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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식물생태계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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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식물생태계의 이동 1)

이 병 윤2)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추진기획단

서 론

2005년 4월 막바지, 이제 봄이 오는가 싶 더니 경북지방과 동해안 일부 지방에서는 4 월 기온 중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특히 경북 영덕지방은 기상관측이래(1904년) 4월 중 전 국 최고치(34.0oC)를 경신하는 등 기후변화 의 문제가 먼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 리의 문제임을 인식시켜 주고 있다. 최근 한 반도의 여름 온도는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으며 여름이 백 년 전에 비하여 20일이 늘고 겨울은 30일이 줄고 하는 등 기후가 변하고 있다. 지구 대기권의 가장 중요한 기 능 중의 하나는 흡수한 태양에너지가 지구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 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생명체를 보호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미량기체 인 수증기, CO2, 오존, CH4, N2O 등이 적외 선을 흡수하여 지표 부근의 온도를 높여 주 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증가한 CO2는 연간 약 1.4 ppm(연 0.4%)씩 증가하고 있다. 증가한 CO2는 더욱 많은 지 구의 복사열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온실효 과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최근 기상청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100년

전보다 200 mm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어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고 있는 것 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강수량은 증가 되었지만 강수일수가 오히려 줄어들어 폭우 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기후의 변화와 더 불어 강수의 변화 역시 식물 종의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견하 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가 급격하게 진행 됨에 따라 생물다양성에 미치게 될 파급효 과에 대하여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lan; UNEP) 산하의 생물다양 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제5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기후변화가 산림의 생물생태계와도 직접적인 연계성이 있음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생 물다양성협약은 사막방지화협약, 기후변화협 약 등과 공조하여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 보 전에 위협이 됨을 인식하고 생태계가 변화 되는 기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속 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전 지구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다양성협약의 목 적에 발 맞추어 소집된 전문가들은 기후변 화에 의한 환경 변화에 대하여 생물다양성 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 범위와 적응 요인 들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1)Movement of Plant Ecosystem against Global Climatic Change

2)LEE, Byoung-Yoon, Ministry of Environment, Planning and Construction Team, National Biological Resources

Center, 404-170 Korea; 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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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종들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뿌리를 통하여 또는 다량의 씨앗을 널리 산포시킴 으로써 그들의 생육공간을 넓혀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예측은 식물 종들이 극 지방을 향하여 이동하고 있는 지도 등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식물 종들이 급격히 변화하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 해 생육환경이 적합한 장소로 이동하고 있 다는 사실을 쉽게 믿게 된다. 그러나 식물생 태계가 생육환경이 적합한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종들이 성공하지 못한 채 멸 종하면서 정착하기까지 몇 십년 또는 몇 백 년이 걸리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식물의 반응결과 어떻게 이동하는가를 예측하기 위해 최근 학계간 연 구가 시도되고 있다. 다양한 증거들이 제시 되고 있으며 이 중에는 과거의 기후변화에 따라 식물체의 이동을 파악할 수 있는 화석 의 분석, 외래종들의 침입 과정, 지형의 패 턴과 연계된 종자 분산 메카니즘 분석 등이 있다(Pitelka, 1997). 이들의 분석 결과는 여 러 가지의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어, 과거의 식물 이동속도는 바람이나 포유류 동물에 의 한 종자 산포에 기초해 계산된 속도보다 훨 씬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식물체 들은 먼 거리를 점프해서 갈 수도 있고 개 체군의 외곽지역에서 빠르게 생육지역을 넓 혀 가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의 행동은 식물 이동의 양태를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사람은 종자가 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더 멀리, 더 빠르게 종자들을 퍼뜨려 서식지 확대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인류는 생태계를 조각내어 서 식지를 단편화(fragmentation)시켜 식물 종뿐 만 아니라 동물 종들도 종자 산포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큰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요인들 중 몇몇은 식물의 이동을 늦 추게 하든가 또는 촉진시키기도 한다. 어떠

한 요인이 또는 복합적인 요인이 어느 종이 미래의 기후변화에 살아남아 우점하게 될 것 을 결정할까 알아보는 일은 사전 예방의 차 원에서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21세기 앞으로 진행될 기후변화는 지난 10,000년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토지의 비지속적인 이용, 외래종의 확산 등 에 의해 생물종이 이동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견되 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적응해야만 하는 식물 종들의 이동, 이동 메 카니즘 등 식물 종의 적응력과 서식지 단편 화, 외래종 확산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을 연계하여 외국의 자료를 분석하여 검토하고 자 한다.

기후변화의 폭과 속도

기후변화는 지구의 역사를 살펴볼 때 항 상 일어났던 자연 현상의 하나이다. 기후변 화의 빈도와 규모는 빙하기 때, 또는 빙하기 사이의 간빙기 때 주로 나타나며 지구 전체 로 또는 지역적으로 진행된 기후변화의 정 도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의 변화 폭보 다 더욱 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Peters and Lovejoy, 1992). 그러나 인간의 자연생 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몇 백년 간의 기 후를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 다. 대기 중의 온실 가스의 축적은 인류의 화석 연료 소비로 인해 방출되는 이산화탄 소 결과이다. 기후변화의 정부간 패널(IPCC) 은 1990, 1992년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모델 을 적용해 본 결과, 21세기 온도의 상승은 약 1.5~4.5oC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본 기 후변화 모델은 지구가 지난 10만 년 동안 경험했던 것보다 앞으로 훨씬 따뜻한 환경 을 경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경 험하게 될 상승 온도를 현재의 온도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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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보면 상당한 기온 상승이 예견되지만, 사실 생물종의 생존에 더욱 중요한 것은 기 후변화 속도이다(IPCC, 1990).

온도 변화와 식물의 적응능력

기후변화의 폭과 규모가 중요한 문제이지 만, 사실 식물 종다양성 유지에 가장 큰 위 협이 되는 것은 식물이 온도 변화의 폭을 예 상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1993년 Morse 박사와 동료들은 북미의 자생 고등 관속식 물(vascular plants) 15,148종의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기후가 식물 종의 서식범위 를 결정한다’, ‘연간 평균 온도로 기후 양상 을 추정할 수 있다’, ‘종의 분포는 현재의 기 후에서만 추정한다’, ‘종의 현재 기후 적응 능력이 기후변화에 대한 참을성(tolerance)과 상응한다’라는 가정을 기초로 하여 모델링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평균 온도를 1oC씩 상 승시켜 본 결과 많은 수의 식물 종이 기후 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후변화의 정부간 패널(IPCC)에서 예상했듯이 21세기 기온이 평균 3oC가 증가된다면 모델링에 이 용된 미국지역의 자생종 15,148종 중 7%

(1,060종)에서 11%(1,670종) 가량의 자생종 이 서식지의 적응한계 범위를 완전히 벗어 나 버릴 것으로 추측되었다(표 1). 이러한 종 들은 변화된 기후에서 신속하게 이주하지 않 는다면 멸종의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다. 지 난 200년 동안 북미지역에서 약 90여 자생 식물 종이 멸종한 것을 비교하여 볼 때 얼 마나 빠른 속도로 많은 종들이 최근의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을까 예상할 수 있다.

조사된 자생종 중에서 4,100종(27%)은 개 체군의 서식 지역이 100곳에 지나지 않아 희귀종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이들은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되어진다. 상 기 모델링 테스트에서는 3oC의 증가에 희귀 종의 10~18%인 410~738종이 심하게 영향 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어 일반 보통종 (common species)의 1~2%에 비해 상당히 기 후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태식물을 포함하여 육 상 자생식물 종수가 4,662종에 이르며(표 2), 이 중 고유분류군은 632분류군으로 13.6%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환경부, 2004). 멸종 위기종은 64종으로 총 분류군의 1.4%에 지 나지 않으며(환경부, 2005) 대다수 멸종위기

표 2. 우리나라 서식 육상식물 종 수 및 고유성(환경부, 2004·2005)

분류군 서식분류군 수(%) 고유분류군 수(%) 멸종위기종(%)

관속식물 단자엽식물 842(18.1) 78(12.4) 19(29.7)

쌍자엽식물 2,815(60.4) 532(84.2) 41(64.1)

양치ㆍ나자식물 314(6.7) 11(1.7) 4(6.2)

비관속식물 선태식물 691(14.8) 11(1.7) 0

분류군 수 4,662 632(13.6) 64(1.4)

표 1. 기후변화가 북미의 자생식물 종 생존에 미치는 영향

조사 종수 3

o

C 증가 5

o

C 증가 10

o

C 증가

15,148종

(100%) 1,060-1,670종

(7-11%) 1,818-2,575종

(12-17%) 3,787-5,756종 (25-38%)

*온도변화에 따라 서식 조건에서 완전히 벗어난 지역에서 살아야만 하는 자생식물 종을 종 수와 백분율로 표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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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개체군이 극도로 파괴되어 있어 서식 지내 또는 서식지외 보전이 시급히 필요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 자생종들을 북미지역 에서 행한 모델링 테스트 결과에 접목시켜 보면 약 400에서 500여 종의 자생식물 종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상당수의 멸종위기종은 급격한 기후변 화에 적응할 수 있는 크기의 개체군 및 유 전적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멸종의 파국을 맞을 것으로 예견된다.

기후변화와 식물 종의 분포

식물 종의 분포와 기후변화 사이의 연관 관계를 보면 급격한 지구 기후변화가 식물 분포를 변화시켜 광범위한 자연 생태계를 재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후변화는 식물 군집을 지역적으로 멸실시킬 것이며, 일부 종의 경우 멸종에 이르게 할 것이다.

지구의 기후변화 결과 일어나는 영향은 지 역에 따라 다르며, 이러한 영향의 크기는 바 다에의 인접성 정도와 고산지대 고도와 같 은 지리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어진다. 대 다수 식물 종의 적응 기후대가 극 또는 산 지의 정상부위로 이동될 것으로 예견되지만, 이동 등에 의한 적응력 실패 시 식물 종을 포함한 많은 생물종이 멸종할 것으로 판단 된다. 호주의 Queensland 지역 산악지방의 식물 종을 대상으로 2000~2005년 사이의 모 델링 테스트 결과 멸종율이 최소 7~13%, 최 대 43~58%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Williams et al., 2003). 최근 제주도 등 남해바다에서 관찰되는 아열대성 어류가 우리나라 미기록 종으로 다량 기록되는 현상이나, 한라산 봉 우리로 급격히 이동하며 다른 식물 종의 서 식 조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주조 릿대가 예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현 재와 같이 급속하게 변화되는 기후조건 하

에서는 서식 조건이 극히 제한적인 식물 종 들, 특히 고산지역과 섬지역의 특수 서식환 경에서만 서식하였던 고유식물 종들은 적절 한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생존을 보장받 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강수량과 증발량의 변화는 토양과 서식지 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특히 이러한 용수(hydrology)량이 약간만 변화해도 하천 습지와 고산습지 등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생 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 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단층활동 결과 생성 된 수많은 습지가 영남의 산간지방을 중심 으로 하여 분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습지는 독특한 식생 환경을 제공하여 진퍼리새, 물 고추나물, 끈끈이주걱, 께묵, 이삭귀개, 진퍼 리잔대 등 다양한 습생식물들이 서식하고 있 다. 습생식물들은 기후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강수량과 증발량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 게 되며, 기후변화에 의한 강수량의 급격한 변화는 서식 식물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결 국 식물군집 천이에 의해 유입되는 종들과 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 하게 될 것이다.

Morse 박사와 동료들은 북미의 자생 고등 관속식물(vascular plants)의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별 취약성을 분석해 본 결과, 3oC 증가 에 따라 가장 심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 견되는 지역은 미국의 남동지역으로 밝혀졌 다(Morse et al., 1993). 본 지역의 상당수 식 물 종들이 기후 생존 범위(envelope)를 벗어 나게 될 것이며, 이와는 반대로 대평원의 중 부지방은 적은 수의 종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기후 생존 범위 (climatic envelope)란 특정 종의 개체군이 경 쟁자, 자연 천적과 서식지를 공유하고 있는 현재의 안정적인 생태계를 말하는 것으로 특 별한 사건이나 변화가 없는 한 멸종율은 0%

인 상태를 말한다(Thomas et al., 2004).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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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북미 남동지역에서의 높은 취약성은 아 팔라치안 산맥이 많은 식물 종들의 분포 남 방한계선인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팔 라치안 산맥의 남쪽 끝자락이 위치한 남동 지역에서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본 지역에 서 식하고 있는 많은 식물 종들의 분포에 영향 을 주게 될 것이다. 이는 이들의 남방분포한 계선이 남동지역을 떠나 북쪽으로 이동하면 서, 남동지역에서 서식하던 많은 종들이 삶 의 터전을 잃게 됨으로써 기후변화에 따른 취약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 한반도가 남북으로 뻗어 있고 상당수 식 물 종들의 남방한계선이 소백산맥을 중심으 로 한 중부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급격한 기 후변화 시 대륙성 기후의 세력 약화로 인해 소백산맥지역의 기온 연교차가 작아질 경우 경북과 충북지방의 식물다양성이 상대적으 로 많이 감소될 것으로 추측되어진다.

식물 종의 이동 능력

기후가 변화되는 시기에 식물 종들의 향 후 생존은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능 력에 따라 결정되어진다. 이동 능력은 수분 자(受粉者) 및 종자 이동 메나키즘, 발생 특 성, 자기화합성(self-compatibility)의 정도, 생 장형, 개체군의 수와 같은 종의 이동성에 필 요한 특성 등에 의해 기초하고 있다. 종 이 동성에 관련된 중요한 생물학적 특성들은 바 람에 의한 꽃가루 산포, 바람과 새들에 의한 씨앗의 분산, 짧은 세대 기간(short generation time) 등이 포함된다. 이와는 반대로 특정 수 분매개자에 의존하는 식물들, 또한 이동거리 가 상대적으로 짧은 개미와 같은 매개자에 의해 수분이동이 가능한 식물들, 세대 기간 이 긴 식물들, 즉 여러해살이 식물 종들은 이동에 있어서 성공 가능성이 낮다. Morse 박사와 동료들은 기온에 적응하는 능력 정

도와 꽃가루와 씨앗의 분산 또는 산포 사이 의 상관관계를 반영하여 북미에 서식하는 식 물 중 조사 분류군 전체를 7등급화 한 후, 온도 변화에 따라 등급별 식물 종의 취약성 정도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꽃가루 및 종 자 분산, 산포하는 거리가 짧은 식물 종들이 온도 변화에 역시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Morse et al., 1993). 이러한 실험 결과는 기 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식물 종들은 먼 거리 로의 이동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기후변 화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환경 조건에 그 자 리에서 적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희귀식물 들과 고유식물들은 대체로 특정 지역에 서 식하여 생존하기 때문에 생존 전략이 특정 한 기후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

희귀식물들은 또한 종자들이 뛰어난 산포 능 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기와 같은 문 제점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 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라산의 고 산지대에 서식하는 자생식물 종인 구상나무, 시로미, 돌매화나무 등은 빙하 시 남으로 피 난처를 찾아와 적응하여 자생지를 확보한 종 으로서 이제는 온난화되는 기후의 변화 상 황에 맞춰 다시 북으로의 이동로를 확보하 여야 할 것이다. 이들이 한라산까지 이주할 수 있었던 징검다리식의 고산지역의 식생 조 건을 확보하지 못하면 멸종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되며, 그렇지 않다 면 온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야생에서 사 라져 버린 식물이 될 수도 있다.

식물의 빠른 이동 속도

지난 빙하기 이후 시작된 지구 온난화 시 기에 진행된 식물 이동 속도를 화석의 꽃가 루 분석으로부터 조사해 본 결과, 대략적으 로 세기당 5~150 km로 추측하고 있다(Shugart et al., 1986). 과거의 화석 기록은 식물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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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기후변화를 충분히 추적할 수 있을 정 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또한 산발적으로는 먼 거리를 도약을 통해서 이동하고 있음을 보 여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북미 지역의 호소 퇴적물의 화분 분석에서 식물생태학자들은 몇몇의 목본 식물 종들이 초기 홍적세 동안 빙하의 퇴각과 함께 빠른 속도로 남으로 이 동하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Hu et al., 1995, 2002). 인류에 의해 더욱 급속도로 진 행 중인 기후의 변화는 지난 해빙기에 진행 된 어떠한 변화보다도 5배 이상 빠르게 진 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 도를 식물 종들의 이동에 삽입시켜 분석하 면, 식물 종이 그들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다음 세기에 약 500 km 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예측하고 있다(Davis and Zabinski, 1992). 식물 종들이 기후변화 에 종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동 속도는 자연군집들 간 또는 군집내의 종들 간에 다를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맞춰서 전 생물군집이 모두 함께 이동한다 고 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몇몇 종 은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게 되며, 또 다른 종들은 심각한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오랜 세대 동안 버티며 살아가려고 할 것이다. 화석 기록은 몇몇 식물 종들은 몇 십년 또는 백 년씩 뒤 쳐져 이동되고 있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종의 이동이 아닌 군집의 이동 속도는 군집 내 식물과 동물 종이 기후가 변화되면서 흩 어졌다가 이동한 후 다시 모여 원래상태의 군집을 형성하는 것을 화석 기록을 통해 자 료를 확보하기도 한다(Graham and Grimm, 1990). 그러나 이러한 화석 기록은 주로 인 간의 간섭이 전혀 없었던 알래스카 지방 등 동토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인류의 자연생태계 파편화, 가뭄, 홍수 등을 동반한 심각한 기후변화, 빈번한 산불에 의

한 생태계 파괴 등 기타 부수적인 요인 등 은 군집이나 식물 종들의 이동에 심각한 영 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북미 동부지역의 경우, 과거 식물체의 이 동 분석에 의해 산출된 이동 속도는 일년에 1 km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이러한 속 도는 5대호와 같은 거대한 호수 등의 장애 물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른 속도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Woods and Davis, 1989). 어 떻게 목본 식물이 이렇게 빠르게 이동하고 장애물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는가는 오 랫동안 식물학자들이 고민해 왔다. 종자를 산포하는 새나 포유류 동물의 이동 범위에 기초한 계산들은 이러한 빠른 이동을 예측 하지 못하고 있다. 목본 식물 주변에 산포되 는 종자를 수거하는 실험을 통해 종자 산포 거리를 측정하고자 하는 실험들이 시도된 바 있으나 이러한 빠른 이동 속도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어 왔다(Pitelka, 1997). 동물에 의 한 종자 산포보다는 대기권의 강력한 상승 작용에 편승하여 종자가 대류 현상에 따라 이동하여 개체군을 떠나 새로운 서식지로 이 동했을 가능성이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 다. 예를 들어 북부 유럽의 가문비나무는 서 부 스웨덴 지방을 3,000여 년 전에 통과한 것으로 꽃가루 분석 결과 밝혀졌으나 나무 화석 조각은 약 8,000여 년 전에 이미 가문 비나무가 스웨덴 서부 지역에 서식하고 있음 을 밝혀냈다(Bradshaw and Zackrisson, 1990).

이러한 발견은 본 개체군에서 수 백 km나 떨어져 나와 외부지역에 소규모로 정착하여 생육하던 가문비나무가 적합한 환경이 마련 되자 급속한 이동을 위해 세력권 밖의 전초 (또는 외곽) 기지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판 단된다. 전초 기지가 장애물을 넘어서 세워 지면 식물체들은 본 개체군과 외곽 기지 사 이의 빈 공간을 아주 빠른 속도로 메꾸어 나 감으로써 이동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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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과거의 꽃가루 분석결과를 보 면, 식물들은 현재의 기후변화를 추적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앞으로 몇 십년 동안 예견되는 급격한 온난 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거 홍적세의 식물체 이동을 근거로 하여 미래에 다가 올 기후변화에 식물 종들이 과 거와 같이 성공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보 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 첫번째 이유로는 인류가 홍적세 이후로 지형의 특성을 상당 히 변형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오늘날, 식물 종들은 인류의 개발에 의해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지역을 지나야만 그들이 원하는 지 역에 갈 수 있는 상황이다. 고층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조경사업으로 잘 정리되고 가꾸 어진 초록빛의 잔디밭은 우리의 마음을 다 소 안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 리가 야생동물이나 식물이라고 가정하면 잘 관리되고 이미 여러 외래식물들과 관상식물 체로 뒤덮히고 이상한 가로등 등 조명이 어 울어진 그 자리를 지나 새로운 생육공간으 로 이동해 갈 수 있을까? 이러한 환경조건 에서 우리는 많은 식물 종들이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라는 이중고에 놓여 멸종될 것 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과 거 홍적세에서의 식물 개체군 이동은 식물 자체의 특성, 즉 종자의 산포 능력이 전부가 아닌 여타 기상, 지형, 대류 요인 등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추론하고 있어 현재의 환경 이 과거와 동일하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 이다. 셋째, 꽃가루 기록만으로 과거 식물의 이동을 평가하고 있지만 꽃가루 기록이 확 보되어 있는 식물 종(species) 하나가 식물 군집(community) 전체를 대표할 수 있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동 양식이 화석 기록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기록에서의 결함과 해석상의 문제점 등은 이러한 이동 양식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예

를 들면,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화석 기록은 몇몇 목본류(예, 참나무, 자작나무 등)가 지 난 15,000여 년 동안 기후변화의 추세에 맞 춰 개체군이 북쪽 또는 남쪽으로 오르락 내 리락하면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종들은 본 개체군 밖에 피난지 로서의 안전한 외곽 기지 개체군을 마련하 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였을 것으로 과학자들 은 추측하고 있다(Watts et al., 1996).

기후변화와 생태계 단편화

거의 모든 지구상의 지표면은 인류의 개 발에 따라 조각난 패치 형태로 존재하며, 파 괴되지 않은 자연 서식지는 농지나 개발지 안에 마치 섬이 떠 있는 것처럼 존재하고 있 는 상황이다. 서식지 파괴와 생태계의 단편 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생물 종들의 멸 종을 가져오게 한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온난화 현상이 인간의 간섭에 의한 서식지 소실과 생태계의 단편화 현상과 결합되어 오 랫동안 기후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왔던 많 은 식물 종들은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식물 종들은 생존에 필요한 적정 규모의 개체군 크기를 보장받 지 못한 채 심하게 쪼개어져 단편화된 조각 생태계(fragmented ecosystem) 내에서 생존 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 다. 미국의 자연보전국에 따르면, 미국 내 멸 종위기식물종의 과반수가 5~10개의 개체군 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Schemske et al., 1994). 급격한 기후변화가 이러한 자생식물 개체군의 서식 환경에 영 향을 주게 된다면, 대다수의 종들이 단편화 되고 인간에 의해 생태계가 교란된 지역을 통과하여 이동을 시도하지 못할 것으로 판 단된다. 예를 들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몇 몇 자생종들은 유전적 다양성 확보 및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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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종자를 멀리까지 보내려 할 것이다. 이러한 종자들은 결국 인 류가 만들어 놓은 도로, 주택지, 휴양지 등 을 통과해야 되고 이러한 교란지역 내에서 막강한 공격성과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 는 외래종들과의 한판 전쟁을 벌여야 하는 길목에 서 있게 된다. 특히, 종자가 대형 포 유류에 의해 주로 산포되는 식물 종들은 서 식지의 단편화가 생존의 중요한 제한 요인 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와 외래종 침입

다수의 외래종들은 자생종에 비해 서식지 확보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초본 류의 외래종들 중 서식범위가 넓어 아무데 서나 잘 적응하는 종들은 상대적으로 빠르 게 개체군을 확장시켜 자생종들을 비롯한 전 체 생물다양성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 다(Schwartz, 1992).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 니어서 국내에 알려진 외래식물 종은 287종 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외래식물 종 중 우 리의 자생생태계에 위협을 미치는 6종들을 생태계위해외래종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 다(표 3). 이러한 생태계위해외래종들은 대 다수가 다량의 종자를 생산하며, 빠르게 자 라는 일년생 식물로서 생태계가 파괴된 지 역에 주로 서식지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의해 생태계의 서식조건이 바뀌

게 되면 이들 외래종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확보하기가 훨씬 쉬어지게 된다. 기후가 바 뀌기 전 자연생태계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 자생종들은 이들 외래종과 생존을 위해 힘 겨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사실, 현재도 외래종들은 자연생태계 보호지역까지 침범 하는 경우도 발견되어 자생생물들의 보전에 심각한 문제점들을 유발하고 있다.

자생식물 군집에 침입하여 오는 외래종들 은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떨고 있는 식물 종들과는 분명히 입장이 다를 것이다. 그러 나 두 경우 모두, 식물 개체군은 종자 산포 와 새로운 개체를 생산하면서 새로운 서식 지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 고 있다. 과거 200년 동안 외래종의 침입 빈 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외래 종의 서식지 확장 사례를 통해 향후 기후변 화에 대항하여 식물 종들이 서식지를 어떻 게 찾아나갈 것인가를 유추해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1960년대 후반에 유입되어 경 기, 충청 일부 지방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 진 유럽종인 털빕새귀리(Bromus tectorum L.)가 미국의 서부 지방에서 세력을 넓혀가 는 모습은 식물의 이동을 보여주는 좋은 예 가 되고 있다(Mack, 1986). 털빕새귀리는 1880년대 농작물 종자와 섞여서 미국의 서 부 산간지방에 유입이 되었다. 1900년 이전 까지만 해도 털빕새귀리는 5개의 독립 개체 군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20년이 지난 1920

표 3.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

학명 국명 원산지 도입추정연도

Ambrosia artemisiaefolia L. 돼지풀 북아메리카 1968

Ambrosia trifida L. 단풍잎돼지풀 북아메리카 1970

Eupatorium rugosum Houtt. 서양등골나물 북아메리카 1978

Paspalum distichum L. var. indutum Shinners 털물참새피 북아메리카 1994

Paspalum distichum L. 물참새피 열대아시아 1994

Solanum carolinense L. 도깨비가지 북아메리카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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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경 50여 개의 추가적인 거점 개체군이 발 견되더니 1930년경에는 이들 거점 개체군 사이의 빈 틈을 메꾸면서 서부 산간지역의 최대 우점종으로 성장하게 된다. 털빕새귀리 는 독특한 2단계, 즉 잠복기와 활동기로 구 분되어 있어 50년만에 서식 지역을 공고히 하였기 때문에 몇 세기에 걸쳐 일어난 과거 의 기후변화에 대한 식물군집의 반응에 대 한 예로 들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털빕새귀리에 의해 자생식물들이 자 리를 내어준 것처럼 기후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식물군집이 지탱하지 못할 것이라 는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 제시될 수 있다.

결 론

급격한 기후변화는 식물 종 보전에 여러 방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에의 취약성은 보호지역 지정과 관리 정책의 새 로운 계획과 선택을 필요로 하고 있다. 모델 링에 의한 예측이지만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 한 식물의 취약성 정도가 우리에게 주는 경 고는 기후변화가 주는 이러한 폐해가 생태 계에 실제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새로운 보 전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하는 것이 시급함 을 보여 주고 있다. 사실 기후변화에 의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기후변화 자체만으로 인 해 발생되는 문제가 아니라 식물 생존에 위 협을 주는 여타 요인들과 연계된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 식물 종이 기후 적으로 적절한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은 서식지 파괴와 단편화에 의해 방해되고 있으며, 현재의 지역은 새롭게 유 입되는 외래종으로 인해 치열한 생존 경쟁 을 벌여야 하고, 경쟁에서 탈락될 때 자생종 들은 멸종에 이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후 변화에 의해 위협을 받게 되는 식물 종들은

보호구역 내에서 유전적 다양성을 증진시키 는 일련의 복원 관리사업이 필요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서식지의 이전이나 서식지 외 복원을 통해 향후 기존의 서식지로 다시 이전하는 복원정책이 요구되어진다. 또한, 현 재 생태계위해외래종의 관리 및 박멸을 위 한 정책은 이들의 위협이 기후변화와 연결 되어 복합적으로 나타날 때의 문제점이 심 각함을 고려해 볼 때 더욱 강력하게 추진되 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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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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