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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24권 제1호, 2021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강 정 원 교수 (고려대학교)
<파블로 카잘스(좌)와 모리스 장드롱(우)의 음반 표지>
첼로라는 악기는 마음을 파고드는 저음이 매력적인 악기다. 작곡가들은 오케스트라나 현악 협주에서 효과적으로 아름다운 저음을 삽입해서 음악 감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저음은 주파수의 특성상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감상할 수 있다는 차별성이 있다. 예를 들면 후기 낭만파 작 곡가 바그너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트리스탄과 이졸데), 격정적인 폭풍우를 표현하기 위해서(발퀴레의 전주곡), 절뚝거리는 난쟁이의 라이트 모티브 등으로 다양하게 첼로를 사용했다.
연주자의 처지에서 첼로는 어떤 악기일까 생각해 보자. 육중한 악기의 크기로 들고 다니기도 어렵고, 혼자 연주할 수 있는 독주곡도 별로 없다. 자신의 연주 실력을 마음껏 뽐낼 만한 독주곡이나 협주곡도 몇 개 안 된다(드보르작/엘가/슈만 등이 겨우 간판을 내밀만 하다). 27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모 차르트 조차 첼로 협주곡은 한 곡도 작곡을 하지 않았다. 첼로는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혼자 서는 큰일 을 하기 어려운 존재인 것이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존재를 찾아본다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회의 기반시설 종사자 같다는 느낌이다. 팝 음악이나 재즈에서도 베이스의 역할이 비슷하다. 없으면 음악이 허전해진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음지에서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절하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는 첼로라는 악기 분야에서 거의 전설과 같은 존재이다. 이전에도 이런 첼리스트가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아쉬운 점은 그 의 녹음이 거의 모노럴 시대에 남아 있어서 스테레오로 감상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그의 해석은 스
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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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24, No.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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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이 크고,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첼로라는 악기를 매우 좋아하지만, 최근의 많은 연주자가 테크닉을 중요시해서 현악 특유의 끈적함이 없어지고 질긴 고기를 칼 로 요리하는 듯 한 소리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첼로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연주법에 대하여 논하기는 어렵지만, 연주자들도 듣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파블로 카잘스는 첼리스트로 뿐만이 아니라 음악 학자로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특히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여섯 곡을 발굴했고, 이 곡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서 자신이 직접 연주하고 보급해서 이제는 이 분야의 최고의 명곡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곡은 일화에 의 하면, 카잘스가 젊은 시절에 헌책방에서 우연히 필사본을 발견했고, 이 곡을 잘 연주할 수 있도록 10여 년 동안 연구한 후에 대중에 발표해서 지금은 <첼로의 구약성서>라고 불릴 만큼 유명한 곡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카잘스 만큼 이곡을 잘 알고, 잘 연주할 수 있는 사람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레퍼토리 부족에 시달렸던 첼리스트들도 이 곡을 하나의 정점으로 생각하고 독주를 연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섯 곡은 다양한 형태의 춤곡을 모은 모음곡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소나타 형식 이전 에 바흐가 독주곡에 즐겨 사용하였던 형태이다. 프렐류드-알르망드-쿠랑트-사라방드-미뉴에트(또는 부 레/가보트)-지그 등의 6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곡마다 나름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첼로나 바이올린이 단선율을 중심으로 한 악기 임에도 불구하고 바흐는 폴리포니(다선 율)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두 악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3개의 서로 다른 선율이 전개되고 있 다는 것을 파악하면 음악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폴리포니를 추구하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2개 또는 3 개의 줄을 동시에 켜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을 것이다.
여섯 곡 중에서 1번 조곡의 프렐류드는 자동차 CF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해졌고, 단조로 구성된 2번과 5번은 슬픈 첼로의 음상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대학 시절, 인사동 근방의 <사과나무>라 는 조그만 카페(지금은 없어지고 커피 전문점이 생겼다)에서 모리스 장드롱의 연주를 자주 들었던 기억 이 난다.
이 곡의 연주는 당연히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가 가장 훌륭한 명연으로 거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 라에서는 최근에 담배 연기를 대중매체에서 금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나, 담배 연기 가득한 표지(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바흐의 해석에 대한 고민과 사색의 깊이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스케일 로 보나 음색의 깊이, 인간적인 해석 등 가장 훌륭한 연주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음질에 문제가 있다. 아 무리 단 선율 악기인 첼로의 연주지만 스테레오의 음장감이나 깊이 없이 긴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무리 가 있다. 가슴을 깊이 울리는 첼로의 현장감이 사라져 아쉬울 뿐이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여류 첼리스 트 뒤프레의 연주도 모노 음반만 남아 있어서 아쉬울 뿐이다. 감성적인 면에서는 카잘스보다 더 섬세한 표현으로 아쉬움을 더한다.
스테레오 녹음들은 거의 모든 첼리스트 들이 명성을 걸고 발표하기는 했으나 카잘스나 뒤프레의 인간 적인 연주에 비하여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스테레오 녹음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주는 피에르 푸르니에의 단정한 연주, 모리스 장드롱의 공간감이 좋은 연주 등이다. 특히 피에르 푸르니에의 연주는 정갈하고 단정한 연주로서 특히 흠잡을 곳은 없지만 소리의 깊이와 격렬한 감정 표현을 절제한 점은 다 소 아쉽다. 모리스 장 드롱의 연주는 1960년대 녹음이지만, 공간감이 훌륭해서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연주에 있어서 특출한 점은 없지만, 특별히 아쉬운 점도 보이지 않는다.
거장으로 대접받는 로스트로포비치/마이스키/요요마 등의 연주는 각각 아쉬운 점이 있다. 로스트로포 비치 연주는 스케일이 큰 연주라고는 하지만 너무 기계적이라 인간미가 없다는 단점이 있고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음악이라기보다는 표준 요리법을 보여주는 듯 하다는 점이다. 미샤 마이스키는 다른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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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24권 제1호, 2021와의 차별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지 항상 파격적인 해석을 보여주어서 재미는 있지만, 많은 사람이 공 감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 사람의 첼로 연주의 공통점은 “푹 퍼진”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 이다. 현악기의 매력은 약간 끈적하고 모여진 소리가 매력인데, 그런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처음 이 곡을 접하는 분들께는 모리스 장드롱의 현장감 있는 연주를 추천한다.
어떤 연주이든, 바흐의 첼로 모음곡은 음악의 구조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틀어 놓으면 첼로 특유의 음색으로 일의 집중도를 높여 주거나 휴식의 평 안함을 더욱 배가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