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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음운 체계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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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한글의 음소와 음운 체계 1) 한글의 음소

음소인식(phoneme awareness)은 언어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음소를 구별하고 조작하는 것으로 음운인식(phonolonogical awareness)의 하위 개념이다.(Goswami, 2002). 예를 들어 [망] 은 [ㅁ], [ㅏ], [ㅇ] 이라는 세 개의 음소가 결합되어 있고, [ㅁ]을

[ㅂ] 로 바꾸면 [방]이 된다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음소인식이 되어야 음소와 자소의 대응 규칙을 알 수 있고, 철자에 적용시킬 수 있다. 음소인식은 철자기술과 관련이 있으므로 철자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음소인식 능력이 있어야 한다.(Ehri). 학생이 어떤 단어를 들을 때 청각적으로 인식되면서 의미론적 기억과 연결된다. 그러나 새로운 단어를 들을 때에는 음소 분절((phoneme segmentation)과 음소 혼합(phoneme blening)과정을 겪게 된다(이옥경, 1995).

한 언어에서 음소는 각각 구분할 수 있으면서 다른 음소들과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관계는 음소가 가지고 있는 소리의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 음소는 다른 음소들과 공통된 속성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구별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 다름으로 인하여 의미를 분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음소와 음소가 구별되는 음운론적 관계를 대립 관계라고 한다. 한글에서 음소 [ㅊ]와 [ㅉ]는 다른 모든 성질이 같으면서 다만 공기를 세게 내 보내느냐, 강하게 내 보내느냐의 차이에 따라 대립하고 있고 모음 음소 ‘ㅓ’와 ‘ㅜ’는 입이 벌어지는 각도의 크기 혹은 혀의 높이의 정도 차이에 의해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음소 분석 과정과 대립 관계를 바탕으로 국어의 음운 체계를 살펴보면 자음의 경우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 체계를 형성하며, 모음은 혀의 높이와 전후 위치, 입술의 모양에 따라 체계를 형성한다. 한글의 자음체계는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 비교적 정연한 구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음은 목, 입, 혀 따위의 발음 기관에 의해 구강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는 따위의 장애를 받으며 나는 소리이다.(국립국어원, 우리말샘) 한글의 자음은 총 19개로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는데, 국어에서 조음 위치에 따른 자음의 부류는 양순음(ㅂ, ㅃ, ㅍ, ㅁ), 치조음(ㄷ, ㄸ, ㅌ, ㅅ, ㅆ, ㄴ, ㄹ), 경구개음(ㅈ, ㅉ, ㅊ), 연구개음(ㄱ, ㄲ, ㅋ, ㅇ), 성문음(ㅎ)이 있으며, 조음 방법에 따라서는 파열음(ㅂ, ㅃ, ㅍ, ㄷ, ㄸ, ㅌ, ㄱ, ㄲ, ㅋ), 파찰음(ㅈ, ㅉ, ㅊ), 마찰음(ㅅ, ㅆ, ㅎ), 비음(ㄴ, ㅁ, ㅇ), 유음(ㄹ)이 있다. 조음위치에 따라서는 양순음, 치조음, 경구개음, 연구개음, 후음으로 구별되며, 조음 방법에 따라서는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비음, 유음으로 구별된다. 한글 자음 체계를 제시하면 <표

Ⅱ-3>과 같다.

<표 Ⅱ-3> 한글의 자음 조음 위치

조음 방법 양순음 치조음 경구개음 연구개음 성문음

파열음 평음 ㅂ ㄷ ㄱ

출처 : 국립국어원 한국어문규범 표준어규정(2017. 3. 28). 제2부 제2장.

모음은 성대의 진동을 받은 소리가 목, 입, 코를 거쳐 나오면서 그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거나 하지 않는 소리로 단모음과 이중 모음으로 구별이 된다. 단모음은 소리를 낼 때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는 모음으로 국어의 단모음은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이며, 이 중 ‘ㅚ, ㅟ’는 이중 모음으로 발음할 수도 있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한글의 단모음은 혀의 위치에 따라 전설 모음, 후설 모음으로 구분하며, 입술의 모양에 따라 평순 모음, 원순 모음으로 분류한다.

또 혀의 높이에 따라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으로 구별된다. 단모음을 기준에 따라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 <표 Ⅱ-4>와 같다.

<표 Ⅱ-4> 한글의 단모음

출처 : 국립국어원 한국어문규범 표준어규정(2017. 3. 28). 제2부 제2장.

이중 모음이란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를 처음과 나중이 서로 달라지게 하여 내는 모음으로 하나는 단모음이고 다른 하나는 반모음이며, ‘ㅑ’, ‘ㅒ’, ‘ㅕ’, ‘ㅖ’, ‘ㅘ’, ‘ㅙ’,

격음 ㅍ ㅌ ㅋ

경음 ㅃ ㄸ ㄲ

마찰음

평음 ㅅ

격음 ㅎ

경음 ㅆ

파찰음

평음 ㅈ

격음 ㅊ

경음 ㅉ

비음 ㅁ ㄴ ㅇ

유음 ㄹ

전후 원평 고저

전설 모음 후설 모음

평순 원순 평순 원순

고모음 ㅣ ㅟ ㅡ ㅜ

중모음 ㅔ ㅚ ㅓ ㅗ

저모음 ㅐ ㅏ

‘ㅛ’, ‘ㅝ’, ‘ㅞ’, ‘ㅠ’, ‘ㅢ’ 따위가 있다. 국어에서 이중 모음과 복모음은 같은 말이다(국립국어원, 우리말샘). 국어에는 총 11개의 이중 모음이 있다. 이중 모음은 반모음의 종류 및 위치에 따라 분류한다. 반모음 ‘ㅣ[j]’로 시작하는 이중 모음은 ‘ㅑ, ㅒ, ㅕ, ㅖ, ㅛ, ㅠ’가 있고 반모음 ‘ㅣ[j]’로 끝나는 이중 모음은 ‘ㅢ’가 있으며 반모음

‘ㅗ/ㅜ[w]’로 시작하는 이중 모음은 ‘ㅘ, ㅙ, ㅝ, ㅞ’ 가 있다. ‘ㅑ, ㅒ, ㅕ, ㅖ, ㅛ, ㅠ’는 각각 반모음 ‘ㅣ[j]’와 단모음 ‘ㅏ, ㅐ, ㅓ, ㅔ, ㅗ, ㅜ’의 결합으로 생긴다. ‘ㅢ’는 단모음

‘ㅡ’와 반모음 ‘ㅣ[j]’의 결합으로 생긴다. ‘ㅘ, ㅙ, ㅝ, ㅞ’는 각각 반모음 ‘ㅗ/ㅜ[w]’와 단모음 ‘ㅏ, ㅐ, ㅓ, ㅔ’의 결합으로 생긴다(한국어문규범 표준어규정 제2부 제2장).

한글의 이중 모음은 혀의 위치에 따라 전설 이중 모음과 후설 이중 모음으로 나뉘며, ㅣ[j]계열의 이중 모음 가운데 후설 이중 모음은 평순과 원순으로 구별되다. 또한 혀의 높낮이에 따라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으로 나뉘며 그에 해당하는 이중 모음을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 <표 Ⅱ-5>과 같다.

<표 Ⅱ-5> 한글의 이중모음

출처 : 이문규(2013). 국어교육을 위한 현대국어음운론. 서울: 한국문화사. p.71

2) 한글의 음운 체계

문자의 구성 단위가 청각 언어의 어느 수준까지를 나타내느냐에 따라 음소 문자, 음절 문자, 또는 단어 문자 등으로 분류하는데 한글은 영어와 같은 음소 문자 즉 자모 문자이다. 즉 ‘ㄱ,ㄲ,ㄴ,ㄷ,ㄸ,ㄹ,ㅁ,ㅂ,ㅃ,ㅅ,ㅆ,ㅇ,ㅈ,ㅉ,ㅊ,ㅋ,ㅌ,ㅍ,ㅎ’ 19개의 자음과

‘ㅏ,ㅐ,ㅑ,ㅒ,ㅓ,ㅔ,ㅕ,ㅖ,ㅗ,ㅘ,ㅙ,ㅚ,ㅛ,ㅜ,ㅝ,ㅞ,ㅟ,ㅠ,ㅡ,ㅢ,ㅣ’ 21개의 모음의 조합으로 낱자가 구성되며 또 어떠한 낱자든 이 자음과 모음의 하위 단위로 분석될 수 있다.

더군다나 한글의 자음자와 모음자는 철저하게 서로 분리하여 만들어진 낱자이다.

조합식 배열을 취하고 있으면서 받침이 있는 글자와 받침이 없는 글자가 시각적으로 반모음

전후 고저

/ㅣ[j]/-계 /ㅜ[w]/-계 /ㅡㅣ[j]/-계

전설

후설

전설 후설 전설 후설

평순 원순

고모음 ㅠ ㅢ

중모음 ㅖ ㅕ ㅛ ㅞ ㅝ

저모음 ㅒ ㅑ ㅙ ㅘ

뚜렷이 구별되는 글자는 한글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다. 한글의 받침은 초성+중성으로 표현되는 음소를 트고 막음으로써 소리를 다양하게 표현하며 자음과 모음, 자음과 모음과 자음으로 네모꼴의 모양에 배치된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 자소들이 배치되어 이중 모음이나 받침의 유무에 의해 같은 자소도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된다(이영애, 1990).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상대적인 위치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6개의 유형으로 나타난다.

초성+중성, 초성+중성+종성으로 표현되는 한글은 모음의 모양에 그 위치가 달라진다.

‘ㅗ, ㅜ, ㅡ’는 자음 아래쪽에 오는 종모음이고, 자음의 오른쪽에 오는 횡모음은 ‘ㅏ, ㅣ, ㅐ, ㅔ’가 있다. 글자의 유형들은 여러 연구(서경희, 2001, 송종용, 1999; 윤혜경, 1997;

이상로 외, 1989; 이원령, 2003)에서 기본 구조로 사용되었으며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Ⅱ-1>과 같다.

한글의 6가지 유형을 바탕으로 한글 읽기 발달 과정을 연구한 윤혜경(1997)에 따르면 받침 없는 글자 1형식과 2형식이 먼저 발달하고 다음으로 받침 있는 글자 4형식과 5형식이 발달하며, 이중 모음으로 이루어진 글자 3형식과 6형식은 가장 나중에 발달하는 것으로 결과를 보고하였다.

한글의 형식과 함께 자음과 모음 지도 순서에 대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서영(2015)은 자음의 지도 순서를 ‘ㅇ → ㄴ,ㅁ → ㄹ→ ㅂ,ㄷ,ㄱ,ㅈ, → ㅃ,ㄸ,ㄲ,ㅉ → ㅍ,ㅌ,ㅋ,ㅊ → ㅅ,ㅆ → ㅎ → 받침 ㄴ,ㅁ,ㅇ → 받침 ㄹ → 받침 ㄱ,ㄷ,ㅂ’의 순서로 지도할 것을 제시하였다.

윤혜경(1997)은 4세와 5세의 유아들은 한글을 배울 때 주로 시각적으로 단순한 자음인

‘ㄱ,ㄴ,ㅁ,ㅅ,ㅇ’의 소리와 문자를 대응시킨다고 하였고 김영송(1975)은 모음 ‘ㅏ, ㅗ, ㅜ, ㅣ’가 유별성이 높아 먼저 학습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였다.

<그림 Ⅱ-1> 한글의 6가지 유형(이상로, 1989)

초성 횡모음 초성 초성

종모음 종모음 횡모음

CV(1형식) CV(2형식) CV(3형식)

초성 횡모음 초성 초성

종모음 종모음 횡모음

받침 받침 받침

CVC(4형식) CVC(5형식) CVC(6형식)

윤혜경은 읽기의 정의를 문자 언어에 대응하여 음성 언어를 산출하는 것이라 하고 시각 단어와 음성 단어는 해체되어 각각 글자와 음절이 되며, 글자의 음절은 해체되어 각각 자소와 음소가 된다고 보았다. 여기서 시각 언어와 청각 언어 사이의 대응은 단어 수준, 글자 수준, 그리고 자소 수준에서 가능한데 이를 각각 단어 읽기, 글자 읽기, 그리고 자소 읽기라고 칭하였다. 낱자 터득 과정에서 대응이 일어날 때 인지 능력이 동원되는데 다양한 단어나 낱자 그리고 그 발음이 반복되어 제시될 때 목표하는 대상을 변별하기 위한 노력에서 지능이 사용된다고 하였다. 윤혜경의 한글 읽기 발달 모형을

<그림 Ⅱ-2>에 제시한다.

<그림 Ⅱ-2> 한글 읽기 발달 모형(윤혜경, 1997)

여러 선행 연구들에서 밝힌 한글의 특성을 보면 한글은 구조적으로 영어와는 다르며 초성과 중성이 먼저 결합되고 그 다음 종성이 결합된다(김도남, 2003; 송종용, 1999;

윤혜경, 1997, 이원령, 2003)고 하였다. 한글은 문자 언어 형태 중에서 가장 발전된 음소문자이면서 같은 분절음의 음성학적 자음과 모음에 체계적으로 반영한 자질 문자여서 그 과학성과 체계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글자의 기본 단위가 음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음절 문자처럼 모아쓰기를 한다. 그리고 소리와 글자의 대응 관계 또한 분명하고 규칙적이어서 표음성이 뛰어나고 단어의 뜻을 밝히기 위해 형태소의 기본 원형을 살려 표의 문자처럼 쓰는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이문정, 2004) 이와 같이 한글은 음소 문자이면서 음절로 표기하는 문자이다. 자모음과 단어 이외에 글자라는 단위를 가지기 때문에 영어와는 달리 한글은 단어를 음절로 나누기도 쉽고, 음절을 음소로 나누기도 쉽다. 예를 들면 영어의 ‘재물을 하찮게 여김’ 이라는 뜻의 명사

‘floccinaucinaihilipilification’은 31개의 자음과 13개의 모음이 한 개의 단어가 된

단어읽기 시각단어 ⇦ 대응 ⇨ 음성단어

 해체  해체

글자읽기 글자 ⇦ 대응 ⇨ 음절

 해체  해체

자소읽기 자소 ⇦ 대응 ⇨ 음소

경우이다. 음절과 음소의 구분이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한글은 소리와 글자를 일대일로 대응시키기만 하면 모르는 글자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의미로 연결되어지는 참 쉬운 글자이다(이광오, 1993). 표음 문자를 사용하는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결합 원리에 대한 이해가 읽기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이해할 때 읽기 능력이 현저히 향상될 수 있다(황은순, 2010). 영어는 단어 속에 들어 있는 음절과 음소의 구분이 애매하고 음소와 자소의 대응이 정확하지 않아서 배우는 학생들이 일일이 수없이 많은 단어를 외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글은 몇 개의 규칙만 터득하면 무슨 낱자든지 다 읽을 수 있게 된다(이차숙, 2003).

나. 한글의 특성

1) 훈민정음에 나타난 한글 자모음

한국어 어문규정 한글맞춤법 제2장 4항에는 자모(字母)의 순서, 수, 이름은 최세진(崔世珍)의 “훈몽자회(訓蒙字會)(1527)”에서 비롯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 한글 창제 당시 훈민정음에는 자모의 이름과 순서가 어떻게 나타났을까?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ㄱ’의 이름을 기역이라고 하지 않았다. ‘ㄱ’은 군(君) 의 처음 나는 소리 라고 표현했을 뿐이다. 한글 창제시에 만든 28글자를 모두 음가만을 표현했을 뿐이다. ‘ㄲ’은 ‘ㄱ’을 겹쳐서 쓰고 뀨(虯)의 처음 나는 소리, ‘ㅋ’ 는 쾌(快)의 처음 나는 소리로 나타내었다. 또 자음의 순서를 지금처럼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 ㄲ(쌍기역)ㄸ(쌍디귿), ㅃ(쌍비읍), ㅆ(쌍시옷), ㅉ(쌍지읒)하지 않았고 명칭도 물론 없었다.

‘ㄱ, ㄲ, ㅋ’, ‘ㄷ, ㄸ, ㅌ, ㄴ’, ‘ㅁ, ㅂ, ㅃ, ㅍ’, ‘ㅅ, ㅆ’, ‘ㅇ, ㅎ’로 닿소리의 시작점이 같은 음들을 기준으로 하여 표시하였다.

모음도 (아), (야), (어), (여), (오), (요),(우), (유), (으), (이) 같은 이름을 쓰지 않고 기호로만 제시하였으며 ‘‘ㅗ’ 는 홍(洪) 자 가운데 소리 같다’ 라고 음가만 나타냈을 뿐이다. 훈민정음에서는 자모의 명칭을 정하지 않고, 音의 시작점이 같은 자음을 평음, 경음, 격음의 순서로 제시하였다. 월인석보에 들어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한 면을

<그림 Ⅱ-3>에 제시한다.

<그림 Ⅱ-3> 훈민정음의 닿소리와 홀소리 표기(국립한글박물관, 디지털자료실)

2) 훈몽자회에 나타난 한글 자모

훈몽자회(訓蒙字會)는 조선 중기 중국어 통역관이었던 최세진이 1527년에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위해 제작한 학습서로 한글로 토를 달아 놓은 책이다(김기영, 2008).

최세진은 그 전에는 없었던 한글 자음의 명칭을 “훈몽자회” 범례(凡例)에 한자로 나타냈는데, 자음자의 경우 초성에 쓰인 것과 종성에 쓰인 것을 짝을 지어 표시했고 그것이 현재의 자음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예를 들어 ‘ㄱ’ 아래에는 한자로 ‘其役’이라고 적었는데, ‘其(기)’는 초성의 음가를 표현한 한자이고, ‘役(역)’은 종성의 음가를 나타낸 한자이다. 이렇듯 음가를 나타낸 것이 그 글자의 명칭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자음자의 명칭은 ‘니은, 리을, 미음, 비읍’ 등과 같이 ‘ㅣㅡ’ 모음을 바탕으로 각 자음이 초성과 종성에 놓이는 규칙을 나타내었고 그것이 자모의 명칭으로 이어졌다(국립국어원, 어문규정, 한글맞춤법 제2장 4항). 훈몽자회 범례부분을 <그림 Ⅱ-4>에 제시한다.

훈민정음 닿소리 표기 훈민정음 홀소리 표기

初 聲終 聲 通用 八 字

ㄱ 其 役 ㄴ 尼 隱 ㄷ 池 ㄹ 梨 乙 ㅁ 眉音 ㅂ 非 邑 ㅅ 時 ㆁ 異 凝 兩 字只 取 本字 之 釋俚 語 爲聲

其 尼池 梨 眉非 時 異八 音 用於 初 聲 役 隱乙 音 邑凝 八 音用 於 終聲

초 성 과 종 성 에 두 루 쓰 이 는 여 덟 자

ㄱ 기 역 , ㄴ 니 은 , ㄷ 디 귿 , ㄹ 리 을 , ㅁ 미 음 , ㅂ 비 읍 , ㅅ 시 옷 , ㆁ 이 응 두 자 는 다 만 그 글 자 의 우 리 말 뜻 을 취 해 소 리 로 사 용 한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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