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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의 특성

Exit Strategy and Further Policy Agenda

1) 미국 금융위기의 특성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비롯되었다.2)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은 연방준비위원회(Federal Reserve Board)의 인위적인 저금리 정책과 정부의 주택시장에 대한 개입에 있다. 연준은 닷컴 붕괴 후 2001년에 911테러, 실업률 증가, 석유가격 상승, 기업의 회계 부정 등 일련의 충격으로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 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써서 화폐 공급량을 늘렸다. 그러나 연준이 우려했던 위기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연준은 911 이후 11차례에 걸쳐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federal fund rates)를 인 하하였고 2003년6월부터 2004년6월까지 계속 1%로 유지하였다. 그러한 저금 리 정책은 유동성 과잉을 낳았다. 의도하지 않게 자금이 많아진 금융기관들 은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렸다. 연준의 저금리정책으로 풀린 엄청난 자금이 정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정책과 맞물려 주택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갔다.3) 2)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이 연방준비위원회의 방만한 통화정책에 있다는 국내문헌에는 안재

욱(2008a), 외국문헌에는 Schwartz(2009)와 White(2009)가 있다.

3) 1990년 미국 정부는 은행들의 지역개발관련 대출의무를 강화해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지 원 확대를 하도록 1977년 제정된 지역재투자법(Community Reinvestment Act) 개정하였 다. 게다가 1995년 미국 정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유동화를 허용하는 법을 제정하였 고, 패니매와 프레디맥에게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유동화하도록 압력을 가하였다. 그러자 은행들이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모기지 대출을 하였으며 취약한 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 지를 포트폴리오에서 떨어버리기 위해 그것을 유동화 하는데 적극적이었다. 패니매와 프

그러다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 를 올리자 주택대출이 줄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빚 갚는 걸 포기하는 사태가 일 어나자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증가하였다. 서브프라임 연체율이 올라갔고, 서 브프라임을 기초로 한 모기지와 모기지유동화증권(MBS)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자 이 증권에 투자한 베어스턴스, 리먼 브러더스 같은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파산하게 됨에 따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유동성 위기(liquidity crisis)가 아닌 건전성위기 (solvency crisis)다. 미국 정부는 건전성 위기를 유동성 위기로 대응하였다.

부실 금융기관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으로 대응하였다. 이것은 잘못된 경제학에 근거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현재의 주류경제학인 케인즈 경제학과 통화주의 경제 학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케인즈주의 이론에서 경기 순환 변동의 주요 인은 총수요다. 케인즈 경제학에서 소비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간주된다. 따 라서 케인즈 경제학에서 투자 감소에 따른 총수요 감소가 경제위기의 주요 인이 된다. 그러나 2003-2007년의 기간동안 미국의 전 산업 평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증가율은 각각 7.25%와 7.08%였다. 그러므로 이번 미국의 금융위 기가 유효수요 부족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통화주의 이론에서 경기변동의 주요인은 통화량이다. 통화량의 급격한 변 동이 경기변동을 일으킨다. 통화의 과다한 팽창이 자산 가격의 버블을 만들 고, 통화량의 급격한 수축이 자산가격의 버블을 터뜨려 불황을 야기한다. 이 런 측면에서 보면 통화주의가 일견 이번 금융위기를 잘 설명하는 것처럼 보 인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하여 통화주의자들은 통화정책이 과다하다 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오랜 기간동안 2~3%에 불과하여 가격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사전에 자산가격의 버블과 버스트를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미국의 금융위기를 아주 잘 설명하는 경제학은 오스트리안 경기변동이론 이다.4) 오스트리안 경제학에서 경기변동의 주요인은 정부의 통화팽창이다.

레디맥에게 모기지를 매각함으로써 얻은 자금을 이용하여 은행들은 더 많은 모기지 대출 을 만들어 내고 주택구입을 더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주택가격 상승이 일어났다. 이 에 대해서는 좌승희(2008), Meltzer(2009), Ely(2009) 등을 참조하기 바람.

4) 오스트리안 경기변동이론에 대해서는 Mises(1996[1936], 1980[1934]), Rothbard(1996[1978]), Garrison(1986, 1990), Carrilli an Dempster(2008), Callahan and Garrison(2003), 그리고 Keeler(2001)를 참조하기 바람.

정부가 통화량을 늘리며 인위적으로 이자율을 낮추면 신용이 과다하게 팽창 하여 잘못된 투자가 증가하고 소비가 증가하다가 마지막 단계에 가서 여러 가지 원인들 때문에 신용이 축소, 또는 붕괴되어 불황이 초래된다.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이자율 하락은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신 호를 보내 잘못된 투자를 유도하고 소비를 증가시킨다. 이자율 하락으로 생 산자들은 전에는 매력이 없었던 장기 프로젝트가 이익이 날 것처럼 생각하 게 되며 신용팽창으로 인해 대부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래 서 새로운 투자들이 일어나 경제에서 투자가 증가하게 된다. 한편 이자율이 낮아지면 저축에 대한 수익률이 낮게 되어 소비가 늘어난다. 소비가 늘고 투 자가 늘어감에 따라 그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추가 노동이 고용된다. 경기 가 상승국면에 들어간다. 차츰 경기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인위적 호황 을 이룬다.

한편 늘어난 투자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본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새로 운 신용이 창출됨에 따라 자본재의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저축이 증 가하지 않으면 자본재의 공급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늘어난 자본재에 대 한 수요는 자본재의 가격을 올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본재 소유권과 생산 설비의 가격들 역시 올라가게 된다. 주식은 자본재와 생산설비에 대한 소유 권이다. 부동산의 한 종류인 주택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본재이다. 따 라서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낮추게 되면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 자 산가격 폭등이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소비자의 시간선호 가 변하지 않아 사람들의 시간선호에 따른 저축으로부터 나온 실질 대부자 금량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원제약조건의 구속력이 점점 더 강해 지면 새로운 투자에 필요한 투입물의 가격뿐만 아니라 소비재의 가격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재화의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지나치게 확대된 사업이 추가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이자율이 상승하게 된다. 서서히 대출 받기가 어려워진다. 이제 새로이 시작 된 사업들과 내구성 자본재와 제품개발과 같은 장기 계획의 생산 활동들 중 많은 것들이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생산자는 최종적으로 자신들이 생산요소를 잘못 배분하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여 된 노동은 방출될 것이고 임대하고 구입한 자본재는 청산된다. 경기가 불황 에 접어들면서 임금과 재화의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폭등했던 자산 가격도 폭락하게 된다. 미국의 금융위기 과정은 오스트리안 경기변동 이론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5) 미제스는 “불황이 규칙적으로 재발되는 것은

시장경제에 내재하는 단점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시장의 움 직임을 방해하는 정부정책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