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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벽화

문서에서 제주지역의 현대 벽화 연구 (페이지 40-43)

현재 제주도 학교건물의 대부분은 예산부족과 부실공사 등의 이유로 허술하게 지어져 있고 최근에 지어진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그 모양도 대부분 유사하여 단조롭거나 삭막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학교건물의 열악한 환경에 벽화를 도입하는 것은 학생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제주교육대학교 부설 초등학교에 그려져 있는 벽화〈그림37〉는 그러 한 점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벽화는 전래동화인 ‘해와 달’을 민화풍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교육대학교 총학생회가 채택하여 여

러 학생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그림의 내용이나 테크닉은 소박하지만 과 거처럼 위인의 생을 시멘트 부조로 제작한다거나 그냥 밋밋하게 벽으로 놔두는 것보다는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벽화가 50미터나 되는 지루한 벽면을 생동감 있게 만들었고, 초등학교 예 비교사들의 아동들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되어 그려졌다는 사실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제주중학교 벽면에는 신, 의, 예, 효, 충이라는 단어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민화풍 의 그림과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확대한 그림〈그림38〉이 나란히 그려져 있다.

〈그림37〉

〈그림38〉

이러한 전통적인 그림은 날로 서구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조그마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 다. 또한 이웃해 있는 제주향교의 이미지와 도 잘 어울려서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조상 의 해학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벽화 가 주변환경과 밀접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제주제일고등학교에는 십장생도를 비례대로 크게 확대하여 학생들 공동작업으 로 표현한 벽화〈그림39〉가 있다. 이 그림은 학교미화의 효과와 더불어 미술책보 다 더 명확하게 십장생의 의미와 소재들을 전달하고 있으며, 입시에 지친 학생들 에게 한국적인 색채가 주는 화려한 느낌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미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에 의한 공동벽화의 또 다른 예로는 북제주군 소재 한림초등학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자연이 손에 손을 잡고 화합하는 모습을 초 등학교 학생들이 방과후를 이용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100여미터의 기다란 담장 에 표현하였다.〈그림40〉 아이들 각자의 개성에 맞추어 가지각색의 인종과 자연 등 모든 사물이 하나됨을 표현하게 한 것은 그 의도가 매우 교육적이며, 미술실기 대회의 지나친 남용 등으로 미술에 대해 잘못 이해하기 쉬운 아동들에게 색다른 미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림39〉

〈그림40〉

제주 YMCA에 그려진 벽화〈그림41〉는 시골아 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표현하였는데, 콘크리트를 배경으로 자라난 현대의 아이들에게 자연의 느낌 을 소박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색채와 구성이 뛰 어난 작품이며, 재료로 사용된 아크릴이 주는 깊이 있는 색채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화북 YMCA와 노형초등학교에 그려진 벽화〈그림42, 43〉는 도로변에 위치한 학교담장의 이미지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고 있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친근한 소재를 사용함으로 써 그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학교에 그려지는 벽화는 학교건물의 외적환경을 개선하는 목적뿐만이 아니라 교육적 환경조성을 위하여 교육적이고 심미적인 내용을 실어야 할 것 이다. 또한 벽화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제주의 지역적 특성과 학교 특성에 맞는 적절한 표현이 요구된다.

특히 벽화를 학생들에게 공동으로 제작하게 하는 것은 미적 정서와 협동심을 길러주며 나아가 사회성을 기르는 중요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와 같이 학 생들에 의해 그려지는 벽화는 널리 확산됨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41〉

〈그림42〉

〈그림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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