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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hee Univ., Dean of Graduate School)

출구전략과 향후 정책과제

Exit Strategy and Further Policy Agenda

안재욱(경희대학교 대학원 원장)

<요 약>

국제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인위적 경기호황 을 초래한 미국 정부의 저금리정책과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911 테러 이후 열한차례에 걸친 정부의 과도한 금리 인하와 1%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정부의 주택시장 개입정책에 의해 위험도가 높은 대출 증가로 이어졌고 서 브프라임 대출에 기초한 유동화증권의 부실로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국제금 융위기가 유동성 부족에 의해 촉발된 위기가 아니라 건전성의 위기(solvency crisis)였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원인분석으로 미국 정부는 구제 금융을 지 원하고 또 다시 저금리 정책과 재정확대 정책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금융위기는 국가간 금융시장의 밀접한 연결고리에 의해 세 계 각국으로 파급되었으며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번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재정적자를 감수하며 경기부양을 하고자 노력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총 151조 원에 달하는 경제위기 관련 지원대책 을 쏟아냈고 2009년에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으며 기준금 리를 2%로 인하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서브프라임의 직접적 피해보다는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간접적 영향에 의한 충격이 매우 컸다. 특히 한국의 금융위기는 글로벌 신용경색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에 따른 금 융시장의 혼란뿐만 아니라 세계경기 둔화로 인해 빠른 실물경기침체로 인한 간접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과거 정부에서 시행했던 반시장적 정책에 기인한 성장 동력의 저하로 인해 더욱 가중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정에서 위기 초반에 정부가 확대한 유동 성 공급 확대는 경색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유효 한 정책으로 볼 수 있으나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바람 직하지 못하다. 물론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 매입 등으로 과잉유동성 흡 수를 위한 출구전략을 사실상 실행하고 있지만 금리인상은 지연되고 있다.

경기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출구전략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한국의 경우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으며 주택가격 과 주가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자산 가격에 거품이 다시 발생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과거의 경제역사를 살펴볼 때, 저금리 정책에 의 해 발생한 경기침체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경제위기의 원인과 전개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는 오스트리안 경기변동이론이 경고하듯이 현재 의 저금리 정책은 향후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장에 심 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조금씩 인상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보다 더 시장을 교란하는 재정지출 확대정책은 재 고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파산은 자본주의의 본질로서 부실기업은 시장 에서 퇴출되어야하는데, 이러한 기업들에 지급되는 구제금융은 시장에서 퇴 출되어야 할 기업들을 시장에 머물게 만들며 과거의 잘못된 투자가 교정되 는 기간인 불황기를 더욱 길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다. 또한 정부의 재정 지출 승수가 1보다 작다는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의 타당성은 담보되기 어려우므로 따라서 이번 국제금융위기를 극복하기위 해 확대된 각종 지원정책은 축소 또는 폐지되어야 한다.

향후 한국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외국자본의 영향력과 정부의 시장개입이 개선되어야 한다. 외국 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된 원인 중의 하나는 금산분 리와 같은 국내자본에 대한 규제이다. 국내자본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외국자본과 경쟁하게 함으로써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외국자본의 단기 이탈을 축소하기 위해 외국인 직접투자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유사시 외국자본의 단기이탈에 대비하여 충분한 외환보유고 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시장개입에 의해 초래되는 시장참여자들의 예측에 따른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축소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서 정부는 외환시장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의 근원은 기업의 투자활동에 있으므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 보다 과감한 감세와 규제완화가 요구된다. 현재 이명박 정 부의 중도실용의 ‘친서민정책’기조로의 전환에 대한 우려를 씻어버릴 수 있 도록 보다 나은 기업환경조성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의 투자활동 을 저해하는 또 다른 큰 요인은 파괴적인 노조활동이므로 불법적인 노조활 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이 엄중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노조 전임자 등 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며 개별기업의 노사문 제가 정치적 또는 다른 목적에 이용되지 않도록 제3자의 개입을 제도적으로 방지할 필요가 있다. 노동의 유연성 제고를 위해 비정규직보호법과 같은 제 도 역시 폐지되어야 한다.

이번 금융위기를 비롯하여 반복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경험하는 것은 근본 적으로 모두 무분별한 통화팽창 정책에서 비롯되었으므로 근본적 제도개혁

을 위해서는 화폐금융제도의 개혁이 고려되어야 한다. 금본위제, 100% 지급 준비금제도, 민간화폐제도 등과 같은 큰 주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수 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기 이전에 중앙은행체제에서 화폐가치의 안정과 경제의 불안정성 최 소화를 위한 중단기적 대안이 먼저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중단기적 대 안으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준칙에 의한 통화정책을 생각할 수 있다. 비 록 이런 중단기적 대안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금과 같이 재량적으로 화폐 를 발행하는 제도보다는 화폐가치와 경제를 훨씬 안정시킬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