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관
회복적 정의 관련 제도에 무엇이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판단기준을 먼저 설정할 필요가 있다. 회복적 정의의 개념 설명에서 순수론과 확장론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한 바 있다. 확장론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의 범주는 매우 넓어진다. 그러나 그것이 회복적 정의의 이념을 잘 실현하고 있는지는 별개이다. 회복적 정의를 실현하는 프로그램이나 수단들은 평가기준에 따라서 등급화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가 맥콜드·웟첼과 같이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공동체의 참여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을 ‘완전히(fully) 회복적’인 것, ‘거의(mostly) 회복적’인 것, ‘부분적(partly)으로 회복적’인 것으로 등급화 할 수도 있고
13) 117센터는 2011년까지 경찰청(117), 교육부(1588-7179), 여성가족부(1388)로 분산되어 있던 학교폭력 신고전화를 117 로 통합하여, 2012년 6월 18일 전국 지방경찰청(17개소)에 설치하여 운영해오고 있다(2014년 6월 경찰청 보도자료.
‘117신고센터 개소 2년, 학교폭력 신고 22% 감소’).
14) 이 부분에서 소개하고 있는 관련제도들은 법제화된 제도인 경우 법령과 지침을 주로 참고해 작성하였고, 법제화되지 않 은 제도는 관계부처의 사업보고서와 내부자료를 제공받아 작성하였다.
관련
관련 정책 현황
및 법률 분석
제
Ⅲ
장 (2) 학교의 회복적 정의 관련제도
가. 또래조정제도
“또래조정이란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또래 학생이 조정자가 되어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돕는 과정 및 활동이다(양계민, 김지경, 맹영임, 조혜영, 2012: 7; 교육과학기술부 외, 2012 재인용)”. 이 제도는 학교폭력에 대한 사후조치라기 보다는 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학교폭력으로 발전하기 전에 대화와 토론 같은 합리적 절차에 의해 해결한다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평화로운 학교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시작되었다(양계민, 김지경, 맹영임, 조혜영, 2012: 3-4).
교육부 시범학교를 기준으로 2012년 79개교, 2013년 90개교가 또래조정을 운영하였다. 또래조 정자의 수는 2012년에 비해 2013년 수적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2년까지 또래조정 운영을 위해 육성된 지도교사는 총202명, 학생 또래조정자는 총1,304명이었지만 2013년의 일반학교 또래조정 학교 교사연수 이수자는 406명, 또래조정교육이수학생은 39,000명이었다(양계민·김지경·김지 연·이종원, 2013: 39-40).16)
또래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교폭력의 사후적 조치인 학교폭력예방법 상의 가해학생 징계조치나 피해학생 보호와 연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학교폭력예방법상의 징계조치나 피해보호와 지원은 자치위원회와 관련이 되어 있을 뿐, 학생자치와는 관련이 없다. 회복적 정의 개념이 기존의 소년사법이나 갈등해결 기제와는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 갈등의 민주적 해결방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또래조정이 회복적 정의의 실현프로그램으로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또래조정은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뿐, 제도화된 프로그램으로서의 실효성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이는 여전히 갈등을 해결하는 권한을 학생들에게는 나누어줄 수 없다는 고정관념, 즉, 기존의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현황에서 분석하지 않고 부록에서 소개하였다.
16) 2014년 통계는 학교수만 잠정 집계되어 있다.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는 시범학교는 123개가 있는데, 이중 초등학 교가 28개교, 중학교가 60개교, 고등학교가 35개교이다. 시범학교 외에 시도교육청에서 자체 지원하여 운영하고 있는 학교도 735개교가 있다.
관련 정책 현황
및 법률 분석
제
Ⅲ
장
나. 분쟁조정제도
학교폭력예방법 제18조는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로 약칭)에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분쟁조정 기간은 1개월을 넘지 못하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 또는 그 보호자 간의 손해배상에 관련된 합의조정’을 분쟁조정의 주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외에 자치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 는 사항을 분쟁조정의 내용으로 할 수 있다. 자치위원회는 분쟁조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계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학교폭력과 관련한 사항을 조사할 수도 있다. 또한 자치위원회가 분쟁조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이를 피해학생·가해학생 및 그 보호자에게 통보하여 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분쟁조정의 명시적 목표가 금전적인 합의라는 것이다. 교육부에서 가이드라인 으로 제시한 분쟁조정 합의서의 예시문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폭행하여 피해를 입힌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고 치료에 소요되는 일체의 배상금을 가해학생 및 보호자가 책임질 것을 상호 원만히 하였음. 이후 재심요구, 행정심판 등 추후절차나 민사상 소제기, 형사상의 고소나 고발 등 일체의 추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고 후일의 증거로서 이 합의서에 서명 날인 합니다.’
학교폭력특별법 상의 분쟁조정제도가 회복적 정의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연구가 이루어지고(김은경․이호중, 2006) 시범 운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제도가 ‘가해자의 감형 과 피해자에 대한 금전 보상’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던 관습적 형사합의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법규정과 학교폭력처리 가이드북(교육과학기술부, 2012: 261)17)의 ‘예시문(양식39)’
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교적 최근인 2014년 4월 15일 사용된 제주교육청의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연찬회 교재(112-113)에서도 이러한 문구가 양식으로 제공되었고, 함께 기재된 분쟁조정 신청서에도 금전적 합의가 대표적인 예시문으로 제시되어 있다.
‘...원만한 합의를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피해자 측에서는 너무 과도한 경제적(혹
17) 금년도에 ‘개정판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이 개발되어 본 연구에서도 참고를 하였으나, 아직은 공식발표가 이루 어지지 않았고, 교육부에서는 최종검토를 거쳐 연말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련 정책 현황
및 법률 분석
제
Ⅲ
장 은 사후대책)요구를 하여 본 가정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여건이 못돼 여러
차례에 걸쳐 조정을 하려고 노력하였으나 합의가 안 돼 이렇게 분쟁조정을 신청하 오니 부디 합리적인 조정이 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
이와 같이 금전적 합의를 전제로 제시된 합의서의 문구는 학교의 분쟁조정을 학교에서 주관해 주는 형사합의로 변질시키고 있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갈등해소를 위한 과정이 어느 정도로 관철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리고 합의 결과로 형사상 고소나 고발이 불가능한 듯 보이지만 법리적으로 일부 범죄행위에만 적용될 수 있음이 명시되지 않고 있어, 오히려 가해학생에게는 불리하다. 민형사상의 합의를 종용하는 합의서를 도출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교육기관의 역할범 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자치위원회가 교육기관의 징계결정과 분쟁조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도 제기된다.
그리고 ‘가해학생 가정의 경제적 능력’과 ‘피해자의 요구’가 균형을 이루어야한다는 행간의 전제를 통해서 피해자에 대한 권리가 침해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가해학생 가정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서 피해자의 요구가 충족될 수 있을지 없을 지가 결정되는 것은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제공될 대응책이 될 수 없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부모된 입장에서 보호와 지원을 하기로 결정한 대상이다. 가해학생 가정의 경제적 능력과 피해자의 요구는 별개로 다루어져야할 것이다.
다. 피해학생 전담기관
피해학생 전담기관은 학교폭력의 피해학생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를 위한 기관으로 전문의와 임상심리사, 상담사 등의 도움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교육부에서는 금년내로 17개시도에 21개의 피해학생 전담기관을 설치할 계획이고, 현재는 중고생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점차 초등학생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전담기관으로는 2013년에 설립된 강원사 임당교육원과 인천피해자전담지원기관 등이 있다. 한편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여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피해학생에 대해서는 기숙형의 장기위탁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7월에는
‘해맑음센터’라는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도 개소했다. 이곳에서는 피해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 로 상담과 교육, 치료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피해학생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보호를 통해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다(이승현 외 5인, 2013: 123-125).
관련 정책 현황
및 법률 분석
제
Ⅲ
장
라. 교우관계 회복기간 제도
교우관계 회복기간 제도는 교육부가 2013년 7.23대책에서 도입한 제도들이다.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같은 관계적 유형의 학교폭력에 적용하기 이해 도입하였는데, 가피해학생들에게 4주간의 시간을 주고 이들의 교우관계를 회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는 ‘자치위원회 개최→교 우관계 회복기간→교우관계 회복활동→자치위원회 결정시 고려’의 4단계로 운영된다.
교우관계 회복기간 제도는 교육부가 2013년 7.23대책에서 도입한 제도들이다.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같은 관계적 유형의 학교폭력에 적용하기 이해 도입하였는데, 가피해학생들에게 4주간의 시간을 주고 이들의 교우관계를 회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는 ‘자치위원회 개최→교 우관계 회복기간→교우관계 회복활동→자치위원회 결정시 고려’의 4단계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