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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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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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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 전자의 오비탈 자유도는 전자의 운동방향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지는데 이로 인해 전하의 흐름 에 수직한 방향으로 오비탈 각운동량의 흐름을 만 들어낸다(왼쪽). 이 오비탈 전류의 발생으로 인해 전도전자의 오비탈 각운동량이 인접한 자성층으로 주입되면 자성층의 자화(magnetization)에 전달 된다(오른쪽).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적인 자화 정 보의 제어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림 제공: KAIST 이수길 박사, 울산대학교 김상훈 교수, 장희찬 연 구원) 물리학과 첨단기술 편집위원회 자문위원 / 이충희 최병두 황정남 김채옥 편집위원장 / 이보화 실무이사 / 김동현 부실무이사 / 김근수 류혜진 편집위원 / 고재현 곽보근 김상훈 김시연 김영균 김철민 박명훈 박상윤 박승룡 박인규 손원민 송태권 안성용 양정엽 이성빈 이은철 이재웅 정양수 정용욱 조신욱 주상현 최진식 최태영 현창호 편집담당 / 홍완숙 표지디자인 / 남현옥

과학의 창

1 물리학, 물리학과, 물리학도, 물리학자: 5년 후를 위한 대비는? 조성래

특집

오비탈 전류, 오비트로닉스-스핀트로닉스의 확장

3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으로 이해하는 스핀/오비탈 홀 효과 박민규·임성현 9 오비트로닉스: 오비탈 전류의 생성 메커니즘과 동역학 고동욱·이현우 16 오비탈 전류를 이용한 자화제어기술: 스핀트로닉스를 넘어 오비트로닉스로 이수길·이년종·강민구·박병국 22 스핀을 배제한 오비탈 홀 효과의 관찰 제안 김상훈·홍순철 28 빛의 스핀-오비탈 각운동량과 그 응용 김튼튼

회원기고

32 크로스로드 똥물은 도시 내 조용한 코비드-19의 전파를 기억한다. 김성표

PHYSICS PLAZA

34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35 Physical Review Focus 37 Physics Plaza

내 오디오 생활의 발자취 이장로

41 새물리 하이라이트 42 물리학회 소식 45 편집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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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성 래

한국물리학회 새물리 편집위원장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BK21 사업단장 Effucell 대표

물리학, 물리학과, 물리학도, 물리학자:

5년 후를 위한 대비는?

2000년 울산대 물리학과 부임 후 20년간 지방 사립대에서 재직 하고 있다. 사회 변화에 가장 민 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교육 현장 이며, 이는 대학입시에 그대로 반 영된다. 특히, 지방대 물리학과 입시에는 완충 시간 없이 바로 그 영향이 나타난다. 모집정원 축소, 교수 수 축소가 요구되고, 심하면 폐과로까지 이어진다. 출생률 저 하에 따라 입학자원 감소에 의한 어려움이 올해부터 시작되었고, COVID 19로 인한 거대한 혁명 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서, 물리학과의 주변 여건이 어려 워질 것이 예상된다. 변화에 매우 민감한 지방대학 물리학과 교수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정리해 보고 향후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현재 상황부터 정리해 보자. ■대중 인식 일반인의 관점에서 물리에 관하여 어찌 생각하는지 여러분께 여쭈어보았다. ∙ 물리학: 매우 어렵고 복잡한 학문. 4차원, 아인슈타인, 블랙 홀, 매트릭스, 스티븐 호킹, 뉴턴의 사과 ∙ 물리학과: 친구 자식은 권하고 내 자식은 말리고픈 학과. 취 업이 어려운 학과 ∙ 물리학도: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학생. 감성은 부족하고 수 리에 강한 학생. 고집이 센 학생 ∙ 물리학자: 사고가 일반인과 다를 것 같은 사람. 잘 어울리지 못하고 뭔지 모르게 괴팍할 것 같은 성격. 먼 미래 선도형 학자 네이버 지식iN에서 물리학에 대한 인식이 궁금해 검색하다 아래의 대화를 보았고, 재미있어 소개한다. ∙질문자: 물리학자는 어떤 직업인가요? ∙답변자: 세상에서 관측되는 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그 원 인을 찾아 인과를 밝히고 설득하는 직업입니다. 어지간하면 선택하지 말라 이 말입니다. 사람들이랑 대화하기가 힘들어 져요. ∙추가 질문: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무엇인 가요? ∙추가 답변: 평소 사용하는 단어와 대화방식이 달라집니다. 저 희 교수님이 그러셨어요. 물리학자가 결혼하고 싶으면 상대 방에게 물리 얘기 안 하면 된다고요. 문젠 물리가 그 사람 인생의 50% 이상이라는 거죠. 그리고 나머지 반은 농담입니 다. ■입학자원 급격한 감소 및 물리 기피 우리나라의 연도별 출생자 수는 1970년 1,006,645명 / 1983년 769,155명 /2000년 640,089명 /2002년 496,911명 /2010년 470,171명 /2013년 436,455명 /2019년 302,676 명이다. 작년에 비해 올해 5만 명의 입학자원이 줄어들었고, 내년에도 같은 수의 학생들이 줄어든다.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학교 내 물리학과의 입지가 상당히 약화될 것이 예상된다. 대 중 인식에서 보듯이, 매우 어려운 학문이고, 더군다나 전공 연 계 취업 비율이 공과대학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대학 전반의 위상 저하와 지방대 물리학과의 위축이 매우 우려된다. ■비대면 온라인 강의 정착 - 강사 실직 및 교원 수 감소? COVID 19가 대학에 미칠 영향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학 1학년생이 수강하는 일반물리학 강의가 동영상으로 대체될 것 같다. 이유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의 학습 효과가 더 좋다는 학생들의 평가결과 때문이다. 학생 수 감소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과 외래강사로 일반물리 교육을 진행하는 전문 대는 경비 절감 차원에서 바로 동영상 강의로 대체 시행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몇 개의 수준별 동영상 강의 자료로 전국을 커버할 수 있게 되어 일반물리 교재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들 또한 분주히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듯싶 다. 이는 일반물리 담당 강사의 실직과 교원 수 감소로 연결된 다. 2019년 8월 시행한 강사법으로 3년의 고용을 보장받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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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다양한 지식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시 대가 되었다. 어려운 물리 지식도 잘 정리되어 있고, 언제 어 디서나 쉽게 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의 “Information Highway 시대를 준비 하자”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미해결 현상/문제에 대한 답을 찾 는 물리학의 고유 역할은 여전히 요구되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물리학에 대한 사회의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R&D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시작하면서, 견고한 역할 구축을 요구하고 있긴 하다. 이처럼 여러 측면의 어려움을 두고 “앞으로 어찌해야 하나?” 하 고 자문해 본다. 얻은 결론은 “우리 스스로 역할을 찾고 존재 이 유를 만들어야 한다.”이다. 그것을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안정적인 물리인재 양성 OECD가 내놓은 2020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조5천449억 3천만 달러로 작년의 세계 12위에서 올해에는 9위로 상승이 예상된다. 고교 졸업생 수가 18년 후엔 지금의 절반이 되고 어려운 학문을 기피하는 세대임을 감안할 때, 제조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물리 인재를 안정적으 로 공급할 수 있겠는가 걱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학위 과정 외국인 유학생 수, 특히 학부 유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 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 3,963명 /2005년 15,577명 /2010년 55,739명 /2016년 63,104명 /2017년 72,032명 /2018년 86,036명 /2019년 100,201명 /2020년 113,000명 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외국인을 포함하는 우수 물리 인재를 양성하여 안정적으로 사회에 공급 하는 것을 하나의 역할로 생각해 본다. ■연구 역량 강화 2004년 무렵 산학협력단 조직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연구 결과물을 특허로 출원하고자 할 때 교수 개인 명의의 출원이 가능하였다. 본인도 2건의 특허를 개인 명의로 출원하여 등록 하였다. 그 당시엔 대학교수의 직무는 교육이고, 연구는 직무 외 활동으로 법률적으로 규정되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얘기가 아니다. 바야흐로 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대학으로부터 많은 R&D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기대도 더 커질 있는 좋은 시절은 곧 막을 내릴 것 같다. 이에, 연구 역량 강 화가 하나의 대책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창업 마인드를 가져야. 교수부터. 물리학의 연구 주제는 응용과학에 비해 아주 수명이 긴 편 이다. 한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하는 특성상 배타적 지적 자산 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구 결과물일 수도 있고, 연구 과정에서 얻은 기술 또는 지식일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창업 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연구를 통해 얻은 새로운 지식을 유용한 재화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수와 연구원의 창 업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에 특별법으로 겸직이 허용될 수 있 도록 보장하고 있다.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할 수도 있지”라 고 가벼이 생각하면 된다. 마음만 열어 두면, 보는 눈이 달라 진다. 물리학을 전공하는 분들은 재주가 아주 많다. 더불어, 물 리학의 문제해결 능력은 창업에 적합하다. 또한 연구자들이 아 이디어만 내면 이를 실현해 볼 수 있는 생태계도 이미 만들어 져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하나의 다른 우선적 선 택지로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본인은 물리학과 교수들의 기술과 창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하나의 중요한 방향으로 생 각한다. 정주영 회장의 “해 봤어?” 정신과 물리학자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대학 간 연합 활동 강화 우리나라 대학에서 물리학과 교수가 30명 이상인 곳은 몇 되지 않는다. 국경이 없는 학문과 기술의 세계에서 50명 이상 의 교수진이 즐비한 세계 대학들과의 경쟁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적은 수의 교수로 이런저런 많은 업무를 처리하다 보 니, 깊이 있는 뭔가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자연스럽게 과정 을 생략하고 결과만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형성된다. 이에, 분야와 특색이 비슷한 대학 물리학과들끼리 긴밀히 협력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 강의 상호 수강, 연구그룹 구성, 외국기관과의 공동교류 등으로 역부족을 보완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다. 글을 적고 보니, 현실 부분에선 조금 비관적으로 적은 것 같 다. 이는 본인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에 기인하며 지금을 살펴 보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후반부를 위함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회원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웃음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 한다. (slcho@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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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탈 전류, 오비트로닉스-스핀트로닉스의 확장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으로 이해하는 스핀/오비탈 홀 효과

DOI: 10.3938/PhiT.29.033

박민규·임성현

저자약력 박민규 박사는 교토대학교(Kyoto University)에서 2018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울산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서 스핀-오비트로닉스, 위상물질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inkyupark@ulsan.ac.kr) 임성현 교수는 Northwestern 대학의 제일원리계산 그룹에서 2007년 박 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후 위스컨신-밀워키 대학 박사 후 연구원, 울산대학 교 연구 교수를 거쳐, 2017년부터 울산대에서 재직 중이다. 스핀트로닉스, 자성체, 엑시톤 초전도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onny@ulsan.ac.kr) REFERENCES

[1] B. A. Bernevig, T. L. Hughes and S.-C. Zhang, Phys. Rev. Lett.

95, 066601(2005), [cond-mat/0502345].

[2] H. Kontani, T. Tanaka, D. S. Hirashima, K. Yamada and J. Inoue, Phys. Rev. Lett. 102, 016601 (2009), https://arxiv.org/ abs/0806.0210.

Spin and Orbital Hall Effect: Semiclassical

Approach

Minkyu PARK and Sung-Hyon RHIM

Spintronics is a research field that utilizes the electronic-spin degree of freedom beyond electronics that uses the charge of electrons. Recently, an attempt was made to extend this to include the orbital angular momentum of electrons, and that is called orbitronics or spin-orbitronics. In this article, we review the semiclassical dynamics of a wave packet that describes electrons in solids under slowly varying electro-magnetic fields. This will be used to explain the spin or orbi-tal Hall effect, which is a fundamenorbi-tal phenomenon in spin-orbitronics. The presentation given here is simplified and its goal is to provide a warm-up for articles in this issue of Physics and High Technology.

스핀-오비트로닉스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란 전자의 전하(charge)를 이용한 전자 공학(electronics)에서 더 나아가 전자의 스핀(spin) 자유 도를 이용해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것을 연구하는 분야 이다. 최근에는 전자가 가지는 궤도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의 자유도까지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고, 이를 오 비트로닉스(orbitronics) 혹은 스핀-오비트로닉스(spin-orbitron- ics)로 부른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전자는 전하와 스핀 뿐만 아니라 공간적인 퍼짐을 가진 파동 함수로 나타내지기 때문에, 어쩌면 스핀-오비트로닉스로 확장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오비탈류(orbital current) 또는 오비탈 홀 효과(orbital Hall effect)는 2005년 스탠포드 대학의 B. A. Bernevig, T. L. Hughes, S. C. Zhang이 처음 제안한[1] 이후 일본 나고야 대

학의 H. Kontani 교수가 전이 금속(transition metal)의 오비 탈 홀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 았다.[2] 이후 잊혀진 듯 하다가, 포항공대 이현우 교수 그룹의

고동욱 박사가 학위 과정 동안 연구한 것을 발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기존의 스핀 홀 효 과(spin Hall effect)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실 험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그것들이 오비탈 홀 효과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아직 결정적인 증거를 보여주는 실험 결과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직 태동기에 있는 연구 주제 인 만큼 전자 소자 개발이라는 응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물 리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주제임이 분명하다. 본 편은 이러한 오 비탈류에 대한 배경 빛 개괄적 소개를 목적으로 하고, 자세한 내용은 본 특집의 다른 글들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나타내는 파동 함수는 위치와 스핀, 두 종류의 벡터 공간 위에서 정의되며, 파울리(Pauli)의 배타 원리 를 따르기 때문에 스핀 부분이 단일항(singlet)/삼중항(triplet) 상태라면 궤도 부분은 l =0, 2, ... /l = 1, 3, ...인 상태로 나타 내지는 등 서로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다. 한편 고전적인 전자 기학에서 전류는 점전하(point charge)의 움직임으로 정의되며, 전하 밀도 r와 속도 v를 이용하여 전류 밀도는 J=rv로 표현 된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파동 함수 y의 절대값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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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이 전자의 존재 확률을 나타내기 때문에, 전하 밀도를 r=q|y|2처럼 쓸 수 있다. 따라서 전류 밀도는 J =q|y|2v 가 된다. 이때, 수소 원자의 문제에서 파동 함수를 구면 조화 함수(spherical harmonics)로 나타낼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전 류 밀도가 궤도 각운동량의 성분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즉 구 면 조화 함수로 전개될 수 있다면, J =SlmJlmYlm처럼 궤도 각운동량의 성분을 갖는 전류 밀도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정의된 개별적인 Jlm을 실험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오 비탈류를 측정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각운동량으로 분해하는 접근법은 물리학 전반에서 많 이 쓰이고 있다. 예를 들면 산란 이론(scattering theory)에서 는 부분파 분해(partial wave decomposition)로 산란 중심에서 입사파가 산란될 때, 각각의 l 성분이 주는 위상 변화(phase shift)를 고려한다. 그리고, 초전도 현상을 다루면서 쿠퍼쌍 (Cooper pair)의 파동 함수 또는 대칭성을 논할 때, 총 스핀을 고려하면서 s파, p파 등의 용어에서 이미 쿠퍼쌍의 질량 중심 을 원점으로 잡은 파동 함수의 각운동량이 l =0, 1인 것을 이 미 고려하고 있다. 이외에도 궤도 각운동량이 주는 자기모멘트 에 대한 연구는 광학[3,4]과 전자 빔(electron beam)[5]에서 굉장 히 오랜 기간 연구가 되어 왔다. 광학에서의 연구 성과는 이 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고, 향후 광학 분야에서의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기대해본다. 다음 절에서는 전자를 나타내는 파동 묶음의 준고전 동역학 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 후 단순한 상황을 가정하여 비정상 홀 효과와 스핀 홀 효과가 파동 묶음의 준고전 동역학으로 잘 설 명될 수 있음을 알아본다. 이후 파동 묶음의 준고전 동역학을 오비탈 홀 효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간략히 살펴보겠 다.

파동 묶음의 준고전 동역학

고체 내 전자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잘 알려진 방법 중 하나 로 전자를 나타내는 파동 묶음(wave packet)의 중심 위치와 결정 운동량(crystal momentum)을 계(system)의 변수로 다루 는 준고전적(semiclassical)인 방법이 있다.[6] 이는 에렌페스트 (Ehrenfest) 정리를 일반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1990년 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많은 연구를 통해 베리 곡 률(Berry curvature)을 포함하는 형태로 확장되었다.[7‒9] 일반적으로 파동 묶음은 다음과 같이 블로흐(Bloch) 상태 |ynk〉의 중첩(superposition)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때 파동 묶음은 충분히 국소화(localized)되어 있어 외부의 섭동 (perturbation)을 균일하게 느낀다고 가정한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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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기서 N은 겹쳐 있는(degenerate) 띠의 개수를 나타낸다. 파 동 묶음의 중심 위치와 중심 결정 운동량은 다음과 같이 정의 된다. c〈  〉 c〈  〉 (2) 또한 각 블로흐 상태가 파동 묶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나 타내는 an(k, t)는 다음과 같이 쓰인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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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이는 추후에 스핀 홀 효과에서 비가환 베리 곡률이 등장할 때 이용된다. 이제 논의의 간결성을 위해서 겹침이 존재하지 않는 계를 생각하자(N = 1).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도 매우 천천히 변 하는 전자기장이 존재할 때,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은 다음 방 정식을 따르는 것을 보일 수 있다.[7‒9],a)  c    c   c× c (4)  c  c× (5) 여기서 εM = ε0(xc, kc)−M(xc, kc)․B은 파동 묶음 중심의 에 너지 ε0(xc, kc)와 파동 묶음이 가지는 궤도 자기 모멘트 M(xc, kc) 때문에 생기는 에너지의 합으로 주어진다. 그리고 Ω(kc)는 REFERENCES

[3] L. Allen, M. Beijersbergen, R. Spreeuw and J. Woerdman, Phys. Rev. A 45, 8185 (1992), https://doi.org/10.1103/Phys RevA.45.8185.

[4] A. T. O'Neil, I. MacVicar, L. Allen and M. J. Padgett, Phys. Rev. Lett. 88, 053601 (2002).

[5] S. M. Lloyd, M. Babiker, G. Thirunavukkarasu and J. Yuan, Rev. Mod. Phys. 89, 035004 (2017).

[6] N. W. Ashcroft and N. D. Mermin, Solid State Physics

(Saunders College Publishing, 1976).

[7] G. Sundaram and Q. Niu, Phys. Rev. B 59, 14915 (1999), [cond-mat/9908003].

[8] R. Shindou and K.-I. Imura, Nucl. Phys. B 720, 399 (2005), [cond-mat/0411105].

[9] D. Culcer, Y. Yao and Q. Niu, Phys. Rev. B 72, 085110 (2005), [cond-mat/0411285].

a) 사실 식 (4)와 (5)에 더불어 zn에 대한 운동 방정식이 존재하지만, 이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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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0] M. V. Berry, Proc. Roy. Soc. Lond. A 392, 45 (1984). [11] B. Simon, Phys. Rev. Lett. 51, 2167 (1983).

[12] M. Berry, Phys. Today 43, 34 (1990).

베리 곡률[10,11]이다. 식 (4)와 (5)를 잘 살펴보면, 베리 곡률을 제외하고는 전자가 전자기장 하에서 따르는 고전적인 운동 방 정식과 그 형태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베리 곡률은 어떤 변수 공간 위에서 파동 함수를 단열 (adiabatic) 변화시켰을 때 얻어지는 물리량인데, 사실 이름으 로부터 알 수 있듯이 기하학적(geometrical)인 양이다. 이를 이 해하기 위해, 변수 공간의 각 점마다 파동 함수를 생각하고 각 점 위의 파동 함수가 서로 다른 위상(phase)을 가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때 서로 다른 점 위의 파동 함수의 위상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베리 연결(Berry connection)이고, 이를 미분한 양이 베리 곡률이 된다. 베리 연결과 베리 곡률 을 벡터 포텐셜과 자기장으로 바꿔서 생각해도 괜찮다. 다만 이 경우 우리가 아는 형태의 맥스웰(Maxwell) 방정식을 만족 하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에, 변수 공간에 자기 홀극(magnetic monopole)이 존재할 수 있다. 베리 곡률을 변수 공간 내의 어떤 곡면 위에서 적분하게 되 면 베리 위상(Berry phase)이라는 양을 얻게 된다. 혹은 경계 (boundary)가 있는 곡면의 경우, 베리 접속을 그 경계를 따라 적분해서 베리 위상을 얻을 수도 있다. 베리 위상은 특별한 상 황에서 양자화되며 위상학적(topologically)으로 보호되는 물리 량이다. 이러한 이유로 베리 위상은, 베리 본인이 그랬듯이, 때 때로 기하학적 위상(geometric phase)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베리의 해설[12]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응집 물질 물리의 문제에서는 많은 경우 변수 공간으로 브 릴루앙 영역(Brillouin zone)을 생각한다. 이때 베리 연결 A(k) 와 베리 곡률 Ω(k)는 블로흐 상태의 주기적인 부분 |unk〉를 이용해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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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6) 이 베리 곡률을 파동 묶음의 중심의 위치에서 계산한 것이 바 로 식 (4)에 등장하는 베리 곡률이다. 이렇게 베리 곡률이 전 자의 준고전 동역학에 등장함으로써, 고체 내의 전자를 이해하 는 데 띠구조(band structure)의 기하학적 더 나아가 위상학적 성질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 다. 참고로 파동 묶음의 궤도 자기 모멘트 M(xc, kc)는 다음 과 같이 정의된다. cc    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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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c  (7) 여기서 H0(k)는 H0(k)|unk〉 = ε0(k)|unk〉를 만족한다. 1. 비정상 홀 효과 위에서 설명한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이 유용하게 쓰이는 한 가지 예를 보기 위해 비정상 홀 효과(anomalous Hall effect) 를 생각하자. 비정상 홀 효과는 자성체에서 발생하는 홀 효과 로 시간 반전 대칭성(time-reversal symmetry)이 깨지는 메커 니즘이 외부 자기장이 아닌 자발 대칭 깨짐(spontaneous symmetry breaking)에 의존한다. 일반적으로 계에 흐르는 전 류 밀도는   

c ≤ F   c cc (8) 로 주어지는데, 지금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식 (5)로부터 c =−eE를 얻을 수 있고 식 (4)를 이용하면, 식 (8)은 다음과 같 이 쓸 수 있다.   

c ≤ F   c

  c    × c

 (9) 여기서 εF는 페르미(Fermi) 에너지이다. 이 식의 첫 번째 항으 로부터 옴(Ohm)의 법칙을 유도할 수 있다. 두 번째 항은 홀 전류(Hall current)를 나타내는데, 벡터의 성분 표시로 다시 쓰 면 다음과 같다.   

c ≤ F   c c  (10) 여기서 Wij(kc) =ijkWk(kc)로 정의되며, ijk는 완전 반대칭인 레비치비타(Levi-Civita) 기호이다. 수식의 간결성을 위해 반복 되는 첨자에 대한 합을 나타내는 기호가 생략되었다. 따라서 식 (10)으로부터 비정상 홀 효과의 경우, 홀 전도도 σij는 각 점유 띠(occupied band)가 가지는 베리 곡률의 기여 를 모두 합한 것으로 주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추후에 언급할 선형 응답 이론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와 동일하며, 띠 구조에 의한 내재적인 기여로 이해할 수 있다. 2. 스핀 홀 효과 비정상 홀 효과와 비슷한 논의를 통해서 스핀 홀 효과도 전 자의 준고전 동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

(8)

다.[8,9] 스핀 홀 효과란 홀 효과와 유사하게 계에 인가된 전기 장에 수직인 방향으로 스핀류(spin current)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혹은 그 결과로 계의 양 끝에 서로 반대 방향의 스핀 이 쌓이는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스핀 홀 효과의 원인으로는 내재적 기여와 외재적 기여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 데, 내재적 기여[13,14]는 물질의 띠구조에 기인하고, 외재적 기 여[15‒17]는 스핀 의존적인 산란이 원인이다. 여기서는 주로 내 재적인 기여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핀 홀 효과에서는 시간 반전 대칭성이 유지되 는 계를 생각한다. 따라서 스핀에 대해서 겹침이 있는 상태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 경우 비 아벨(non-Abelian) 혹은 비가환 (non-commutative) 베리 곡률이 등장하게 된다.[18] 이는 다음 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파동 함수를 단열 변화시킨다는 것은 어떤 상태가 단열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에 계속 같은 에너지 를 가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겹쳐있는 상태는 같은 에너지 를 가지고, 따라서 단열 변화 후에 겹쳐있던 상태가 섞이더라 도 계속 같은 에너지를 가진다. 겹쳐있는 상태들이 여럿이기 때문에 이 섞임(선형 결합)은 행렬로 표현할 수 있고, 이것이 비가환 베리 곡률이 등장하는 이유이다. 이때 겹친 상태의 개 수가 N이라면 베리 곡률이 일반적으로 SU(N)의 게이지 (gauge) 변환을 따르게 된다. SU(N)은 N차원 복소 벡터의 크 기(norm)를 유지하는 변환을 뜻한다. 게이지 변환에 관한 논의 는 이 글에서 다루는 범위를 벗어나므로 자세한 설명을 생략 하도록 하겠다. 방금 보았듯이 겹침이 존재하면 비가환 베리 곡률을 이용해 야 하므로, 겹침이 있을 경우 전자의 준고전 운동 방정식은 조 금 수정되어야 한다. 식 (5)는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식 (4)는 다음과 같이 수정된다.  c   Trc  c× Trc (11)

여기서 Dk= ∇kiA(k)는 공변 미분(covariant derivative)이

며, 겹침이 있기 때문에 A(k)와 Ω(k)는 행렬로 나타내진다. 비가환 베리 곡률은 공변 미분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 된다.        (12) 만약 베리 연결이 교환(commute)한다면, 즉 N = 1인 경우, 식 (6)의 정의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Tr는 식 (3)에 등 장하는 zn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Tr O

     Onm Onm

|O| 

 (13) 이런 Tr의 정의는 [8]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보통 사용되는 대각합의 정의와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9]에서 는 zn이 명시적(explicitly)으로 사용되었다. 식 (11)을 스핀의 겹침(N = 2)만을 생각하는 간단한 상황에 적용시켜 보자. 만약 업(다운) 스핀만으로 파동 묶음을 만들었 다면, Tr Ω = Ω↑↑(Ω↓↓)을 얻는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비가환 베리 곡률이 SU(2) 변환을 따르는 것b)을 떠올리면, tr Ω = 0 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tr는 스핀 공간에 대한 대각합), Ω↑↑ = -Ω↓↓을 얻는다. 따라서 식 (5)로부터 자기장이 없는 경우 전기장이 c에 비례함을 떠올리면, 식 (11)의 두 번째 항(전기 장에 수직인 방향의 운동을 만드는 항)은 업 스핀과 다운 스핀 에 대해서 서로 반대 부호를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한 쪽 방향으로는 업 스핀이 움직이고, 반대편 방향으로는 다운 스핀이 움직임을 나타내고, 따라서 스핀류가 생성되게 된다. 스핀이 불균형하게 쌓이는 것을 직접 보일 수도 있다. 그렇 게 하기 위해서 특별히 스핀의 z 성분에 주목해 스핀 모멘트 를    (14) 로 정의하자. 스핀 모멘트를 에르미트(Hermite)로 만들기 위해 서 반교환 관계가 사용되었다. 이 스핀 모멘트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보통 사용하는 정의 (17)과 다름에 주의하며) 스핀류라 고 정의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REFERENCES

[13] S. Murakami, N. Nagaosa and S.-C. Zhang, Science 301, 1348 (2003), [cond-mat/0308167].

[14] J. Sinova, D. Culcer, Q. Niu, N. A. Sinitsyn, T. Jungwirth and A. H. MacDonald, Phys. Rev. Lett. 92, 126603 (2004), [cond-mat/0307663].

[15] M. I. Dyakonov and V. I. Perel, J. Exp. Theor. Phys. 13, 467 (1971).

[16] M. Dyakonov and V. Perel, Phys. Lett. A 35, 459 (1971). [17] J. E. Hirsch, Phys. Rev. Lett. 83, 1834 (1999), [cond-mat/

9906160].

[18] F. Wilczek and A. Zee, Phys. Rev. Lett. 52, 2111 (1984). [19] M. C. Chang and Q. Niu, J. Phys. Condens. Matter 20,

193202 (2008).

[20] D. Xiao, M.-C. Chang and Q. Niu, Rev. Mod. Phys. 82, 1959 (2010), [https://arxiv.org/abs/0907.2021].

b) 이는 W 가 W = Sa3=1Wasa처럼 파울리 행렬에 비례함을 의미한다. 구체적

으로 특정한 밀접 결합 모형(tight-binding model)의 경우, 비가환 베리 곡률이 파울리 행렬에 비례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19,20]

(9)

REFERENCES

[21] G. Y. Guo, Y. Yao and Q. Niu, Phys. Rev. Lett. 94, 226601 (2005), [cond-mat/0505146].

[22] G. Y. Guo, S. Murakami, T. W. Chen and N. Nagaosa, Phys. Rev. Lett. 100, 096401 (2008), [https://arxiv.org/abs/0705. 0409]. s   

     

(15)  

 c ≤ F  c Tr



 cc

  (16) 여기서



′c





′

〉

   c 이고, 식 (16) 을 얻기 위해서는 스핀의 행렬 요소가 서로 다른 스핀 간에 사라진다는 가정이 필요하다.[8] 이 가정은 스핀류의 편극 (polarization) 방향과 블로흐 상태가 어떤 스핀 방향에 대한 고유 함수인지에 따라서 만족되는 경우가 있다. 식 (16)으로부터, 비정상 홀 효과의 경우와 유사하게 스핀 홀 전도도가 비가환 베리 곡률에 의존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기여는 일반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스핀 모멘트 (14)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스핀 분포에 불균형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결국 스핀류의 생성으로 이어진다.

선형 응답 이론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을 이용하지 않고 선형 응답 이론 (linear response theory)을 이용해서 스핀 홀 효과를 살펴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스핀류를 전자의 스핀이 전하의 역할 을 대신하게 하여 보통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s     (17) 계에 전기장을 걸어주었을 때, 그에 수직한 방향으로 흐르는 스핀류의 응답을 나타내는 스핀 홀 전도도는 다음과 같이 주 어진다.   

 ≠ 

BZ    ×      Im



  

 

 





 (18) 여기서 f(εn(k))는 페르미-디랙(Fermi-Dirac) 분포를 나타낸다. 식 (18)은 쿠보(Kubo) 공식이라고도 불리며 제일원리(first- principles) 계산으로 얻어진 스핀 홀 전도도는 보통 이 식을 계산한 결과이다.[21,22] 비정상 홀 전도도의 경우 식 (18)의 스핀류 부분이 보통의 전류로 바뀌게 되고, 피적분 함수를 베리 곡률의 꼴로 쓸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

 ≠ 

B Z    ×    Im





 

〉〈

 





(19)  

B Z     (20) 여기서 Ωn,ij(k)는 n번째 띠의 베리 곡률을 나타낸다. 이는 전 자의 준고전 동역학으로 유도한 식 (10)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와 비슷하게 식 (18)의 피적분 함수를 스핀 베리 곡률이라 고 부르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적절한 용어 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식 (20)의 비정상 홀 효과에서 등 장하는 베리 곡률은 식 (6)에서 정의한 것처럼 대응되는 베리 연결이 존재한다. 하지만 스핀 베리 곡률의 경우, 스핀 베리 연결이라고 불릴 수 있는 양에 대한 마땅한 정의 혹은 알려진 형태가 아직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에 기반한 식 (16)이 비가환 베리 곡률을 포함한 비교적 간단한 형태로 쓰여지는 것을 보면, 선 형 응답 이론의 식 (18)도 어떤 가정 하에서 (비가환) 베리 곡 률을 포함하는 형태로 쓰여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뿐 이다. 그 외에도 요동-흩어지기 정리(fluctuation-dissipation theorem)에 의한 크라머르스-크로니그(Kramers-Kronig) 관계 를 만족하는지, 그리고 통상적인 물리량이 만족하는 합 규칙 (sum rule)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다.

오비탈 홀 효과

오비탈 홀 효과는 스핀-궤도 상호작용의 크기가 작아 스핀의 효과를 무시할 수 있는 Si에서 처음 제안되었다.[1] 원자가띠 (valence band)가 p 오비탈로 이루어진 것과 계의 대칭성을 이용해서 3 × 3의 밀접 결합 모형을 만들고 오비탈 홀 효과를 계산하였다. 밀접 결합 모형의 경우 각 물질 고유의 특성(물질 의 대칭성이나 특정 상호작용의 유무 등)을 비교적 손쉽게 고

(10)

려할 수 있기 때문에, 오비탈 홀 효과의 연구에 많이 사용되었 다.[2,23‒26]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으로 스핀 홀 효과를 설명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오비탈 홀 효과에 접근해 볼 수도 있다. 그러 나 이 경우 스핀의 겹침은 시간 반전 대칭성으로 보호되는 반 면 궤도 각운동량의 겹침은 결정장(crystal field)에 의해서 영 향을 받기 때문에 계가 어떤 회전 대칭성을 가지는지에 의존 한다. 예를 들어 브릴루앙 영역 내의 어떤 점에 주목해서 그 점이 입방(cubic) 구조의 점 대칭성(point symmetry) 

(Oh)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p 오비탈은 겹쳐있게 된다. 식 (11)로부터 전기장에 수직한 방향의 운동을 나타내는 항은 궤 도 자기 모멘트 m에 따라 Wmm에 의존하게 된다. 이때 비가환 베리 곡률이 SU(3) 변환을 따르는 것을 떠올리면, Sm=±1,0Wmm = 0이라는 제약 조건(constraint)을 얻게 된다. 이 경우 예를 들어 계의 한쪽 끝에는 m =1의 상태가 모이고 반대편 끝에는 m =0과 m =−1의 상태가 모이는 오비탈 분극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는 단순히 수학적인 구조가 스핀 홀 효과 의 경우와 같음을 이용한 추론일 뿐, 더욱 자세한 연구가 필요 한 상황이다. 그 외에도, 보통의 홀 효과에서 전하의 극성에 따라 수직한 전기장이 생기고, 각 스핀이 반대 방향으로 흐름을 따라서 스 핀 홀 효과가 생기듯, 오비탈 홀 효과에서는 무엇인가가 그런 수직한 흐름를 줄텐데, 일반적인 상호작용에서 분극을 주는 항 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이 남아있다. 본편에서는 전자의 준고전 동역학을 중심으로 비정상 홀 효 과와 스핀 홀 효과를 이에 기반해서 이해할 수 있음을 설명했 다. 그리고 오비탈 홀 효과에 대해서도 유사한 논의가 가능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아직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내용 은 많지만, 적어도 오비탈 홀 효과가 실재할 것이라는 데에는 많은 연구자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스핀의 기여와 오비탈의 기여를 분리해 내기가 만만치 않아서 많은 연구자들 이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다룬 것보다 더욱 자세한 이 론적 논의는 본 특집의 다른 글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REFERENCES

[23] H. Kontani, T. Tanaka, D. S. Hirashima, K. Yamada and J. Inoue, Phys. Rev. Lett. 100, 096601 (2008), [https://arxiv. org/abs/cond-mat/0702447].

[24] T. Tanaka, H. Kontani, M. Naito, T. Naito, D. S. Hirashima, K. Yamada et al., Phys. Rev. B 77, 165117 (2008), [https:// arxiv.org/abs/0711.1263].

[25] D. Go, D. Jo, C. Kim and H.-W. Lee, Phys. Rev. Lett. 121, 086602 (2018), [https://arxiv.org/abs/1804.02118]. [26] D. Jo, D. Go and H.-W. Lee, Phys. Rev. B 98, 214405 (2018),

(11)

오비탈 전류, 오비트로닉스-스핀트로닉스의 확장

오비트로닉스: 오비탈 전류의 생성 메커니즘과 동역학

DOI: 10.3938/PhiT.29.034

고동욱·이현우

저자약력 고동욱 박사는 포스텍 물리학과에서 2019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20 년까지 포스텍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현재는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 (Forschungszentrum Jülich)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 대학교 (Johannes Gutenberg Universität Mainz)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자성체 물질에서의 오비탈과 스핀의 수송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d.go@fz-juelich.de) 이현우 교수는 1996년에 미국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학교와 고등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였고 2002년부터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자성 나노구조에서 의 스핀 수송 현상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hwl@postech.ac.kr) REFERENCES [1] P. W. Anderson, Science 117, 4047 (1972).

Orbitronics: Mechanism of Orbital Current Gen-

eration and Dynamics

Dongwook GO and Hyun-Woo LEE

The orbital degree of freedom is often considered to be quenched in solids due to the potential of the crystal field. In contrast to such expectation, we showed recently that the orbital current can be electrically generated despite orbital quenching in equilibrium, leading to a phenomenon called the orbital Hall effect. In this article, we provide a pedagogical introduction to the concept of an orbital current in solids and the mechanism underlying the orbital Hall effect. We also discuss the relation between the orbital Hall effect and the spin Hall effect, as well as a way to utilize the orbital current in spin-orbitronic devices.

들어가며

21세기에 접어들어 응집물리물리학 연구에서는 전하 전류뿐 만 아니라 스핀(spin) 전류, 밸리(valley) 전류 등 다양한 종류 의 전류들이 발견되었다. 새롭게 발견된 여러 전류에 대해 물 리학계뿐 아니라 공학 및 산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 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전하 전류 대신 다른 종류의 전류를 활 용하면 전하 전류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기존의 메모리 및 연 산 소자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러한 기술적인 전망 덕분에 전하 전류에 기반한 소자(device) 기술을 의미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를 닮은 새로운 용 어들이 만들어졌는데,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와 밸리트로닉 스(valleytronics)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 용어들을 잘 살펴보 면 스핀, 밸리 등 해당하는 전류의 이름과 함께 기술을 의미하 는 접미사 “-트로닉스(-tronics)”가 합쳐진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글에서 소개할 오비탈(orbital) 전류에 대해서도 오비 탈 자유도를 기반으로 하는 소자 기술을 의미하는 오비트로닉 스(orbitronics)라는 용어가 연구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기술적인 응용도 물론 현대 물리학 연구에서 떼놓을 수 없 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러한 다양한 전류들을 연구하는 것이 근본 물리학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나름대로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겠지만, 필 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많은 경우 여러 가지 전류들 은 응집물질 시스템의 창발적(emergent)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밸리 자유도는 진공상태의 전자는 갖고 있지 않은 자유도이지만 벌집격자(honeycomb lattice) 구조를 갖는 고체에서는 직접 밴드갭(direct bandgap) 근방의 전자들이 부 분격자(sublattice)를 느끼면서 밸리 자유도가 블로흐 전자 (Bloch electron)의 자유도가 된다. 이 글에서 소개할 오비탈 자유도 역시 마찬가지로 독립된 원자에서는 하나의 양자상태에 불과하지만 고체 내 블로흐 전자 입장에서는 스핀과 비슷하게 내부 자유도(internal degree of freedom)처럼 행동한다. 이처 럼 개별 입자에게는 없는 자유도가 응집물질에서는 생겨날 수 있는데 이를 창발적 자유도(emergent degree of freedom)라고 하고, 이는 유명한 1972년 P. W. Anderson이 Science지에 발표한 기사 “More Is Different”와 일맥상통한다.[1]

둘째, 여러 가지 자유도의 전류는 그 자체만 흐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보통 다른 자유도와 맞물려 있다. 고체에 전하 전 류를 흘렸을 때 전류에 수직한 방향으로 스핀 전류가 생겨나 는 스핀 홀 효과(spin Hall effect)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따라

(12)

REFERENCES

[2] B. Andrei Bernevig, Taylor L. Huges and Shou-Cheng Zhang, Phys. Rev. Lett. 95, 066601 (2005).

[3] H. Kontani et al., Phys. Rev. Lett. 102, 016601 (2009). [4] Dongwook Go, Daegeun Jo, Changyoung Kim and Hyun-Woo

Lee, Phys. Rev. Lett. 121, 086602 (2018).

[5] Dongwook Go and Hyun-Woo Lee, Phys. Rev. Res. 2, 013177 (2020). 서 이러한 전류에 대한 연구는 응집물질물리학 연구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전하, 스핀, 오비탈, 밸리 등 여러 자유도의 상호 결합(cross coupling)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물리학 발전의 역사적인 이유로 측정 장비의 원리 는 어떤 물리량을 측정하는지와 상관없이 특정 물리량을 전하 전류 및 전압으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에 의존한다. 따라서 오비 탈 전류와 같이 새롭게 제안된 종류의 전류를 측정하기 위해 서는 이러한 전류들이 전하 전류와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필자는 종종 만약 전하 전 류 대신 스핀 전류와 같은 다른 종류의 전류가 먼저 발견되었 으면 물리학의 역사가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보곤 한다. 이러 한 세계에서 물리학은 어떤 식으로 발전하였을까? 본 글에서는 새롭게 화두가 되고 있는 고체 시스템의 오비 탈 자유도의 개념을 소개하고 오비탈 전류의 생성 메커니즘, 그리고 오비탈 전류로 인해 나타나는 동역학 효과들을 살펴본 다. 본 글에서는 주로 이론적인 측면을 다루며, 오비탈 전류의 실험적인 검증과 소자 기술 응용에 대해서는 물리학과 첨단기 술 본편의 다른 글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오비탈 전류 연구의 짤막한 역사

오비탈 전류에 대한 연구는 아주 최근에 들어서야 활발히 시 작되었기 때문에 거창하게 역사라 부르기는 어렵지만, 연구의 흐 름과 주요 이정표적 결과들을 순차적으로 간단히 살펴보자. 오비 탈 전류의 개념은 2005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B. Andrei Bernevig, Taylor L. Hughes, Shou-Cheng Zhang이 발표한 논 문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 논문에서는 p-도핑 실리콘에서 오비탈 홀 효과(orbital Hall effect)를 이론적으로 예측한다.[2] 그 후

2008년 일본 나고야 대학교의 H. Kontani, T. Tanaka 및 동료 들은 전이금속에서 나타나는 스핀 홀 효과 이면에 매우 거대한 오비탈 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발견했다.[3] 비록 이 논문들은 이론적으로 매우 선구적인 연구결과를 제 안하였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새롭게 제안된 오비탈 홀 효 과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무엇보다 많은 연구자들을 불편하 게 했던 것은 스핀과 달리 오비탈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은 고체 내 양자수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비탈 각운동량이 양자수가 되려면 독립된 원자처럼 시스템에 회전 대칭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체에서는 격자 구조 때문에 회전 대칭성이 깨져 있고, 이 때문에 전자의 파동함수는 격자 구조의 대칭성을 만족하기 위해 – 단순입방격자(simple cubic lattice)를 예로 들면 – dxy, dyz, dzx 오비탈과 같이 각운동량의 기대값이 0인 상태가 된다. 오비탈 급랭(orbital quenching)으 로 알려진 이 현상은 많은 고체물리학 및 자성물리학 교과서 에서 오비탈 자성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로 소개된다. 이 때문 에 스핀 홀 효과와 달리 오비탈 홀 효과로 인해 샘플의 가장 자리에 쌓이는 각운동량은 미미할 것으로 간주되었고, 현재까 지 오비탈 전류를 직접 관측한 실험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 이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적인 입장과는 반대로 2018년에 필자가 발표한 논문에서는 오비탈 급랭이 있더라도 오비탈 홀 효과가 안정하게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샘플 가장자리에 오비탈 각운동량이 쌓인다는 것을 보였다.[4] 이 논문을 발표한 이후 오비탈 홀 효과가 실재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실험 그룹에서는 오비탈 홀 효과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한편, 오비탈 홀 효과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방법 을 고민하던 차에 필자는 오비탈 전류를 자성체에 주입하면 오비탈 각운동량이 자성체의 자기 모멘트에 전달되며 자화 (magnetization) 동역학이 유도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예측하 였다.[5] 효율적으로 자화 동역학을 유도하고 자화를 조작하는 것은 스핀트로닉스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에 많은 스 핀트로닉스 실험 그룹에서 필자의 연구 결과에 주목하였다. 오 비탈 토크(orbital torque)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오비탈 전류 를 검증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이 되기 때문에 기술적 응용 이 상의 위상을 갖는다.

블로흐 전자의 오비탈 자유도와 오비탈 전류

앞서 언급한 대로 원자 오비탈 상태의 흐름인 오비탈 전류는 하나의 원자만으로는 정의할 수 없지만,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 열되어 있는 고체에서는 원자 오비탈의 상태를 블로흐 전자의 내부 자유도로 간주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전류를 정의할 수 있 다. 예를 들어, 원자가(valence) 전자가 p 오비탈로 이루어져 있는 고체에서는 px py, pz 오비탈 특성을 갖는 블로흐 상태를 생각할 수 있다. 고체 내 오비탈 상태를 기술하는 가장 자연스 러운 방법은 원자 중심으로 국소화된 바니어 상태(Wannier state)를 이용하는 것인데, 브라배 격자(Bravais) R을 중심으로 pa(= x, y, z) 특성을 갖는 바니어 상태 paR(r)에 대응되는 블로흐 상태 pak(r)는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13)

 

 ⋅. (1)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px, py, pz뿐만 아니라 z 방향 각운동 량을 ± 만큼 갖고 있는 px±ipy 등의 바니어 상태에 대해서 도 블로흐 상태를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p 오비탈 상태의 어느 중첩 상태도 일반적으로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가 전자가 p 오비탈로 이루어진 고체의 블로흐 상 태는 아래와 같이 3개의 성분을 갖는 벡터로 기술할 수 있다.           . (2) 따라서 이러한 p 오비탈의 중첩상태로 이루어진 블로흐 상 태의 흐름은 오비탈 정보를 수송하는데, 이것이 바로 오비탈 전류이다. 따라서 블로흐 상태의 오비탈 자유도 및 오비탈 전 류의 개념은 여러 오비탈 특성으로 이루어진 블로흐 상태를 중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지금까지 논의에서는 p 오 비탈만을 고려하였지만, d 오비탈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5개의 성분(dxy, dyz, dzx, dz2, dx2-y2)을 갖는 상태로 기술할 수 있다. 반면, s 오비탈은 성분이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오비탈 자유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지금까지 논의에서는 스핀 자유도를 무시하였는데, 스핀 자유도를 고려하면 각각의 오비 탈 성분에 대해 스핀 업과 다운 상태를 생각할 수 있으므로 벡터 성분의 개수가 두 배가 된다. 그렇다면 오비탈 전류는 어떤 형태일까? 우리는 전하 전류를 전자가 자신의 고유 물리량인 전하를 갖고 흐르는 것으로 머릿 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스핀 전류도 이와 비슷하게 전자가 자기 자신의 스핀을 갖고 흐르는 것으로 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오비탈 전류에 대해서는 이런 그림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오비 탈 전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전류를 어떻게 정의하 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파동 함수 ψ(r)에 대한 전하 전류는 아래와 같이 전자의 전하량    와 속도 연산자 v =―i ∇/m에 대한 기대값의 곱으로 정의된다. charge   

∇ (3) 전하 전류가 전하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되듯이, 오비탈 전류 도 이와 마찬가지로 오비탈 각운동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된 다. 다시 p 오비탈 시스템을 예로 들면, z 방향 각운동량에 대 한 오비탈 전류는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orbital    

    ∇   ⋅ ∇      ∇  (4) 여기서 ψ+1k(r)=-(1/√2̅)[ψpxk(r)+iψpyk(r)]와   (1/√2̅)[ψpxk(r)-iψpyk(r)]는 각각 z 성분 오비탈 각운동량을  와  만큼 갖고 있는 상태이고 ψ0k(r)=ψpzk(r)는 z 성 분 각운동량이 0인 상태이다. 식 (4)를 px, py, pz 상태를 이용해 표현하면 오비탈 전류는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orbital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5) 여기서 px, py, pz 오비탈을 기저(basis)로 표현할 때 오비탈 각운동량의 z 성분이   

           

(6) 가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비탈 전류는 orbital

   ⊗  ×  

    

(7) 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오비탈 각운동량 연산 자와 속도 연산자가 맞바꿈 관계(commutation relation)를 만족 하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문헌에서는 오비탈 전류의 연산자를  orbital      (8) 와 같이 정의한다.

문제의 시작: 스핀 홀 효과

필자가 오비탈 전류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것은 스 핀 홀 효과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특 히 우리가 관심을 가졌던 주제는 전이금속에서 나타나는 스핀 홀 효과의 진성(intrinsic) 메커니즘이었다. 스핀 홀 효과의 메커 니즘은 크게 진성 메커니즘과 외인성(extrinsic) 메커니즘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전자는 불순물의 산란에 의존하지 않 고 밴드구조의 고유 특성에 기인하는 메커니즘을 의미하고 후 자는 불순물 산란에 의한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스핀 홀 효과의 진성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쉬운 방법은 결정 운동량(crystal

(14)

Fig. 1. (a) Radial and (b) tangential orbital textures in a p orbital system. Figure taken from Ref. [4].

REFERENCES

[6] Jairo Sinova et al., Phys. Rev. Lett. 92, 126603 (2004).

momentum) k와 스핀 S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라쉬바 상호작용(Rashba interaction) HR∼Sxky‒Sykx이 대표적인 S‒k 결합의 한 형태이다. 라쉬바 상호작용이 존재할 경우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면 k가 변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스 핀과 스핀 전류의 동역학이 발생할 것임을 직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핀 홀 효과의 진성 메커니즘에 대한 많은 초기 연구는 라쉬바 상호작용에 주목하였다.[6] 그러나 이 메커니즘의 한계점은, 라쉬바 상호작용과 같이 S‒ k 결합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공간 반전 대칭(spatial inversion symmetry)이 깨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벌크 결정구조 에 전기 분극이 없는 경우(단순 입방 구조, 면심 입방 구조, 체심 입방 구조 등 대부분 결정 구조가 이에 해당한다) 라쉬바 상호작 용은 고체의 표면과 계면에만 존재한다. 그러나 Pt, W, Ta 등 많은 전이금속에서는 결정구조가 공간반전대칭성을 갖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표면이나 계면이 아닌 벌크에서도 아주 강한 스핀 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또한, 이러한 물질에서 는 자성이 없기 때문에 시간 반전 대칭(time-reversal symme-try)을 만족한다. 따라서 자성이 없는 대부분의 전이금속 물질에 서는 스핀과 결정 운동량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존재할 수 없 고, 이 때문에 임의의 k에 대해 모든 에너지 밴드가 최소한 두 가지 상태만큼 축퇴(degeneracy)를 갖는다. 이를 크래이머 축퇴 (Kramer’s degeneracy)라고 한다. 즉, 공간 반전 대칭과 시간 반 전 대칭이 있는 물질에서는 S‒k의 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전기장이 가해지면 전자의 k가 변화하지만 S‒k의 결합이 없는 물질에서 어떻게 전자는 스핀의 방향에 따라 운동 방향이 달라지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2014년 무렵 필자를 당 혹스럽게 했던 물음이었다. 우리는 스핀 자유도만 가지고는 어 떻게 하더라도 스핀 홀 효과가 나타나는 이론을 만들 수 없다 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는 곧 고체 시스템의 또 다른 자유도 인 오비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했다.

오비탈과 격자의 상호작용: 오비탈 텍스쳐

공간 반전 대칭과 시간 반전 대칭이 있으면 스핀은 k와 상호 작용할 수 없지만, 오비탈 자유도는 k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 다. 이 때문에 오비탈 자유도는 k 공간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정 렬되는 경향성이 있는데, 이를 오비탈 텍스쳐(orbital texture)라 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오비탈 모멘트(moment)는 모든 고유 상태(eigenstate)에 대해 그 값이 0이지만 px, py, pz 등 오 비탈 “특성(character)”은 공간 반전 대칭, 시간 반전 대칭을 포 함해 다양한 대칭성이 있더라도 k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p 오비탈 시스템을 다시 예로 들면, k = 0 근방의 전자 상태들 은 k의 방향에 대해 방사형(radial) 혹은 접선형(tangential)으로 정렬이 되는 경향성이 있다(그림 1). 그리고 방사형 오비탈 밴 드와 접선형 오비탈 밴드의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갈라져 있다. 여기서 p 오비탈의 경우 방사형 오비탈 텍스쳐는 하나의 상태 만 가능하지만 접선형 오비탈 텍스쳐는 두 가지 상태가 가능하 다는 점에 주목하자. 오비탈 텍스쳐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는 k에 따라 오비탈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지 칭하는 것으로써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전자 구조의 화학적인 특성을 분석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오비탈 텍스쳐가 존재한다는 것은 전자의 운동방향(k)에 따 라 오비탈 특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x 방향으로 운동하는 방사형 밴드의 전자는 px 특성을 갖고, 접선형 밴드 의 전자는 py 혹은 pz 특성을 갖는다. 얼핏 봤을 때는 오비탈 텍스쳐는 단순 입방 격자를 생각했을 때 x 방향으로 운동하는 전자는 px 오비탈로 이루어진  결합을 통해 이동하거나 py 혹은 pz 오비탈로 이루어진  결합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러한 논의는 화학 결합 의 방향(x, y, z)이 아닌 임의의 k 방향에 대해서도 오비탈이 정렬되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오비탈 텍스쳐의 가 장 중요한 성질은 오비탈의 정렬 그 자체보다는 k에 따라 오 비탈의 특성이 “변화”한다는 데 있다. 이처럼 k 공간에서 오비 탈 특성의 연속적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오비탈의 특성이 서로 상호작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물질에서는 다양한 오비탈이 격자에 배열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서로 다른 오 비탈 특성이 섞이게 되므로 오비탈 텍스쳐는 매우 흔하게 관 측된다. 따라서 오비탈 텍스쳐는 대부분 고체 시스템에서 나타 나는 일반적인 특성으로 간주할 수 있다.

오비탈 홀 효과: 오비탈 텍스쳐 혼성 메커니즘

오비탈 특성과 k의 결합에 의해 나타나는 오비탈 텍스쳐는 오비탈의 동역학을 전기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왜

(15)

Fig. 2. (a) Tangential p orbital texture in equilibrium. (b) When an external electric field is applied, the Fermi sea shifts to the opposite direction to the electric field. As electronic states shift from k to kk, they no longer become eigenstates at kk, which leads to orbital dynamics. In (b), transparent orbitals represent the orbital texture of the eigenstates at kk.

REFERENCES

[7] Daegeun Jo, Dongwook Go and Hyun-Woo Lee, Phys. Rev. B

98, 214405 (2018).

Fig. 3. (a) Schematic illustration of orbital Hall effect. (b) In three- dimensional systems, an external electric field E induces orbital angular momentum along the direction of E×k. Here, the arrow represents the direction of the angular momentum, and color is simply for visual aid. Figures taken from Refs. [4] and [7].

냐하면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면 k가 변화하고 이는 오비탈 텍 스쳐에 의해 오비탈 자유도의 동역학을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에 의해 오비탈 홀 효과가 나타나는데, 오비탈 홀 효과란 외부 전기장이 x 방향으로 작용할 때 y 방향으로 이동하는 전자가 z 성분 오비탈 각운동량을 갖고 흐르는 현상 을 말한다. 그림 1에서 살펴본 p 오비탈 시스템의 방사형 및 접선형 오비탈 텍스쳐를 갖는 블로흐 상태는 kx, ky 평면에서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   cos  sin   sin  cos (9) 여기서 는 k가 x축과 이루는 각도이다. 접선형 오비탈 텍스쳐를 갖는 블로흐 상태는 ψpzk(r)도 있지만, 우리가 관심있는 z 성분 오비탈 각운동량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다[식 (6)]. 그렇다면 이와 같이 오비탈 텍스쳐를 갖고 있는 전자 상태 에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외부 전기장 이 x 방향으로 가해지면 페르미 바다(Fermi sea)의 전자 상태 가 전체적으로 ‒x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림 2에 표현된 바와 같이 특정 오비탈 텍스쳐를 갖는 전자 상태가 k에서 k  k로 이동하게 되면 k k에서는 더 이상 고유 상태가 아 니게 된다. 이를 수식으로 기술하기 위해서는 k에서의 고유 상 태를 k k에서의 고유 상태로 표현하면 된다. 약간의 계산을 해보면 k가 충분히 작다는 가정하에 식 (9)로부터 아래와 같 은 관계식을 유도할 수 있다.      ⋅     (10)      ⋅     따라서 k에 있었던 고유 상태가 k k로 이동하게 되면 k  k에서의 방사형 상태와 접선형 상태의 중첩 상태가 되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중첩 상태는 아래와 같이 변하게 된다.          ⋅        (11)         ⋅         여기서 Erk와 Etk는 k에서 방사형 상태와 접선형 상태의 에너지 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 두 에너지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 자. 따라서 평형 상태에서는 방사형 상태와 접선형 상태가 고유 상태를 이루지만, 외부에서 전기장이 가해지면서 k가 변하게 되 면 방사형 상태와 접선형 상태의 중첩이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게 되면 방사형 상태 앞의 계수와 접선형 상태 앞의 계수가 달라지게 된다. 중요한 점은 계수의 비율이 실수가 아닌 복소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비탈 각운동량을 만들기 위해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 와 같이 방사형 상태와 접선형 상태의 비율이 허수가 되면 z 성분 오비탈 각운동 량을 ± 만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논의는 오비탈 급랭 때 문에 평형 상태에서 오비탈 각운동량이 모든 k에 대해 0이라도 (방사형 상태와 접선형 상태가 이에 해당한다) 외부 전기장이 가 해지면 오비탈 각운동량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식 (10)에 따르면 외부 전기장이 유도하는 오비탈 텍스쳐 혼성 은 ∂θk/∂k에 의존한다. 또한, ky>0일 때와 ky<0일 때 ∂θk/∂k의 부호가 반대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외부 전기장 이 x 방향으로 걸리면 ky>0인 상태와 ky<0 상태가 서로 반대

수치

Fig.  2.  (a)  Tangential  p   orbital  texture  in  equilibrium.  (b)  When  an  external  electric  field  is  applied,  the  Fermi  sea  shifts  to  the  opposite  direction to the electric field
Fig.  4.  Relation  between  spin  Hall  effect  and  orbital  Hall  effect.  (a) When〈 L ․ S 〉 &lt; 0,  spin  Hall  effect  and  orbital  Hall  effect  occur  in  the  opposite  directions
Fig.  1.  Schematics  of  (a)  spin  transfer  torque  in  the  ferromagnet  (FM1)/nonmagnet/ferromagnet  (FM2)  multilayer  and  (b)  spin-orbit  torque  in  the  nonmagnet/ferromagnet  bilayer
Fig. 2. Schematic of mechanism for exerting orbital torque. The orbital current  cannot  exert  the  spin  torque  on  the  magnetization  direc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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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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