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Exchange

1.

Ⅳ. 종합토론

강호상 서강대학교 교수

서강대학교에서 국제금융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강호상입니다. 저는 오늘 국 제금융센터의 육성이라는 주제로 국제세미나가 열리는 것이 다소 역설적이지 않 는가 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말에 외환위기를 맞아 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게 되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본 주제가 요원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금융의 선진화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가 확실 한 비젼을 정립하고 이를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될 필요가 있기 때문입 니다.

우리 나라의 정책담당자, 산업계의 리더, 학계와 연구소를 포함한 많은 사회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금융분야의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우리가 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냐하면 최근에는 실물경제와는 무관한 국가간의 자본의 흐름이 전체자본 이동의 90%이상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작년 여름부터 계속해서 실물경제지표에 만 매달려 안이한 대응을 계속하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정부의 정책이 잘못 되었다기 보다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스위스에서 발표되는 IMD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이 90년대에 들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국제화부문, 금융부문 그리고 정부부문이 조사대상 국가중 최하위에 속해 있다는 것이 누차 지적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이런 지적이 정확한 지적이었다면 우리가 금융위기, 외환위기를 맞게 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안타까운 현실은 실물적인 측면에서 아시아 3대강국인 한국에서 실물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수요가 왕성함에도 불구하고 금융부문의 경쟁력상실로 인하여 우리의 금융수요가 해외시장으로 이탈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외금융센터를 포함한 국제금융센터 육성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이미 오 래전부터 있어 왔었습니다. 가까이에는 93년도에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연구가 수 행되었고, 94년에도 유사한 소위원회가 있었습니다.

김세진박사의 논문중에서 역외금융의 조달과 운용에 대한 불일치문제, 손금 배분방식의 조정문제, 교육세의 문제는 그동안 수없이 많이 지적되어 온 내용들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는 외환시장의 발달이 미흡하고 파생금

융상품시장의 개설이 늦었고, 환리스크 헷지수단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 다. 포괄적으로 금융서비스부문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은 한마디로 과거 금융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고 생각합니 다. 앞으로 정부규제는 두 가지 방향에서 개선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건전성 관련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고 또한 강화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규제는 금융기관의 능 력에 따른 차등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금융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로 인 해서만 금융산업이 낙후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규제를 받아 들이고 규제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그러한 규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인식 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규제가 행해졌고 그러한 보호막하에서 우 리는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제금융센터 육성을 위한 하부구조를 개선하고 개발하는 노력이 매 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홍콩, 싱가폴, 그리고 상하이와 비 교할 때 우리는 영어구사가 가능한 노동력의 가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특 히 상하이와 비교하여 더욱 떨어지는 것은 국제화마인드가 부족하고 국가 전반적 으로 많은 사람들이 폐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폐쇄성을 가진 우 리가 국제금융센터를 왜 육성하여야 하는가, 또는 육성할만한 능력과 자질을 가 지고 있는가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하부구조구축과 관련하여 해야 할 일이 매 우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외환시장과 관련한 회계분야에서 해결해 야 할 과제가 매우 많습니다.

국내금융시장의 여건이 충분히 성숙된 후에 국제금융센터로 발돋움해야 한다 는 생각과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장을 개방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막연한 불안 감으로 인하여 개방이 그동안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와 함께 수 차례에 걸쳐 제도개선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은 우리의 금융산업을 발 전시키지 못하였고 결국은 오늘날 이러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과거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제금융을 발전시키고, 역외금융 시장을 발전시켜 국내금융을 선진화시킬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금 융이 선진화되지 않고서는 아시아 3대경제국가로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실물부문 과 경제전체의 힘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명한 비젼을 정립하고 그에 따른 액션플랜을 정하는 과정에서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국제금융센터의 육성이나 국제금융의 발전이 국내금융선진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는 것입니다.

윤여진 소로스 컨설턴트 대표

먼저 국내 금융선진화를 위해서 국제금융센터를 발전시켜야 된다는 강교수님 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문제는 금융이 금융자체로 가치창조(value creation)를 할 때 이것은 매우 생 산적인 활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 그 리고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계속 산업(manufacturing)쪽으로만 고집할 것 이 아니라 이런 서비스업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래서 금융시장의 발전이나 금융센터의 발전을 구상할 때에는 저는 꼭 산업을 지 원 해주기 위한 하나의 부수적인 산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금융이 그만큼 중요한 생산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또다시 조명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시장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도미니 크 바튼씨는 우리나라는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으며 상당히 규모가 크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문제는 그 시장이 우리들만의 시장인 데에 있습니다. 규모는 크지만 국제적 인 연결성이 거의 없는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시장이 상 당한 잠재력을 자기고 있고 그 잠재력을 키우면 이것이 국제금융센터의 설립에 좋은 바탕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인위적으로 그것을 막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이 충분하지만 시장을 보다 성숙시켜야 한다는 도미니크 바 튼씨의 이야기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시장을 하나의 경제게임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경제게임의 규칙들(rules of games)이 매우 불확실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시장을 좀더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대와 환경에 알맞게 게임의 룰을 좀더 다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게임의 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본의 것을 많이 모방하는 것이 문제 입니다.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이 일본을 모방하더라도 일본이 실수하는 점을 배 우고 그 실수를 재현하지 말아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똑같은 길로 가고 있다는 지 적을 합니다. 아까 도미니크 바튼씨가 보여준 그림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도쿄가 상당히 큰 시장을 가지고 있고 국제금융센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제금융센터가 아닙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국제금융센터 발전모형은 일본의 것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데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부채시장(debt market)의 규모가 점점 커져 가고 있지만 주식시 장(equity market)은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 생

각에는 앞으로 debt-equity swap이 가능하게 되므로 이를 통해 주식시장도 상당 히 커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고 국제금융센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국제세미나에서 나온 좋은 안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제 생각에는 금융센 터육성기획단이나 어떤 대통령의 특별 task post를 만들고, 좀더 적극적으로 국제 적인 활동을 위하여 global standard에 맞추어 발전시키고, 이것을 인위적으로 발 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윤수 외환은행 자본시장 부장

저의 논평은 김세진 박사님이 발표하신 논문을 중심으로 해서 말씀을 올리겠 습니다.

국제금융센터육성논의는 1985년에 은행연합회가 주체가 되어 역외금융시장 설립을 위한 심포지움이 개최된 바 있고, 1987년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 으로 제주도에 역외금융센터를 육성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며, 90년초에 당시 재무 부의 외국환은행 해외신용공여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역외금융업무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것이 역외금융센터 논의의 연결선상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다음에 강 호상 교수님이 지적하신 대로 1993년, 1994년에 각 연구기관에서 이것에 대한 단 편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종전의 논의들이 한국의 역외금융센터(offshore financial center) 육성에 초점 이 맞춰져 있었던 데 비해 오늘 김세진 박사의 국제금융센터 육성논의는 역외금 융센터 및 국내자본 금융시장을 포괄하는 보다 광범위한 국제금융센터의 육성을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의 논의와는 한층 더 진일보한 논의로 생각됩니다.

금융산업의 완전개방 및 국내금융 자본 및 외환시장의 규제가 대폭적으로 완 화되는 현 추세와 함께 머지않아 역내․역외시장의 구분이 점진적으로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향후 예상되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역외금융센터를 넘 어선 보다 광범위한 국제금융센터 설립에 대한 논의는 일면 타당성이 있다고 판 단됩니다.

따라서 오늘 국제금융센터에 대한 논의는 종전의 역외금융센터육성 논의와 일직선상에 있으나 새로운 금융환경 즉 금융시장 통합 및 국내금융․자본시장의 개방화 또 외환시장의 자유화 추세를 반영한 한국금융시장의 포괄적 국제화 방안 에 대한 논의로 파악될 수 있으며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법이 보다 현실에 맞는 접근법으로 보여집니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