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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살펴 본 살고싶은 도시(마을)만들기 사업의 문제점과 발전방안 1)

문서에서 3. 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대상 (페이지 38-44)

-현장에서 살펴 본 살고싶은 도시(마을)만들기 사업의 문제점과 발전방안 1)

김은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 사무국장)

2007년 본격적으로 중앙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살고싶은 도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사업은 행정 중심의 개발일변도 도시개발 사업에서 지역 과 마을, 주민 주도의 ‘삶터 가꾸기’라는 사업으로 전환되는, 획기적인 패러 다임의 변화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동안 민간단체 및 지역주민들이 주도해왔던 ‘마을만들기’ 사업에 중앙 부처까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노력은 현재 지자체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자체 스스로가 지역주민들을 찾아가고, 지원하려 는 노력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주민 스스로도 자신의 동네에 대해 애정과 자신감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사업 추진 방식에 있어서도 건교부의 ‘살고싶은 도시만들기’와 ‘살고싶은 마을만들기’로 구분한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갖게한다. 20여개의 마을은 그 동안 진행해왔던 주민참여 사업들을 지속시키면서 새로운 대안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지자체 중심일 수밖에 없는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사업의 한계 를 ‘마을’이라는 공간범위를 중심으로 다양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몇가지 문제점2)이 발생하고 있다. 중앙부처간의 유기적 협력체 계 미흡, 중앙부처와 지자체간의 소통 부재, 지자체의 본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 행정적 지침 부재, 과도한 간섭과 개입, 단기간의 성과 우선주의 등 은 어찌보면 사업 초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행착오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한계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에 있다.

1) 살고싶은, 살기좋은 사업과 관련해서 작성했던 원고들을 재구성한 것임

2) 행자부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건교부의 살고싶은 도시(마을)만들기 사업을 총괄하여 제시하는 문제점임

1. 중앙부처 주도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삶의 질과 주민참여를 중시하겠다는 행정의 패러다임 변화는 매우 반가 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변화는 ‘사업의 목적’만이 아니라 ‘추진방식’에서 나타난다. 하향식 사업을 상향식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출발이 자치 체와 주민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들 스스로가 지역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해나가면서 누구와 협력할 지, 중앙정부에게는 어떤 도움을 요 청할 지를 제시하는 것에서 부터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기관에 용역을 발주한 뒤 바로 지자체 대상 공모사업으로 전환해나감으로써 지자 체나 지역주민들은 도데체 이 사업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기존 사업 들과 무엇이 다른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거의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중앙부처는 이에 대한 공유작업을 우선시해야 했다. 사업대상 지도 지역이며 사업추진주체도 지역이고, 또 그 사업이 성공여부도 지역이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런데 그 사업의 내용이나 방식에 대해서 지역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행정자치부나 건교부가 그동안 공론화했던 과정은 중앙부처 주도의 서울 에서 진행된 몇차례의 워크샾과 지역순회 설명회가 전부였었다. 내용에 있 어서도 필요성과 취지, 그리고 파편화된 국내외 사례가 전부였다. 지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동안 진행된 무수히 많은 사례들에 대해서 지자체와 시민단체, 주민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고싶은’사업을 성공시 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협력하고 무엇을 중앙부처가 지원해줘야 하 는지 쌍방향 피드백되는 공론화 과정은 전무했다. 지역순회 워크샾을 통해 표출된 지자체 공무원들의 불만도 여기에 있다.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진행 할 지역의 요구가 무엇인지, 무엇을 문제라고 보는지에 대한 지역의 목소 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중앙부처의 의지만 표현한다는 것이다.

2. 파편화된 사례 교육은 단순 모방에 그치게 한다.

민간영역에서 진행된 주민참여 사업 중 가장 일차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대구 삼덕동 담장허물기’이다. 그러나 담장허물기 사업이 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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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되었는지, 어떤 과정속에서 누구와 협력했는지, 현재의 상태는 무엇이었 는지에 대해서는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대구삼덕동 담장허물기는 공원 조 성이나 주차문제 해결로 출발한 것이 아니다. 가출청소년 쉼터를 마을에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한 주민 설득과 협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 서 대구 삼덕동은 끊임없이 주민과 함께 하는 일상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주민이 만들어나가는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재개발바람 에 휘청거리고 있다. 삼덕동 담장허물기가 ‘살기좋은’ 사업의 하나의 모델 로 소개되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가 세심하게 소개되어야 한다. 현재 담장을 허물었던 수많은 지역들이 다시 담장을 쌓기 시작하고 있다. 수박 겉핱기 식의 사례소개는 자신의 지역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공하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손쉬운 사업을 모방’하 는 결과를 초래한다.

외국의 사례들 역시 경관이나 관광객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만들어오기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갈등, 그리고 해결해 나가기 위한 협 력체계와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더 이상 사례들은 현재 진행할 사업의 당위성을 설파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중앙부처와 전 문가들이 해야 할 사전작업은 바로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사업’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이 사업의 성격을 왜곡시켰는지, 사업이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지역은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떻게 추진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전 제되어야만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계획에서의 주민참여, 가능한가?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참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 의 동네에 대해 애정을 갖고, 깊이 바라보고, 작으나마 뭔가 시도를 이루어 냈을 때이다. 그러한 작은 노력과 행정의 지원사업이 결합될 때만 주민 스 스로의 계획은 좀더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사업들은

‘000사업’이 먼저 제시되고, 그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 주민들이 모이고, 사업 제출기간에 맞춰서 동네 현안을 끄집어내는 식이다.

더구나 사업비가 많을 경우에는 주민들의 요구를 중심으로 사업내용이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비용 자체에 맞춰 여러가지 사업들을 이리저리 엮어 놓기 일쑤다.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참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업공모’와 관계없이 차근 차근 움직여나가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진안군 백운마을의 경우 행정과 주민들이 함께 학습모임을 2년동안 꾸려오면서 면사무소를 중심으 로 커뮤니티 센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화관광부 사업에 그들의 과정을 제안하게 되었으며, 현재 주민과 함께 면사무소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갑자기 들어오는 사업, 외지인 중심의 사업이 아니 라 다양한 주민간의 논의와 이야기속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싶 어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아나간 과정이었으며, 이것을 모아 사업화 시킨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계획과정에서의 주민참여이다.

용역업체와 행정이 주민들을 모아놓고 사업을 설명하고, 여러분들의 이 야기가 이것이라는 식의 강요는 결국 주민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놓는다.

4. 외부공간 변화와 주민간의 관계형성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행자부나 건교부 사업 모두 외부공간의 변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민들과의 합의 속에서 방치된 공간을 전문가들의 손을 빌려서 바꾸고 정 리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벽화그리기나 화단조성, 조형물 설치, 거리조성 등 외부공간 변화에 참여하는 활동은 참여자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외부공간의 변화가 주민간 관계의 변화로 전환되려면 ‘동네의 본 질’에 접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2차원적인 외부공간 변화가 3차원적인

‘삶터라는 공간’으로 얼마나 전환되었는가? 왜 우리는 외부공간을 바꾸려고 하는가? 주민참여 마을만들기를 ‘눈에 보이는 장소’로 왜곡하는 것은 아닐 까?

외부공간의 변화라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화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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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벤치를 놓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동네를 돌아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반대하는 이웃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개별화 된 관계들을 보듬어 안아나가는 과정이 바로 목적이기 때문이다.

공공 디자인 등 외부공간의 변화는 우리마을을 다시 돌아보고, 또 한편 으로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 면 치장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며,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 다.

5. 시민단체가 참여하면 성공할까?

주민참여는 주민만의 독자적 움직임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민이 주도하 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시민단체나 주민단체, 자치체, 전문가 모두의 협력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젠 시민단체 스스로도 환상에서 벗어날 때다. 그동안 수많은 민관협의 체를 되새겨보자. 시민단체 사람들이 참여하면 주민참여가 이루어진 것일

이젠 시민단체 스스로도 환상에서 벗어날 때다. 그동안 수많은 민관협의 체를 되새겨보자. 시민단체 사람들이 참여하면 주민참여가 이루어진 것일

문서에서 3. 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대상 (페이지 3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