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1] 아래의 <제시문 1>~<제시문 4>는 행위 주체의 본성에 관한 견해를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여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20점)
<제시문 1>
신고전파의 경제관은 정치적 삶에 수반되는 분노, 자존심, 수치감 따위의 감정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할 뿐 아니라 경제 생활의 여러 측면을 설명하는 데도 충분치 못하다. 인간의 모든 행위가 종래에 경제적 동기라고 여겨져 왔던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전장에서 죽기도 하며, 자연과 벗하기 위해 수입이 좋은 직장을 버리고 산으로 떠나기도 한다. 사람들이 단순히 지갑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 들은 또한 어떤 일이 옳거나 그르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요한 선택을 한다. 단순히 경제적인 자원 때문에 전쟁을 치렀더라면 인류사에 전쟁이 그토록 많지는 않았을 테지만, 불행히도 사람들은 인정, 종교, 정의, 명성, 명예 따위의 목표에 빠져들곤 하는 것이다. 그라노베터(M. Granovetter)가 말했듯이 사람들은 가족, 이웃, 교우관계, 직장, 교회, 민족 따위의 다양한 사회집단에 뿌리박고 있으면서 집단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 나간다. 노동자는 결코 회사 조직표의 빈칸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연대성, 충성심, 혐오감 등을 발휘하여 경제활동의 성격을 규정하는 역할 을 한다. 달리 말하면, 사회적이고 따라서 도덕적인 행동은 유용성을 극대화하려는 이기적인 행동과 여러 차원에서 공존한 다.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개인이 반드시 경제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기존의 도덕공동체의 덕분으 로 효과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개인들의 집단이 이를 성취할 수 있었다.
<제시문 2>
맨더빌(B. Mandeville)이 하고 싶었던 말은 사회적 진보와 번영은 개인의 미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탐욕, 야심, 허영과 같은 개인적 악이 사회를 번영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이타심이 아닌 이기심이 사회에 이익을 가져온다. “자연적이고 도덕적인 이 세상에서 우리가 악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를 사회적 존재로 만들어주는 대원 칙이며 굳건한 토대이다. 그것은 예외없이 모든 거래와 고용을 성립시키고 유지시켜 준다. 우리는 거기서 모든 예술과 과학 의 진정한 기원을 찾아야 한다. 개인의 악덕은 공공의 이익이다.” 비록 체계적이지는 않았지만 맨더빌은 시장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줬다. 그는 정부의 규제나 개인의 이타주의로 시장메커니즘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시장 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섭하면 양조업자 수가 제빵업자 수만큼 늘어나거나 모직물업자 수가 구두장이 수만큼 늘어날 것이다. 이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직업종사자의 비율은 저절로 조절될 것이며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을 때 최상의 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제시문 3>
인간의 정신은 이기적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정신은 사회성과 협동성과 신뢰성을 지향한다. 인간은 사회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협동의 방식을 계발하고, 믿을만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별하며, 스스로 믿을만한 사람임을 과시해 좋은 평판을 쌓고, 재화와 정보를 교류함으로써 노동 분화 를 이루는 등의 소양을 타고난다. 이것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능력이다. 인간 이외에 이 같은 진화 경로를 겪어 온 동물 종은 없다. 다른 동물 종들 중에서 발견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통합적 사회는 개미 군체와 같은 근친 교배 혈족들의 대가
족뿐이다. 하나의 생물학적 종으로서 인간이 거둔 성공은 인간의 사회적 본능 덕택이다. 사회적 본능 덕분에 우리는 노동 분화를 이룩해 온 우리의 주인인 유전자에게 상상치 못할 이득을 안겨주었다. 사회적 본능은 지난 200만 년에 걸쳐 우리 뇌의 급속한 성장과 그에 따른 창의성의 증대를 이룩했다. 인간 사회와 인간 정신은 나란히 진화했으며, 이 둘은 서로 발달의 추진력이 되어 왔다. 본능적인 협동 지향성은 크로포트킨(P. Kropotkin)이 생각했던 것처럼 동물세계의 보편적 특성 이 아니며,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 짓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제시문 4>
버크(E. Burke)는 스미스가 말했던 ‘자신의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욕구’가 대중에게 가져다주는 잠재적인 혜택을 강조 했다. 1760년대 초에 그는 ‘모든 위대한 국가의 근본인 칭송받을 만한 탐욕’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물론 가끔은 과도하 게 우스꽝스럽고 나쁜 쪽으로 비화되기는 하지만, 자기 이익에 대한 애착이야말로 모든 국가 번영의 근본 원천임에 틀림 없다. 이 당연하고 합리적이며, 강력하고 만연해 있는 원칙을 풍자가는 어리석은 것이라고 꼬집는다. 도덕주의자는 비열한 것이라고 혹독하게 비판한다. 연민에 찬 정서적 반대자는 잔혹한 이익 추구라고 질타한다. 그리고 판관은 그것을 사기, 강압적 탈취, 억압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진정한 위정자라면 있는 그대로 그것에 부수되는 모든 장점들과 겉으로 드러나 는 모든 불완전한 현상들과 함께 그것을 활용해야 한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경우에도 자연의 보편적 에너지를 활용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위정자가 해야 할 일이다.”
[문제 2] 아래의 <보기 1>에 소개된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문제 1]의 두 입장 각각 에 근거해서 평가하시오. (20점)
<보기 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사회적 기업을 ‘기업적 전략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되 공익을 추구하고, 이윤을 극대화하 기 보다는 특정한 경제 ․ 사회적 목적을 이루고자 하며, 사회적 소외와 실업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모든 민간활동’이라고 규정하였다. 보통의 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반면, 사회적 기업은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기업, 즉 ‘착한 기업’인 셈이다.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무함마드 유누스의 그라민 뱅크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라민 뱅크는 가난하여 아무런 담보도 제시할 수 없는 빈민층에게 소액을 신용 대출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를 시행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2008년을 기준으로 700여만 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었고, 자금회수율은 98%가 넘었으며, 대출 고객 중 64%가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사업은 단순히 사회적 약자에게 기부를 하는 자선 사업이 아니다. 사업의 궁극적 목적이 공익의 실현에 있음은 분명하나, 그 방법은 철저히 자본주의적이다. 그러나 이처럼 착한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기업이 성공하려면 그 기업이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어야 하듯이,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려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함은 물론 기업 경쟁력까지 갖추어야 한다.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낮은 원가로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기업적 역량이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면, 그 기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그 회사 제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는 ‘선한 소비자’의 존재가 그 충분조건이 된다.
[문제 3] 아래의 <보기 2>가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문제 1]의 한 입장에 근거하여 해석하시 오. (30점)
<보기 2>
두 명의 실험참가자가 일정한 금액을 서로 나누어 가지는 배분게임이 있다. 게임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한 실험참가 자(A)에게 10만원이 주어지며, A는 그 돈 중 일부를 자신이 갖고 나머지를 자신이 전혀 모르는 다른 실험참가자(B)에게 주어야 한다. 이 때 B는 A가 제시한 금액을 거부할 수 있다. B가 A의 제시 금액을 수락하면 그 제안대로 배분되지만, B가 거부할 경우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갖지 못한다. 과연 A는 B에게 얼마를 주겠다고 제안할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았다.
<그림>
[문제 4] 아래의 <보기 3>을 읽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니는 특성을 [문제 3]의 실험 결과와 연관 지어 기술하시오. (30점)
<보기 3>
기업은 근본적으로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경제 조직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사회에 대해 기업이 지녀야 할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노동자의 삶의 개선, 환경 보호, 지역 공동체와의 유대강화 등 공익을 함께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경영주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동자들을 최대한 이용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더 많은 양의 상품을 파는 데만 몰두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 는 지나갔다. 시민단체와 사회활동가 그리고 정부는 기업이 노동, 환경, 제품의 품질, 가격, 공정 거래 등과 관련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얻은 수익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 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수익을 과도하게 희생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사람과 환경 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낮은 수준의 책임이며, 둘째는 수익을 과도하게 희생시키지 않는 선에서 사람과 환경에 좋은 일을 한다는 높은 수준의 책임이다. 후자의 예로, 몇몇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 및 경영방식을 개발하고, 직원들에게 학습
기업은 근본적으로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경제 조직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사회에 대해 기업이 지녀야 할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노동자의 삶의 개선, 환경 보호, 지역 공동체와의 유대강화 등 공익을 함께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경영주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동자들을 최대한 이용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더 많은 양의 상품을 파는 데만 몰두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 는 지나갔다. 시민단체와 사회활동가 그리고 정부는 기업이 노동, 환경, 제품의 품질, 가격, 공정 거래 등과 관련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얻은 수익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 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수익을 과도하게 희생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사람과 환경 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낮은 수준의 책임이며, 둘째는 수익을 과도하게 희생시키지 않는 선에서 사람과 환경에 좋은 일을 한다는 높은 수준의 책임이다. 후자의 예로, 몇몇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 및 경영방식을 개발하고, 직원들에게 학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