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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연구론총 20집> <정목란전> 연구 (소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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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민국학연구원 2017. 12. 31.

<정목란전> 연구*

소인호**37)

<목차>

Ⅰ. 서론

Ⅱ. 활자본과 필사본의 이본 비교 Ⅲ. 서사구조와 내용적 특성 Ⅳ. 결론

<국문초록>

<정목란전>은 목란이야기를 토대로 고소설의 창작 문법에 따라 한국적 변용을 거쳐 이 루어진 여성영웅소설이다. 현재까지 활자본이 유일본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양승민 교수 소장 필사본의 존재가 새롭게 발견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두 이본의 텍스트를 비교 검토하고 작품의 서사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두 이본의 세부 내용을 비교해 보면 표기법과 일부 표현 등 서술 상의 미세한 차이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동일하다. 필사본은 활자본을 그대로 필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 다. 따라서 다른 이본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활자본을 기준본으로 삼을 수밖 에 없다. 그렇지만 활자본의 오류와 장회 구분 등을 볼 때, 이보다 앞선 또 다른 필사본 이 존재했으리라 판단된다.

‘가족 이산- 남복 개착- 출장 입공- 귀환’으로 이어지는 목란이야기는 국내의 소설 독 자에게 익숙한 여성영웅소설의 기본 구도와 부합한다. 이를 활용한 재창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서사 구조와 내용에 있어서 문화적 변용이 가해진 것이 <정목란전>

이다. 작품의 구성적 특징으로는 남녀 영웅의 일대기 구조, 천정연에 의한 남녀 이합의 구 조, 여주인공의 운명 극복 서사를 들 수 있다. <정목란전>의 서사 진행 순서는 ‘가정의 회

37)* 이 논문은 2016-2017학년도에 청주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가 지원한 학술연구조 성비(특별연구과제)에 의해 연구되었음.

**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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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에서 ‘천정연의 완성’으로, 다시 ‘국난극복’으로 나아간다. 그렇지만 지향가치의 측면에 서 본다면 개인적 가치가 공적 가치에 선행한다. 요컨대 개인의 애정 성취와 가문의 질서 회복 의지를 주요 지향점으로 하는 여성영웅소설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핵심어>

정목란전, 목란이야기, 이본, 서사구조, 한국적 변용, 여성영웅소설

Ⅰ. 서론

월트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뮬란>1)의 원 소재로 잘 알려진 <木 蘭辭> 혹은 <木蘭詩>는 <孔雀東南飛>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장편 서사시로 평가되고 있다. 목란이라는 효녀가 오랑캐의 침입으로 인해 전 장으로 가야 하는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복을 하고 종군하였다가 여 러 차례의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우고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는 짧고 감동 적인 이야기이다. 이후 목란의 종군 이야기는 설화, 전기소설, 재자가인 소설, 희곡 등의 다양한 장르로 수용되었으며 최근에도 연극, 영화, 애니 메이션, TV 드라마로 계속 재창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목란의 이미지 도 협녀, 효녀, 가인, 영웅, 여장군, 남장여자, 열녀, 투사 등 시대와 장 르,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이루어져 왔다.

<정목란전>은 목란이야기를 토대로 고소설의 창작 문법에 따라 한국 적 변용을 거쳐 이루어진 작품이다. 김태준에 의해 작품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이후 장효현의 해제와 이영숙의 비교 연구 정도가 있었을 뿐, 본 격적인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태준은 신문예운동(갑오경 장) 이후 40년간의 소설을 개관하는 자리에서 발아기(1911~1919)의 소설로 <정목란전>을 소개하였는데, 특별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당시 유일서관 사주였던 남궁준 씨를 작자로 상정하였다.2) 장효현은 작

1) ‘뮬란(Mulan)’은 ‘목란’의 중국어 발음 ‘Mulan’을 음차한 것이다.

(3)

자와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정목란전>을 소개하면서, 중국 민간에 전해 오는 목란 고사를 소재로 하여 조선후기에 유행하였던 여성영웅소 설의 형식으로 새롭게 창작된 것이라고 평가하였다.3) 이영숙은 목란이 야기라는 동일한 텍스트가 조선후기와 淸 후기라는 사회문화적 변동기 에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독자의 문화적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정목란전>과 <北魏奇史閨孝烈傳>⋅<忠孝勇烈奇女傳> 등 에 나타난 주제와 인물 형상의 변용양상을 비교 검토하면서, “<鄭木蘭 傳>의 목란은 전통적 가부장제와 봉건주의적 사고방식과 체제의 틀에서 차별받고 고통 받는 여성들에게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는 계몽의 텍스트로 새롭게 재현되었다.”고 평가하였다.4)

현재까지 <정목란전>은 활자본이 유일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일서 관에서 1916년과 1919년 두 차례 출판되었다.5) 활자본 <정목란전>에는 유일서관 사주였던 남궁준 씨가 저작 겸 발행자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그가 과연 굳이 고전소설의 문법으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할 필요성이나 능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며, 아마도 기존의 필사본을 재편집한 것이 아닐까 한다.6) 이런 상황에서 최근 양승민 교수 소장 필 사본의 존재가 확인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작품의 성격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7) 본고에서는 먼저 두 이본의 텍스트성격을 비교 검 토한 후, 작품의 서사적 구조와 내용적 특성에 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민준호 씨의 <행락원>, 남궁준 씨의 <정목란전> 등도 다 이때에 된 것이었고

…… 구소설은 구형 그대로 간행하는 것도 있었고 체재와 명칭을 변개한 것도 있으 니 <춘향가>를 <옥중화>, <심청전>을 <강상련>이라고 한 것도 바로 이때의 일 이다.”(󰡔증보조선소설사󰡕, 박희병 교주, 한길사, 1990, 232면.)

3) 장효현, 「정목란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0.

4) 이영숙, 「네者文化 고찰을 통한 韓ㆍ中 木蘭 형상 담론」. 󰡔중국문화연구󰡕, 27, 중국 문화연구학회, 2015, 329면.

5) 최호석, 󰡔활자본 고전소설의 기초 연구󰡕, 보고사, 2017, 83면.

6) 장효현 또한 앞의 해제에서 “방각본이나 필사본은 없고 활자본만 남아 있으나 활자 본 이전에 그 대본으로서 필사본이 있었던 듯하다.”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7) 소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신 양승민 교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4)

回次 鄭木蘭傳 目次 졍목난젼 목록

第一回 鄭生晩年生女子

元兵侵犯選將帥

졍이만년에녀낫코 원병이침범장수다

第二回 鄭木蘭女化爲男

副摠兵麾下從軍

졍목란이녀화위남야 부춍병휘하에종군다

第三回 元王誘說鄭木蘭

木蘭伐胡王勝捷

원왕이졍목란을달고 목란이호왕을승쳡다

第四回 元王爲木蘭都督

鄭都督大破金華

원왕이목란으로도독을이고 졍도독이금화대파다

第五回 鄭木蘭掛書闕門

匹馬單鎗*行千里 (*槍의 오기)

졍목란이글월을궐문에걸고 필마단챵으로쳔리다

Ⅱ. 활자본과 필사본의 이본 비교

연세대 소장 활자본 겉표지

연세대 소장 활자본 본문

연세대 도서관 소장 활자본의 표제는 “古代小說 鄭木蘭傳(졍목난젼)”, 내제는 “졍목란젼 단(鄭木蘭傳 全)”으로 되어 있다. 대정 5년(1916) 8 월 30일 유일서관에서 간행되었다. 총 12회의 장회체이며 본문 82면, 매면 13행, 매행 35자이다. 활자본의 장회 제목은 다음과 같이 한문 목 차와 국문 목록을 병서하였다. 양쪽 어휘의 사용이 똑같은 것으로 보아, 7언의 한문 제목을 먼저 짓고 이를 국문으로 직역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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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六回 木蘭五關斬三將 還第拜見親堂下

목란이오관의세장수버히고 집에도라와친당아절야뵈다

第七回 賈似道求婚木蘭

鄭公傳拿來上司

가되목란을구혼고 졍공젼을나야상다

第八回 鄭公被謫下長城

金公子娶鄭木蘭

졍공이피젹야장성으로나려가고 김공졍목란을장가들다 第九回 木蘭擊門鼓*訟寃 (*聞鼓의 오기)

金公子金榜掛名

목란이승문고쳐원통물송고 김공금방에일홈을걸다

第十回 金仙大元帥出戰

皇后以患候仍崩

김션이대원슈로츌젼고 황휘환후로써인야붕시다

第十一回 傳旨禁府拿木蘭

元帥入京救木蘭

금부에젼지야목란을나고 원셔울드러와목란을구다

第十二回 兩元帥得功返士

老兩位享壽多孫

두원득공야반고 늙으니량위슈누리고숀이만타

양승민 소장 필사본의 표제는 “鄭夢蘭傳 全”, 내제는 “정목난젼이라”로 되 어 있다. 본문 112면, 매면 12~21행, 매행 13~25자 내외이며 서체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 겉표지에는 갑자년 국월(菊月; 9월)에 편책(編冊)하였음을 밝히 고 있으며, 말미에는 “세재계해모춘상월초륙일필서우남촌구사리”라는 필사기 가 있다. 후술하겠지만, 활자본을 필사한 것이 맞다면 필사와 편책 시점은 각 각 1923년과 1924년이 아닐까 한다. 장회 구분은 없으나 본문의 2면에 “정목 란젼목록”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필사 과정에서 누락된 듯하다.

양승민 소장 필사본 겉표지

양승민 소장 필사본 1면

(6)

두 이본의 세부 내용을 비교해 보면 표기법과 일부 표현 등 서술 상 의 미세한 차이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동일하다. 예컨대, 작품 서두 에 해당하는 아래 인용문은 아래아(ㆍ)와 겹모음 등 일부 표기상 차이 만 있을 뿐이다.

“화셜 대숑 문황뎨 시졀에 남슌  오계촌에 일위 션 잇스니 셩은 졍이오 명은 젼이라 위인이 졍슉공검고 글 호기를 죠화며 벼

에 이 업셔 최를 번요 풍진에 피야 구름 속에 드러 밧갈기와 달 아 고기 기로 셰월을 보니 당셰에 유명한 션러라”(활1)

“화설 숑 문황제 시졀에 남슌  오게쵼에 일위 션 잇스니 승은 졍이요 명은 전이라 위인이 정슉공검고 글 호기을 죠화며 벼살 에 지 업셔 자최을 번요한 풍진에 피하야 구름 속에 들어 밧갈기와 달 아 고기 낙기로 셰월을 보이 당세에 유명한 션러라”(필1)

다음으로, 필사본에는 활자본의 일부 내용이 누락되어 문맥이 통하지 않 는 부분이 다수 존재하며, 불필요하게 중복 필사된 사례도 발견된다. 이와 반대로 필사본의 내용이 활자본에서 누락되거나 중복 필사된 경우는 전혀 없다. 아래 인용문은 활자본의 밑줄 부분이 필사본에 누락되어서 문맥이 통하지 않는 사례이다. 누락된 위치에는 편의상 ‘√’로 표시해 보았다.

“이젹에 목란이 금젹에 난을 듯고 왕게 드러가 츌젼기를 쳥

왕왈 금젹은 소젹이라 족히 편장을 보여 막음직니 엇지 장군을 슈 고롭게 리오 고 쓰지 아니니 목란이 악연야 도라와 그후 여러 번 쳥되 맛 쓰지 아닌지라”(활26)

“이젹의 √ 목난이 악연여 도라와 그후 여러 번 쳥되 맛 쓰 지√지라”(필37)

“왕이 뒤흘 라 금진에 이르러 진셰를 일은 후 왕이 도독으로 더브 러 놉흔 뫼 올 젹진 진셰를 살펴보니”(활27)

“왕이 뒤 √ 살펴보니”(필38)

“못 은근니 목란이 조금도 의심치 아니코 후의를 례며 야 를 편히 려 더라 원 텬마산 주장이 졔장을 모화 의론 왈”(활37)

“못 은 √ 마산 쥬장이 졔장을 모와 의론 왈”(필54)

(7)

인명

문황제(송나라 황제) 김경(남주인공) 조문화(간신 가사도의 휘하 관리)

서홍(무명 노인의 아들)

문황제, 인종황제 김경, 김선 조문화, 서문화

서홍, 장경홍

지명

남군(고향) 금성관(제1 관문) 동령관(제2 관문) 판사관(제5 관문)

남군, 남순 금성관, 김정관 동령관, 동형관, 동령

판사관, 파산관

“가히 슬프다 구이  거시 찰하리 죽 것만 못다 지라 녀의 몸으로 세상 엇지 이에 밋쳣고 고 누 방방야 졍히

문코 더니 옥문으로”(활73)

“슬푸다 구이  거시 찰하리 죽 것만 못다 √ 더니 옥문 으로”(필105)

게다가, 두 이본은 모두 인명과 지명에 있어서 착종 현상을 자주 드 러내는데, 동일한 곳에서 동일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즉 활자본의 오기까지도 그대로 필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끝으로, 필사본은 결말 부분이 누락된 채 활자본 12회 가운데 목란 부부가 출정하여 오랑캐의 난을 평정하고 사로잡은 원왕을 놓아보내는 대목에서 종결되어 있다. 활자본은 이후 ‘회군 –귀국 –대연 –논공행상 – 귀가 –득남득녀(3자1녀) -자녀들의 혼인 -후일담’에 해당하는 내용이 약 4쪽 분량으로 더 이어진다.

“항셔를 바다 승쳡 사연을 경셩의 올니고 원왕을 노하보니 원왕 이 잔군을 거리고도라갈 졍장군의 은혜를 만만칭사고 본국으 로 도라가 다시 반 이 업고 년년이 조공을 폐치 아니더라 찬 시 량원 졔장군졸을 모화 우양 잡 삼일을 즐기고……”(활80)

“항셔를 바다 승쳡 사연을 경셩의 올니고 원왕을 노하보이라.

셰게모츈 상월초륙일 필셔우남촌구사리. 정부인이 삼자이여을  하야 말연에 자미을 보더라.”(필112)

(8)

이상과 같이, 필사본은 활자본을 그대로 필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 로 보인다. 그러나 장효현의 해제에서도 이미 지적된 바 있듯이,8) 활자 본에서도 인명과 지명의 착종 등 오류가 많은데다가 장회가 교체되지 않는 부분에서 “하회를 석람하라”, “하문을 분해하라” 등의 언술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이 양부의셔 로이 깃거고  길일이 갓가오니 아지 못게라 이 혼인이 슌히 된지 하회를 셕남라. 각셜 잇 어 우 가되 쳑의를 미더 권셰를 쳔되...”(활47)

“졍소져에 여이 미진야 조물이 시긔미 잇스니 하회를 셕남

지어다. 셜 이 변방에셔 오랑캐 강셩야 만대군을 거려 즁국 을 침범니....”(활64)

“황셩의 다다르니 무 변이 잇지 하문을 분라 셜 황휘 년 만 오십의 병환이 우연이 계시사 날노 침즁신지라...”(활68)

“슬프다 졍소져의 쳘옥빙심으로 엇지 니런 악명을 닙고 하회를 분 셕라 셜 졍소졔 원슈를 리별 후로 못 근심이 젹지 아냐 양 마음에 불평더니”(활71)

위 인용문은 원래 장회가 나뉘어 있던 지점인 듯한데, 활자본에는 각 각 7회와 10회, 11회의 서술 중간에 나타난다. 기존의 한글필사본을 모 본으로 활자본을 만들 때 16회로 장회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 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이본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활 자본을 기준본으로 삼을 수밖에 없지만, 이보다 앞선 또 다른 필사본이 존재했으리라 판단된다. 즉 “필사 원본…⇒활자본⇒재필사본(양승민본)”

의 경로를 상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8) “방각본이나 필사본은 없고 활자본만 남아 있으나 활자본 이전에 그 대본으로서 필 사본이 있었던 듯하다 …… 활자본으로 간행하면서 대본이 되었던 필사본의 장회를 다시 조정하고, 옮겨 적는 과정에서 혼동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장효현, 앞의 글.)

(9)

Ⅲ. 서사 구조와 내용적 특성

우선, 활자본을 기준으로 <정목란전>의 경개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 음과 같다.

1. 송나라 문황제 시절 천상의 월궁항아와 두성이 득죄하여 정전의 딸 목란과 김현의 아들 경으로 태어남.

2. 15세 되던 해에 혼사를 앞두고 원나라가 침공하니, 목란이 남복으로 개착하고 부친을 대신하여 종군함.

3. 목란이 원군에게 사로잡히고, 호국과 금국의 침입을 물리쳐 공을 세움.

4. 목란이 원왕의 만류를 뿌리치고 김정관(금성관), 동령관(동형관), 천마 성, 백마관, 파산관(판사관)의 다섯 관문을 돌파하여 고향에 돌아옴.

5. 어사태후 가사도가 자신의 아들과 목란의 혼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 하고, 천자에게 정전을 무고하여 옥에 가둠.

6. 목란이 거짓 허혼하는 뜻으로 가사도를 속이고, 정전이 풀려나 장사 지방에 유배됨.

7. 목란이 가사도의 감시를 피해 부친을 찾아가고, 해배된 후 고향에 돌 아와 김경과 혼인함.

8. 가사도의 처제인 동군태수가 김경을 살인범으로 무고하자, 목란이 남 복으로 개착하고 승문고를 울려 사건의 전말을 밝힘.

9. 김경이 장원급제하여 천자의 총애를 받고, 원국이 다시 침범하자 가사 도의 추천에 의해 병마대원수로 출정함.

10. 가사도가 조문화를 시켜 황후를 독살하고 목란에게 혐의를 씌우니, 김경이 시비 운섬으로부터 사연을 전해 듣고 급히 돌아와 상소함.

11.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 목란이 석방되고 가사도의 무리는 쫓겨남.

12. 목란과 김경 부부가 원수로 출정하여 원병을 격파하고 원왕을 사로 잡았다가 방면함.

13. 환국하여 높은 벼슬을 제수받고 삼자일녀를 낳아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림.

작품의 역사적 배경은 몽골의 원나라 건국과 2차에 걸친 침입, 여진 족(금)의 발호, 권신 가사도9)가 전횡을 휘두르고 있는 정치적 상황 등

9) 가사도(賈似道: 1213 ~ 1275년)는 남송(南宋) 말기의 권신(權臣)으로 몽골과 남 송이 전쟁을 벌이던 당시 이종(理宗)과 도종(度宗) 휘하에서 우승상 겸 추밀사, 태 사 겸 위국공을 지내고 권력을 독차지하며 남송의 멸망을 가져온 인물이다.(임종욱 편저, 󰡔중국역대인명사전󰡕, 이회, 2010, 5~6면, 참조.)

(10)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송-원 교체기, 즉 남송 시대로 판단된다.

결말부에 원의 침입을 물리치고 원왕을 사로잡았으나 처단하지 않고 옛 은혜를 생각하여 방면하는 내용은 실재했던 역사적 사실에 따른 제약으 로 볼 수 있다.

“화셜 대숑 문황뎨 시졀에 남슌 오계촌에 일위 션 잇스니 셩은 졍이오 명은 젼이라”(활1)

“세월이 여류야 김공의 나히 십오세 되 혼일을 니 길일이 일슌이 격얏지라…… 이 인종황뎨 붕시고 영종이 즉위신 지 칠년에 몽고 오랑 강셩야 국호를 곳쳐 원이라 고 쳘긔 슈십만을 거려 변경의 니르”(활7)

“각셜 이 어우 가되 쳑의를 미더 권셰를 쳔되 졔신이 다 두려 감히 일언을 못지라 시고로 권셰 날노 더지라”(활47)

그런데 위의 서술에서는 남북조 시대의 첫 번째 왕조였던 유송 (439~589)과 후대의 북송(960~1127), 남송(1127~1279)을 혼동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된 ‘문황제’는 남북조 시대 남조의 첫 번째 왕조였던

‘유송’10)의 3대 황제(424~453) 유의륭(劉義隆)을 지칭하는 듯하다. 아 마도 원이야기로서의 <목란시>가 남북조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데서 생긴 착오가 아닐까 한다. 또한 “인종황뎨 붕시고 영종이 즉 위신 지 칠년에”라는 서술에서는 문황제를 인종황제로 혼동하고 있다.

여기에서 인종황제는 ‘태조 –태종 –진종 –인종 -영종’으로 이어지는 북송 의 제4대 황제를 지칭하는 듯하다. 그러나 역사상 영종 신황제는 5년간 (1063~1067) 재위하였고 원나라 건국은 1271년이므로, 영종 7년 몽고 가 원나라를 건국하고 침범했다는 것은 오류이다. 아마도 원세조의 남송 평정과 착각한 것이 아닐까 한다.

‘가족 이산 –남복 개착 –출장입공 -귀환’으로 이어지는 목란이야기는

10) 당 멸망 이후 조광윤(趙匡胤)에 의해 건국된 송나라(960~1279)와 구별하기 위해 창업주 유유(劉裕)의 성을 따서 흔히 ‘유송(劉宋)’으로 불리며, 1대 武帝 -2대 少帝 -3대 文帝로 이어진다.

(11)

국내의 소설 독자에게 익숙한 여성영웅소설의 기본 구도와 부합하는데, 이를 활용한 재창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서사 구조와 내 용에 있어서 문화적 변용이 가해지고 있다. 기존에 화목란으로 알려져 있던 목란의 성씨는 정씨로 바뀌어 가계와 내력이 부여되고 천정연의 실현이라는 애정 서사와 영웅의 일대기 구조, 후일담이 첨가되면서 당대 소설 독자들의 통속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리고 간신에게 휘둘려 우왕좌왕하는 군주의 무능, 혼란한 정치에 대한 비판, 승문고를 통한 민 원 해결 등의 내용에서는 국내의 정치적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목란은 무고를 당해 위기에 처한 지아비를 구하기 위해 남복 을 개착하고 승문고를 울려 황제에게 원정을 올린다. 중국의 등문고(登聞 鼓) 제도가 사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민의를 전달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신문고(申聞鼓) 혹은 승문고(升聞鼓) 제도는 백성이 국왕에게 직소하여 최종적이고 직접적인 해결을 도모한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아래 인용문처 럼 ‘신부 집 도착 –전안 교배례 –축하연 –화촉 –신방 –3일 후 시댁으로 향 함(신행, 우귀) -폐백’의 절차로 진행되는 남녀주인공의 혼인 장면에는 조 선조의 전통 혼례 풍속인 반친영제(半親迎制)가 반영되어 있다.11)

“이 김이 졍부의 나아가 젼안교 신낭의 화려 풍와 신 부의 요조 긔질이 진실로 텬졍필이러라 …… 죵일토록 즐기다가 날 이 져몰 화촉을 밝히고 신낭을 인도야 신방으로 드러가 좌졍 후 신뷔 드러오 ……삼일이 지 후 김이 권솔야 도라갈  모녜 셔 로 나 졍이 못 비  업더라 …… 소졔 교를 타고 야 구 가의 나아가 됴률을 량당의 헌 후 학부뷔 신부를 갓가이 좌를 쥬 고 왈”(활55~56)

<정목란전>의 구성적 특징으로는 남녀 영웅의 일대기 구조, 천정연 에 의한 남녀 이합의 구조, 여주인공의 운명 극복 서사를 들 수 있다.

우선, 작품의 전체 서사는 여주인공 목란을 중심으로 남녀주인공의 영웅

11) 주지하듯이, 조선이 『주자가례』에 입각한 의례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친 영제와 달리 명종 대 이후에는 ‘반친영’이라 하여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혼인식을 거행하고 3일을 머문 후 신부를 신랑 집으로 데려오는 관습이 정착되었다.

(12)

적 일대기가 나란히 진행되는 여성영웅소설의 전형적 구조를 취하고 있 다. 전체 12회의 내용 가운데 기존의 목란이야기는 목란이 전장에서 돌 아와 가족과 재회하는 6회까지에만 해당된다. 남녀 영웅의 일대기 구조 는 후반부에 ‘혼사장애 –결연 –출장입공 -출세’의 과정이 추가됨으로써 완성된다. 작품의 전·후반부 서사를 결합시켜 주는 핵심 장치는 제1회의 적강화소를 통해 예정된 천정연의 실현이며, 그 과정에서 혼사장애와 동 반되는 적대자와의 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정목란의 생애 공통 김경의 생애 비고

출생 성장

출생 성장 정혼

이별 몽고(원)의 1차 침입

출정 원의 장수로 출정

탈출, 귀향

혼사장애 가사도의 박해(늑혼)

결연

위기 목란의 상소로 해결 과거급제

출정 몽고(원)의 2차 침입

위기 김경의 상소로 해결

출장입공 부부가 함께 출정

후일담 3자 1녀를 낳음

서사 진행의 순서는 순차적으로 ‘가정의 회복’에서 ‘천정연(애정)의 완성’으로, 다시 ‘국난극복’으로 나아간다. 그렇지만 지향가치의 측면에 서 보자면 개인적 가치가 공적 가치에 선행되고 있다. 결연담과 입공담 가운데 전자의 우위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신분 상승이나 부귀영화는 애 정의 성취에 따른 부수적 잉여적 결과일 따름이다. 요컨대 개인의 애정 성취와 가문의 질서 회복 의지를 주요 지향점으로 하는 여성영웅소설로 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3)

“일일은 이 쵸당에 누엇더니 홀연 학의 쇼 쳥아이 들니거 놀 나 바라보니 일위션관이 학을 타고 옥 소 며 일편 운으로 죠 공즁으로 나려와 의 압 니르러 왈 나 텬상에 잇셔 인간

를 가음알더니 상뎨 명 왈 월궁항 득죄얏기로 인간에 치 라 시 내 그에 심덕을 감동야 이에 지시니 그 어엿비 넉여 부 잘 교육야 텬졍연분을 어긔오지 말나 고 로셔 일

옥녀를 여놋커 …… 놀나 다르니 일장츈몽이라”(활3)

정목란과 김경은 본래 천상의 월궁항아와 두성으로서 천제에게 득죄 하여 지상에 내려오게 되었으며, 태어날 때 이미 천정배필로 점지되어 있다. 이후의 서사는 정혼 –정혼자와의 분리 –재회 -늑혼에 의한 시련 및 부친의 정배 –재회 –결연 –목란의 누명 - 위기 극복(정적의 제거) -출장입상 -후일담이 순차적으로 전개된다. 천정연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혼사장애에 따른 남녀이합의 서사가 거듭 이어진다. 애정을 방해하는 요인은 전쟁으로 인한 이별, 늑혼에 따른 갈등, 정적의 방해 등 외부적 차원으로 한정되어 있다.

예언모티프와 결합된 여성주인공의 운명 극복 서사는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잃지 않고 사건의 진행을 따라가게 유도하는 장치로서, 후에 이어질 사건과 그 결과를 예고하는 일종의 복선에 해당된다. 독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만 하는 혹독한 운명에 공감과 안타까움을 느 끼는 한편, 회피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운명을 극복해 나가는 여 주인공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도 이윽히 보다가 대경 칭찬 왈 십여 년 젼에 경셩이 동군과 남 군  러지 반다시 명인이 나리라 얏더니 과연 상운이 귀에 나리도다 고 오  만일 남로 낫던들 명망이 조야에 진동

고 셰상 사이 추앙 거슬 불이 녀 됨으로 삼십 젼의 죽을 이 여셧 번이라 이 텬졍신 니 인력으로 못  거시오 이십 후에 작 록을 바드되 공경 우 거야 위명이 텬하에 진동고 위진 지 라 유녀야 칠십오셰의 졸 거시니 그 귀 거슬 일을 거시 업 스나 부 초년을 죠심소셔 거”(활5)

목란의 부모는 딸이 몰래 검술을 익히고 손오병서, 육도삼략에 심취하

(14)

는 것을 걱정한 나머지 금화산 도사를 찾아간다. 도사는 목란이 전생의 죄로 인해 불행히 여자로 태어나 삼십 전에 죽을 액이 여섯 번 있음을 경 고하고, 결국 위기를 극복하고 부귀공명을 성취하게 될 것임을 예언한다.

여섯 차례에 걸친 운명 극복의 서사는 다음과 같이 순차적으로 전개된다.

⓵ 부친 대신 출정하였다가 원군의 기습으로 길을 잃고, 자사가 참형을 명했으나 부총병 최량의 간언으로 목숨을 건짐. (제2회)

⓶ 원군의 2차 습격 때 사로잡혀 자결을 시도했으나, 목란의 자질을 알 아본 원왕이 회유하여 대장으로 임명함. (제3회)

⓷ 원국을 떠나 고향으로 가던 중 세 번째 관문(천마관)에서 함정에 빠졌 으나, 도중에 묵었던 민가 노인이 관장의 막하에 있던 아들 서홍[장 경홍]에게 편지를 전해 탈출을 도와줌. (제6회)

⓸ 네 번째 관문인 백마관에서도 함정에 빠졌으나, 목란의 태도와 기상을 알아본 기녀의 도움으로 탈출. (제6회)

⓹ 다섯 번째 관문인 판사관의 반사곡에서 화공을 받아 불길에 휩싸이고, 자결하기 직전에 갑자기 비바람이 불어와 목숨을 건짐. (제6회)

⓺ 김경이 전장으로 떠난 사이에 가사도의 사주를 받은 서문화가 목란을 황후 살해범으로 몰아 하옥되고, 자결하려는 순간 김경이 돌아와 만 류하고 상소를 통해 사건의 실상을 밝힘. (제11회)

작품 후반부의 군담을 통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일반적인 영웅소설 과는 달리, <정목란전>에서는 군담이 전반 –중반 -후반에 순차적으로 나타나면서 그 기능과 의미가 구별되고 있다. 원의 1차 침입은 목란이 출정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목란은 원군에게 사로잡힌 뒤 호·금과의 두 차례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오관을 돌파하며 귀향함으로써 영웅성을 부여받는다. 혼인 이후 전개되는 원의 2차 침입은 부부 이별 –목란의 위 기 -김경의 영웅적 활약으로 이어진다. 원에 대한 최종적인 승리는 적 대자 가사도를 징치하고 난 뒤에 덧붙어 있으며, 주요 갈등이 해결된 상 태에서 이미 확인된 남녀주인공의 영웅성을 재강조하고 행복한 결말로 나아가게 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15)

“소녜 드르니 아비 근심 즉 식의 욕이 되고 아비가 위  식이 죽기를 신다 오니 이졔 야얘 종슈군야 젼필디디의 가오니 엇지 식이 신야 가지 아니리잇고 …… 소녜  각

오니 텬 이졔 분분지라 시고로 약간 륙도략과 병셔를 닉이며 말 타기와 칼쓰기를 일아 몽이 비록 녀오나 장부의 일을 효측야 일 홈을 셰간의 유젼코 옵더니 졍히 소원을 일울 라”(활8~9)

목란은 자라면서 스스로 병법과 학문을 습득하고 부친을 대신하여 자 발적으로 출정한다. 주어진 고난의 성격과 능력의 습득 과정이 일반적인 여성영웅소설과 다르기 때문에 구출, 양육자나 스승의 개입은 없다. 위 인용문에서 목란의 언급을 보면, 비록 표면적으로는 효를 내세우고 있으 나 실질적인 출정 동기는 평소 품은 소망(출장입상)의 실현임을 알 수 있다. 즉 어려서부터 병법을 익힌 이유는 공적인 세계로의 진출을 위해 서이며, ‘삼종지도’의 실천은 전장에 따라가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된 것 이다. 대부종군이라는 행위가 주체적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효 의 의무에 견인되었던 원이야기에서의 목란 형상과는 구별된다.

군담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이 할애된 부분은 오관의 탈출담인데, 약 14면에 걸쳐 장황하게 서술되고 있다. 공을 세우면 고향에 보내주겠다 는 약속을 원왕이 지키지 않자, 목란은 별시(別詩)를 써서 궐문에 걸어 놓고 탈출한다. 첫째 금성관과 둘째 동령관은 길을 막는 장수를 척살하 고 통과한다. 셋째 천마성에서 함정에 빠졌으나 민가 노인의 아들 서홍 (장경홍)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수성장을 척살한다. 넷째 백마관에서는 기생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다섯째 판사관의 협곡(반사곡)에서 화공을 당하여 자결하려는 순간 천우신조로 비바람이 몰아쳐 겨우 목숨을 건진 다. 그런데 이 내용은 ‘오관육참(五關六斬)’ 또는 ‘과오관참육장(過五關 斬六將)’이라는 고사성어로 널리 알려진 관운장의 무용담이다. 즉 <삼 국지연의> 제27장의 ‘오관참육장(五關斬六將)’ 고사를 목란의 ‘오관참삼 장(五關斬三將)’으로 변용한 것이다.12) 이는 다음과 같은 목란 부모의

12) 물론 오관의 명칭과 장수들의 이름, 세부 과정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인다. <삼국 지연의>에서는 공령관, 낙양관, 사수관, 형양관, 활주관을 차례로 돌파하며 공수, 한 복 맹탄, 변희, 왕식, 진기를 척살한다. 제3관에서는 승려 보정의 도움으로 자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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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술에서도 명시적으로 드러난다. 이외에도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인 물들의 고사가 수시로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창작의 주요 전범으 로서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졍공 부뷔 듯기를 하고 크게 깃거 왈 …… 그러나 삼국 시졀에 관공이 하비셩에셔 야 형셰 위급지라 셰 가지 언약을 졍얏스 니 일왈 조죠의게 항치 아니고 한나라의 항복미요 이왈 조의게 잇 슬 졔 이슈를 아모 사도 무례치 말미오 삼왈 유황슉이 어 계신 쥴만 알면 져 가기로 언약시 죄 졉미 후야 그 말을 조

머므르시게 고 아모리 션지하나 관공의 대의와 츙심을 쳘셕갓치

시니 엇지 그 을 두루혀리오 이러므로 마강  싸홈에 안량 문 츄를 버혀 그 후의를 갑고 단긔로 이슈를 뫼시고 오관의 나오실 졔 륙 장을 쥭엿스니 엇지 츈츄의 대의가 아니리오 연이나 그 장슈 쥭이미  셕다 고 셜홰 탐탐야 밤이 깁도록 잠잘 쥴을 모르더라”(활44~45)

한편, 작품 속에는 여화위남 화소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13) 이는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로서,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여화위남의 계기가 성역할에 대한 의식적 부정이 아니었으므로 여성으로의 복귀 또한 자의 적으로 이루어진다. 목란은 남장의 목적을 성취한 이후 사적 영역으로 돌아와서는 자연스럽게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여성으로서의 본분을 철 저히 지킨다. 타인들도 이를 알고 나서 전혀 문제를 삼지 않으며 오히려 긍정적, 우호적 반응을 보인다. 즉 여화위남의 목적이 효와 열의 구현이 라는 유교윤리적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 것이기에 당대의 가치관과 충 돌하지 않고 모든 이들의 공감과 호응, 칭찬을 이끌어내는 소설적 흥미 소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주인공 목란은 일견 충효열의 지배 이념과 유교 예법을 구현하는

공격을 벗어나고, 제4관에서는 민가 노인(호화)이 형양성을 지키는 아들 호반에 전 한 편지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난다.

13) ⓵ 부친을 대신하여 남복으로 개착하고 출정함. ⓶ 가사도의 모함으로 부친이 잡 혀 가자 남복을 하고 경성으로 감. ⓷가 사도의 감시를 피해 남복을 하고 부친의 배 소로 찾아감. ⓸ 김생이 무고를 입어 죽을 위험에 처하자, 시부모의 허락도 받지 않 은 채 남복하고 경성에 가 승문고를 울려 사실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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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범적 인간형으로 제시되고 있는 듯하다. 규범에 어긋나는 자유연애에 대해서는 부정적 태도를 보여주며 남성 중심적 질서의식을 묵수하고 있 다. 애정 당사자 간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시댁과의 갈등, 처첩 갈등과 같이 여성영웅소설에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내부적 갈등은 존재하지 않 는다.14) 그러나 배우자와 가문, 국가의 위기를 구원함에 있어서는 주도 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 결과 천자에 의해 여성으로서의 공적 활동을 인정받기에 이르는데, 마지막 출정은 천자의 공인 하에 여 성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부부가 나란히 대원수로 나서게 된다. 작품 곳 곳에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 의식이 비판적으로 언급되기도 한 다.15) 요컨대, 남성의 지배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 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목란의 형상은 1920-30년대 애국계몽 담론의 성행과 함께

󰡔기인기사록󰡕, 󰡔일사유사󰡕, 󰡔병자임진록󰡕 등의 문헌16)에서 한국 역사 속 의 가공적 여성영웅으로 다시 소환된다. 대부종군하여 인조 대 이괄의 난 을 평정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우고 정충신과 혼인하게 되는 여주인공

‘부랑(夫娘)’ 혹은 ‘일타홍(一朶紅)’은 지략과 용맹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당당하고 주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를 통해 여성의 능 력과 활약상이 강조되면서 당대의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17)

14) “쇼져의 마음이 동동쵹쵹야 우흐로 구고를 지셩으로 셤기고 아로 군자를 승슌

며 밧그로 친쳑을 의로 졉며 안흐로 노복을 인의로 부리니 연 화긔 무르녹 아 상하의 송셩이 니 학사 부뷔 못 깃거고 김도  깃거 부뷔 화락

니 량졍이 흡연더라”(활62)

15) “셰상의 아들 둔  즁고  둔  쳔다 거니와 내 비록 용우나 삼경 후예로 족히 져만 못지 아니커”(활48); “슬프다 람이 셰상에 나 식이 되여  졔 녀

의 몸이 본시 부모의 깃분  아니라 믈며 날 갓튼 식은 부모게 화를 치니”(활53) 16) <討國賤娘子從戌 患金寇婦人料史>, 󰡔奇人奇事錄󰡕, 下篇; <夫娘又附稗說一通>, 󰡔

逸士遺事󰡕, 卷六.

17) 이영숙, 「1920-30년대 한국 역사소설에서의 목란 형상」, 󰡔중국문화연구󰡕, 30, 중 국문화연구학회, 2015.

(18)

Ⅳ. 결론

<정목란전>은 목란이야기를 토대로 고소설의 창작 문법에 따라 한국 적 변용을 거쳐 이루어진 여성영웅소설이다. 현재까지 활자본이 유일본 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양승민 교수 소장 필사본의 존재가 새롭게 발견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두 이본의 텍스트를 비교 검토하고 작품의 서사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두 이본의 세부 내용을 비교해 보면 표기법과 일부 표현 등 서술 상 의 미세한 차이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동일하다. 필사본은 활자본을 그대로 필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른 이본이 발견되지 않는 이 상 현재로서는 일단 활자본을 기준본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활자본의 오류와 장회 구분 등을 볼 때, 이보다 앞선 또 다른 필사본이 저본으로 존재했으리라 판단된다.

‘가족 이산 –남복 개착 –출장 입공 -귀환’으로 이어지는 목란이야기는 국내의 소설 독자에게 익숙한 여성영웅소설의 기본 구도와 부합한다. 이 를 활용한 재창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서사 구조와 내용 에 있어서 문화적 변용이 가해진 것이 <정목란전>이다. 작품의 구성적 특징으로는 남녀 영웅의 일대기 구조, 천정연에 의한 남녀 이합의 구조, 여주인공의 운명 극복 서사를 들 수 있다.

<정목란전>의 서사 진행 순서는 ‘가정의 회복’에서 ‘천정연의 완성’으 로, 다시 ‘국난극복’으로 나아간다. 그렇지만 지향가치의 측면에서 본다 면 개인적 가치가 공적 가치에 선행한다. 요컨대 개인의 애정 성취와 가 문의 질서 회복 의지를 주요 지향점으로 하는 여성영웅소설로서의 성격 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여주인공 목란은 충효열의 지배 이념과 유교 예법을 구현하는 규범적 인간형으로 제시된다. 그렇지만 배우자와 가문,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는 주도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남성의 지 배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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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목란의 형상은 1920-30 년대 애국계몽 담론의 성행과 함께 확대 재생산되면서 여성에 대한 사 회적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목란이야기는 비록 중국에 연원을 두고 있지만, 국경과 시간을 초월 하여 다양한 문화권에 수용되면서 범세계적인 원형 서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여성영웅소설로서의 <정목란전>은 중세에서 근대로 가는 길목에 서 당대 여성들의 꿈과 희망을 투영시킨 대중소설로 탄생되었다. 천의 얼굴을 지닌 주인공 목란은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매체에 따른 문화적 변용을 거치면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향후 연구에서 는 개별 텍스트 자체가 지니는 문학적 수준이나 가치를 따지는 협소한 틀 을 넘어 인류 보편의 문화코드로서 목란 서사를 재조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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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tract

A Study on <Jeong Mok-lan Jeon>

Cheongju Univ. Professor, So, In-ho

<Jeong Mok-lan Jeon> was made through Korean transformation according to the original grammar of the ancient novel on the basis of the story of Mongnan. Until now, the printed version of <Jeong Mok-lan Jeon> has only been known. However, the existence of a manuscript of Professor Yang Seung-min has been newly discovered.

In this paper, I compared the two texts and examined the narrative characteristics of the works.

Comparing the details, the two versions are entirely the same except for minor differences in notations and some expressions. Manuscripts are very likely to have copied the printed version. Therefore, unless another copy is found, we can only use the printed version as the reference at this time, but it seems that another manuscript preceded it.

The story of Mok-lan matches the basic composition of a female hero novel familiar to domestic novel readers. In the course of the recreation using it naturally, cultural transformation was applied to narrative structure and contents. Constitutional characteristics of

<Jeong Mok-lan Jeon> include the biennial structure of the male and female heroes, the structure of the male and female cohesion, and the heroic overcoming narrative of the heroine. In short, it has a female novel character with the main aim of accomplishment of individual affection and will to restore order of family. The heroine Mok-lan is presented as a normative human form embodying the dominant idea of Confucianism. In other words, it is not an entity that should be subject to the domination and protection of the male, but an independent female act of self-judgment and 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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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논문은 2017년 10월 7일에 투고되어 2017년 12월 4일에 심사를 완료하 였고 2017년 12월 5일에 게재를 확정하였음.

Key Words; <Jeong Mok-lan Jeon>, the story of Mok-lan, version, narrative structure, korean transformation, female hero novel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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