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의 가정을 전제로 한다. 제한된 합리성은 ‘정보를 가공하고 기억하는 인간의 능 력이 제한되어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보다 현실에 가까운 행위자 가정이다. 그 러나 이러한 합리성 가정의 완화가 신고전파 경제학의 방법론과 차별성을 나타 내는 특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신고전파 경제학에서도 합리성 가정 의 완화를 통해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넷째,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은 ‘정식적 이론화10)’(formal theorizing)보다는 ‘평 가적 이론화’(appreciative theorizing)를 추구(Nelson, 1995)한다. 넬슨이 평 가적 이론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정식화된 이론화가 갖는 현실 설명력의 한계를 인정함과 동시에 정식화된 모형의 틀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 평가적 이론화는 현실경제에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패턴을 통해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있다.

다섯째, 진화개념의 도입을 통한 경제설명은 비결정성, 반환원주의를 그 특징 으로 한다. 또한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성격은 개인주의적 요소와 전체주의적 요소를 모두 포괄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관성의 결여 자체가 진화경제학 방법론

10) 대표적으로 신고전학파의 균형이론을 들 수 있다. 신고전학파의 방법론은 대표적 소비자, 대표적 생산자, 완전합리성 등과 같은 단순화된 가정에서 출발하여, 연역적 방식의 논리 전개와 수리적 체계화를 통해 합리성을 극대화하는 균형모형을 제시(Nelson, 1995)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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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특성이다. 주지하듯이 방법론적 개인주의11)와 방법론적 전체주의의12) 논쟁 은 비단 경제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전 영역에 걸쳐 있어왔다. 방법론적 개인 주의와 방법론적 전체주의를 구분 지우는 일차적인 기준은 인간의 의도성, 목 적성을 인정하는가 이다. 호지슨(1993a)은 기본적으로 진화경제학이 갖는 방법 론적인 성격을 전체주의로 규정한다. 그러나 그는 전체주의적 방법을 철저하게 옹호하면서도, 개인의 의도성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즉, 양허 적 전체주의의 입장을 취함으로써, 인간의 의도성에 의한 설명의 가능성을 인정 한다. 양허적 전체주의는 개인의 의도와 무관한 사회적 법칙의 존재를 인정한다 는 점에서 제도적 개인주의와 구분이 가능하다.

한편, 진화경제학은 이와 같은 방법론에 기초하여 무엇을 설명하고자 하는가?

안데르센(Andersen, 1994)은 진화경제학이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함하는 인과 관계를 가지고 경제과정이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연구 분야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① 보존과 전수의 메커니즘, ② 다양성을 창조하는 메커니즘,

③ 선택하는 메커니즘, ④ 군집 가운데에서부터 격리되는 메커니즘을 먼저 분석 하는 것이다. 나아가 진화경제학이 기본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과업은 이러한 개 별적인 메커니즘들로부터 진화과정이 미시와 거시의 피드백 고리에 의해 어떻 게 통합되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학 뿐만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사회심리학, 법학 등과의 부단한 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다.

11) 엘스터(Elster, 1982)에 의하면 방법론적 개인주의 는 ‘모든 사회현상들 및 그 구조와 변화는 원칙적으로 오직 개인들-그들의 특징, 목적, 신념-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 는 주장이다. 명시적 형태의 방법론적 개인주의라는 개념은 슘페터에 의해 창안되었고, 이것이 하이에크나 미제스 등을 포함하는 오스트리아 학파에 의해 채택되었다(Hodgson, 1993a). 방법론적 개인주의는 양허적 개인주의(concessive individualism)와 환원적 개 인주의(reductive individualism)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사회현상을 설명함에 있어 서 오직 개인과 그의 속성 및 그것들간의 관계에 관한 진술에만 준거해야 한다는 주장 이고, 후자는 사회적 배경이 개인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체주의적 요소를 인정하는 제도적 개인주의(institutional individualism)를 의미한다.

12) 방법론적 전체주의는 개인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제도, 관습 등의 사회적 힘에 주목한다.

즉, 개인들은 그가 속해 있는 사회의 가치와 규범들을 내면화하면서 사회화되는 존재로 본다. 방법론적 전체주의 역시 능동적인 개인의 존재를 인정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배타 적 전체주의(exclusive holism)와 양허적 전체주의(concessive holism)로 구분할 수 있다(백명호, 1997: 23).

(11)

2. 진화경제학적 방법의 유용성

위에서 살펴본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성은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패러다임 을 구축하려는 ‘새정치경제학’에 대해 어떠한 유용성을 가지는가? 전체적으로

‘새정치경제학’에 대한 진화경제학의 유용성는 평가적 이론화에 의한 ‘현실 설명 력의 증대’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설명력을 증대시켜주는 진화 경제학의 모든 방법론이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에 유용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진화경제학의 다양한 스펙트럼 가운데 열린계의 정치경제학 의 분석방법과 대립적이지 않으면서 현실설명력을 증대시키려는 연구영역에 한 정된다.

(1) 유용성 1 : ‘새정치경제학’의 미시적 기초로서의 가능성

‘새정치경제학’은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을 차용함으로써 지금까지 자본주의 사 회관계 분석에서 등한시했던 기술진화, 기업조직의 진화, 기술과 제도의 공진화 메커니즘 등의 분석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미시적 체질변화에 대한 현실 설 명력을 증대 시켜 준다는데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넬슨과 윈터의 기업의 혁신 및 모방에 대한 진화종합모형, 학습곡선을 가진 복점기업의 체계동학모형 (system dynamics model), 디지털 경제하에서 네트워크 조직의 진화모형, 조 직의 갈등보다는 협력을 분석하는 진화적 게임이론 등은 현대 자본주의의 복잡 성과 다양성 및 미시적 차원에서의 변화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진화경제학적 접근은 80년대를 통해 특히 중범위 이론으로서 조절이 론과 핵심적인 몇 가지 문제에서 수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정치경제학’의 미 시적 기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와 관련하여 Corait and Dosi(2002) 는 조절이론과 진화론이 두개의 프로그램으로서 출발점과 초기전제가 달랐으나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본질적 문제에 대해 수렴하고 있으며, 실제적 혹은 잠재적 보완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에 따르면 수렴의 첫 번째 영역은 거시경제의 미시적 기초에 대한 연구 와 관련 된다.13) 또한 두 프로그램의 보완성은 조직형태, 제도형태, 진화의 궤 13) 조절이론에서 이 문제는 포디즘의 와해 후에 준비 중인 새로운 축적체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미시적 규칙성의 확인(identification)과 발생의 문제이다. 미시적 규칙성에 대한

(12)

도 등의 구성에서의 만남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다만 조절이론은 기업을 제도 로서, 이득형성과 분할의 무대로 분석하고 있음에 반해, 진화론은 기업을 조직 으로, 문제해결의 무대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에 따르면 매우 일반적인 수렴점은 규칙, 규칙형성의 조건 그 리고 규칙작동 방식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조절이론은 경제를 지탱하는 거시적 규칙성이나 확고한 제도, 혹은 “임금규칙의 형성” 등에 기반한 발전에 대해 기여 하였다. 이 문제에 대해, 진화론은 암묵적 가설의 형태 하에서 수행한다. 반대로, 진화론의 이론화와 모형화는 학습규칙을 산출하는 주체의 능력, 그리고 그 전략 의 동기에 대해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두 접근법은 각각 일정 부분에서 전제(가정)를 바꾼다. 조절이론은 방법론적 전체주의를 완화하며 진화론은 제도에 대한 암묵적 가정을 현실화한다(Corait and Dosi, 2002)

(2) 유용성 2 : 방법론적 특성의 취사선택의 용이성

진화경제학은 어떤 특정 학파의 방법론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파 가 공유하는 방법론의 종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방법론적 특성들에 대한 취사선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진화경제학 자들 가운데 오스트리아학파는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구제도학파는 방법론적 전 체주의를, 신도제학파는 제도적 개인주의를, 호지슨과 급진적 제도주의자들은 양허적 전체주의를 취하고 있다. 이 경우 ‘새정치경제학’은 양허적 전체주의 입 장의 진화경제학과의 접합이 보다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14)

이것은 진화경제학적 방법론이 무색무취한 객관적 방법론을 취하고 있다거나 이념적으로 중도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제학 분석방법에서도 쉽 게 수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진화경제학 내부에 다양한 방 연구로 새로운 제약과 기회를 낳는 조직과 제도의 종별성이 결합되었다. 진화론에서 거 시경제의 미시적 기초는, 발전되고 확산되는데 더 유망한 혁신을 가로막는(lock-in) 경 로의존적 궤도 내에서 주체의 행동이 파악될 수 있는, 체질(루틴), 학습과정, 선별에 의 해 파악된다. Corait and Dosi(2002) 참조.

14) 물론 진화경제학의 다양한 분석방법 가운데 정치경제학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을 취사선 택하여 분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스펙트 럼이 다양하다 할지라도 진화적 관점이라는 공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법론적 이종 접합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단점 또한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치경제 학 분석방법에 진화적 관점을 접합시킴으로써 예상되는 방법론적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검토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분석은 본고의 범위를 벗어는 것으로서 앞으로의 연구과제로 남겨둔다.

(13)

법론과 다양한 사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신고전파든 정치경제학이든 그들 의 근본적인 분석틀을 일정한 수준까지 견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 한다.15)

(3) 유용성 3 : 재생산 메커니즘 및 체제이행 분석의 다양성

경제학적인 의미에서는 선택의 단위로서의 개체, 그리고 일상적 체질(루틴)을 넘어서는 더 높은 수준에서의 선택이 가능한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호지슨 (Hodgson, 1993b)은 다양한 위계적 수준에서 선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른바 진화경제학은 다윈적 진화론보다는 라마르크적 진화론의 입장에 서있다.

그 결과 진화경제학은 개인, 조직, 제도, 문화, 체제라는 다양한 위계적 수준에 서 재생산 메커니즘을 분석할 수 있으며, 거시진화로서 체제이행 역시 단선적이 고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진화적 과정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정치경제학’은 이러한 진화경제학 분석방법의 유용성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새정치경제학’에 대한 진화경제학의 유용성들은 어디까 지나 양자의 분석방법이 상호 협력적일 때만 성립된다. 만약 진화경제학의 평가 적 이론화와 정치경제학의 추상방법(見田石介, 1977)이 상호 배타적이라면 이 들 유용성은 그 근거를 상실한다.

그렇다면 과연 진화경제학적 분석방법은 ‘새정치경제학’의 비타민인가 바이러 스인가? 그것은 진화경제학의 평가적 이론화에 의한 현실 설명력 증대와 정치 경제학의 추상방법에 의한 사회관계(계급관계) 분석이 상호 얼마나 긴장관계를 유지하는가에 달려있다. 만약 평가적 이론화 방법이 정치경제학의 추상방법에 대한 보완재로 작용한다면 진화경제학은 ‘새정치경제학’ 패러다임 구축에 절대적 으로 필요한 비타민으로 될 것이다. 역으로 평가적 이론화에만 매몰되어 사회관 계(계급관계) 분석이 망각된다면 ‘새정치경제학’에 대해 진화경제학은 오히려

‘새’(New)가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을 잡아먹는 악성 바이러스로 전 화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패러다임 구축을 위해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의 외연적 확장의 일환으로 진화적 방법론을 어느 수준까 지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구체적 연구가 필요하다.

15) 예를 들면 신고전파경제학이 ‘합리성 가정’을 일부 완화하여 진화경제학의 ‘제한된 합리 성 가정’을 필요에 따라 수용한다고 해서 신고전파 경제학이 파산하는 것이 아니듯이,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에서 ‘방법론적 전체주의’를 일부 완화하여 ‘양허적 전체주의’를 수용 한다고 해서 정치경제학 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14)

3. 두 분석방법의 연계 가능성을 찾아서

(1) 급진파 제도주의 : 비판적 맑스주의 진화경제학

최근 진화경제학 분야의 다양한 논의 가운데 정치경제학과 가장 밀접한 관련 을 가진 제도주의 분파로는 급진파 제도주의16)(radical institutionalism)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베블렌과 같은 제도주의에 기초하면서도 비판적 맑스주의 관점 에서 진화를 논의한다. 특히 Dugger and Sherman(2000)은 사회적 진화 (social evoiution)를 다음과 같은 4가지 정의가 겹쳐져 있는 것으로 파악한 다.17)

무엇보다도 진화는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점진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의 기본적인 제도 및 관계의 구조적 변화까지를 의미한다. 둘째, 진화는 사회외부 로부터 발생하는 외적원인에 의한 변화보다는 사회의 내적동학 (이른바 내생적 변화)에 의해 야기되는 변화를 의미한다. 셋째, 진화적 변화는 단일요소의 영향 들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사회의 관계(전체적 혹은 관계적 변화)의 작동 에 기인한다. 넷째, 모든 계층화된 그리고 계급으로 분화된 사회에서 진화는 집 단간의 갈등을 포함하고 있다(Dugger and Sherman, 2000: 7).

이처럼 급진파 제도주의에서 ‘진화란 점진적인 변화와 격렬한(drastic) 제도적 변화 모두를 포함한다. 또한 이들이 말하는 제도들에는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위협하는 어떠한 것에도 저항하는 엘리트 기득권층을 포함하고 있다’(Sherman, 2003). 즉, 대부분의 현대 맑스주의자와 급진파 제도주의자들은 계급관계가 제 도에 체화되어 있으며, 모든 기본적인 사회적 제도들은 계급관계의 체현으로 본 다. 따라서 계급과 제도는 두 개의 분리된 개념들이 아니고 동일한 접근의 두 측면으로 파악한다. 그리하여 사회의 기본적인 긴장은 계급관계(혹은 제도)대 생산력(혹은 기술, 부가하면 토지, 노동, 자본)이다. 이러한 사회적 긴장이 사회 적 갈등을 낳는다. 이러한 갈등은 궁극적으로 개혁이나 혁명과 같은 진화적 변

16) 대표적 논자로는 더거(William M. Dugger), 셔만(Howard J. Sherman), 오하라(Phillip A. O’Hara)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의 연구성과로는 Dugger and Sherman(1994, 1997, 2000), Dugger(1989, 1996), Sherman(1993, 1995, 1998, 2003), O’Hara(2000)을 참조.

17) 사회적 진화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에 대해서는 Dugger and sherman(2000)의 pp.7-10 및 Foster(2002)를 참조.

(15)

화를 일으킨다.

결국 변화는 어떤 필연이나 외부의 힘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하에서 인간의 의사결정과 행위의 결과인 것이다. 이처럼 ‘비판적 맑스주 의자 및 급진적 제도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이용하고 있는 역사적 진화적 접근방 법이 정치경제학 체계를 이해하고 바꾸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Sherman, 1993)이라고 생각한다.

급진파 제도주의는 ‘계급관계가 체화된 제도’의 변화를 분석의 기초로 삼음으 로써 정치경제학과 진화경제학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계급관계가 체화된 제도’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계 급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제도’라든가 사회적 협력관계를 창출하고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의 분석에는 취약하다. 또한 이들의 분석방법은 진화의 선택단위가 제 도에 머물러 있어서 넬슨과 윈터가 말하는 일상적 체질(루틴)이나 지식과 같은 미시진화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데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미시진화 : 경로의존의 미시적 기초

진화경제학의 기술에 대한 연구에서 드러나는 고착효과와 경로의존성의 개념 은 변화가 항상 효율적이거나 극대화로 나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경제현상을 설명하는데 경로의존성을 도입하는 것은 우연성을 중심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확률적 요소를 통해 모형화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로의존의 미시적 기초(microfoundation)는 무엇인가? 리젤로(Rizzello, 1997)는 인간의 창의성의 원천과 변화과정의 원천은 신경단위의 인지과정, 즉 인간행위의 불완 전한 예측가능성이라고 파악한다. 또한 혁신은 확실히 경로의존적인 인지 (perception), 계획(planning), 수행(implementation)과정으로부터 창출되지만 불완전한 정보와 절차적 합리성 때문에 자유의지의 중요도가 유지된다고 본다.

결국 그의 논리에 따르면 경로의존의 미시적 기초는 주관주의적 전통에 기초한 심리학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디지털 경제시대에 정보기술혁명은 자본주의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새정치경제학’은 이러한 기술변화의 미시적 기초로서 지식의 생산 및 재 생산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이 긴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로의존의 미시적 기초 인 주관주의적 심리학적 성격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새정치경제 학’과 진화심리학의 학제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16)

(3) 거시진화 : 체제이행의 진화적 시점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에서 체제이행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필연적 붕괴와 사회 주의의 도래라는 역사적 합법칙성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소련 과 동구권을 비롯한 구사회주의 체제의 자본주의 체제로의 역이행은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좌표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八木紀一郞(2003)은 체제이행의 문제 를 진화적 시점에서 분석할 것을 주문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구사회주의제국의 이행과정은 지극히 커다란 다양성과 각각 상이한 진화적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 다.

‘새정치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의 미시진화가 체제이행이라는 거시진화로 이 어지는 메커니즘을 밝혀야 하듯이, 역으로 구사회주의 계획경제로부터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역이행(거시진화)이 각국의 법률, 제도, 기업조직은 물론 개인의 일상적 체질(루틴)에 이르는 미시진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새정치경제학’은 향후 도래할 사회의 대안적 비전도 제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화적 관점에 입각한 체제이행의 분석 이 ‘새정치경제학’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Ⅳ. 맺음말

진화의 개념을 경제학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진화의 개념은 기존의 경제학 체계와는 상당히 이질적이다. 진화개념의 도입은 단순화 된 인과법칙이 갖는 현실 설명력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진화적 관점은 역사적 차원(시간의 비가역성)의 도입을 통해 분석대상의 이질적이며 다 양한 성질을 인정하려는 시도이다(백명호, 1997).

진화적 관점으로부터 보면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에는 두 가지 약점이 존재한다.

첫째는 자본주의적 사회관계의 분석이 만연되어 있다. 모든 것이 자본주의적 착 취관계와 경쟁관계에 깊게 빠져있어서, 가족이나 문화적 및 종교적 조직들간에 서 발견되는 협력에 대한 평가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 둘째, 맑스의 역사기술에 서 발전단계론은 우리들에게 과도하게 기계적이고 목적론적인 것으로 보인다 (Cooke and Morgan, 2000).

(17)

그러나 정치경제학의 철학적 기초인 변증법적 유물론은 진화적 관점과 일정한 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경제학’은 자본주의 현실 설명력을 상실한 기존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여타 경제학 방법론 및 인접과학의 방법론과의 접합을 시도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새정치경제학’은 진화적 관점을 포함하는 열린계의 정치경제학이다.

한편, 진화경제학의 방법론적 특성을 요약해 보면, ① 생물학적 유추, ② 경제 현상의 질적변화 중시, ③ 제한된 합리성, ④ 평가적 이론화, ⑤ 비결정성, 반환원 주의, 방법론적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혼재 등이다. 진화경제학의 이러한 방법론적 특성은 전체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 설명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새정치경제학’에 대한 진화경제학의 유용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새정치경제학’의 미시적 기초로서의 가능성, ② 방법론적 특성의 취사선택의 용이성, ③ 재생산 메커니즘 및 체제분석의 다양성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 렇다면 과연 진화경제학은 ‘새정치경제학’의 비타민인가 바이러스인가? 그것은 진화경제학의 평가적 이론화에 의한 현실 설명력 증대와 정치경제학의 추상방 법에 의한 사회관계(계급관계) 분석이 상호 얼마나 긴장관계를 유지하는가에 달 려있다.

최근 진화경제학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진화경제학과 ‘새정치경제학’의 연계가 능성은 계급관계가 체화된 것으로서 제도를 분석하고 있는 급진파 제도주의가 주목된다. 그리고 진화경제학의 연구영역 가운데 경로의존의 미시적 기초와 체 제이행에 대한 진화적 관점에서의 분석 등은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조절이론과 진화론의 수렴 그리고 진화론 과 급진파 제도주의의 수렴을 통해 조절이론-진화론-급진파 제도주의의 방법론 적 수렴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면 정치경제학 분석방법의 새로운 지평을 확대 하는데 매우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글에서는 새로운 정치경제학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진 화적 관점의 유용성과 두 분석방법의 연계가능성에 대하여 다소 긍정적이고 적 극적인 입장에서 큰 실마리를 찾고자했다. 그 결과 진화적 관점 및 진화경제학 의 다양한 분석방법에 대한 논의와 이들 분석방법이 정치경제학 방법론의 외연 적 확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진화적 관점의 수용에 따른 부정적 이고 회의적인 측면은 무엇인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결여되어 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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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sefulness of the Evolutionary Perspective on the Methodology of New Political Economy

Kim, Jong Han

ABSTRACT

The objectiv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the usefulness of the methodology of evolutionary economics on the New political economy.

Following steps have been pursued in order to achieve the study objective. First, the meaning of New political economy in the standpoint of evolutionary economics has been identified by investigating the relation between evolutionary perspective and Marxian political economy.

Second, by examining the characteristics of evolutionary economics methodology how the analytical method of evolutionary economics contributes in developing a New paradigm of political economy. Third, it is attempted to relate the evolutionary economics and the new political economy based upon the recent study results reported in economics literature.

The results of the study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First, in deepth consideration of the usefulness of evolutionary economics to the New political economy suggests; ① possibility as microfoundation of New political economy, ② ease of selections in methodological characteristics, ③ reproduction mechanism and diversity of system transition analysis. Then, is evolutionary economics vitamin or virus to the new political economy? It depends on how well the balance can be maintained between the evolutionary economics method of ‘appreciated theorizing’ and the political economy method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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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ion in the analysis of social relations.

Second, radical institutionalism receives attention in respect to the possibility of nexus between the evolutionary economics and the New political economy. Because radical institutionalism analyzes the institutions as embedded class relations. Also, in the research areas of evolutionary economics, the analysis of microfoundations of path dependency and evolutionary perspective in system transition stimulates developing new paradigms of political economy.

JEL Classification Number: B4

Key words: New political economy, Evolutionary economics, Evolutionary perspective, Usefu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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