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의 분석에서 지역농업개발 분야와 향토산업육성 분야에서는 지도자 외 에도 지역의 일반 농업인 또는 주민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농촌관광개발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요 구가 있었다. 소수의 농촌 지도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 단위의 집체식 교 육‧훈련 프로그램만으로는 농촌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인적자원 양성이라는 목 적을 충실하게 달성하기 어렵다. 사업에 참여하는 다수의 지역주민과 농업인들 의 역량을 강화할 한 가지 수단으로 학습조직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역농업개발 분야에서 학습조직을 육성하는 것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주민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실행 단계에서 구체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인 것으로 인지되었다. 그리고 농촌관광개발 분야에서 사업 초기에 지역 상황과 여건을 진단하고 비전 및 발전방향을 설정하려 할 때 효과 적인 수단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실천 빈도가 떨어지는 역 량 강화 활동 유형이었다. 학습조직의 운영을 위해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이르는 지속적인 활동이 요구된다는 점이 현장에서의 실천 빈도가 떨 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학습조직을 결성하여 활동하는 것은 농촌개발 분야 사업 참여 주체 의 자발성을 고양하는 데 가장 유력한 수단이며, ‘실천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의 원리에 가장 근접한 방법이다. ‘실천을 통한 학습’은 일방적으로 진 행되는 교육‧훈련 과정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지식과 정보를 잘 전달하지 못 한다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학습조직 운영 활동 자체가 사업실행 조직을 형성하는 전초 단계로서 중요하게 기능할 수 있다.
농촌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습조직을 활성화하려면 어떤 유인이 필요한가? 학습조직을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기획하여 추진할 사업들의 잠재
적 실행 주체로 규정하고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지역 농업인 또는 주민들이 학습조직을 구성하여 특정한 주제의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자 할 때 그러한 활동을 지원한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학습조직 활동 의 결과로 수립한 사업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보조금을 지원하는 시·군 지 방자치단체 수준에서의 정책 추진체계를 고안할 수 있다.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후원하에 결성된 전국의 농업인 연구모임은 2007년 말 기준으로 2,812개에 달하며 그 소속 농업인 또한 11만 7,160명에 달한다(농 촌진흥청, 2008). 연구회마다 평균 41.7명의 회원이 소속되어 활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많은 농업인 연구모임이 결성되어 있지만 그 활동의 내실 측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이 연구모임들이 2007년 한 해 동안 실시한 학습모임, 연찬회 등의 횟수는 8,389회에 불과하다.
연구모임 1개당 연간 3회 정도의 모임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연구회 들 중에서 활동이 우수한 연구회를 선정하여 사업비를 보조한 사례도 일부 있 었지만, 65개 연구회를 대상으로 38억 9,600만 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농촌진흥청의 농업인 연구모임 육성 시책을 개관하면서 알 수 있는 것은, 학 습조직을 많이 결성한다고 해서 농촌개발사업 추진 주체의 역량 강화로 자연 스럽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3~4개월에 1회 정도 회합하는 수준 의 연구모임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학습조직 활동을 촉진하려면 지방자치단체가 농촌진흥청의 연구모임 육성 사업과는 별 도로 상당한 규모의 인센티브와 내실 있는 관리 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2.2. 농촌개발 거버넌스 형성
제2장의 논의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별 농촌개발 정책사업은 그 자체로 지 역사회에 경제적 편익을 낳는 ‘지역사회 내 발전’ 프로젝트이지만 동시에 지역 사회 전체의 역량을 축적하는 ‘지역사회의 발전’ 과정을 구성하는 한 가지 요 소가 되어야 한다. 개별 사업들을 많이 추진한다고 해서, 설령 개별 사업들이
각각 성과를 거둔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동적으로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로 이 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의 역량’이 강화되는 과정은 다양한 집단과 개 인들의 사회 연결망 밀도가 커지고 외연이 확장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개별 농촌개발사업들은 자체의 사업목표 외에도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들 간의 연대 와 참여를 촉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개별 사업에 참여한 주체 들의 경험은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공유되고 개별 주체들이 형성한 사회적 관 계는 더 큰 개발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지방분권화가 진행될수록 개별 사업 수행에 필요한 역량은 더욱 커진다. 중 앙정부의 정책사업 지침을 기계적으로 따르기만 하면 무리 없이 사업을 수행 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창의적인 사업 기획 역량, 최대한 많은 주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 정확한 평가를 통해 발전 전 략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역량 등 많은 것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러 한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거버넌스이다. 농촌개발 활동과 관련된 거버넌 스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에 따라 지역마다 발전의 속도와 폭이 달라질 수 있다. 개별 사업에 있어도 그 성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농촌개발 거버넌스를 형성하려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관점으로 두 가 지를 말할 수 있다. 첫째, 지역사회 내 주체들의 역량이 축적되는 과정은 경험 의 누적 과정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민간 부문의 주체들이 정책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점진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진안군 에서 10여 년 가까이 추진해 온 ‘마을 가꾸기’ 사업이 그 좋은 예이다. 농촌개 발사업 참여 주체들이 최초에는 작은 규모의 시범사업을 실행하면서 기초적인 역량과 자원을 축적하게 하고, 그 성과를 보아 단계적으로 큰 규모의 지원을 하는 중기적인 전략이 바람직하다.
둘째, 개발사업의 주도권을 과감하게 민간 부문 주체들에게 넘기는 것이 필 요하다. 경제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대부분의 농촌개발 정책사업에서 지역의 공공부문은 그 사업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지 않는다.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 는 편익을 직접적으로 누리는 민간 부문의 주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 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사회 내 거버넌스의 형성 정도와 정책사업의 성과:
귀농·귀촌 관련 정책사업 실행 지역의 비교9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정책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거버넌스의 작동에 관해 사 례를 들어 살펴본다. 분석할 정책 사례는 ‘지자체 도시민 농촌 유치 프로그램 지원 시범사업(이하, 도시민 유치 시범사업이라고 약칭)’이다. 이 사업의 실행 기 간 3년 동안 집행하도록 배정된 예산은 10억 원(국비 50%, 지방비 50%)이다. 많 은 농촌 지방자치단체가 인구 감소 추세를 완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귀농자에 대한 단편적인 지원이나 주거단지 조성사업과 같은 경성적(하드웨어) 사업에 머물고 있다는 반성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그래서 연성적인 사업들을 위 주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하여 프로그램화하도록 고안한 정책사 업이다. 사업 대상지 시·군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기획한 세부 사업의 명 칭과 내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
10개 시·군이 다양한 세부사업들을 기획했지만, 그것들을 모두 실행한 것은 아니다. 또는 여러 시·군이 동일한 유형의 세부사업을 실행했더라도 그 결과는 다른 경우도 많다. 특히, 거버넌스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살펴본다.
아래의 표에서 첨자 *를 붙인 시·군(A, G, I)은 다른 시·군들에 비해 ‘도시민 유치 시범사업’을 상대적으로 잘 추진하고 있다고 판단한 시·군들이다(우수 시·
군). 음영 처리되어 있는 시·군(C, D, F, H, J)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곳들이다(부 진 시·군). 시범사업 평가에는 관련 전문가 6인이 참여하여 여러 지표항목을 설 정하고 분석하여 10개 시·군의 사업성과를 점수화하였다. 총 250점 만점 기준이 며, A, G, I 시·군은 각각 246점, 188점, 197점을 얻었다. C, D, F, H, J 시·군은 각각 128 점, 106점, 63점, 95점, 74점을 얻었다. 10개 시·군 평균 점수는 137점이었다.
이 두 집단 간에 드러나는 차이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귀농·귀촌 관련 정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함에 있어 지역 내에 형성된 민간 사회단체 의 참여 여부가 확연하게 비교된다. 우수 시·군 중 A군은 기존의 마을 단위 개 발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마을사무장 협의회)의 참여 가 있었다. 민간인 신분의 상근자들로 구성된 ‘귀농·귀촌 활성화 센터’가 계획한 세부사업들 중 상당부분을 실질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G시는 시범사업을 실행하 기 위해 기존의 여러 지역사회단체들이 연합한 ‘도시민 유치 협의회’를 조직했 으며, 상담창구를 ‘도시민 유치 협의회’ 사무실에 배치하였다. I군의 경우 민간사
이 두 집단 간에 드러나는 차이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귀농·귀촌 관련 정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함에 있어 지역 내에 형성된 민간 사회단체 의 참여 여부가 확연하게 비교된다. 우수 시·군 중 A군은 기존의 마을 단위 개 발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마을사무장 협의회)의 참여 가 있었다. 민간인 신분의 상근자들로 구성된 ‘귀농·귀촌 활성화 센터’가 계획한 세부사업들 중 상당부분을 실질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G시는 시범사업을 실행하 기 위해 기존의 여러 지역사회단체들이 연합한 ‘도시민 유치 협의회’를 조직했 으며, 상담창구를 ‘도시민 유치 협의회’ 사무실에 배치하였다. I군의 경우 민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