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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물 벽화

문서에서 제주지역의 현대 벽화 연구 (페이지 29-32)

제주인의 개벽정신을 재조명하고, 아울러 고도 제주시를 문화도시로 가꾸어내며 밝고 활기찬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1997년 6월 제주시청 벽면에 벽화 ‘탐 라의 여명’이 제작되었다. 시청 서쪽 2개의 벽면에 제주도 개국신화를 주제로 하여 음양오행(陰陽五行)적 해석으로, 좌측에는 양(陽), 남성, 천연적 자연의 모습을 표 현하고 우측에는 음(陰), 여성, 문화를 표현하였다.〈그림15〉

시청은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과거 어떤 벽화보다도 많은 시민이 이 벽화 를 대하게 되었던 만큼 벽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분분하였다. 여기에 대해 김 유정씨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벽화는 대중의 입맛에 따라 작용한다. 하나의 기호품처럼 쉽게 만나기도 하고 어렵게 토론되기도 한다. 물론 대중의 취향이 계급․계층적인 맥락에 닿아 있는 만큼 모든 대중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예술 을 보는 눈은 바로 이 취향 이전의 미적 감각 능력에 따라 판단되기도 하지 만, 사실상 교육받은 사실에 근거하여 경험적으로 판단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는 개인의 미적 취향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제주시청사의 이 벽화 는 이 취향의 계급․계층성을 잘 드러낸다. 제주의 씨족신화를 배경으로 한

‘탐라의 여명’이 시청 벽에 그려지자 시민의 의견이 분분하였다. 우리식의 그 림을 가지게 된 것을 기뻐하며, 우리 신화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원색이 주는 강렬한 인상이 어딘가 모르게 미신적이라 는 주장을 펼치며, 종교적 믿음으로 항의 방문까지 하는 반응도 있었다.39)

39) 김유정(2001), “도시벽화 ‘콘크리트여! 안녕’ ”, 「문화도시 문화복지」112, 한국문화정책 개발원, p.33.

〈그림15〉

이렇게 시청 벽화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은, 벽화의 공공미술적 성격 과 벽화의 소재가 대중과 친밀하지 않은 설화의 세계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표현 하였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시청벽화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다른 시․도의 경우 공공기관의 건물에는 각 시․도의 홍보성 벽화가 많이 제작되는데 비하여 우리 제주에서는 지방자치단 체의 대규모 투자로 우리 제주인의 모습을 찾으려는 최초의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벽화제작에 있어 사전에 모니터, 설문, 공청회 등을 통하여 벽화 의 주인이 되는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겨주고 있 다. 이것은 벽화제작의 전 과정에 있어서 시민이 주도권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 여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며, 자치단체는 독단적이지 않은 민주적인 자 세로 제작과정의 공개 및 여론수렴이 필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문서에서 제주지역의 현대 벽화 연구 (페이지 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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